지난 28일 오후 우리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할 수 있었다. 20여년을 표류해온 국책사업인 원전수거물센터를 자신들의 고향에 유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경주시의회 의원들이다. 물론 울진이나, 포항, 영덕을 비롯한 많은 후보지역에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단체를 결성하여 성명서를 내고 유치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국 어느 기초 의회에서 감히 엄두도 못할 결정을 이들은 이뤄낸 것이다. 시의회 의원이라고 하면 보편적으로 주민의 표를 먹고사는 이들이다.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지자체 의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이익보다는 표를 의식한 나머지 눈치를 보다가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다. 현재 진행 중인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만 보더라도 누구든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뿐더러, 환경오염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폐기물처분장’이라는 이유가 주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지자체와 의회에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었다. 경주시의회는 이번 결정으로 당장의 인기하락보다 장기적인 지역 발전을 내다보는 진정한 시민의 대표로 거듭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여주기 식 인기몰이 정치가 판을 치는 현대 정치사회에서 이들의 결정은 더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경주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 정치인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바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리라 믿는다. 경주시의회와 경주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더불어 우리나라 정치에 희망을 걸어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