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술과 떡 잔치 2005■ 올해로 여덟번째 열린 ‘경주 한국의 술과 떡 잔치 2005’가 지난 31일 6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경주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일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시민, 관광객 50여만명이 찾아 외적인 면과 몇몇 개선책이 보완돼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잡상인 문제와 황성공원 숲의 훼손, 외지 관광객 유치 미흡, 반복되는 내용, 전시관의 기능상실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행사장 스케치● 지난해 60여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술과 떡 잔치는 올해 황성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전체적인 관람객은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보문상가일원에서 열린 행사시에는 먼지가 많아 관람환경이 좋지 않았으나 실내체육관 일대는 이 같은 문제점은 해소됐다. 시 관계자는 “행사장 일대가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나지 않아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어 장소 선택에는 불만이 없는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50여만명(경주시 추산)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으나 대부분 경주시민들이 중복 방문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지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다. 술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이지 관광객들이 많아야 술이 많이 나가는데 경주시민들이 대부분이라 지난 행사보다 판매량이 많이 줄엇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행사 때까지 떡을 공동으로 만들어 판매하던 것을 탈피해 대부분 각 떡 부스마다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많아 관람객들이 금방 만든 떡을 맛볼 수 있었다. 또 떡 판매의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각 부스마다 만드는 떡은 단체의 이름을 붙이는 실명제로 운영한 것도 지난 행사와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떡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체험장은 공간을 늘였으나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는 외국인을 비롯한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1만여명이 떡 만들기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술 전시·판매장에는 60종류의 전통술이 선보였으며 관람객들은 각 부스를 다니며 술을 시음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떡 따라 만들기’ ‘가족 송편빚기 경연대회’ ‘떡 메치기’ ‘눈 감고 떡 썰기’ ‘술 이름 맞추기’ ‘전통다례체험’ ‘떡살 탁본뜨기’ ‘도자기 체험’ ‘레크리에이션’ 등 참여하고 즐기는 이색적인 축제가 많이 열려 인기를 끌었다. 27일 오후 4시에 하기로 했던 특별이벤트 광복60주년 기념 ‘한국의 술과 떡의 물결’은 우천으로 갑자기 취소돼 28일 오후 4시에 열렸다. 이 과정에서 행사 연기 상황이 즉시 전달되지 않아 각 언론사별로 곤혹을 치렀다. 이날 ‘한국의 술과 떡의 물결’에는 태극기 모양의 대형 떡을 만들고 신라왕조를 상징하는 56가지 술과 신라왕조 992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992개의 술잔으로 태극기 떡이 완성됨과 동시에 술의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타기 이벤트가 연출하기로 했으나 태극기가 완성되었을 때는 관람객들이 술잔을 갖고 모두 가버려 행사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행사장 동선이 연결되지 못해 지역특산물 판매점 등은 행사 이튿날 자리를 옮기는 수단을 강구하기도 했다. 특히 떡 부스를 거쳐 전시장이 있는 실내체육관내로 유도되는 곳이 연결되지 않아 많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들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많았다. 행사 폐막을 3일 앞두고 술 부스에서는 판매고가 예전 같지 않다는 업주들이 할인을 하는 곳이 많았다. 1병에 1만원하는 술을 2명에 만원으로 팔거나 작은 술병을 끼워 판매하는 부스가 많았다. 또 이번 행사에는 행사장내에 식당이 5곳에 불과해 주위의 노점식당이 호황을 누렸으며 가격이 너무 비싸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원성이 높았다. ●행사 확대경● 이번 술과 떡 잔치는 잡상인들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공모를 통해 업체를 선정했지만 지난 행사와 별 다른 면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실내체육관 내에 설치한 술과 떡 전시장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관람환경 만족=황성공원으로 옮긴 이번 행사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봄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행사장에 먼지가 날리지 않았다는 것. 음식을 주제로 하는 축제라 그 동안 행사장의 먼지가 가장 큰 골치였으나 이번 행사에는 그런 불평은 사라졌다. ▶전국소매치기단 출동=행사 첫날인 27일 10만 인파가 몰린 행사장에는 소매치기 사건이 발행해 행사관계자들이 행사기간 내내 소매치기 주의 방송을 내 보냈다. 27일 오후 외국인(캐나다) 관광객이 일행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가 가방에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행사장내에 잡상인 진입=행사장 주위의 단속은 고사하더라도 행사장내의 잡상인은 막아야 했다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행사장내 각 부스사이에 리어카 잡상인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비위생적인 음식을 판매해도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다. ▶황성공원 숲 일대가 거대한 노점시장=경주시의 잡상인 근절 의지에도 불구하고 황성공원 숲 일대는 거대한 노점상 천국으로 변했다. 취사행위를 금지한다는 경주시의 안내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식당들은 숲에다 천막을 치고 심지어 차를 숲에다 세워놓아 황성공원 숲이 심한 몸살을 앓았다. 또 노점식당을 운영하는 주인들이 행사장 안에 있는 화장실의 수돗물을 받아가는 바람에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아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노점식당들의 바가지요금에 시민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황성동 한 시민은 노점식당의 가격표까지 갖고 와 터무니없이 가격이 비싸다며 경주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종합상황실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술의 물결=광복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술의 물결이 시민들의 참여와 행사진행에 매끄럽지 못해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전시장 불만 많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술과 떡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장이 기대이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450여평에 달하는 공간에 전시된 내용이 너무 빈약했으며 떡을 제조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행사관계자는 “지난 행사에는 전시장이 200여평 규모에 내용을 충분히 넣었기 때문에 그나마 설렁한 느낌은 주지 않았지만 이번 전시공간은 공간이 배 이상 넓어 짜임새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전시관과 외부 부스 간에 연결동선이 이어지지 못해 행사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예가 많았다. 그리고 전시장을 빠져나오는 곳에 별다른 부수가 없어 관람동선이 분산되는 느낌을 주었다. ▶떡 실명제=경주시가 떡 부스 참여단체들에게 권했던 실명제가 차음에는 잘 지켜지다가 기간이 지날수록 떡 케이스에 단체명이 적힌 스티커를 붙인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 단체 설문조사 실시=동국대학교 학생들이 행사기간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을 비롯해 시민단체인 경주지방자치개혁센터 회원들과 경주 경실련도 행사를 참관하고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축제가 남긴 것=올해 술과 떡 잔치를 계기로 경주시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8회를 거치면서 꼭 같은 테마로서는 더 이상 매력을 끌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매년 같은 먹거리와 마실거리로 관광객을 다시 찾게 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술과 떡 하면 경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마케팅과 주제발표, 전국 유명 떡과 술의 경연 등도 함께 넣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