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덟번째 열린 경주 한국의 술과 떡 잔치가 시민과 관광객 50여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행사장소를 황성공원으로 옮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맛과 흥을 상징하는 술과 떡을 소재로 잔치를 열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은 8년이라는 세월동안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된다. 이번 축제가 끝난 후 과거와는 달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빗발치는 비난이 비교적 적었던 이유는 행사의 질적 향상 보다는 황성공원이라는 쾌적한 환경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수차례의 술과 떡 잔치를 경험하고 이번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이 축제의 발전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한결같은 이야기다. 우선 술과 떡을 소재로 한 축제지만 행사만 끝나면 경주의 술과 떡 축제는 관광객들에게 까맣게 잊혀진다는 사실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마련한 축제가 기간 내에 한정된 축제로 머물러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만드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8년이라는 세월을 이어온 이 축제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술과 떡이라면 경주’라는 생각을 갖게 했는지 경주시민들은 이 축제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는지 냉정히 짚어보아야 한다. 술과 떡 잔치가 먹고 마시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술과 떡 잔치를 계기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항시 술과 떡에 즐겁게 먹고 마시며 체험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신명난 관광객들이 돌아 갈 때는 다시 찾고 싶은 경주의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시는 이번에 황성공원 일대를 행사장으로 선택해 경주시민의 허파인 황성공원 숲이 잡상인들의 취사행위와 불법주차, 노상방뇨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아무리 축제가 중요하더라도 황성숲의 가치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시는 앞으로 계속 황성공원에서 행사를 할 계획이면 황성공원 숲을 잘 보존하는 방안을 반드시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