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24일 근화여중 민주시민동아리를 대상으로 지역신문활용교육 ‘우리 손으로 만드는 우리학교신문’ 두 번째 수업을 진행했다. <사진> 1교시에는 본지 이재욱 기자가 강사로 나서 ‘보도사진 찍는 방법’에 대한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 기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기본 세팅과 함께 ‘사진의 구도’ ‘주제를 부각하는 촬영기법’ ‘인터뷰 인물 촬영법’ 등 취재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촬영 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끌어냈다. 2교시에는 ‘기자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본지 이재욱, 엄태권, 오선아 기자가 학년별 학생들의 멘토가 돼 모둠별 강의를 진행했으며, 올해 근화바이올렛 3호 발행에 앞서 소재 발굴, 기사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멘토링을 진행하게 된다. 근화여중 민주시민동아리 조지형 지도교사는 “언론과 미디어 분야에 진로를 희망하고 있는 학생들과 새롭게 선발된 눈빛 반짝이는 1학년 신입생들이 학교신문 만들기를 통해 근화여중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민주시민동아리 학생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멋진 세 번째 근화바이올렛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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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공영자전거 ‘타실라’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무료로 시범 운영된다.
시립미술관 건립에 자사고 대안사업 예산이 반영되면서 건축 규모가 바뀌고 미술계 요구도 높아지는 등 ‘판’이 커지고 있다. 경주시가 추진하는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에 한수원 자사고 무산 대안 사업 예산 15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지난달 22일 대회의실에서 경주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경주 시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황성공원 내 2535㎡(766평) 부지에 150억의 예산을 들여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미술관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전시 공간은 800㎡, 수장고 300㎡, 사무·연구영역 350㎡, 교육·커뮤니티 530㎡, 부대 편의시설과 기타 시설 555㎡ 등 총 2535㎡(766평)로 구성될 예정으로 지하에는 일반수장고와 세미나실, 1층에는 전시실과 카페, 2층 창작스튜디오, 사무실, 체험 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최종부지로 선정된 황성공원 내 문화공원 주변 지역은 시민 이용 편의성과 인근 미술관(알천미술관)과의 연계성, 실현 가능성, 미술관 접근성 등의 요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함께 건립되는 시립도서관과 연계를 통해 단순 미술관 이외 미술도서관과 같은 복합기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미숙한 용역보고서 용역기관에서 시립미술관 타당성 및 계획을 수립하는 최종보고서에는 방문객 오류와 경제성 평가 등이 빠져 미숙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립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전국 시립미술관 방문객 현황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경주시 인접 미술관을 비교하면서 방문객을 유료와 무료 구분 없이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수치로만 나열하는 오류를 범했다. 2019년 연 120억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한 대구미술관 방문객을 22만명으로, 연 30억원 정도의 예산 쓴 포항시립미술관 방문객을 29만명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2019년 당시 유료 방문객은 대구미술관 23만명, 포항시립미술관 8만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립미술관 적정 규모 산정에도 오류가 발견됐다. 규모 적정성 검토를 위해 경주시 인접 미술관을 비교하면서 관광객은 배제된 채 단순히 인구 대비 규모를 산정한 것이다. 포항시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이 1인당 면적 0.01 정도라며 경주시립미술관도 1인당 면적 0.01 기준 2535㎡(766평)로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최종보고회에서는 미술관 계획에 필수적인 경제성 예산과 운영 예산은 빠진 채로 진행됐다.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지역의 솔거미술관에만 유료 관람객이 14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미술관 규모를 단순히 인구 대비 면적으로 계산한 것은 오류가 있다”면서 “관광객 유치를 포함해 규모를 설정해야 하며 운영에 필수적인 예산이 빠진 것도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립미술관 규모는 인구가 아니라 예산상의 이유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나온 것이다”면서 “차후 함께 건립되는 시립도서관 규모가 정해지면 미술관 규모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성 조사와 운영 예산 등은 최종 보고서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예병원(문화예술과), 장상택(외동읍), 박효철(용강동)김재훈(청렴감사관), 박달규(사적관리과), 박준호(원자력정책과), 손기복(의회사무국), 이채두(세정과), 최해원(아동청소년과), 차정훈(시립도서관), 이재진(경제정책과), 이채우(환경과), 이규대(회계과), 손종철(정보통신과)
자연과 행복을 머금다 나의 작업은 현장에서의 야외 스케치가 대부분이다. 탁 트인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그림 그리는 순간의 행복감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자연의 습기를 머금은 새벽, 저녁 무렵, 특히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수채화 도구를 챙겨 밖으로 나간다. 물감 머금은 붓이 습기의 종이에 닿는 순간의 그 짜릿한 감정. 그 묘한 매력이 나를 매료시켰다. 공기, 바람, 습도에 맞추어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내기 위해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순간, 모든 잡념을 잊어버릴 수 있어 오늘도 야외로 나간다. 한 장의 그림은 그렇게 완성된다.
오랜 시간을 끌었던 경주경찰서 청사 이전·신축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제267회 임시회 기간인 지난 21일 경주시 공공용지와 경주경찰서 재산 교환을 위한 2022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4차 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24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하면 향후 경주시는 경찰청과 교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계약이 마무리되면 행정적인 절차는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후 경주경찰서는 오는 9월 설계용역을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24년 말, 늦어도 2025년 상반기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통과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경주시가 매입해 정비한 천북면 신당리 1490번지 일원 2만3313㎡ 부지와 경찰청 소유의 경주경찰서·화랑수련원·충효방범순찰대를 맞교환한다. 경주시의 천북면 신당리 부지의 감정가액은 143억여원, 경찰청 교환대상 재산은 전체 부지 6987㎡, 전체 건축연면적 5764㎡, 지장물 16수 등으로 감정가액은 146억여원이다. 경주시는 향후 교환차액 3억여원을 정산 후 경찰청과 교환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우여곡절 끝에 공공기관 간의 재산 교환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는 많다. 경주경찰서 이전 이후 이곳 건물의 활용방안이다. 경주시는 공공청사로 활용할 계획으로 향후 2개국 정도를 이전해 250명에서 300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하도록 한단느 방침이다. 현재 경주경찰서 본청 인원인 250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출퇴근하도록 해 그간 논란이 됐던 도심 공동화 현상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정주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건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하기로 했던 경찰서 본관과 무기고, 탄약고가 지난 2019년 내진보강공사를 완료했고, 최근 재진단 결과 B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본관 등의 건물도 사용 가능하게 돼 활용공간이 확대됐고, 그만큼 계획의 폭도 넓어졌다. 경주경찰서 이전과 경주시의 공공청사 활용까지는 아직 2~3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현재 경주시 도시재생본부와 세정과 등 일부 부서는 비좁은 청사로 인해 시청 인근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참에 그간의 계획보다 더 큰 틀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래서 경주시가 공직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은 물론 도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시민 휴식 공간 제공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경주시가 202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경주유치 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 21일 김석기 국회의원과 국회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을 만나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등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번 주 시장의 외교부장관 면담은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심사가 올해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에 돌입한 것이다. 앞서 주 시장은 지난해 7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제32차 2025 APEC정상회의 및 각료회의 경주 유치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벤션이다. 아시아태평양 연안국가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 성장과 번영을 공동의 목표로 협력을 모색한다. APEC 정상회의 그 자체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세수증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경주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나아가 경북과 대구의 이미지도 개선해 지역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마련된다. 대구경북연구원은 APEC이 경주에서 개최될 경우 경북지역에 972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46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7908명의 고용 유발효과로, 전국적으로는 1조8863억원의 생산 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경주는 신라와 조선시대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잘 간직돼 있고, 주변 포항과 울산, 대구 등 눈부신 경제발전의 현장들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APEC 정상회의 최적지다. 또 경주는 이미 국제적 컨벤션 인프라와 개최 역량, 경험을 잘 갖추고 있다. APEC 정상과 수행원, 언론인들이 머물 수 있는 충분한 호텔이 있고, 회의 장소인 화백컨벤션센터는 증·개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정상회의와 부대행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 2015년 세계물포럼 등 각종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숙소와 회의장이 모두 보문관광단지 내 있어 경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말 그대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기에 안성맞춤인 도시가 경주다.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는 경북과 경주가 국제사회에 한 단계 도약하는 컨벤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주시민과 경주시, 경북도, 정치권이 결집해 경주를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만들어내자.
제8대 경주시의회가 20일부터 24일까지 마지막 임시회를 갖고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한다. 이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의원 당선인들은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에서 주관한 당선자 역량강화 세미나와 간담회 등을 가지면서 제9대 시의회에서의 의정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맘때쯤 이면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되는 시의회 의장단 구성에 있다. 경주시의회 의원 선거 결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 18명,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등 총 21명의 의원이 선출되면서 이번에도 역시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당이 됐다.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의장단 자리는 의석을 석권한 정당의 의원이 차지해왔다. 그래서 이번에 구성될 제9대 전반기 의장단은 국민의힘 의원 중 다선, 연령 등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는 개연성은 차고 넘친다. 어찌됐건 제9대 시의회의 첫 임시회가 열리는 7월 1일이면 그 윤곽은 드러나게 된다. 이 대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2020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1월 13일부터 본격 시행된 ‘지방지차법 전면 개정’과 관련한 사항이다. 즉 풀뿌리민주주의가 시작된 지 32년 만에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도래한 ‘자치분권 2.0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갈 시의원의 책무다.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주민참여권을 목적조항에 명시해 정책 결정과 집행에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를 확대했다. 주민이 조례를 청구할 수 있도록 나이를 19세에서 18세 이상으로 확대했고, 최소 동의 인원을 대폭 줄였다. 무엇보다 지방의회의 권한이 확대되고 전문성이 강화된 점이 핵심이다. 지방의회의 인사권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도입 등이 명문화돼 지방의회의 견제와 감시, 정책대안 개발 등에 있어 본연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주어진 권한을 효율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윤리특위 등과 같은 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대거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명시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부터 시행된 지방자치법으로 그동안 경주시의회 의장이 의회사무국 인사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짧은 임기 동안 충분한 권한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제9대 의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실질적으로 강화된 권한과 전문성 강화를 본격화해나가는 첫 시의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권한 강화가 결코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자치분권 2.0시대를 맞아 제9대 시의회가 준비해나가야 할 혁신 과제가 수없이 많아서다. 당장 주민조례 발안제도만 해도 적극적인 주민참여 유도라는 긍정적인 측면 뒤에 숨은 제도의 악용이 우려된다. 이익집단들의 무분별한 조례 청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9대 시의회는 이 같은 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는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또 공론화의 절차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세밀한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정책지원관의 경우에는 의원들의 ‘개인보좌관’, ‘내 사람 심기’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정당출신 등 의원들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정책지원관 채용에서 배제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사권 독립 등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윤리특위 설치 의무화 등 제도적 보완도 이뤄졌지만, 지방의회 스스로 도덕성과 자질을 강화해 그동안 전문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는 노력도 요구된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으로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그런 만큼 제9대 시의원들 스스로도 공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제 아무리 좋은 제도도 운영하는 사람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옥상옥에 불과할 뿐이다. 제9대 시의회가 새 시대를 맞이하는 지방자치의 첫 출발이 진정한 자치분권 2.0시대를 활짝 열어나갈 수 있는 혁신적 발전을 기대해본다.
이른 봄 지난 2년 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었던 코로나 상황이 좀 더 호전되거나 아직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어언 학기말이 되었다. 성적채점만 끝나면 교수도 학생과 함께 방학에 들어간다. 이번 학기엔 어느 학기보다 바빴다. 왜그랬을까? 아마도 비대면 상황의 관행이 남아 있으면서 다른 한편 대면 강의와 학교업무를 하다보니, 대면시절에는 의당 생략하거나 미뤘을 일들이 더하여 처리할 업무가 많아진 탓이라 생각되었다. 학기를 시작하면서 코로나 변종인 오미크론이 확산함에 따라 등교수업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더 이상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는데 얼마간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2년 이상을 거의 등교하지 않고 대학시절을 보내는 대학생을 바라보는 일종의 위기의식 같은 것이 생겼다. ‘큰 공부를 한다’는 곳인 대학은 그 대학 생활이 반드시 수업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업 외에 대학의 환경과 그 울타리 내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하고 깨달아가는 부분이 더 크다.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과목에 따라, 학생과 교수의 형편을 고려하여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이번 학기는 전적으로 대면 강의를 선택하였다. 의당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야 한다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대면 강의를 하지만, 은연중에 비대면 강의의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학생들의 경우, 대면 수업을 시작했지만 결석에 대해 비대면 강의 시절 이전보다 훨씬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물론 오미크론 확진자가 학기 중에 잇달아 발생했고 그럴 경우 무조건 일주일간 격리했기 때문만 아니라 약간의 컨디션 저조로 결석해도 병결로 처리해 줘야 하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급기야 교수인 나까지 학기 중에 확진 판정을 받아 일주일간 격리, 급히 비대면 방식의 ‘줌’으로 집에서 강의했다. 이런 온라인 강의는 장차 코로나 상황이 끝나더라도 기존의 대면 강의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미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학의 강의란 질문과 상호토론을 하는 수업도 있고, 일방적인 강의 방식을 고수하는 강의도 있다. 일방 강의라 하더라도 수강자의 표정을 읽어가며 자연스레 피드백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업이다. 기존 대면강의의 경우, 철저히 마스크를 쓰고 하는 데다 언젠가부터 실내에서도 모자를 쓰는 학생이 많으니 이는 완전히 복면을 쓰고 수업을 듣고 있는 셈이다. 피수강자가 복면을 덮어쓰고 수업하는 강의에 피드백이 있을 리 없다. 반면 온라인 화상강의는 얼굴과 표정을 보며 상호작용하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이 비대면의 화상강의에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비대면으로 한다는 것은 얼굴을 보자고 하는 방식 아닌가? 얼굴을 드러내라고 하면 다수의 학생이 생얼이라고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고 한다. 말하자면 다듬지 않고 화장도 하지 않은 맨얼굴이라 같이 듣는 다수의 학생에게 보여주기 싫다는 뜻이다. 생각해 보자. 생얼이 내 얼굴인데 가면을 내 얼굴이라고 착각하지 않는가? 연극학적 분석론을 집필한 어빙 고프만을 비롯한 다수의 사회변동론자에 의하면, 사회의 합리주의가 진척됨에 따라 내 개인의 삶도 겉과 속이 분리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과 사회는 전면부와 후면부로 분리된다고 한다. 나아가 이러한 사회 속성상,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은 그 전면부에 가려진 후면부를 보러 여행에 나선다고 한다. 흔히 관광에서의 ‘진정성 추구’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문화의 진짜를 추구하러 나서면서 자기 자신은 후면부를 전면부 뒤에 가려놓으려 애쓰고 있다. 그런 현상이 외모지상주의를 이끌고 있으며 성형천국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얼굴은 얼이 베어 있는 골격이다. 얼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 표정이다. 아름다움은 앎과 지식이 있음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우리의 전면부는 얼이 베어 있고 지식이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과 표정이었으면 한다. 사회트렌드를 거부할 수 없겠지만, 경주의 모습도 천년의 얼이 베어 있고 진정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자가 밤늦게 조깅하는 내용의 광고 한 편이 지금 영국에서는 핫이슈다. 광고는 대충 이런 식이다. 영국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인 빅벤(Big Ben) 시계탑이 새벽 두 시를 가리키자 한 여성이 침대에서 일어난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집을 나서며 삼성 브랜드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소위 ‘새벽 조깅’을 시작한다. 그녀 곁에는 스케이트보드나 묘기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보이고 그녀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사람도 있다. 몇몇의 여성들은 조깅에 동참하기도 한다. 웃음을 머금은 채. 이런 설정의 광고가 방송을 타자 영국 언론은 일제히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꼬집는다. 남성도 위험한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치안 상황 상, 여성이 그것도 새벽에 홀로 조깅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거다. 이웃 아일랜드에서는 대낮에 조깅을 하던 어느 초등학교 여교사가 묻지 마 살인을 당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시점이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광고에 대한 비판 수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광고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삼성 광고처럼 글로벌 캠페인의 경우에는 특히 현지 문화나 주요 이슈에 위반이 될 소지는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고 한다.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런 중요한 사항을 놓쳤을 리는 만무하고, 어쩌면 의도보다 해석상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밤 올빼미들, 당신의 갤*시, 당신의 길’이라는 주제를 굳이 이렇게 표현을 했어야 했을까,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삼성은 바로 “여성의 안전에 관한 지속적인 대화에 둔감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발표하는 걸로 일단락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의도한 메시지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의도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환기하는 해프닝이었다. 이렇게 광고를 통한 제품의 본질이 고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게 하는 작업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상품 제작에서 시작하여 광고로 완성되는 기업의 프로세스는 광고를 통해 그 기업 상품으로 전달되는 고객의 그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의도와 해석이 한 지점에서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기업과 광고업계가 고민하는지 모른다. 서울에서는 다세대주택 건물주가 마네킹 여러 개를 매달아 놓은 엽기적인 사건도 있었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 등으로 이웃 주민들과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되자 화가 난 건물주가 목이 떨어져(!) 나간 마네킹, 목과 주요 부위에 빨간 페인트를 칠해 마치 피를 흘리는 느낌의 마네킹 등을 매달거나 또 설치해 둔 거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 우연히 보면 놀라 나자빠질 정도의 광경이다. 공사를 방해하는 주변 주민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는 선명히 전달된 듯하다. ‘공포스럽다’, ‘엽기적이다’ 등의 민원이 속출하는 걸 보면 말이다. 자신의 건물에 마네킹을 걸어뒀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적어도 메시지 전달 면에서는 글로벌 기업 못지않았지만 불필요한 혐오감을 유발했다는 점에서는 올바른 접근법은 분명 아니다. 의도는 왜 전달하기 어렵고, 해석은 또 왜 럭비공마냥 예측하기 어려울까? 우리는 말로, 대화로 소통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보통 상호작용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채널로 얼굴(표정), 몸짓, 그리고 말투를 든다. 이걸 심리학적으로 재해석하면 대화에 있어 시각(55%)적 요소가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청각(38%)이며,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7%)은 가장 덜 중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말의 내용을 제외한 모든 시·청각적 요소를 받아들이는데 고작 0.1초밖에 안 걸린다는 사실이다. 의도와 해석의 궁합이 썩 좋지 않은 이유는 이렇듯 충분하다.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다른 별에 살며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을 시도하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세상에 같은 뇌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일란성쌍둥이라도 예외 없다. 서로 다른 회로망을 가진 뇌는 세상을 다르게 인식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술이 얼큰한 어르신들 보면 죄다 “내 말 좀 들어보라”며 했던 말 또 하시고 듣는 상대도 자신의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요즈음 노자와 장자에 푹 빠져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뭔가 알고 있다고 생각해온 것이 몹시 부끄럽다. 세상을,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불교가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선종(禪宗)이 크게 일어난 것은 노자와 장자의 영향이컸다. 노자는 부처님과 비슷한 시기의 사람이고, 장자는 약 2세기 이후의 인물로 노자보다 더 스케일이 컸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그리고 이 두 분이 세상을 보는 눈이 부처님과 어떻게 이렇게 비슷할 수가 있었는지……. 대승불교의 논서인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언어도단(言語道斷) 심행처멸(心行處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깨달음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쓰이는 말로, ‘언어도단’이란 말로 표현할 수도, 사고로 생각하여 짐작할 수도 없다는 의미이다. ‘심행처멸’은 마음의 작용이 미치지 못하는 절대 경계의 본체심(本體心), 곧 사량분별(思量分別)이 끊어진 경계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노자 『도덕경(道德經)』 제56장 「현덕(玄德)」편에서는 ‘지자불언(知者不言) 언자부지(言者不知)’라고 하여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두 경전에서 표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르지 않다. 또 『장자』 「추수(秋水)」편에 나오는 ‘관규려측(管窺蠡測)’은 대롱으로 보고 소라껍데기로 바닷물의 양을 잰다는 의미이다. 불가에서도 노자도 장자도 필자더러 기림사에 대해 아는 척 떠들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어쩌랴 격주로 글은 써야만 하니……. 일주문을 지나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깊은 산중에 들어선 느낌이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사천왕문을 지나면 진남루와 대적광전 ·응진전 등 창건 당시의 가람을 만나게 된다. 왼쪽 즉 서쪽은 석단을 구축하여 1980년 이후 비교적 너른 터에 삼천불전과 관음전·삼성각·명부전·노전·기림유물관 등을 새롭게 조성하였다. 천왕문은 수미산의 중턱에 있는 문으로 안에는 청정한 부처님의 세계를 지킨다는 사천왕을 모신 전각이다.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 사방을 지키는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법을 지키며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피고 또 바른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천왕문 안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안쪽으로 동방 지국천왕이 비파를 연주하고, 남쪽으로는 남방 증장천왕이 보검을 휘두르며 위협을 하고 있다. 반대쪽으로는 입구 쪽에 서방 광목천왕이 눈을 부라리며 오른손으로 용의 목을 틀어쥐고 왼손에는 여의주를 들고 있다. 광목천왕의 왼쪽으로는 다문천왕이 보탑을 번쩍 들고 불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천왕문 안의 사천왕의 위치와 지물(持物)은 사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다문천왕이 보탑을 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천왕들은 발밑에 무서운 악귀나 마귀를 밟고 있는 경우 이를 생령좌(生靈座)라고 하는데 사천왕의 위력으로 악함을 누르고 선함을 수호한다는 그런 의미를 두고 있다. 바위를 밟고 있는 경우는 이를 암좌(巖座)라고 한다. 이 사천왕이 지키는 사왕천을 지나면 도리천(忉利天)에 이르게 되니 이 문밖은 천하(天下)가 되고 문 안으로는 천상(天上)이 되는 것이다. 천왕문을 나오면 동편을 제외한 사방이 전각으로 둘러싸고 있는 절마당이다. 남쪽으로는 진남루, 맞은 편은 본전인 대적광전과 그 우측은 관음전, 서편으로는 응진전, 동편은 목탑지이다. 목탑이 남아있었다면 절 마당은 사방이 건물로 에워싸인 형태였을 것이다. 사찰에 따라서는 천왕문 이전에 금강문을 두기도 한다. 이 문은 코끼리 백만 배의 힘을 가진 금강역사가 지킨다. 금강역사는 불법을 훼방하는 사악한 무리들이 사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권법(拳法)을 취하고 있거나 인간의 번뇌를 부숴버리고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키고자 금강저를 들고 있다.
근대화슈퍼 김수우 천마산 밑 초장동 ‘근대화슈퍼’가 부산항을 펼치고 있다 근대화, 슈퍼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1950년대 점방 그대로다 소주도 팔고 담배도 팔고 감귤도 판다 식용유, 비누, 북어와 번개탄이 거미줄을 치고 기다린다 가난은 이끼 많은 바위처럼 고집 센 가축 희망과 예언은 근대화될 수 없다 거기서 팔리는 것은 언제나 초월 피란의 역사를 기르는 산동네 늙은 몸집마다 홍역처럼 아직도 부적(符籍)이 피어난다 슬픔은 화석이 되지 않는 것처럼 그림자는 숨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천마산도 동백꽃도 근대화되긴 글렀다 과자 든 네 살배기 팔랑팔랑 나비가 되고 막걸리를 사든 팔순 노인 꾸물꾸물 애벌레가 된다 때묻은 차양 위에서 미끄러지는 햇빛의 발 고장난 계량기를 딛고 아득바득 벼랑에 매달린 근대화슈퍼, 형광등을 켠다 푸득푸득 다친 비둘기처럼 -애벌레에서 나비로, 그 명랑한 비상 부산 서구 천마산 자락 아래 ‘초장동’이라는 마을에는 “근대화, 슈퍼라는 이름이 무색하게/1950년대 점방 그대로”의 모습을 한 ‘근대화슈퍼’가 있는 모양이다. ‘草場’은 말 그대로 풀을 기르는 넓은 마당이라는 뜻인데, 이 슈퍼는 벼랑길에 매달려 부산항의 한 풍경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 “이끼 많은 바위처럼 고집 센 가축”같은 가난을 어떻게 쉽게 떨칠 수 있겠는가? ‘근대화’라는 말을 달았다고 해서 “희망과 예언은 근대화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거기서 팔리는 것은 언제나” 세월을 초월하여 소주와 담배와 감귤 같은 것이며 식용유, 비누, 북어와 번개탄은 찾는 이 적어 “거미줄을 치고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들은 “피란의 역사를 기르는 산동네” 골목의 가난의 세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동네 구석구석마다 “홍역처럼 아직도 부적(符籍)이 피어”나는 곳. 그러니 화석이 되지 않는 슬픔과 숨지 않는 그림자를 보며 “천마산도 동백꽃도 근대화되긴 글렀다”는 풍자가 나올 만하다. 그래도 시인은 이 마을을 꽃동네로 삼고 싶은가 보다. “막걸리를 사든 팔순 노인 꾸물꾸물 애벌레가 된다”는 해학에는 팔순 노인의 삶이 “과자 든 네 살배기 팔랑팔랑 나비가 되”는 명랑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고, 아직도 “고장난 계량기”에는 “차양 위에서 미끄러지는 햇빛의 발”이 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아득바득 벼랑에 매달린 근대화슈퍼, 형광등을” 켜는 장면이 “푸득푸득 다친 비둘기”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도 껴안아야 하는 2020년대에도 1950년대의 가난의 골목을 거느린 우리 자화상이다.
“영화 미나리를 보면 불이라는 위기상황에서 오히려 끈끈한 가족애가 살아나고 포용력도 생기지 않습니까? 이것이 동창회장을 맡은 저의 소임에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6월 10일 강남구 소재 삼정호텔에서 경주중고등학교 동창회 정기총회 겸 동창회장 이취임식이 열렸고 29대 황문섭 회장의 뒤를 이어 제26대 경주중고서울동창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태우 씨가 제30대 동창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재력가 중심의 회장을 선출하던 기존의 기수와 달리 활동력이 왕성한 이태우 씨를 회장으로 추대하고 동창회에 필요한 경비는 동기생들이 힘을 모아 대겠다는 모범적 약속으로 출범한 동창회이다. 그런 만큼 동창회 운영에 대한 이태우 신임회장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은 정기총회 당일부터 후배들과 동기들 간에 앞으로 동창회 운영의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어요. 기본적으로 후배들의 참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서 동창회 영속의 문제가 커졌어요” 가장 먼저 행사 진행에 대한 불만부터 쏟아져 나왔다고 고백한다. 늘 나오는 말이지만. 젊은 후배들이 동창회에 나와서 무언가 참여하는 기분이 나야 하는데 인사말에서 시작해 인사말로 끝나는 따분하고 구태의연한 동창회 행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았다는 것. “동창회란 것이 선배님들을 우대하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그분들 없이 동창회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반면 미래를 내다보면 젊은 기수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하고요” 이태우 회장은 그래서 더 영화 미나리가 가슴에 와닿았다고 설명한다. “이 영화는 미국 이민자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지금 미국으로 가는 것이나 우리가 젊었을 때 서울 와서 사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이태우 회장은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와 외롭고 힘들게 공부하거나 취업해 한 발 한 발 삶을 개척해온 이전 세대 많은 출향 인사들의 삶이 공간과 시간만 다를 뿐 영화상의 주인공인 미국 이민자 제이콥(스티븐 연)과 거의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이태우 회장 자신,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면서 느꼈던 낯섦과 어떻게든 살아내야 한다는 집념을 가지고 악착같이 살았던 것이 새로 이주한 땅에서 농작물을 가꾸겠다고 온갖 어려움과 맞서는 제이콥과 다를 게 없었다는 것. “그 와중에 하나둘 경주 친구들을 만나서 위안을 얻고 동창회와 향우회라는 출향모임에 참여하며 서로 유대를 맺은 것 역시 제이콥이 한국 동포를 만나 서로 돕는 것과 흡사하잖아요!” 그러나 미나리를 본 사람들이 알고 있듯 미나리에도 세대 간의 갈등은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할머니(윤여정)와 아이들 사이의 어색함과 이질감은 지금 70대와 이상의 동창회 고령 인사들과 30대와 40대 동창회 신예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만큼 크다. 그 사이에 끼어 동창회 전체를 이끌어 가야할 60세의 이태우 회장의 역할은 더도 덜도 할머니와 아이들 사이에 낀 제이콥이다. “결국 이런 차이와 요구를 어떻게 현명하게 좁히느냐가 가장 큰 숙제이겠지요. 대선배님들을 정중히 모시면서도 후배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다는 것이 아주 어려운 숙제란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 어려운 숙제를 떠맡은 만큼 혼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해야겠지요!” 지난 10일의 취임식에서 이태우 회장은 ‘내실 있는 동문회, 끈끈한 조직’을 표방하며 29대 동창회가 만든 경주중고등학교서울동창회TV를 적극 활용해 젊은 동문들을 영입하고 기업하는 동문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등 동창회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이태우 회장은 미나리 마지막 부분에서 불이 나 농산물 저장창고를 태우면서 오히려 가족들 간의 사랑이 깊어지고 관용이 넓어진 것과 같이 동창회나 경주 관련 향우 단체들도 이런 중대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무언가 충격을 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 자신 다양한 세대 간의 화합을 조성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미나리는 한 번만 잘 안착시켜 놓으면 달리 손을 보지 않아도 스스로 잘 자라지 않습니까? 바로 그런 미나리를 키우는 심정으로 임기를 보내겠습니다” 영화 미나리에서 위기를 맞은 가족들이 똘똘 뭉쳤듯 이태우 회장이 이끄는 경주중고등학교서울동창회가 신구 동문들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서울천지에 그 싱싱한 빛을 떨치기를 기대한다.
16번가의 해독은 다음과 같다. “겨울이 가니 / 울지 않고 있던 새가 날아 와 울고 / 피지 않고 있던 꽃도 피어나지만 / 산에는 나무가 우거져 들어가 꺾을 수 없고 / 풀도 무성하여 들어가 꺾는 사람을 볼 수 없다오. / 가을 산 나뭇잎을 보는 사람들은 / 노란 잎을 따 슬픔에 젖고 / 푸른 잎을 따들고는 오래토록 탄식한다네. / 가을 산을 좋아 한다오, 나는” 사람들은 시를 은유의 숲이라고 한다. 작자가 이 작품에서 말하는 겨울은 무엇을 은유하고 있을까. 그것은 겨우 끝낸 한반도의 전쟁이었다. 힘든 시기를 겨우 지내고 나니 전쟁과 관련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던 나무와 풀이 산을 차지하여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했다. 가을 산에 가 떨어진 단풍을 보면 한반도 전쟁에서 죽은 이들을 생각하며 슬픔에 젖고, 푸른 잎을 따들고는 살아 돌아온 젊은이들을 본 듯 탄식할 수가 있어서 여인은 가을 산을 좋아 한다고 했다. 또한 봄산은 동생(대해인 황자)이고, 가을산은 형(중대형 황태자)일 것이다. 작품을 뜯어보면 그녀는 이미 남편을 버리고 시숙의 여인이 되어 있었다. 여인은 자신이 그래야 하는 이유로 수많은 여인들이 진을 치고 있는 동생(대해인 황자)의 여자로 참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형의 여인이 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실제로 동생 대해인의 주변에는 강력한 여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최고 실권자 중대형의 딸 세 자매가 대해인에게 시집 가 그를 지키고 있었다. 조카딸 셋이 한 숙부에게 시집가 있으니 근친도 이러한 근친은 없다. 작품 속 나무와 풀은 바로 중대형의 딸 세 명을 은유하고 있을 것이다. 나무와 풀이 우거진 봄산에 여인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어려운 시절을 전쟁지도부와 같이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여류가인으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꽃과 단풍을 품평하는 단순한 노래 같지만 실제로는 규방의 남녀관계와 과거의 공적, 백제에서의 전쟁이 시어로 비유되어 있다. 또 하나 작품은 동생은 봄이고 형은 이미 가을이라는 사실도 아울러 암시하고 있다. 대해인은 뜨는 해이고, 중대형은 지는 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동생 대해인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도 은유되어 있다. 권력의 쇠락, 민심은 백제 파병의 책임을 묻고 있었다. 백제는 멸망했으나 왜국 황실에서는 한반도의 전쟁이 계속 되고 있었다. 만엽집 편집자는 액전왕이 동생의 여인에서 형의 여인으로 바뀐 신분의 변화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기에 만엽집에 실어 놓았을 것이다. 훗날 액전왕은 역사의 격류에서 형의 여인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운명적 소임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일본 고대사 최대의 난인 ‘임신의 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향가는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힘의 노래이다. 역사는 이 작품이 시키는 대로 격류지어 흘러갔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후 5년이 지났을 무렵 중대형 황태자가 죽었고 임신의 난이 일어났다. 중대형의 아들은 난을 일으킨 숙부 대해인에게 베어 바쳐졌다. 형이 아들에게 물려주었던 권력의 정점, 천황의 자리는 동생에게 찬탈당하였다. 중대형 부자의 권력은 16번가의 노랫말대로 가을철 낙엽처럼 지고 말았다. 백제 파병의 책임을 말하여야 할 자리에 이 작품이 놓여있었다. 새롭게 해독해보니 이 작품은 책임을 말하는 노래였다. 있어야 할 내용이 있어야 할 자리에 놓여있었다. 16번가는 노래로 쓰여진 역사였다. 만엽집 속에 들어 있는 향가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고는 일본의 고대사로 들어갈 수 없었다. 향가가 빠진 일본의 역사는 문이 잠겨진 오래된 건물이었다.
힐튼경주가 동국대 WISE캠퍼스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 15일 힐튼경주 오크룸에서 전달된 장학금은 우양산업개발㈜ 힐튼경주(대표 조영준)가 시행하는 미래세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힐튼경주는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호텔리어를 꿈꾸는 동국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학생 8명에게 총 4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힐튼경주는 지역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2014년부터 장학금을 전달해 오고 있으며, 경기침체나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히 지역 발전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우양산업개발(주) 힐튼경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남철 힐튼경주 총지배인은 “동국대와 힐튼경주 간 재학생 실습 및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인재양성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장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하여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준엽 동국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는 “힐튼경주에서 해마다 꾸준한 장학금을 지원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며 “장학생 여러분도 학업에 더욱 매진하여 훌륭한 동국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이유는 무역교류가 활발했던 삼국시대에 외국에서 유입된 짧은 꼬리 개와 교배하여 생산된 개체가 유전학적으로 고정되었거나, 또 짧은 꼬리 개가 선택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교배하여 꼬리 짧은 상태가 유전적으로 정립된 수렴 진화 등으로(Scientific Report, 최석규, 김희발, 최봉환, 2017년) 설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꽁무니나 몸뚱이 뒤 끝에 꼬리가 달려있다. 어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의 척추동물은 서로 비슷한 위치에 비슷하게 생긴 꼬리가 있다. 꼬리의 역할은 동물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보편적인 역할은 몸의 균형을 맞추거나 의사를 표현하는 용도로 이용된다. 동물들은 꼬리의 쓰임새를 계속 발달시켜 왔다. 하마는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려서 배설물을 사방으로 뿌려 영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고, 전속력으로 달려 사냥을 하는 치타 등의 꼬리는 민첩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소, 얼룩말 등은 꼬리로 파리, 체체파리(흡혈파리) 등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개의 꼬리는 친근감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역할을 하고, 꼬리의 움직임과 꼬리털의 형태를 보고 감정을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척추동물이 꼬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양서류인 개구리와 유인원에 속하는 사람은 성체에는 꼬리가 없지만 배아 시절에는 꼬리가 있다. 사람은 꼬리가 퇴화되었으며, 꼬리뼈만 흔적으로 남아있다. 발생 단계인 배아 시절엔 잘 발달한 꼬리를 가지고 있지만, 어미의 자궁 속에서 성장하면서 꼬리가 퇴화되고,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발달한 꼬리가 있지만 팔다리가 생길 때쯤에 꼬리가 완전히 퇴화된다. 대부분의 개는 의사소통과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꼬리를 사용하지만, 꼬리 없는 품종도 있다. 유럽권에는 올드 잉글리쉬 쉽독, 펨브로크 웰시코기, 스키퍼키, 불도그 등이 꼬리가 없고, 아시아권에는 우리나라의 동경이가 꼬리 없는 유일한 품종이다.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 연구원(최석규)과 국립축산과학원 유전체과(김태헌, 최봉환)에서 공동으로 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유전학적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동경이의 꼬리가 없는 이유는 무역 교류가 활발했던 삼국시대에 외국에서 유입된 짧은 꼬리 개와 교배하여 생산된 개체가 유전학적으로 고정되었거나, 또 꼬리 짧은 개가 오랜 기간 동안 선택적인 교배를 하여 꼬리 짧은 상태가 유전적으로 정립된 수렴진화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동경이를 꼬리 짧은 집단과 꼬리가 없는 집단으로 나눠 17만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비교해 본 유전학적 결과 14개 유전자 마커(SNP)와 짧은 꼬리와 관련된 유전자는 ‘세포골격 막단백질(ANKRD11)’과 ‘힘줄 형성(ACVR2B)’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았다. 이 두 개의 유전자는 특이 단백질을 만들어 경주개 동경이가 꼬리뼈가 퇴화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T-box Family 유전자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변환 변이체와 에스에프알피2(SFRP2) 유전자의 변이체(CpG island)에 의해 꼬리의 형태가 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 연구원과 축산과학원(김태헌 과장님)과 공동연구로 T-box family 유전에 대한 실증 번식 실험을 진행하여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T-box family 유전자에 대한 유전학적 검증 결과로 긴꼬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의 꼬리뼈 유·무를 조기 진단하여, 번식 교배 전에 활용하면 꼬리 형태를 사전 혈통 관리와 동경이 품종을 유전자 마커로 진단(네이처Nature,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석규, 김희발, 최봉환, 2017)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경주개 동경이의 특이 형질인 짧은 꼬리에 대한 유전체 구조분석으로 유전자원 보존과 문화적 다양성 보존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06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금융업계에 제창한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은 기업이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참여의 초석이 되었다. PRI는 기관투자가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투명경영(Governance)의 영어 머리글자를 합친 ‘ESG’ 실행을 투자의 원칙으로 삼는다. 2022년 세계 많은 기업은 SDG Compass를 활용하여 경영전략과 SDGs(와 ESG에 대한 공헌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있다(이창언, 2020e, 257) 기업은 ‘SDG-ESG 경영’의 전략의 실천을 위해 다음의 다섯 가지 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간단히 살펴보면 1단계(SDGs-ESG 이해)는 기업 구성원이 SDGs-ESG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을 지원하는 단계로서 CSR뿐만 아니라 임원과 회사 전 구성원의 이해를 촉진하는 단계이다. 2단계(우선순위 결정)는 SDGs-ESG를 통해 만들어지는 중요한 사업 기회, 위험 그리고 SDGs-ESG 인재, 부서, 시설을 점검하고 대응할 과제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경영전략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과 기업 전체사항의 공유를 촉진하고 목표를 발표하는 단계이다. 4단계는 핵심사업과 기업지배구조로 지속가능성을 통합하는 단계이다. 5단계는 보고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단계이다(이창언, 2020e: 257). 이 과정은 모든 단계를 거친 후 2~5단계를 반복하면서 정교화된다. 물론 SDG Compass의 5단계는 해당 기업이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최소한의 국제 표준을 존중하며 우선 과제로 기본적 인권 침해에 대처할 책임성을 전제한다. SDG Compass는 다국적 기업에 초점을 두고 계발되었지만 중소기업과 기타 조직의 현실적 상황과 조건, 필요에 따라 이를 변용하여 활용할 수 있다(GRI·UNGC·WBCSD, 2015: 5-28; 이창언, 2020e: 257). 2020년 UNDP와 중국이 협력해서 만든 <중국 SDGs 실천 보고서>는 SDGs와 ESG 경영의 의미를 이제 기업운영에 정착시켜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장기목표 설정이다.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 관련된 SDGs를 정리, 확인, 통합하여 기업의 경영발전에 부합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포지셔닝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전략과 회사 내 보급이다. 중국 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관리위원회 설치, TF 설치, 부처 간 협력체제 구축, 각 부처의 명확한 관리 책임을 포함한 이사회 및 고위 관리들의 참여와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SDGs 이행과 실천, 달성도를 평가하는 도구를 파악하고, 단계적 항목의 설치이다. 이를 통해 실천 활동을 지속해서 추적하고, 업무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발견하고, 최적화를 위한 모니터링·평가보고 시스템이 구축되어야한다는 것이다(이창언, 2022). 또한 보고서는 기업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실천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그것은 첫째, 빠른 응답과 의사 결정 능력,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대응력이다. 기업 구성원들의 성인지 능력, 아울러 다양한 경영방법, 조직운영의 기획과 대응 능력의 강화가 포함된다. 시나리오별 위험도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해, 극한 날씨, 정책변화 등을 식별하고, 리스크 사태로 인한 경영 중지, 근무 지체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지속적 경영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이창언 2022). 둘째, 기업 SDGs와 ESG는 지속가능발전의 시각에서 기업의 성장점을 발굴해야한다. COVID-19는 사회 관리와 공공 서비스 방면에 있어서 단점을 드러냈다. 의료자원 배치 문제는 단순히 정부나 관련 비정부기구의 힘만으로는 단기간에 극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위기상황은 오히려 기업들에게 더 많은 참여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 관련 업체들은 공공서비스, 사회관리, 환경보호 과정에서 과제와 도전을 발굴하고 온라인 클리닉 서비스, 디지털 커뮤니티 기반 인프라, 기반시설, 오염물 온라인 지도 등의 솔루션(해법)을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전략과 업무 결합을 실현해야 한다(이창언 2022). 셋째, 인문학을 수용한 기업문화 강화, 노동자 조건에 맞는 업무 분장과 배려는 기업의 강화에 기여한다. 조직의 소속감을 위해, 예를 들어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여 자녀가 있는 종업원의 평형근무와 생활 양편의 배치를 용이하게 하거나, 중대한 공중위생 사안에 대한 종업원의 자기 방재관리와 의식 선도를 적시에 지원하고, 종업원의 심리적 소통과 원조에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 넷째,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대외적으로 통찰해야 한다. 이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와 소비를 포함한다. 온라인 비즈니스모델 업그레이드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한 기업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시기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 디지털화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 경쟁력을 구축하거나 강화해 기업 소비층에 맞는 새로운 소통과 소통 채널을 만드는 작업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이창언 2022). 정리하면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고, 생존과 미래를 위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핵심은 SDGs와 ESG의 실행이다. 이는 ‘TBL(Triple bottom line)’, 즉 경제의 번영, 환경의 질, 사회적 공정을 염두에 두고 기업의 비전, 정책, 전략을 재정의 하면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목표·지표를 정해야 한다. 동시에 명확한 성과 목표를 갖춘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조직으로서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은 SDGs 관련 정관, 행동 강령 또는 실무 지침을 도입하여 바람직한 행동과 실적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경영의 관점에서의 사업 운영 기준 설정과 이에 따른 보고를 포함하여 지속가능성 원칙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통합적 진행 상황을 측정, 평가와 피드백, 보고를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기업 운영의 투명성과 혁신, 사회적 공헌의 실행을 위한 지역사회 이해관계자와의 정기적인 소통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이창언 2022).
-바이킹족들의 근거지 국립공원 「싱벨리어」를 돌아보며 이 공원은 수도에서 약 90여km 떨어져 있는 해안가 공원입니다. ‘스토카 포스’ 폭포에서 해변으로 가는 길에는 7월의 맑은 하늘 아래 흐드르지게 핀 루핀 꽃 벌판이 온통 보라색으로 물이 들어 있어요. 넓은 평원에 전망대를 중심으로 몇 군데 트레킹 코스가 있고요. 그중 깎아지른 암석 울타리에 올라서니 멀리 산 위에 만년설이 보이고, 건너편에 폭포수가 흐르며, 그 옆 잔디밭에 「상벨리아」교회 건물과 몇 채의 집이 예쁘게 서 있어요. 이곳 지명은 ‘디트 홀라이’라고 하는데, 서기 900년경 바이킹족들이 처음 들어와 살면서 마을의 중요한 일들을 주민 회의를 거쳐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회 역사 1000년을 가진 세계 최초의 의회제도 발생지로 전해온답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고, 아이슬란드 정부의 중요 관리 지역으로 총리 야외공관이 교회 옆에 있으며, 교회는 중요 행사나 결혼 예식장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검은 모래벌판 「비-크」 마을 해변 이곳 전망대에서 본 또 하나의 특이한 경관은 검은색의 모래 해변과 푸른 바다, 갈매기, 그리고 기암괴석으로 이어진 절벽 평풍이 었습니다. 「비크」 해안마을을 중심으로 길게 이어있는 모래는 검은 모래였고요. 항상 흰 모래만 보아온 우리 눈엔 대단한 이변이 아닐 수 없었어요. 해안에는 코끼리처럼 생긴 바위 2개가 있고, 뒤쪽 끄트머리에 뾰족하게 바위 3개가 사이좋게 서 있었어요. 전설에 의하면 2명의 트롤(신화에 전해오는 요정)이 풍랑에 좌초된, 돛이 3개가 달린 배를 끌고 오다가 침몰하면서 바위로 변했다고 전합니다. -세계최단 북쪽에 있는「 아큐레이리 」식물원 아큐레이리 시내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름다운 식물원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식물원이라고 하는 데, 북극지방의 갖가지 식물과 꽃을 볼 수 있어요. 1957년 개장, 수천 종의 희귀한 식물이 살고 있어 시민의 휴식처 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있습니다. 6-9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데, 구내에는 여러 갈래의 숲길이 있고, 분수가 있고, 커피숖도 있으며 특히 시내 거리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은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 -호수에 떠다니는 빙하관광 아큐레이리에서 남서쪽 해안을 따라 수도 레이캬비크로 오는 도로는 넓고 좋아, 운전하기 편합니다. 길가에 차들이 주차해 있으면 좋은 관광지인가 싶어 무턱대고 내리곤 했습니다. 안내판을 보고 언덕을 오르니 큰 빙하 호수인 「요클살론」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아이슬란드 최대 빙하지대인 ‘바트나 요클’에서 떨어져나온 빙산 조각들이 이곳에 모여 둥둥 떠다녀요. 노란색의 수륙양용차인 덕(duk)을 타고, 요리조리 비켜 다니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함성을 지릅니다. 물가 가까이에서 보는 빙하조각은 흰색보다 엷은 초록색에 가까운 태초의 빛을 눈부시게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우물에 나타난 신룡이 낳은 여자 아이 (井現神龍誕女兒) 늙은 할멈이 거두어 길러 왕비가 되어 (老嫗收養作王妃) 하늘이 내린 어진 덕 규중의 법도를 세우니 (天生賢德成閨範) 두 성인이 한마음으로 지극한 정치 펼쳤네 (二聖同心致至治) 조선 중기 학자 성여신(成汝信, 1546~1632)의 시문집인 ‘부사집’(浮査集) 권1에 실린 ‘알영정’(閼英井)이란 시다. 성여신은 남명 조식의 제자로, 임진왜란 이후 문란하고 투박해진 풍속을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글씨와 문장에 뛰어났고 산수유람을 즐겼다고 한다. 역사서를 즐겨 읽어 역사에도 남다른 안목을 지녔던 그는 중년에 경주를 유람한 뒤 이곳의 유적을 소재로 27수의 절구를 남겼다. 그의 작품은 역사를 거울 삼아 현실을 구제하려는 경세사상(經世思想)이 반영된, 17세기 전반 선비들의 역사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는 그 중 하나다. ◆알영의 탄생 설화 깃든 우물 오릉의 숭덕전(崇德殿) 뒤편에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비를 세워 놓은 건물이 있고, 건물의 뒤쪽에 알영정이라고 전하는 우물이 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부인인 알영의 탄생 설화가 깃든 곳이다. 아리영정(娥利英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렀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삼국유사’ 기록에 따르면 알영정의 위치는 사량리(沙梁里)에,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동경잡기’ 기록엔 경주부의 남쪽 5리에 있다고 한다. 18세기 초 박씨 왕들의 무덤이 정해지면서 오릉 내에 있던 우물이 자연스럽게 구전(口傳)되다가 1930년대에 알영정으로 지정되면서 비석과 비각을 건립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 설명이다. 우물은 길이 200㎝, 너비 50㎝ 내외의 석재 3매로 덮여 있어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주변엔 옮겨온 것으로 추정되는 팔각형 석재와 주춧돌 등이 남아 있다. 남쪽엔 1931년 세운 ‘신라시조왕비탄강유지비’(新羅始祖王妃誕降遺址碑, 신라 시조의 왕비가 태어난 곳에 세운 비)’가 있고, 그 뒷면엔 비석을 세운 내력이 기록돼 있다. ◆용의 옆구리에서 태어난 성인(聖人)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알영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다소 다르게 기록하고 있다. 아래는 ‘삼국사기’ 기록이다. 5년(기원전 53년) 봄 정월에 용이 알영정에 나타났다. 용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는데, 노구(老軀)가 보고서 기이하게 여겨 거두어 길렀다. 우물의 이름을 따서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성장하면서 덕행과 용모가 빼어나니, 시조가 그 소식을 듣고 맞아들여 왕비로 삼았다. 행실이 어질고 내조를 잘하여 이때 사람들이 그들을 두 성인(聖人)이라고 일컬었다. ‘삼국유사’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은 ‘삼국유사’가 전하는 박혁거세와 알영의 탄생 이야기다. 양산(楊山) 아래 나정 옆에서 이상한 기운이 땅에 일고 무릎을 꿇은 흰 말이 있었다. 그곳으로 찾아가 살펴보니 보랏빛 큰 알이 하나 있었다. 말은 사람들을 보자 길게 소리쳐 울다가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알을 깨뜨려 보니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생김새가 단정하고 아름다웠다. 모두들 놀라 아이를 동천에서 목욕을 시키니 광채가 나고 새와 짐승이 절로 춤을 추고 천지가 진동하고 해와 달이 밝게 빛났다. 이에 그 아이를 혁거세 왕이라 이름하고…(중략)…이날 사량리(沙梁里)에 있는 알영정에 닭을 닮은 용이 나타나서 왼쪽 옆구리로 어린 여자 아이를 낳았다. 얼굴과 모습이 매우 고우나 입술이 마치 닭의 부리와 같았다. 이에 월성 북쪽 냇물에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떨어졌다…(중략)…두 성인(聖人)은 13세가 되자 오봉 원년 갑자(기원전 57년)년에 남자는 왕이 되어 이내 그 여자를 왕후로 삼았다. 두 기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박혁거세와 알영의 나이다. ‘삼국사기’에서 알영이 태어난 때는 박혁거세가 즉위한 지 5년이 지난 때었다. 박혁거세가 13세에 즉위했다고 하니, 혁거세와 알영의 나이는 18살이나 차이가 난다. 반면, ‘삼국유사’는 박혁거세가 알을 깨고 나온 직후, 같은 날 바로 알영이 태어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으로 보자면 혁거세와 알영은 동갑내기이고, 이들은 13세가 되던 해 결혼한다. ◆건국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 ‘삼국유사’엔 ‘삼국사기’에선 보이지 않던 다음과 같은 기록도 등장한다. 알영의 입술이 마치 닭의 부리 같았으므로, 월성 북천(北川)에 가서 목욕을 시켰더니 부리가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이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인 알영을 신성한 존재로 부각하기 위한 작업의 결과로 보인다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설명한다. 고대기 양대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모두 시조인 혁거세뿐만 아니라 시조비인 알영의 독자적인 탄생담이 실려 있다는 점, 두 역사서 모두 혁거세와 알영을 ‘두 성인’(聖人)으로 기록한 점 등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건국신화에서 시조왕의 왕비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룬 이유는 신라의 건국과정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독자적인 탄생담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알영 역시 신라 형성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유력 집단의 시조 전승으로 보인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 견해다. 다만, 구체적인 해석에 있어선 의견이 갈린다. 일부 학자들은 알영의 탄생 설화에서 계룡(鷄龍)이 등장하고 후대 김씨의 시조인 알지의 탄생담에서도 닭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알영을 닭 토템을 가진 김씨 부족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알영 설화는 용 토템에 가까우며 닭 토템을 가진 김씨 세력과 연결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그밖에 신라 건국신화에서 알영의 독자적인 탄생담이 남아 있다는 점, 알영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탄생지 알영정이 시조릉으로 전해지는 오릉 권역 내에 위치한 점 등으로 미뤄, 알영은 사로국 단계에서 건국시조로 숭상되었으며, 후대 혁거세를 상징으로 하는 세력이 신라를 장악하면서 혁거세를 시조왕으로 알영은 시조비로 하는 건국신화가 형성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운 역사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