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이경록 1 나는 발표했어, 오늘 아침 저 바다에 관한 새로운 교서를, 오늘 아침 나는 발표했어. 지금까지는 너무 수월했어. 나도 알아 너무 적에게 말려들었어. 한여름 내내 뜨겁던 여론, 뜨겁던 햇빛만으로 되는 줄 알았어. 어떤 국지전에도 견뎌낼 수 있는 강건한, 짜디짠 소금이 구워지는 줄 알았어 나도 알아. 그것이 나의 취약성이야 부삽 속에 떠올려진 조수 속의 염분을 언제나 객관적으로만 보는 버릇, 사태의 핵을 뚫어보지 못하는 점, 그것이 나의 고쳐지지 않는 결점이야 물론 이번의 참패는 아무것도 아냐. 나는 발표했어. 2 전 해안은 이미 봉쇄되었어. 끝났어.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은 바다의 총면적, 아니 퍼렇게 끓고 있는 바다의 총량이야 그 곳에 숨어 있는 적들의 분포도, 희고 단단한 이마, 변하지 않는 소수의 강경파. 그들의 뿌리를 뽑고 구워내는 일이야. 그리고 나는 다시 휘어잡고 다스리겠어. 저 맹물만 남은 바다, 정신이 죽은 바다를 ……. -소금을 통해 정권의 근시안과 맹목을 풍자 시적인 긴장을 갖추면서도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등한시하지 않은 것이 이 시의 매력이다. 이 시는 시적 화자 왕이 대적(여기서는 ‘소금’)을 제압하기 위해 ‘교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된다. 왕은 그와의 대결에서 참패했음을 인정(“물론 이번의 참패는 아무것도 아냐”)한다. 그 참패의 원인은 이렇다. “한여름 내내 뜨겁던 여론, 뜨겁던/햇빛만으로” “어떤 국지전에도 견뎌낼 수 있는 강건한,/짜디짠 소금이 구워지는 줄” 알고 있는 안일한 판단. 여기에다 “부삽에 떠올려진 조수 속의 염분을/객관적으로만 보는 버릇”이 추가된다. 사태의 핵은 그런 안일한 태도 너머에 있다고 왕의 마음 속 또 하나의 목소리가 교서의 후반부에서 말한다. “퍼렇게 끓고 있는 바다의 총량” “그 곳에 숨어 있는 적들의 분포도, 희고 단단한/이마, 변하지 않는 소수의 강경파./그들의 뿌리를 뽑고 구워내”버리겠다는 것이다. 폭압적이고 단순하고 근시안적인 정권의 알레고리가 미학적으로 승화되어 나타나 있다.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여론, 혹은 객관적인 분석으로도 뿌리 뽑지 못한 엄청난 파장의 소금바다와 소금을 만드는 민중의 정신세계의 광활을 제압하는 것이. 어깨 겯고 단단히 뭉친 민중들의 견고한 뚝심 속에서 “강경파들의 뿌리를 뽑고 구워”낸다는 건 도도히 흐르는 역사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 해안은 이미 봉쇄되었”다고, “저 맹물만 남은 바다, 정신이 죽은 바다를” “다시 휘어잡고 다스리겠”다는 왕의 선포는 민중을 죽은 객체로 인식한 정권(왕)이 가진 맹목과 어리석음에 대한 반어다. 여기에 숨은 결기가 살아 있다. 이 시는 결국 화자인 왕의 두 개의 목소리를 통해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1970년대 초중반 당시 들끓었던 민중의식을 소금이라는 객관적 상관물로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당대의 민중시가 투쟁 일변도였을 때 이경록은 이미 미학적인 장치를 사용하여 선구적으로 시대와 삶을 모두 녹여낸 작품을 만들어냈다. 70년대 우리 시사에서 특별히 기억해야 할 작품인데, 뒤늦은 조명이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 위원장을 맡은 한영태 위원장의 일상은 여느 때보다 바쁘다. 지난 6월 1일 치른 지방선거에서 겨우 비례대표 1석만 시의회에 진출한 만큼 시정 견제자로서 민주당 역할을 더 무겁게 여기고 있어서다. 지난 7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 위원장에 임명된 한영태 위원장은 선거 이전에 불거졌던 많은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 당원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런 한영태 위원장에게 요즘 상영되는 영화 ‘한산’은 누구보다 의미심장하다. 마침 지난 8월 3일 가족들과 함께 한산을 보았다는 한영태 위원장은 가장 먼저 리더십에 대한 소견을 내비친다. “한산에서 등장한 이순신 장군의 모습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이후 이순신 장군의 행보를 보면 지도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한산대첩은 선조를 포함한 조선 조정이 의주까지 피난 간 채 아무런 지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뿐 아니라 전라우수영과 경상도 수군까지 한데 묶어 왜군을 격퇴한 전쟁이다. 한영태 위원장은 한산에 앞서 ‘명량’까지 떠올리며 지난 6월 치른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겪었던 자신의 모습이 마치 명량에서 본 이순신 장군의 입장과 비슷하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한영태 위원장의 이 말에는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일어났던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위원회의 이해하기 어려운 공천잡음이 짙게 깔려 있었다. 8대 지방 의회에서 어렵게 3석이 진출했고 비례대표까지 더해 4석이 시의회에 진출해 나름대로 충실한 시정 견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 자신을 포함한 3인의 민주당 시의원이 아무런 이유나 사전 숙의도 없이 공천심사대상에서 제외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마치 거듭되는 승리를 통해 해상권을 장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조에 의해 삭탈관직은 물론 심한 고문까지 당했던 이순신 장군의 처지와 흡사했다. 그 와중에 경주시장 후보를 자임해 자칫 주낙영 국민의힘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 될 뻔한 경주시장 선거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런 노력이 바탕이 되어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위원장에 임명되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한산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다소 부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원균에 대한 이순신 장군의 관용입니다. 비록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우리편’을 끝까지 인정하고 함께 하는 모습을 통해 기강을 바로 잡고 결국 승리를 이끌어내지요” 한영태 위원장은 자신의 역할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다짐한다. 경주에서는 만년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25% 가까운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경주지역 진보성향 시민들의 오랜 바람을 위해서라도 과거의 잘잘못과 난맥상은 일소에 붙이고 함께 더불어 발전하는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관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런 한편 시의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비례대표 1석으로 외로운 상황인 만큼 경주시정을 견제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돕는 역할도 자신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진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시민들을 위한 정치도 아닙니다. 좋은 정책은 지지하고 불합리한 시정을 함께 숙의해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일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일이고 당을 위한 일이라 믿습니다” 최근 한영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사들을 초빙하는 공고를 내고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 주변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학익진을 구상하며 적재적소에 장수들을 배치하는 심정이 한영태 위원장의 지금 심경과 닮아 보인다. 이와 함께 자신 역시 좀 더 다방면으로 관심과 기량을 넓혀 경주 더불어민주당 발전을 위한 기틀을 다지겠다는 포부다. 고군분투 끝에 경주지역 위원장의 임명 받은 한영태 위원장, 마침 개봉된 이순신 장군의 한산에서 한영태 위원장이 얻은 교훈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된다.
아메리카를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원래 지도 제작업에 종사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고 서쪽으로 가다 보면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인도에 닿을 수 있으리라 믿게 되었다. 당시로서는 허황하기 그지없던, 한낱 지도 제작업자의, 말을 믿고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이 그를 후원하기로 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아끼던 보석까지 팔아 콜럼버스 대항해에 투자했다. 조선의 역사로 치면 정확히 임진왜란 100년 전인 1492년이었다. 콜럼버스는 산타마리아호를 위시한 배 3척으로 선단을 꾸려 90여명의 선원과 함께 스페인을 떠났다. 2달이 넘는 긴 항해 끝에 마침내 지금의 바하마 제도에 상륙하였다. 콜럼버스는 그 곳을 인도로만 알았다. 스페인으로의 귀환 길에 나선 콜럼버스는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증거물을 챙겨 가기로 했고, 고심 끝의 증거는 그곳의 원주민과 앵무새였다. 그가 내놓는 증거를 보고 유럽 사람들은 그를 믿었다. 콜럼버스가 신세계를 다녀왔듯이 필자 역시 향가라는 망각의 세계를 다녀온 바 있다. ‘내가 그곳에 다녀왔고 그곳은 놀라운 세계였다’라고 만나는 사람들을 붙잡고 떠들었다. 그러나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다. 어느 신문사는 보도에 앞서 공인받기를 원했고, 교수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실을 떠드는 나를 멀리하려 했다. 겨우 몇 사람만이 나의 말을 인정해주었다. 콜럼버스가 원주민과 앵무새로 사람들을 설득하였듯이, 나에게도 사람들을 설득할 무엇인가 증거가 필요하였다. 만일 필자가 향가 세계에서 발견해낸 사실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필자의 말을 믿게 될 것이다. 지금은 별세하셨지만 이영희 포스코 교수 등 몇몇 한국의 만엽집 연구가들은 ‘일본의 만엽집이 한국어로 읽힌다’고 주장해 왔다. 만일 이 사실이 증명될 수 있다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일 두 나라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영희 교수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일부 근거를 제시하였으나, 일본의 연구자들을 설득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그녀가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자, 급기야 부작용까지 생겨났다. 이솝의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처럼 사람들은 ‘우리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이런 반응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들을 탓할 수 없다. 충분한 입증의 책임은 언제나 주장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우연에 힘입어 향가의 세계로 들어가 보니 그곳에 일본의 만엽집이 있었고, 만엽집의 작품들은 한반도어로 읽히고 있었다. 만엽집 4516장의 작품 중 1000여 장을 검토해 본 결과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일본인 연구자들에게 배척 받았지만 이영희 교수 주장은 비록 일부이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만엽집 한 작품을 예로 들어 보이겠다. <15번가>는 다음과 같이 한자로 씌어 있고, 한반도어로 읽히고 있다. <15번가>는 서기 661년 왜국의 제명 천황 장례식 때 그의 아들이 어머니의 일생을 회고하며 지은 눈물에 젖은 향가이다. 渡 津 물을 건너가는 나루 * 渡 물을 건너다 도, 津 나루 진. 海 乃 豊旗 雲 尒 바다 에 에끼 구름이 (끼어 있구나) * 乃 노젓는 소리 애, 豊 굽 높은 그릇 례, 旗 깃발 기, 尒 아름다운 모양 이. 伊 理 比 沙之 그대는 다스림에 (나와) 나란하 삿지. * 伊 너 이, 理 다스리다 리, 比 나란하다 비, 沙 사공 사, 之 가다 지. 今 夜 乃 오늘 밤 에 *今 오늘 금, 夜 밤 야, 乃 노젓는 소리 애. 月 夜 淸 明己 曾 달이 밤 깊도록 맑아 (길을) 밝히 겠찌 * 夜 깊은 밤 야, 淸 맑다 청, 明 밝다 명, 己 몸 기, 曾 찌다 증, 明己 밝기다. 위의 작품은 한자로 써놓고 한반도어로 읽었음이 분명하다. >>다음화에 계속
-프로방스의 「라벤드」꽃 이야기 프로방스 시골 마을 입구에서 한 할아버지에게 큰 도로 쪽으로 나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는데, 안심이 안 되는지, 직접 자기 차를 몰아 큰 거리까지 20여분간이나 칸보이해 주셨다. 가는 길 중간중간 야트막한 산길, 들길이 이어지면서 보랏빛 라벤드 꽃 농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7월 이곳에는 보라색 라벤드와 노란색 해바라기 단지가 자주 나타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습니다. 한참 가다가 차를 세우고, 조용히 흔들거리는 넓은 라벤드 꽃 들판을 쳐다보았습니다. 보라색 평원 속에 듬성듬성 갈라져 있는 라벤드 꽃길, 여행길의 피곤이 그 속으로 빠져, 쏴∼악 흘러갑니다. 부처꽃이라 불리는 이 꽃은 지중해 주변이 주 생산지이며, 여름에 꽃이 피니 지금이 그 절정 시기입니다. 이 꽃으로 젤리, 아이스크림, 차를 만들고, 꽃을 증유해서 얻은 기름은 향수와 향료, 화장품의 재료가 됩니다. 약용으로 해열, 신경쇠약, 곤충에 물린 데에 쓰이고, 특히 은은한 향기는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줍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할아버지가 이 라벤드꽃길 쪽으로 길을 안내해준 데에는, 평생 우리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의도적인 의미가 있었든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크라이나 국화,「해바라기」꽃 이야기 남 프랑스 여행 중에 해바라기꽃은 라벤드와 함께 들녘에 많이 피어 있습니다. 그것도 산야에 끝이 안 보일 듯이 바다처럼 크게 자리하고 있었고, 특히 ‘아를’지방에 많이 재배되고 있었어요. ‘빈센트 반고흐’가 이 꽃을 극진히 좋아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곳에 살면서 노란 정열의 해바라기를 자기의 자화상으로 여겨, 평생 그리고 또 그렸다고 하지요. 1888년에 병 속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4점이나 그렸다고 해요. 꽃잎 한 장 한 장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묘사되었고, 잎의 붓 자국은 그의 힘찬 정열을 상징하고 있어요. 고흐가 말년에 입원했던 정신병원이나, 그림 그리던 카페 등 기타 ‘아를’지역 여기저기 그가 그림을 그리거나 거처한 곳을 해바라기의 노란색으로 페인팅하여 고흐의 흔적으로 보존하고 있었어요. 이 꽃은 우크라이나의 국화입니다. 1700년대 우크라이나에서 재배되면서 식용유 기름을 얻기 위해 넓은 국토에 대규모로 경작하게 되었어요. 세계에서 해바라기 기름 생산의 1/3을 공급하는 수출 국인데, 지금 러시아의 침략으로 국란을 겪고 있어요, 이 전란으로 세계 각국에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가격이 급등한다니 이 꽃의 위력이 대단하네요. 러시아 침략에 대한 저항의 상징화로서, 항상 밝은 태양을 향해 우러러보는 이 꽃의 생태처럼, 온 세계와 하늘의 태양은 이 꽃을 지켜줄 것이며, 우크라이나를 구해줄 것이라 간절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찰즈브르크에 있는 600년된 전통 호텔에서 잠을 자다 독일로 가는 길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날이 어두워 갔습니다. 여행길에 밤의 자동차 주행은 답답하고 불안했어요. 중소도시인 ‘프랭켄 마그트’안내 센터에 들러 겨우 숙소 하나를 잡았습니다. 건축된 지 600년이나 지난 3층 호텔(gasthof-post)인데, 1900년부터 호텔 영업을 하여 오고 있다고 해요. 오스트리아 전통복장을 한 여주인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1층 입구에 들어서니 사방 벽에 오래된 사진들이 쫙 부쳐져 있어 의아해하니까. 여사장이 웃으며 설명을 합니다. 남편을 5년 전에 사별하고 부인 혼자서 운영하고 있어요. 실내 한쪽에는 우물이 있고, 그 위에 두꺼운 유리판을 깔아 놓아, 누구든지 그 위를 걸어 다니며 아래를 내리다 볼 수 있게 지어진 특이한 집입니다. 깊은 우물 위에 집이 있고 그 내벽에는 돌로 둘러싸여 이끼와 풀들이 붙어있었어요. 120여년간 영업을 하여 오고, 지금은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힘든다고 해요. 그러나 조상과 남편이 가문의 전통을 이어오며, 지켜온 집이라 포기할 순 없다고 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827년 3월 황오동 277번지(주차타워 건설중)에서 아버지 최종수와 어머니 월성 배씨의 아들로 태어난 최경상은 6세에 어머니를, 15세에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생계를 위해 누이동생과 포항 신광으로 이주하여 머슴살이와 제지소에서 일하며, 19C 혼란한 시기에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결혼 후, 흥해 검곡에서 화전민의 힘든 삶을 살다가, 1861년 6월(음력) 경주에서 무극대도(동학)의 큰 가르침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최경상(34세 해월 최시형)은 약 80리 길인 고향 경주 용담으로 한 달에 3~4번씩 수운 최제우 선생을 만나러 다녔다. 1861년은 조선 최고의 실학자 최한기의 영향을 받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나온 해 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 운명적 만남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진정한 근대사가 시작될 수 있었고, 청년 최경상이 걸어온 그 깨달음의 길이 경주시에서 조성 중인 ‘동학가는 길’이다. 수운의 가르침을 받은 학자와 제자는 많았지만, 수운이 도통 전수자로 해월을 선택한 것은 지식과 학식이 아닌 해월이 갖춘 인품의 깊이와 순결한 의지로 그의 무극대도가 왜곡됨 없이 인류에 펼쳐질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해월 최시형은 수운의 유언인 고비원주(높이 날고 멀리 뛰어라)를 실천하며, 동학 도인들과 함께 우리민족의 세계적 저서인 수운의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관군을 피해 산간벽지를 다니며 간행을 계속이어갔다. 용담유사는 한글가사로 누구나 베껴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암송되어 민중 속으로 수운의 말씀이 수운의 언어로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해월의 사인여천 사상에 의해 개벽세상의 간절한 염원이 프랑스혁명보다 더 위대했고,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전국적 동학농민혁명으로 실현될 수 있었다. 경주시민과 학생들이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여름 방학과 휴가를 이용해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특히, 용담유사(도올 김용옥 역 통나무 출판사)는 19C 중엽 순우리말로 표현된 민중을 깨우치기 위한 수운이라는 한 인간이 고백한 아름다운 노랫말로 한글 가사문학 (8수)의 극치이다. 국정 국어 교과서에 문학작품으로 반드시 실려야하며, 경주문화재단의 창작뮤지컬로 용담유사가 무대에 올려져 전국적 공연과 아울러, 동학의 주도권을 경주시가 가져와서 발상지다운 지위와 역할을 다하는 관심, 노력과 투자가 지속되어야한다. 황오동 해월생가복원도 초가집 형태의 공원화가 아니라, 남여노소 누구나 동학사상을 체험할 수 있는 해월사상체험관으로 조성해서 관광상품화하여 동학브랜드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한다. 동학농민군들과 전봉준 장군이 전투에 임하기 전, 마음을 가다듬으며 밤새워 구송한 수운의 숭고한 철학을 담은 21자 주문소리와 용담유사를 암송한 옛 민중의 목소리가 개관을 앞둔 수운기념관의 컨텐츠에 반드시 담겨져 온 국민이 함께 그 가치와 이미를 공유해야한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만남을 통해 삶의 의미를 채워나가고 있다. 내가 오늘 걸어가는 그 길이 내일의 역사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임을 느끼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한다.
개를 표현하는 한자는 구(狗), 견(犬), 오(獒), 술(戌) 등이다. 고문서에 기록된 개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면 삼국시대 우리 조상들은 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의미로 키웠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역사서인 범엽(398-445년)의 『후한서』동이열전 부여국(後漢書 東夷列傳 夫餘國)과『삼국지』위서 동이전 부여조(三國志 魏書 東夷傳 夫餘條)에 기론된 관직의 명칭인 구가(狗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인 『三國史記』에는 개를 견(犬) 또는 구(狗)로 표현하고 있으며, 의미는 각각 다르게 사용되었다. 개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오감 능력으로 사람의 충(忠)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록에는 견(犬)을 사용하고 있다. 『三國史記』卷 第四十二 列傳 第二 >金庾信 中 > 遂復入於百濟, 告任子曰, “奴自以謂旣爲國民, 冝知國俗, 是以出遊, 累旬不返. 不勝犬馬戀主之誠, 故此來耳” 任子信之不責.不勝犬馬戀主之誠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미 나라의 백성이 되었으니 마땅히 나라의 풍속을 알기 위해 집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노닐다가 수십 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개나 말은 주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므로 이렇게 돌아왔을 따름입니다”라고 고하였다. /∙卷第四十二 列傳 第二 >金庾信 中> 庾信曰, “犬畏其主, 而主踏其脚, 則咬之. 豈可遇難而不自救乎. 請大王許之” “[김]유신은 “개는 그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그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이옵니다. 어찌 어려움을 만났는데 스스로 구할 방법을 찾지 않겠사옵니까? 청컨대 대왕께서는 이를 허락하시옵소서”라고 말하였다. /∙卷第四十四 列傳 第四 >金陽 > 陽召萱伯曰, “犬各吠非其主. 爾以其主射我, 義士也. 我勿校, 爾安無恐” “[김]양이 [배]훤백(萱伯)을 불러, “개는 각기 그 주인이 아니면 짖는다. 네가 그 주인을 위하여 나를 쏘았으니, 의사(義士)다. 나는 따지지 않겠으니, 너는 안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卷第四十五 列傳 第五 > 金后稷 > 然後徳政醇羙, 國家可保. 今殿下, 日與狂夫獵士, 放鷹犬逐雉兔 奔馳山野, 不能自止. 지금 전하께서는 날마다 미친 사냥꾼과 더불어 매와 개를 풀어 꿩과 토끼들을 쫓아 산과 들을 빨리 달리기를 스스로 그치시지 못합니다. /∙卷第四十六 列傳 第六 >崔致遠 > 請以犬馬之誠, 助定一方之難, 入唐朝謁, 自此而始. 이때 저희 무열대왕께서 지극한 정성(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개와 말을 가리킨다)으로 한쪽 지방의 걱정을 다스리는 것을 돕기를 청하였으니 당나라에 들어가 조알(朝謁)한 것이 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卷第十三 髙句麗本紀 第一 > 東明聖王(기원전 37년)> 王棄之與犬豕, 皆不食, 又棄之路中, 牛馬避之 “왕이 그 알을 버려 개와 돼지에게 주었으나 모두 먹지 않았으며, 다시 길 가운데 버렸으나, 소와 말이 피하고 밟지 않았다. 흉사와 길사를 미리 알려 주는 벽사의 의미를 나타내는 기록에는 구(狗)를 사용하고 있다. 『三國史記』卷第四 新羅本紀 第四 > 眞平王(631년 02월) > 春二月, 白狗上千 宮墻. 봄 2월에 흰 개가 궁궐 담장에 올라갔다. /∙卷第八 新羅本紀 第八 > 聖德王(736년 11월) > 狗登在城皷樓, 吠三日. 개가 월성의 고루에 올라 짓다. /∙卷第九 新羅本紀 第九 > 孝成王(739년 09월) > 狐鳴月城宫中, 狗咬殺之. 여우가 월성(月城)의 궁안에서 울었는데, 개가 그것을 물어 죽였다. /∙卷第十二 新羅本紀 第十二 > 景明王(919년) > 三年, 四天王寺塑像所執弓弦自絶, 壁畫狗子有聲, 若吠者. 3년(919)에 사천왕사(四天王寺)의 소상(塑像)이 들고 있는 활의 줄이 저절로 끊어지고, 벽화의 개가 소리를 냈는데 마치 짖는 것 같았다. / ∙卷第二十八 百濟本紀 第六 > 義慈王(660년 06월) > 有一犬狀如野鹿, 自西至泗沘河岸, 向王宫吠之, 俄而不知所去. 王都羣犬集於路上, 或吠或哭, 移時即散.有一鬼入宫中大呼, “百濟亡, 百濟亡” 即入地. 들사슴 같은 개 한 마리가 서쪽으로부터 사비하 언덕에 와서 왕궁을 향하여 짖더니 잠시 후에 행방이 묘연해졌다. 서울의 모든 개가 노상에 모여서 짖거나 울어대다가, 얼마 후에 흩어졌다. 귀신이 하나 대궐 안에 들어 와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고 크게 외치다가 곧 땅 속으로 들어갔다. 고대 우리 민족은 개의 특이한 행동 표현이 사람의 길·흉사를 미리 알려주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였고,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는 벽사(酸邪)로 믿었다. 오늘날 개가 생활공간으로 들어온 반려동물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선조들의 벽사의 믿음으로 반려견을 구(狗), 견(犬)의 의미로 잇고 싶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시림의 아름다운 계절 안개가 흐릿한데 (始林佳期淡烟微) 한낮 금닭은 울지도 날지도 않는구나 (白日金鷄際不飛) 석궤에 가을바람 일자 지난 일이 처량하고 (石櫃秋風凄往事) 붉은 등나무 꽃 아래 이슬비가 흩날리는구나 (紫藤花下雨罪罪) 조선 후기 경주 양동사람 이헌하(李憲河, 1701~1775)가 경주 계림(鷄林)을 노래한 ‘계림’이란 제목의 시다. 계림은 경주 김씨 시조인 김알지(金閼智)가 태어난 곳으로 전해진다. ◆김알지 탄생설화 전하는 신성한 숲 탈해이사금 9년(65) 3월의 일이었다. 밤중에 왕이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숲에서 닭 울음소리를 들었다. 날이 밝자 호공(公)을 시켜 살펴보게 했다. 가서 보니 금빛이 나는 작은 궤짝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호공의 이야기를 들은 왕이 궤짝을 가져와 열게 하니, 남자 아이가 그 안에 있었는데 용모가 뛰어나게 훌륭했다. 왕이 기뻐하며 좌우에 일러 하늘이 그에게 아들을 내려준 것이라 하고 거두어 길렀는데, 자라면서 총명하고 지략이 뛰어나 이름을 ‘알지’(閼智)라고 불렀다. 또, 금색 궤짝에서 나왔기 때문에 성을 김씨라 하였으며, 알지가 발견된 ‘시림’의 이름을 ‘계림’(雞林)으로 고치고, 그것을 국호로 삼았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한편, ‘삼국유사’엔 전체적인 줄거리는 비슷하나 ‘삼국사기’와는 다소 다른 내용도 보인다. ‘호공이 밤에 월성 서리(西里)를 지나다 시림에서 큰 빛을 보았는데, 하늘에서 땅으로 드리운 자주색 구름 속에 황금 상자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거기에서 빛이 나왔다. 또한 흰 닭이 나무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왕이 직접 닭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삼국사기’ 기록과는 차이가 있다. ‘알지’라는 이름이 당시 말로 ‘어린아이’(小兒, 소아)를 뜻한다고 언급한 부분도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다음 내용이 이어진다. ‘(탈해)왕은 길일을 가려 그를 태자로 책봉했으나, 그는 뒤에 태자의 자리를 파사왕에게 물려주고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알지는 열한(熱漢)을 낳았고, 열한은 아도(阿都)를 낳았으며, 아도는 수류(首留)를, 수류는 욱부(郁部)를, 욱부는 구도(俱道)를, 구도는 미추(未鄒)를 낳으니, 미추가 왕위에 올랐다. 이리하여 신라의 김씨는 알지로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내용이 이처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전자가 국가나 왕실의 역사를 기록한 데 반해, 후자는 신이한 이야기까지를 포함해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라왕실의 본산…56왕 중 38왕이 경주 김씨 성 밖 문묘(文廟, 공자를 모신 사당, 향교) 옆에는 몇 이랑의 황폐한 언덕에 늙은 나무가 쓸쓸하게 서 있으니, 곧 닭 우는 소리가 들렸던 옛 숲이다. -홍성민(洪聖民, 1536~1594), 계림록(鷄林錄) 시림(始林)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리니 우물이 있었다. 그 가운데 8개의 모서리가 있는데, 또한 돌로 덮어 놓았다. (중략) 시림은 지금 향교 곁에 있는데, 특별히 볼 것이 없었지만 우리나라 김씨가 나온 땅이기에 방황하면서 오래도록 떠날 수 없었다. -김상정(金相定, 1722~1788), ‘동경방고기’(東京訪古記) 시림은 경주부 남쪽 4리쯤에 있는데, 다만 보이는 것은 늙은 수목들이 무성한 것뿐이다. -박종(朴琮, 1735~1793), ‘동경유록’(東京遊錄) 오늘날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 상당수는 계림을 스쳐지나가거나 아예 둘러보지 않는다. 하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계림은 경주를 찾은 선비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위상 높은 사적지 중 하나였다. 학계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김씨 왕실의 시조 신화로서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을 미추왕대 이후로 본다. 또한 신라의 56왕 가운데 38왕이 김씨였으니, 그 시조인 알지가 태어난 계림은 신라에서 가지는 위상도 그만큼 높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계림의 이러한 상징성은 그것이 나라 이름으로 사용된 점이나 이후 경주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사용된 것을 통해서도 추정할 수 있다. 고려 충렬왕 34년(1308)부터 조선 태종 15년(1415)까지 경주의 명칭은 ‘계림부’(鷄林府)였다. ◆오래된 숲, 유구한 세월의 풍상 계림은 1963년 사적 제19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첨성대에서 월성 방향으로 펼쳐진 넓은 잔디밭 사이로 난 길 오른편에 계림이 있다. 이곳엔 조선 순조 3년(1803)년에 세운 ‘계림김씨시조탄강유허비’(鷄林金氏始祖誕降遺墟碑, 계림 김씨 시조가 태어난 곳에 세운 비)가 남아있다. 비문(碑文)은 당시 규장각 직제학으로 있던 남공철(南公轍, 1760∼1840)이 지었다고 한다. 김알지의 탄생에 관련된 설화와 김알지 이후의 김씨 왕가의 계보‧치적, 글을 쓰게 된 동기 등이 담겨 있다. 계림을 거닐며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눈에 띄는 큰 무덤 하나를 만나게 된다. 신라 첫 김씨 왕이었던 제17대 미추왕의 조카였던 내물왕(내물마립간, 356~402)의 무덤이다. 그는 비록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도움을 받으며 신라가 고구려의 영향 아래 놓이게 만들었지만, 왕의 호칭을 이사금에서 ‘대군장’이란 의미의 마립간으로 바꾸고 김씨왕위 세습을 확립했다. 이후 52대 효공왕까지 김씨 왕조의 시대를 연 것이다. 내물왕릉 인근까지 이어지는 계림 숲은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느티나무와 고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사시사철 사진가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특히 가을이면 빽빽한 단풍이 화려한 색을 뽐낸다. 숲 속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교촌마을과 경주향교, 월정교 등도 만날 수 있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도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경북도는 제1회 추경을 통해 확보한 사업비 20억원을 투입, ‘2022 경북관광 그랜드 세일’을 추진한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일상회복 전환으로 국내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광업계 활성화와 민생안정,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안심 개별여행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 6월말 경북도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지역 주요관광지점 334개소 입장객 기준 1727만명이 경북을 방문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2% 늘어난 수치다. 이동통신사 KT 빅데이터 자료 분석결과에서도 경북 방문자 수는 807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그랜드 세일 세부사업으로 먼저 한국철도공사와 협업으로 친환경 기차여행을 추진한다. 중앙선(안동, 영주, 풍기역)과 경부선(포항, 신경주, 김천구미, 동대구역) KTX 열차를 이용해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철도운임 할인(10%)과 함께 여행지원금(1인 최대 5만원, 레일플러스카드 현금충전 지급)을 지급한다. 친환경 기차여행과 연계, 경북 북부권과 중서부권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공유차량 서비스 인센티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KTX 역사 주변 쏘카존에서 차량 이용 시 비용의 80%(도 40%, 업체 40% 부담)를 지원하며, 중앙선 3개역(안동·영주·풍기역)과 경부선 1개역(김천구미역)의 25개 쏘카존(차량 165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도는 공유차량 서비스 이용 호응도 추이에 따라 점차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휴가비도 지원한다. 협약 온라인몰(SK앰엔서비스의 베네피아)에서 경북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상품가격의 50%(최대 10만원), 대형산불 피해지역인 울진여행 상품의 경우 최대 15만원까지 할인해준다. 또 액티비티(짚라인, 패러글라이딩, 요트, 서핑 등) 체험을 즐기고 한 곳 이상 모바일 인증 미션을 수행하면 룰렛추첨을 통해 1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지급하는 액티비티 체험관광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지역의 전통주를 활용해 전통주 제조 등 술 문화를 체험하는 경북 전통주 홍보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상반기에 이어 경북 방문객을 대상으로 SNS를 활용한 ‘경북, 어디까지 가봤니’이벤트 등 온라인 이벤트와 바이럴 마케팅도 특색 있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1월 여행가는 달을 전후해 여행 비수기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22 경북 숙박대전 가을편’도 추진한다. 지역 숙박시설에서 7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5만원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등 국내 대표 숙박예약 플랫폼과 제휴해 대폭적인 할인을 추진한다. 지난 6월 ‘2022 대한민국 숙박대전 지역편’에서 이미 전국 최대 규모의 할인판매를 기록했으며, 1만5000매(7억5000만원)의 할인쿠폰이 3일 만에 전량 소진된 바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축제가 늘어나면서 축제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단체여행객들의 방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북만의 색다른 여행상품을 개발·판매하고 단체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전세버스 임차료 등 특별인센티브도 대폭 지원해 여행업계 회복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그랜드 세일은 8월부터 개별사업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북도 대표단이 지난 7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몽골 및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이다. 이번 방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수출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신 시장 진출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러시아 대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몽골, 탄탄시장의 선두주자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카스피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아제르바이잔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섬유기계, 화장품, 생활용품, 의류, 태양광업체 등 총 40여개사를 파견해 수출상담을 통한 신규 바이어 발굴 및 시장 확대에 올인할 계획이다. 대표단은 지난 8일 몽골 울란바타르시에서 아마르 사이한 부총리를 비롯해 울란바타르 제1부시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경북도·몽골 우수상품수출상담회 참가기업 격려, 경북도·울란바타르시 우호협정체결, 에너지협약 및 농업협력 협약 체결행사를 가졌다. 이날 현지 몽골 바이어들과 일대일 수출상담을 진행해 300만 달러의 계약 및 수출상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산닥수렝 울란바타르시 경제, 인프라담당 제1시장과 상호협력 협약식에서 이철우 도지사와 부시장은 양 지역 간 경제, 문화,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진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다짐했다. 경북도와 울란바타르시 간의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체결에 이어 민선 7기 우수사업인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모델을 패키지화 사업으로 수출하기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어 경북도 농업기술원과 몽골 국립농업대학은 공동연구, 신기술 정보교환, 연구원 상호교류, 농업기술 훈련 등 다양한 농업관련 협력방안에 대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표단은 10일부터 12일까지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현지 사무소 개소식 △무역사절단 격려 및 일홈 하이드로프 섬유협회장 간담회를 갖는다. 또 △미르자예프 조이르 토아로비치 타슈켄트주지사, 아르뜨이크호지예 타슈켄트시장 및 사마르칸트주지사 업무협의 △상원 수석부의장, 투자대외무역부장관, 혁신개발부차관 업무협의 △고려인 행사 및 스타트업기업 육성 협약 체결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및 협력도 도모한다. 이와 함께 화장품, 생활용품, 주류(안동소주, 의성사과소주) 등 총 10여개 사로 구성된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무역사절단은 같은 기간 대대적인 시장개척을 위한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고유가 여파로 중소기업의 수출현장도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도는 수출물류비 지원뿐만 아니라 러시아 대안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대대적인 시장개척을 추진해 현재의 수출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난 5일 도청에서 지방소멸 대응 인구·산업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렬 LX 사장 등이 참석했다. LX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체계적인 지적사업과 공간정보사업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1977년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구축 예정인 플랫폼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지방살리기 대응정책 수립, 실행, 평가를 돕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공공과 민간의 지방소멸 관련 데이터를 선별적 수집·구축하고 실무자가 관련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우선 유용한 공공, 민간의 인구 및 산업 데이터를 한데 모은다. 인구의 경우 단순히 정주인구뿐만 아니라 유동·직장·귀농귀촌·관광인구 등 중층적으로 인구 데이터를 수집한다. 산업의 경우는 사업체 현황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무 및 신용 정보, 벨류체인 등 가치 있는 산업 데이터를 구축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에 기초해 각종 돌봄 및 문화시설 등의 최적 입지 도출, 관광객 체류지·체류시간 및 신용카드 사용 내역 분석에 기초한 관광 정책 수립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지방시대 선도정책 수립 활성화와 보다 실효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 체계적인 지역 산업 생태계 육성책 등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무원이 플랫폼 개발 과정부터 참여해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기능을 구현하는 한편, 행정업무 프로세스 분석을 통해 디지털 전환이 가능한 업무를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김정렬 LX 사장은 “이번 협약은 디지털트윈 기반 가상세계 구축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의의가 있다. 메타버스 수도 경상북도의 새로운 전기 마련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플랫폼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스마트 행정 실현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체계적인 지역 인구, 산업 분석에 기초해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 1일부터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경북형 행복경로당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사진> 이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복합 기능을 제공하는 경로당 모델 개발을 위한 경북형 행복경로당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전 경로당을 대상으로 밑반찬을 제공해 어르신들의 균형있는 영양과 건강관리를 하고 경로당에 같이 모여 식사하는 화목한 분위기를 유도해 행복경로당으로 가는 마중물이 되는 새로운 경로당 복지모델 개발 사업이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총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노인회 경주시지회가 시행하는 이 사업은 푸드엔디자인 등 식품가공업체 2개소와 계약을 맺어 경로당으로 반찬을 제공한다. 경주시 전 경로당에 4개 반찬을 약 10인분씩 각 4회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경로당 분위기가 활발해지고 코로나로 중단됐던 취미 여가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경로당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교도소는 지난 8일 대구교정사목후원회로부터 아이스크림 350개를 기증받아, 수용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사진> 김선희 교정위원은 “연일 폭염의 무더위와 오랜 코로나19로 지쳐있을 수용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의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재우 경주교도소장은 “대구교정사목후원회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을 보내 주신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더위에 지친 재소자들이 안정적인 수용생활을 할 수 있도록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대구교정사목후원회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소재하는 교도소 재소자들이 참된 시민으로 복귀할 수 있게 힘쓰는 가톨릭 전교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이며, 정기적으로 경주교도소에 후원의 손길을 이어오고 있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달 26일 안강분회에서 박문걸 분회장 등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이해하고 예방법을 알아보기 위한 ‘찾아가는 어르신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교육은 경북경로당광역지원센터가 주관하고 NH농협은행 경북영업본부 경영지원단 박은경 주임의 강의로 진행됐다. 교육내용은 △보이스피싱의 종류와 이해 △어르신 보이스피싱 피해와 사례 △안전하게 보이스피싱을 지키기 위해서는 3GO(의심하고, 전화 끊고, 확인하고)가 필요한 대처방안 △OX퀴즈 등의 내용으로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은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철저한 방역 아래 진행됐다. 박문걸 안강분회장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매우 지능적이고 피해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피해 예방에 힘써주셔 고맙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지역과 경주 어르신들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겠다”고 했다. 구승회 노인회 경주시지회 회장은 “금융범죄에 고령자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피해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피해를 접한 경우 즉시 경찰청(112) 혹은 금융감독원(1332)으로 신고하고 30분 내에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경주시가 경북 23개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발달장애인 지원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활동공간 및 설비관리 등 보건복지부 모니터링 지표 △회계, 예산 등 기관운영 실태 △서비스 품질 만족도 등 도 자체 평가 지표 등 발달장애 관련 업무전반을 모니터링해 시상했다. 경주시는 그간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주간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방과 후 활동서비스 인프라 확대 등 자립과 지역사회 참여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시는 지난 3월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영위와 개인별 지원을 위한 민·관협력 돌봄체계를 구축해 공적지원 모형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 이용자와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 덕분이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난달 2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어려운 아동을 돕기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10억원 후원금 약정식’을 가졌다. 이날 경주시장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문희영 경북지역본부장 및 황명강 경주후원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동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후원금은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를 통해 약 2000여명에게 정기·일시 지원금을 비롯해 주거 개보수, 지역아동센터와 아동시설 지원, 인재양성 아동 옹호사업 등 다양하게 활용될 계획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매년 경주시와 후원금 약정을 통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4억여원을 지원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민관이 복지사각지대에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더불어 함께 하는 나눔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부터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동을 도우고 있는 우리나라 아동옹호 대표기관이자 국내외 58개국의 아동을 돕고 있는 글로벌 아동복지 전문기관이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도 주식회사의 추석맞이 기획상품 ‘착착착 마음 담은 선물세트’가 출시돼 관심을 끈다. 경기도는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경기도 사회적가치 생산품으로 구성된 특별하고 풍성한 ‘선물 세트’를 출시한다. 이번 ‘착착착 마음 담은 선물 세트’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청년 기업 등이 생산한 오색 국수와 국내산 식재료 5종(고춧가루, 새우분말, 톳, 고추장, 된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선물 세트들은 8월 8일부터 ‘착착착 온라인 쇼핑몰(chack3.com)’ 또는 ‘네이버 해피빈 펀딩’을 통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 선물 세트는 온라인 뿐 아니라 경기도주식회사와 시흥시가 공동 운영하는 지역 상생 협력매장인 ‘시흥꿈상회’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설날과 추석마다 출시되는 ‘착착착 명절 선물세트’는 사회적가치 생산품 기업(또는 단체)에게는 안정적 매출을, 소비자는 착한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초 설 명절에는 총 4500세트를 완판해 약 1억3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착착착’은 “착한 사람들이 만든 착한 상품이 착한 소비로 이어진다”는 뜻을 담아 만들어진 경기도의 사회적가치 생산품 공동브랜드다. 도내 장애인기업, 중증장애인생산품 업체,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여성기업, 청년기업 등이 만든 생산품에 대해 브랜딩부터 디자인, 판로개척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생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선물 세트 판매는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기초지방차지단체와 손잡고 기획하는 행사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양질의 저렴한 선물을 공급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사례로 손꼽힌다. 다른 광역단체들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고려할 만하다.
무릇 시가 시행하는 정책에는 타당한 근거도 중요하고 그보다 더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많은 시민들에 영향을 줄 일은 정책을 실행하기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공청회를 열거나 규모가 작은 경우 최소한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황성공원 숲이 이런 절차 없이 어느 사이엔가 백문동 꽃밭으로 변했다. 꽃밭을 뭐라고 할 일은 없지만 꽃밭이 조성된 후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기고 산책하던 숲은 달랑 외줄기 길만 남았다. 백문동이 소나무 근처를 온통 감싸고 있어서 산책로라고 만들어 놓은 길 이외에는 불편해서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갈 경우 백문동을 밟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다시 말해 시가 그어놓은 산책길을 오로지 그 길로만 다니라는 추상같은 명령이 도사린 꼴이다. 당초 백문동 꽃밭을 조성하면서 반대하는 시민들 의견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소나무 숲이 시민의 휴식공간인 만큼 지나친 백문동 조성으로 시민들이 불편하거나 숲과의 공감성을 잃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SNS상에서도 높았다. 소나무의 생육에도 오히려 나쁜 영향을 초래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시는 그 염려를 묵살하고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꽃밭 조성으로 지금과 같은 길을 만들어 놓았다. 마침 황성공원을 가장 열심히 다니고 틈나는 대로 황성공원 근황을 알리는 권원수 씨가 페이스북에 지금의 꽃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너무 광범위하게 길도 포토존도 없이 심은 것도 문제’라는 권원수 씨의 볼멘소리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권원수 씨는 지난 19일에는 황성공원에서 오래된 소나무를 뽑아낸 현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소나무들이 뽑혀 나간 자리에는 가로등 설치를 위한 케이블과 기단 시설이 들어앉았다. 인위적인 산책로 설치를 위해 잘 자라던 소나무를 억지로 뽑아내는 것이 옳은 것이며 사람들과 공유되던 숲을 일방적으로 꽃밭으로 조성해 획일화 시키는 것이 좋은 시정인가 궁금해진다. 10여년 전 4대강 개발사업 당시 한강에 조경공사를 한답시고 아름다운 수변을 온통 파헤쳐 초토화 시킨 뒤 거기에 새로 콘크리트로 수변공원을 만드는 만행이 자행됐다. 자연이 오래 만든 둔덕들과 아름다운 명소들이 그때 대거 사라졌다. 황성공원은 경주에서 몇 남지 않은 오랜 숲이다. 때로는 원래 있던 그대로 두는 것이 인위적으로 무얼 만들어 넣은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어쭙잖게 조성된 꽃길에서 극명히 느낀다.
자서전을 쓰고 단원을 나누고 제목까지 잡고 나면 책을 다 끝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가 써야 할 글 중 본문만 어느 정도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본격적으로 지금부터 책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첫 번째가 머리말과 맺음말을 쓰는 것이다. 영어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라고도 많이 쓰는데 그냥 머리말과 맺음말이라 어느 쪽이건 상관없다. 머리말을 ‘책을 내면서’로 맺음말을 ‘책을 낸 후’라고 바꿔서 써도 좋고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가치관에 비추어 별도의 제목으로 꾸며서 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주 단순한 작업 같지만 이 머리말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주 많은 독자들이 책을 구입할 때 책 내용을 먼저 보지 않고 머리말과 목차를 먼저 보기 때문이다. 때문에 머리말부터 눈길을 끌어오는 ‘한 방’이 필요하다. 이 글을 쓰면서 계속 써먹는 나의 첫 책 ‘니, 꼬치 있나?’의 경우 머리말을 ‘마지막 남자들을 위하여’로 썼다. 책 제목이 ‘니, 꼬치 있나?’로 썼으니 책 제목만 보면 마치 남성성을 굉장히 부각시킨 듯 보인다. 실제로 타겟 독자층도 그렇게 잡은 것이니 머리말도 그와 상관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마지막 남자들을 위하여’는 지금 생각해도 방향을 잘 잡은 머리말 제목이었다. 그러나 머리말의 내용은 다소 욕심스럽게도 이 책을 볼 독자층들이 전방위의 세대임을 강조하기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야 할 시대 이야기와 추억담이라고 주절거렸다. 그때 처음 내는 책이어서 책 머리말에 대해 중요한 것은 인식한 반면 타겟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미처 못한 셈이다. 조금 대조적이었던 책이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였는데 여기서는 머리말을 두 개로 나누었다. 책을 내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최염 회장님의 소감과 저자인 내 소감을 따로 적은 것이다. 제목으로 최염 회장님 소감을 적은 머리말은 ‘최부자 주손의 세 가지 소원’이라고 썼고 내 소감의 머리말 제목으로는 ‘최부자 정신의 세계화를 위하여’라고 달았다. 최염 회장님의 소원은 후손으로서 당대에 12대에 걸친 경주최부자 정신을 책으로 남기는 것과 할아버지이신 문파 최준 선생의 행적을 제대로 기록하는 일, 영남대학교 재단을 최부자 정신에 맞게 회복하는 것이었다.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는 이중 12대에 걸친 교훈을 정리한 것이고 문파 선생님에 대한 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발간하지 않고 한글파일로만 남아 있다. 내가 주창한 최부자 정신의 세계화는 당시로서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자 숙제로 여겨졌으나 역시 이런저런 여건으로 추가로 책을 발간하지 않음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자서전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머리말을 대부분 소통과 화합, 감사, 공감 같은 것으로 꾸미기를 원한다. 정치의 기본 덕목이 소통과 화합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게 먹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펴낸 대부분 정치인들의 책 머리말 역시 이런 단어들로 나열되었다. 정치인들의 책이 천편일률 밋밋한 자기 자랑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머리말 제목으로나마 공감을 확대하려는 간절함이 깃든 결과일 것이다. 머리말 내용은 위에서 말했듯 책을 특정하는 소개라고 해도 좋다. 특히 최근 들어서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머리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책의 향방이 달라질 정도다. 책을 왜 썼는지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사회 전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쓰는 것은 마케팅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여기에 책을 쓰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넣어도 좋고 책을 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인상적인 대목의 언급 등을 넣어도 좋다. 책 머리말을 떠올릴 때마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떠오른다. 일반적인 저자들이 머리말을 작게는 한두 페이지, 많게는 서너 페이지쯤 쓰는 반면 김용옥 선생은 머리말을 원고지 100매 이상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자신의 초기 명저인 ‘여자란 무엇인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책들은 머리말이 깨알 같은 당시 책의 글씨로 4~50페이지나 될 정도였다. ‘노자와 21세기’ 같은 책도 머리말만 십수 페이지고 ‘도올 논어’는 숫제 책 3분의 1일 머리말로 꾸며졌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머리말이 본문만큼 흥미로웠던 것이, 당시 대한민국이 격변기였고 특히 김용옥 선생의 경우 그 시대 화제의 중심인물이었기 때문에, 책 발간을 전후한 일련의 사회적 분위기와 자신에게 닥쳤던 여러 가지 주변 환경들에 대한 설명이 여간 흥미진진한 것이 아니었다. 그 모든 사회현상을 통틀어 머리말에 옮겨 놓은 것만으로 그 시대를 단정하는 중요한 저술로 여겨졌다. 책의 발간 경위와 책의 가치를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일은 김용옥 선생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김용옥 선생의 독자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자서전에서 머리말을 쓸 때는 각별히 고려할 일도 있다. 책을 발간하면서 특별히 감사해야 할 대상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자서전이라고 하는 장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지만 사람이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므로 반드시 주변인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일 수 있고 그들 모두가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더구나 자서전은 ‘과거’라는 시점에 맞추어진 만큼 지난 세 월동안 소통한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와 은사, 인연을 깊이 나눈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머리글에서 그런 사람들을 언급하는 것은 연말 상 받는 연예인들이 소감에서 누구누구를 언급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말은 없어지지만 글은 오래 남기 때문이다. 때문에 누구에게 고마움을 전할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자서전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다른 장르의 책에서는 사족일 뿐이다. 머리말이 다분히 전략적이라면 맺음말은 다소 자기중심적이다. 아마도 독자들이 맺음말까지 제대로 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많은 경우 맺음말 없이 머리말로 끝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맺음말은 책을 펴낸 후의 소감을 쓰는 것인 만큼 머리말에 쓰지 않았던 후일담을 쓰거나 머리말을 전략적으로 쓰느라 빼놓았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책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맺음말을 쓸 수도 있다. 다시 돌아가 ‘니, 꼬치 있나?’에서 맺음말 제목은 ‘마지막 원시시대’였다. 내용은 책의 내용을 간추려 최종적으로 우리 세대 남자들이 수렵과 어로와 채취를 마지막으로 경험한 최후의 원시인이라는 것으로 꾸몄고 자연의 혜택을 마지막으로 받은 세대인 만큼 후세들에게 이 자연을 제대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그에 반해 내가 펴낸 많은 책에서 맺음말은 생략했다. 머리말에서 필요한 말을 다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머리말은 책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책을 다 쓴 분이라면 머리말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쓸지 궁리해보자. 어쩌면 이게 더 어렵고 재미있는 작업일 지도 모른다.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복통, 설사가 많이 발생하는 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장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중 약 40%가 여름철에 몰려 있고 월별로는 8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통과 설사의 원인에 따라 대표적인 대처 방법을 알아보자. ◆감염성 복통·설사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를 섭취했을 때 생기는 위장관 질환으로, 원인균을 살펴보았을 때 여름철에는 주로 세균이 많고, 겨울철에는 바이러스로 인한 경우가 많은 편이다.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많이 발생하고 일부 세균에 의한 장염은 1급 감염병으로 분류될 만큼 전염력이 높다. 감염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복통과 설사는 감염균이 없는 경우에 비해 구토가 더 많이 발생하고 이어지는 다량의 설사가 특징이다. 구토와 설사가 심한 경우가 많아 탈수 현상이 발생하기도 쉽다. 일반적으로 잠복기가 짧을수록 구토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이 심하고, 잠복기가 길수록 설사 등 하부 위장관 증상이 심하다. 이런 경우 집에 상비약으로 보관하는 지사제를 먹으면 원인균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시간을 오히려 늦춰 증상이 더 오래갈 수 있으므로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면 안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한나절 정도 설사를 하고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 지켜보면서 물이나 보리차,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다. 구토, 설사 등 증상이 심하거나 2일 이상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병원 진료를 받아 탈수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 의사 표현이 어려운 어린이나 연로한 노인은 구토와 설사로 탈수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만일 구토, 설사가 있고 이로 인해 물도 잘 섭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변을 반나절 이상 보지 않았다면 탈수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이때는 병원을 찾아 원인균을 확인하고 진단에 따른 치료와 함께 수액을 주사로 맞거나, 전해질 용액을 복용해 탈수를 교정해야 한다.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서 세균성 장질환으로 확진되면 항생제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일부 식중독균은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어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먹거나 오염된 바닷물에 피부 상처가 노출되는 경우 감염될 수 있고,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 환자는 감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병원성 대장균(특히 장출혈성 대장균)은 오염된 식품과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고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용혈성빈혈, 신장 기능 부전 등 용혈성요독증후군 합병증이 진행되면 치명률이 3~5%에 이르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따라서 심한 복통과 혈변성 설사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감염성 복통·설사의 예방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결이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감기, 장염, 눈병 등 전염성질환이 감소한 것은 거리두기와 철저한 손 씻기의 공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거리두기가 헤제되어 이동과 외식이 늘고 있으므로 모두 손 씻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감염성 복통·설사는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따라 전파되는 음식이나 전파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덜 익힌 고기와 어패류 등을 통해 식중독균이 전파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장균 등 대부분은 생채소와 껍질째 먹는 과일, 식수 때문에 전파되기도 하고 오염된 손과 식기에 의해서도 전파된다. 음식물의 종류와 상관없이 위생과 청결이 매우 중요하고 채소 등 그냥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비감염성 복통·설사 비감염성 복통·설사는 감염성 장질환에 비해 증상이 덜하고 구토 증상이 없거나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설사와 복통을 완화하기 위한 상비약을 복용해도 되는데, 지사제는 장의 움직임을 줄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종류보다 수분이나 독소를 흡착하고 점액량을 늘려 장운동을 정상화하는 흡착형 제품을 권장한다. 흡착형 지사제는 보통 현탁액 형태로 시판되는데, 설사가 멎으면 더 복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바로 중단한다. 아울러 복통을 줄여주는 약(진경제)을 같이 복용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진통제와 달리 내장의 평활근에 작용하는 약이므로 졸음, 어지러움, 입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질환을 앓고 난 뒤에는 식욕 저하나 탈수 증상으로 인한 기력 감퇴 등을 호소할 수 있고 소화력 또한 저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후에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고 보리차 등 음료를 충분히 마시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 외에도 처방받은 정장제(유산균제)가 있다면 처방 기간 꾸준히 복용하거나 복용하던 유산균제가 있다면 평소 먹던 양보다 2배 정도 늘려 며칠간 충분히 복용하는 것도 장내 유익한 미생물을 다시 채워주고,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덩굴을 이룬 당초문이 화면 전반에 유기적으로 뻗어간다. 불상, 해골, 모란 등 도상학적 불화의 특징인 구조적이고 정리된 화면 구성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솔거미술관 기획 1, 2 전시실에서는 현대미술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장배 작가와 예술과 산업 분야에서 3D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민균 디자이너 협업전 ‘유대하는 인과’가 열리고 있다. 박장배 작가의 회화 15점과 김민균 디자이너의 미디어 작품으로 꾸며진 이번 전시는 솔거미술관이 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작가전으로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박장배 작가의 작품은 도상학적인 불화와 불교 교리에 의한 주제의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동양화를 기반으로 불화와 전통 초상화 등 다양한 영역의 회화 기법을 수학한 박 작가는 탄탄하고 섬세한 필력으로 화면을 집중시킨다. 불화의 선묘법과 화려한 색채대비는 조선불화 양식의 영향을 인물화 표현법은 동양화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 불교미술의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익혀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한 박 작가는 전통적인 종교화의 소재들을 작가 고유의 조형언어와 감각으로 그려냄으로 전통불화를 동시대 예술로 확장한 회화로 보여준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의 그리기를 고수하는 박 작가는 늘 고행에 가까운 자세로 불화의 수행 기능을 받들어 작업을 진행하며, 고행으로 이뤄낸 회화적 성취로 자신을 증명하며 회복의 선순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박 작가는 “불교미술은 불교의 가르침을 도상화한 것으로 불교 경전 내용에 의거해 중생을 교화시키고 포교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문자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데서 경전보다 더 직접적인 불교적 가르침의 표현”이라면서 “조형언어를 이용한 작업 방식을 통해 현대인들이 좀더 가깝게 한국 전통회화의 아름답고 치밀한 조형미를 접하고, 나아가 작품에 담긴 불교철학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마주하며 다시 마음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선순환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김민균 디자이너는 박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당초문에서 생사의 이치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을 발견했다. 그는 2D 패턴으로 추출한 당초문을 자신만의 당초문으로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3D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당초문을 수학적으로 패턴화하고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요소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과적으로 박 작가 작품에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도상인 불상과 해골, 모란 등에 새롭게 그려낸 당초문이 다양한 시각적 효과로 적용돼 구현되며 무심한 듯 나열된다. 김민균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모든 고통의 원인이 자기 내면에 있으며, 삶과 죽음, 시간과 자연 등 세상을 자애로운 태도로 관조하고 삶을 돌아보며 자신을 공부하는 것이 유대하는 인과 안에서 회복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제작된 그의 영상 ‘SAMSARA:윤회’는 기획 2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민균 디자이너는 제품 디자인 전문 회사에서 책임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제품 디자인 외 모션그래픽, 비주얼 라이징 등 영역의 제한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솔거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두 예술가들은 주기적인 만남과 소통으로 그물처럼 얽힌 상호의존적 관계를 의미하는 ‘인과’와 불교사상의 관점에서 본 ‘회복과 윤회’를 전시 주제로 선정하고 공동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솔거미술관이 마련한 청년작가전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의 깊이있는 연구와 고민으로 완성된 작품을 관람하며, 그들의 생각에 공간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