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고백 인상주의 화가들의 영향, 흔적을 가지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을 구축한 최자은 작가는 자연을 보는 법, 대하는 법이 달려졌다는 오늘날 오히려 변하지 않는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물을 통해 현대성을 획득한다. 종교와도 같이 그림은 그녀에게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하고 상심에 이르지 않도록 이끌어 준다. 그녀의 화면 속 초록색 잎들, 호수 같은, 자신처럼 연약하지만 정겨운 사람의 눈,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보았을 오래된 책, 그들이 거닐었을 골목 어귀에서 느꼈을 따스함은 우리에게 같은 위로를 전달한다. -문화예술공간 리알티 대표 김윤경 평론 발췌-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지역공약 사업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난 대선에서 ‘SMR 연구·개발 추진’을 공약한 바 있다. 또 혁신형 SMR 개발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사업이기도 하다. 경주시가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제안서에 따르면 동경주 지역 150만㎡ 부지에 2030년까지 총 317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산단 내 SMR 등 혁신원자로 제조 및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과 집적화, 혁신형 i-SMR 수출모델 공급망 구축 등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세계 원전수출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SMR은 발전용량 300메가와트(MW)급 이하 소형원전이다.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경제성이 뛰어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전 선진국들이 기술선점을 위해 개발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세계 20여 국가에서 71종의 SMR이 개발 중에 있고,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SMR 시장규모가 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사 빌게이츠와 손잡고 2050 탄소중립의 핵심전략으로 SMR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과의 SMR 기술 협력을 원한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 사업인 SMR 기술개발 사업예산이 전액 삭감될 위기에 놓였다. 민주당이 국회 과학기술통신정보위원회에서 과기부가 신청한 SMR 관련 내년 예산 31억1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어 지난 17일 열린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에서도 전액 삭감을 주장해 심사가 보류됐다. 민주당은 SMR 개발에 대해 ‘경제성 논란, 사용 후 핵폐기물 처리 문제, 재생에너지 대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MR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경제성과 안정성 확보가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그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무려 93%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에너지 부족을 해결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차세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SMR이 급부상하고 있다. SMR 연구개발에서 다른 나라에 뒤져서는 안 될 중차대한 국가 에너지 문제를 두고 정쟁의 대상이나 정부 발목잡기로 몰아가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지난 1월 13일 본격 시행된 뒤 10개월을 넘어섰다. 2022년은 지방자치제도의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원년이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제는 수없이 많은 진통과 격동을 지나오면서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초로 지방자치법이 제정 공포된 1949년 7월 4일을 시작으로 1952년 4월 최초의 시·읍·면 선거를 통해 지방의회가 첫 개원했다. 하지만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위포고에 의해 지방의회는 해산되며 지방자치제는 실질적으로는 폐지됐다. 지방자치법이 부활한 것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승리로 그해 10월 29일 개헌을 이뤄내면서다. 이어 1991년 기초·광역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30년 만에 실시되며 지방의회는 부활했다. 1995년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지자체장도 주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게 되며 민선 1기 지방정부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제정된 지방자치법도 30년이 지난 2020년 12월 전면 개정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1952년 시작된 지방자치는 30년 암흑기와 30년 회복기를 지나오면서 올해 새로운 ‘지방자치 2.0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핵심에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등 경주시의회의 역할과 역량강화에 있다. 또 주민의 지방자치행정 참여권을 확대한 것도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후 10개월이 지났지만 새롭게 시작한 지방자치제가 시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의회는 인사권 독립에 따른 의회사무국 직원 인사와 정책기획관 3명 채용 이외에 겉으로 드러난 성과는 없어 보인다. 또 지난 9월 첫 도입된 주민조례발안제도를 통해 상정된 청년지원조례안이 부결되면서 주민과 집행부, 시의회 간 사전 소통창구 부재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도 없다.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열기 위해 국민과 시민들이 지난한 역사를 감당해온 만큼 경주시와 경주시의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올해를 되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하루가 별일 없이 무탈하고 평화롭게 시작되고 마무리됨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행복인지를 실감하고 있다. 어릴 적 동네 인사가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이었는데, 이 인사가 우리의 안녕과 행복을 담은 가장 근원적인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경주 소식을 검색하면서 그중에서도 사건사고와 ESG(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관련 기사에 습관처럼 중점을 두게 된다. 더불어 필자가 경영의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SHE(안전(Safety)·건강(Health)·환경(Environment)) 역시 더욱 무겁고 귀하게 다가온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보면 개인이나 공동체는 물론 기업도 안전, 건강, 환경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 우리가 소홀히 여기고 쉽게 잊어버리는 법칙이 있다. 첫째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s Theory)’이다. 1980년대 중반, 뉴욕에서는 당국이 길거리의 지저분한 낙서나 위험할 정도로 더러운 지하철 등을 방치하자 범죄는 늘어나고 기업과 중산층은 교외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뉴욕시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해 낙서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를 집중 단속하는 한편 지하철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했다. 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거듭 확인한 뉴욕 시민들은 자신들의 과거 행태를 바꾸기 시작했고 환경은 정리되기 시작했고, 범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창문이 깨진 자동차와 건물, 오물이 하나 둘 떨어진 거리가 있으면 사람은 쉽게 더러운 물건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깨끗한 환경이나 건물에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쉽게 들통나기 때문에 조심하기 때문이다. 관광이 핵심산업인 경주에서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더욱더 작동될 것이다. 사소한 것이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도 있는 반면 작다고 생각되는 계기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요즘 경주의 깨진 유리창은 무엇일까? 보문호수 갈대 주변에 있는 쓰레기, 여전히 어두침침하고 청결하지 않은 고속버스터미널은 혹 아닐까? 다른 하나의 법칙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다. 큰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사소한 전조현상이 일어난다는 이 법칙은 우리 세상에 안전지대가 없음을 알려준다. 다만 모두가 안전에 관한 한 습관적으로 대비해 문자 그대로 ‘거안사위(居安思危)’,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유지하고 실천해야 비로소 안전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경주에는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하였고 발생하고 있을까?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해서 예방할 수 있는 사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경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원전일 것이다. 이미 경주와 포항에서 일어난 큰 지진을 경험한 경주에는 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위협요인이 없을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월성원전에서 한계치를 초과한 방사능 유출수가 발생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바도 있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이 같은 전조현상이 중첩된다면 향후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모른다. 지금 일어나는 작은 일들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경주가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SHE라는 것은 별 것 아니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경주시민과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 모두가 크게 ‘네’라고 대답하는 세상이다. 그렇게 된다면 누가 일부러 등 떠밀지 않아도 경주를 향한 품평이 좋아질 것이고 요즘 유행하는 어디 어디 한 달 살기가 경주에도 밀려들 것이다. 경주시와 경주시민에게 바라는 것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보일 만한 더러운 곳이나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불안정해 보이는 곳은 없는지, 사소한 잘못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곳은 없는지 이참에 다시 살펴보자. 스마트한 도시는 인터넷이나 첨단 시절이 무한대로 구현되는 도시가 아니고 사람들이 행복하고 유쾌한 도시다. 우리에게 깨친 유리창의 법칙이나 하인리히 법칙은 영원히 적용되지 않아도 좋은 법칙이 되어야 한다. 그게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낯선이와 좁은 공간에 같이 있을 때, 낯선 사람과 자리를 함께할 때, 낯선 사람과의 처음 자리는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익숙해지면 좋은 친한 친구,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익숙해지는 것에 시간의 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자극적이고 솔깃한 것에는 심리적 특성상 금방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익숙해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짧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이 자극적인 내용들을 소재로 한 유언비어 등을 퍼뜨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임한다면 유권자들을 단시간에 현혹시켜 자기에게 익숙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남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은 쿠테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그럼에도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결정적 한마디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살아남았다. 결국에는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인물로 대중을 선동하는데는 남달랐다고 알려져 있다.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14년간을 통치하면서 주요 정책 등을 빈곤층 지원에만 주력해 이들에게 그의 존재는 절대적이었으며 그에게 맹목적 지지를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국가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는 등 무소불위의 절대적 권력을 행사했다. 국가경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포퓰리즘에만 치중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세계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오일머니가 많았음에도 나라 살림은 거덜나고 부도에까지 다다르게 됐다. 1910년대 벌써 지하철이 개통될 만큼 세계 10대 부유국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 또한 과도한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된 대표적인 나라다. 지도자의 한사람의 영향은 이렇듯 크다. 한사람으로 인해 수백만, 수천만명의 국민들이 생계의 위협에 내몰리기도 한다. 익숙함은 사람의 가치와 판단을 흔들어 버릴 수도 있다. 운동으로 익숙해진 사람은 운동으로 공부에 익숙해진 사람은 공부로 유흥에 익숙해진 사람은 유흥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유흥에 익숙해지는데는 금방이고 운동이나 공부에 익숙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언변에 능하고 사교술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금방 익숙해 질 것이고,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에게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쉽고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에는 그 결과가 빠르고,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은 그 결과가 느리지만 그 견고함은 반대일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장의 이익과 온갖 감언이설로 현혹하는 정치인에게는 쉽게 금세 익숙해질 것이고, 성과가 한참 후에 나타날 수도 있는 과묵하고 진중하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정치인에게 익숙해지는데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 할 수도 있다. 대통령궁이라 할 수 있는 권위의 상징인 청와대를 버리고 관저를 선택해 우리와 같이 매일 출퇴근하는 대통령, 출근 시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을 위해 도어스테핑을 하는 대통령, 이러한 모습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일 것이다. 그리고 옷 입은 모양새 등을 보노라면 평범한 옆집 아저씨를 연상하게 할 정도이며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할 때 보여진 관저의 모습은 여지껏 보던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었다. 참으로 소박한 모습!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노력한다. 소박하다’라고 살짝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지지율 등을 보면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관사를 버리고 사저를 구입해 생활하는 시장, 고급 관용차를 버리고 실용을 택한 시장, 시민들과 진솔한 소통을 하고자 직접 SNS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경주시장. 누구를 만나더라도 체면과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복스럽게 식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박한 옆집 아저씨의 모습이다. 이러한 것들에도 ‘노력한다. 소박하다’라고 살짝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데 그동안의 지지율을 보면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처음 보아서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서 그럴까?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러다 어찌될지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진영의 싸움이 지나쳐 극한 대립의 혼돈 상태다. ‘내편 아니면 네편’일 정도로 둘로 갈라져 있고, 충돌이 생길까 쉽사리 정치 얘기를 꺼내기도 힘든 분위기다. 우리가 진영을 떠나 잘하는 것에는 잘한다 박수를 보내고,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것에는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칭찬해주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소박한 지도자에게 또한 칭찬을 해주고 했을 때 진영간 대립이 다소 완화될 것이다. 권위적이고 불통인 지도자가 설 곳도 숨어서 하는 밀실정치란 것도 사라지리라 본다. 어쩌다 한번 나서서 말할 때는 거짓말도 쉽게 할 수 있지만 매일 같이 국민 앞에 서서 대화를 할 때는 거짓말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 책임감 또한 막중하리라 본다. 이것이 소통이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다. 선진화된 정치는 대한민국 도약의 발판, 국민 화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고, 국민 화합은 살기 좋은 대한민국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가 일본 국보1호로 지정되어있는 고류지[광륭사(廣隆寺)] 목조반가사유상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일본 열도가 바다에 가라앉는다면 나는 저 관음상을 가져가겠다”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인 칼 야스퍼스도 이 상을 보고 이렇게 극찬하였다. “고대 그리스나 고대 로마의 어떤 조각 예술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뛰어난, 감히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살아 있는 예술미의 극치다” 그런데 이 반가사유상은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 아니고, 태백산 홍송으로 신라에서 제작하여 일본에 기증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현재 국립박물관에는 역시 신라 때 제작되어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2점의 반가사유상이 있다. 그리고 이곳 기림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건칠보살반가상이 있다. 만약 앙드레 말로와 칼 야스퍼스가 이 3점의 반가상을 모두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천불전 마당 앞쪽으로 ‘ㄱ’자 건물이 있다. 기림사에서 전해지고 있는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기림유물관이다. 문화재에 관심이 있다면 기림사 전각을 모두 둘러본 뒤에 꼭 찾아야 한다. 다른 사찰의 성보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에 건칠보살반가상이 있다. 박물관에서는 문화재의 비중, 관람객의 동선 등을 고려하여 문화재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곳 유물관에서는 이 보살상을 중앙에 모시고, 그 앞에 예배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 건칠보살반가상은 높이가 93cm이고, 왼쪽 다리를 구부려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린 반가부좌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반가사유상과는 다리의 방향이 반대이다. 오른쪽 손은 무릎 위에 올리고 왼손은 무릎 뒤의 대좌를 짚고 있다. 긴 머리를 틀어 상투를 올렸는데 끝부분은 세 가닥으로 갈라졌다. 두 단으로 된 아름다운 관을 쓰고 있는데, 보관에는 당초문을 새겼다. 고개를 숙였는데 뺨이 통통하고 눈매가 또렷하다. 쌍꺼풀이 있는 눈과 오뚝한 코, 꼭 다문 입술이 어울려 이국적인 인상을 준다. 옷은 가운을 걸친 듯이 양어깨를 감싼 천의를 입고, 옷자락은 양 손목을 한번 휘감아 아래로 내렸다. 가슴에는 승각기 띠 매듭으로 묶었고, 허리에 띠를 둘렀다. 군의의 옷 주름이 넓게 퍼져 대좌를 덮고 있다. 뺨과 가슴, 배, 그리고 무릎에서 부드러운 몸매가 드러나게 팽만감을 주었다. 귀걸이는 꽃 모양이고, 세 가닥의 장식이 달린 화려한 목걸이를 하고 있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다소 빈약한 느낌이고 손과 발이 작은 편이다. 이 반가상은 이국적이고도 단아한 아름다운 상호와 세련되고 간략한 옷 주름의 표현에서 당대 최고의 장인이 조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건칠기법은 삼베에 옻칠을 여러 번 반복하는 까다로운 기법으로, 그만큼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옻은 비용이 워낙 비쌀 뿐만 아니라 국가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재료였다. 당시 건칠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옻을 구입하여 향유할 수 있는 계층은 왕실 및 고위관료층으로 제한되었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르기까지는 건칠상이 더러 조성되었으나,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대신 나무와 흙으로 불상을 제작하는 것이 크게 유행한다. 이 보살상은 X선 투과를 통해 조사한 결과 황토, 목분, 호분 등을 혼합하여 반죽하고 이 재료로 외형을 만든 후에, 그 위에 옻칠을 도포한 것으로 보인다. 대좌의 묵서에 ‘正月始至四月初八日’이라 하여 1월부터 4월까지 약 3개월의 기간에 조성을 마칠 수 있었다. 목조대좌에는 또 다음과 같은 묵서명이 있다. ‘弘治十四年辛酉正月始至四月初八日新羅含月山西水庵堂主造洛山○觀音菩薩造佛’ 즉 1501년(연산군 7)에 조성된 관음보살상으로 서수암의 본존으로 모셨다는 것이다. 건칠보살좌상은 이곳 기림사 이외에도 양양 낙산사, 영덕 장륙사, 문경 대승사, 대구 파계사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기림유물관에는 건칠보살좌상 이외에도 나무 비석 8점, 금구 1점, 석조 치미 1점 등의 유물과 시왕도, 지장보살도 등의 불화도 있다. 나무 비석은 돌 비석이나 철 비석에 비해 흔하지 않은 예로 그 가치가 높다. 금구는 절에서 대중을 불러모으거나, 급한 일을 알릴 때 사용하는 일종의 타악기이다. 치미란 건물의 용마루 양끝에 부착한 대형 장식 기와인데, 주로 점토로 만들었다. 기림사 석조 치미는 조각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점토로 된 기와 제품이 아닌 돌로 이루어진 것으로는 유일한 작품이다.
지하철 안에 사람들은 죄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꿈나라에서 무지개랑 놀고 있는 아기와 나, 딱 두 사람만 빼고. 살짝 웃는 듯 자고 있는 아기 앞이마의 볼록한 모습이 딱 엄마(역시 폰을 보고 계신다)와 닮았다. 어쨌거나 다들 심각한 얼굴을 한 채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하고는 뭔가를 입력하고 열심히 스크롤다운한다. 나만 이들과 다른 도도한 철학자인 척했지만 고백하건대 여태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잠시 쉰다고 고개를 들었을 뿐이다. 나를 포함한 이 상황이 무척 심각하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을 인간들이 이렇게나 좋아했나 싶을 정도다. 여차하면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들어갈 기세다. 실질적으로 최초의 컴퓨터였던 에니악(ENIAC)만 해도 그렇다. 진공관만 1만8000여개가 들어간, 30톤 무게의 초거대 계산기(!)가 이젠 손바닥만 해졌다. 이런 추세라면 피부 안에다 심는 형태의 컴퓨터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갑자기 내 눈앞의 이 장면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인간의 스마트폰 무한 사랑(이걸 집단 무의식이라 할지 의례라 부를지)을 말이다. 이걸 기록하려 해도 스마트폰이 필요한 걸 보면 뭐 칩 이식 기술을 보유한 회사 주식이라도 사둬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만약 이들을 찍는다면 아마 다들 쳐다볼 것 같다. 카메라의 찰칵하는 소리에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하는 자기 객관화를 강제할 수는 없다. 또한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해서도 안 된다.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저장하면 좋을까? 분명 문화인류학적으로도 보전 가치가 충분하다.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은 이 사진을 연구하리라. 가상세계 안에서 태어난 자신들과 달리 21세기 우리 선배님들은 이를테면 디지로그(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기술이 혼재된)의 마지막 세대라고 평가할 것이다. 사진 말고도 방법은 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그림 그려주는 프로그램이 뭐가 핫하나 하나하나 살펴봤다. 그래서 고른 게 ‘DALL-E 2(https://openai.com/dall-e-2)’다.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에서 만든 DALL-E는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이다. 참고로 이름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와 애니메이션 주인공 윌-E(WALL-E)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림은 이제 그리는 게 아니라, 글자로 묘사하는 세상이다. 주제를 먼저 잡아보았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비일상의 일상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령 대조군을 넣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다들 거북목을 한 채 스마트폰을 보는데 오직 한 사람만은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거울을 본다는 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자신을 본다는 의미로, 자신의 본질을 향한 내부지향성을 구현한 것으로 해석될 것 같았다. 꿈보다 해몽이지만 나의 의도는 어쨌든 그랬다. 인공지능이 내 의도를 얼마나 구현해 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 몰래 불장난을 하듯 내 가슴이 심하게 뛰는 것만은 분명했다. 떨리는 손으로 핵심 키워드를 입력했다. 지하철이라는 공간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앉아 있고, 머리 뒤로 난 유리창에는 지치고 힘든 하루였다는 느낌을 주는 도시 야경이면 좋겠다. 핸드폰은 전부 검은색으로 통일시켰다. 다양한 사람들 손에 동일한 검은 직사각형 핸드폰이 들려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 엔터키 위에 놓인 손가락이 대놓고 떨린다. 에라 모르겠다. 딸깍! 와, 우리는 지금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구나! 누가 봐도 지하철 내부 모습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흑인과 아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표정과 얼굴의 음영까지도 상당히 리얼하다. 근데 정작 거울을 든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아마 인공지능이 나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한 것 같다. 언어나 문자로 그림을 그리려는 새로운 시도가 반드시 넘어야 할 문제다. 그 외에 경계 부분에 색이 번진다거나 하는 사소한 기술적 문제들이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상상력의 높이와 깊이를 과학 기술이 따라잡고 있는 건 아닌가 희망을 봤지만 동시에 섬찟하기도 한 경험이다. 머지않아 사람들이 실사(實寫) 판으로 상상하는 날이 올 것 같다.
이슬의 탄생 이덕규 주로 식물에 기생한다 입이 없고 항문이 없고 내장이 없고 생식이 없어 먹이 사슬의 가장 끝자리에 있으나 이제는 거의 포식자가 없어 간신히 동물이다 태어나 일생 온몸으로 한곳을 응시하거나 누군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한순간 눈 깜박할 사이에 사라진다 짧은 수명에 육체를 다 소진하고 가서 흔적이 없고 남긴 말도 없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지만 일설에, 허공을 떠도는 맹수 중에 가장 추악하고 험악한 짐승이 일 년 중 마음이 맑아지는 절기의 한 날을 가려 낳는다고 한다 사선을 넘나드는 난산의 깊은 산통 끝에 온통 캄캄해진 몸으로 그 투명하게 반짝이는 백치의 눈망울을 낳는다고 한다 -이슬, 밤이라는 짐승이 낳은 반짝이는 백치의 눈망울 그동안 우리 시단에서 ‘이슬’은 햇살, 풀잎 등과 어울리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순결성을 상징하거나 의인화하는 소재였다. 그것은 또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상하는 징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자연적인 소재인 ‘이슬’을 동물이라고. 그것도 “간신히 동물”이라고 쓴다. 동백꽃이나 왕벚나무를 곰이라고 쓴 시는 있었지만 여기서도 시인은 더 나아간다. 이렇듯 이 시는 시단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시적 인식을 보여준다. 확실히 낯설고 새롭다. 그러나 시는 이렇게 갱신되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인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다. “입이 없고 항문이 없고 내장이 없고 생식이 없”는 “이제는 거의 포식자가 없”는 동물이라는 깜쪽같은 표현, 나아가 “투명하게 반짝이는 백치의 눈망울” “일생 온몸으로 한곳을 응시하거나/누군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한순간/눈 깜박할 사이에 사라진다” 같은 묘사에 이르면 독자에게 가슴을 치며 그렇구나, ‘이슬의 생사’이구나 실감하게 한다. 시인은 끝까지 이슬이 동물이라는 인식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짧은 수명에/육체를 다 소진하고 가서 흔적이 없고/남긴 말도 없다”에서 임종할 때 자취며 유언마저 남기지 않는 존재라고 멋들어진 유머를 더하기까지 한다. 더욱 재미 있는 것은 밤, 어둠에 대한 묘사다. 시인은 밤을 “허공을 떠도는 맹수 중에/가장 추악하고 험악한 짐승”이라는 은유로 내지른다. 그래서 밤에 내린 이슬이라 하지 않고 밤이라는 짐승이 “일 년 중/마음이 맑아지는 절기의 한 날을 가려” 그것도 “사선을 넘나드는/난산의 깊은 산통 끝에/온통 캄캄해진 몸으로” 낳은 “투명하게/반짝이는 백치의 눈망울”이 이슬이라는 것이다. 백로나 한로 같은 절기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렇게 흉측한 짐승도 저런 맑은 생명을 낳는다는 역설이 먼저다. 더하여 검은 짐승(밤)과 흰 백치(이슬)의 선명한 색채 대비도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단독직입의 시가 가지는 강점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식물에 기생한다”라고 내지름으로써 시는 에둘러가는 도입부를 줄이는 역할도 하고, 연속적으로 제시되는 ‘낯설게 하기’의 기법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게 했다. 이슬이라는 짐승! 다시 되새겨 보게 하는 화두다.
내가 이 영화를 접한 것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서울에 온 초등학교 여자친구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서울 소공동에 있는 샤롯데시어터를 가게 되면서부터였다. 처음에 나는 이 영화가 단순히 로맨스영화인가 생각했고, 다른 많은 분들도 이 영화를 작품성이 있는 로맨스 영화의 대표작으로 기억하고 있으리라!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의 감성을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밀어 넣은 것은 영화 속 부자간의 깊은 감정의 교류와 가족 간 고요한 사랑의 전승(傳承)이었다. 남자주인공 팀이 폐암에 걸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옷장을 끝없이 드나들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할 때마다 나는 내 속의 참을 수 없는 갈증이 점점 심해짐을 느꼈다. 끝내 자식을 위해 삶을 포기한 아버지와 자식을 위해 아버지를 영원히 떠나보낸 팀의 모습이 나와 아버지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불빛처럼 깜빡인다. 마치 고운 손끝으로 영혼의 밑바닥을 훑고 지나는 듯, 척추를 거쳐 뒷골로 몸을 거슬러 계속해서 미세전류가 흘러가듯, 40대의 아들로 그리고 아빠라는 존재로서의 나를 스쳐갔다. 그렇게 이 ‘어바웃타임’은 내 생의 가장 오랜 생채기를 단번에 관통해 한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영화가 되었다. 영화가 끝난 후 나는 여자친구들도 나 몰라라 화장실로 바로 달려가 눈물 젖은 얼굴을 씻고 또 씻은 다음 몇 달 만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 발신음 따라 젖은 얼굴에서는 물인지 눈물인지 계속 흘러내리고 목소리는 거센 바람에 포획된 가지 끝 나뭇잎처럼 사정없이 떨렸다. ‘---< 뚜뚜뚜 >---’ “아버지... 내시더...” “와... 니 무슨 일 있나?.” “어언제요... 사랑...합니다...” ‘---< 뚝 >---’ 참으로 못났던 나는 그 순간 더 이상 울먹이지 않을 용기가 없어 버릇없게도 아버지와의 통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어릴 적 집에 머문 기억이 별로 없을 정도로 사업이란 명목하에 오래 가정을 떠나 있었고 오랫동안 가난이란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사정으로 아버지는 나에게 항상 애증의 대상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시내의 그 많은 다방들을 다니던 추억과 조금 더 커서는 아버지의 빠른 걸음을 따라잡으려 성큼성큼 빨리 걷는 법을 계속 연습했던 아련한 기억들...! 삼십대 초반의 어느 시점에서는 모종의 일로 참으로 모질게 대들며 나에게 아버지는 죽었다는 생각으로 절을 두 번 하는 씻을 수 없는 불효를 저지른 적도 있었다. 이미 아버지는 진즉에 나를 용서했지만 내 스스로 절대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의 흉터를 새긴 지도 벌써 이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아버지는 예전의 그 당당한 모습에서 팔십 대 노인의 늙고 힘겨운 모습으로 내 앞에 계시고 나는 여전히 오십 대에 접어든 철없고 못난 불효자일 뿐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이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는 것처럼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흘러가고 누구에게나 가족은 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한 남자가 있다면, 사랑하는 가족에게 그리고 홀로 몰래 눈물을 삼키고 있을 나의 아버지에게 또는 아들에게 전화로나마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면 어떨까? 그리고 아직 ‘어바웃타임’을 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아버지와 아들을 꼭 포함해 사랑하는 가족들끼리 이 영화를 지금 보는 것도 좋으리라! 찬바람이 옷자락을 파고드는 계절에 따스한 사람의 온기가 더욱 그리워지는 저녁이 오고 있다. 따뜻함은 따뜻함을 만나면 더욱 따뜻해지고, 사랑은 사랑을 더해 더욱 사랑하리라! *권재범 씨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점 기역협력과 과장으로 노동청 공직자로 오랜 기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활동하다 2021년 고향 경주로 돌아와 포항에서 근무하고 있다.
필자는 만엽집을 해독하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만엽집에 담은 예언은 84번가로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권제2의 마지막 부분에는 저주까지도 담아놓았다. 작자를 정체불명으로 처리해 놓았다. <228번가> 妹 之 名 者 千代 尒將流 姬嶋 之 子 松 之 末 尒 蘿生 萬代 尒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의 악명은 천대에 전해지리 / 그녀 아들의 끝은 쑥이 나 만대에 이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란 지통천황을 말한다. 우매한 여인이란 뜻일 것이다. 지통천황을 얼마나 저주했을까. 작자는 그녀의 악명이 천대에 전해지도록 해달라 빌고 있다. 본문 속 나생만대(蘿生萬代)라는 구절은 ‘쑥이 나 만대에 이르다’는 뜻이다. 지통천황의 아들은 초벽황자이다. 초벽황자 후손들의 패망을 기원하고 있다. 이러한 구절들은 강렬한 증오심이 없으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얼핏 보면 ‘모자의 치세가 이끼가 날 때까지 만대를 가라’로 해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심받지 않도록 겉보기로만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향가에는 이면에 또 이면이 있기에 조심스럽고 치열한 접근이 필요하다. 백 번, 천 번 읽어야 그 진의가 나온다. 그러기에 향가의 해독에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229번가> 難波 方 塩干 勿 有曾祢 沉之 妹 之 光儀 乎 見 卷 苦 流 思 母 “나니와(오사카)의 소금내는 일꾼들은 힘이 빠지지 않는다네 /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 기세 있게 거동하고 다니니 괴롭고 슬플 뿐”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란 지통천황을 말한다. 지통천황이 백성들을 괴롭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녀가 아들 초벽황자를 만나기 위해 여기저기 순행하면서 백성들을 괴롭혔다는 뜻일 것이다. <228번가>에서는 지통천황의 악명이 천대에 이를 것이다, 지통천황의 아들의 끝은 쑥이나 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그녀를 저주하였다. 그러더니 <229번가>에서는 그녀가 백성들을 괴롭혔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통천황의 후손들을 저주하는 작품들이 만엽집 권 제2 결론 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만엽집의 성격 규정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 그러면서 만엽집을 국서라고 한다. 심지어는 만엽집을 마음의 고향이자 민족의 정체성이라고 한다. 일본 천황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일본에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경주솔거미술관이 지역 내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통해 예비 예술인들의 창업과 지역정착을 위한 사회공헌사업 ‘예술로 피어나’를 진행한다. <사진> 최근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을 활용, 지역을 상징하는 문화관광 상품개발을 통해 지역 내 문화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솔거미술관은 지역 내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경상북도, 경주시의 역사, 문화 등 지역의 정체성이 투영될 수 있는 캐릭터와 문화 관광 상품개발을 위한 ‘예술로 피어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주지역에서 예술을 공부하는 예비 예술인이 대학 내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직접 디자인 상품을 개발·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수익을 얻도록 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 연구용역과 제품 생산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들어가 그 수익금을 예비 예술인들에게 분배할 계획이다. 솔거미술관은 이를 통해 지역에서 공부하는 예비 예술인들에게 직접 개발·생산한 창작물로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는 창업의 기회와 함께 지역 예술인으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예비 예술인이 개발·생산한 디자인 상품들은 경주엑스포대공원과 솔거미술관에서 판매되며, 지역 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판매경로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예술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와 지역 풀뿌리 예술계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솔거미술관은 기대하고 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솔거미술관이 추진하고 있는 ‘예술로 피어나’ 사업을 통해 지역의 예비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로 자부심과 함께 지역에 정착해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지역 예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이 참가한 ‘2022 동아시아 문화도시’ 행사가 1년간 긴 여정을 마치고 지난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2014년 광주를 시작으로 올해 경주까지 총 8회를 개최하면서 동양 3국의 역사문화 교류 및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문화교류 사업이다. ‘문화로 여는 경주, 동아시아를 잇는 평화’라는 슬로건으로 한국의 경주, 중국 원저우시·지난시, 일본 오이타현에서 올해 1월부터 공동개최했다. 일본은 11월 초, 한국은 18일, 중국은 12월초 폐막한다. 경주에서는 3월 월정교 수상무대에서 ‘찬란한 신라문화 실크로드로 이어지다’를 주제로 개막했다. 이어 8개 기획·핵심·연계사업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38일간 열렸다. △조수미 콘서트(5월) △동아시아 주류문화 페스티벌(6월) △동아시아 청소년 문화예술제(7월) △동아시아 문화 상생 협력 심포지엄(9월)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의 등불-빛의 화원(9월)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9월) △난장 동아시아를 즐겨라(10월) △한옥문화박람회(11월) 등이다. 6월 경주HICO에서 열린 ‘동아시아 주류문화 페스티벌’에는 경주 최부자집의 가양주로 350년의 역사와 함께 해온 교동법주의 장인정신이 문화적 가치를 높였다. 또 7월 경주화랑마을에서 열린 ‘동아시아 청소년 문화예술제’는 3개국 청소년들이 참여해 3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겼던 꿈과 문화의 장이 됐다. 아울러 9~10월까지 38일간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의 들불(빛의 화원)’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 ‘등’ 축제, 일본 오이타 아시아조각전 수상작 전시 등이 다채롭게 열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10월 7일부터 3일간 봉황대 광장에서 열린 ‘난장! 동아시아를 즐겨라’는 한·중·일 대중가요와 한국의 줄타기·남사당패, 중국의 사자춤·변검, 일본의 가부키 전통연희, 신라복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경주 소재 6개 민간문화예술단체에서 중국, 일본의 민간문화예술단체나 작품을 경주로 초청 공연·전시 등 3국의 문화교류 민간사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18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3국의 아름다운 동행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3국 4개 도시 문화 상생발전과 공동 번영을 기원하며 1년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폐막식에는 3개 도시 관계자, 문화예술단체, 시민, 언론인, 관광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합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란 주제로 열렸다. 1년간 중국·일본 영상 상영, 전통연희와 최첨단 ICT기술 융합 퍼포먼스, 인순이와 경주시YMCA소년소녀합창단의 하모니, 미디어 사진전, 경주 경희학교와 일본 오이타현 우스키지원학교 간 교류 그림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폐막의 아쉬움을 달랬다. 주낙영 시장은 “긴 여정 속에 동양 3국의 역사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를 재조명 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경주가 동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문화소통 허브의 주축이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보단도 더 ‘나’를 사랑하는 이 천년을 천년을 사랑하는 이 새로 햇볕에 생겨났으면 새로 햇볕에 생겨 나와서 어둠속에 날 가게 했으면 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 이 한마디 말 님께 아뢰고, 나도 인제는 고향에 돌아갔으면! -미당 서정주의 시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 부문 -관세음보살의 노래 경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국보 24호인 석굴암은 불국사와 더불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최고 불교예술의 걸작품이다. 수학과 기하학, 건축공학 등 고도의 과학과 뛰어난 균형미와 조형미 등 미적 아름다움의 예술성,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장엄한 숭고미 등 어느 한쪽 뛰어나지 않는 부분이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깝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도 문자라는 예술을 통해 석굴암을 예찬했다. 석굴암을 노래한 시인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대표적으로 미당 서정주, 월탄 박종화, 청마 유치환, 가람 이병기, 초정 김상옥, 무산 조오현 스님, 고은, 김후란, 박희진, 오세영 등 근·현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은 석굴암을 둘러보고 한두 편씩 시를 남겼다. 일일이 거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인이 흔적을 남겼다. 언젠가는 한 편 써야지하면서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필자 같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에 영감을 받고 마음이 동해서일까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석굴암을 노래한 시들의 시적 대상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본존불인 석가여래좌상과 본존불 뒤에 있는 십일면관세음보살이다. 대부분 시인은 본존불을 노래하였으나 의외로 십일면관세음보살을 노래한 시인들도 많다. 숨어있듯 석실 안쪽 구경할 수 없는 곳에 있지만, 관세음보살은 예술적 영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신라 정신과 서라벌을 가장 많이 노래한 시인으로 미당 서정주와 초정 김상옥 시조 시인을 들 수 있다. 눈 밝은 두 시인 역시 십일면관세음보살을 놓치지 않고 노래했다. 김상옥 시인은 ‘석굴암’이라는 연작 시조로 대불과 관세음보살을 노래하기도 했다. 서정주 시인의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는 시 낭송 자리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애송시이다. 또한, 월탄 박종화 역시 소설이 아닌 시로 다음과 같이 십일면관세음보살을 노래했다. 웃는듯 자브름하신가 하면 조는듯이 웃으셨네 담은듯 열으신듯 어여쁜 입술 귀 귀울여 들으면 향기로운 말씀 도란도란 구으는듯 하구나. -미당 서정주의 시 -월탄 박종화의 시 <십일면관음보살> 부문 박희진 시인의 등단작이기도 한 ‘관세음상에게’는 실물도 보지 않고 우연히 손에 들어온 석굴암 십일면관세음보살 사진 한 장을 보고 영감을 받아 스물둘 나이에 시를 썼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자브름하게 감으신 눈을 이젠 뜨실 수도 벙으러질 듯 오므린 입가의 가는 웃음결도 (중략) 미(美)란 사람을 절망케 하는 것 이제 마음 놓고 죽어가는 사람처럼 절호 쉬어지는 한숨이 있을 따름입니다 -박희진의 <관세음상에게> 부문 이외에도 경주 옥룡암 이육사 시인과 교류한 신석초 시인의 ‘석굴암 관세음’이란 시를 읽다 보면 리듬을 타고 석굴암 내부 속으로 점점 빨려들게 만들기도 한다. 대불과 관세음보살을 둘 다 노래한 시인으로는 월탄 박종화, 초정 김상옥, 임학수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술을 전공한 윤범모 시인은 ‘토함산 석굴암’이라는 장편 시집으로 석굴암을 찬양하기도 했다. 대불을 노래한 시인들의 멋진 시들도 많지만 십일면관세음보살을 노래한 시 위주로 몇 편 인용해 보았다. 관세음보살은 마치 돌아가신 할머니처럼 무릎 베고 잠들고 싶을 만큼 편하게 다가온다. 이름만 불러도 소원 다 들어줄 것 같은 대자대비의 원력이 어두운 세상 곳곳으로 토함산 아침 햇살처럼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그 옛날 김대성이 산꼭대기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새긴 뜻을 편협과 이기심 가득한 현대인들은 알 수는 없겠지만 두 손 모으며 합장하는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둔황을 비롯한 여러 지역 석굴에서 많은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반도의 동쪽 끝 토함산 석굴암은 불교예술의 결정판이자 끝판왕이다. 방대한 불교사상을 간략하게 압축하고 압축해서 동해가 보이는 산꼭대기 위에 피워올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꽃이다. 붓다의 눈으로 보면 석굴암은 분명 붓다의 마음이자 문장일 것이다. 한 편의 시(詩)이자 한 권의 경전(經典)일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읽어내지 못할 뿐이다. 석굴암이라는 시와 경전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재·부과금에 대한 고액·상습체납자 530명(개인 373, 법인 157)의 명단이 공개됐다. <사진> 경북도는 지난 16일부터 홈페이지와 도보, 위택스(지방세 납부 사이트)를 통해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공개 제도는 고액·상습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11월 셋째 주 수요일 전국 동시에 실시한다. 공개 대상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체납기간 1년 이상, 체납액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다. 공개범위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법인 대표자), 나이, 직업(업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등이다. 경북도는 2006년부터 고액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명단을 공개한 체납자는 총 2958명(개인 2154, 법인 804)이다. 올해 신규로 공개된 체납자 현황으로는 지방세 총 480명(151억원)으로 개인 330명(89억원), 법인 150개 업체(62억원)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은 총 50명(17억원)에 개인 43명(15억원), 법인 7개 업체(2억원)다. 지방세 체납액 규모별로는 3000만원 미만 체납자가 346명(59억원)으로 전체의 7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3000~5000만원 79명(30억원), 5000만~1억원 39명(25억원), 1억원 이상은 16명(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세 체납자 업종별로는 제조업 146명(45억원) 30.4%로 가장 많고, 도·소매업 91명(29억원), 건설·건축업 54명(12억원), 부동산업 50명(29억원) 등의 순이다. 체납 사유별로는 부도·폐업 272명(88억원), 담세력 부족 140명(42억원), 사업부진 33명(13억원), 기타 35명(8억원)이다. 한편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경우 체납액 규모별로 보면 3000만원 미만 체납자가 34명(5억원)으로 가장 많고, 3000~5000만원 9명(4억원), 5000만~1억원 4명(3억원), 1억원 이상 3명(5억원) 순이다. 개인 체납자의 연령별 분포로는 20대가 3명(0.8%), 30대 25명(6.7%), 40대 69명(18.5%), 50대 112명(30.0%), 60대 이상이 164명(44.0%)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지난 2월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 공개대상자에게 사전 안내하고 6개월 이상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체납액 납부를 독려 후 지난 3일 지방세심의위원회 재심의를 통해 명단공개 대상자를 최종 확정했다. 이번 명단공개 사전안내대상 중 소명기간 체납액의 50% 이상을 납부하거나, 체납자가 사망 또는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등은 제외했다. 소명자료 제출기간 명단공개에 부담을 느낀 체납자 72명이 총 16억원의 세금을 납부해 공개명단에서 제외했다. 황명석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는 고의적으로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체납자에 대한 자진납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출국금지,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청 체납처분 위탁 등 강력한 행정제재와 체납처분을 통해 성실 납세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적 약자에게 농업을 통해 돌봄,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의 자립을 도와주는 사회적농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는 ‘사회적농장’과 ‘지역 서비스공동체’를 육성하는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회적농장’이란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장으로,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 8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의 부족한 사회서비스를 지역민들 스스로가 공급할 수 있는 지역 서비스공동체 22개소도 운영 중이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원장 이종순, 이하 농정원)에서는 ‘사회적농업 인턴십’을 올해로 3년째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대전 손수레농장에서 청년 8명의 참여로 시작된 ‘사회적농업 인턴십’은 2022년 전국 5개 사회적농장에서 20명의 청년이 참여하는 규모로 발전하였고, 지난 11월 11일 수료식과 함께 활동이 종료됐다. 올해 참여한 농장은 (주)농업회사법인 라파마을(충북 옥천), ㈜농업회사법인 에코마실(충북 제천), 여민동락 영농조합법인(전남 영광), (주)농업회사법인 포니힐링농원(경북 경산), ㈜진양호힐링센터(경남 진주)이다. ‘사회적농업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사회복지, 농업 분야를 전공하거나 관심이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실제로 농업과 사회복지를 접목한 현장이 궁금했다는 사회복지 전공자나, 농업의 다양한 확장성을 고민하는 농업 관련 전공자의 참여가 높았다. 인턴으로 선정되면 사회적농장 현장에서 4주간 농장 지원활동과 함께 사회적농업 홍보 아이디어 제안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데, 올해는 사회적농업 체험단 및 서포터즈 운영, 교육부·지역대학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로컬푸드 매장을 통한 생산품 판로확보 등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활동이 종료된 이후 이러한 아이디어 등을 평가해 우수 인턴을 선정하는데, 올해는 정윤서 인턴(㈜진양호힐링센터 근무)과 한국인(㈜농업회사법인 에코마실), 조은영(㈜농업회사법인 라파마을) 인턴이 우수 인턴으로 선발되어 농식품부 장관상과 농정원장상을 수상했다. 농식품부 장관상을 받은 정윤서 인턴은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에 재학 중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사회적농업의 가치를 직접 깨달을 수 있었고, 수년 내 사회적농업에 참여할 결심을 굳혔다”고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 사회적농업에 대한 홍보와 지원이 확대되어 더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며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강유민 인턴(㈜농업회사법인 라파마을 근무)은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한 문제 인식으로 자연스럽게 먹거리 생산과 유통, 농촌에서의 삶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농업을 실현하는 데 나의 역할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해보려 한다”고 활동 소감을 밝혔다. 농정원의 사회적농업 인턴십 담당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활동이 마무리됐다”며 “사회적약자의 자립을 돕고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매년 다양한 참가자들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턴십 수료 이후 사회적농업에 지속적인 참여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농정원 이종순 원장은 “사회적 농업은 농업으로 취약계층의 자활과 고용을 유도해 사회 통합을 실천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농업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청바지 리폼 재능자원봉사활동을 마감했다. <사진> 청바지 리폼 재능자원봉사활동은 지난 2021년 재능대학 홈패션반 수료생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으며, 시민들이 집에서 못입는 청바지를 센터에 기증하면 재능자원봉사자들이 그것을 리폼해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방식이었다. 재능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청바지 리폼제품은 실내슬리퍼, 파우치(小ㆍ大), 텀블러 가방으로 구성됐으며, 올 한해 총 800여벌의 청바지가 새로운 리폼제품으로 재탄생됐다. 또한, 리폼제품을 교환받은 시민들은 개인SNS에 리폼제품과 함께 탄소중립실천에 관련된 글을 업로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 활동의 홍보와 함께 탄소중립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재능대학 프로그램으로 배운 재봉기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점이 좋았으며 탄소중립실천에도 일조한 것 같아 보람된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경북남부보훈지청은 지난 17일 지역사회단체와 연계해 보훈가족을 위한 ‘행복담은 김장나눔행사’를 실시했다. <사진> 이번 김장나눔에는 현대제철포항공장, 현대제철봉사단, (사)사회문화정책연구원이 후원했으며, 포항 태풍 피해 보훈가족 및 고령 독거 보훈가족 410가구에 정성이 담긴 김치가 전달됐다. 이날 김장을 전달받은 구순의 6.25참전유공자는 “최근 배우자와 사별 후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는데 보훈지청에서 김장을 나눠주고 위문해 줘 위로가 됐다”면서 “덕분에 이번 겨울을 그나마 따스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성미 지청장은 “올해는 관내에 재해피해가 유난히 많이 발생돼 보훈가족들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계신다”며 “현대제철포항공장 및 사회문화정책연구원 등에서 잊지 않고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셔서 매우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경북남부보훈지청은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들이 일류보훈을 생활 속에서 느끼실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제철봉사단은 2007년부터 경북남부보훈지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저소득 보훈가족 및 홀로 지내는 고령의 보훈대상자에게 위문품 전달과 주거여건개선사업을 통해 든든한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제5회 읍면동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성과대회’가 지난 17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열렸다. 대회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와 민·관이 함께하는 읍면동 중심 맞춤형 통합서비스 추진 성과평가를 통해 복지 업무역량 강화 및 우수사례 추진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장, 김동엽 경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 서기봉 읍면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 박경복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장 등과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읍면동 활동 홍보영상을 시작으로 우수읍면동 시상, ‘온(溫,AII)가족 행복경주’ 성과 보고, 우수 사례발표,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우수읍면동은 △권역형(용강, 건천) △기본형(동천) △일반읍면동(황오, 중부) △농어촌특성화형(천북)이 선정됐다. 또 우수사례로는 △아름다운 동행상(용강) △나눔희망상(건천, 동천)이 각각 선정됐다. 이어 우수 지역특화사업으로는 황성동이 선정됐고, 민간협의체 위원 6명의 유공자 표창도 함께 수상했다. 경주시 희망복지지원단은 지난 2016년 안강읍을 시작으로 현재 총 14개소 맞춤형복지팀에서 23개 읍면동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위해 노력해 왔다. 또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조직·운영되면서 복지사각지대 발굴 업무, 자원 발굴 및 지원 등 다양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오고 있다.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와 경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경주시사회복지사협회, 경주시사회복지행정연구회 등은 지난 22일 ‘2022 경주시사회복지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날 행사는 제23회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하고 지역 사회복지 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기획됐으며,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내빈과 사회복지 유공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는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유공자 시상, 복지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으며 △사회복지 유공자 경주시장상에 김태윤(명화의 집), 목련회, 박민주(경주푸른마을), 박재열(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 심광현(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이혜지(경주시청 복지정책과), 황경진(성애원), △경주시의회의장상에 김원영(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 김정애(은화의 집), 박종일(경주애가원), 정민나((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경주시지회), 정연수(은혜원), 정연지(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장상에 심진희(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재호(한마음정신보건재활센터)가 각 수상했으며, 김종우 시의원이 감사패를 받았다. 주낙영 시장은 “복지경주를 위해 애쓰고 있는 사회복지현장 종사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지역의 복지문화가 자리를 잘 잡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복지경주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경복 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오늘 행사가 복지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회복지사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신호 건널목에 발광 다이오드를 이용한 교통안내 표지판이 등장했다. 이 표지판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신호 건널목에서 보행자 횡단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일시 정지하도록 규정한 만큼, 눈에 잘 띄는 표지판 설치로 운전자의 일시 정지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에서 시범 설치된 것이다. 경기도북부자치경찰위원회(이하 위원회)와 의정부시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일시정지 문화 정착을 위한 시설개선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의정부 지역 초등학교 통학로 일원에 발광 다이오드(LED)형 표지판 32개를 설치했다. 이번 사업은 ‘더 안전한 어린이 통학길’ 조성을 목표로 경기북부 지역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신호 건널목에 차량 운전자들에게 일시 정지를 알리는 ‘발광 다이오드(LED)형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경기북부경찰청·의정부시·의정부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역할을 분담해 합동 현장점검 등을 실시한 후 중앙초, 가능초, 호원초 등 관내 어린이보호구역 중 무신호 건널목(횡단보도) 28곳을 우선 대상지로 선정, ‘발광 다이오드(LED)형 표지판’ 설치를 최근 완료했다. 이 사업은 지난 7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 맞춤형 지방행정과 치안행정 연계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추진에 필요한 재원 1억원 전액을 국비(특별교부세)로 확보한 결과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경기 북부 지역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사업 수요, 최근 3년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 효과성 등을 조사·검토한 후 의정부시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자체적으로 발광이 가능한 이 표지판은 반사형 등 기존 일반표지판과 비교해 야간·악천후 상황에서도 눈에 잘 띄고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쉽게 인식하고 일시정지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원회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지역주민의 체감안전도를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