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사립학교가 냈어야 할 법정부담금이 미납돼 연간 40억원 가까운 돈이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율이 해마다 낮아져 사학재단이 납입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경주지역 사립학교 20곳에서 납부한 법정부담금은 6443만원으로 총부담액 41억3157만원의 1.5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법정부담금은 사학기관이 교직원의 교직원 연금, 건강보험금 등으로 교육청에 납부해야하는 돈이다. 하지만 사학기관이 법정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도 교육청이 미납분을 대신 부담하게 된다. #2018년 3%→2021년 1.56% 하락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사립학교의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2018년 3.0%에서 2019년 2.4%, 2020년 2.39%, 2021년 1.56%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사립학교들의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이 낮아지면서 이를 대신 납부할 금액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미납액은 2018년 36억원에서 2019년 38억원, 2020년 40억900만원, 2021년 40억6714만원으로 매년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부담률 도내 ‘하위’ 지역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은 경북도 내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23개 시·군 사립학교 평균 법정부담금 납입율은 13.05%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문경이 76.62%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포항 28.65%, 김천 22.78%, 고령 20.41%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납입율이 저조한 지역은 영덕 0.55%, 구미 0.74%, 칠곡 1.02%, 청송 1.17%, 영주 1.55% 등으로 나타났다. 경주지역 납입율 1.56%는 도내 평균의 1/8 수준으로 지역과 학생 수가 비슷한 경산 5.05%에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사립학교의 법정부담금 납입율이 저조한 것은 납입 예외 조항과 강제성 부족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학법인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법정부담금 납입을 미루면 재정결함보조금 명목으로 도 교육청에서 지급하는 조례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법정부담금 납입을 위한 사업비 제한 등의 제한이 학교에 가면 결국 학생들의 교육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부담률 최상위 화랑고, 최하위 선덕여고 지역 법정부담금 현황을 살펴보면 사학재단에 따라 납입율 차이를 보인다. 2021년 지역 사립학교 가운데 법정부담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동학원의 화랑고였다. 화랑고는 법정부담금 1억1178만원 가운데 7.55%인 8435만원 납입했다. 뒤를 이어 국파학원의 안강여중과 경주예일고가 4.15%, 2.33% 등 상대적 높은 납입율을 보였다. 반면 만송교육재단의 선덕여고와 선덕여중은 각각 0.07%, 0.10%, 문화학원의 문화중과 문화고는 0.12%, 0.58%로 낮은 납입율을 기록했다. 이들 사학재단은 교육재단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학재단 관계자는 “교육재단의 기본 재산이 없어 예금 이자 등 수익 발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면서 “올해부터는 예금 이율 상승 등으로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법정부담금 납입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가상공간에서 경주 황리단길 골목과 상점을 투어하고, 쇼핑·예약 등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추진해 온 ‘3차원 가상화기술 기반 골목상권 활성화 서비스’ 구축 사업을 마무리하고, 지난 17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완료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경주시 주관 ‘경주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년도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3차원 가상화 기술을 이용한 신규 홍보 마케팅 채널 구축은 물론,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소상공인 매출증대를 위해 추진됐다. 총사업비는 국비와 도비·시비 등 총 17억원이 투입됐다. 주요 사업은 황리단길 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가상 상점과 대표 제품의 360°뷰, 상점별 숏컷 홍보영상, 쿠폰이벤트, 쇼핑몰 연계 등의 제작·지원이다. 또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골목 및 상점 내 3차원 가상투어, 증강현실 포토존 및 보물찾기, 가상공연장, 쇼핑·예약 연계 등을 온라인상으로 구현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구축된 모든 서비스는 현재 상상 황리단길 포털 ‘황리단길.kr’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소상공인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경주 황리단길 골목상권 활성화 리빙랩’ 운영으로 토론과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열며 다양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해내기도 했다. 이번 사업이 정착되면, 향후 시스템 운영도 리빙랩 중심의 상인회가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경북도 최혁준 메타버스과학국장은 “전통 문화의 감성과 현대의 트렌디함이 어우러진 황리단길에 새로운 디지털 홍보 채널이 접목됨에 따라 젊은층의 지속적인 유입과 상가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사업이 제대로 정착된 후에는 타 지역 골목상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경주시 김성학 부시장은 “이번 공모사업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골목상권 활성화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게 됨은 물론, 황리단길이 걸어보고 싶은 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의 안전지수 등급이 상승하며 개선 우수지역으로 평가받았지만, 교통사고 등 분야에서는 여전히 하위등급을 유지해 맞춤 안전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공표한 전국 지역안전지수를 토대로 최근 3년간 경주시 평가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행안부 지역안전지수는 2021년 통계를 기준으로 △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감염병 등 6개 분야를 계량화했다. 최고 1등급부터 최하 5등급까지 부여하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전지수는 사망·사고발생 통계 등 위해지표, 위해를 가중시키는 취약지표 및 감소시키는 경감 지표를 반영해 산출하고 있다. 조사 결과 경주시는 6개 분야 중 범죄 2등급, 자살과 감염병은 각각 3등급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분야 안전지수는 전년보다 각각 한 등급씩 올라 ‘개선 정도 우수지역’으로 꼽혔다. 특히 ‘개선 정도 우수지역’에는 전국 226개 시군구 중 47곳만 포함됐는데 경주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교통사고, 화재, 생활안전 분야는 안전지수가 낮은 4등급을 받았다. 이들 3개 분야는 전년도 조사결과에서도 4등급으로 나타났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경주시는 평균 등급 3.3으로, 전국 75개 시 단위 가운데 48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경북도내 10개 시 단위 중에서는 경주시가 4위로 중상위권이었다. 도내 10개 시 가운데는 구미시가 평균등급 2.7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포항시 3.0, 경산시 3.2 등의 순이었다. 또 최근 3년간 경주시의 지역안전지수 평균등급은 2019년 3.5, 2020년 3.8, 2021년 3.3으로 조금씩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죄 분야에서는 2019년, 2020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 단계 올라갔다. 이는 인구 만명당 5대 주요 범죄 발생건수 등이 줄고, 범죄예방 CCTV 대수와 아동안전지킴이집 수가 증가하는 등 경감지표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또 자살과 감염병 분야도 인구 만명당 자살 사망자수 및 법정감염병 사망자수가 줄고, 사회복지보건 예산액 비율과 보건기관 인력수, 건강실천율 등의 증가로 4등급에 머물던 평가가 3등급으로 올랐다. 반면 하위등급인 4등급에 머무르고 있는 교통사고, 화재, 생활안전 분야는 인구 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화재사망자·생활안전관련 구급건수 등 위해지표가 줄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화재, 생활안전 등 3개 분야의 안전대책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개선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공표를 시작한 2015년 조사결과 대비 경주시의 지역안전지수 개선폭은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엔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 등 7개 분야 안전수준을 계량화했다. 교통 분야는 최하위인 5등급, 화재·안전사고·자살·감염병 등 4개 분야 4등급, 자연재해·범죄 분야는 각각 3등급을 받아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 안전지수 결과를 토대로 안전정책을 점검·평가해 시민이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2022년 지역안전지수 공표 결과는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및 생활안전지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안부는 2022년 지역 안전지수 결과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등급 개선도가 높은 지역은 3%, 개선이 필요한 지역은 2%의 소방안전교부세를 지원해 안전수준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또 올해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각종 지수, 진단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안전지수 지표의 대표성을 개선하고, 지수 공표 후 자치단체 주도의 개선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안전진단 및 상담(컨설팅) 등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경주·포항 2개 도시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경주시·포항시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18일 양남농협 본점에서 양 지역 간 상호 품앗이로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올해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개인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연간 50..
영원의 초상-어머니-<꽃길> 이 작품은 나의 어머니를 주제로 전통 한국화의 기본이 되는 발묵법을 이용해 장지에 수묵으로 그려졌다. 어머니의 인생길은 여리여리한 아름다운 꽃길 인생이 아니었다. 고된 인생살이, 희생하는 인생살이를 지나다 보니 아름다운 젊은 날은 지나가고 깊게 팬 주름진 얼굴이 되었다. 장지에 먹은 은은한 향기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마치 나의 모든 것을 품어주시는 어머니의 품속 같다. 황혼의 인생길에 어머니는 작은 소망을 자주 말씀하신다. 그 작은 소원이 이루어지는 남은 인생은 꽃길이시길 ···.
지난해 경주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가 45건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산지 표시 위반은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거짓표시의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미표시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 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를 통해 1년간 상호명, 주소 등이 공표된다. 이러한 처벌 규정에도 경주에서는 2022년 적발 건수가 최대치를 갱신하는 등 좀처럼 위반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는 온라인 특성상 불특정 다수에게 ‘경주’라는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상품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상시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은 물론 설과 추석, 휴가철, 김장철 등 빈번히 발생하는 시기에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품목 또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판매의 경우도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업자들의 원산지 표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광도시 경주에서 끊임없이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들이 발생하고 있어 지역 이미지에 불명예를 안겨주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현재 위반 업체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홈페이지에서 직접 지역별, 업체별로 위반업체와 위반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강력한 처벌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소비자 권익보호와 경주 이미지 훼손 예방을 위해 위반사항을 적극 알리는 시스템 구축을 고려해야 할 때다. 처벌보다 더 무서운 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경주시가 올해 사활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유치해야 할 사업이 두 개 있다.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와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 5일 신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원전산업의 블루오션인 ‘SMR 국가산단’과 경주경제를 10년 앞당길 ‘2025 APEC 정상회의’를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탄탄한 역사문화관광도시의 기반위에 원전, 자동차 등 미래 신성장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경제산업 지도를 펼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SMR 국가산단’은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실사를 벌인데 이어 1월 말 또는 2월 이내 최종 부지를 선정할 전망이다. 또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도 오는 11월경이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가 이들 2개 사업의 유치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SMR 국가산단이 경주에 지정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 등 우량강소기업 225개가 275만㎡에 입주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주에 위치한 원전과 한수원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 등이 SMR 산단 효율성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6540억원으로 지난해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2025년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또 2021년 대구경북연구원은 APEC 정상회의 유치로 지역경제에 생산유발 효과 9720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4654억원 등 경제수익은 물론, 7908명의 신규 일자리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는 물론 도시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파급효과로 특히 APEC 정상회의 유치 경쟁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증축 등으로 APEC 정상회의 유치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정과 정치권, 그리고 시민들이 한마음이 돼 전방위적인 유치역량을 총결집시키는 일이다. 불경기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할 경주 미래 먹거리 산업 유치를 위해 뭉치고 또 뭉쳐야만 한다.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며 떠오르는 글이 있다. 공자가 논어 자로편에서 말한 근자열원자래(近者悅遠者來)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섭공의 일화로 백성들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가 줄어들자 걱정되어 물어본 말에 대한 공자의 답이었다. 이 말인즉 가까운 사람은 가볍게 여기거나 후순위로 여겨 제쳐두고 멀리, 밖에 있는 사람을 더 귀하게 여기거나 더 존중하는 것을 경계한 말이다. 가정이나 기업경영, 비지니스, 친구 관계, 정치 각각의 분야에서 누구를 근자열의 대상으로 삼아 실천해야 할 것인가? 2023년 우리는 누구를 근자열(近者悅) 대상으로 삼고 실천해야 할까? 정말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들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를 지우는 일이 종종 있다.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을 뿐 어떻게 저장되어 있는 지도 모르는 분, 저장만 되어 있을 뿐 통화나 메시지 한번 나눠보지 않는 분, 아주 오랫동안 안부 나누지 않다가 어느 날 문득 연락와서 무례한 요청을 하거나 불필요한 문자를 보내는 번호를 삭제하고 있다. 그런 한편 비즈니스를 위해서 혹은 지식의 확장이나 심화를 위해서 새로운 분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며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고 보다 깊은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하고픈 분들과의 관계를 점점 더 구체화하고 있다. 살면서 큰 시련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동굴인지 터널인지 모르고 그 공간을 나오는데 오랜 시간을 보낸 나로서는 사람, 사람에 대한 믿음,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용서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특성’을 나타내는 영어 퍼스날리티(Personality)의 어원은 페르소나(Persona-가면)이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뜻으로 인간의 참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두가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과 지식, 스킬, 경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것은 인생을 유리하게 사는 좋은 방편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인간관계를 통해 상처받고 고통받기도 한다. 얼마 전 고등학교 동기밴드에 올라온 하나의 글이 나의 머리 속으로 쏙 들어왔다. ‘빠삐따’란 신조어로 ‘빠지지 말고, 삐치지 말고, 따지지 말자’라는 의미란다. 단순한 듯하지만 은근히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단어다. 나도 가급적이면 나를 불러주는 것에 빠지지 말자는 다짐을 한다. 불러주는 데도 한번 두번 빠지다 보면 그 이후에는 불러주지 않을 것이다. 빠지는 일이 반복되면 ‘아, 저 친구는 당연히 또 빠지겠지’하고 연락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임에 가서는 마음을 넓게 먹고 사소한 말에 삐치지 않으려 신경쓴다. 참석자들의 숱한 주장들에 대해 죽자살자 따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상대를 배려하고 기쁘게 해주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 좋은 것이고, 마음을 평화롭게 가지는 일 아닌가? 그럼으로써 가까운 사람들을 더 가깝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석인성시(惜吝成屎)라는 말이 있다. ‘아끼다 똥 된다’는 속담과 같은 말이다. 가까이 있으면 귀한 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소홀하기 쉬운 인지상정의 하나다. 가족과 친구, 늘 함께 하는 직장동료들의 소중함을 부지불식중에 놓치기 쉽다. 새해에는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분들을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자. 새 사람 찾는 것도 좋지만 지금 함께 있는 사람, 내 주변의 가족과 동료를 확실한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덕담을 나눠도 모자랄 새해 벽두에 여러 가지로 시끄럽기 그지없다. 모든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고 있는 선출직들이 대부분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담은 찾아볼 수 없고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대한민국에서 선출직들의 이미지는 부정의 요소가 매우 강한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차고 넘친다. 가지지 못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자리! 많은 특혜, 특권이 있는 자리! 비판은 하면서도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자리! 어느 날 선거에 당선돼 성공의 자리에 올라 서있는 모습은 어찌보면 신데렐라가 연상되기도 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존경이 개입되지 않은 것이고, 역으로 존경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면 선망의 대상이 되고 따름의 이유가 될 것이다. 다수의 사람에 의해 선택되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엄청나고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선출직이 좋지 않은 가십거리에 단골메뉴가 돼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선출직은 다수에게 많은 약속을 했고 누구보다 모범이 돼야하는 위치에 있어 주목의 대상이 되고, 그 자격 또한 심사를 받을 수밖에 없어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다. 이런 관심과 주목 속에서 미담이 나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며, ‘저런 분이 어떻게 선택이 됐을까?’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왜 그럴까? 답은 정당의 공천에서 찾을 수 있다. 같은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권력 찬탈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데 꼭 그렇지가 않은 것 또한 현실! 정체성 없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울타리를 넘어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는 사람들과 분명 자질이 의심가는 사람들에게도 정당은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 공천을 줘 선출직에 입성시키는 경우가 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사람들이 정당한 곳에 사용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선출직의 권한을 남용하고 오용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행태들은 가십거리를 찾고 있는 여러 언론매체에 좋은 먹잇감이 돼 온 세상에 알려지게 되며 전체가 일부에 매몰돼버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치인 모두가 국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선택의 권한이 있는 국민들이 이러한 잘못된 공천을 심판하면 되는데 그것 또한 만만치 않다. 선택을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정치인들의 술수에 기만당한 국민들은 판단력이 흐려진다. 정당성은 외면하고 공천 받은 사람에게 선택의 권한을 사용하게 되고, 선택한 곳에 마음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듯 이유 불문 무조건 지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공천=당선’이란 공식이 좀처럼 깨어지지 않는 구도로 이어진다. 요즘 속된 말로 원수지간이 되려면 정치 얘기를 꺼내면 된다 할 정도로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정치 얘기를 꺼내는 것은 갈등과 분열의 지름길이다. 그만큼 정당간 대결이 확산돼 계층간 대립, 세대간 대립, 지역간 대립 등을 만들어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대립화 돼있는 형국이다. 얼마 전 지인이 나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곧 사돈 될 분이 새해인사로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대표 인사가 담긴 동영상을 문자로 보내왔다”며 “그때부터 사돈 될 분이 다르게 보이고 묘하게 이질감이 생겨 자식 혼사의 성사여부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그에게 뭐라 딱 부러지게 말을 못했다. 지지하지 않는 쪽에는 반감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내편, 네편 대립 양상은 극을 향해 달리는데 선택에 있어 기준이 무엇인지 혼돈스럽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공천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외면한 채 공천자에게 무조건적인 선택의 권리를 행사한 사람에게는 선출직의 자질을 비판할 자격도 없다. 또 때가 돼간다. 4년 동안 경주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선택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선택을 해왔고 그 선택에 대해 후회는 없었는가? 그 결과는 어떠했으며 우리의 지도자로서 과연 제대로 인정은 했을까? 그리고 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 “왜 이렇게 인물이 없지, 그 사람이 감이 돼?” 우리 스스로가 출전을 방해하는 풍토를 조성하고서는 훌륭한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실력과 능력보다 다른 것이 우선시되는 경쟁구도 속에서 출마의 용기를 낸다는 것은 굉장히 큰 모험이고, 그것을 감내하며 출마를 감행하는 것은 웬만한 사람에게는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가 이제는 누구를 탓할 자격이 있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자격은 선택의 권한을 제대로 사용했을 때 주어지며, 공정하고 올바른 선택은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링위에 오르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는 능력 있는 훌륭한 지도자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복한 대한민국, 경주시의 지름길이 된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의 권한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많은 희생과 대가로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이러한 것을 우리는 헛되이 사용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한표의 가치 = 경주시의 미래다.
2023년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여러 가지 통계가 나온다. 몇 해 동안 가장 충격적인 통계는 출생률이다. 인구 감소로 인해 인구 절벽, 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충격적인 결과다.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급격한 감소다. 중앙 정부를 비롯하여 소멸되어가는 지방정부에서는 현금성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세 아이를 낳은 아줌마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문제의 본질을 정말 모르는 것인가?” 개탄스럽다. 일반적인 출생 관련 통계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에 1위가 경제적인 이유다. 그러나 통계의 숫자만 보고 행간을 보지 못하면 현금성 지원만 하게 된다. 경제적인 이유라고 답한 이들은 이미 아이를 한두 명 낳은 이들의 답이다. 나 역시 아이를 더 낳지 못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큰 이유다. 그러나 신혼인데 아이를 안 낳거나, 하나만 낳고 더 안 낳는 이들의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부동의 1위는 아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직장생활을 한 친구는 어렵게 두 아이를 낳고 길렀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렸을 때 키워준 사람은 아이들이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의 조부모다. 어린 아이를 마음 편히 맡길 곳이 없다. 잊을만 하면 나오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많이 좋아졌다지만 일하는 여성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불공정하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일하는 엄마에게 연락이 오고, 아이 때문에 갑자기 조퇴해야 하는 엄마를 바라보는 동료나 상사의 시선은 따갑다. 또한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등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히,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조부모가 아이를 봐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꿈도 안 꾼다는 이들이 내 주변에도 많았었다. 아이를 낳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 아이를 낳고 마음 편히 키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집값 안정? 중요하다. 경제적인 지원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다. 집에서 키우고 싶거나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엄마가 선택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일 년도 안되어 손목이 아프고 어깨에 탈이 났다. 쌍둥이가 태어나고 7개월이 되었을 때 결국 혼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엄마가 혼자 육아를 책임지는 것은 고난이다. 누가 고난을 좋아하겠는가? 전업주부라도 아이를 집에서 키울 때 도우미가 필요하다. ‘라떼는~’타령은 정중히 거절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일 년 내내 해 뜨면 집 나가서 해가 지고 엄마가 밥 먹으라고 외치는 소리에 집에 들어갔었다. 어릴 적 기억은 안나지만 나보다 어린 동네 동생들도 어린이집 유치원 안 다니고 동네에서 같이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도 아니고 대다수가 다세대, 아파트에 살며, 집 나가면 자동차 등 위험한 것이 많다. 집안에서도 위험한 것 투성이다. 어린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다. 편리해진 만큼 위험한 것들이 즐비하다. 그러니 전업주부라고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라는 것은 24시간 365일 긴장 상태를 유지하라는 말이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돌봄서비스는 전업주부와 일하는 여성의 편을 나누고 순위를 따진다. 돌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아이를 낳는다.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 떼를 쓰는 아이와 대치 중인 엄마를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면 여자는 더이상 엄마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엄마를 배려하고 엄마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여자들은 엄마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고민 없이 돈만 뿌리는 정책은 결코 여자들에게 엄마의 길을 선택하라 말할 수 없다.
경주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새해를 맞이해 동해안 감포(甘浦) 주변에서 일출을 보는 호사를 누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감포와 혼반(婚班)의 인연으로 자주 오가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바닷길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특히 송대말에서 감상하는 새해 해돋이는 가족과 함께하는 필수코스로 빼먹을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된 지가 오래다. 감은사가 있는 포구라 하여 감은포로 불린 감포는 1914년 행적구역 통폐합으로 현재 감포리·오류리·전동리·전촌리·호동리·노동리·팔조리·나정리·대본리 9개 법정리에 52개 자연부락이 존재한다. 남쪽으로 울산, 북쪽으로 포항, 서쪽으로 경주를 향하며 주변에 감은사지, 이견대, 문무왕, 공암(孔巖) 등 많은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경상도에는 수군만호(水軍萬戶)가 수어(守禦)하는 곳이 울산 염포·통양포 흥해·해운포 동래 등 11곳이며, 그 가운데 경주부 감포(甘浦)에는 병선 6척, 군사 387명이 주둔하였다고 한다. 외침 방어 목적으로 설치된 만호(萬戶)는 지방 일선의 요충지에 배치되었고, 진에 가족을 데려가지 않는 경우 임기가 900일이었고, 무예를 통해 임명하였으나 무과 합격자나 겸사복(兼司僕)·내금위(內禁衛)는 시험과 관계없이 임명되었으며, 훗날 지방 군사통솔체제의 진관체제(鎭管體制)가 무너지면서 여러 가지 폐단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고려 태종년간(1413)에 3품은 만호, 4품은 부만호(副萬戶), 5품은 천호(千戶), 6품은 부천호(副千戶)라 칭호를 다시 정한 기록이 있으며, 회재 선생의 석씨부인이 감포만호 석귀동의 소생이기도 한 일은 감포를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경주를 다녀갔으며, 그 가운데 경관이 수려한 감포를 찾아 망국의 신라와 문무왕의 흔적 그리고 대장부의 호연지기를 떠올렸다. 꼭 새해 해돋이가 아니더라도 여행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여행객에 있어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앞서 『경주의 조선스토리1』저서에서 언급한 유람기행문을 바탕으로 감포의 일출을 찾아보았다. 「남유일기(南遊日記)」의 수종재(守宗齋) 송달수(宋達洙,1808~1858)는 1857년 4월 27일 강원도에서 경주를 유람하며 동해창(東海倉)에 도착해 3일 기다려 일출을 보려 하였으나, 아쉽게도 기상이 나빠 일출을 보지 못하였다. 당시 바다의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만파정(萬波亭) 앞은 끝없이 넓은 바다가 가까이 있고, 바닷물은 바람도 없이 스스로 물결쳤다. 파도는 그치지 않고, 잔잔한 바람이 겨우 스쳤다. 물이 솟구쳐 뒤집히고, 벼랑에 서로 세게 부딪혔으며, 서해와 비교해 갑절이나 위험하다고 느꼈다. 아침이 밝았다. 손님 자격으로 정자에서 3일을 묵었으나, 구름에 가리어 빛나는 해를 보지는 못하였다. 오늘 우리의 여정은 오로지 바다와 일출 이 두 가지가 큰 볼거리였다” 4월의 감포바다는 파도가 세차고 연신 격하게 움직였고, 구름이 가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일출을 보지 못한 마음은 여정의 새로운 희망으로 바뀌었으니 여행객의 마음가짐이 대단하고 여겨진다. 「동경유록(東京遊錄)」의 간재(艮齋) 이덕홍(李德弘,1541~1596)은 1580년 4월 18일~19일 감포를 지나며 운이 좋게도 일출을 보았다. 당시 상황을 간략히 적어본다. “아쉽게도 비가 내리려 해서 해변을 가더라도 일출을 볼 수 없고, 우선 뒷날을 기다렸다가 날이 개었을 때 가는 것이 좋겠다고 주변에서 만류하였다. 역시나 다음날 가랑비가 아직도 뿌리고 구름이 어제와 같이 어두웠다. 마침 소봉래로 가는 길이 막혀 일행들은 이부자리에서 급히 아침밥을 먹고 도롱이를 걸치고 감포로 향하였다. 길 왼쪽에 봉화대가 우뚝 솟아있고, 어떤 한 사람이 그 위에 앉아 있었다. 봉화를 피울 조짐이 없으니, 태평시대의 기상을 볼 수 있었다. 말 위에서 동북쪽의 한 조각 푸른 하늘이 비로소 보였다. 잠시 뒤 구름이 다 흩어지고 햇빛이 새어 나오니, 해당화는 선명하고 큰 물결은 잠잠해졌으며, 흰 돌은 맑고 깨끗하며 푸른 소나무는 무성하였다. 비 갠 뒤의 천태만상은 이루 다 접할 겨를이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도 이덕홍 일행은 하늘의 도움으로 감포의 일출을 만끽하였으니,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유동도록(遊東都錄)」의 강와(剛窩) 임필대(任必大,1709~1773)는 1767년 10월 19일 동쪽으로 꺾어 큰 고개를 넘어 30리를 가서 나아(羅兒) 직동리(直洞里)에서 묵었다. 다음날 20일. “새벽에 일어나 마을 뒤 작은 언덕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았다. 옅은 구름이 해를 가리었는데 앞서 동축사(東竺寺)에서의 경관과 같았다” 일출의 장관을 소략히 기술하였다. 사실 임필대 일행은 불국사로 가는 길이었는데, 고개만 넘으면 동해바다가 나온다는 얘기에 주저없이 급히 걸음을 돌려 감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나아에서 해돋이를 감상하였다.
로시니의 조기 은퇴로 이탈리아 오페라는 권력 공백 상태에 빠졌다. 이 공백을 채운 인물은 도니체티와 벨리니다. 문제는 누가 로시니의 후계자로 인정받느냐는 것이었다. 네 살 터울의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갔다. 둘 다 자국 선배인 로시니를 무척 존경했고, 먼저 파리에 둥지를 튼 로시니는 후배들의 작품이 파리무대에 오르도록 도왔다. 로시니가 콜브란과 결혼하고 나폴리를 떠나자 극장장 바르바이아가 대체자로 뽑은 이가 바로 도니체티(G.Donizetti/1797-1848)이다. 도니체티는 ‘안나 볼레로(Anna Bolena)’(1830)로 큰 성공을 거둔다. 안나 볼레나는 ‘천일의 앤’이라 불리는 앤 볼린(Anne Boleyn/1504-1536)의 이탈리아 이름이다. 앤 볼린은 호색한으로 유명한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로, ‘천일’동안 왕비로 재위하다가 참수당한 비극적 인물이다. 그녀의 딸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이다. 엘리자베스 1세는 로시니가 ‘영국여왕 엘리사베타’(1815)를 통해 이미 다룬 바 있다. 이렇듯 영국왕실의 이야기는 당시 대중에게 먹히는 흥미로운 소재였다. 도니체티의 성공에 자극받은 벨리니(V.Bellini/1801-1835)는 이듬해에 ‘노르마(Norma)’(1831)를 발표하여 경쟁자답게 응수를 한다. 노르마는 갈리아 지방의 대사제 노르마와 사제 아달지사, 그리고 로마 총독 폴리오네 사이의 애증과 삼각관계를 다룬 비극이다. 노르마가 4개 음역을 넘나들며 부르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가 유명하다. 이젠 도니체티의 차례다. 그는 당대 최고의 오페라 부파 중 하나인 ‘사랑의 묘약’(1832)을 선보인다. 줄거리는 이렇다. 사랑스런 마을처녀 아디나를 연모하는 네모리노가 약장수 둘카마라에게 속아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믿고 산다. 당연히 약의 효과는 없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네모리노가 삼촌의 유산을 물려받아 백만장자가 되자 아디나와 결혼하게 된다. 순진남 네모리노가 부르는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이 무척이나 유명하다. 이 아리아 때문에 사랑의 묘약이 비극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후계자 경쟁은 점입가경에 이른다. 벨리니는 마지막 오페라 ‘청교도(I Puritani)’를 1835년 1월에 내놓는다. 이 오페라는 청교도와 왕당파의 대립 속에서 피어난 엘비라와 아르투르의 갈등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당시 유럽은 프랑스혁명 후 부르주아 계급과 보수반동세력이 공방을 주고받는 광란의 시기였다. 이를 반영하듯 오페라에 광란의 아리아가 삽입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청교도의 2막에도 엘비라가 부르는 ‘그이의 달콤한 목소리(Qui la voce sua soave)’라는 아리아가 들어있다. 한편, 도니체티는 같은 해 9월, 불후의 명작이 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를 무대에 올린다. 이 오페라에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매드 신과 광란의 아리아가 등장한다. 영화 ‘제5원소’에서 외계인 가수가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다가 박진감 있는 댄스 버전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이후 도니체티와 벨리니는 더 이상 경쟁할 수 없었다. 벨리니가 이 공연의 초연 3일 전에 34세의 나이로 요절했기 때문이다. 도니체티는 경쟁자 벨리니를 위해 레퀴엠을 지었다. 두 사람이 로시니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오페라의 왕’ 베르디가 두각을 나타내기 직전인 1830년대 이탈리아 오페라 역사에 그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20세기 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은 소수 부자들의 자금운용을 통해서만 진행되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태동은 1960년대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미국 기업인 Google 또한 벤처캐피털의 지원 아래 탄생한 기업이다. 회사의 가치가 미화 10억 달러(약1조2500억원)인 기업은 미국이 704개, 중국이 243개 등으로 가장 높고 한국도 일본을 제치고 22개 기업으로 9위에 랭크되어 있다. 필자는 중국 상해에 본사를 둔 마켓리서치 회사인 BCC글로벌에서 한국 및 동남아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포천 500대 회사, 대체 투자사인 글로벌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이다. 훌륭한 한국 기업과 투자기관들의 세계진출을 돕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고객사와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을 경우, 가슴이 벅차오르고 본업에 대한 감사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투자환경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벤처투자의 요람인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중관춘(中關村) 같이 실패를 용인하는 환경이 너무 부럽기만 하다. 몇 년 전 중국 베이징의 벤처캐피털 심사역 임원을 만나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투자한 회사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대화한 적 있다. 한화로 6조가 넘는 펀딩을 굴리는 글로벌 벤처투자사의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탈한 투자자였다. 필자 : 투자환경이 힘든데 보통 주중에는 어떤 일을 하시죠? 중관촌 벤처투자심사역 : 주중에는 제가 최근 투자한 회사에 가서 그 회사의 CTO(최고 테크놀로지 책임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문제해결을 도와줍니다. 제가 중국 최대 포털인 Baidu(바이두)의 개발자 출신이라 테크놀러지 측면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합니다. 대한민국의 벤처투자업계는 향후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이러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었던 훌륭한 도서를 읽게 되었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의 ‘제로투 원(ZERO to ONE)-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를 읽고 벤처투자가의 정신과 투자자사로서의 신념과 전략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피터틸은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 유명 벤처기업에 초기 투자했으며 페이스북의 가치를 간파한 최초의 외부 투자자라고 한다. 이 책에서 피터틸은 2000년대의 닷컴 붕괴는 다수의 닷컴찬양에 이은 부풀림과 이에 따른 회사의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술의 미비한 상황이 닷컴버블이 원인이었다고 비판했고 시장에서 독점을 선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피터틸은 ‘기업의 상품이 광고와 세일즈맨들에게 좌우되기보다 상품의 기술과 품질이 최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고객은 투자 시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풀어줄 기술을 지닌 기업을 제일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투자한 회사에 CFO(재무최고책임자)를 파견해 숫자만 보고 받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이를 해석하고 분석하여 투자처를 발굴하고 피투자자와들과의 상생을 위한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며 상품 품질을 함께 고민하는 벤처투자 문화가 정착되어 투자자가 스스로 ‘갑’의 유치에서 떠나 ‘을’인 피투자들과 함께 ZERO to ONE(0에서 1까지) 바람직한 투자문화를 이끌어가는 수평적인 투자문화가 정착되기 바란다. 또한 제조강국에서 투자강국으로 거듭나 서방의 벤처투자에 초기 자금을 의존하지 않고 국내 벤처캐피탈이 선봉장이 되어 쿠팡과 같은 유니콘 기업의 한화 100조가 넘는 기업공개를 미국증시인 나스닥에 할 수 있도록 글로벌 유니콘 제조대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본다. 김세훈 씨 : ‘BCC글로벌’ 동남아 및 한국 대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한 투자 및 시장정보 전문가다. BCC글로벌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세계적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으로 40만명에 달하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BCC글로벌 근무 이전 다우 존스 앤드 컴퍼니 및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근무한 국제통이다.
경주시가 2023년도 ‘주민(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공모한다. 이 사업은 주민공동체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자립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공모대상은 시에 주소나 생활권을 둔 주민들로 결성된 모임으로, 지역재생 등 공동체 기반조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다만, 도시재생 선정구역은 별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공모에서 제외된다. 공모기간은 다음달 6일부터 20일까지 보름간이다. 공모 자격은 일반공모는 일반주민 5인 이상으로 구성된 모임 또는 단체다. 기획공모는 10인 이상으로 구성된 모임 또는 단체, 계속공모는 지난해 사업 선정·완료된 단체로 지속사업이 필요한 주민공동체다. 공모 신청 후 추진 일정은 3월 전문가 평가 및 인터뷰, 4월 보조금 심의 및 사업자 선정, 4~5월 교육·협약체결 및 보조금 교부신청, 5~9월 보조금 교부 및 사업 추진, 10~11월 사업평가 및 정산 등으로 진행된다. 보조금 지원 규모는 총사업비 1억5000만원으로 선정된 단체들에 나눠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2019년부터 ‘주민(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매년 추진해 왔었다. 2019년 21곳, 2020년 20곳, 2021년 24곳, 2022년 27곳 등 현재까지 총 92곳에 달한다. 시는 주민(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통해 23개 읍면동 대상 맞춤형 교육·컨설팅·네트워크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례 반복적인 사업은 지양하고, 주민들을 위한 파급효과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마을공동체 사업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이다. 이외에도 시는 ‘경주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건립 및 읍면동별 ‘지역공동체 거점공간’ 조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도시재생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마을공동체, 지역네트워크가 더욱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마르세유 항을 출발, 부산으로 간 신부, 선교사들 이곳(마르세유)은 예부터 프랑스에서 동양으로 가는 조선 파견 신부, 선교사들의 출발지였습니다. 2개월씩이나 배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로 떠나는 첫 발걸음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960년대까지 한국으로 가는 신부들은 배를 타기 전 이 성당에 들러, 부산으로 무사 항해와 주님의 순명이 잘 이루어지길 빌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신부로 ‘예수성심시녀회’와 ‘포항성모병원’ 설립자인 「루이 델랑트」 신부는 기록에, 1923년 4월 마르세유 항에서 승선, 6/5 아침 부산항에 도착, 50여일간 1만6290여㎞를 항해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 성당 내벽에는 이 성당을 거쳐 간 1200여명의 신부, 선교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들의 임무 수행을 위해 출발지가 되어주고, 또 그들을 잘 지켜주어 고맙다는 감사의 글이 2021년 10월 17일 파리 외방 전교회 명의로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마르세유 사람들이 이 성당을 ‘좋은 어머니 성당’으로 부르는 이유가 잘 설명되고 있지요. -마르세유 해안 이프섬과 부산항의 상징 오륙도 좋은 어머니 성당에서 바다를 보면 3~4km 떨어진 마르세유 앞바다에 ‘이프섬’이 있어요. 하루에 2-3회씩 유람선이 왕래하는 관광섬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우리는 시간상 그곳 현지구경은 하지 못했습니다만, 이 항구의 해안 상징물로 16C경 군사용 방어시설과 또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입니다. 옛날 학창시절에 배웠듯이, 1844년 듀마의 소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지로 소설 속의 감옥이 있던 섬이라고 해요. 일당 항해사인 주인공(당테스)이 악당의 음모로 14년간,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다가 탈출, ‘몬테크리스토’ 섬에서 보물을 찾아내, 거부가 된 다음 파리 사교계에서 백작으로 행세하며, 악인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글로 재미나게 읽었던 작품의 배경을 현지에 와서 멀리서나마 직접보고, 그 설명을 듣다니 감개무량했어요. 부산항에는 오륙도(국가지정문화재 명승제24호)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관문 부산항의 상징물로, 선박들을 위한 길잡이로 등대가 있는 섬입니다. 섬은 날씨나 위치에 따라 5개, 또는 6개로 보인다고 오륙도라고 했답니다. ‘이은상’ 시인의 ‘오륙도’ 시의 탄생지이며, 해운대 바닷가를 지나 매일 관광선이 다니고 있어요.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이상 1절) “취하여 바라보면 열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아득한 빈 바다라 오늘은 비속에 보매 더더구나 몰라라 ”(이상 2절)(* 3절 생략) 위 두 나라의 섬은 두 항구의 상징물로, 또 각각 예술작품(소설과 시)으로 되어 그들의 앞바다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두 항구의 지리적 환경과 역사성에 친근감을 가지면서, 좋은 관광명소로 더욱 이름나기를 희망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속 가능성 성과는 세계적으로 ‘상정된 안건’으로 자리 잡았다. ESG는 이제 정부 관할 구역과 그 내부에서 운영되는 회사 모두에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차별화 지점이 되고 있다. 2021년 8월 대한민국 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시장의 부담 완화를 위해 ESG 인프라 확충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같은 해 국내외 주요 13개 평가기관의 3000여개 이상의 지표와 측정항목을 분석하고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 우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61개 ESG 이행·평가의 핵심·공통사항인 K-ESG 가이드라인도 마련하였다. 최근(2022.12.27),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의 ESG 공시 국제표준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ESG 경영·투자가 확산하는 등 글로벌 ESG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전 세계 중앙정부, 지방 정부가 ESG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첫째, ESG가 사람, 사회 및 제도 구조와 환경을 보호하고 민주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정부 의무와 교차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부는 물, 공기, 토지, 식물, 야생동물 및 기타 환경 주제, 매체와 관련하여 취할 수 있거나 취해야 할 조치를 통제하기 위해 법률 및 규정을 사용한다. 이러한 주제의 대부분은 ESG에서도 고려된다. 정부가 이들 분야를 관할하는 법률이나 규정을 제정하거나 변경함에 따라 기업의 ESG 실적 측면에서 연쇄효과가 발생한다. 둘째, 시민의 건강과 안전, 개인과 지역사회의 안녕을 위한 조건을 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ESG 조치의 일반적인 내용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기서도 ESG는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셋째, ESG가 비즈니스 및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한 재정적 청구권을 중심으로 규칙을 설정함으로써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ESG가 근본적으로 재무적 청구권의 일종이고 기업 거버넌스의 핵심 기둥에 놓여 있는 만큼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모든 영역에서 정부의 조치는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과 투자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엄격한 보호를 제공함으로써 ESG와 교차한다. 넷째, 정부의 신용등급과 차입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SG 등급은 관할 지역의 신용 등급, 차입 비용 및 자금 조달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 등급을 받는 쪽에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관할 지역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무디스, S&P, 피치, MCSI 등 주요 신용평가 및 투자조사기관들은 지방정부, 지역 및 국가 차원의 정부 차입위험 평가에 ESG 요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평가는 관할구역의 ESG 위험 요인에 대한 노출과 관리,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이 장기적인 경제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기초한다. 실제로 직접투자유치로 점점 더 많은 수의 글로벌 투자 펀드가 ESG 요소를 사용하여 자금을 투입하는 위치를 지정하고 있다.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일수록 ESG 지향 펀드에 접근하거나 차입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명확한 ESG 공시와 강력한 ESG 성과를 지원하는 한, 그것은 해당 지역에 있는 기업의 투자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 ESG는 고객 유치와 관련이 크다. ESG 투자자들은 기업 자체의 성과뿐만 아니라 전체 공급망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ESG 평가가 좋은 공급업체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조달하려고 한다. 정부(지방정부)가 관할 지역에서 명확한 ESG 공시와 강력한 ESG 성과를 지원하는 범위와 수준이 높을수록 공급업체로서 지역 기업의 만족도를 높인다. ESG 등급은 점점 더 정부의 자금 확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관할 구역의 ESG 성과 개선은 신용 등급을 높이고 차입 비용을 절감하는 것과 같다. 선진국들 사이에서도 OECD 20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국가 ESG 점수가 10% 높아지면 단기적으로는 거의 11%, 장기적으로는 16% 이상 국채 스프레드(가산금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산하 신용평가사들이 고려하는 많은 요소는 오랫동안 국가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거버넌스 관행이 열악한 국가는 오랫동안 위험으로 여겨져 왔다. 신용평가 기관과 대출 기관은 정부의 ESG 시스템과 제도에 주목한다. 최근 여러 국가에서 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명시적으로 발행하는 국채인 국가 녹색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 채권은 관할 구역에서 환경 목표 달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일본의 충견 하치코(일본어: 忠犬ハチ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35년 함박눈이 내리는 도쿄 시부야역 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다 죽어간 일본의 천연기념물 아키타 견 이야기이다. 충견 하치코(1923년 11월 10일~1935년 3월 8일)는 아키타현(秋田県, 일본 혼슈 북부의 동해 연안에 있는 현) 오다테시(大館市, 아키타현 북부에 위치하는 동해에 접한 시)의 아키타 견(秋田犬)으로,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경주개 동경이와 같은 단모종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천연기념물이다. 체고는 60∼70cm, 체중 30∼50kg이며, 역삼각 두상과 귀가 쫑긋 서 있는 모양이고, 모색은 황색, 흰색, 검은색 등인 대형견이다. 충견 하치코 이야기는 일본 동경대 농학부 교수인 우에노 히데사부로(上野 英三郎) 씨가 하치(ハチ)라는 아키타 견을 키우는 과정에서 우에노 히데사부로 교수와의 충견 관계를 그린 영화이다. 충견 하치는 동경대학 농학부로 매일 출근하는 교수의 퇴근시간에 맞춰 시부야역으로 마중을 나가 주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일과에서 느끼는 교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날 히데사부로 교수가 학교에서 회의를 끝내고 동료 교수와 담화를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몰랐던 하치코는 시부야역 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매일 마중 나가기를 반복하다가 죽게 된다. 충직한 하치코의 모습이 신문에서 다루어지면서, ‘충견 하치코’라는 이름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1934년에는 시부야 역 앞에 하치코 동상이 세워졌다. 1935년 3월 11세로 시부야 강의 이나리 다리(稲荷橋) 부근 노상에서 심장사상충으로 죽음을 맞이한 하치를 바탕으로, 하치 이야기(Hachi Story, 八チ公 物語)라는 이름으로 일본(1987년)과 미국(2009년)에서 영화로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상영되지 않은 영화이지만 세계적으로 반려견의 충직한 사랑에 대해 감동을 그린 영화로 세계인의 마음에 남아 있고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반려견의 영화이다. 1987년에는 ‘하치코 이야기’란 이름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하치코 이야기’의 리메이크 판으로 2009년에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 ‘HACHI~약속의 개’(원제: Hachi: A Dog’s Tale)로 상영되었다. 기차역 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인 교수를 기다리는 스토리를 미국 동해안의 도시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 애견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고, 아키타현의 아키타견은 일본의 국가 상징물이 된다. 코바야시 사부로가 그림엽서를 팔아서 세운 하치코 동상은 태평양 전쟁 무기 제작을 위한 금속 공출로 철거되었다가, 이후 1948년에 다시 동상이 시부야역 광장 중앙에 세워졌고, 그 후에 확장 개보수를 하면서 위치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하치코 동상 주변은 주인의 귀가를 기다렸던 하치코, 시부야역의 ‘충견 하치코(ハチ公) 동상’ 앞은 일본 사람들의 대표적 약속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치란 영화로 일본의 아키타견이 세계적 명견으로 등장하게 되고, 아키타견의 발상지, 그리고 ‘하치코’의 고향으로도 알려진 아키타현 오다테시(大館市)에는 아키타 견 인기의 유명세로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현재 아키타는 아키타 박물관이 있고, 아키타관련 관광 상품이 개발되어 반려견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2017년 8월 개관한 ‘아키타견 만남의 장소’에서는 쌍둥이 아키타견이 교대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1년 동안 2만1000여명이 다녀갔다.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하치코가 태어난 고향 아키타현의 오다테시(大館市)곳곳에 하치 동상이 세워져 있고, 반려견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한 사례가 되었다. 현재 수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여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랜드마크가 되었다. 신라 1000년의 수도 경주는 1500년을 살아 이어온 천연기념물 경주개 동경이의 고향이다. 1000년의 고도 이야기와 경주개 동경이가 스토리텔링화된다면 경주의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주개 동경이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안목이 기대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살아 1500년을 이어온 경주개 동경이는 경제성 동물이 아니라 문화재라는 인식을 한다면, 경주개 동경이는 경주의 상징이 될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 층을 보고나서 또 한 층을 보니 (一層看了一層看) 걸음걸음 높이 올라 눈길이 점점 넓어지네 (步步登高望漸寬) 지면은 깎은 듯이 널찍이 평평하여 (地面坦然平似削) 지친 백성들 무너진 집도 평탄하니 볼 만하네 (殘民破戶平堪觀) 고려 후기의 승려 혜심(慧諶, 1178~1234)이 쓴 ‘황룡사 탑을 오르다’(登黃龍塔)란 시다. 혜심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지눌(知訥)의 뒤를 이어 수선사(修禪社)의 제2세 사주가 돼 간화선(看話禪)을 강조하면서 수선사의 교세를 확장한 인물로 전해진다. 그의 시문을 모은 ‘무의자시집’은 시인으로서의 감수성과 함께 수행에 정진하는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는데, 이 시 또한 ‘무의자시집’에 실려 있다. ◆신라 호국 염원 담은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 혜심의 시에 등장하듯, 신라시대 최대 사찰이었던 황룡사엔 선덕여왕때 건립한 9층 목탑이 있었다. 황룡사 터에 지금은 주춧돌만 썰렁하게 남았지만, 이 탑은 높이가 80m에 달했을 정도로 신라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이었다. 30층 아파트에 맞먹는 높이다. 황룡사구층목탑은 황룡사장륙존상·천사옥대와 함께 신라의 세 가지 보물 ‘신라삼보’(新羅三寶)로도 불렸다. 기록에 따르면 이 탑은 신라의 승려 자장의 건의로 선덕여왕이 645년 세운 것이다. 백제의 장인 아비지를 초청하고 김용춘이 신라 장인 200명을 인솔하여 완공했는데, 자장이 중국에서 받은 사리 100알을 나누어 그 일부를 황룡사의 기둥 안에 안치했다고 한다. 효소왕 7년(698년)과 성덕왕 19년(720년), 경문왕 11년(871년)에 수리를 했고, 고려조에도 여러 차례 중수했다. 이후 1238년(고종 25년)에 몽골의 침입으로 황룡사와 함께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해동(海東)의 이름난 현인으로 불렸던 안홍(安弘)의 ‘동도성립기’(東都成立記)를 인용해 황룡사구층목탑의 건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신라 제27대에는 여왕이 임금이 되었는데 비록 도리는 있으나 위엄이 없어 구한(九韓)이 침노하였다. 만약 용궁 남쪽 황룡사에 9층의 탑을 세우면 이웃나라로부터 말미암은 재앙을 진압할 수 있을 것이니 제1층은 일본(日本)이요, 제2층은 중화(中華)요, 제3층은 오월(吳越)이요, 제4층은 탁라(托羅, 탐라)요, 제5층은 응유(鷹遊, 백제)요, 제6층은 말갈(靺鞨)이요, 제7층은 단국(丹國, 거란)이요, 제8층은 여적(女狄, 여진)이요, 제9층은 예맥(穢貊, 고구려)다”라는 내용이다. 이처럼 황룡사구층목탑엔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호국의 염원이 반영돼 있었다. ◆보물 ‘황룡사 구층목탑 찰주본기’ 나와 탑은 가로 세로 45m의 정방형 기단 위에 조성됐는데, 몸체 부분이 약 65m, 상륜부의 높이 약 15m, 전체 약 80m의 9층 목탑으로 추정된다. 고려 때 승려 혜심의 시에 “한 층을 보고나서 또 한 층을 보니 걸음걸음 높이 올라 눈길이 점점 넓어지네”라고 묘사한 부분, 고려 중기 문인 김극기가 ‘황룡사’란 시에서 ‘층계로 된 사다리 빙빙 둘러 허공에 나는 듯, 일만 강과 일천 산이 한눈에 트이네’라고 노래한 점 등으로 미뤄 탑은 9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려 고종 25년(1238년) 겨울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 지금은 탑의 기단과 주춧돌 등만 남아 있다. 구층탑 터에 대한 조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경주고적발굴조사단(지금의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목탑은 정면 7칸, 측면 7칸의 정방형이며, 기단은 동서 28.8m, 남북 28.9m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층기단 둘레에 이중으로 지대석(터에 쌓은 돌)을 돌리고 그 사이에 벽돌을 깔았다. 기단 남측 3곳과 북·동·서쪽 각 1곳에선 계단 터도 확인됐다. 탑 중심에 위치한 심초석(목탑의 중심 기둥을 받치는 돌) 하부조사에서는 백자로 만든 작은 항아리와 청동 거울, 귀걸이 장식, 팔찌, 구슬 등 다양한 금속유물과 보석이 수습됐다. 이와 함께 사리장엄구(사리함과 사리병을 비롯한 사리를 봉안하는 일체의 장치)도 발견되었다. 사리장엄구의 내·외함엔 경문왕 12년과 13년(872~873년) 황룡사 탑을 수리한 경위가 기록돼 있어 큰 주목을 받았다. 훗날 보물 제1870호로 지정된 ‘황룡사 구층목탑 찰주본기’는 사리내함 판에 쌍구체(雙鉤體)로 음각으로 새겨졌는데, 3매의 판에서 모두 74행 905개의 글자가 판독됐다. 자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9층 목탑을 창건한 경위, 문성왕에서 경문왕대에 이르는 중수 사실 등이 확인됐다. ◆황룡사역사문화관서 구층목탑 흥망성쇠 만난다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 터 인근 1만4000여㎡ 부지엔 연면적 2865㎡ 2층 규모로 지어진 황룡사역사문화관이 있다. 황룡사구층목탑은 사라졌지만 당시 웅장했던 탑의 위용과 선조들의 지혜를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황룡사역사문화관엔 실물의 10분의 1 크기로 만들어진 황룡사구층목탑이 있다. 높이 8m 규모의 재현품이지만 그 위용이 상당하다. 탑 사면 중 북쪽은 각층의 탑 난간과 지붕에 기와를 얹지 않아 관람객들이 목탑의 내부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만2000개의 나무 부재와 8만5000장의 동기와가 사용됐고, 막새 문양은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기와문양을 새겨 넣었다. 탑의 단면 모형 제작, 구조안정성 검토, 3D 설계단계 등을 거쳐 9층 목탑의 모형을 완성하는데 8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황룡사역사문화관은 크게 구층목탑, 황룡사, 장육존상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3D 영상관’에선 황룡사의 역사를 담은 입체 영상물을 상영한다. 신라시대 궁궐을 지으려다 황룡이 나타나 사찰로 변경된 황룡사의 태생에서부터 자장 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9층 목탑에 모시는 장면, 몽골 침입 때 사찰이 사라지는 장면 등 황룡사와 구층목탑의 흥망성쇠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장육존상 불두 모형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 모형은 1982년 황룡사 터에서 출토된 청동 나발(불상의 머리카락) 조각을 통해 신라 최대 금동불상이던 장육존상의 크기를 가늠해보고자 진품을 복제해 연구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실제 청동나발은 6세기 후반에 제작됐다고 한다. 김운 역사여행가
지난해 경북 농식품 수출액이 8억2472만불(약 1조656억원)로 전년 6억3777만불 대비 2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에 따르면 품목별로는 신선농산물이 복숭아 52.6%, 사과 41.1%, 딸기 17.2%, 팽이버섯 4.7% 증가했다. 가공식품은 곡류 66.8%, 붉은대게살 31.4%, 음료류 8.8%, 주류 0.6% 등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상황 완화에 따라 동남아시아로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태국 107.9%, 베트남 50.7%, 대만 40.4%, 홍콩 32.9% 증가했다. 또 일본과의 교류확대에 따라 14.4% 증가했다. 경북도는 베트남 등 5개국에 해외상설매장 운영, 해외식품박람회 참가지원, 적극적인 해외 홍보전략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과 시장 다변화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해외에서 인기 품종인 샤인머스캣(포도)과 알타킹(딸기) 수출확대를 위한 판촉활동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수출액은 2012년말 2900만불선이었으나, 지난해 1억2900만불을 달성하며 약 4배 넘게 성장했다. 또 태국시장은 지난해 보다 107.9% 증가한 3900만불 증가했고, 베트남시장은 50.7% 증가한 5200만불을 기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또 한 번 기염을 토했다”며 “농식품 수출은 국내수급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강력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농가소득을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소방본부는 지난해 119구급활동 분석 결과 출동건수는 20만8270건, 이송인원은 11만4633명으로 2.5분당 1회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자발생 유형을 살펴보면 고혈압, 당뇨병 등 질병환자가 7만7019명(6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낙상 등 사고부상이 2만2418명(19.6%) 교통사고는 1만2118명(10.6%)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80대 이상 2만7338명, 60대가 2만634명, 70대가 2만622명으로 전체 환자의 59.8%가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송인원은 시간대별로는 활동량이 많은 오전 8~12시(2만7746명, 24.2%), 분기별로는 3분기(3만2210명, 28.1%)에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소방본부는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고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급 응급구조사와 간호사인 전문구급대원 35명 채용, 응급의료 사각지역인 농어촌에 구급차 배치 등의 노력 결과 1만8233명의 중증 응급환자에게 고품질의 구급서비스를 제공했다. 심정지환자(2447명), 심혈관환자(9124명), 뇌혈관환자(5684명), 중증외상환자(978명) 특히,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응급처치가 가능한 특별구급대를 확대 운영해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신속한 전문 심폐소생술을 통해 환자의 맥박이 회복되는 회복률을 9.6%(2086명 중 201명 회복)로 향상시켰다. 이영팔 경북도 소방본부장은 “경북은 환경적으로 노령화 지수가 높고, 부족한 의료기관 등 응급의료 취약지역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 있다”면서 “하지만, 의료사각지대의 구급차량 배치 확대와 구급대원의 전문응급처치능력을 강화해 260만 도민의 생명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