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여러 가지로 기록적인 영화다.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 마가렛 미첼(1900~1949)이 쓴 유일한 작품이란 점,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무려 800만부가 팔려 당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라는 점, 세 명의 감독이 몇 번이나 뜯어고쳐 영화사에 기록될 만큼 오랜 기간 수정작업을 거친 끝에 개봉되었고, 드디어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20년 넘게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 등이다. 1939년 개봉된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3시간 42분에 달해 이 자체로도 기록적인 영화인데 작품성까지 놀라워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4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 한 편으로 만인의 연인으로 군림한 ‘비비안 리(1913~1967)’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을 석권하는 저력을 발휘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5개 이상 부문에서 수상한 첫 작품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의 야망과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스칼렛의 명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폐허와 포화 속에서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다짐하는 이 대사는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지난 22월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 제33회 기수 회장으로 취임한 김진우 씨도 인생에서 힘들었던 많은 순간을 이 대사로 이겨왔다고 고백한다. “중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틀어준 영화가 이 영화였을 겁니다. 그게 아니면 ‘문화교실’로 전교생이 경주시내로 나가 보았던 영화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이 영화가 삶의 순간순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고향인 아화에서 그 시대 아이들 대부분이 그랬듯 가난하게 자란 김진우 씨는 집안 사정으로 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할 뻔했고 대학도 고교시절에는 목표한 사관학교에 떨어져 좌절도 겪었다. 대학진학 후 4학년을 마치고 늦게 군에 입대하는 통에 어린 고참들의 성화도 견뎌야 했다. LG전자에 입사한 후 직장생활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도 여느 직장인에 비해 적지 않았다. 이 모든 힘겹고 어려운 순간들마다 김진우 씨를 견디게 해준 힘이 바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그 명대사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힘든 일을 머릿속에 쑤셔 놓고 고민하고 끙끙대 봐야 달라질 게 없잖습니까? 그럴 때는 그냥 탁 놔버리고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긴장을 풀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어느 새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쌓아서일까? 김진우 씨는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활력에 넘치는 사람’, ‘무엇이건 할 수 있는 사람’, ‘누구보다 친근한 사람’으로 통한다.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서 기획실장을 맡아 38개 팀 143명이 샷건 방식으로 골프대회를 치르도록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고, LG전자에서 공조 지방영업팀장으로 오래 활동한 배경에는 맺힌 것 없이 시원시원한 김진우 씨의 성격이 단연 한몫했다. 그 털털한 성격의 이면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숨은 가르침이 숨어 있는 셈이다. “아마 이 영화는 네댓 번, 그 뒤로 네댓 번은 더 봤지 싶습니다. 사실 편하게 영화 볼 짬이 별로 없었던 것에 비하면 이 영화를 그 만큼 본 것은 각별하다 할 수 있지요. 그럴 때마다 새롭게 해석되고 또 그때 그때 다른 힘을 받는 것이 이 영화 같습니다” 경주고 33회는 그 기수들의 활동이 각별해 경주중고서울동창회나 경주향우회에서도 특별히 주목하는 출향인 모임이다. 그런 기수의 회장을 맡았고 더군다나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상황에서 앞으로의 김진우 씨의 활동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바위처럼 우직하고 단단한 심성을 가졌다고 해서 별명조차 ‘바위’인 김진우 씨, 중요한 역할을 맡은 김진우 씨의 내일은 어떤 태양이 떠오를까? 기분 좋은 기대로 지켜볼 일이다.
경주시 청소년합창단이 겨울 음악캠프를 열고 발성연습과 파트별 트레이닝, 음악멘토 특강 등 합창의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경주시는 겨울방학을 맞이해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화랑마을과 청소년수련관에서 겨울 음악캠프를 가졌다. 청소년 단원 및 지도자 40명이 참여해 노래 실력 향상을 위한 발성 연습, 파트별 트레이닝 등을 중점 실시했다. 또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음악 멘토 특강’을 통해 합창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특히 음악 멘토의 모둠별 팀티칭(teaching)을 통해 청소년 단원들에게 발성 노하우와 테크닉, 개인별 장단점 파악 등 파트별 맞춤형 캠프활동도 가졌다. 김동욱 지휘자는 “함께 완성하는 음악의 즐거움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음악캠프에서 소중한 경험들을 통해 음악적 재능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 청소년합창단은 2015년 창단 이후 아동친화도시 인증선포식 축하공연, 경북도 청소년페스티벌 축하공연, 통일서원제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주 화랑마을이 3월 육부촌 이용객을 대상으로 특별한 이벤트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 이벤트 선물은 3대 문화권(숙박시설 보유) 사업장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에서 지원한 독도접시다. 내달 1일부터 입실 시 방키와 함께 육부촌 관리동에서 지급된다. 선물 증정개수는 방 하나 당 하나씩으로, 상품 소진 시까지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하다. 또 화랑전시관에는 3월 5일까지 한국문화정보원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도 참여할 수 있다. 해당 이벤트는 전시관 1층에 위치한 오프라인 실감콘텐츠인 ‘미디어월’의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 후 해당 링크를 이벤트 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한편 화랑마을은 10억원 예산을 들여 6월까지 방문객들에게 쾌적하고 아름다운 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실내정원 조성사업을 실시한다.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잡지를 읽을 수 있는 ‘전자잡지’ 구독 서비스가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사진> 경주시립도서관에 따르면 전자잡지는 종이로 발간되는 다양한 잡지를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통해 열람할 수 있도록 디지털로 변환한 잡지다. 도서대출증을 발급 받은 경주시민은 누구나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 시립도서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접속을 통해 열람 가능하다. 특히 대출 없이 열람만 가능하며, 동시 접속 제한이 없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시사, 경제, 패션 등 국내 잡지 215종의 최신호와 과월호(평균 3~4년치)의 등 다양한 분야 잡지기사도 열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나 시립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전자잡지 구독이 시민들의 독서문화 확산에 이바지할 것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전자책, 오디오북, 전자잡지 등 전자자료 서비스를 활성화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터키)의 남부지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일어나, 현재 집계로 5만 여명이 사망했다. 아직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는 사람들이 깔려 있다고 여겨진다. 형제 나라의 우애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orea Disaster Relief Team : KDRT)를 파견했다. 단일 파견으로는 역대 최대인 118명의 구조인력(중앙소방본부, 코이카, 특전사 등)과 의약품 등 인도적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2월 7일 급파되었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는 튀르키예 남부 국경지역인 하타이주 안타키아(Hatay ili Antakya)에서 구조활동을 하였다. 한국긴급구호대가 구한 생존자는 8명이다. 도착 당일인 9일, 5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하는 저력을 보였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와 인명 구조견인 토백이, 티나, 토리, 해태 등 4마리가 함께 했다. 토백이와 타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품종이며, 토리, 해태는 말리노이즈 품종이다. 구조 활동을 하는 중에 토백이는 오른쪽 발이 부상당하는 등 4마리 중 3마리가 부상을 입었다. 오늘의 세계는 자연재해, 테러, 사고, 전쟁 등으로 사람의 능력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여 구조견의 역할이 많아졌다. 이번에는 미국 9.11테러에서 활약한 인명 구조견인 세계적 영웅 제이크(Jake Dog)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알카에다에 의해 항공기 납치 자살 테러 사건인 ‘9.11 테러’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세기적인 테러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되고,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국 국방부 펜타곤이 공격을 받아 일부가 파괴되어, 약 2996명의 사람이 사망하고 최소 6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되었다. 제이크(1995~2007. 7. 25)는 9.11 테러로 붕괴된 건물 잔해 현장에서 뛰어난 인명구조견 역할을 했다. 제이크는 검은색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품종으로 수컷이며, 유타주 특별 기동대(Utah Task Force 1) 소속이고, 재난에 대응하도록 훈련된 연방 수색견 및 구조견이다. 1997~2006년까지 활동한 제이크의 조련사(핸들러)는 메어리 플러드(Mary Flood)이다. 제이크는 2001년 연방재난관리청 구조견 인증을 받았으며, 9.11 테러 대형 참사현장에 유타주 특별 기동대팀과 함께 17일 동안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 뉴욕 맨허튼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부지)에 파견되어 구조 활동을 펼쳤다. 또 2005년 8월 말에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지역에서도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 더욱 더 알려진 구조견이 되었다. 그 후 제이크는 다른 개들이 구조견 역할, 냄새를 추적하는 방법들을 훈련하는데 시범견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은퇴 후에 제이크는 유타주의 양로원과 화상 피해자들을 위한 캠프에서 치료 도우미견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업적들에 의해 제이크는 뉴욕 시민들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제이크는 생후 10개월 때 메어리 플러드에게 입양되었고, 고관절 탈골과 다리 골절 상태로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견이었다. 구조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제이크는 은퇴 후에 혈액 암 진단을 받았고, 2007년 7월 25일 105도의 고열로 인해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12살의 제이크는 미국 사람들의 영웅견이 되어 영원히 사람들과 함께 했다. 우리 토종견의 영웅견도 우리가 창조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모짜르트의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이었던 ‘슈테판성당’을 찾아 찰츠부르크에서 ‘빈’으로 와서 ‘슈테판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 입구 거리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립니다. 오스트리아의 최고의 고딕성당으로 멀리에서부터 뾰족한 지붕 2개가 빈의 상징건물로 시야를 아리게 합니다. 12C에 건축, 1359년 재건립된 곳으로 여기에서 모차르트가 결혼하고, 짧은 생(生)의 장례식까지 치러진 곳이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상징 최대 성당 지붕에 머리가 둘 달린 독수리가 타일로 모자이크되어 있는 성당으로, 함스부르크 제국과 왕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성당은 남탑과 북탑으로 나눠져 있으며, 남탑은 높이 137m, 340개의 계단으로 경사가 급해, 오르기 힘듭니다만 올라서면 시내의 아름다운 경관이 한눈에 보입니다. 북탑은 지붕 높이만 67여m로 머리가 하나 달린 두 마리의 독수리 문양이 새겨져 있고요. 한 마리는 수도(빈)도시의 상징이요, 다른 하나는 국가(오스트리아)를 상징하고 있어, 이 성당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성당임을 과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당 이름도 최초 순교자인 성인 ‘슈테판’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에는 찬란한 예수 성심 제대와 스테인드 그라스를 비롯한 갖가지의 성전 장식물들이 벽과 천장에서 화사하게 빛을 발하고 있어요. 지하묘지에는 왕과 왕족들의 시신이 있고, 병으로 죽은 사람들의 유골도 가득 있어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36년간 짧은 인생에 낭비벽과 괴팍한 성격 탓에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그의 무덤도 이곳 성당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착각을 해봅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뒤돌아 성당을 다시 보고는 이런 크고 웅장하고, 찬란하며, 엄숙한 성당을 보게 해 준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모짜르트 외갓집 강변 마을 찰츠부르크의 산악 열차로 ‘샤프배르크 산’ 정상을 다녀오면서, 그 주변에 있는 ‘장크르트 길겐’ 마을을 구경했어요. 모차르트의 외갓집이 있던 마을로 약 4000여명의 주민들이 산다고 합니다. 볼프강 호수 변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로 푸른 호수와 오렌지색 집과 수려한 강변 산세 등으로 경관이 뛰어났어요. 중세도시의 전통적인 강촌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산뜻하고 정돈이 잘된 호반 도시였습니다. 마을 호수 변에 길게 다듬어진 공원가에 띄엄 띄엄 놓여진 붉은 화분이며, 볼브강의 잔잔한 물결은 한 폭의 그림으로 우리들의 지친 여정을 시원하게 풀어 주었어요. 모차르트의 유년시절, 음악가로서의 재능과 꿈을 키웠던 곳인데, 지금은 주변 국가 사람들의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인스부르크의 거대한 ‘크리스탈 월드’ 전시장 관람 8/4일 찰츠부르크에서 200여㎞ 떨어진 인수부르크로 와서, 거대한 크리스탈 전시장인 ‘스와로브 스키수정월드 전시관’에 왔어요. 입구에는 녹색 잔디에 싸인 거인 얼굴이 두 눈을 빠끔히 부릅뜨고 있고, 큰 입에서는 물을 쏟아내는 모습이 마치 폭포를 영상시키고 있어요. 1859년 ‘스와로브스키’가 설립한 크리스탈 전문회사인데, 이곳 전시장은 회사창립 100년 때 기념으로 만든 전시관이라고 합니다. 세계 제일의 크리스탈 선도업체로 이곳에는 10만개 이상의 크리스탈 장식품이 있다고 해요. 월드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매장에 진주, 시계, 보석, 브로치, 목걸이 등 크리스탈로 만든 수많은 장식품이 진열되어 있고, 여기저기 많은 관람객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룡사와 마주하여 서 있는 분황사 (芬皇寺對黃龍寺)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 (千載遺基草自新) 우뚝한 흰 탑은 나그네를 부르는 듯하고 (白塔亭亭如喚客) 띄엄띄엄 푸른 산은 벌써 시름 젓게 하네 (靑山點點已愁人) 전삼이라는 말 제대로 아는 중 없는데 (無僧能解前三語) 부질없이 장육신의 불상만 남아 있네 (有物空餘丈六身) 거리의 반이 절집이라는 소리 비로소 믿어 (始信閭閻半佛宇) 법흥왕이 어느 시대의 요진과 같았는가 (法興何代似姚秦) 조선 전기의 문신인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시문을 모은 ‘사가시집보유’(四佳詩集補遺)에 실린 ‘무너진 분황사’(芬皇廢寺)란 시다. 서거정은 세조 8년(1462)에 공무로 영천을 들렀다가 경주에 온 적이 있는데, 신라의 대표적인 유적을 노래한 그의 시 12수는 이 시기 지어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선덕여왕 염원 서린 절 서거정이 노래한 분황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재위 632~647)대에 지어진 절이다. 선덕여왕은 우리 역사상 첫 여왕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분황사와 영묘사, 황룡사 9층 목탑, 첨성대 등 일련의 국가사업을 마무리했다. 대외적으로는 고구려와 백제에 대한 국력의 열세를 당나라를 끌어들여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외세에 의존한 외교정책을 추구했다는 비판과 삼국통일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반면, 당태종 이세민(재위 626~649)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었던 선덕여왕을 심하게 모욕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당태종은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모란과 그 씨 석 되를 보내왔다. 선덕여왕은 그림에 벌과 나비가 없는 것을 보며 “이 꽃은 정녕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하고는 씨를 뜰에 심도록 명했다. 결국 꽃이 피니 과연 왕의 말대로 향기가 없었다는 내용이다. 당태종은 그림까지 보내 여자이자 짝(벌, 나비)이 없는 선덕여왕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다. 이처럼 여자로서 선덕여왕은 신하들의 반발과 남성 중심의 정치문화로 고전했다. 그는 재위 1~2년 연속으로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조공하다 재위 3년(634) 음력 1월에 연호를 인평(仁平)으로 바꿔 자주국가를 천명했다. 동시에 황룡사 북쪽에 조성 중이던 사찰을 완성한 뒤 분황사(芬皇寺)란 이름을 붙였다. 신라불교를 진흥시키고, 불력으로 외침을 막으려고 했던 선덕여왕이다. 선덕여왕은 분황사를 향기로울 분(芬)에, 임금 황(皇)을 넣어 ‘향기가 나는 황제의 절’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는 황제의 권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지혜로우면서도 어진 자신의 진면목을 만천하에 드러내, 즉위 후 끊임없이 제기됐던 자격 시비 논란을 잠재우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원효대사 머물며 왕성한 집필활동 해 오늘날 분황사는 탑 하나, 법당 하나, 우물 하나가 거의 전부인 자그마한 절로 남았다. 하지만 신라시대 분황사는 담을 맞대고 있던 황룡사와 함께 신라불교의 중심 역할을 했던 거대한 절이었다. 불교 대중화의 선각자로 꼽히는 원효(元曉)를 비롯해 자장(慈藏) 등 당대 이름난 고승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했다. 특히 원효는 이곳에 머물며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다고 한다. 신라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설총은 아버지인 원효가 죽은 뒤 그 유골로 소상(塑像)을 만들어 이곳에 모셨다고 하는데, 여기엔 원효가 분황사에 머물렀던 인연이 작용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고려시대엔 임금의 명으로 원효를 기리는 화쟁국사비(和諍國師碑)가 이곳에 세워지기도 했다. 그밖에도 사찰이 한창 번창할 당시 이곳엔 솔거가 그린 천수관음보살 벽화도 있었다고 전한다. 분황사가 특별한 사찰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날 분황사를 상징하는 건 절집 중앙에 자리 잡은 국보 제30호 모전석탑이다. 634년 분황사 창건 당시 건축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 탑의 정식이름은 ‘분황사 모전석탑’이다. 현재 남아있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본래는 9층 탑이었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훼손돼 3층만 남았다. 모전(模塼)이란 ‘벽돌을 모방했다’는 뜻이다. 당시엔 중국을 중심으로 벽돌을 쌓아 만든 탑이 유행했는데, 벽돌을 찍어내는 건 엄청난 자원과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벽돌을 구울 때 땔 나무를 대는 것만 해도 쉽지 않았다. 돌을 깨서 벽돌을 모방해 탑을 쌓은 이유다. 이렇게 돌을 벽돌 모양으로 깨서 쌓은 탑을 모전 석탑이라 부른다. 신라인에게 희망 되어준 사찰 분황사엔 삼국유사가 기록해 놓은 짧은 전설이 있다. 신라 35대 경덕왕 때 이야기다. 경주 한기리(漢岐里)라는 마을에 희명(希明)이란 여자가 살았다. 희명의 아들은 다섯 살 되던 해에 갑자기 시력을 잃고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 희명이란 이름은 ‘밝음을 바란다’는 뜻이었는데, 정반대로 자식의 눈이 멀게 된 터였다. 희명은 애끊는 모정으로 백방으로 방법을 찾아다니다 분황사를 찾는다. 분황사엔 솔거가 그렸다는 천수관음보살 벽화가 있었다. 천수관음은 천 개의 손에 천 개의 눈이 달려 있다는 보살이다. 아이를 안은 희명은 분황사 왼쪽 전각의 북쪽 벽에 그려진 천수관음보살 앞으로 나아가 아들에게 향가를 부르도록 하고 기도를 했다. “무릎을 곧추세우고 두 손바닥 모아/ 천수관음께 비옵나이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셨으니/ 하나를 내어 하나를 덜기를/ 눈이 둘 다 없는 이 몸에게/ 하나만이라도 주시옵소서/ 아아! 나에게 주시오면 그 자비가 얼마나 클까요” 천 개의 눈을 가졌다는 관음상 앞에서 ‘두 눈이 없는 내게 자비로 눈을 달라’는 기원의 노래였다. 어미와 자식의 간절한 소망과 기도를, 관세음보살은 들어줬다. 아이는 눈을 떴고, 분황사는 신라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찰이 됐다. 그래서일까. 분황사에는 탑을 돌며 소망을 비는 이들의 발길이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절집이 지어진 지 1400여년. 그 오랜 시간 분황사 탑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소망과 기도가 바쳐졌을까. 봄이 오기 전, 새해 소망을 안고 분황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운 역사여행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인공지능 플랫폼 ‘챗 GPT’를 업무에 적극 활용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창의적인 정책 수립에 집중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1일 경북도청에서 가진 간부회의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챗 GPT’ 플랫폼은 오픈AI에서 공개한 대화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지난해 11월 30일 공개 후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3개월도 되지 않아 1억명 돌파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초거대 플랫폼이 탄생함에 따라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CEO들의 대화 화두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챗 GPT’ 활용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챗 GPT’가 업무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시연했다. ‘징비록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 대해서 도지사 연설문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자 1분이 되지 않아 자동으로 생성됐다. 이철우 도지사는 “디지털대전환 시대에 행정이 변해야만 살아남는다”며 “공무원은 창의적이고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쳐 문제 본질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플랫폼을 잘만 활용하면 한명의 공무원이 한명의 비서를 두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행정 업무 추진을 당부했다. 이 지사는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냉정하게 직시해 지방시대를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을 선도하고 도민들이 생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정 전 분야에서 시책 변화를 이끌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26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열어 ‘인공지능(AI) 일상화 계획’을 확정해 국민 일상생활과 공공영역 전 산업분야에 인공지능 전면 확산을 추진 중에 있다. 경북도는 이에 맞춰 디지털대전환 시책을 적극 발굴 중에 있다.
경북도는 총 5176억원 규모의 2023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추경 예산안은 고유가·고금리시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방시대 가속화를 위한 경북도 핵심과제 추진을 위한 사업에 중점 편성했다. 도는 ‘서민경제 안정화’ 사업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투입했다. 고유가·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화와 기업성장 및 소상공인 판로개척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업성장을 위한 중소기업행복자금확대 500억원, 경북 예비유니콘 성장지원 4억원, 유망벤처스타트업 상장지원 2억원, 창업도약패키지지원 2억원 등이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479억원, 소상공인육성자금이차보전 40억원, 고물가대응소상공인온라인특판전 10억원 등을 편성했다. 또 지방시대 선도사업에 추경 예산안을 중점 편성했다. 먼저 지방주도의 새로운 국가발전 비전제시와 경북 대전환 청사진 마련을 위한 기반구축 사업에 재원을 투입한다. 이를 위해 지방시대선도국제컨퍼런스 2억5000만원, 천년건축시범마을조성 기본계획수립 6억원, 경북디지털대전환 기본계획수립 1억5000만원 등의 연구용역비를 편성했다. 농업 대전환을 위해 임대형스마트팜 조성 55억원, 들녘특구 시범운영 16억원, 축분고체연료에너지전환 시범사업 4억8000만원, 경북미래형 사과원 조성 3억2000만원 등을 편성했다. 글로벌 문화 혁명을 위한 예산으로는 국내외관광객 유치 마케팅 25억원, 2023 국제경북관광산업 교류전 25억원, 글로벌문화교류협력사업 20억원 등을 편성했다. 또 지방중심 인재 양성과 책임복지구현을 위해 지역산업기반인재양성 및 혁신기술개발지원 20억원, 지역혁신중심대학 지원체계(RISE) 추진 10억원, 어린이집 필요경비 34억원, 지방의료원 의료인력 인건비지원 30억 등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국내복귀투자보조금 275억원 등 국고보조사업 변동분과 교육청전출금 715억원 등 법정·의무적 경비를 추가 편성하는 등 주요사업들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번 추경은 고금리·고유가 시대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적기에 지원하고,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경북이 확실하게 주도하고자 예년에 비해 서둘러 추경예산을 편성하게 됐다”며 “농업대전환 등 지방시대 선도과제들을 하나하나 차질 없이 추진해 살맛나는 경북을 실현하고 경북의 힘으로 확실한 지방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도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은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심의와 예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3월 22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역아동센터 행복나눔’ 사업의 하나로 ‘플리마켓 나눠보장:[場]’ 행사를 열었다. <사진> 한수원은 지난달 22일, 23일 경주 본사에서 수제간식, 수제청, 천연비누, 에코백 등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이 직접 제작한 물품을 판매했다. 또 한수원이 후원하는 아동들의 미술작품도 전시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 ‘지역아동센터 행복나눔’은 아동들이 전국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통합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수원은 올해도 도서관 지원사업, 안전환경조성, 진로탐색, IT 지원사업 등 다채로운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앞으로도 아동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 가족센터가 다문화가족 자녀성장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슬기로운 방학 생활 엄마, 아빠와 경주월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진> 눈썰매타기와 놀이기구 체험 등 다문화가족 지역맞춤형 학습 및 프로그램 사업으로 학부모 설문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체험활동 요구를 반영해 이뤄졌다. 지난달 25일 경주월드에서 열린 이번 프로그램은 학령기(초등~고등) 자녀를 둔 다문화가족 27개 가정 8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이번 방학동안 야외 활동이 많지 않아 약간 아쉬웠다”며 “부모님과 함께 사진 찍고 눈썰매도 같이 타는 등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 정말 좋았다”고 했다.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의 정서적 안정으로 생활 속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 건강한 학교생활을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자존감을 갖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위한 재밌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가 어르신들의 건강과 유사 시 신속 대응을 위해 경로당 행복선생 45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보건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 경주시보건소 주민건강지원센터에서 지난달 17일 열린 교육은 경로당 행복선생의 교육 이수와 업무효율성 제고, 각종 사고 시 신속 대응을 위해 이론 교육과 실습을 겸했다. 교육은 △심폐소생술(김태성, 강성미, 변미경, 정경순) △낙상, 걷기, 스트레칭 쎄라밴드, 8자 로프(김태규) △진드기 매개병 예방은 감염병 예방팀에서 맡았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그 중요성과 방법, 안전 확인, 심정지 인식과 119 신고, 실습, 인공호흡, 제세동기 사용법, 이물질에 의한 기도폐쇄 설명 및 실습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실시했다. 또 김태규 운동처방사는 스트레칭 밴드 활용법, 8자 밴드 활용법, 바른 자세 걷기, 낙상예방 등에 대해 질의 응답으로 진행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행복선생들은 “골든타임 4분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며 “지역사회 내 심폐소생술 교육경험률이 10% 증가할 때 급성심정지 환자 생존율이 1.4배 증가하는 만큼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승회 노인회 경주시지회 회장은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행복선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며 “건강과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미가 없고 힘들기만 하면 지루하고 기억에 남을 수 없으니 어르신들께서 행복한 마음으로 경로당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돌봄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무료 잠복결핵감염 검진이 시행된다. 경주시는 최근 단기근로자의 결핵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검사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들의 검진 및 치료비용을 지원해 결핵발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키로 했다. 지원대상은 산모·신생아관리사 및 어린이집·유치원·아동복지시설·산후조리원 종사자이다. 시는 지원 대상자 중 임시 일용직근로자, 계약직 등 검사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검진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다. 잠복결핵감염 검사자를 대상으로 결핵 및 잠복결핵감염 교육도 시행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보건소 결핵실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보건소 관계자는 “2세미만 소아가 결핵균에 감염되면 결핵으로 진행할 위험률이 40~50% 높은 만큼 돌봄시설에 종사 인력의 결핵검진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중년들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한 일자리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으로 경주시가 올해 첫 도입해 시행 중이다. 시는 올해 예산 3억1800만원을 투입해 △장애아동 돌봄 구축 △청소년 영어학습 및 심리 프로그램 등 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중년 13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이다.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의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신중년에게 지역사회 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해당 경험을 통해 민간 일자리로의 이동을 지원한다. 시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장애아동 돌봄 구축사업’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 또는 장애아 돌봄 업무 경력자 10명이 장애 어린이시설 및 경희학교에서 전담교사 업무를 보조한다. 식사 도움, 화장실 동행, 교실 간 이동 시 안전사고 예방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청소년 영어학습은 및 심리프로그램은 해당분야 전문 인력 3명이 활동한다. 다문화·저소득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준별 영어 독서 프로그램과 진로탐색 검사, MBTI 검사 등 심리치료 과정을 수행한다. 특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심적으로 움츠려 든 다문화 아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갈등 다루기, 집단 응집력 키우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동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말하기세상 등 2개 단체를 공고를 통해 수행기관으로 선정한 바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신중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추진하는 경력형 일자리사업으로 참여자와 수혜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으로 일거양득의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것을 짓밟는 것은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건 그 행위가 어떤 의도를 지녔건 아름다운 대상을 부수거나 해꼬지 하는 것은 결국 그만큼의 폭력을 자신에게 행하는 것과 같다. 심리적 결함을 가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닌 한 아름다운 것을 망치는 순간 자신도 꺼림칙하고 불편한 마음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옥녀봉 한쪽에 솔방울과 작은 돌멩이로 하트를 만들어 놓아 지나다니는 등산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분들이 있었다. 페이스북에는 그들의 아름다운 흔적을 찍어 올리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 아름다운 마음을 처음 낸 이는 안정희 씨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솔방울과 돌멩이로 하트만 만들어 놓았던 것이 어느 때부터인가 하트가 쌍으로 늘어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매일 날짜를 바꾸어 그려 놓고 ‘행복하세요’라는 글귀도 넣는 등 정성이 더 들어갔고 조형미까지 발전했다. 안정희 씨의 마음에 적극적으로 합류한 이가 자전거 타기와 맨발 걷기 전도사로 유명한 지연화 씨. 두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옥녀봉을 오르는 시민들이 기분 좋게 산행을 시작할 수 있음은 물어보나 마나다. 지금까지 이 솔방울 하트에 공감하고 칭송해온 SNS들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 하트를 어떤 심보 고약한 사람이 수시로 망가뜨려 만든 이는 물론 SNS 친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래도 두 사람은 꾸준히 하트를 고치고 다시 그려 놓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숫제 누가 이기나 보자는 오기까지 생긴 모습이다. 만들어 놓은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나고 어이없겠지만 따지고 보면 그럴 필요도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 아름다운 것을 망치는 것은 그 순간 자신을 해치는 일이기 때문에 이미 합당한 벌을 받은 셈이다. 오히려 망치는 일이 반복되어도 이 아름다운 일을 꾸준히 되풀이 한다면 언젠가는 망치는 사람조차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하트를 그릴 때마다 느꼈음직 한 행복만으로도 두 분은 충분히 즐거울 것이라 믿어진다. 그게 비록 솔방울과 돌멩이로 만들어졌을망정 이 하트가 옹골차 보이는 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아이 키우기 좋은 자치구는 어디일까? 통계만 보면 성동구가 아이 낳기 가장 좋은 곳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통계청 인구 동향조사 발표에 따르면 성동구의 2022년 (잠정) 합계출생율은 0.72명으로 서울시 평균 0.59명보다 많고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합계출생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로, 성동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서울시 자치구 1위, 2021년도 2위를 기록하며 서울시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율은 2021년도 기준 6.4명으로 전국 평균 5.1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성동구는 2017년 이래 5년 연속 서울시 자치구 중 조출생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출생·양육을 위한 성동구의 다양한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68%로 서울시 자치구 1위다. 임산부의 현실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도 적극적이다. 임산부 가사 돌봄 서비스를 지난해 6회 지원에서 올해는 7회로 확대했다. 또 1월부터 출산가정 산후 조리비용 지원을 신설해 출산가구당 소득 수준 관계없이 50만원을 보편 지원하고 있다. 성동구는 전체 어린이집 재원 아동에게 1인당 3만원의 특별활동비를 지원하고 지원 기간도 12개월로 확대했다. 운영비, 냉‧난방비, 급간식비 지원 등 어린이집 운영지원은 물론 보육 교직원 처우개선비, 근속수당, 명절수당 등 종사자 처우개선에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서울형 가사서비스 지원사업」 및 「엄마아빠택시 지원사업」 등 서울 엄마 아빠 행복프로젝트를 시행할 예정이다. 출산에 따른 가사노동 부담을 경감하고 이동 편의를 향상해 안심 양육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서예가 박진우 작가의 작품이 대만헝샨서법예술관(橫山書法藝術館)에서 열리는 서예 비엔날레에서 지난 1월 10일부터 4월 24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박진우 작가의 이번 작품은 먹을 탁본으로 뜨고 이를 경주 정혜사지 석탑의 형식으로 배치해 만든 작품으로 세로로 3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현대서예의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경주의 아름다운 석탑을 해외에 널리 알린 공도 돋보인다. 이번 비엔날레는 ‘법과 무법이 혼재한 시대-일종의 시각형식(視覺形式)으로의 서예’라는 제목으로 서예가 점점 일반에서 멀어지는 시대 새로운 시도로 서예의 세상을 열어가고 조명하는 전시회다. 박진우 작가의 참여는 그의 작품세계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대만 서예 관계자들이 전격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박진우 작가 이외에도 대만과 일본의 현대적 서예작가들을 비롯해 중국, 홍콩, 프랑스 등에서 활동하는 4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서예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당대 현대적 서예가로서의 면모가 유감 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박진우 작가가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었던 ‘고궁연화’전에 전시한 ‘적심’ 작품이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저는 우리나라 서예계와의 인연과 인맥 모두 전무하기 때문에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정말이지 큰 우연이었습니다. 대만 비엔날레의 吳超然(東海大學-비엔날레 총 큐레이터) 교수가 한국의 모 교수에게 한국인 서예가 추천을 부탁했는데, 작년 고궁연화 전시 중 <적심>을 잘 보신 그 교수님께서 저를 선뜻 추천해주셨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교수님이 저를 추천해주신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일이 잘 마무리되어 전시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박진우 작가는 먼저 작품을 보낸 후 지난 2월 15일 전시회에 참가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강연한 후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작업실에만 있던 <먹탑>이 세상 밖으로 나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뿌듯하고 감사했다”며 소감을 전한 박진우 작가는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강좌에 몇 분이나 오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객석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강좌도 잘 마무리했다”며 벅찬 감흥을 전했다. 박진우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에 참가한 작가들을 소개하며 세계적인 서예 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알렸다. “대만비엔날레에는 일본 현대 서예의 대가인 이노우에 유이치(井上有一)와 대만 서예가인 卜玆(본명 陣宗琛) 그리고 요즘 일본에서 핫한 여성 작가인 카토 타이케이(加藤堆繫)도 전시에 참여합니다. 카토타이케이는 근래에 포르쉐 광고도 찍었습니다. 2016년 가나자와의 21세기 현대미술관에서 이노우에 유이치의 탄생 백 주년 전시를 본 적이 있는데, 7년 후에 전시를 함께 하게 됐다”며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박진우 작가는 “吳超然 큐레이터와 상의한 후 <나는 난다>, <평생서–청년>, <먹탑> 등 세 작품을 저울질하다 최종 출품작으로 먹탑이 정해졌다. 이후 경주 안강에 있는 <정혜사지 13층석탑>을 모본으로 3미터가 넘는 큰 작품을 지난 가을 제작했다. 다행히 표구 작업을 미술관측에서 해주어서 국외 운송 과정을 손쉽게 했다”며 미술관이 작품 전시를 위해 각종 편의를 원활하게 진행해준 것에 대해 감사해 했다. 박진우 작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서예를 익히기 시작해 경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후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한양대학교 박물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19년 개인전 ‘성실한 나라의 이상한 청년 전’을 거치면서 전문 서예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박진우 작가는 이전 중국과 우리나라 대가들의 서법을 연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임서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자신만의 서예를 추구하기 위해 획기적이고 다양한 작품을 구상해 왔다. 특히 종이와 먹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고래로부터의 먹과 종이 수집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으며 이번 작품에 사용한 먹탑도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먹들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동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지역 독거어르신 60세대에 반려식물을 전달했다. <사진> 협의체 위원들은 지난달 23일 실내에서 기르기 좋은 반려식물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안부도 챙겼다. 협의체 특화사업 중 하나인 ‘독거노인 안부묻기’ 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진한다. 반려식물을 돌봄으로써 어르신의 정서적 안정과 활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기순 민간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특화사업 발굴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장이 읍면동을 찾아 시민 의견을 듣고 답하는 ‘찾아가는 시민 간담회’가 진행된다. 경주시는 지난달 23일 서면을 시작으로 오는 10일까지 23개 읍면동을 순회, 시민과의 대화를 갖고 시정운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올해는 ‘2023 희망찬 도약, 찾아가는 시민 간담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간담회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일상생활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과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행복한 경주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담았다. 주민들이 재능기부하는 축하공연으로 정형화된 방식의 간담회 틀을 벗겨내고, 모범시민 표창, 지역별 주요 현안사업 보고, 주민과의 대화 등이 진행된다. 또 23개 읍면동 이·통장 등 주민대표를 비롯해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요 사업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제시한 건의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답변한다. 시는 간담회를 통해 접수된 사항들은 담당 부서가 실현 가능성 검토 후 시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의 당면 현안사항을 듣고 꼼꼼히 확인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요인을 사전 차단하겠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시정이 나아가야 할 다양한 고견을 많이 제시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경주시 안강읍에 추진 중인 ‘북경주 복합문화복지센터’ 건립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사업비 189억원(국비 112억원, 시비 77억원)을 들여 안강읍 안강리 일원에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내년 말 준공 예정이다. 안강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문화복지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북경주 지역에 균형적인 문화복지혜택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면적 2859㎡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생활, 문화, 복지 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상 1층에는 커뮤니티 카페, 어린이 교실, 공동주방, 빨래방, 교육시설 등을, 2층에는 문화강좌실, 동아리실, 정보공유실, 어린이놀이 공간 등이 조성된다. 3층에는 영화상영과 강연장 등으로 활용 가능한 다목적홀과 헬스장 등도 깆춰진다. 이와 함께 야외 문화활동공간 ‘문화의 뜰’ 조성사업과 초·중·고 등하교길 안전 및 쾌적한 가로환경을 위한 안전로 정비사업도 연계해 추진한다. 안강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은 2019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본격화됐다. 2020년 기본계획 용역 착수, 2021년 농식품부와 기본계획안 서면검토 완료, 지난해 12월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시는 오는 10월까지 시행계획 승인절차를 마무리하고 12월 착공해 내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문화의 뜰 조성과 등하교길 안전로 정비사업도 같은 시기 완공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사업을 통해 북경주 주민들에게 균형적인 문화·복지혜택 제공과 정주여건 향상, 배후 마을간 상생발전으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