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 2조원을 넘어섰다. 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 1560억원을 편성해 지난 19일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에 편성한 추경예산은 일반회계 1270억원, 특별회계는 290억원이다. 이에 따라 경주시 올해 예산은 본예산 1조8450억원에 추경예산을 더해 2조10억원으로 늘었다. 주요 재원은 추가 확보된 지방교부세 350억원, 조정교부금 124억원, 국·도비보조금 167억원, 보전수입 516억원 등이다. 이번 추경예산은 민선8기 공약사업 추진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현안사업 등을 중심으로 편성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제2금장교 건설 20억원 △스마트관광도시 조성 23억원 △신라왕경방 정비 12억원 △현곡 체육공원 조성 12억원 △충효국민체육센터 건립 5억원 △농산물 가공종합지원센터 건립 4억원 등을 편성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주페이 할인 판매보전금 102억원 △황남 공영주차장조성 30억원 △안강시외버스정류장 조성 10억원 △감포읍 종합복지센터 건립 10억원 △워케이션빌리지 조성사업 20억원 △어촌신활력증진사업 17억원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지원 22억원 △ 충효 야척~재동간 도시계획도로 10억 등을 확보했다. 또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힌남노 재해복구 55억원 △서천지구 하수도중점관리지역 도시침수예방사업 8억원 △내남 월산리 및 이조리 전포마을 배수펌프장 설치 20억원을 투입해 복구·예방사업을 조기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외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도 40억원을 투입해 산림병해충 예찰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는 △장기요양기관 급여비용 지원 21억원 △출산장려금 15억원 △경로당 소파 제작 및 설치 3억원 △어린이집 영유아 식기 세척살균 지원 3억원 △24시간 영유아 전문의 응급진료센터 운영지원 3억원 등을 편성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추경예산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서민 경제 회복과 시민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편성했다”며 “추경예산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시의회와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회 추경 예산안은 제275회 시의회 임시회 기간 중 심의를 거쳐 5월 초 확정될 예정이다.
경주시의회가 지난 26일 제275회 임시회를 열고 202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각종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회는 이날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5월 4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제1차 본회의에서는 제275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회기결정의 건, 202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안 설명의 건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휴회기간 중에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조례안 및 일반안건 심사, 2023년도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작성,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처리한다. 이번 임시회에 상정된 조례안은 오상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주시 여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지원에 관한 조례안’ 등 15건이다. 동의안은 (재)경주문화재단의 경주예술의전당 사용료 감면 동의안 등 2건이다. 산내 문화공감센터 건립 등 2건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도 심의·의결한다. 또 김소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노동·연금·교육 3대 분야의 조속하고 확실한 개혁을 위한 촉구 결의안도 의결할 예정이다. 특히 202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은 일반회계 1270억원과 특별회계 290억원 등 총 1560억원으로 이번 임시회에서 처리한다. 이들 안건은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4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이철우 의장은 “현안사업 해결과 지역경제 살리기 등에 역점을 두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이 목적에 맞게 편성됐는지, 낭비성 예산은 없는지 시민의 눈으로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2023년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경주시 국·소·본부별로 올해 중점 추진 사업과 가시화되는 사업들은 무엇인지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경주시가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 확정에 따른 후속절차와 함께 첨단과학산업도시 조성에 나선다. 올해 SMR 국가산단 조성, 미래 자동차산업 생태계 구축, 기업투자유치 등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지역 산업기반을 확충해나가기로 했다. 강인구 경주시 경제산업국장은 지난 2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2023 시정현안 언론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SMR 국가산단은 입주 완료를 포함한 총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다. 향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등 수많은 행정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국가산단의 실제 가동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신속한 추진을 통해 조기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5년 준공예정인 SMR 연구개발 전초기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립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오는 5월 교육 및 기술협력시설부터 우선 준공된다. 이어 첨단연구행정시설 등 핵심시설은 7월 착공해 2025년 12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중수로 해체 기술원’도 2026년까지 완공한다. 당초 양남면 나아리에 건립 예정이었지만 부지매입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3월 대체부지로 양남면 나산리 일원이 확정됐다. 현재 주민설명회 및 지주들과의 협의가 마무리된 상태로 경주시는 부지를 매입 중이다. 총사업비 723억원을 들여 나산리 일원 2만4000㎡ 부지에 연구동, 방사화학분석동 등 3개 건물을 지을 방침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원자력 교육·연구시설로 원자로 물리 실험·실습 프로그램 개발, 국제 원자로 기초·심화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경주시는 사업비 약 500억원을 들여 오는 2026년까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내 2000㎡ 규모의 공동캠퍼스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1월까지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정부에 내년도 신규 사업으로 반영을 건의할 예정이다. 강인구 국장은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서울대학교가 대학연구 및 교육시설 구축방안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며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거점으로 하는 학·연 공동캠퍼스 구축과 운영체계 및 운영방식 등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후 산단 대개조·외동산단 복합문화센터 추진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산업단지 대개조)도 올해 본궤도에 오른다. 이는 산업부와 국토부가 공동 주관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4월 ‘외동일반산업단지’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3년간 국비 1821억원 등 총 3322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정부 산업단지 대개조 계획의 일환으로 노후화한 산업단지를 지역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포항 철강산단, 영천 첨단부품산단과 함께 선정돼 3개 도시가 연계해 추진한다. 경주 외동일반산업단지에는 △청정금속 소재산업 융합화 △스마트 제조 신산업화 △탈산소 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 3개 중점과제 아래 13개 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기업 매출액 30% 향상, 고용 유발 2000명 창출 등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외동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도 오는 2026년 1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산업부 주관 ‘2022년 복합문화센터 건립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본격 추진 중이다. 3년간 국비 27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61억원을 투입한다. 외동2산단 내 연면적 1500㎡ 지상 3층 규모로 북카페, 교육공간, 헬스케어센터 등 근로자 복지시설이 들어선다. 경주시는 지난 1월 복합문화센터 건립 관련 타당성 조사 용역을 완료했으며, 3월 경주시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승인받았다. 향후 경북도 지방재정투자심사와 기본설계, 실시설계 용역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2월 착공, 2025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복합문화센터가 운영되면 일과 삶이 동행하는 기업문화복지 중심지로 역할이 기대된다”며 “기업과 근로자, 지역주민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등 산업기반 확충 외동 구어산단 내 4월 준공한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 기술고도화센터를 비롯해 경주 이모빌리티 연구단지가 내년까지 조성을 완료한다. 또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지역 공약사업인 ‘경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사업을 공모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경북도와 공동으로 이달 말까지 공모를 신청할 계획이다. 산업부 오는 7월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모에 선정되면 시는 외동·천북 지역 산업단지 일원에 2027년까지 ‘경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지정면적은 외동 3.95㎢, 천북 2.12㎢ 신규 0.7㎢ 등 총 6.77㎢다. 사업비는 국비 1080억원 포함, 150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전기차플랫폼 소재부품장비 전진기지로,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지역 제조산업 구조 개편과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는 또 건천읍 용명리 건천4산업단지 인근 부지 29만9900㎡에 ‘경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양성자가속기 및 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연계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내 기존 주력산업과 중점 유치업종과의 연계 강화로 신산업 거점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021년 3월 경주시를 경제자유구역 예비후보지로 선정했었다. 시는 이후 산업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6월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내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신청, 2025년 개발계획 수립을 거쳐 2028년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프로젝트 본격 추진 경북도, 경주시, 영천시, 경산시가 참여하는 ‘경북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된다. 프로젝트는 경주, 영천, 경산에 있는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부품산업을 혁신해 지역 상생 미래 차 부품산업 수퍼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경주시 등은 지난해 12월 6일 경북도청에서 정부의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신청 및 선정을 위한 투자협약과 함께 노사민정 상생 협약을 체결했었다. 경주에서는 에코플라스틱(주), (주)다스, 영신정공(주) 등 3개 기업이 참여했다. 영천과 경산 7개 기업 등 모두 10개 기업이 함께한다. 이들 기업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구조를 미래 자동차 부품산업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53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약 800명 정도의 고용을 창출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이달 말까지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신청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종 지정 여부는 정부의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심의 일정과 민관합동지원단의 현장실사, 산업부의 심의위원회 최종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사업이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조원 규모의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에도 나선다. 지난해 시는 12건, 5천3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올해는 2배 정도 많은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목표로 정했다. 황훈 경주시 투자산업과장은 “오는 5월 중순 3건, 1600억원 규모의 MOU 체결이 예정돼있다”면서 “지난해보다 2배 정도인 1조원 규모를 목표로 하고 기업투자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인구 경제산업국장은 “경북 상생 일자리 사업, 소재, 부품, 장비사업 등 대규모 정부 공모사업 등 유망한 사업을 유치해 일자리가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나가겠다”면서 “서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놓치지 않고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황성동 좁은 골목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민 토론의 장을 열었다. 시는 지난 26일 ‘내가 생각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황성동 골목길’이라는 주제로 황성동 경주 간묘광장에서 아홉 번째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시민 토론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진열 황성동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골목길 탐방토론과 처방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토론자들은 2개조씩 4코스로 나뉜 골목길 걸으며 생활환경과 보행·차량 통행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사전에 배부된 지도 위에 의견을 표시했다. 이어 도출된 골목길별 개선방안에 대해 다른 조와 함께 내용을 공유하고 토론과 투표 등을 통해 ‘우리 동네 골목길 처방지도’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의 주된 불편사항은 교통과 안전이었다. 특히 △폐철도로 나뉜 황성동을 이동할 차량 통행로 부족 △불법 주정차 및 좁은 도로로 인한 교행 불편 △구분 없는 차도와 인도 △5일장과 등하교시 양방향 주차로 인한 보행자 안전 위협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일부구간 일방통행로 지정 △공영주차장 확대 △지하도로의 평면 도로화 △주정차 단속 카메라 확대 △등하교 시간 봉사단체 교통지도 등 다양한 주민 의견이 도출됐다. 시는 이날 도출된 원탁회의 의견과 사전 설문조사 등을 통해 검토된 의견을 향후 담당 부서와 공유해 시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의 발전 속도는 주민들의 시정 관심도와 참여도에 따라 결정된다”며 “도출된 개선방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3년도 상반기 대졸수준(학력무관)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일반모집 165명과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모집(장애인 20명, 취업지원대상자 15명)을 포함해 총 채용규모는 200명이다. 한수원은 5월 3일부터 19일까지 한수원 채용 홈페이지(www.khnp.co.kr/recruit)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한다. 학력과 나이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수원 신입사원 채용은 우수 인재 선발 및 육성을 통한 국내외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수급 체계 유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 등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총 439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392명이 만 34세 이하 ‘청년’으로, 청년고용특별법에 따른 법정비율 3%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올해도 총 44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채용을 유지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회사”라며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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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시립예술단원의 처우개선을 위한 관련 규정을 지난 20일 입법 예고했다. 각종 수당 인상과 그간 모호했던 육아 휴직 등 출산·임신 관련 규정 등이 주요 골자다. 경주시는 신라고취대, 합창단, 극단 등 예술단원들의 처우를 개선해 안정적인 예술 활동 지원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시는 ‘시립예술단 설치 운영 조례 시행규칙 및 복무규정 일부 개정안’을 지난 20일자로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극단의 경우 예술감독 공연수당 10만원을 신설하고, 합창단 지휘자와 고취대 예술감독 연구수당도 월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인상한다. 합창단원과 고취대원의 등급별 월 수당도 S등급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A등급은 3만원에서 5만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경주시립예술단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단원의 근무 여건도 개선한다. 여성 단원이 유산·사산을 한 경우 최대 60일까지 유급휴가를 받게 된다. 또 생후 1년 미만의 유아를 가진 여성 단원은 1일 1회 30분의 유급 수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외에도 임신 중인 단원이 건강진단을 받기 위해 휴가를 신청할 경우 △임신 28주까지 월 1회 △임신 29주~36주까지 월 2회 △임신 37주 이후 주 1회 특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경주시립예술단의 여성단원 현황은 △고취대 38명 중 21명 △합창단 48명 중 29명 △극단 18명 중 10명 등 총 104명 중 60명이다. 주낙영 시장은 “관련 규정 개정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처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주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은 경주시 홈페이지 경주소식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음달 10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쳐 공포 후 시행할 예정이다.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며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지역 부동산 시장의 우려로 남아있다. 일부 건설사는 미분양 물량을 공개하지 않아 우려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 20일 2월중 경북동해안지역 실물경제동향을 발표했다. 포항본부에 따르면 경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4%로 1월 -0.7%대비 하락 폭이 축소됐다. 경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최근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12월 -1.3%까지 하락했다가 1월 -0.7%, 2월 -0.4%로 하락 폭이 줄어들었다. 하락 폭이 줄어들면서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 증가로 이어졌다. 경주지역 부동산 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135건, 11월 136건, 12월 108건, 2023년 1월 140건으로 거래량에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2월 들면서 259건으로 거래량 증가하며 매매가격 변동률 하락 폭이 줄어들었다. 미분양은 그대로 지역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미분양 물량 해소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 미분양 물량은 3월 31일 기준 1427세대로 지난달 대비 7세대 감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아파트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9월 119세대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증가하다 지난해 12월 1476세대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 올해는 1월 1460세대, 2월 1433세대, 3월 1427세대로 미분양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에 접어든 상황에서 2월 반짝 반등이 있었지만 미분양 해소보다는 기존 구축 아파트 위주로 매매가 이뤄졌다”면서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부동산 하락 심리와 맞물려 신규 대출을 통한 아파트 매매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분양 물량 미공개한 건설사 경주시가 집계하는 미분양 물량 공개 자료에서 일부 건설사가 미분양 세대를 비공개해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됐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에서 미분양된 11개 단지 가운데 힐스테이트 황성과 더메트로 줌파크 등 2개 단지가 미분양 물량을 공개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힐스테이트 황성은 지난해 7월까지 공개하던 미분양 물량 현황을 8월 비공개로 전환해 현재까지 비공개 유지 중이다. 이곳은 전체 608세대 가운데 지난해 7월까지 미분양 물량이 16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물량이 지역에서 가장 많았던 줌파크도 올해 초 미분양 물량 공개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전체 549세대 가운데 미분양이 352세대에 달했던 줌파크는 올해 1월부터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리고 줌파크는 지난 7일 시공사인 D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결국 공사가 중단되고 말았다. 건설사가 미분양 물량 비공개 이후 공사 중단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공개를 강제할 방안은 없다. 경주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 비공개 요청이 오면 공개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비공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올해 1월 1일 기준 개별 토지 39만9066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를 28일 결정·공시했다. 개별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장관이 매년 공시하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시장이 ‘개별토지의 단위 면적(㎡)당 가격’을 산정한 것이다. 양도소득세·상속세 등 국세와 취득세·등록세 등 지방세, 개발부담금·농지전용부담금·측량수수료·대부료 등을 산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경주시 개별공시지가는 경제여건 등을 감안한 표준지공시지가의 하락으로 전년 대비 지가변동률이 6.65% 하락했다. 지역 최고지가는 성동동 399-65번지로 788만1000원/㎡, 최저지가는 양남면 기구리 687-5번지로 277원/㎡으로 결정됐다. 이번에 결정·공시된 공시지가는 △경주시 홈페이지(www.gyeongju.go.kr) △일사편리-경북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kras.gb.go.kr/land_info) △씨:리얼 부동산정보 공공 포털서비스(seereal.lh.or.kr)를 통해 열람하거나, 경주시청 토지정보과 또는 읍·면 행정복지센터로 방문 및 유선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개별공시지가에 대해 이의가 있는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은 4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시청 토지정보과 또는 해당 필지 소재지 읍·면 행정복지센터로 제출하면 된다. 이의신청이 제출된 필지는 감정평가법인의 검증과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결과를 6월 27일 조정·공시 할 예정이다.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컬대학 30에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동국대 WISE캠퍼스가 도전한다. 동국대 WISE캠퍼스가 지난 25일 경주시청에서 교육부가 주관하는 ‘글로컬대학 30’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은 경주시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지역 산업체, 지역 연구기관 등이 동반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전략 수립을 위해 마련됐다. 글로컬대학 30은 교육부가 인구감소, 지역 위기 상황을 맞은 대학과 지역 사회의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수준의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벽을 허물고 지역·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동반성장을 이끌 비수도권 대학 30곳에 5년간 총 3조원의 예산을 투자한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약 1000억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대학·지자체의 동반성장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방의 인구소멸, 학령인구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등 다가온 지방대의 위기 상황 속에서 향후 10면~15년이 대학 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의 혁신을 통해 지역발전 전략을 세우고 이를 통한 지역 발전, 지역 내 다른 대학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이 글로컬대학이다”면서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30개 대학을 선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동국대 WISE캠퍼스 유일 추진 10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글로컬대학 선정에 지역 4개 대학 중 동국대 WISE캠퍼스만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나머지 대학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교육부 글로컬대학 지정 대상을 살펴보면 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달 결과 일반재정지원 미지원대학과 매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은 신청이 제한된다. 지역에서 동국대 WISE캠퍼스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또는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학 관계자는 “다른 지역 대학은 대학 통합 등 글로컬대학 선정이 대학 경쟁력 확보의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지역에서는 대학 간 동반성장을 위한 대학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LINC 사업 통한 지역사회 협력 강점 동국대 WISE캠퍼스가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단순히 지원 자격 때문은 아니다. WISE캠퍼스는 그동안 LINC 사업 등 지자체, 지역산업체와의 협력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WISE캠퍼스는 대학 내·외부 벽을 허물고 지역 산학협력 허브 구축 위한 대학혁신지원사업,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년간 단과대학 체제를 개편해 스마트시티융합대학, 글로벌경영사회대학 등의 융합대학을 신설했으며 지역산업과 연계한 자동차소재부품공학과 신설 등 지역과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영경 총장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추진 발표 이전부터 융합대학, 지역산업 연계 학과 신설, 교육의 탈캠퍼스화 등의 대학 벽 허물기를 대학혁신전략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글로컬대학 30사업이 대학 혁신과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컬대학의 핵심은 대학이 산학협력 허브를 통해 청년 인재가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하는 것이다. 지역 정주 청년 인력 양성과 우수 외국인 유학생 지역 취업 프로그램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삶의 균형 - 희로애락 우리의 삶은 큰 나무와 같다. 풍성하게 뻗은 수많은 나뭇가지처럼 우리의 삶은 많은 선택과 행동으로 이뤄진다. 대지의 힘을 붙잡으며 지탱하는 뿌리처럼 우리의 삶은 시행착오를 통해 더 깊게, 단단하게 파고든다. 희로애락과 함께 가지가 풍성하게 뻗어 나갈수록 뿌리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더 깊이 내린다. 깊이 내려간 뿌리가 던 단단하게 지탱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큰 나무와 같다.
경주시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폐역·폐철도 활용방안에 대한 기본방향이 나왔다. 경주시는 2021년 12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폐선에 따라 지역 내 폐역 17개소와 80.3km의 폐철도 부지 활용을 위한 용역 최종보고회를 지난 12일 개최했다. 기본계획 용역을 마무리한 경주시는 향후 국가철도공단·코레일과 협의를 거쳐 도시관리계획(정비)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행정절차를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시는 지난 2020년 4월 ㈜경호엔지니어링에 ‘폐철도 부지 도시관리계획(정비) 및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해 이번에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용역 결과 폐역 17곳 중 도심과 가깝고 접근성이 좋은 경주·서경주·불국사·입실·건천·아화·부조 등 7개역을 복합·상업·행정·문화·소통·주거공간으로 조성을 제시했다. 폐역은 또 경주시가 계획을 수립해 적극 활용하는 ‘지역거점플랫폼 역사’와 민자 유치, 소규모 공영개발을 병행하는 ‘생활권중심 플랫폼역’으로 구분해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80.3km에 이르는 폐철도는 나머지 10개 폐역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개발 사업 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폐역사는 △경주역 상업업무복합지구 △서경주역 뉴타운개발지구 △불국사역 역사문화공원 △입실역 주거플랫폼 신주거지 △건천역·아화역 문화공원 거점 △부조역은 문화복지 거점으로 조성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안강역은 현재 추진 중인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폐철도는 도심구간은 ‘도시바람숲길’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그린웨이’를 조성한다. 외곽구간은 자전거 도로, 마라톤 코스 등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또 다른 ‘그린웨이’ 조성을 제시했다. 최종보고회에서는 이 같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지만 여러 난제들도 적지 않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재원확보 방안을 비롯해 문화재 발굴조사 등은 쉽게 풀리지 않는 과제여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최종보고회에서 추산된 폐역·폐철도 활용을 위한 총사업비는 무려 3550억원에 달하고, 옛 경주역 개발의 경우 문화재 시·발굴조사가 필요한데 토지소유권자인 한국철도공단이 매각 전 발굴에 소요되는 비용을 투입할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용역시행사인 ㈜경호엔지니어링은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와 5년~10년 원리금 균등납부에 대한 협약체결을 제안했다. 또 공영개발의 경우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조달방안을, 철도 일부 유휴부지는 민간 공모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원리금 균등납부 관련 협약체결을 국가철도공단 등이 수용할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또 지난해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폐선·폐철도 활용 민간사업자 공모 결과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아 민간 공모 역시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용역결과를 단적으로 결론내면 재원마련 등의 난제로 인해 폐역·폐철도 활용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주시는 옛 경주역의 임시활용방안으로 경주문화관 1918을 조성해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비교적 작은 예산을 들여 황오지하차도 등 총 7곳에 임시통행로를 개설해 주민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입실역과 황성초 인근의 폐철도부지에 조성 중인 임시보행로는 이달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황성동 우주타운 북편 임시주차장 조성, 황성·동천동 일대 방음벽 철거도 6월까지 완료되는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이들 사업은 오랜 기간 동안 철로로 인해 단절돼 불편을 겪어왔었던 지역주민들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크게 환영받고 있다.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이 같은 폐철도 임시 활용사업은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 반면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폐역·폐철도 활용 본 사업은 우선순위를 결정해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할 장기적인 사업이다. 전체 구간에 걸쳐 동시에 사업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내용대로 사업이 추진되기까지는 여러 변수도 많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폐철도 부지 개발은 경주의 새로운 발전을 열어가는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서두른다고 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주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을 수 있는 사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특정지역이나 집단민원에 결코 휘둘려서는 안 된다.
지도를 펼쳐봤다. 경주의 여섯 부족이 힘을 합쳐 나라를 세운 곳, 서라벌은 신성한 산, 전설을 품은 숲과 강, 그리고 넓은 평지로 이뤄져 있다. 방리제(坊里制)로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하게 구획된 도시구조에 목탑과 기와집들이 빼곡히 들어선 신라의 수도 서라벌은 인구 70만이 넘는 대도시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월성 주변의 대형 전각들이 들어선 유구와 인근의 김유신 장군의 집터인 재매정지 등을 통해 판단해보면 과거 서라벌의 중심부는 지금 경주의 중심지와 다른 위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찬란하던 서라벌의 영광도 왕조가 바뀌자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새로운 고려왕조는 월성을 중심으로 한 기존 도시체계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지우기 위해서인지 신라의 중심부를 비켜서 월성 북서쪽에 새로운 읍성을 세웠다. 이제 새로운 중심지를 내세워 기존의 지배 체계가 달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경주읍성은 고려시대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경주의 행정, 문화, 정치의 중심지가 월성에서 새로운 중심지로 모두 옮겨간 것이다. 반면 이전 신라시대의 중심부는 이후 버려진 성터와 절터 그리고 논밭으로 변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왕조교체에 따른 도시의 쇠퇴와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경주읍성은 일제 강점기 이후에도 경주의 중심부로 역할을 했다. 성의 안과 밖을 구분 짓던 성벽은 헐렸고 방어용 해자(垓子)는 매워졌지만, 성벽을 따라 새길이 생겼다. 그리고 경주 최초의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법원, 경찰서 등의 관공서들이 읍성을 중심으로 들어섰다. 해방 이후 인구가 늘어나면서 주변에 주택지들도 생겼다. 반듯하게 구획된 부지에 깔끔하게 신식으로 지은 양옥집들이 많았던 읍성 동측과 남측의 주택지들은 80년대까지 경주의 대표적인 주거지였다. 큰 변화는 80년대 후반부터 찾아왔다. 늘어나는 인구에 대응하여 경주 북측의 황성동을 비롯하여 동천, 충효, 용강동으로 주거지가 확대되었다. 도시가 성장하면 시가지의 확장은 당연한 순서다. 인구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신규 택지를 조성하면서 공간의 활력이 도시 전체로 확대되던 시기는 여기까지였다. 문제는 만드는 집의 수가 살 사람 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욕구와 잘못된 예측이 맞물리는 순간 도시 쇠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원래는 외부로부터 인구가 유입되기를 예측하고 외곽에 새 아파트 단지를 지었지만, 결과는 새로운 주민이 아닌 원도심에 살던 사람들이 옮겨가 살게 되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원도심은 당연히 이전보다 사람이 줄게 마련이다. 학생들도 줄었고, 종국에는 옮겨간 사람들을 따라 학교도 이전되었다. 북적이던 원도심 상가는 활력을 잃었다. 이런 식으로 옮겨간 중심지들이 동천, 황성, 충효, 현곡으로 계속 늘어가고 있다.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볼 문제는 옮겨간 중심지들도 언젠가는 쇠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신경주역세권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높다는 뉴스를 봤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집은 계속 새롭게 대규모로 짓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새것에 대한 욕구가 있다. 낡고 오래된 것보다는 깨끗한 새집과 공간이 가져다주는 편익이 큰 것도 사실이다.여기에는 기존의 단독주택지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운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는 아파트라는 주거유형이 큰 역할을 한 것도 맞다. 비싼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 아파트 소유가 재산증식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항상 새것을 쫓아갈 수는 없다. 신규 주택지가 생겨나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또 언제 쇠퇴지역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인스턴트식 공간소비는 지양되어야 한다. 한 공간이 오래도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낡으면 버리고 새것을 쫓기보다는 소중한 공간을 계속해서 아끼고 거듭나게 하는 지속 가능한 공간소비의 문화와 정책이 필요하다.
UBS는 2023년 2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인 Chat GPT가 출시된 지 단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기록은 다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모았으며, UBS 보고서에 따르면 우버는 70개월, 스포티파이는 55개월, 인스타그램은 30개월, 틱톡은 9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남녀노소 전 국민이 온라인 학습, 온라인 회의에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보다 더 획기적인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Chat GPT는 OpenAI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 모델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사전 훈련된 트랜스포머(Transformer)기반 생성 모델이다. GPT-3는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언어 모델로, 2020년 6월에 공개되었고, 2022년 11월 30일에 출시되었다.
Chat GPT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과 매우 유사한 자연어 생성 능력이다. Chat GPT는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훈련되었기 때문에, 자연어 생성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인간의 언어 패턴을 학습하여 자연스러운 대화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Chat GPT는 자연어 처리를 위해 사전에 훈련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작업에 적용할 수 있다. Chat GPT를 기반으로 한 응용 프로그램은 챗봇, 요약 도구, 번역기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열풍에 필자도 Chat GPT에 가입하여, 대학원에서 전공자들에게 오픈한 교육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다음은 Chat GPT가 답변한 Chat GPT의 문제점과 대비점이다.
(영국 법인) 현대자동차 광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한 외국인이 ‘올해의 차’로 선정된 현대 자동차 광고판을 뚫어지게 보더니 급기야 핸드폰을 꺼낸다. 위치 검색용 앱을 켜고는 “하현다이”라고 또박또박 발음을 한다. 요즘은 음성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는 세상이다. 이제 제일 가까운 현대 대리점이 뜨겠지? 지도상의 특정 위치에 목적지 표시가 뜨자 남자는 앱이 알려주는 대로 걸어간다. 마침내 도달한 목적지에는 ‘하이 앤 다이(High N Dye)’라고 쓰인 미장원이 떡! 하니 그를 맞는다. 아, 발음이 문제였다. 사람이었다면 재차 확인이라도 했을 텐데 앱은 들리는 대로 반응을 할 수밖에. 광고는 비슷한 느낌의 상황을 속도감 있게 보여준다. 금발의 한 여인은 갑자기 눈이 뚱그레진다. 그녀 앞에는 ‘(하와이안 타이Hawaiian Tie)’ 가게가 서 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한 흑인 앞에는 ‘하이엔파이(High End Pie)’ 푸드 트럭이 서 있고. 현대자동차를 찾는데 하와이 넥타이 가게는 뭐고, (맛이) 끝내주는 파이 트럭은 또 웬 말인가. 다 한국어 발음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다. 우리 귀에는 분명히 ‘현대’인데, 외국인들에게는 ‘히현~다이’, ‘효온다이’, ‘하이랜드~아이’ 등 아주 다양하게 들리나 보다. 현대는 왜 하필 현대라서 발음에 익숙지 않은 잠재고객들을 괴롭히는 걸까? ‘외국인 90%가 못하는 한국어 발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길래 살펴봤다. 보통 외국인들은 ㄱ, ㄷ, ㅂ, ㅈ으로 시작되는 한글 단어를 주로 ㅋ, ㅌ, ㅍ, ㅊ로 발음하다고 한다. 가방을 카방으로 발음하고, 도깨비가 토깨비가 되며, 주전자가 추전자가 되는 식이다. 한국어 교재에 발음 기호에 문제일 수 있다. 고유한 한국어 발음을 어쩔 수 없이 알파벳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말이다. 자신의 모국어 발음과 호환이 안 되어서 그럴 수도 있다. 발음자의 언어 습관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각국의 젊은이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어 능력자들인 이들도 어려워하는 게 발음이다. 극장엘 가서 드디어 “오징어 주세요.”라고 주문할 수 있어 감격했다는 어느 일본인 패널의 말이다. 일본어는 ‘ㅗ’와 ‘ㅓ’의 구별이 잘 안 된다고 한다. 누가 봐도 한국어 능력자인 그에게 오징어는 여태 ‘오징오’였다. ‘오징오’보단 ‘어징어’가 더 웃기지 않나? 속으로 발음을 따라 하는데, 파키스탄 패널이 그런다. 자기는 그게 소고기란다. ‘서고기’라고도 할 때도 있지만 ‘소거기’라 정성 들여 발음하기도 한다고. 본의 아니게 소도, 그도 아주 위험해지는 순간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한국어에만 있는 표현법 몇 개만 알아보자. 시작은 ‘잘하면 지겠더라!’라는 표현이다. ‘잘하는데 어떻게 져?’ 하겠지만 우린 자주 이렇게 쓴다. 글자 그대로 ‘잘하면’이지만 ‘여차하면’이라는 뉘앙스도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영화를 보다 보면 이런다. “저러다 잘하면 죽겠네...” 요즘은 좌석제이지만 예전에는 어두운 극장 안에서 엉거주춤 선 사람이 이렇게 물어왔다. “저, 여기 자리 있어요?” 자리가 있다는 소릴 들은 그 사람은 얼른 고개를 돌린다. 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걸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꼽는단다. 그들은 주인 없는 빈자리를 떠올렸는지 모르지만 한국식 맥락은 이렇다. ‘이 자리에 지금은 가방만 덩그러니 보일지 모르겠지만 앉을 사람이 있어요.’ “헬스장 끊었어!”라는 표현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헬스를 그만뒀다고?” 되물어보면 한국인 친구는 “아니, 이제 헬스를 시작했다고!” 이런다. 끊다는 용어를 사전에서 배운 외국인들은 ‘하던 일을 멈추게 하다(stop)’가 떠올랐겠지만 한국어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제 마지막이다. 그럼 “과자라도 먹을래?” 하니까 한국인이 생글생글 웃으며 “난 괜찮아” 한다. 말은 긍정인데 의미는 부정이다. “먹어볼래?” 하고 과자봉지를 내밀었더니 말은 “응, 그래” 하는데 과자를 가져가진 않고 있다. 그것도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말이다. ‘날 놀리는 건가? 장난치자는 건가?’ 아주 혼란스러울 거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이런 말을 해주자. 우린 남편이 술을 다신 안 먹는다고 맹세를 하면 조용히 이런 말을 해주는 민족이야. “잘도 그러겠다.” 긍정[잘]에 긍정[그러겠다]을 더해도 잘 뒤에 붙은 도[부정] 하나를 못 이긴다.
문무대왕면 봉길리 바닷가에서 200m 떨어져 있는 작은 바위섬인 대왕암(大王岩)은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해중능인데 ‘대왕암’이라고 한다. 바다에 있는 수중릉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사적 제158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왕암은 용이 된 문무왕의 영혼이 깃든 곳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과 거의 대등하게 되었고 산업의 일부는 일본을 능가하고 있으니 지금쯤 문무왕은 대붕(大鵬)이 되셨을 것이다. 대붕은 한 번 날개짓을 하면 10만8000리를 날고 바닷속의 용을 잡아먹는다. 용으로 화하지 못하면 이무기, 이무기가 되지 못한 것은 뱀이다. 뱀에도 미치지 못하면 지렁이이다. 그런데 아직도 일본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고 걸핏하면 토착 왜구 운운하면서 일본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들은 우리를 아직 지렁이로 생각하는 것 같다. 1964년 10월 24일, 한국일보는 문화재청과 함께 신라오악학술조사 사업을 통해 문무왕릉에 대해 조사하다가 문무왕릉이 현재의 대왕암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정영호 교수를 포함한 3명의 학자들은 당시 대왕암까지 조각배를 타고 가서 대왕암 내부 웅덩이에 들어가 장대를 쑤셔 그 복판 바윗돌 밑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조사 성과를 토대로 조사단이 그린 모식도에는 바위 밑에 유골상자와 부장품을 담은 관 같은 석함이 그려져 있다. 즉 대왕암 내부 복판 바닥에는 관이나 유골 상자를 안치하기 위한 홈이 있고, 그 위를 거대한 바위로 덮었을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대왕암은 물속에 유골을 모신 수중릉이 된다. 그러나 2001년 재조사에서 바위 밑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2001년 KBS 역사스페셜 팀이 학자들과 함께 최초로 대왕암을 직접 탐사했다. 조사단은 대왕암 십자 수로의 끝을 모래주머니로 막은 후 양수기로 물을 빼내어 대왕암 한가운데에 있는 바윗돌인 복개석을 비파괴검사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복개석은 석관 뚜껑이나 덮개돌이 아니었다. 그냥 약 20t 정도 되는 거대한 바윗돌이었고, 복개석 아래에는 부장품은커녕 유골상자나 사리함 등을 묻은 공간은 물론 그런 흔적조차 없었다. 바위가 놓인 곳은 부드러운 흙층이나 모래층이 아니라 주변 암초의 일부이자 단단한 암석층인지라 도저히 파내려야 파낼 수가 없는 구조였던 것. 결론적으로 바위 안이나 바위 밑에 부장품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1960년대 신라오악조사단이 왜 바위 밑에 유골상자와 부장품을 둔 공간이 있었다고 추측했을까? 바위 아래가 절리층인지라 쩍쩍 갈라진 틈새가 많은 암석층이었기 때문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시에는 비파괴검사 장비 등 최신장비들이 없어 막대기로 쑤셔가며 조사했는데, 하필이면 막대기에 바닥 틈새 공간이 잡혔기 때문에 이 공간에 유골상자와 부장품을 모셨을 것으로 오인했던 것이다. 한편 2001년 조사 당시 학자들의 의견은, 현재의 복개석인 그 바윗돌은 대왕암에서 자연적으로 떨어져 틈새에 끼어있었을 텐데, 그 바윗돌을 석공들이 밀어 꺼내어 대왕암 중심에 갖다놓았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였다. 게다가 2001년 조사 때 대왕암의 십자형 수로와 대왕암 안쪽을 인공적으로 깎아서 다듬은 흔적까지 발견되었다. 바닷물이 동쪽 수로로 들어와 서쪽 수로로 빠져나가는데, 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서쪽 수로를 깎아서 동쪽 수로보다 더 낮게 만든 흔적이 나왔다. 대왕암의 안쪽도 툭 튀어나온 부위를 정으로 깬 흔적이 있었다. 유골이나 부장품을 안장하지 않았다면 왜 신라 왕실은 석공들을 시켜 대왕암을 다듬고 정리하는 수고를 했는지 의문이 남는데, 문무왕의 유골을 뿌린 산골처인 대왕암을 아예 문무왕을 기리는 성지로 만들고자 바닷물이 잘 드나들고 흉한 부분이 없도록 외양을 다듬었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즉, 문무왕을 제대로 추모할 수 있는 허묘(墟墓)를 해중릉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왕암에 문무왕의 유골이 안장되지는 않았더라도, 문무왕이 살아 생전에 관계가 깊은 장소이고 신라 왕실에서 대왕암을 추모공간으로 삼고자 작업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해변에는 횟집이 어지럽고 ‘방생고기 팝니다’, ‘굿당 대여합니다’ 등의 안내판이 눈이 뜨인다. 찾는 이의 눈에 거슬리고, 문무대왕께서도 불편해 하실 것 같다. 경주시나 문화재 관련 기관에서 정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극장의 추억 이상록 기억의 성채도 언젠간 무너지지만 내 인생극장은 막을 내릴 수 없다네 삼팔장은 파장 흐느끼는 뽕짝 무대래야 장터 마당 우리는 들뜨지 학교에선 기죽던 강둑 아래 녀석도 나방처럼 설치지 노란 등 꺼지고 영사기 소리 밤하늘 긁으면 어김없이 죽죽 장대비 내리지 매가리 없는 삶 눈물처럼 때도 없이 내리지 사랑해선 안 될 사람 통통배는 서울로 가는데 소나무에 기대 바라만 보는 여인 아, 문 희, 눈물도 예쁜 저런 여자라면 삶이 한두 번 속여야지 그래도 지금 여자 갸름한 목덜미는 꼭 닮았다네 촌구석에 극장이라니 거무죽죽 지붕 사이 우뚝한 국제극장 김일 박치기를 단체로 볼 줄이야 허장강도 도금봉도 막걸리 안주 희갑이는 애들도 만만하게 보는데 장돌뱅이로 돌고 돈 필름은 장꾼들 셈처럼 자꾸만 끊어져 하필 두 입술이 닿을 찰나에 건달들 ‘도끼’ 고함에 다시 이어져도 꼴도 보기 싫은 놈 자르고픈 컷, 컷, 정말 도끼로 뭉툭 도려내고 사는 맛도 있어야지 ‘한 떨기 장미 꽃잎이 젖을 때’라나 아직도 콩닥거린다네 범일동 시궁창 강구 군단도 촌놈 부산 구경 못 막았지 가무잡잡 삼화고무 앳된 처자들 삼일극장이 비좁네 뽕도 딸 겸 들어서면 분내 땀내 찐득거려 삼성극장으로 건너가면 지린내가 폴폴 따라붙지 헛헛하지 액션으로 한 방 멜로로 또 한 방 동시에 달래주곤 남진까지 불러다 구장집 봉순이 봉긋한 가슴에 바람 넣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진 봉순인 태화고무 고무신처럼 어디서 질기게 살아갈 테지 그 보림극장도 문을 닫았다네 내려진 그 극장 간판 헛바람 안 빠진 물컹한 가슴에나 달아야겠네 -질풍노도의 황홀, 그 시절의 인생극장 가슴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뜻밖의 옛 추억을 소환하는 시를 만난다. 그것은 영화가 국민들의 유일한 오락거리였던 6-70년대를 산 시인의 극장편력을 통해 그 시절을 산 사람들의 추억을 술술 읽히도록 되살려놓은 작품이다. 그 시절 극장이란 무엇인가? 베니어 합판에 그려져 보란 듯이 내걸리던 극장간판의 얼굴 이 몇 날이고 유혹하면, 조숙한 나이로 몰래 입장하여 스펀지가 튀어나온 객석 의자에 앉아 가슴 두근거리며, 비가 추척추적 내리는 듯한 화면을 보곤 했다. 마땅한 공연장이 없던 그 시절, 라디오로 겨우 만나던 가수의 리사이틀도 심심찮게 찾아오고 임시로 설치된 링 위에서 레슬링 경기가 펼쳐지던 곳도 극장이었다. 밀양과 청도가 인접한 곳에 살았던 시인은 삼팔장 파장 무렵 장터마당에서 흐느끼는 뽕짝이 끝나고 상영되던 가설극장, “영사기 소리 밤하늘 긁으면 어김없이 죽죽 장대비 내리”던 화면에서, 꿈에도 그리던 갸름한 목덜미의 ‘문희’를 만나면서 “눈물도 예쁜 저런 여자라면” 삶이 몇 번 자신을 속여도 좋다고 허세를 부린다. 불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처럼 설치던 시절, 극장에 대한 관심은 청도 유천에 우뚝 서 있던 국제극장으로 이어진다. 거기서 그는 전설적인 레슬러 김일의 박치기도 보고, 악역으로 인기를 누렸던 허장강, 관능미 물씬 풍기던 도금봉, 대중을 웃기던 김희갑 출연 영화도 보는데, “돌고 돈 필름은 장꾼들 셈처럼 자꾸만 끊어져 하필 두 입술이 닿을 찰나에 건달들 ‘도끼’” 고함이 터져나오는 풍경이라니! 그 ‘도끼’는 ‘talk’의 엉터리 발음인데, “보기 싫은 놈 자르고픈 컷, 컷, 정말 도끼로 뭉툭 도려내고 사는 맛도 있어야지” 할 때는 나무를 찍는 연장 ‘도끼’로 말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극장에 대한 편력은 비오는 날이면 출몰하던 “범일동 시궁창”의 바퀴벌레들, “갯강구 군단도 못 막”을 정도여서, “가무잡잡 삼화고무 앳된 처자들”로 가득한 삼일극장”, 공돌이들의 “지린내가 폴폴 따라붙”던 삼성극장, “남진까지 불러다 구장집 봉순이 봉긋한 가슴에 바람 넣”던, 쇼로 유명한 보림극장으로 부산의 다양한 순례로 이어진다. 그 영화관도 이제는 다 간판을 내리고, 복합상영관으로, 마트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새것을 아는 재미가 추억을 강제로 밀어내는 시대다. 그러나 자신의 생을 일군 인생극장이 그리 쉽게 막을 내릴 수 있겠는가. 그 추억은 우리 “헛바람 안 빠진 물컹한 가슴”에 여전히 보금자리를 틀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주 수요일,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송재용 단장이 기자에게 전화했다.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찰턴 헤스턴 주연의 1968년 영화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 랄프넬슨 감독)’다. 송재용 단장이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클래식 음악을 대하는 유럽 사회의 오랜 전통을 되새기고 우리 사회에도 접목시키고 싶은 바람에서다. 영화는 2차세계대전이 끝나기 한 해 전인 1944년 벨기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라는 전제를 담고 있다. 내용은 벨기에에서 순회공연 중인 미국 오케스트라가 독일군의 포로가 되면서 벌어지는 사연을 다룬 것이다. 유명 지휘자인 라이오넬 에반스(찰턴 헤스턴 분)와 음악을 좋아하는 독일 장군 쉴러, 독일군 대령 안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신경전이 이 영화의 백미다. 포로를 사살하려는 안트 대령의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 지휘자 에반스를 알아본 쉴러 장군은 자신을 위해 연주하는 조건으로 에반스 이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살려준다. 그러나 안트 대령은 포로는 무조건 사살해야 한다며 쉴러 장군을 상부에 보고하는가 하면 수시로 오케스트라 사살 의지를 드러내며 쉴러 장군을 압박한다. 연주를 끝내면 곧바로 처형될 것을 아는 에반스는 최대한 연주를 하지 않고 연습만 하며 시간을 끌어보려 하지만 이런 속을 모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쉴러 장군에게 잘 보여 목숨을 구제받고자 속히 연주를 하자며 에반스를 독촉한다. 이 사이에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의 빅터 라이스의 아내이자 에반스의 옛 연인이었던 애니벨 라이스가 끼어 세 남자 사이를 오가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서 송재용 단장이 주목한 점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가 벨기에 각 군을 순회하며 공연을 했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 쉴러 장군과 독일군 대위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적대국 지휘자를 알아본 장군과 대위는 스스럼없이 자신이 팬임을 자처하며 음반을 가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심지어 영화의 막바지에는 명령이나 명예보다 음악을 선택한 쉴러 장군의 용단이 이 영화의 대미를 뜨겁게 장식한다. 아울러 극 중 오케스트라 단원 사이에 숨은 미군 중위가 트럼본을 분다는 점이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 모습에서 의심 갈 만한 미군 중위를 꿰뚫어 본 안트 대령 역시 음악적 소양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요컨대 음악을 기본적으로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치는 서구의 교육 의식이 이 영화에 반영된 것이 송재용 감독의 눈길을 끈 것이다. 여기에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낙도와 오지는 물론 해병대가 주둔한 포항과 백령도까지 공연한 송재용 감독이 각별하게 볼 만한 대목이 차고 넘치는 셈이다. 송재용 감독은 최근 그 자신 오랜 기간 고심해서 재현한 ‘대한제국 황실양악대’ 정기공연을 서울시 문화사업으로 신청했으나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공연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자부심을 가지고 지원하던 문화사업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각별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되었지만 양악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유지되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서울시장이 바뀌어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는 탄식까지 나올 만큼 서운함이 컸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음악이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정치에 휘둘린다면 그런 정치와 사회는 끔찍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더구나 송재용 감독은 학교에서 가곡이 사라지고 음악 교육이 소홀히 다루어지는 현실에 대해 늘 개탄해왔다. 그런 그에게 카운터포인트는 음악의 가치를 권하고 고양하는 가장 강력한 인생 영화이다. 제목부터 음악 용어 ‘대위법’인 이 영화는 음악영화답게 명품 교향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답게 펼쳐진다. 베토벤 5번 1악장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이 영화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브람스 1번 4악장, 바그너 탄호이저가 실제로 영화 속에서 연주된다. 주연인 찰턴 헤스턴은 이 영화를 위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무려 6개월간 출근하며 지휘 공부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열정이 명작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 별마당 도서관의 모델인 다케오 시립도서관 기획자 ‘다카하시 사토루’ 씨가 지난 14일 경주시립도서관과 좌담회를 가졌다. 다카하시 사토루는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새 단장을 기획해 결과물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에 있는 도서관으로 2013년 일본 내 CCC(Cultural Convenience Club)이라는 민간기업과 다케오 씨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주제로 새 단장 후 연간 25만명에서 1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경주시립도서관은 이번 좌담회를 통해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특징과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운영방법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경주시립도서관은 복합문화도서관(가칭) 건립을 위해 국내와 국외 도서관의 다양한 사례들을 수집해왔다. 다카하시 사토루 씨는 “건립에 중점을 둬야 할 부분으로 도서관은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어야 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좌담회를 비롯해 도서관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도서관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시립 단석도서관이 RFID 도서관리시스템 구축과 내부 시설 개선공사를 완료하고 22일 재개관했다. <사진> 이번 RFID 도서관리시스템 도입으로 5권 이상 도서를 한 번에 대출·반납할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지하 휴게실 신설, 도서관 내부 도색, 출입구 계단 보수 및 주차장 정비 등으로 밝고 쾌적한 도서관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단석도서관은 재개관 당일부터 퍼즐 놀이와 도서관 자랑하기 기념행사를 비롯해 도서관 L홀더 파일을 선착순 100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더불어 5월 가정의 달에는 △퀴즈 풀go, 대출 하go, Bingo! △무무의 방 만들기(초등) △책과 함께 떠나는 단석 나들이(가족) 등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각 프로그램 수강료는 무료이며, ‘책과 함께 떠나는 단석 나들이’는 사전 방문 신청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단석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