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 대표적인 대중영화를 꼽자면 단연 ‘화려한 휴가(2007/김지훈 감독)’일 것이다. 7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광주의 진실에 대해 제대로 알린 첫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 이후 무려 27년만에 그날의 참상과 아픔, 분노를 제대로 알렸다. 그 10년 후에 만들어진 택시운전사(2017/장훈 감독)는 1200만이 넘는 관객에게 다시 한 번 광주의 진실을 공개했다. 이 영화는 광주의 진실을 처음으로 세계에 알린 독일의 피츠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택시 운전사 김사복 씨의 일화를 재구성한 것이다. 두 영화의 중간에 만들어진 26년(2012/조근현 감독)은 앞의 두 영화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진실을 집중적으로 묘사한 것과 달리 남겨진 사람들이 남긴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영화화 한 것으로 300만 관객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이들 영화에 대해 일부러 ‘대중영화’라는 수식을 붙였다. 국민 대중들이 마음 놓고 볼 수 있었던 광주 영화라는 의미에서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광주를 다룬 영화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일부러 찍기 위해 큰 비용을 들이지도 않았고 재미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다소 억지스러운 연출도 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광주 영화들이 분명히 존재했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 중 이른바 운동권 언저리에 있었던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지나쳤던 통과의례가 있다. 그게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것이었다. 그 다큐멘터리들은 아주 소수의 약속된 사람들에게만 몰래 공개되었고 그것을 보여주거나 본 사람은 철저히 그 사실을 숨겨야 할 만큼 위험한 영화였다. 그것을 보는 자체가 불법이었고 용공·좌경으로 몰려 감옥에 가야 하는 심각한 범죄로 여겨졌다. 그 당시 광주는 방송과 언론에 의해 철저히 ‘북한의 사주에 의한 역성 반란’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런 놀랍고 무서운 왜곡을 부정하고 광주의 참상을 알린 다큐멘터리들을 몰래 상영했으니 그것을 막으려는 독재정권의 감시가 얼마나 집요했을지 짐작될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독재자들의 전횡은 치열한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무너졌다. 이와 함께 폭도들의 역성반란지로 왜곡되던 광주도 조금씩 정체성을 찾아갔다. 이른바 ‘광주사태’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완전히 바뀐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한 1998년 이후였다. 그러나 영남권 대다수 사람들과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의 오랜 세뇌에 갇힌 국민들에게 광주는 아직도 ‘빨갱이 반란지’에 머물러 있다. 헌법전문에도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넣겠다는 논의가 벌어지는데 한쪽에서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왜곡과 날조가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KBS가 ‘거리의 만찬’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광수를 찾습니다’는 제목의 시사물을 방영했다. 그 내용은 지만원 씨 등 일부 극우 인사들이 주장하는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에 나온 600명의 북한 군인, 현재는 북한의 고위층으로 행세하는 인물들’의 허구를 밝히는 것이었다. 여기에 출연한 인물들은 극우 인사들이 주장하는 북한의 고위층이라는 말과 달리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임은 물론 1980년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인물들이었다. 그들을 북한의 고위층으로 왜곡한 극우 인사들은 1980년대 광주를 역성반란지로, 살육과 폭력진압을 정당하다고 왜곡한 독재정권의 하수인들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제대로 민주화운동으로 공감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모른 채 단순히 광주에 무슨 명예를 주는 것쯤으로 안다. 그러나 광주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앞으로 언제 생길지 모를 또 다른 독재자를 막는 효과가 있다. 광주를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인식함으로써 42년 전 총칼을 앞세워 광주와 국민을 기만했던 독재자들을 확고히 심판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힘 있는 자들이 함부로 날뛸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광주의 참상을 묘사한 ‘화려한 휴가’와 ‘택시운전사’, ‘26년’이 아무렇지 않게 제작되고 국민의 호응을 얻은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이 민주화 됐다는 반증이다. 그 민주화의 정점에 광주가 있기에 대한민국 민주화는 필연적으로 광주의 혜택을 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가 그 민주화의 혜택은 광주를 부인하는 영남권 국민과 수구 세력들도 함께 누리고 있다. 그런 광주에 대해 지역의 이기심이나 정파의 이익으로 부정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또 다른 독재를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목에 스스로 칼 겨누는 바보짓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아이슬란드 관광 오리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의 아이슬란드는 남한 면적정도인데, 인구는 33만밖에 안된 작은 섬나라입니다. 영국을 거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항에서 6시간 후 이곳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공항에서 내렸고, 아이슬란드에서 는 10여일 동안 가족과 함께 렌트카로 다녔습니다. 물과 불, 또는 빙하의 나라라고 해서 항상 겨울 같은 추위와 외계인이 사는 칙칙한 회색 환경만이 있는 게 아니라, 사계절 따라 더운 날, 푸른들, 목가적인 풍경도 펼쳐있는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코로나 방역해제로 여행 붐이 일어나는 이 때에 한번 가볼만한 이색적인 나라로 생각하여, 관광에 도움이 되고자 이곳을 소개하기로 합니다. 지난 여행 글에 언급된 바도 있지만, 지리적, 환경적으로 가기 힘든 먼 섬나라임을 감안, 쉽게 이해되도록 핫프레이스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그곳 1번 국도를 따라 둥글게 (1)수도 레이캬비크와 골든 서클지역 (2)이 나라의 심장격인 상벨리아 국립공원지역 (3)하늘로 치솟는 지열 분화구 구역( 케이시르) (4)요크살론 중심의 빙하와 화산, 폭포지역 (5)불루라군과 미바톤중심의 온천지역, 그리고 (6)검은 모래와 주상절리지역 (7)제2의 수도인 북쪽 아큐레이리 항구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있습니다. 천연색 도시, 수도 ‘레이캬비크’ 주변 볼꺼리 이 나라 수도인 레이캬비크는 영국 북서쪽에, 노르웨이와 비슷한 위도상에 위치합니다. 인구 12만의 항구도시로 어업, 상공업, 수산가공업의 발달로 나라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이 주변에는 많은 캠핑장들이 산재해 있어 관광도시로서 여행자의 숙소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지요. 깨끗한 잔디밭에 캠핑 생활에 불편 없도록 통신, 조명시설, 화장실 등이 고루 잘 갖추어져 있어요. 우리도 그곳 ‘그린랜드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먼저 이 도시 중앙도로에 어디서나 바라볼 수 있는 흰색 대형 교회가 눈에 띄는 데 ‘할림 스키르카’라고 하지요. 높이 75미터의 거대한 용암이 분출하는 모습을 하고 서 있어, 마치 땅에서 솟아오르는 로케트 모습과도 같고, 구조형태가 주상절리처럼 생긴 대형 흰색 건물이죠. ‘아이슬란드의 랜드마크’로,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건물입니다. 소정의 입장료를 주고 엘리베이트로 올라, 전망대에서 사방을 내려다보면, 북해 바다, 도시 호수, 천연색 집들, 하얀 설산 등 아름다운 경관이 멋지게 펼쳐저 있어 여행 처음부터 가슴이 후련해집니다. 아이슬란드의 성지, 상벨리아 국립공원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90여km, 북동쪽으로 20여 분 달리니, 넓은 들판에 전망대가 있고, 성벽으로 이어진 바위길에 돌무덤과 돌탑이 자주 나타납니다. 여행객들이 안전을 빌며 돌을 주어 쌓아놓은 탑들이라고 합니다. 길에서 보면 아래로 시냇가에 교회 건물과 몇 채의 집이 보입니다. 이곳을 ‘디트홀라이’라고하는 데, 바이킹족이 이 땅에 상륙하면서 거처를 만들어 마을 대소사를 민주적으로 처리하던 곳으로 전해와, 의회제도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민주주의 최초 발생지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어요. ‘시날라키스카’란 예쁘장한 교회와 집 몇채가 나란히 있고, 총리공관과 공원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초대 총리인 ‘한네스 하프스테인’ 동상이 있고, 그리고 앞쪽 물 웅덩이에는 관람객들이 던진 동전들이 널려있어요. 오래전 덴마크 왕이 여기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었다고 해서 그 후 관광객들이 따라 던진다고 합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사&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밀사리’란 것이 있다. 늦은 봄, 밀을 추수하고 난 뒤 밀밭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 밀짚과 북대기로 불을 지핀 후 이삭을 구워 먹는 것을 말한다. 밀사리는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어른·아이 없이 즐겨 해 먹던 것으로 가난한 시절의 아련한 풍경이자 시골 사람들의 흔한 추억이었다. 태운 밀 이삭을 양손으로 비비면 밀껍질이 일어나 바스러지는데 이것을 입으로 불어 껍질을 날려버리고 익은 낱알을 먹는다. 손으로 낱알들을 털어넣다보면 입 언저리에 시꺼멓게 재가 묻기 마련, 입 검은 강아지처럼 검게 변한 얼굴 덕분에 상대적으로 이가 훨씬 하얗게 보이는 게 재미있어 깔깔 웃다 보면 해가 서산으로 기울곤 했다. 그 밀사리를 김현주 씨가 재현해 보였다. 지난 21일 김현주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동영상에는 밀사리에 빠진 김현주 씨의 즐거운 시간이 올라 왔다.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밀사리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냈다. 하루 사이 밀사리와 관련한 ‘좋아요’가 수백 개 달렸고 댓글도 100개 가깝게 달렸다. 밀사리 하다보면 덜 익힌 밀을 씹는 경우도 잦았는데 이 경우 밀을 씹으면 씹을수록 전분이 침과 반응해 껌처럼 변한다는 사실도 댓글 속에 있었다. 밀사리를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달 수 없는 댓글이다. ‘주디가 시꺼매진다’는 댓글도 마찬가지다. 손이 얼얼해져야 배가 부를 것이라는 댓글도 있지만 밀사리로 배가 잠깐의 요기는 되겠지만 배부를 일은 거의 없었다. 갈곡밀밭에서 밀사리를 체험했다는 김현주 씨 사진을 보면 밀사리를 즐기는 모습 자체로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고 풍요로운 나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추억 속의 밀사리는 먹을 것 귀하던 가난한 시골들이 허기를 때우기 위해 떨어진 이삭을 주워서 했던 반면 사진 속 밀사리는 밀을 밀짚째로 태워서 해먹은 그야말로 ‘체험’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밀사리 하던 그 시절 사진처럼 밀짚째 불에 태워 먹었다면 어느 부잣집 자제였거나 어른들에게 야단을 크게 맞거나 했을 법한 풍경이다. 아무렴 어떨까? 오월 밀밭에 황금물결이 일고 그 한쪽에서 해먹는 밀사리는 꿀맛이지 않았을까? 보나마나 입언저리가 시꺼멓게 변해 마주 보고 깔깔 웃었을 김현주 씨 일행에게 2023년 5월 밀밭은 아주 특별한 추억이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Homeros)의 작품으로 알려진《오디세이아(Odysseia)》는 ‘오디세우스(Odysseus)의 노래’라는 뜻으로 1만2110행의 장편 서사시이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과 함께 싸워 승리하고, 이타카(Ithaca)로 귀향하는 10년 동안 겪은 모험담을 다룬 서사시이다.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는 트로이(Troy) 전쟁에서 대활약을 하여 트로이를 함락시킨 영웅이자 이타카(Ithaca)의 영주이며, 고대 그리스의 영웅이다. 트로이 전쟁은 스파르타왕인 메넬라오스(Menelaus)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에 의해 빼앗긴 아내 헬레네(Helene)를 찾아오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다. 오디세우스는 영웅들과 함께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다. 오디세우스는 10년 동안 트로이 앞바다에서 그리스 연합군과 함께 싸웠으나 트로이를 정복하지 못했다. 오디세우스가 나무로 된 큰 말을 만들고 그 안에 30명의 그리스 전사를 몰래 숨겨놓고 항복하는 척하는 속임수로 철수를 하였고, 전쟁이 끝났다고 믿었던 트로이 사람들은 승리의 잔치를 벌였다. 나무로 만든 큰 말인 트로이 목마 안에 그리스 군인들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트로이 사람들이 잔치 술에 취해 잠이 들자 트로이 목마에서 나온 그리스 군인들은 잔인하게 트로이 사람들을 죽이고 트로이 성을 파괴하여 전쟁에서 승리하였다. 전쟁을 끝낸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트로이를 출발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아 무려 10년이나 걸렸고, 돌아가는 동안 무수히 많은 모험을 겪게 된다. 오디세우스와 함께 고향으로 출발한 부하들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고, 신탁(oracle)의 예언대로 20년이 지나서야 오디세우스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그가 도착한 이타카 궁에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Penelope)에게 구혼하기 위해 찾아온 귀족 청년들에 의한 연회가 밤낮으로 열리고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에게 자신이 떠나고 10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재혼을 하라고 했지만, 페넬로페(Penelope, 그리스 여인 중에서 정숙한 여인으로 분류)는 20년이나 지나도 재혼하지 않고 아들 텔레마코스(Telemachos)와 함께 오디세우스를 기다렸다. 오디세우스가 이미 죽었다고 알려지자 이웃 귀족들이 페넬로페이게 구혼하러 몰려와 반강제적으로 청혼을 하였고, 페넬로페는 마지막으로 오디세우스의 아버지에게 바칠 옷(수의)을 완성하면 결혼하겠다고 핑계를 대고, 낮에는 옷을 만들고 밤에는 풀어버리는 식으로 3년이나 버텼지만 하녀의 배신으로 들통 나게 된다는 <페넬로페의 베짜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아내와 결혼하여 재산을 가로채려고 한 108명의 구혼자들을 염탐하기 위해 거지로 변장해서 20년 만에 그가 사랑했던 궁전으로 돌아왔다. 오디세우스가 궁전 뜰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아무도 몰라보았으나, 궁전 안에 드러누워 있던 늙은 개 한 마리가 머리를 쳐들고는 귀를 쫑긋 세우고 알아보는 감동적인 일이 일어났다. 그 개가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터로 가기 전에 길렀던 아르고스(Argos)다. 늙어서 거의 빈사 상태로 드러누운 채로 옛 주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귀를 세우며 머리를 들었다. 개는 오랫동안 보지 못하던 오디세우스가 가까이 오는 것을 느끼고 기쁜 듯 꼬리를 흔들었으나 일어날 기력은 없었다. 20년 만에 주인을 다시 본 충견 아르고스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고, 측은한 아르고스를 본 오디세우스는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 아르고스가 수천 년 동안 충견의 상징이 되었다. 서양에서 ‘개는 사람에게 최고의 친구(Man's best friend)’라고 한다. 친구 중에서 가장 친한 최고의 절친인 단짝이 되었다. 오늘날 반려견의 원조가 아르고스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톰한 입술, 크고 시원한 눈매, 미간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콧대. 위로 살짝 들어 올린 여인의 입꼬리에선 수줍은 듯 해맑은 미소가 묻어난다. 수막새 기와 끝 둥근 공간에 눈·코·입만으로 1400여년 전 신라 여인의 미소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신라의 미소’란 수식어로 널리 알려진, 보물 제2010호 ‘얼굴무늬 수막새’다. 이 얼굴무늬 수막새는 지름이 11.5㎝로 손바닥에 쏙 들어올 정도의 아담한 크기다. 온전한 형태였다면 14㎝의 크기로 추정된다. 학계는 이 수막새의 제작 시기를 7세기쯤으로 판단한다. 수막새는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용된 둥근 형태의 와당이다. 틀로 찍지 않고 손으로 빚은 이 독특한 얼굴무늬 수막새는 왼쪽 하단 일부가 사라졌으나 이마와 두 눈, 오똑한 코, 잔잔한 미소와 두 뺨의 턱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8년 얼굴무늬 수막새를 보물로 지정할 당시 “신라의 우수한 와당 기술이 집약된 대표작”이라며 “기와가 단독으로 보물로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얼굴무늬 수막새가 출토된 곳이 바로 영묘사 터다. 도톰한 입술, 크고 시원한 눈매, 미간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콧대. 위로 살짝 들어 올린 여인의 입꼬리에선 수줍은 듯 해맑은 미소가 묻어난다. 수막새 기와 끝 둥근 공간에 눈·코·입만으로 1400여년 전 신라 여인의 미소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신라의 미소’란 수식어로 널리 알려진, 보물 제2010호 ‘얼굴무늬 수막새’다. 이 얼굴무늬 수막새는 지름이 11.5㎝로 손바닥에 쏙 들어올 정도의 아담한 크기다. 온전한 형태였다면 14㎝의 크기로 추정된다. 학계는 이 수막새의 제작 시기를 7세기쯤으로 판단한다. 수막새는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용된 둥근 형태의 와당이다. 틀로 찍지 않고 손으로 빚은 이 독특한 얼굴무늬 수막새는 왼쪽 하단 일부가 사라졌으나 이마와 두 눈, 오똑한 코, 잔잔한 미소와 두 뺨의 턱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8년 얼굴무늬 수막새를 보물로 지정할 당시 “신라의 우수한 와당 기술이 집약된 대표작”이라며 “기와가 단독으로 보물로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얼굴무늬 수막새가 출토된 곳이 바로 영묘사 터다. 일제강점기 일본 의사가 구입 이 얼굴무늬 수막새는 하마터면 영영 잃어버릴 뻔했던 드라마 같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초(1933년에서 1934년 사이로 추정) 경주 야마구치(山口)의원에서 의사로 일하던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 1908~1993)는 흥미로운 소식을 들었다. 경북 경주 사정동에서 독특한 와당인 수막새 한 점이 발견됐고, 일본인 골동품상인 구리하라(栗原)에게 넘어갔다는 것이었다. 당시 수막새를 발견한 장소가 지금은 영묘사 터로 추정되는 ‘사적 제15호 흥륜사지’였다. 목조건축에서 지붕의 기왓골 끝에 얹는 수막새의 무늬는 대개가 연꽃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수막새에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1933년 한국으로 건너와 의사로 일하며 경주에서 출토되는 골동품을 수집하던 20대 중반의 청년의사 다나카는 구리하라의 가게로 달려가 주저 없이 100원을 주고 이 수막새를 구입했다. 당시 기와집 한 채 값이 1000원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1934년 6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조선’ 제229호에 ‘신라의 가면화’란 이름으로 사진과 함께 실렸다. 오사카 로쿠손(大坂六村)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이 글을 쓴 이는 훗날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을 지낸 오사카 긴타로(大坂金太郞·1877~1974)였다. 오사카 긴타로는 1915~1930년 사이 경주 공립보통학교(지금의 계림초)에서 교사와 교장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임했다. 이후 1932년 국립부여박물관의 전신인 조선총독부 박물관 부여분관장으로 역임했고, 1934년 경주분관으로 돌아온 뒤 1938년부터 해방이 될 때까지 제3대 경주분관장을 지냈다. 총독부 기관지 ‘조선’에 얼굴무늬 수막새를 소개한 1934년 6월은 오사카가 부여에서 경주분관으로 복귀한 직후였다. 종적 감춘 지 30여년 만에 귀향 이 수막새는 3개월 뒤인 1934년 9월 하마다 고사쿠(濱田耕作, 1881~1938)와 우메하라 스에지(梅原末治, 1890~1983)의 보고서 ‘신라 고와 연구’에 다시 한 번 소개된 이후 자취를 감춘다. 소장자인 다나카가 1940년 일본으로 돌아간 탓이다. 이후 그는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까지 필리핀 전선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다나카는 1940년 귀국 때 얼굴무늬 수막새도 함께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다나카가 1940년 이전에 일본으로 옮겨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하나밖에 없는 이 독특한 수막새는 고향땅인 경주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그러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24년이 흐른 1964년 이 수막새를 기억하고 있던 이가 있었다. 당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의 박일훈(1913~1975) 관장이었다. 박 관장은 1927년 5월부터 1929년 3월까지 경주공립보통학교를 다녔다. 얼굴무늬 수막새를 소개한 오사카 긴타로는 이 무렵 이 학교의 교사였고, 박 관장과는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이런 인연으로 박 관장은 스승이 관장으로 있던 경주분관(박물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1964년 박 관장은 일본에 있는 오사카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신라사 연구 협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이따금씩 편지를 주고받게 됐고, 그 과정에서 박 관장은 수막새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이후 박 관장은 1967년 일본을 방문하면서 오사카에게 수막새의 소재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사카는 수소문 끝에 소장자인 다나카 도시노부의 소재를 찾는 데 성공했다. 다나카가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막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박 관장은 오사카에게 “한국에 하나뿐인 얼굴무늬 수막새인 만큼, 기증이 성사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사카도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다나카에게 수차례 기증을 권유하는 편지를 쓰고 직접 만나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박일훈은 1972년 2월 일본 방문 길에도 스승 오사카를 만나 거듭 부탁을 했다. 오사카 또한 끝까지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9년에 걸친 이들의 간절한 요청은, 드디어 다나카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나카는 그해 10월 직접 경주박물관으로 찾아와 “마음속에 감명을 주는 인면와(人面瓦)를 제작한 와공을 생각하며 신라 땅에 안식처를 제공하고자 경주박물관에 기증합니다”라는 기증서와 함께 수막새를 기증했다. 화랑연수원 건물에 깃든 ‘명작의 비밀’ 얼굴무늬 수막새 기증은 박 관장과 오사카의 9년에 걸친 간절한 노력과 설득의 결과였다. 하지만 소장자인 다나카가 기증을 결심한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나카는 자신이 한국에서 수집한 기와와 탁본 등 160여 점을 이미 기타큐슈시립박물관에 기증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 얼굴무늬 수막새 한 점만은 기증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나카가 이 얼굴무늬 수막새를 얼마나 아꼈는지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그는 얼굴무늬 수막새를 자신의 집 거실에 걸어놓았다고 한다. 그는 매일 이 신라의 미소와 눈을 마주쳤을 것이다. 그토록 아꼈던 신라 기와 한 점. 너무나 소중했기에 결국엔 그 기와가 원래 있었던 신라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을까. 어쩌면 이 일본인 의사의 수집과 기증이 없었다면 우리는 ‘신라의 미소’가 지닌 매력을 영영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나카 도시노부는 1993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1930년대에 근무했던 경주 야마구치 의원 건물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경주경찰서 맞은편에 있는 화랑수련원이 그곳이다. 그가 이 수막새를 구입했던 골동품 가게도 이 근처 어딘가에 있었다고 한다. 화랑연수원 건물 주변에서 얼굴무늬 수막새에 얽힌 스토리를 만날 수 없어 아쉽다. 김운 역사여행가
주낙영 시장이 지난 23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복지직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이날 간담회는 복지행정 최일선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7급 이하 복지직 공무원 10여명과 점심까지 함께하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먼저 주 시장은 늘어가는 복지서비스 업무량, 각종 민원인들의 폭언과 협박 등으로 인한 고충과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과 취약계층에게 생활지원금 지원을 비롯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힘써 온 직원들을 위로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더욱 정진해 주길 당부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각종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며 실무자로서 보람된 순간 등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공유했다. 시는 이번 소통 간담회를 시작으로 고충이 많은 직렬 등으로 확대해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를 이어갈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가 온 가족 행복누리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건 복지 현장 최일선에서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간담회를 통해 건의된 다양한 의견은 다각도로 검토해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문화탐방(오사카·교토·고베)을 진행했다. <사진> 이번 문화탐방에는 중증장애인 및 활동지원사, 후원회, 랑콩뜨레 직원 등 37명이 참가했다. 뇌병변 최중증 장애인 회원은 “장애로 인해 혼자서는 갈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생애 처음으로 간 해외여행이 너무 좋아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후원회 김동수 회장은 “장애인의 해외여행은 생각조차 힘든 게 현실인데 이런 벽을 허물고 장애인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후원회가 참여할 수 있는 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 한 사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다.
경주시치매안심센터는 올해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서라벌문화예술공연단과 내남농협을 새롭게 지정하고 지난 18일 현판식을 가졌다. <사진> 서라벌문화예술공연단은 지역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통해 재능을 기부하는 봉사단체로 치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주민 접근성이 높은 내남농협은 지역민의 치매조기검진이나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에 적극 동참해왔다. 한편 올해 추가 지정된 치매안심가맹점인 내남면 하늘정원과 옹심이메밀칼국수도 23일 현판식을 가지고 촘촘한 치매안전망 구축에 동참한다. 경주시치매안심센터는 매년 치매보듬마을을 중심으로 치매극복 선도단체와 치매안심가맹점을 각각 1~2곳 지정하고 치매친화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다양한 단체와 기관, 가게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시민들의 치매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가정의 달을 맞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나들이 행사를 마련했다. <사진> 노인일자리 사업단 어르신을 초청해 지난 17일, 19일 양일간 불국사 및 동궁원과 버드파크 등 경주시 일대를 방문하고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며 사업단 담당자와 참여자 어르신들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노인들의 축소된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는 역할과 사회로부터 소외되었다는 불안감을 해소시키며,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지원해 노인들의 우울감을 해소하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한 어르신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예쁘게 단장한 불국사를 구경하니 또 새롭고,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새들이 있는지 몰랐다”며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노인일자리 사업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 및 참여 기회를 만들어 참여자 어르신들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23일 용황초등학교와 교육복지우선지원 대상 발굴 및 지원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번 협약은 교내 취약계층 학생들을 발굴하고 자원을 연계하는 협력 기반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취약계층 학생 발굴 및 교육·문화·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진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용황초 최희송 교장은 “올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에 따른 연합형 학교로 선정됨으로써 교육복지사 선생님들 중심으로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사각지대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협의회와 협력관계를 잘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 박경복 회장은 “2023년 상반기 경상북도 경주교육지원청을 비롯해 계림중, 경주초에 이어 용황초에 이르기까지 4개소와의 협약 체결이 이뤄졌다. 복지사각지대 아이들의 사례 발굴 및 지원을 통해 학생의 삶 전반에 안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망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경주시에 있는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복지 유관기관과 정기적인 통합사례회의를 실시해 취약계층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지역 내 경로당과 독거노인 등을 찾아 도배·도색, 씽크대 교체 등 재능 기부를 하게 될 자원봉사단체가 창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재능기부 단체인 ‘경주시 노인회 효·두리 봉사단(단장 박문수)’이 지난 20일 웨딩파티엘에서 창단식을 가졌다. 어르신들과 효를 위해 둘이 뭉쳐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창단한 효·두리 봉사단은 이날 초대 회장으로 박문수 양지건축사 대표가 봉사단장을 맡아 출범했다. 이날 창단식에는 주낙영 시장, 경주시의회 이철우 시의장, 이동협 부의장, 한순희 운영위원장, 배진석·최덕규·정경민 도의원, 김동해·최재필·김항규 ·김종우·정원기·정희택·최영기 시의원 등이 참석해 창단을 축하했다. 박문수 초대단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주시 노인회를 위해 도움이 될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구승회 회장님과 의논해 효·두리 봉사단을 출범하게 됐다”면서 “두리란 순우리말로 ‘뭉치다’란 뜻도 있고 ‘둘’이란 뜻도 있다. 어르신의 효를 위해 ‘둘이 뭉쳐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효·두리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참신한 100명의 정원제 회원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 단장은 “효 두리 봉사단 활동을 통해 소외된 어르신, 독거노인, 영세한 경로당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단 회원들이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선도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충실한 봉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구승회 노인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르신들에게 효를 실천하는 진정한 봉사단체로서 어르신들이 행복한 경주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 택시카드 등 어르신들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어르신들이 많다. 주거환경 개선에 아낌없는 봉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울에 시장이 10명 더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 시장은 오세훈 시장 1명이지만 서울시는 현재 무려 10명의 명예시장이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금까지 서울시에는 무려 33명의 명예시장이 활동했다. 지난 18일 서울시가 제6기 ‘서울특별시 명예시장’ 17명을 5월 28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명예시장은 시민의 생생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2016년 10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제도로, 그간 19개 분야 총 43명이 명예시장으로 위촉돼 서울시의 다양한 정책 과정에 참여해 왔다. 이들 명예시장들은 비록 명예직이지만 서울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입안 과정에도 직접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제5기 명예시장들의 경우 청년공간 관련 정보를 담은 지도를 구축하는 정책제안이 스마트서울앱에 청년공간 지도 서비스로 구축돼 올해 4월 13일부터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사현장을 비롯한 시책사업의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민원을 해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기는 민선8기 공약 및 주요 역점사업의 추진력 확보를 위해 분야를 17개로 대폭 확대했으며 시민 및 부서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선발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17개 분야는 주택, 도시계획, 중소기업, 문화, 관광, 교통, 환경, 복지, 장애인, 건강, 교육, 여성, 청년, 민생, 도시안전, 스마트도시, 디자인 등이다. 이들은 2023년 7월 1일자로 위촉돼 2024년 6월 30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선정된 명예시장 17인은 1년 임기 동안 시정 관련 각종 회의나 행사 등에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시정 관련 제안, 자문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명예 서울시장은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통해 시정을 개선하고 시민의 권익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다른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해볼 만한 일이다. 서울이 차츰 명예시장을 늘이고 있는 것을 봐도 그 효용을 알 수 있다.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한 명예시장 제도의 도입을 지자체들이 고려해볼 만하다.
지난 2021년 1월 경주에 부임해 2022년 12월까지 만 2년 동안 부시장으로 행정 전반을 맡은 바 있는 김호진 전 경주시 부시장은 많은 경주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1998년 지방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이후 국무총리실, 외교통상부에서 쌓은 중앙부서 행정경험, 주 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관 영사 근무로 다진 해외경험, 경북도 국제비즈니스과장과 미래전략기획단장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쳐 마지막 일자리경제산업실장에 이르기까지의 광역자치단체의 행정경험, 특히 경산시 부시장까지 경험한 이력은 경주 공직자들과 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했다. 지난 5월 초, 경주를 떠나 다시 세종시 행정자치부로 옮겨 근무 중인 김호진 전 부시장을 만났다. 먼저 경주시에 근무하면서 각계각층의 고향 사람들은 물론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일 잘하는 부시장이란 평가가 높았던 이유를 물었다. “제가 다른 부시장들보다 일을 많이 시켰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고향에서 일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열정이 솟구쳤습니다. 그 점을 좋게 봐주신 모양입니다”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경주에 있으면서 많은 지인들의 크고 작은 부탁이나 청탁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그 와중에도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면서도 욕을 먹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성의껏 고민하고 되건 안 되건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려 노력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인해 고향에서의 생활이 만족보다 부담이 더 컸다고 회고한다. 중앙정부와 경상북도 요직, 경산시 부시장 거친 종합 행정가, 경북에서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총력 김호진 전 부시장은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를 두루 섭렵하면서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렇다면 그가 맡았던 각각의 일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흔히 중앙정부나 광역지자체들이 큰일을 한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크고 작다는 게 기준점을 어떻게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중앙부처는 국가 전체에 미칠 법령이나 제도, 거시적인 사업 설계를 합니다. 그러나 중앙부처는 실제 사업은 직접 하지 않고 사업에 대해 광역지자체나 시군별로 공모하거나 기획하거나 설계를 합니다. 공모한 일에 대해 지자체가 설계한 것을 심사·평가하고 선정하기도 하지요. 반면 광역지자체나 시군 기초지자체는 수천억대나 조 단위에 이르는 큰 사업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기획해 추진합니다. 이때 광역지자체는 중앙부처가 개별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여러 개 시를 묶거나 기초지자체 간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김호진 전 부시장은 이런 각각의 업무에서 어떤 일들을 수행했는지 명확하게 기억하며 하나하나 설명했다. 지면 관계상 그들에 대해 일일이 기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어떤 일을 어떤 의도에서 기획해 어떻게 진행했고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순차적으로 회고하는 것은 그 자신이 업무에 얼마나 치열하게 매달렸지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그 간명한 예가 경주에 부임하기 직전 경북도에서 맡았던 일자리경제산업실장 업무였다. “일자리는 공통적인 정책적 용어이고 기능이나 내용을 알 수 있는 표현은 경제산업실장인데 말 그대로 경제 분야 과학 산업 분야를 총괄하는 부서였고 경상북도에서는 가장 큰 조직이었죠. 일반적인 과학 산업의 전략이나 각 지역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국가 정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적인 파트가 한 축이고 경제 주체인 기업들을 지원하고 자금이나 금융을 지원하는 파트가 또 한 축이었습니다. 또 소상공인과 자영업 등 민생경제를 살피는 부분, 최근 트렌드인 새로운 영역의 경제 가치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부서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 각각의 기반을 튼튼하게 조성함으로써 5만~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 일을 추진했습니다” 그 전체를 지휘하며 정책적인 틀을 짠 결과 포항에 현재 우리나라 산업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2차 전지 에코 프로를 중심으로 한 규제산업특구가 만들어졌고, 안동에 스마트 산단 사업 특구가 만들어져 국가 근로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밖에도 포항의 철강산업이나 구미의 전자 5G 홀로그램 같은 사업 두 가지도 선정됐다. 상승세 공무원들과 함께 경주 예산 2조원 시대 개막, 경주시민 탁월한 정신에 감동, 주낙영 시장에게 고마움 느껴 특히 경주 역시 이때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최근 준공식을 맞았던 자동차 성형 가공센터와 한창 사업이 진행되는 탄소 소재 리사이클링 센터가 이때 계획되었던 내용이다. “이 두 사업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지요. 실장 재임 시절에 주낙영 시장님과 협의해 진행한 사업이라 감회도 새롭고요” 또 한 가지,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모든 자금을 총동원해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지원 자금 2조원를 과감하게 실행한 것도 큰 보람이다. 그러나 김호진 전 부시장에게는 경주에서의 일들이 가장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것이 경주 행정의 미래를 위해 공무원들의 기본을 새롭게 다지는 일이었다. “행정에는 하나의 레벨이나 단계, 체계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정비하거나 업그레이드, 업데이트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10년 20년 지속된 분위기가 쉽게 리셋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재정비해 리셋하는 것에 저의 행정·실무 모든 경험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그게 저의 최우선 목표였고 고향에 대한 책임이라 믿었습니다. 그 목표만 정비되면 말 그 위에 실무적인 장단기 목표들을 부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청렴도 수직상승은 김호진 전 부시장의 이런 확신이 이룬 성과였다. 김호진 전 부시장 재임 시절 전국 꼴찌를 기록했던 경주시 청렴도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청렴도만 상승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경주시는 최근 2년 이내에 각종 행정평가라든지 예산 재정 확대, 대형 프로젝트 선정 등에서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를 위해 김 전 부시장은 시청의 전체 부서를 대상으로 꾸준히 팀미팅을 해나가며 각각의 부서 업무에 대해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스스로 확인하게 하는 한편 개선되는 변화를 깨닫게 하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면서 시청 공무원들의 기본적인 체계를 바꾸어 나갔다고 회상한다. “성과에 대해 조직에서 알아주거나 정상적인 공정한 평가 체계가 실행되면 조직의 분위기라든지 긴장도가 틀을 갖추게 되죠. 그게 우선 청렴도로 나타났고 각각의 사업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공무원 개개인이 모두 성과를 내는 팀이나 직원들로 거듭난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이런 기초적인 변화는 경주시의 눈부신 사업성과로 현실화 되었다. 역대 최대 국비 5000억원 확보로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것은 인구 40만의 구미시보다 많은 예산이다. 한 해 20여 건에 그쳤던 공모사업 선정 건수도 50~60건으로 3배나 늘어났다. 4000억 규모의 동경주 권역 원자력 국가산업단지, 3328억 규모 남경주 외동권 산업단지, 서경주 KTX 역세권에 민자 사업인 복합환승센터, 민자사업을 포함한 5400억 규모 양성자 가속기 첨단산업단지를 포함하는 투자산업 선도지구, 포항시를 포함, 4942억 규모의 형산강과 신형산강을 아우르는 환경부 국가 종합 공모사업 선정 등도 이런 변화가 가져온 성과라고 밝힌다. 관광 분야에서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중앙시장을 비롯한 도심 상권을 살리는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 황리단과 대릉원 지구 등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 전체적인 환경이나 관광 편의시설, 각종 조경 사업들을 정비하는 ‘서라벌 황금 정원 사업’, 경관조명, 야간 조명을 일대정비하는 ‘신라 달밤 황금 조명사업’, 읍성지구 활성화와 황성공원을 센트럴 파크화하는 ‘중심공원화사업’ 등도 이 시기에 추진되었다. 놀라운 것은 경주를 떠난 지 5개월이나 된 김호진 전 부시장이 이런 일들을 깨알 같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만큼 솔선수범 모든 일을 진두지휘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편, 이런 일을 함께 체험한 공무원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시정에 분발한 것은 또 다른 성과다. 그런 결과를 보며 김호진 전부시장은 중요한 발견을 했다고 고백한다. “제가 근무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경주 공무원들은 매우 성실하고 기본적인 실력도 뛰어난 분들이었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그런 점에 고무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민들은 공무원들을 좀 못마땅하거나 덜 미더워하시는 듯합니다. 어쩌면 이런 시각이 청렴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요. 이제부터라도 시민들이 공무원들을 믿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김호진 부시장이 밝힌 것은 경주 시민들에 대한 경외심이다. “자원봉사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주시민들의 봉사심이 타 시군보다도 훨씬 더 높게 발현되었습니다. 그 결과 경주시가 2021년 자원봉사 대상을 받았어요. 연말 ‘사랑의 열매’ 온도탑도 최고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러한 시민정신의 바탕에는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한다’는 시민 의식이 살아 있었습니다. 경주사람으로서 이런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신 시민들께 감사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낙영 시장에 대한 고마움이다. “주낙영 시장님이 경북도에 요청해 제가 경주로 오게 됐습니다. 솔직히 경산시 부시장으로도 5~6년 전에 근무했던 터라 경주로 오면서 아주 조금은 좌천된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경주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해주셨기에 고향에서 뜻과 마음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경주에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들, 긴장해서 진행해야. 역사도시 위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적응해야 그러나 짧았던 시정이었던 만큼 아쉬움과 염려도 크다. 특히 일찍이 경주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큰 프로젝트들이 경주에서 진행되는 만큼 앞으로 집중할 일이 더 많은 것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한다. 자칫 방심하면 어렵게 선정된 대형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진 부시장은 본지와 인터뷰한 걸음에 내놓고 경주시민들과 경주의 주요 언론들에게 부탁한다. 경주시정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일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협력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50% 시행될 일이 70%가 되고 70% 될 일은 90~100% 실행된다는 것이다. 특히 경주는 역사문화도시라는 중요성 위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되는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이전의 시각을 뛰어넘는 보다 많은 정보와 기술에 대해서도 관심과 포용력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제가 퇴임하면서 경주시 공무원 분들께 수없이 반복한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고향에 와서 죽을 테니 지금의 모습이 아닌 그때 볼 모습을 상상하면서 일하자고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김호진 전 부시장은 경주에서의 활동에 대해 25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다소 나태해진 듯했는데 고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다시 한번 고향에 대해 감사한다. 특히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국책사업들이 경북도에 근무할 당시의 상황을 잘 간파하고 있어서 나온 결과임을 설명하며 만약 이때 경주에서 부시장으로 재임하지 않았다면 그런 결과가 다른 경쟁 도시로 갔을 수 있었다면 경주시에서 근무한 것을 진심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한편 김호진 전 부시장은 고향을 떠나오면서 많은 지인들이 ‘이 다음에 어떤 형태로건 경주시 선출직에 관심이 있느냐고 대놓고 물어보더라’며, 섣부른 추측을 할지도 모를 분들에게 분명히 전해줄 말을 부탁했다. “다행스럽게 경주시에서 근무한 것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공직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경주에서 되찾은 좋은 자세로 중앙에서 맡은 업무에 더 분발하겠습니다. 선출직에 관심 없음을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호진 전 부시장은 새로 옮긴 중앙부서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지만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기자에게만 옮긴 부서와 업무를 설명해주었다. 경주시 부시장으로 활동하면서 마음껏 경주만을 위해 일했지만 앞으로는 다시 어느 도시에나 공정한 중앙부처 공직자가 되어야 하므로 굳이 알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 김호진 전 부시장의 말에 진심이 느껴져 더 이상 설명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후 다시 이 지면에 김호진 전 부시장을 실을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과 또 달라진 김호진 공직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경주의 공직사회에 기본을 바꾸는 푸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홀연히 떠난 그가 또 어떤 성장을 이루고 나타날지 자못 기대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충분하고 질 높은 수면은 노화를 늦추고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을 줄여서라도 뭔가 성취하고자 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당장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 몇 달 사이 갑자기 치매가 생긴 것 같다며 진료실을 찾는 분 중, 빠르게 진행되는 경과가 기저 질환 이력이나 뇌 사진으로는 도무지 설명이 안 되는 경우가 꽤 있다. 상당수의 환자에서 인지기능 변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면 이상과 기분 변화, 사고 체계의 이상(망상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처음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나 ‘아침에 일찍 깨는 불편함’인 경우가 많고, 수면제를 처방받아 장기간 복용하다가 다른 정신적인 불편함이 함께 생겨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원인을 찾아 더 깊이 들어가보면 상당수의 환자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수면 문제로 의사를 찾아 수면제를 처방받고, 이 수면제가 일단은 잠이 드는 데 도움이 되기에 계속해서 복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몇 주 이상 복용하다 보면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기 어렵게 되니 수면제에 대한 의존성이 생겨난다. 문제는 이런 수면제를 장기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수면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인지나 기분에도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약의 부작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에서 인지기능 검사를 해보면 일부에서는 치매 진단에 부합할 정도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수면의 양과 질이 잘못된 상태에서 불거져 나온 결과만 수면제로 억누르다가 없던 치매까지 생긴 안타까운 경우다. 이런 경우, 처방 순서와 증상의 변화를 역추적해서 수면 문제의 계기가 된 불안이나 우울, 그러한 증상의 계기가 된 생활 속 문제를 찾아내고, 그 원인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수면제 복용은 중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면의 패턴, 양과 질이 회복되면 환자가 호소하던 ‘치매 증세’도 수개월에 걸쳐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수면은 기대수명에도 영향 지난 30년간의 연구를 통해 충분한 수면, 질 높은 수면은 인지기능, 신체 건강과 함께 노화 속도나 기대수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이렇듯 충분한 수면이 정상적인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도 우리는 잠에 인색하기 일쑤다. 단기적인 인지 효과부터 살펴보자. 하룻밤을 새우는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8%(면허 취소인 0.1%에 가까운 수준이다)와 비슷한 정도의 집중력 장애를 일으킨다. 이렇게 단기적이고 극단적으로 수면을 박탈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수면 결핍이 일정 기간에 걸쳐 쌓이게 되면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일간 하루에 6시간만 수면을 취하면, 24시간 동안 잠을 안 잔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집중력을 보인다. 수면 부족은 광범위한 신체 건강 요인에도 영향을 준다. 기대수명과 관련된 생활습관 인자로 과학자들이 꼽는 것 중에 흔히 포함되는 것으로 적정 체중, 신체활동, 양질의 식사, 절주, 금연, 적절한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이 7가지 인자들이 모두 깨지게 된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며, 심혈관계의 긴장도를 높여 심근경색과 같은 질환의 사망 가능성을 높이고, 면역력도 떨어뜨린다. 수면 부족은 대뇌, 특히 전두엽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그 결과 자제력이 떨어지면서 단순당이나 정제 곡물, 술, 커피, 담배와 같은 해로운 자극의 유혹에 더 취약해진다. 이렇게 증가된 스트레스 호르몬과 악화된 대사적 지표들은 노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그 결과는 다시금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관찰 연구들에 따르면 만성적 수면 부족은 치매 발병을 10년쯤 앞당길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건강상의 해악을 예방할 수 있는 ‘평균적인’ 하루 최소 수면 시간은 7~7.5시간이다. 잠을 줄이면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져 안타깝게도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더 많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수면을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잠을 줄이는 사람이 더 근면하며 더 우수한 사람이고, 근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시각이 있다. 여성가족부의 2022년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평균 수면 시간은 5.8시간이다. 필립스가 2021년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일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에 불과하다. 데이터 수집 기간은 상이하지만, 과거의 OECD 통계에서 제시된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 8시간 22분보다 현저히 짧고 한국 평균 수면 시간 7시간 51분(단연 OECD 회원국 중 꼴찌이다)에 비해서도 많이 짧다. 자기계발을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이 유행하는데, 유전적으로 올빼미형의 수면 패턴을 가진 사람이 억지로 기상 시간을 앞당기면 결국에는 만성적 수면 부족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찍 일어난다고 해서 밤에 일찍 쉬는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밤 10시까지 학원을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수면 박탈은 집중력, 단기/장기 기억력과 의사결정의 질에 모두 나쁜 영향을 주며 학업 성취도와 업무 효율을 저해할 수 있음이 잘 알려져 있다. 결국, 잠 시간을 줄여서 뭔가를 추구하고 있다면, 이미 그것은 과잉 추구가 몸과 마음의 균형을 깨기 시작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매일매일 충분한 수면이 중요 어떻게 해야 적절한 수면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우선 스스로가 적절한 수면의 양을 확보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생활을 교정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 다음이라면 카페인이나 여타 각성제의 도움 없이도 정상적인 집중과 일상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하루 종일 커피를 들이부어가며 각성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면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언제 자고 언제 깨는지 기록해보는 것도 좋다. 기본적으로는 밤잠을 제대로 늘려야 한다. 워라밸을 맞추는 가장 기본이 수면 시간의 확보다. 도저히 수면 시간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쪽잠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차선책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중 정규 수면 시간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주중의 수면 부족 상태가 주말의 몰아 자기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절대적 수면 시간이 부족한 상황은 신체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무리 잘 짜인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더라도 근육의 양과 기능이 제대로 늘어나지 않고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은 요원해진다. 저녁이 없는 삶, 긴 근무시간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때문에 실행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자신에게 보상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생각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스트리밍 시청이나 자기 전의 혼술 등을 자제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오히려 유효 수면 시간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악화시켜 스트레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 밤에는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고 마음챙김 시간을 가지며 수면 시간을 늘리는 방향의 조정이 바람직하다. 술과 수면제, 각성제는 멀리해야 수면의 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수면의 질을 이야기하며 광고하는 비싼 매트리스나 침구를 구입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면제는 아주 작은 정도로 입면 시간(入眠, 잠이 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당겨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면의 구조에 영향을 미쳐 효과를 떨어뜨리며 의존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안 먹고 자려면 더 힘들어진다. 술 한잔하고 자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면제나 술은 수면 시간을 통해 일어나는 뇌의 생화학적, 생리학적 회복과 깨어 있는 동안에 벌어진 모든 정신 작용을 가공, 통합하는 고위 정신 기능 활동을 방해한다. 꿈을 꾸는 수면인 렘(REM)수면과 꿈을 꾸지 않는 비렘(non-REM)수면 모두 고유의 역할이 있으며, 수면 초반부에는 비렘수면이, 수면 후반부에는 렘수면의 비중이 더 높다.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되며, 특히 렘수면이 소실되면 머리는 더 나빠진다. 그런데 수면제와 술은 렘수면을 방해한다. 수면제나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것은, 머리가 나빠지려고 작정했다는 뜻이다. 심지어 수면제와 술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을 심화시킨다. 가속노화생활습관 탓에 몸이 비대해지고 평소 다리에 부기도 있는 상태라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8시간을 자더라도 잔 것 같지가 않고, 머리는 구름이 낀 것 같고 하루 종일 졸린 느낌이다.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양압기(BiPAP)를 처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운동과 식사, 기호식품 사용 등 모든 생활습관 영역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되거나 병행돼야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신활동과 신체활동의 심각한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먼저다. 신체활동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삶의 루틴에 끼워 넣는 것만으로도 더 빨리 잠들고 더 깊이 잘 수 있다. 이른 아침과 대낮에 외부 활동을 통해 햇빛을 많이 보면, 낮에는 덜 졸리고 밤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자연산 멜라토닌이 분출된다. 이제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야간의 스크린 사용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들기 어렵게 만들므로 이 역시 피해야 한다. 낮의 생산성을 더 쥐어짜기 위해서, 낮은 수면의 양과 질을 극복한다는 생각으로 카페인이나 여타 각성제를 들이붓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 정비가 되지 않아서 효율과 출력이 떨어진 자동차 엔진에 더 많은 연료와 공기를 집어넣는 격이기 때문이다. 수면과 관련된 생활습관을 기록해보고, 낮에 섭취한 카페인이 잠이 드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섬세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생각보다 적은 양의 카페인이 꽤 오랜 기간(때로는 12시간 이상) 잠드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스스로 자각할 수 있다. 잠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탱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왜곡되어 스스로가 스스로를 해치면서 부질없는 것을 좇게 되면 잠은 삶에서 쫓겨나게 된다. 수면의 양과 질이 불충분하면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하는 것은 물론, 무엇이 되었든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에서도 점점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잠을 줄여서 무언가를 더 열심히 성취하겠다는 삶의 가설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4당5락(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네 시간 자면 합격하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격언)은 애초에 거짓말이다. 건강한 삶과 느린 노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취를 모두 얻기 위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의 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희원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모든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극복과 희망을 빚었다. 신라인들의 문화와 예술세계가 고스란히 잠들어있는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작품 ‘천년_깨움’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됐다. 심리상담사 겸 도예작가 조영미의 세 번째 개인전 ‘천년_깨움’이 오는 6월 10일까지 아트센터 갤러리봉봉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눈부시고 고귀한 신라의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라믹 전시다. 2003년 취미로 도예를 시작한 작가는 소외되고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예를 접목하면서 프로그램의 효과를 확인하게 됐다. 이후 도예 치료를 도입해 상담사를 양성하고, 수련생들을 지도하면서 통합예술치료사로 활동을 돕고 있으며, 도예작가로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낮에는 대학 교수로, 밤에는 도예작가로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하는 작가의 열정과 끈기로 탄생한 작품들. “흙을 만지면서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문양을 찍어내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아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죠” 본인의 작품 활동과 소중한 이들의 도예 치료 과정을 통해 스스로도 마음의 휴식과 치유를 얻는다는 조영미 작가는 도예작업의 가장 큰 매력에 대해 ‘교감’이라고 강조했다. 예술적인 가치와 실용적인 가치를 두루 갖춘 도예작품은 일상생활에서도 즐길 수 있는 예술작품이다. 또한 자연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몇 해 전부터 고민하고 시도해왔던 작품 ‘천년_깨움’은 지난 2년간 개최됐던 신라미술대전에서 연이어 특선을 수상하며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는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신라 왕릉을 모티브로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천마총 발굴 50주년 행사와 같은 시기에 전시가 진행돼 개인적으로는 더욱 의미가 크다. 앞서 2020년 파리에서 한차례 개인전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은 전시였다. 현재 통합예술치료사 작가들과 함께 파리에서 통합예술세미나와 콜라보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한국의, 특히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대중화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열심히 준비하겠다” 튀지 않는 중립적 색감의 도예작품들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전시장을 찾은 석지혜(포항시 오천읍) 씨는 “조화로운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 작가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특정 작품에 대한 기법적인 궁금증도 해소됐다”면서 전시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조영미 작가는 세 번의 개인전과 통합예술치료전을 다수 개최했다. 현재 한국통합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통합예술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문화연구센터장, 동국대 교수로 상담사를 양성하고, 수련생을 지도하고 있다. ‘도예공방빨강고래’에서 도예체험과 수업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사)한국민화센터가 26일과 27일 양일간 경주라한호텔에서 제10회 경주국제민화포럼을 개최한다. ‘K-art, 민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민화와 민화인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비전을 조명하는 자리다. 포럼은 ▶첫째 날인 26일 오후 2시부터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미술한류 시대의 채색화’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 관장 ‘현대민화공모전을 통해 본 현대 민화의 세계화’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 ‘현대민화, 전통 채색화의 부흥’ △나미키 세이시 교토공예섬유대학 미술자료관 관장 ‘다가소데 그림병풍-성립시기와 배경에 관하여’ △정종미 고려대 교수 ‘채색화의 재료학적 고찰(가제)’ ▶둘째 날 27일 오전 9시부터 △오슬기 한국민화뮤지엄 관장 ‘현대민화 기획전 연구’ △유정서 월간민화 발행인 ‘민화 세계화의 첨병-민화 디아스포라’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 관장 ‘민화의 세계화를 위한 하나의 제어: 무라카미 다카시를 예시로’ △김수진 성균관대 연구교수 ‘K-ART로서의 민화, 그 위상과 가치’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첫째날 저녁 6시부터는 개회식 및 만찬, 특강과 축하공연이 펼쳐지며, 둘째날 오후 1시부터는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공개되는 천마도를 만날 수 있는 경주박물관 관람, 황리단길 탐방 등 경주문화여행이 마련된다. (사)한국민화센터 이영실<인물사진> 이사장은 “올해 경주국제민화포럼에서는 십년동안 포럼을 개최해 온 동안 민화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고, 현재에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면서 “특히 우리가 관심가지고 있는 현대민화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고, 민화작가들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민화작가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 탄탄한 바탕을 마련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민화센터는 포럼과 연계해 특별전시 및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전시는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4층 갤러리 해에서 진행되며, 6월 24일 오후 2시에는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수석연구원의 ‘한국민화와 창작민화’를 주제로 특강이 진행된다. 또한 포럼이 진행되는 기간동안 라한호텔 로비에서는 어린이민화공모전 ‘민화야 놀자’ 수상작 전시가 진행된다
“경주문화관1918 전시실에서 감성이 전달되지 않는 복제품을 전시하는 것은 시민들과 지역예술인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일부 미술인들과 동호인들이 경주문화관1918에서 진행되고 있는 명화 레플리카 전시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이를 지역 미술인들과 동호인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주길 요구했다. 이들은 레플리카 전시가 감성 전달과는 거리가 멀고, 전시장을 찾은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가 낮아 지역 미술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주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주문화관1918은 구 경주역을 단장해 새로 개관한 문화공간이다. <사진> 지역미술인들의 요구와 공간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클로드 모네’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를 실물과 같은 크기와 질감으로 만나볼 수 있는 레플리카 전시가 연이어 진행됐다. 이중섭 레플리카 전시도 예정돼 있다. 레플리카란 주로 예술계에서 쓰는 용어로 원작의 보존과 학습을 목적으로 원작과 똑같이 만든 전시 대체품을 만들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위작과는 다른 개념이다. 전시를 주관한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2021년 전시 ‘반고흐, 그 위대한 여정’에서 레플리카 전시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경주문화재단 이상엽 사무국장은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공연으로 경주문화재단 공연이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상대적으로 위축된 전시 활성화를 고민하던 중 한국문화예술회관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레플리카 전시를 접하게 됐고, 사업 선정을 통해 반고흐 레플리카전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명화 레플리카 전시다 보니 미술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전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많이 방문했다”면서 “당시 주말에 500여명, 평일에는 적게는 100여명, 많게는 2~300여명이 꾸준히 전시장을 찾았으며, 관람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2주간 연장해 운영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전시를 통해 레플리카 시장의 효과를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주문화관1918 레플리카전에 대해 경주문화재단은 저예산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공간을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명화 레플리카전을 채택했다고 했다. 지역미술인들의 전시공간 요구도 있었지만 당분간은 모네, 클림트, 이중섭 등의 레플리카 전시를 통해 공간 활성화 및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의 인식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경주문화재단에 따르면 경주문화관1918 개관과 함께 오픈한 모네 레플리카 전시에 총 8787명의 관람객이 찾았으며, 클림트 전시는 23일 기준 9229명이 방문하며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상엽 사무국장은 “경주문화관1918 전시공간이 레플리카 전용 전시관이라는 개념은 없다. 다만 문화플랫폼으로 한 분이라도 더 방문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라면서 “내년부터는 지역 미술작가들의 전시공간을 무료로 대관해 주는 ‘공유’사업을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과 더불어 경주문화관1918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전시 기획으로 전시사업도 공연 못지않게 가치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원 30주년을 맞은 신라문화원이 지난 19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기념식과 혜국큰스님 초청법회를 가졌다. 이날 대덕스님 및 불자, 시민 등 약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 3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신라문화원 이사장,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대한불교조계종전국선원 수좌회 대표스님을 역임하신 혜국큰스님 초청법회가 진행됐다. 먼저 개원 30주년 기념식은 액막이타령으로 길을 열고, 민간단체로 30년을 이어온 신라문화원의 주요활동을 담은 영상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성장을 다졌다. 이어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 김성학 경주시 부시장,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의 축사와 진우큰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임종식(경북도교육감), 주호영(국회의원) 등의 축하영상으로 30주년을 축하했다. 이정숙 신라문화원 이사, 김정순 차문화 회장, 양형 신라문화원 사무총장, 이은정 사업본부장 등 공로자에 감사패와 표창장을 수여했다. 2부 행사는 포항MBC 김지현 아나운서 진행으로 30년간 한길을 걸어온 진병길 원장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3부는 신라문화원 이사장 혜국큰스님 초청법문이 진행됐다.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민간단체로 30년을 이어온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이제 한 세대를 넘었으니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화를 통해 신라와 경주를 바로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더욱 왕성히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신라문화원은 1993년 개원이래 신라달빛기행, 추억의 경주 수학여행, 문화재지킴이운동 등 경주의 특징을 살린 문화재 교육, 보존, 활용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문화재돌봄사업, 경주시니어클럽 등 문화 분야 일자리창출을 통해 2005년 제2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대통령상 수상, 2011년 한국관광의 별 프론티어 부문 선정, 2016년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등을 수상한 대표 민간문화단체다.
경주여고는 지난 16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문해력 신장 프로젝트 ‘제2회 우리말아톤’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우리말아톤’은 갈수록 문제가 되어 가는 청소년 문해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학생들의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된 행사다. 학생들은 생활 속 문해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 및 고전 문학을 올바르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행사는 메타버스 공간을 기반으로 실시돼 매체 활용 능력을 기르는 데에 초점을 뒀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문해력 검증 문제를 해결하고, 오프라인 공간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기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진정한 온&오프 체험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송재봉 교장은 “행사가 문해력을 검증하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교내 교과 활동 및 봉사활동 등 범위를 확장해 청소년들의 문해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지역 내 어린이급식소 10개소를 대상으로 ‘부모현장참관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 부모현장참관프로그램은 경주센터에서 제공하는 어린이 급식에 대한 위생 안전, 영양 등 서비스 사업 안내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위생안전·영양 순회지도 안내, 아이와 함께하는 요리활동 및 인바디측정과 비누만들기 등으로 구성됐다. 요리활동은 편식예방을 주제로 ‘알록달록 까나페만들기’를 진행하였으며 인바디측정 결과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 중심의 개별적 영양상담을 진행해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인숙 센터장은 “학부모 참관수업 등 보다 건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SNS, 카톡상담 등을 활용해 경주시 어린이의 건강한 급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12월에 문을 연 경주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위덕대 산학협력단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어린이 급식소(172개소)를 대상으로 10명의 전문영양사가 영양·위생안전의 지도·점검 및 관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