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부모님은 1930~1940년대에 태어나 전쟁과 후유증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그래서 모두가 가난했다. 그 시대도 부자는 있었겠지만, 대다수가 가난했기에 모두의 행복 지수는 비슷했다.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의 첫 선례가 되었다. 우리는 정말 잘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부유한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있다. 집 안에 있는 수도와 화장실, 모두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 건강보험에 풍부한 먹거리는 마트에서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우리가 현재 일이백 년 전 귀족들의 삶보다 더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부모 세대들보다 더 행복한가? 매년 3월이면 세계행복보고서가 발간된다. 올해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나라는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핀란드다. 대한민국은 157개국 중 57위, OECD국가 중 거꾸로 네 번째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는 각 나라별 1000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갤럽의 월드 폴을 바탕으로 구매력 기준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선택의 자유, 아량, 부정부패 등 6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지난 3년간 데이터로 집게 된다. 결과에 따르면 GDP수준과 WHR순위가 딱 들어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부자가 모두 행복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돈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행복 수치를 증가시키지만 어느 수준이 넘으면 더 이상 비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여기서 아줌마가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한 나라의 이야기를 살짝 첨부해보려 한다. <2008년, 부탄 왕국은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의사결정이 그것을 통해 벌어들일 수익보다 창출할 수 있는 행복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GDP처럼 경제성과를 측정하는 데 이용되는 모든 척도에서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고갈과 오염 발생을 공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전쟁을 겪고 엄청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 이제 환경과 보전을 고민하면서 다른 방향의 발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더 이상 무분별한 발전으로 나라와 국민을 병들게 해서는 안된다.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매년 벌어지는 기후변화는 우리의 고민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2008년 선포된 부탄의 민주 헌법에는 행복의 9가지 영역과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의 4대 축이 기본 틀로 제시되어 있다. 2011년 7월, 유엔은 GNH에 대한 부탄의 연구를 상당 부분 채택하여 2012년 이후 매년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발표해왔다.> GNH는 미래학자 폴 제인 필저가 주장하는 개념인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다. 먹을 것이 모자란 시대는 지났다. 그런데 우리들의 표정은 어떤가, 우리들은 행복한가 자문한다면, 많은 이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답을 내놓는다. 먹고 살만한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아줌마도 안다. 재테크를 시작한 마음이 불안함에서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지금도 약간의 불안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 순간도 잊지 않은 나의 삶의 기준은 명확했다. 아줌마는 행복하고 싶다. 서른을 넘은 노처녀(당시에는 여자가 서른을 넘으면 노처녀)의 삶을 지내던 순간에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아이가 태어나 또 삶의 변환을 느낀 순간에도 언제나 내 삶의 기준은 <행복>이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적당한 경제적 여유는 금수저가 아니니, 내가 직접 만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재테크에 관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공부와 병행한 재테크는, 타고난 겁쟁이에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리는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마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둘 쌓여가고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의 콩깍지는 각자 관리하는 것으로 했더니 결혼 14년 차, 여전히 남편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로 보인다(주변에서는 이런 나에게 미쳤다라는 표현을 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올바른 성인이 되길 바라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운 자식 떡 하나 준다는 말의 의미를 절실히 느끼며, 아이에 대한 사랑과 교육을 혼동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줌마는 행복하다.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행복하기 위해 공부한다.
프랑스 오페라에는 음악과 발레가 공존하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오페라에 발레가 필수요소처럼 삽입되는 것은 그만큼 발레가 프랑스에서 유행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발레의 종주국은 이탈리아지만 예술장르의 하나로 꽃피운 곳은 프랑스다. 오늘날 발레 용어의 대부분이 불어인 걸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통은 다른 나라의 오페라 작곡가도 수용해야했다. 자존심 강한 바그너 역시 탄호이저를 파리 무대에 올릴 때는 발레를 삽입해야만 했다. 프랑스혁명(1789년) 이후 정권을 장악한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오페라를 좋아했다. 출생지가 이탈리아 본토에서 가까운 코르시카 섬이어서 이탈리아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 작곡가 파이지엘로(Giovanni Paisiello/1740-1816)를 파리에 초빙하기도 했다. 또한 이탈리아 작곡가 스폰티니(Gaspare Spontini/1774-1851)에게 ‘베스타의 무녀’(La Vestale/1807년 초연)를 만들게 했다. 이 작품은 시각적 화려함과 영웅적 음악이 돋보이는 대작으로 프랑스 그랑 오페라(Grand Opera)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오페라의 특징이기도 한 5막 구성의 그랑 오페라 작곡가로는 독일 출신의 마이어베어(Giacomo Meyerbeer/1791-1864)가 가장 유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배워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악마 로베르’(Robert le Diable/1831년 초연)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 3막에는 유명한 발레 씬 ‘수녀들의 춤’이 등장한다.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였던 마리아 탈리오니(Maria Taglioni/1804-1884)가 주연을 맡았다. 환상교향곡으로 프랑스 낭만주의를 열어 제친 괴짜 음악가 베를리오즈도 오페라를 만들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가 벤베누토 첼리니(Benvenuto Cellini/ 1500-1571)를 다룬 동명의 오페라다. 베를리오즈처럼 로마대상을 수상한 구노(Charles Gounod/1818-1893)도 오페라 ‘파우스트’와 ‘로미오와 줄리엣’를 만들었다. 괴테와 셰익스피어라는 걸출한 작가의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했다. 한편, 프랑스에도 이탈리아의 오페라부파에 비견할 수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오페레타(operetta)다. 오페레타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오페라’를 의미하는데, 이탈리아보다는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성행했다.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1819-1880)의 ‘지옥의 오르페우스’(Orphée aux enfers/1858년 초연)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18세기 오페라 개혁가로 유명한 글루크(Christoph Willibald Gluck/1714-1787))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유쾌하게 풍자했다. 우리가 잘 아는 캉캉춤이 이 작품에 나온다. 프랑스 오페라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작품을 고르라면, 단연코 비제(Georges Bizet/1838-1875)의 ‘카르멘’(Carmen/1875년 초연)이 될 것이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 화려한 아리아, 멋진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뭐하나 빠질 게 없다. 바그너가 음악극으로 온 유럽을 풍미할 때, 오페라 변방 프랑스에서는 비제가 사실주의 오페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고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비제는 이탈리아의 거장 푸치니나 마스카니의 스승인 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1941~) 감독은 일본뿐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다.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작가이자 작품성에서도 다른 누구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의 50대 이상 세대라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한두 편은 반드시 보았을 세대이며 그 이후 세대라면 다양한 작품을 만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1978년 ‘미래소년 코난’으로 데뷔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그의 모든 작품에서 평화와 공존, 자연에 대한 존중, 생명사상 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미 닛폰 애니메이션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알프스 소녀 하이디’, ‘프란다스의 개’,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간머리 앤’ 등에 깊이 관여하며 그의 작품성을 세계에 알렸다. 때문에 1985년 ‘지브리 스튜디오’를 창립한 이후 만든 많은 작품에서 유사한 풍의 작화들이 등장해 보기만 해도 지브리임을 알게 했다. ‘지브리’는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 배달부 키키, 천공의 성 라퓨타 등 주옥같은 명작들로 세계 어린이들과 동심을 품은 어른들을 감동시켰다. 특히 ‘지브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뉴에이지 음악의 선구자 ‘히사이지 조’의 아름다운 음악은 지브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한다면 단연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이다. 영국 소설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지브리의 철학과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는 명작이다. 무한한 상상력 속에 정령과 살벌한 전쟁이 등장하고 당연하게도 전쟁의 무의미함과 자연에 대한 동경도 깃들어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상상을 초월한다. 갑자기 노인이 된 소녀, 시공을 초월하는 소년, 살아움직이는 허수아비, 마법의 불과 움직이는 성..., 이런 요소들이 잘 뒤섞여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어느 날 갑자기 황야의 마녀의 저주에 걸려 할머니가 되어버린 소피는 많은 것을 상징한다. 마음은 동심인 채 노인의 몸으로 변한 소피는 평화를 추구하지만 전쟁으로 물든 세상을 상징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불타는 환경을 상징하기도 한다. 소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울과 불의 악마 마르클, 순무 허수아비도 제각각 상징하는 바들이 있을 법하다. 그러나 그게 무엇인지는 굳이 단정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다. 이게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주는 ‘나름대로의 해석’이란 선물이기 때문이다. 극 중에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대사들도 눈에 띈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다’는 하울의 말과 그것을 반박하면서 ‘나는 한 번도 아름다워 본 적이 없다’는 소피의 대사는 아름다움에 대한 극명한 대립을 보여준다.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더 가치 있는지를 설명하는데 이처럼 적절한 대사는 없을 것이다. 전쟁을 두고 ‘적이건 우리편이건 다 같다. 모두 살인자들’이라고 외치는 하울의 대사 역시 의미심장하다. 소피를 지키기 위해 위험한 전투에 나선 하울과 그 하울을 지키기 위해 거꾸로 위험한 도전을 감행하며 ‘하울은 겁쟁이로 사는 게 나아’라고 외치는 소피의 대사도 인상적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이 대사들을 적용한다면 세상의 모든 전쟁들이 일순간에 의미를 잃고 중단될 법한 명대사다. 단순하게 아이들에게나 어필할 법한 애니메이션이 이 정도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이 애니메이션이 결코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명작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본 사람들이라면 마침 지금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모털엔진(2018/크리스천 리버스 감독)’의 설정이 일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빼다박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런던을 하나의 거대한 움직이는 성으로 표현한 모털엔진의 모티브는 아무리 봐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 확장판이다. 마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지난 7월 14일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만든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일본에서 지브리 사상 두 번째 흥행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작품에 대해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은 충분히 예상된다. 지브리의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 상상력을 발휘해서 보면 신나고 재미있는 작품이 고정된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나빴던 대일 국민감정과 상관없이 어린 시절부터 자신도 모른 채 그의 작품에 영향받아온 50대 이전 우리 국민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기다리는 셈이다.
경주시립도서관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초등학생 3~4학년 24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여름독서교실을 운영한다. 시립도서관 1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여름독서교실은 ‘도서관에서 떠나는 우주탐험’을 주제로 우주에 관련된 책을 읽고 그와 관련한 활동을 펼친다. 주로 △내가 상상한 나만의 별자리 △우주의 역사와 태양계 행성들 △인공위성의 종류와 역할 등과 같은 우주 관련 강의와 도서관 이용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립도서관은 이번 여름독서교실을 통해 수강생들이 도서관 이용법과 예절을 익히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형성함과 동시에 우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름독서교실 일정이 끝나면 기간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 3명에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상(1명), 경주시립도서관장상(2명)을 수여할 예정이다. 여름독서교실은 오는 24일부터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문화강좌신청을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경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이번 여름독서교실을 통해 독서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쌓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가 올해 처음으로 ‘2023년 경주시 행복육아 공모전’을 개최한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아동·가족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다. 공모는 출산,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주제로 하면 된다. 다둥이가족, 부부 또는 가족이 함께하는 공동육아 등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면 된다. 공모는 감동육아 에세이와 행복육아 담기(사진·영상) 등 2개 부문이다. 출품수는 1인 1건(부문별 응모 가능)이내 응모할 수 있으나, 시상은 1건만 한다. 공모 대상은 전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8월 18일까지 이메일(youth6174@korea.kr), 우편, 방문접수 모두 가능하다. 시는 작품의 적합성, 독창성, 활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오는 9월 중 시 홈페이지 게시 및 개별 유선 통보할 예정이다. 시상은 2개 부문별 상장과 함께 대상(2명) 각 300만원, 최우수(4명) 각 200만원, 우수(6명) 각 100만원 등 총 12명에 2000만원의 시상금을 지급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청 홈페이지(경주소식/고시공고)를 참고하거나 시청 아동청소년과로 문의하면 된다. 주낙영 시장은 “출생에서 양육까지 빈틈없는 저출산 대응정책과 온가족이 행복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육아 이야기로 양육의 가치를 더욱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년 전 갑가기 소식이 끊긴 친구로부터 ‘나를 기억한다면 제발 나를 이 숲에서 구해줘’라는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친구를 구할 비책이 담긴 방울을 챙겨, 친구를 구하기 위해 악귀들이 살고있는 숲으로 가게되는데... 본격적인 무더위철을 맞아 경주엑스포대공원의 대표 여름 콘텐츠 루미나 호러나이트가 돌아왔다. 매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화랑숲에서 진행되는 루미나 호러나이트는 소름 돋는 오싹함으로 여름밤의 무더위를 쫓아 줄 것이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공포로 돌아온 ‘루미나 호러나이트 시즌3 – 악귀의 숲’을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30일간 경주엑스포대공원 화랑숲에서 진행한다. 모두 14개 포인트로 구성된 악귀의 숲은 ‘악귀흑림문’을 통과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공포가 시작된다. 숲에 들어선 이상 돌아갈 길은 없다. 숲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방울을 들고 모든 악귀들의 본거지를 돌파해야 한다. ‘망자’, ‘오만’, 식탐, ‘집착’, ‘갈망’, ‘광기’, ‘분노’... 등 11 악귀의 습격을 피해 탈출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루미나 매표소 입구 앞 광장에는 호러 체험존, 호러 포토존, 호러 기념품점이 설치돼있다. 호러 체험존에서는 리얼 소름 분장과 리얼 소름 타로사주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호러 포토존에서는 무서움과 즐거움을 한 장의 사진 속에 담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또 호러 기념품점에는 이색 호러테마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온라인 이벤트로 ‘악귀의 숲 수수께끼를 풀어라’와 ‘악귀의 숲 포토 콘테스트’가 진행된다. ‘악귀의 숲 수수께끼를 풀어라’는 행사장에 설치된 이벤트 안내배너에 있는 QR코드로 인스타그램 이벤트 페이지에 올라온 9가지 수수께끼 중 3문제 이상을 맞추면 된다.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악귀의 숲 포토 콘테스트’도 이벤트 안내 배너의 QR로 경주엑스포대공원 홈페이지에 사진을 등록하면, 1일 5명을 선정해 커피 쿠폰을 선물한다. 악귀의 숲은 시간당 강수량 10mm이하에서는 정상 운영 (20mm 이상 시 취소)돼 비오는 날에도 즐길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엑스포대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신사와 사찰 입구 양쪽에는 수호동물인 ‘고마이누(こまいぬ, 코마이누)’라는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다. 고마이누(こまいぬ)는 한자로 狛犬(박견)으로 쓰고 ‘狛’은 고마(こま)라고 부르는데, 고구려를 가르키는 말이며, 이누(いぬ)는 개를 나타낸다. ‘고마이누’는 ‘고구려개’라는 뜻이다. 일본의 신사와 사찰의 입구에 고구려개는 수호동물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신전을 수호하는 의미로 설치되어 있다. ‘고마이누’의 원형은 고대 서아시아 일대의 사자 조각과 기원전 3세기경 인도 마우리아 왕조(기원전 322년 건국)의 아쇼카 왕이 세운 아소카 기둥(pillars of Ashoka) 꼭대기의 사자상이 당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에 중국의 사자상과 한국의 해태상이 영향을 받았다. 중국의 사자상 ‘Foo dog’는 고궁, 사찰, 왕족 등의 집 문 앞에 설치하여 수호자 기능을 했다. 한국 해태는 벽사, 정의의 심판, 수호신, 길상의 의미가 있고, 한반도의 최초의 해태상은 백제 무령왕릉(501∼523년)의 진묘수(鎭墓獸, 무덤을 지키는 짐승)이다. 중국의 사자상과 한반도의 해태상을 바탕으로 일본의 특색이 가미되어 현재의 ‘고마이누’가 되었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제작 시기 및 지역에 따라 중국의 사자상, 한국의 해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한반도의 사찰, 왕궁에 설치된 해태상이 일본, 오키나와로 전래되어 현재 일본 야스쿠니 신사 본당 정면에 세워져 사악한 기운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형상이 한반도를 경유해서 일본에 들어왔기 때문에 ‘고마이누’ 고구려견이라 한다. 일본 헤이안 시대의 ‘고마이누’는 궁중의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신전을 수호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인들은 고마이누가 한반도에서 유입된 ‘개’의 상징물로 여겼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고구려(고려)의 한자 표현인 ‘狛(박, こま)’을 사용하여 ‘고마이누’라 부르게 되었다. 일본서기 29권 천무천황 14년 2월 4일 기록을 보면 고구려를 고려(高麗)로 표기하고 있다. 한반도의 도래인을 백제, 신라인이라 기술했지만 고구려인은 고려(高麗)인이라 하였다. 그래서 한반도 고구려에서 유입된 수호견의 이름이 고려개 <고마이누>라 했던 것이다. 일본의 고마이누는 이름대로 한반도에서 온 개가 원형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백제는 백제를 공격한 고구려를 멸시하는 적의 표현으로 ‘狛(박)’이라고 했다. 일본은 한반도 도래인의 주류인 백제식 표현으로 고구려를 한자로 ‘狛(박)’이라 하였고, 일본 표현 방식으로 고려라 하고 ‘고마’라 불렀다. 일본서기와 율령 등 고대의 기록에서는 이미‘고려(高麗)’ 대신에 ‘박(狛)’이라는 한자를 쓰고 있었다.고마이누라는 기록은 헤이안 시대의 문헌에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고대에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다. 일본의 8세기에 건립된 도지(東寺, とうじ)에 한 쌍의 고마이누가 설치되어 있고, 헤이안 시대 초기에는 입을 벌린 동물은 아(阿)형, 입을 다문 것을 운(吽)형이라고 불렀다. 이 시기부터 상징물이 ‘고마이누(狛犬)’ 또는 ‘고려(고구려)개’라고 하였고, 신사와 궁궐, 일왕의 즉위식과 능과 묘를 수호하는 신수(神獸)인 벽사가 되었다. 고대 일본에는 신라인, 백제인을 위한 신라 신사, 백제왕 신사, 고려(고구려) 신사 등 한국과 관련된 신사는 많았지만 신라와 백제신사는 헤이안 시대에 소멸되었다. 그러나 고려(고구려) 신사는 최근까지 일본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고려(고구려) 신사를 참배한 많은 정치가들이 총리로 당선됐다고 해서 출세명신(出世明神)으로 숭앙(崇仰)되었고, 2017년 9월에 아키히토 일왕이 고려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일본 대부분의 신사에 설치되어 있는 상징동물인 수호견·수호수는 고구려개를 의미하는 ‘고마이누(こまいぬ)’이다. 오늘날까지 일본의 신사를 지키고 있는 ‘고마이누’는 한반도에서 전래된 고구려개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 아이슬란드의 고래 관광 ‘아퀴레이리’는 이 나라 제2의 도시요, 동쪽 해안에 위치하는 항구 도시로 수산업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약 400km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 같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쯤 되며, 그쪽 1번 도로를 타고 달립니다. 이 도시는 높은 산으로 둘러있고, 한쪽 끝에 바다가 피오르드(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변 산들에 구름이 띠를 형성하고, 꼭대기를 따라 빙설로 하얗게 덮여있어 낭만적인 자연환경을 이루고 있어요. 이곳의 주요 볼거리는 바다에 나가 고래구경을 하는 것입니다. 돌고래, 흰 긴수염고래 등 20여 종의 고래가 이 주변에 서식하고 있어, 4월~9월 성시를 이룬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튿날 내항에 있는 투어 센터에 나가 유람선에 올랐습니다. 30여 명의 관람객이 1시간 동안 잔뜩 기대를 하며, 바다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겨우 서너 마리 정도가 수면에 올라 숨만 길게 쉬고, 다시 바다 속으로 숨어버려 투어가 시원치 않았어요, 선장이 미안한지 고래가 이 배에 탄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조크를 하고 다른 곳으로 선수를 돌렸습니다. (2)후사비크의 고래 투어 ‘후사비크’는 인구 2000여명의 해변 마을인데, 아퀴레이리에서 좀 떨어진 곳입니다. 고래관광으로 유명한 곳이며, 고래 박물관도 있어 여기 고래 구경은 괜찮았어요. 아이슬란드에서 최초로 고래관광이 시작된 곳이라고 하는데, 이 해역에서 고래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많이 서식한다고 해요. 한적한 해안 마을로 고래 투어도 좋았지만, 북대서양의 푸른 대양을 보며 피오르드 부근의 빙산의 만년설과 초원과 해안이 만드는 아름다운 경치가 무척 좋았습니다. (3)아이슬란드의 식량, 대구(大口) 이야기 ①아이슬란드에서 대구의 역할 대구는 아이슬란드인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이며, 이곳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이기도 합니다. 기간산업인 수산물 수출액의 40-50%를 차지한다고 하니, 대구가 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콜럼버스보다 500년이나 앞서 신대륙을 발견한 바이킹족들이 고향 노르웨이를 떠나 대구 떼를 찾아온 곳이 아이슬란드라고 합니다. 대구가 영양도 많고, 성질도 유순해서 잡기도 쉽고, 1미터 정도의 크기에 무게가 70-80㎏이어서 식량으로 적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겨울철에 대구를 잡아, 분화지구에 대구를 말리는 덕장도 만들고, 건조기술도 개발하여 식량으로 비축하여 북유럽 등에도 수출을 했다고 합니다. 해안 마을에는 자기 동네 고유의 대구박물관도 있어 당시의 발전사를 기록하고 있어요. 고래를 잡으려다가 좋은 식량감인 대구를 발견한 이들은, 대구포로도 말려 세계에 수출하고 있어요. ②아이슬란드의 대구 전쟁 이야기 대구로 인하여 3차례(1958-1976)에 걸쳐 영국과 아이슬란드 간에 일어난 전쟁을 ‘대구 전쟁(cod war)’이라고 합니다. 아이슬란드 근해에 대구가 많이 잡히자 영국이 이를 탐내, 무단 어획이 자주 생기면서 어업권 주장에 따른 영해권 논쟁이 발생한 것입니다. 영국 해군과 아이슬란드 경비정 충돌로 두 나라가 단교 직전까지 갔습니다. 군함이나 무기 전쟁은 아니었지만, NATO 중재로 영국 어선이 아이슬란드 200해리 밖에서 3만톤의 대구를 잡을 수 있도록 협약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의 식량 보전을 위해 작고 빈약한 나라가 대영제국을 상대하여 세 차례나 버틴 것은, 바이킹 후예들의 용맹스러움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나라는 대구뿐 아니라 청어, 홍어 등도 많이 잡혀 세계적인 수산물 수출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사&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곳은 150m나 되는 고갯길인데 아무 변화 없는 가파른 언덕이라 뒤를 보지 말고 꾸준히 올라가야 한다. 지루함과 숨 가쁨을 참고 고원 등성 위에 마지막 발을 딛고 올라섰을 때 천상의 별유천지(別有天地)가 눈앞에 펼쳐지니…, ‘마지막 신라인’으로 불리며 경주에서 평생을 교육자이자 향토사학자로 살았던 윤경렬(1916∼1999) 선생이 경주 남산에 있는 천룡사 터 가는 길을 묘사한 글이다. 경주에서 남산은 서울로 치자면 북악산이나 인왕산쯤에 해당한다. 수도를 지키는 요새인 동시에 그 안에서 삶을 꾸려가던 사람들이 신성시하던 영산이란 점에서다. 남산이란 이름은 신라의 궁성이었던 월성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남산은 남북으로 9㎞가량 길게 뻗어 있는데, 대표적인 봉우리는 북쪽 금오봉(466m)과 남쪽 고위봉(494m)이다. 천룡사 터는 고위봉 아래 해발 400m쯤 되는 곳 넓은 평지에 있다. 윤경렬 선생이 ‘천상의 별유천지’로 묘사한 곳이다. 지금은 복원된 천룡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188호)과 몇몇 석재만이 남아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창건 주체와 연대에 대해선 의견 분분 ‘삼국유사’에 따르면 천룡사는 ‘수리사’ 또는 ‘고사’(高寺)라고도 불렸다. 정수리, 다시 말해 꼭대기에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음은 또 다른 이름에 대한 유래다. 서로 전하는 말에, 옛날 단월(檀越, 시주하는 사람) 부부가 천녀(天女)와 용녀(女)라는 두 딸을 위해서 절을 세우고 그 이름을 한 자씩 따서 천룡사(龍寺)라고 이름 지었다. ‘삼국유사’ 천룡사조에 등장하는 기록이다. 이름 유래 외에도 이 절을 민간인이 창건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대목에선 당의 사신 악붕귀(樂鵬龜)가 ‘이 절을 파괴하면 곧 나라가 망할 것’이라 말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악붕귀가 신라를 방문한 때는 나당전쟁이 한창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기다. ‘삼국유사’ 문호왕법민조에 따르면, 악붕귀는 신라를 살펴보고 오라는 당 황제의 명을 받아 문무왕대인 671년 이후쯤 경주 사천왕사와 망덕사를 방문했다. 이때 천룡사도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천룡사가 호국사찰 또는 국가의 주요 사찰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으로, 민간인이 창건했다는 것과는 다소 상충되는 기록이다. ‘삼국유사’는 또, ‘토론삼한집’이란 문헌을 인용해 “계림의 땅에는 흘러온 두 물줄기와 거슬러 흐르는 한 물줄기가 있는데, 그 물줄기의 두 근원이 하늘의 재앙을 진압하지 못하면 곧 천룡사가 뒤집혀 무너지는 재앙에 이른다고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또한 천룡사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찰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문무왕대에 이미 창건해있었다는 사실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삼층석탑을 비롯해 절터 발굴 때 나온 석조 유구와 출토 유물의 제작 시기가 모두 통일신라기인 9세기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엔 또 “통일신라 말기에 폐사된 것을 1040년(고려 정종 6년)에 최승로(崔承老, 927~989)의 손자 최제안(崔薺顔, ?~1046)이 수리하고 석가만일도량(釋迦萬日道場)을 설치했다”는 기록도 등장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천룡사는 통일신라 하대인 9세기쯤 창건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고려 초 이 절의 중창을 즈음해 중국식 풍수를 논하는 이가 악붕귀의 권위를 빌려 천룡사의 격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조선 중기까지 명승지로 이름 떨쳐 1668년 5월 17일. 때때로 흐렸다가 맑았다. 아침식사 뒤에 출발하여 20여 리를 가서 금오산(남산)에 있는 개선사에 이르러 잠시 쉬면서 절에 있는 충신스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내 충신을 데리고 걸어서 뒤쪽 봉우리를 넘었다. 노비 두 명에게 말을 몰고 짐을 짊어지고 먼저 천룡사에 가서 기다리게 하였다. (중략) 태양이 몹시 내리 쬐어 등에 땀이 흐르고 호흡이 급해져서 열 걸음을 가서 한 번 쉬면서 10여 리를 간신히 가서 절에 도착하였다. 스님 묘혜와 도신 등이 나와 맞이하였고 공루에 앉으니 서늘한 기운이 들어왔다. 불존 지초스님이 나와 보았고, 정원이 인도하여 불존 방에 이르러 저녁 식사한 뒤에 이내 잤다. 천룡사는 다른 곳에는 없는 볼거리가 있었고, 절 뒤쪽에 있는 바위 봉우리는 매우 수려하였다. 스님의 성품 또한 좋았다. 조선 중기 유학자 우담 정시한(1625~1707)이 쓴 천룡사에 관한 기록이다. 그는 숙종 때인 1686년 3월부터 1688년 9월까지 강원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 등의 명산고찰을 답사한 뒤 그 내용을 ‘산중일기’란 책에 담았다. 위의 기록도 ‘산중일기’에 담긴 내용의 일부다. 비슷한 시기 이곳에선 불교 경전도 간행됐다. 전해오는 ‘묘법연화경’ 중에 ‘강희 27년(숙종 14년, 1688년) 천룡사에서 간행했다’는 내용의 간기(刊記)가 남아 있다. 실제로 2016년 화랑문화재연구원의 발굴조사에서 경판(經板)을 새기고 그것을 보관했던 건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대형 건물터가 이곳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정리해보면 천룡사는 통일신라 하대인 9세기쯤 창건돼 1040년 이전 어느 시점에 크게 훼손됐다가 고려 때 최제안이 중수했다. 이후 조선 중기, 적어도 숙종 14년(1688)까지는 명사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명승지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조선 중기엔 불교 경전을 제작할 정도로 사세가 높았다. 이후 조선 후기에 들어 점차 쇠퇴하다 폐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상의 별천지’에 남은 삼층석탑 이곳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 발굴 조사가 이뤄졌다. 1990년 동국대 경주캠퍼스(현 WISE캠퍼스) 박물관은 탑 터와 그 주변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여러 점의 불상을 출토했고, 이듬해인 1991년엔 삼층석탑을 복원했다. 1996년부터 1997년까지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벌여 절터 일부 구역에서 11개의 건물터를 확인했고, 금당(金堂)을 3차례에 걸쳐 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13~16세기에 이르는 청자 조각과 다량의 분청사기 조각도 수습했다. 2004년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실시한 경주 남산 정밀학술조사를 통해 천룡사 터 주변에서 청동기시대 유적을 확인했고, 2006년 발굴조사에선 복원된 삼층석탑 가운데 탑의 1층 일부 부재도 발견했다. 2016년에는 앞서 언급한 화랑문화재연구원의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현재 복원된 삼층석탑 주변엔 석조 석등, 맷돌 등 각종 석재 유물이 흩어져 있다. 이곳에선 고위산 정상부가 보이는데 정상에서 산 아래로 길게 뻗은 바위가 천룡바위다. 천룡사지와 계곡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용장사에 머물고 있던 김시습은 이곳에 와서 ‘천룡사에서 옛 일을 회상하다’(天龍寺感舊)란 시를 지었다. 최제안이 천녀와 용녀라는 두 여인에게 수명장수 축원하기 위하여 절을 중건하였네 지난 일 이미 속세의 한바탕 꿈이 되었건만 부질없이 산새만 여전히 시끄럽게 울어대네 김운 역사여행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듯이 콩나물시루에 물을 줍니다. 물은 그냥 모두 흘러내립니다. 퍼부으면 퍼부은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져버립니다.(중략)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은 어느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은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은 그냥 흘러 버린다고 헛수고한 것이 아닙니다. (중략) 이어령 ‘천년을 만드는 엄마’ 중에서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회장 구승회) 경로당행복선생님들은 콩나물 키우기 ‘밥상 위의 터줏대감 콩나물로 내 건강을 지켜요’ 프로그램 활동사례를 공유하는 역량강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 경로당행복선생님 7명(안열희, 한형남, 유경자, 정태수, 이복선, 김은숙, 김은숙, 안은주)이 발표했으며 미술, 교육, 건강, 문화 등 다양한 유형으로 진행됐다. 콩나물이라는 한 가지 재료를 키우는 방법과 주의사항, 영양정보와 효과, 더 나아가 식생활개선, 식중독예방 등 폭넓은 활동으로 펼쳤다. 색칠하기 및 꾸미기로 미술 공예활동, 관련 노래와 시를 활용해 글쓰기 등 창의적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43명의 행복선생님은 “함께 참여하는 동안 좋은 활동으로 성장하게 되고 재미있고 지혜롭게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기신 어르신들과 행복한 시간을 나눌 수 있게 되겠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있는 어르신들은 “콩나물 기르는데 자신 있다면서 시루는 전통방식으로 훈연소독을 해야한다”며 “작은 돌 끓여 소독 후 시루 안에 얹고 콩 불려 넣고 쳇다리와 자배기를 만들어 올려야 한다”고 말하며 연장을 챙기면서 미소 지었다. 또 “이제 정성만 주면 된다. 요즘 계절에는 5일에서 7일 정도면 자라는 콩나물로 어떤 반찬을 만들지, 양푼이에 모두 모여 비빔밥을 만들 생각에 설레고 기대가 된다”고 양념장 재료를 손으로 꼽았다. 이 프로그램은 회상활동을 통해 흥미 및 내적 동기유발을 촉진시키고 긍정적 언어표현으로 기대감과 성취감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기도가 도민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고 행락지역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지키기 위해 다소 느슨해진 도내 계곡, 하천 등 휴양지의 불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다시 칼을 빼들었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7월 17일부터 8월 11일까지 도내 계곡, 하천 등 휴양지의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단속 대상은 가평 유명계곡·어비계곡, 양평 용계계곡 등 도내 주요 계곡과 하천 등 유명 휴양지 360곳이다. 민생특별사법경찰단에 따르면 2019년부터 도·시군 합동단속을 실시해 하천구역 내 불법행위가 감소했으나 2022년부터 불법행위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으로 밝혀졌다. 이번 단속은 하천 불법행위 정비를 통해 철거한 계곡 내 평상 등 불법시설이 다시 설치되는 것을 방지하고 불법 상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불법 숙박시설, 식당, 캠핑장 등 안전관리에 취약한 곳도 중점 단속해 도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주요 단속내용은 △계곡 내 이동식 평상 등 불법시설 설치 △미등록 야영장 운영 △미신고 음식점·숙박업 영업 △비위생적 조리행위 등이다. 한편 허가 없이 하천구역을 무단 점용할 경우 ‘하천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미신고 음식점의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경기도 내 계곡과 하천 등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는 각종 평상, 텐트 야영장, 식당 등을 대거 철거하며 상인들과 갈등을 일으켰으나 휴양지에서 바가지 쓰는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를 근절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휴양지마다 판치는 불법 노점상들과 무허가 시설물 운영업자들을 징계하는 우수 사례로 알려졌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문 용단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누리집 또는 경기도 콜센터(031-120)로 불법행위 제보를 받고 있다.
‘엔니오 모리꼬네(1928~2020)’라는 이름은 몰라도 그가 작곡한 엄청난 영화의 배경 음악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기린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의 예고편만 봐도 벌써 ‘아~’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서부영화의 고전 ‘황야의 무법자’의 비틀린 듯한 음악, 영화 ‘미션’에 사용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넬라환타지아’(원곡 Gabrieis Oboe), 시네마 천국의 아름다운 선율이 그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음악을 단순한 영화의 도구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음악으로 끌어올린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다양한 음악작품이나 영화음악 외의 음악적 업적, 세계의 온갖 영화제에서 받은 음악상 등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엔니오 모리꼬네 이름 자체로 영화음악에 관한 한 가장 독보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가 7월 5일부터 개봉됐다. 그러나 진짜 영화팬들 이외에는 개봉 소식조차 모를 만큼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를 다루는 뉴스매체도 거의 없었다. 상영관도 서울의 코엑스나 스타필드 등 대형관 몇 군데이고 경기도에서는 파주의 명필름 아트센트 등 소수일 뿐이어서 쉽게 보기조차 힘들다. 경주도 상영관이 없지만 잘하면 경주에서 이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사회적 기업 ‘문화와 나눔’ 김종욱 대표가 지난 7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격문(?)이 경주 영화팬들의 호응을 얻는다면 이 영화를 경주에서도 감상할 수 있을 법하다. 김종욱 대표는 경주에서 상영할 경우 1만5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50명만 신청하면 이 영화를 유치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를 보려면 적어도 대구나 부산을 가야할 것인데 일반 영화비 1만2000원에서 3000원만 더하면 경주에서 편안하게 이 명작을 볼 수 있지 않겠나는 것이 김종욱 대표의 설명이다. 영화와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호응해 보시기 바란다. 엔니오 모리꼬네가 경주에서 대접받는다면 천국에서도 매우 좋아할 것이다.
경주에는 전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나눔 현장이 무려 세 곳이나 있다. 그것도 지방자치단체나 어떤 거대 단체가 실행하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나눔이 일 년 동안 이어져 왔고 꾸준히 이 나눔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행복공유냉장고’가 바로 그 현장이다. 2022년 7월 1일 황성동에서 처음 시작한 행복공유냉장고는 연이어 7월 7일 용강동에 2호점을 냈고, 11월 8일 동천동에 3호점을 냈다. 처음 경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 뜻을 모아 만든 ‘식모회’ 멤버들이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 나눔에 참여하는 식모회 회원도 늘어났고 비정규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과 이 나눔의 취지에 공감해 매월 만만치 않은 금액을 정기적으로 희사해 활력을 불어넣는 기업도 생겼다. 행복공유냉장고의 시작은 일상속에서 우연히 시작됐다. 용강동에서 ‘김은정 집밥카페’를 운영하다 행복공유냉장고 아이디어를 처음 낸 식모회 김은정 회장은 이 일이 이렇게 변화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식모회 김은정 사장이 첫 아이디어, 남는 밑반찬과 식자재 보람있게 활용하자 했지만 투자비 만만치 않아 “식당을 하다 보니 음식량을 조절하기 힘들었어요. 밑반찬과 식자재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이게 힘들었어요. 모자라는 것은 둘째치고 남는 밑반찬과 식자재로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을까 고심했지요” 이걸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던 김은정 회장은 이 문제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식당을 하면서 친목을 나누던 식모회 사장님들 및 한국외식업협회 경주지부 이상득 사무국장 등과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행복공유냉장고’다. 행복공유냉장고는 2022년 6월 20일 식모회 번개 행사를 하면서 탄생을 예고했다. 이날 준비 모임 장소인 궁한정식을 비롯 교동집밥, 김경진 라이브 뽕닭, 마라향, 새파란보스족발, 운수대통닭갈비, 큰기와, 한스델리와 김은정집밥카페 등 9명의 사장님들이 행복공유냉장고의 첫 주자들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모여 중고 냉장고와 냉동고를 구해 적당한 장소에 설치하고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생필품을 눈치 안 보고 가져다 쓸 수 있게 공급하자고 약속한 것. 그리고 이틀 후인 6월 22일 중부동과 황성동, 용강동 등 행정복지센터와 경주외식업지부를 방문한 식모회 회원들은 이들의 협조를 얻어 행복공유냉장고를 설치하기로 최종협의했다. 6월 24일에는 1호점 황성동, 2호점 중부동에 행복공유냉장고 설치가 결정되었다. 이 뜻깊은 예비모임을 본지가 7월 1일 자로 보도해 공식적으로 경주 일원에 알렸고 이후 많은 신문 방송들이 다투어 보도하며 행복공유냉장고를 소개했다. 단순히 식모회 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업에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늘어났다. 식모회와 별도로 정기적으로 회비를 내는 회원들이 늘어났고 나눔에 관심을 가지는 학자, 시의원, 기업, 공직자, 시민단체 등이 갈수록 늘어났다. 비정기적인 후원도 잇따랐다. 누구는 햇반과 라면을 후원하고 농협공판장의 뜻있는 대표들은 정기적으로 야채와 과일을 후원했다. 생수, 식혜, 김 등이 후원되었고 성동시장 내 총각내축산과 삼촌축산에서는 돼지불고기 100팩을 후원했다. 어떤 후원자는 자신의 텃밭에서 난 야채를 냉장고에 넣기도 했다. 7월 25일에는 주낙영 시장이 식모회 회원들의 모임에 방문해 좋은 일을 격려했다. 이렇게 행복공유냉장고가 번창(?)하자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관리가 어려웠다. 가장 큰 문제는 물품들을 채워 넣으면 정작 필요한 취약층이나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가져가기보다 일부 욕심 많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가져가 버리는 것이었다. 선한 사람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남의 선함을 이용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처음 이런 경험을 한 식모회 회원들은 머리를 싸매고 회의한 결과 행정복지센터 밖에 두었던 행복냉장고를 센터 안에 배치하고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협조를 구했다. 때맞춰 행복 냉장고를 채우는 일도 숙제였다. 이 일은 식모회 회원들이 2~3인씩 조를 짜 직접 채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더구나 코로나19 기간 식당의 일손은 모자라고 일할 사람도 구하기 힘든데 시간을 내 냉장고를 채우는 것은 식모회 회원들에게도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여기에 처음에는 남는 밑반찬과 식자재를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정기적으로 일을 진행하다보니 이에 맞추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십시일반 비용까지 내게 되었지만 회원들은 기꺼이 이를 감수했다. 용강동·동천동 행정복지센터 적극 지원, 후원자더 늘어. 남경엔지니어링 전사적으로 지원해 눈길 ! 다행히 용강동과 동천동 행정복지센터는 이런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주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용강동 행정복지센터는 ‘행복창고’라는 용강동 자체의 나눔을 통해 행복냉장고에 대한 이해를 이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 중심인물이 이윤희 팀장이다. 이윤희 팀장은 2022년 2월부터 ‘용강행복창고’를 운영해온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윤희 팀장은 “가장 먼저 설치된 중부동이 행복냉장고를 포기하면서 용강동으로 오게 된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행복냉장고를 돌보는 일에 만족감을 표했다. 당시 윤병록 동장의 적극적인 지원도 용강동 행복냉장고 안착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록 동장은 경주 남양유업과 함께 독거 중장년층을 지원하는 ‘참새미 캐어’ 사업을 시행하는 등 역시 행복냉장고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던 터라 이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 7월 1일 자로 부임한 손기복 동장도 ‘다 된 일에 숟가락 얹는다는 소리 듣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행정복지센터가 행복냉장고를 관리하면서 이전처럼 함부로 물품을 가져가는 사람들이 없어졌고 물품을 가져가는 분들도 취지에 맞게 스스로 자율적으로 물품을 가져가면서 행복냉장고는 고유의 목표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어르신들이 물품 가져가시면서 일부러 ‘하나만 가져 간다’는 것을 보여주시기라도 하듯 저를 향해 슬쩍 물품을 흔들어 보여주시거든요. 그 모습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이윤희 팀장의 행복냉장고 운영담당이다. 여기에 ㈜남경엔지니어링 윤태열 대표와 직원들의 참여도 새로운 활력이 되었다. 이 회사는 정책적으로 둘째, 넷째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냉장고에 물품을 후원하기로 약속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고유업무로 순번을 정해 냉장고에 물품 채우는 일을 지원했다. 특히 직원들이 행복공유냉장고를 채우는 날은 가족들도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해 나눔 문화가 직원 개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연계했다. 심지어 40명 남짓의 남경 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은 점심시간이나 회사 회식 때는 식모회 회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식모회 맛집투어’로 간접 지원까지 해왔다. SNS상에서는 식모회 회원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 식사 때나 회식 때 이용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의 확산이었다. 취재 당일, 마침 동천동을 돌아 용강동으로 물품을 채우러 온 남경엔지니어링 조민선 팀장과 김형수 부장 그리고 태어난 지 50일 된 아기를 안고 나온 김형수 부장의 부인 조애지 씨도 만날 수 있었다. 냉장고 채우는 내내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김은정 회장은 지난 일 년 동안 행복냉장고를 운영해오면서 페이스북에 도와주신 분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도움 준 내용도 꼼꼼히 올려왔다. 이 모든 일이 식모회 회원들과 많은 후원자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기에 그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라도 일일이 기록한다는 것이다. 취재하면서 전국적으로 포항, 구리, 정읍, 거창, 군산, 안산 및 서울의 노원구, 관악구 등 여러 지자체에서 이와 비슷한 공유냉장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냉장고로 경주의 행복공유냉장고처럼 민간의 자발적 주도로 3호점까지 낸 곳은 없었다. 김은정 회장은 가끔씩 행복공유냉장고 앞에서 만나자는 ‘번개’를 친다. ‘누구나 무엇이건 하나씩만 들고 와도 좋다’는 말에 여러 사람이 손을 든다. 나눔이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 경주시민 누구나 행복공유냉장고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를 통해 보게 된다. 행복공유냉장고를 보면 경주에 나눔과 상생의 밝은 빛이 보인다. ‘우리 시대 경주최부자’들이 내는 아름다운 빛이다.
외동농협(조합장 이채철)은 지난 13일 여성농업인 15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금융사기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 이번 교육은 최근 농촌 고령자 대상 보이스피싱 사례 급증에 따라 범죄 유형과 대처방법을 알리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내용으로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전자금융사기와 관련된 다양한 사기수법 및 피해예방 사례등으로 조합원 눈높이에 맞게 알기 쉽게 진행됐다. 이채철 조합장은 “농촌 고령자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범죄 예방을 위해 교육을 마련했다”면서 “교육을 통해 조합원들의 안전한 금융 거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은 조금 더 일찍 찾아왔는지 진작부터 낮엔 덥고 예상 밖의 많은 비가 오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더욱 귀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귀가 가렵거나 아프고 진물이 나게 되는 원인과 그 예방법을 알아보자. 물놀이 후에 갑자기 귀가 아프고 진물이 날 때 여름철 물놀이 후에 생기는 귀 염증은 주로 외이도염이다.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르는 통로를 외이도(外耳道)라고 하며 몸의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가 외이도도 덮고 있는데, 물놀이 후에는 급성 외이도염이 생기기 쉽다. 외이도염은 수영장의 오염된 물에 존재하는 균이 외이도를 감염시켜 발생하며, 이때 동통, 소양감 및 난청을 호소하게 된다. 흔히 물이 귀에 들어간 느낌이 들면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내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물에 젖은 외이도 피부를 자극하고 미세한 상처를 만든다. 상처에 녹농균이나 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이 침투하여 통증과 가려움증, 진물을 동반한 급성 외이도염을 유발한다. 이때 외이도를 관찰해보면 피부에 진행성 발적과 부종, 이루 등이 관찰되고, 이개(귓바퀴)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수영장 등에서 외이도가 습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세척 등을 통해 부위를 청결히 하며, 치료를 통해 적절한 산성화를 회복하면서 항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와 외이도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적절한 약물 요법을 병행할 수도 있다. 환기관 삽입술(튜브 삽입술)을 시행받은 경우의 귀 염증 과거 삼출성 중이염으로 고막에 환기관 시술을 받았던 어린이라면 되도록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환기관은 고막에 작은 구멍을 유지하여 공기가 통하게 하는 작용을 하기에, 귀로 많은 물이 들어가면 환기관을 타고 고막 안쪽 중이까지 물과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막에 삽입된 환기관은 대부분 일정 기간 후 저절로 빠지면서 고막이 아물게 되는데, 그동안에는 물놀이 시 귓구멍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 귀지에는 외이도에서 탈락된 각질 세포와 지방성 성분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외이도 피부를 보호하고 외부의 먼지와 흙이 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외이도 입구 쪽에서 잘 밀려 나오던 귀지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과도하게 면봉을 사용해서 귀지를 외이도 안쪽으로 다시 밀려 들어가게 해서 귀지가 외이도에 쌓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외이도가 좁기 때문에 공간이 거의 막히게 될 수 있고, 성인도 여름철에 습기로 땀이 차고 자꾸 면봉을 사용하다 보면 밀려 나오던 귀지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쌓이기 쉽다. 이럴 때 귀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이용액(귀에 사용하는 액체 용액)을 사용하기도 하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이경으로 외이도를 확인하여 필요시 작은 집게 등의 도구나 흡입기(석션)을 이용하여 제거할 수도 있다. 집에서 면봉이나 날카로운 물체를 사용해서 억지로 귀지를 빼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외이도 깊은 쪽으로 귀지를 밀어 넣게 되기도 하고 외이도 피부에 상처가 생기거나 고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이경이나 이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더운 날씨에 보청기 착용 시 귀 가려움증 발생 귀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귀가 가려울 때 참고 견디기란 참으로 힘들다. 특히 보청기를 귀에 꽂고서 덥고 습한 여름을 지내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애써 맞춘 보청기를 빼놓고 지낼 수도 없기 때문에, 여름 동안 보청기를 착용하는 귀를 현명하게 관리하려면 기본적인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귀가 가려운 것은 귓구멍 안의 외이도(外耳道)의 피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귓구멍 안의 외이도는 몸의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에 의해 덮여 있는데, 여름이 되면 좁은 귓구멍 안에 습기가 차기 쉽고 특히 귀 속에 보청기를 꽂고 있을 경우 더욱 공기가 통하지 않아 눅눅해지기 쉽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귀지는 귓구멍에서 저절로 바깥쪽으로 밀려 나오게 되는데 보청기를 끼게 되면 자꾸 귀지가 귓구멍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기도 한다. 좁고 구부러진 귓구멍 안에 습기가 차고 귀지가 쌓이면 쉽게 세균의 침범을 받아 심한 가려움증과 통증, 진물 등이 생기고 귀가 먹먹해지는 외이도염이 생기게 된다. 염증을 예방하려면 외이도를 건조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샤워나 사우나 후에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면봉으로 닦아내다가는 습기가 차고 부은 귓구멍 안의 피부에 오히려 상처를 만들어 세균이 침투하게 될 수 있다. 헤어드라이기나 선풍기를 이용해서 약 30cm 거리에서 20~30초가량 말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이때, 헤어드라이기를 너무 뜨겁게 설정해 귀에 가까이 대면 어지럽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습하고 더운 날씨에는 땀이 많이 나고 귓속이 습해지기 쉬우므로 보청기를 뺀 후에 헤어드라이기나 선풍기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습관적으로 귓구멍을 괴롭혀서 결국 만성 외이도염이 생긴 환자를 자주 만나게 되는데, 면봉을 항상 주머니에 챙기고 다니거나 심지어 성냥개비, 철로 된 귀이개, 볼펜 뚜껑 등으로 귀를 후벼파는 경우, 가려움증이 되레 심해지고 염증이 악화되어 악취를 풍기는 진물이 나고 청력장애가 나타나기도 하여 치료가 어려워진다. 일시적인 외이도염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대개 외래 치료와 투약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계속 귀를 후비거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고집하다가는 보청기를 끼기 어려울 정도로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손대고 싶을 만큼 귀가 불편하다면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하여 귀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 보청기 착용 시 귀건강을 위한 세 가지 방법 잠을 잘 때는 보청기를 꼭 빼서 귀를 쉬게 해준다. 낮에도 한 시간 정도는 귓구멍이 쉴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면봉은 금물!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불러올 뿐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않아도 귀는 하루 24시간 외부 소리에 반응한다. 잠들었다가도 위급한 상황에서 소리를 듣고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관인만큼 소리가 전달되는 외이-외이도-고막은 항상 외부와 통하기 때문에 여름철 고온과 높은 습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다. 여름철에 쉽게 발생하는 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귀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손은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여행의 경험과 즐거웠던 기억을 부엉이 캐릭터로 시각화한다. 작가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이상 세계를 동경하고, 현대인의 삶을 이입시키며 각박한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을 되돌아본다. 송은효 작가의 개인전 ‘행복 여행’이 라우 갤러리에서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송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여행지에서 만난 눈부신 풍경과 이미지들로 구성된 열한점의 작품으로 관람객들을 매료시킨다. 작가는 ‘내가 기억하는 그 곳’ 시리즈를 통해 이상향을 찾아가는 과정 속 인간이 가진 순수한 감정들을 드러낸다. 작품 속 부엉이 가족은 작가의 유년 시절의 모습과 현재를 살아가면서 소망하는 감정들을 상징한다. 그리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매개체가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은 듯한 정교한 그림과 삶의 여러 모습을 아우르는 부엉이 캐릭터들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자신과 타인의 삶 속에서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을 회상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와 같은 추억의 에너지를 통해 이상향에 대한 갈망과 이를 찾아가는 여정을 인간의 본성으로 간주한다. ‘내가 기억하는 그곳’ 시리즈는 현대인들의 이상향을 찾는 동시에 그들의 일상에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귀중한 시간들을 되새기게하는 감성적인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작가는 전한다. 송은효 작가는 “이번 전시는 여행 중 마주한 아름다운 경치와 소중했던 순간들을 그린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부엉이 캐릭터를 이용해 인간의 이상 세계와 현대인의 감정, 가족간의 따스한 시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전시를 통해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근본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휘 관장은 “송은효 작가의 작품에서는 고요함과 행복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힘이 있다.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데 능숙한 송 작가의 작품을 통해 휴가철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경험하고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은효 작가는 2011년 아트저널에서 아티스트 선정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 이오상, 2022년 국제현대예술협회에서 올해의 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울산중부경찰서, 남원수지미술관, 인석의료재단, (주)동신건축사무소 등에 그녀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경석 작가의 개인전 ‘봉황대 겨울 지나 봄’이 8월 9일까지 경북웹툰캠퍼스 전시홀에서 열린다. <사진> 경주를 무대로 활동 중인 이경석 작가는 자연과 일상을 편안하고 따뜻한 화풍으로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다수의 동화책을 집필한 아동문학가이기도 하다. 볼로냐 국제도서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의 터전이자 여러 인연의 교차점으로서의 경주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액자 및 아트워크 38점 △기획 영상 3점 △기타 작업물 및 체험존으로 구성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 곳곳에 자리한 소개 글은 감상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이번 전시로 상반기 기획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관람객을 비롯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하반기 전시 공모에도 지역 작가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전시는 토, 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지난해 3월 개관한 캠퍼스는 지역 웹툰 거점으로의 역할을 수행중이다. ‘웹툰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및 도민 친화적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입지를 다진 캠퍼스는 현재 ‘하반기 전시 작가 공모’중에 있다. 전시 가능한 형태의 웹툰 콘텐츠를 가진 경북 지역 작가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캠퍼스 홈페이지(https://gbwc.or.kr/) 공고문을 확인하면 된다.
뮤지컬배우 남경주<인물사진> 씨가 이끄는 창작 뮤지컬 ‘더 쇼!-신라하다(가제)’가 오는 10월 경주엑스포 무대에 새롭게 오른다. ‘2023 신라문화 기반 창작뮤지컬 제작·공연단체’ 공모에서 ㈜나인스토리의 창작뮤지컬 ‘더 쇼!-신라하다’가 선정된 것. ‘더 쇼!-신라하다’는 2023년 한국 댄스팀 리더인 ‘치영’이 세계대회를 앞두고 팀원들과 불화를 겪던 중, 통일신라(9세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조화로움을 배워 하나가 되는 과정을 알게 된다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쇼 뮤지컬이다. 공연은 LED와 프로젝션 맵핑으로 바닥까지 영상이 깔리는 화려한 무대와 인기 아이돌 및 스타 뮤지컬 배우 출연, 서사 중심의 스토리텔링 안무가 아닌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예고했다. 게다가 쇼 뮤지컬인 만큼 전통음악과 힙합, EDM 등 다양한 장르의 결합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뮤지컬 음악 작업에서 벗어난 전통음악과 현대 K-POP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뮤지컬 배우이자 홍익대 공연예술학부 교수인 남경주 씨가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직접 공연에도 참여한다. 또 뮤지컬 Next To Nomal의 협력 연출을 맡았던 박준영 씨가 연출을 맡는다. 현재 출연배우 선정 중에 있으며, 8월과 9월 제작 및 연습기간을 거쳐 10월 초 제작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공연은 10월 12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1월 30일까지(43회 예정, 월요일 휴연) 저녁 7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상설공연을 펼치게 된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신라 문화를 기반으로 한 대중적이고 즐거운 뮤지컬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문화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경주가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에는 ‘2023 신라문화 기반 상설공연으로 경주오페라단의 ‘선덕여왕’과 가람예술단의 ‘오줌싸개 보희의 꿈’이 선정됐으며, 8월과 9월 매주 금·토요일 저녁 7시에 상설공연 된다.
천년의 기록문화를 이어가는 배첩공방 ‘부치부치’가 최근 경주에 오픈했다. 기존 표구사의 판타지에 얽매이지 않는 기획이 돋보이는 부치부치공방은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성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 제다은 씨는 30대 초반의 젊은 감각으로 우리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배첩공방 창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가는 제다은 대표를 만나 부치부치공방에 대한 소개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배첩이라는 공예가 생소하실텐데 글이나 그림 등 종이에 그려진 작품이나 기록물을 족자, 두루마리, 책, 병풍 등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해요.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으로 추정되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배첩기술로 만들어진 두루마리 책이죠. 배첩은 근대 이후 일제 강점기 영향으로 ‘표구’라는 단어로 더 잘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배첩’ 또는 ‘장황’으로 불렸고,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02호로 등록돼 있는 전통공예입니다” 배첩을 배운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제 대표의 본래 직업은 디자이너다. 그렇다보니 그녀의 공방에서는 기존 표구사처럼 작품 의뢰를 받기보다는 배첩을 기반으로 여러 실험을 거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제품 디자이너에서 시각디자이너로 전향한 그녀는 새롭게 디자인 이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참고도서가 서양 디자이너가 쓴 것임을 발견하고, 국내 디자이너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와 가치를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왜 서양 이론만 배워야 하는지 의문에서 전통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시각디자인 분야와 전통 배첩장 사이의 독특한 매력을 찾게 됐고, 이로 인해 제 시각디자인에 대한 관심사가 배첩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게 된 그녀는 공예 기술과 장인의 연구를 경험하며 ‘배첩장’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론적인 공부만으로 한계를 느낀 그녀는 문화재수리기능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배첩 교육을 2년간 이수하고 문화재수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고. 이를 통해 그녀는 한국 전통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고 디자인에 적용해 고유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 현대 기술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그래픽 인쇄물과 편집 디자인을 전통적인 배첩과 결합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한지로 만든 사진책 클래스를 기획했고, 앞으로 제가 쓴 글을 편집해 전통 책 형태로 독립 출판물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녀는 전통의 배첩을 알리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전통성이 강조된 어려운 단어를 삼가하고 현대인에게 다가가기 쉬운 단어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치부치’라는 이름을 지을 때도 이러한 생각에 기인했습니다. 전통을 진지하게 다루기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전통 풀을 사용해 종이나 비단을 ‘붙이다’라는 의미를 담아 부치부치라는 이름을 창안했습니다. 겉모습은 전혀 전통공예를 연상케하지 않으며, 귀여우면서 가벼운 이미지가 강조되는데, 그 안에 배첩의 핵심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의미 있는 공방이 되죠” 연말에는 ‘다이어리’, ‘트래블 노트’, ‘필사노트’, ‘태교 일기’ 등 컨셉별 다양한 책 만들기 클래스를 오픈할 예정이라는 제 대표는 기회가 된다면 아이디어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도 입점해 개인 책을 편집해 제작하는 일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단기 클래스와 판매 상품은 대중의 수요와 눈높이에 맞춰진 것이라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민화, 서예 등 지역의 전통미술 작가들에게 배첩기술을 전수함으로써 배첩이 자연스럽게 계승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부치부치공방 제다은 씨는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대학원 무형유산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졸업 후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한국전통문화교육원 배첩기초 및 심화과정을 이수하고 문화재 수리기능자 표구공 제11018호를 취득했다.
경주안전체험관이 지난 14일 1만번째 체험방문객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안전체험관은 체험방문객들의 높은 호응도와 만족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에 개관했으며 2023년 3월 16일부터 공식적 운영에 돌입한 경주안전체험관은 공식운영 4개 월만에 체험방문객 1만명을 돌파했다. 안전교육은 체험 1회 최대수용인원 80명, 일 2회 운영되고 있다. 체험관 관람객은 학생단체는 물론, 지역민, 일반인, 다양한 기관단체, 가족단위의 체험방문객들이 많았다. 1만 번째 체험방문객 감사이벤트가 있는 지난 14일에는 경주공업고 1학년 김동근 학생이 1만번째 방문객으로 선정됐다. 김진화 관장은 “경주안전체험관은 안전교육 체험방문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발전 방향성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전교육 체험방문객에게 유익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행사 및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 중심의 몸으로 익히는 안전교육을 통해 모두가 안전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