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활용한 산업은 다양한 전자제품과 통신은 물론 의료와 법률, 미술과 문학, 음악에 이르는 문화 전반으로 확산하며 번창하는가 하면 그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AI로 인한 인간 역할의 축소, 고도화된 AI로 인한 실업과 불의의 사고, AI에 의한 사회장악 등 부작용이 강하게 제시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끊임없는 편리와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한쪽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AI를 대하는 인류의 양면성이다. AI를 소재로 한 영화도 온갖 상상의 날개를 펴며 자연스럽게 스크린을 장악해 왔다. AI 자체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AI를 활용하는 장면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SF영화들은 최첨단 AI들이 빠지면 이야기 자체가 되지 않을 만큼 비약적으로 AI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에서 AI가 좋게 활용되는 장면은 주로 AI가 부속물로 나타나는 경우다. 사람을 보조하거나 우주선의 항로를 설정하거나 외계에서 물질의 성분을 분석하거나 과학적인 데이터들을 읽어줄 때, 일어날 사건의 가능성을 확률로 알려줄 때 등이다. 이럴 때의 AI는 친절하고 편리하고 고마운 존재로 묘사된다. 스타워즈의 R2D2와 3PO, 전격 제로 작전의 키트, 인터스텔라의 타스, 아이언맨의 자비스 등은 매우 유익한 AI들이다. 그러나 정작 AI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많은 영화들은 AI를 다소 부정적으로 다루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로봇, 아이언맨의 자비스에서 진화한 울트론, 최근 넷플릭스에 등장한 AI인형 메간, 프랑스 영화 빅버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영화들에서 나온 AI들은 자신을 만든 인간을 능가해 스스로 학습하면서 인간들을 노예로 만들려고 하거나 아예 인간을 말살하고 자신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시도한다. 심지어 세상 자체가 AI의 거대한 구도 속에 있다는 설정의 영화도 있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매트릭스에서 인간은 AI가 구현한 우주 속 일부에 지나지 않고 그 속에서 인간이 자신들을 창조한 AI에 대항해 싸운다는 어마어마한 우주관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쯤 되면 인간과 AI 간의 경계가 혼란스럽게 무너진다. 메트릭스와는 좀 다르지만 인간과 슈퍼 컴퓨터가 결합해 끔찍한 AI가 된다는 영화 트랜센던스는 AI가 신의 영역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안겨주기도 한다. AI가 인간을 능가해 현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다. 게임에서 AI는 체스를 이기는가 싶더니 신의 영역이라는 바둑에서조차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패배를 확정지었다. 미술 분야에서, 특히 디자인계에서는 AI가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도용하는가 하면 순식간에 어려운 디자인을 구현해 이 방면 전문인들의 영역을 침해하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AI가 작사·작곡하는 수준을 넘어 사이버 가수가 등장했다. 인터넷 검색엔진에서는 쳇 GPT가 대세인 와중에 쳇 GPT가 알려주는 정보들이 말도 안 되는 짜깁기로 만들어지는 통에 그 신뢰성을 의심받는 실정이다.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쳇 GPT가 일러주는 정보를 인용하다가는 신뢰성을 넘어 도덕성까지 잃을 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쳇 GPT를 활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고 구글뿐 아니라 다양한 검색엔진들이 쳇 GPT를 능가하는 검색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검색엔진인 네이버도 쳇 GPT를 능가하는 수준의 AI ‘하이퍼 클로바’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좋건 싫건 AI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올 것이 분명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긍정적인 작용과 부정적인 작용이 조금씩 혹은 극명히 드러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작용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작용을 미치는 것은 AI를 개발하는 인간이 얼마나 엄숙하게 도덕적인 기준을 지키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상상 이상의 초고도 AI가 등장한다면 이것은 결국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가설의 영화가 있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는 울트론과 자비스는 AI의 긍정과 부정을 모두 엿볼 수 있는 극과 극의 사례이다. 과연 인간은 어느 정도로 AI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영화 같은 현실이 펼쳐질 수 있을까?
경주시 귀농인협의회는 재능기부 봉사활동으로 버섯장아찌 200병과 꽃고무신 300켤레를 만들어 경로당 16개소에 전달했다. <사진> 재능기부 봉사활동은 귀농귀촌인의 재능을 활용한 봉사활동으로 주민과의 다양한 교류의 장을 조성하고,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해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봉사활동은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매달 첫 번째 주말 매주 지정된 장소에 모여 꽃고무신과 버섯장아찌를 만드는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작된 물품은 문무대왕면을 비롯한 양남면, 내남면, 서면, 건천읍 소재 10개소 경로당에 송화버섯장아찌 200병을 전달했다. 또 불국동, 보덕동, 현곡면, 산내면, 강동면, 문무대왕면 소재 6개소 경로당에는 꽃고무신 300켤레를 전했다. 이정숙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올해도 경주시 귀농인협의회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으로 이웃과의 따뜻한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기대하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봉사활동과 귀농인협의회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립도서관이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노리터보드 솜씨자랑전, 북큐레이션, 원화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운영한다. <사진> 먼저 노리터보드 솜씨자랑전은 유아실을 이용하는 유아·어린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는 작품전이다. 전시는 9월 한 달 간 열리며 어린이자료실 내 게시판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옆 북큐레이션 코너에서는 반려생물을 주제로 한 ‘북큐레이션: 너와 가족이 되어 행복해’가 전시 중이다. 관련 주제도서 20권을 선정해 연령별로 전시하고 있으며, 다음 달까지 두 달 간 만나 볼 수 있다. 이어 ‘원화전시’를 통해 ‘바빠요 바빠’라는 그림책을 전시하고 있다. 시골의 가을을 표현한 그림들로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느껴볼 수 있다. 각 행사 운영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립도서관이 유치원, 어린이집 유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체험형 동화구연’과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 접수를 오는 12일부터 한다. 체험형 동화구연은 아이누리 장난감 도서관 내 체험형 동화구연실에서 5~7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0월 5일부터 12월 21일까지 운영하며, 매주 목요일 하루 2회 진행한다. 회차별 최대 10명이며, 신청 시 인원이 10명이 넘을 경우에는 2회로 나눠 신청해야 한다. 유아들이 동화구연을 듣고 어린이실을 자유롭게 체험해 볼 수 있는 도서관 견학은 경주시립도서관 1층 어린이자료실에서 6~7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오는 2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진행하며, 매주 수요일 하루 1회차, 총 13회차로 이뤄진다. 회차별 최대 인원은 20명이다.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 접수는 12일 오후 2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독서문화행사 -> 체험형 동화구연)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도서관 견학 접수는 전화접수로 신청하면 된다.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유아 단체 프로그램이 경주시의 유아들이 도서관과 더 친밀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아 단체 프로그램(체험형동화구연, 도서관견학)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가 한가위를 맞이해 고향사랑 기부자를 대상으로 기부감사 이벤트를 연다. <사진> 이벤트는 신라천년 경주사랑 ‘1000번째마다’ 당첨 이벤트와 경주사랑기부 인증하기 등 2가지다. 1000번째마다 당첨 이벤트는 천년고도 경주 의미를 담아 매 1000번째마다 고향사랑기부금 10만원 이상 기탁자를 대상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지역 인기 숙박권을 증정한다. 시는 곧 2000번째 행운의 기부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11일부터 30일까지는 고향사랑기부금을 10만원 이상 기부한 후 발급받은 기부 영수증을 개인 SNS에 올리고 화면 캡처한 사진을 경주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하면 된다. 선착순 50명에게는 2만원 상당의 경주시 상품권을 제공한다. 한편 고향사랑기부는 고향사랑e음(ilovegohyang.go.kr) 또는 전국NH농협(지역농협 포함)을 방문해 기부할 수 있으며, 세액공제와 답례품 제공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주 화랑마을이 지난 11일 포항 세화고를 시작으로 올 11월말까지 하반기 수련활동을 본격 시작한다. 국내 대표 청소년수련시설로 자리매김한 화랑마을은 앞서 지난 2월에서 6월까지 총 24개교, 1만674명이 수련시설을 이용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1%의 높은 만족도 결과가 나왔다. 하반기 수련활동은 현재 17개교, 6090명 사전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화랑마을은 1급 5명, 2급 2명의 청소년지도사가 18개 국가인증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안전한 수련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깨끗하고 현대화된 숙박시설인 신라관(단체 숙박동)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짚코스터, 에코어드벤처 등 다양한 야외 체험시설과 북카페, 수의지 폭포, 산책로, 화랑모험시설 등도 인기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청소년수련시설 종합평가에서 화랑마을은 최고등급인 우수평가를 받아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한편 화랑마을은 내년도 수련활동예약을 10월말부터 받을 예정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시즌 프로그램 ‘루미나 네온 카니발’이 23일부터 한 달 동안 경주엑스포대공원 화랑숲에서 진행된다. ‘루미나 네온 카니발’은 찬란하게 빛나는 별똥별이 경주로 떨어진 것을 발견한 체험자들이 운석을 찾아 화랑숲에 모여, UFO와 장난기 많은 외계인들을 만나며 우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컨셉으로 구성된 가을 워크스루 체험 이벤트다. 화려한 네온 빛으로 반짝이는 우주 게이트를 지나면, 외계인과 함께하는 16가지 흥미로운 코스가 체험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피사의 사탑, 피라미드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랜드마크를 네온사인으로 장식해 외계인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약 1.6km 길이의 ‘루미나 네온 카니발’ 체험 코스를 다 지나는데는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체험이 종료된 후에도 매표소 앞에 마련된 공간에서 유료로 야광 분장과 야광 코스튬 제작 체험이 가능하다. 특별한 이벤트로 한가위 연휴인 28일과 29일에는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상금 추청 기회를 제공하는 ‘네온 카니발 한가위 가득선물’ 이벤트가 진행된다. 또 30일에는 가장 멋진 코스튬을 선보인 참가자에게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네온 카니발 코스튬 콘테스트’도 열린다. 이 외에도 행사기간 동안 매일 3회 외계인 DJ와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는 ‘별빛 네온 파티’도 개최돼 가을 밤의 흥겨움을 더한다.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네온 빛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화랑숲에서 잊지 못할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경주 제1호 민간정원 ‘경주 야생화일기’가 최근 등록을 마쳤다. 경주시는 강동면 왕신리 1270-1 일원에 위치한 카페 ‘경주 야생화일기’가 경북 제8호 민간정원 겸 경주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난달 지정등록됐다고 13일 밝혔다. 민간정원은 수목원정원법에 따라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운영하는 정원으로 경북도지사가 지정하는 민간정원이다.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경주 야생화일기’는 약 4480㎡ 규모로 총 213종의 초화류, 관목, 교목이 식재된 카페 및 식당 겸 꽃집이다. 손인서 대표는 “조부모님이 오랜 기간 농사 지어온 과수원을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정원으로 조성해 왔다”며 “일곱 계절의 꽃의 요정들이란 테마가 담긴 건강하고 자연친화적 정원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금리단길(중심상가)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즌제로 개장했던 ‘불금예찬 야시장’이 지난 8일 재개장했다. ‘불금예찬 야시장’은 원효로 105번길 스타벅스부터 LG유플러스까지 130m 구간에서 오는 11월 4일까지 2달 간 매주 주말 저녁마다 열린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5·6월 불금예찬 개장 당시 먹거리 9곳과 프리마켓 11곳에 일평균 3000여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경주의 새로운 관광코스로 떠올랐다. 이번 불금예찬은 매대와 메뉴를 재정비하는 등 지난 운영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대폭 개선했다. 먼저 재개장 첫날인 지난 8일엔 키다리아저씨, 버스킹공연, mc와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 미니게임, 헬륨풍선 무료나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보였다. 셀러와 판매품목도 다양화했다. 야시장 먹거리로는 △묵채 △마라만두 △대만우육면 △떡볶이 △닭꼬치 △닭강정 △육전 △수제쿠키 △스콘 △비건베이커리 등을 준비했다. 또 프리마켓에는 △건어물 △원목 주방용품 △목공예 기념품 △스카프 △머리핀 △파우치 △커피드리퍼 △타로카페 등 다양한 매대들이 마련됐다. 지난 5월부터 함께했던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경주지역자활센터도 계속 참여해 센터 홍보, 기념품 배부, 목공예품 판매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상시 이벤트로 진행됐던 1일 1회 구매 영수증 제출 시 선착순 스탬프 쿠폰 적립 행사도 이어진다. 지난 5·6월부터 배부됐던 스탬프 쿠폰에 도장을 모아왔던 고객들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고, 신규배부 또한 행사기간 내내 진행된다.
경주시가 글로컬 관광도시 구현을 위한 관광진흥 5개년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11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동국대, 신경주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유관기관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광진흥 5개년 계획수립’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사진> 관광진흥 계획은 새로운 관광 트렌드와 관광행태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2024~2028년)간 추진할 관광정책 방향과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담는 지역관광의 청사진이다. 연구 내용은 △코로나19로 급변하는 관광 행태 △경주만의 역사문화자원 활용 △관광시장 재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수립 △지속적이고 자생적인 관광 발전 구조 계획 등이다. 이번 착수보고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추진계획 보고에 이어 의견수렴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경주다움을 새롭게 구현하고 매력도를 제고하기 위한 9대 전략 키워드, 지역 생태 자원 등을 활용한 웰니스 관광 전략 등이 제안됐다. 또 국제회의 복합지구 선정에 따른 복합전시(MICE) 산업을 비롯해 야간 시티투어, 봉황대뮤직스퀘어 등 야간관광 콘텐츠 활성화 전략 등이 건의됐다. 특히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신규 관광상품 발굴과 새로운 관광 정책 수립에 대한 방향 제시는 지역 관광정책 수립을 위한 의미 있는 자산이 될 전망이다. 주낙영 시장은 “코로나19는 일상의 변화와 함께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 많은 위기와 시련을 가져다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찾고 싶은 도시 경주’, ‘재미와 감동이 공존하는 도시 경주’로 거듭날 관광정책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20여년 동안 천연기념물 경주개 동경이를 반려견으로 키우고 있다. 동경이가 주는 가족과의 친밀감은 시대가 주는 행복 그 이상이다. 필자의 도착을 알리는 자동차 소리에 짧은 꼬리는 이미 실룩거리기 시작하고, 엉덩이가 떨어져 나갈 듯이 흔든다. 눈을 맞추지 않고 지나쳐 버리면 애절한 목소리로 짖어댄다. 동경이는 우리 가족과 이미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꿈꾸는 전원생활은 반려견 동경이 덕분에 한층 더 행복하다. 개는 왜 인간과 특히 친밀한 것일까? 개와 인간의 만남은 약 1만4000년, 길게는 3만 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인간의 삶과 함께 하고 교감하는 유일한 반려동물이 되었다. 오랜 기간 개에게는 사람이 만들어준 안정된 잠자리와 먹이가 제공되어, 이젠 먹이를 확보하기 위한 사냥과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서식지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개들은 침입자들로부터 인간의 영역을 보호해주고, 탁월한 후각과 신체적 능력을 통하여 사냥을 돕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개의 도움이 필요 없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계속 개들과 함께 살고 있고, 이미 공통점이 많은 사회적 동물이 되었다. 개들은 훈련을 통하여 사람의 언어를 일부 알아들을 수 있고, 칭찬으로 사람과 마주 보며 서로가 행복을 느낀다. 개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친구와 적을 구분할 수 있고,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애교를 부리고, 괴롭히는 사람에게는 위협하고 공격한다. 개는 아주 사교적이고, 친근하다. 충성심도 강하고, 진솔하다. 좀처럼 주인을 바꾸지 않는다. 이는 아마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이 관여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세로토닌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자극을 전송하는 화학물질로 성격, 감정, 불안 등 행복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와 관련된다. 야생 늑대를 공손한 개로 순화시키는 과정을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유전적인 요소가 있다. 개는 외형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행동도 진화했으며 가축화 과정에서 인지능력이 향상되었고, 인간의 친구 역할을 하도록 유전적으로 선택 받았다. 이제 개는 인간에게 정서적 지원을 하는 친구로 발전되었고 인간과 공생관계가 되어 없어서는 안 될 반려동물이 되었다. 반려견이 인간의 눈을 응시할 때 인간의 몸속에서는 ‘엄마와 아기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반응’과 똑같은 호르몬 반응이 일어난다. 개(犬)가 수천 년 동안의 진화를 통해 인간의 친구가 된 과정으로 설명된다. 개와 사람 간의 상호응시(mutual gazing) 현상은 엄마와 아기 간의 유대관계, 인간과의 신뢰성이며, 사랑에 빠지게 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이 생성된다. 엄마가 아기의 눈을 쳐다보면 아기의 혈중 옥시토신 농도가 상승하고, 아기가 엄마의 눈을 쳐다보게 되며, 엄마의 옥시토신 농도를 상승시키는 현상이 일어난다. 오늘날 개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거의 붙어서 생활한다. 사람과 개가 공유하는 것은 공간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음식도 공유하기 때문에 개의 장내 미생물은 사람의 장내 미생물과 매우 유사했다. 사람과 개의 장내 미생물 군집이 매우 유사하여 유전자 내용 서로 유사하다. 반려동물을 가진 많은 사람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로 생각하지 않고, 가족의 일원이나 사람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먹이나 생활습관에서 점점 더 사람을 닮아가고 있다. 옥시토신 농도를 측정해보면 주인을 잘 쳐다본 반려견의 옥시토신 농도가 증가한다. 반면 쳐다보지 않은 반려견은 주인이나 개 모두 옥시토신 농도가 변하지 않는다. 약 4만 년 전, 아시아의 어떤 지역에서 회색늑대가 호모 사피엔스에게 협력의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수만 년에 걸친 우정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개도 사람과 같이 먹이를 적당하게 주는 것이 개의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칭얼대는 반려동물을 애처로워하고, 먹이를 적게 주는 것이 인간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반려견과 주인이 서로를 장기간 응시할 때, 행복 및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 분비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분명 반려동물은 사람과의 교감 정도에 따라 느껴지는 행복도 달라진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지난 7일 경희학교 대강당에서 ‘제1회 경주시장애학생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날 행사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회 의장, 유관기관 및 학생, 가족,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다함께 성장하는 어울림 한마당’을 주제로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시장애인체육회, 경주교육지원청이 주관했다. 대회는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100m, 200m, 포환던지기, 슐런 등 4개 종목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뤘다. 이날 대회에 참여한 A 학생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달리고 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장애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체육 참여기회가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체육대회를 통해 장애 학생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체육꿈나무 선수 발굴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큰 기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최선의 복지는 무엇보다 편견 없는 사회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애학생 체육 꿈나무 육성을 위해 체육대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2023 걸음모아 건강모아 기부 챌린지’가 성공적으로 완료돼 지난 6일 경주시 지역아동센터 협의회에 기부하는 전달식이 열렸다. <사진> 물품은 서라벌도시가스와 한국수력원자력이 200만원 상당의 기부금과 물품(메디폼)을 후원했다. 걸음모아 건강모아 기부 챌린지는 모바일 앱 ‘워크온’을 활용해 걷기를 활성화하고, 나눔 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걷기 기부 행사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체활동 증진 사업인 ‘활기찬 일터 만들기’ 일환으로 지난 7월 24일부터 7월 30일까지 진행됐다. 여기에 동국대경주병원, 발레오전장시스템스㈜, 서라벌도시가스㈜, 에코플라스틱㈜,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6개 사업장의 근로자 480여명이 참여했다. 7일간 근로자들은 누적 걸음 수 2700만보를 걸어 목표 걸음수인 2500만보를 초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최재순 보건소장은 “걷기 기부 챌린지를 통해 건강을 챙기고 지역사회에 기부도 하는 건강한 나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는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신규 아이돌보미 활동 희망자 28명을 대상으로 양성교육을 진행했다. <사진> 아이돌봄 지원 사업은 양육 공백이 발생한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직접 이용자 가정으로 찾아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교육은 총 80시간 과정으로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과 경상북도 지정 아이돌보미 양성교육기관인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부설 경상북도사회적경제평생교육원) 전문교육 강사를 통한 집체교육을 병행하는 블랜딩 교육으로 진행됐다. 주요 교육 내용은 아이돌봄 지원 사업의 이해, 아동 안전·건강관리, 아동 권리 및 학대 예방교육, 영아 돌봄의 이해, 학령기 아동 돌봄의 이해 등으로 아동 발달 단계에 맞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양성교육을 수료한 교육생은 아이돌보미 서류 전형과 인적성검사, 면접 검사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현장실습을 마친 9월 중순부터 가정으로 파견되어 본격적인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주시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에는 240명의 아이돌보미가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 양성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매년 보수교육을 통해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동학대 예방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강봉구 센터장은 “전문성 있는 아이돌보미 양성교육을 진행하여 이용자들의 대기 기간 단축 및 서비스 이용자 가정에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을 희망하는 가정은 경주시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아이돌봄지원팀(054-701-2511)에 문의하거나 관할 행정복지센터 방문 또는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경주시보건소는 다음달 10일 보건소 보건교육장에서 ‘제18회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임산부의 날은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하는 날로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행사는 1부 태교음악회, 2부 자개모빌 만들기 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태교음악회는 경주 출신 소프라노로 이루어진 팝페라 앙상블 ‘솔라즈’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쿠스틱밴드 ‘여름밤잔디’의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체험활동은 지역에서 운영 중인 공방 ‘스튜디오 꽃별새’ 대표를 초청해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또 행사 당일 무료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부스와 출산 후 대여 가능한 육아용품 전시 등 가족건강 사업을 안내하는 홍보부스도 운영한다. 신청은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주간 QR코드를 통해 가능하며, 경주시 임산부 및 가족, 친구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경주시보건소 가족건강팀으로 하면 된다. 최재순 보건소장은 “이번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가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북경 천안문 광장에 가면 시간에 맞추어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의식을 치른다. 이 의식이 중국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게 각인되어 있는지 그 모습을 보는 중국인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해 한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 과정 중 천안문 광장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났다는 사실을 익히 아는 관광객들에게 이 모습은 매우 낯설고 거북하지만 철저한 언론통제로 그런 사실을 모르는 중국인들에게는 다만 감격의 현장일 뿐이다. 경기도 구리시,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아주 큰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구리시는 태극기 홍보에 적극적인 도시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와 가장 큰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는 것으로 자랑한다. 실제로 구리시는 2018년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강변 남구리IC에 있는 높이 81.5m의 게양대를 만들어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그러나 태극기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말과 달리 아차산에 조성한 태극기 동산이 관리소홀로 방치되며 언론의 질타를 받았고 심지어 태극기날이라며 시내를 도배한 태극기는 괘를 잘못 달아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아차산과 한강변에 게양된 초대형 태극기들은 특별한 관광성을 띠지 못한 채 다만 먼 곳에서도 잘 보이는 관상용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경주시도 약 7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가장 높은 태극기 게양대를 만든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특별한 반대의견 없이 시의회의 승인을 얻은 모양이다. 이를 두고 경주의 SNS들이 그 당위성에 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중 김경주 씨는 지난 9월 11일 “차라리 7억으로 시민 복지, 시민 권익 향상에 사용하는 것이 애국심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며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 비판했다. 유사 이래로 국가를 강조하고 애국심을 강조하는 시대는 언제나 전체주의적 발상이 횡행하던 시기다. 독일 나찌의 상징이었던 하켄크로이츠나 군국주의 일본이 욱일기를 만들어 숭상한 것이 좋은 예다. 참고로 유학자들이 태평성대의 최고 성인으로 꼽는 요임금은 “가장 좋은 정치는 백성들이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고 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자체가 나라답지 못하고 오히려 나라가 이상해졌다는 것임을 가르친 성인의 말씀을 경주시가 되새겼으면 싶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경기도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피해 최소화를 방향으로 정하고 △방사능 검사 △원산지 단속 △피해업종 지원 등 3개 분야로 나눠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24일부터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방사능 검사, 원산지 단속, 도민 정보 공개, 수산업과 유통업계, 횟집 등 소상공인 지원 등 전체적인 상황관리를 일원화한다. 경기도는 양식장 등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대상 방사능 검사를 기존 월 2회에서 주 1회로, 검사 건수도 271건에서 400건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검사품목은 해조류(김), 패류(바지락, 굴, 가무락 등), 갑각류(꽃게), 어류(조피볼락, 넙치) 등이다. 도매시장과 대형물류센터, 백화점, G마크, 학교급식 등 유통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기존 월 1~2회 약 1500건에서 주 1회 2300건으로 확대한다. 또한 학교와 어린이집 급식재료 중점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기존 1331건에서 1586건으로 늘린다. 또 관할 해역 오염수 유입 감시소를 기존 2개소를 4개소, 월 2회에서 주 1회로 확장할 예정이다. 방사능 검사 결과는 경기도 누리집과 대기환경옥외전광판 102개, 버스 정류소 전광판 8500여개 등을 통해 도민에게 제공,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할 계획이다. 산지 강화 분야에서는 원산지 박스갈이 등 거짓 표시를 집중 단속하고 적발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등 강력처벌할 방침이다. 민관합동 시·군 원산지 표시 명예감시원 제도를 운영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이력이 있는 음식점과 소매점을 집중 감독할 예정이다. 이밖에 소비위축에 따른 수산업계 보상금과 방사능 노출에 따른 건강관리비 등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며, 횟집 등 소상공인에 대한 융자금, 피해 지원금, 업종 전환 지원금을 검토하고 수산 가공업체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매출채권 보험료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매출채권 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업체가 물품이나 용역을 외상 판매한 후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금의 일부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할매요, 이거는 먼기요?” “어, 거거는 유자다” “그라믄 묵을 수 있는 건기요?” “묵기는 하는데 아직은 새고로버가 안 대고 냉자 익으면 차로 끼래 마시는 기다” 할머니는 커다란 유자 열매를 가리키며 아직은 딸 수 없다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내심 하나 얻어먹으려던 빤한 속셈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배영신 할머니의 자상함은 경주최부자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내 가슴에 심어놓았다. 교촌이 최부자댁 일가로 이루어진 마을이면서도 최부자댁 사람들이 마을에서 거의 활약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배영신 할머니의 기억은 무척 인상적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뵌 배영신 할머니는 전통적인 할머니 모습을 거의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이를테면 참빗으로 곱게 빚은 머리를 비녀로 쪽지어 계셨고 늘 계절에 맞는 치마저고리를 입고 계셨다. 최부자댁의 오랜 일가이신 배영신 할머니는 마을 일에도 관심이 많아 마을 부녀회 회장을 맡아 오래 활동하셨다. 말랐지만 온화한 인상의 할머니는 그때 이미 연세가 70세쯤으로 실제로 동네일은 돌보지 못하셨고 부회장인 어머니와 상의하시면서 부녀회 일을 돌보셨다. 할머니는 특히 마을 아이들 독서에 관심이 많아 할머니 댁 집안 대청에 커다란 책꽂이를 마련하고 4~500권은 족히 되는 책을 꽂아놓고 동네 아이들을 위해 ‘마을문고’를 운영하기도 하셨다. 할머니는 어린이들을 무척 귀여워하셔서 내가 책을 빌리러 가면 과자나 사탕을 내주면서 따듯이 칭찬하고 격려해주시곤 했는데 지금도 그 자애로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히 그 시대에 풍금을 치실 줄 아는 아주 신식 할머니셔서 그 모습 자체로 무척 신기했다. 할머니는 화초를 아주 잘 기르셨다. 할머니는 유자와 선인장 같은, 다른 집에서는 보기 어려운 화초들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꽃 좋아하는 어머니가 자주 꽃구경을 다니곤 하셨다. 추위에 약한 화초들이 많다 보니 할머니는 집 기단 아래쪽에 땅을 파고 약 반 평쯤 되는 온실도 만들어두었는데 겨울의 찬 기온에 약한 화분들을 이 온실에 넣고 겨울을 나도록 하셨다. 할머니 댁 화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파초’인데 어린 나는 그 파초를 ‘바나나 나무’로 알고 신기해했다.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파초 싹 하나를 얻어 우리집 꽃밭에도 옮겨 심었는데 그해 겨울 얼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집에도 온실을 만들어 삭아서 떨어진 잎은 제거하고 둥치를 짚으로 둘러싸 보존했던 기억이 새롭다. 배영신 할머니는 최부자댁 바로 옆집, 지금의 교동법주 간판이 걸린 집의 안주인이셨다. 교동법주라는 말에서 보듯 최부자댁 전통주로 알려진 교동법주를 담그신 장본인이시다. 뒤에 경주 최부자댁 전통 가주를 직접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교동법주와는 당도와 점도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교동법주는 그 나름의 운치와 향기가 있어 그 자체로 명주라 하기에 손색없고 교촌의 명산품이 된 것 역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할머니는 원래 안동 출신으로 ‘안동 배부자댁’ 집안의 후손이신데 어쩌면 그 댁 전통 가주일지도 모른다. 교동법주는 전국의 어느 술보다 향기롭고 맛이 좋아 나도 즐기는 술인데 교동법주를 마실 때면 언제나 할머니의 자애로운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윤경렬 선생님께 배운 경주와 이종룡 선생님께 배운 글쓰기의 기본이 내 인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최부자댁 일가는 아니지만 교촌에는 대단한 분들이 세 들어 사셨다. 먼저 알려드릴 분이 경주의 향토사학자이자 인형연구가로 경주 신라문화동인회의 창립 주축이셨던 윤경렬 선생님이다. 윤경렬 선생님은 우리 뒷집인, 바로 위에서 소개한, 채영신 할머니 댁에서 새 들어 사셨는데 늘 한복 두루마기에 고무신을 신고 다니셨다. 여름에는 흰 두루마기에 흰 고무신, 겨울에는 검은 두루마기에 검정 고무신 식이었다. 머리는 반곱슬의 웨이브 진 머리를 길게 길러서 자연스럽게 풀어헤치거나 아주 가끔 핀으로 머릿결을 고정하고 다니셨는데 그 휘날리는 백발의 모습이 표표한 신선처럼 여겨졌다. 어릴 때부터 인사 잘하기로 소문났던 나는 선생님을 뵐 때마다 어김없이 작은 머리를 숙여 인사를 드리곤 했는데 선생님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답례해주곤 하셨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시립도서관이 있던 서라벌문화회관 별실에서 토요일마다 열린 어린이 향토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그 이유도 윤경렬 선생님 덕분이었다. 뒤에 어린이 향토학교는 경주국립박물관이 생기면서 그 별관 지하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어린이 박물관학교’로 확대되었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이 학교를 다녔는데 그게 내가 역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원초적인 계기였다. 선생님은 특히 칠판에 부처님 그림을 순식간에 그리시거나 탑이나 나무 등을 쉽게 그리면서 열강을 해주셨는데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윤경렬 선생님의 기억은 ‘무서운 인형’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가지고 놀 게 별로 없었던 시골에서 윤경렬 선생님 댁에서 가끔씩 굴러나오는 인형들은 아주 특별한 장난감이었다. 붉은 토기에 거친 재질의 실 같은 것으로 수염을 붙여 놓은 다소 무서운 형상의 인형은 그때는 몰랐지만 고청사가 만든 최고의 한국형 경주 토산품으로 알려졌다. 나는 바로 그 기막힌 인형의 파편을 가지고 놀았던 몇 안 되는, 어쩌면 유일한 아이였다. 윤경렬 선생님은 남산을 무척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기셔서 각별한 연구업적을 남기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학입시시험을 치른 후 윤경렬 선생님의 ‘남산연구’ 책을 기반으로 한 달 동안 샅샅이 남산을 답사한 적이 있는데 그게 모두 선생님과의 인연 덕분이다. 또 한 분, 교촌에 오래 사시면서 마을 일에도 적극적이셨던 분이 경주고등학교에서 오래 국어 교사로 근무시면서 경주의 야간학교인 ‘한림학교’를 이끄셨던 이종룡 선생님이시다. 이종룡 선생님은 내 어릴 때 우리 집 바로 앞,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사셨는데 공교롭게도 슬하의 네 자녀분들이 우리 누나들과 형과 비슷한 연령대였고 사모님께서 어머니와 친숙하셔서 서로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었다. 담을 사이에 두고 서로 호박을 심었는데 선생님댁 호박넝쿨이 우리집을 넘어와 호박을 맺으면 우리가 그 호박을 담장 위에 올려놓았고 우리 호박이 선생님 댁으로 넘어가 맺으면 선생님 댁에서 우리 담장에 올려놓곤 하셨다. 한번은 선생님과 아버지께서 서로 호박을 담장에 올리다 마주쳐서 ‘이러지 말고 앞으로는 그냥 자기 것처럼 따먹자’며 웃으신 일도 있다. 선생님은 사모님께 무척 자상하셨고 집안일도 일일이 세심히 챙기셔서 사모님이 그 자랑을 어머니께 하셨던 모양이다. 집안일에 무덤덤하셨던 아버지는 그로 인해 자주 어머니 원성을 들었고 그때마다 의문의 패배를 맛보곤 하셨다. ‘앞집 이선샘 반만 쫌 해보이소!’ 어머니의 역성이 들린다 싶으면 아버지는 슬그머니 출근길을 서두르셨다. 선생님은 경주의 선생님들 중 가장 많은 주례사를 하신 분이지 싶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잘 난 학생들보다 집안 어렵고 문제성 있는 학생들을 더 챙기셨고 때로는 어려운 제자와 졸업한 여유 있는 제자를 이어주는 가교역할도 하시며 힘든 제자들을 돌보셨다. 그 엄혹하던 독재시절 시국에 대해서도 엄정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편중되지 않은 가치관을 심어주는 선구자이기도 하셨다. 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동문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은 동문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추앙한 분이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경주고를 은퇴하신 이후에도 한림학교에 진력하시면서 어려운 학생들을 돌보는 일을 오래 더 하셨다. 한때는 본지, 경주신문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주의 참언론을 이끌기도 하셨기에 그 발자취를 아는 나로서는 본지에 몸을 둔 자체로 영광스럽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경주고에 다녔던 나는 운 좋게도 선생님을 담임으로 모시며 내 평생 쓸 글쓰기의 기본을 제대로 익힐 수 있었기에 그 감사함을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참고로 이종룡 선생님은 우리 앞집에 오래 세 들어 사셨는데 그 주인분이 선생님과 친분이 깊어 수십 년 동안 집세를 올리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 주인댁 역시 경주최부자 후손이신데 이 역시 최부자댁 후손다운 배려와 아량이었지 싶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두 분 선생님은 내가 교촌에 각별한 향수를 느끼는 아주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신 분이어서 언젠가 이 이야기를 꼭 한번 하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경주최부자 이야기의 발판이 두 분 선생님에게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옷깃이 여미어진다. 마침 두 분 모두 이북 출신으로 한반도 최북단, 함경북도 ‘주을’이 고향이시다. 그 먼 곳을 떠난 두 분 선생님께서 자유와 민주를 찾아 남한으로 오셨고 그 많은 도시 중 경주에, 더구나 교촌에 터 잡고 사신 인연은 경주에나 교촌에나 여간 놀랍고 고마운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산실 경주에, 자손대대로 백성들에게 나눔을 배푼 경주최부자댁 일가들에서 한 분은 경주의 역사문화 발전과 후진 양성을, 또 한 분은 경주의 문학발전과 수 만 명 제자들을 가르치셨으니 우리 시대 또 다른 경주최부자의 현신이랄 수 있다. 삼가 두 분 선생님을 기린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면서 보편화됐지만 부인과 초음파 검사는 선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가지 검진은 전혀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이므로 1년에 한번씩은 부인과 초음파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평소에 부인과 검진을 받고 계시나요? 가장 최근에 받으신 것은 언제인가요?” 진료실을 찾는 분들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는 20세 이상의 여성에게 2년마다 자궁경부암 국가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짝수년 생인 여성은 짝수 해마다, 홀수년 생인 여성은 홀수 해마다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또 자궁경부암 검사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병원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부인과 검진을 받고 있다고 대답하는 분들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산부인과 초음파도 같이 보셨나요?”라고 물어보면 비율은 반 정도로 감소하게 된다. 오히려 자궁경부암 검진으로 다 검사되는 것이 아닌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니 산부인과의 문턱이 아직도 높은 것인지 아쉬울 따름이다. 산부인과는 임신과 관련된 진료 위주의 산과와 이 외 여성질환을 보는 부인과로 나눠져 있다. 부인과는 신체 내 장기로 따진다면 자궁과 나팔관, 난소, 외음부를 보고, 질환으로 따진다면 무월경에서부터 폐경까지, 질염에서부터 자궁 또는 난소암까지의 여성건강과 관련된 넓은 범위의 진료를 하고 있다. 산부인과 질환은 주로 생리와 관련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편이지만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평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은 두 가지 검사로 나뉘는데 자궁경부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자궁경부암의 여부를 살펴보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smear), 그리고 자궁, 난관, 난소 등의 구조적 이상, 소위 ‘혹’이 생겼는지 살펴보는 부인과 초음파 검사이다. 두 가지 검사는 서로 전혀 다른 질환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가지가 다른 한 가지를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부인과 검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 두 가지 검사를 다 받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게 되는 흔한 부인과 질환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흔하게 발생하는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 10~15%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초경 때는 없었던 생리통이 이후에 새롭게 생겼다면 자궁내막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궁내막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이름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 질환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은 자궁 가장 안쪽에 존재하는 조직으로 쉽게 얘기하면 생리할 때 피와 함께 탈락하는 부분이다. 매달 배란을 준비하며 두꺼워지다가 배란 2주 정도 후 생리를 하게 되면 다시 얇아지기를 반복한다. 자궁내막증은 이 자궁내막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자궁 안에만 있어야 하는 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질환을 말한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주로 난소의 혹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나 난소뿐만 아니라 복강을 둘러싸는 복막이나 자궁 표면, 나팔관, 심한 경우 대장이나 방광까지도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직관적인 요인은 생리혈이 나팔관을 통해 역류해 복강 내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병변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흔한 증상이 생리통이다. 초경부터 시작된 원발성 생리통과는 달리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은 생리 기간 전후로 2~3일 이상 지속되어 통증의 기간이 긴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병의 진행도와 관계없이 통증의 정도는 환자별로 다를 수 있고, 또 생리통이 아니라 만성적인 골반통증이나 생리 동안의 배변통 등으로 나타나는 예도 있다. 최근에는 난임 여성 중 30~40%에서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거론될 정도로 난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초음파를 통해 난소의 특징적인 혹을 확인한다. 생리통이 최근 심해진 경우는 드물게 MRI를 시행해서 난소 외 복강 등에 퍼져 있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확인한다.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 경우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가 다 가능하며 환자의 나이나 임신력 등을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난소의 자궁내막증에 대하여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대부분 난소의 기능이 수술 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술 이후로도 약물치료를 적절하게 이어서 하지 않는 경우 5년 내 재발률이 40%에 이를 만큼 높아서 최근에는 약물치료를 먼저 하고 추후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와 현재 상태, 그리고 추후 임신과 출산 계획 등에 대해서 상의한 후 치료 방법을 정해야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크기도 증상도 다양한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30~40세의 젊은 여성의 대략 20% 정도가 가지고 있다. 근종은 이름처럼 근육 조직이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고 자궁의 전 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자궁내막 안쪽에 생기는 점막하 근종, 자궁벽 내에 생기는 근층내 근종, 그리고 자궁벽 바깥쪽에 생기는 장막하 근종등으로 구분된다. 보통 자궁내막과 가까울수록 생리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거나 임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해당 경우 ‘위치가 안 좋다’고 표현되고는 한다. 근종의 원인 역시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가임기 여성에서는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는 경우가 많고 폐경 후에는 서서히 줄어들므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다. 근종은 매우 흔하지만 크기뿐 아니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서 어떤 증상도 명확하게 근종의 유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적게는 20%, 많게는 50% 정도에서 증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생리 이상이다. 특히 자궁내막에 생긴 점막하 근종의 경우 증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주로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또 점막하 근종의 경우 임신 시 수정란이 착상하는 것을 방해하므로 난임의 원인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거대근종(보통 10cm, 250g 이상)의 경우 위치와 관계없이 골반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므로 복부에 압박감을 느끼거나 실제로 근종이 방광을 눌러 빈뇨나 잦은 야간뇨 등의 증상이 생기거나 직장을 눌러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듯 자궁근종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증상이 심하거나 크기가 커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될 때는 근종의 정확한 위치나 개수의 파악을 위하여 MRI 등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근종은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은 경우 꼭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아 정기적으로 검진하면서 지켜보기도 한다. 또 근종은 폐경 이후에는 크기가 서서히 줄어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폐경 후에도 크기가 증가하거나 모양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검진을 지속해야 한다. 만약 출혈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면 호르몬 주사로 근종의 크기를 줄이기도 하지만 약물을 끊으면 다시 크기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근종은 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며 근종의 위치에 따라서 자궁경, 복강경, 로봇 복강경, 개복 수술을 하게 되고 또 환자의 가족계획에 따라 근종만 절제하는 근종절제술을 하거나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전자궁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불편하지만 1년에 한 번은 꼭! 여성질환을 진료하다 보면 같은 질환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나이, 증상뿐만 아니라 산과력, 심지어 앞으로의 가족계획까지 고려해 치료계획을 정하게 되므로 환자별로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같은 크기의 혹이라고 하더라도 이전의 크기나 모양이 어땠는지에 따라 수술적 제거를 하기도 하고 검진을 통한 추적관찰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전후 비교가 가능하도록 접근성이 좋고 본인과 잘 맞는 병원을 한 곳 정하여 그곳에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다. 이 글 서두에 진료 시 환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가장 최적의 대답은 “최근 1년 이내에 부인과 초음파와 자궁경부암 검사 모두 받았습니다”이다. ‘검진치마’, ‘굴욕의자’, ‘차가운 질경’ 등은 모두 산부인과를 꺼리게 되는 요인들로 꼽히는 것들이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20분 정도 소요되는 두 가지의 검사를 통해 방사선 노출 없이 자궁 및 난소의 이상과 자궁경부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면 감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모든 여성이 꼭 매년 한 번은 산부인과 검진의 문턱을 넘으시길 바란다. 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혜인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경주 근·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전시가 개막됐다. ‘2023년 경주솔거미술관 기획특별전’ 경주 근·현대미술 ‘배한기·이재건’전이 솔거미술관 제1,2 기획 전시실에서 오는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화가 배한기와 한국화가 이재건의 작품세계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그들의 다양한 표현양식과 예술정신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양화가 배한기는 1933년 대구 출생으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1963년 그림에 입문했고, 1972년 경주로 내려와 경주미협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등을 통해 신라 사랑과 민족적 열정을 담아내며, 역사적 고증에 대한 확실성을 추구했다. 1980년대 초부터 제작한 신라사화 40여점과 항일투쟁사화 120점 등은 지극한 신라 사랑과 민족적 열정으로 제작된 대표작들이다. 그의 예술행보는 널리 인정받았으며, 2011년에는 경주시문화상(예술부문) 수상, 2012년에는 자랑스러운 경북도민상 수상 등 많은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로 그의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대표작 8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화가 이재건은 1944년 경북 군위군 출생 후 경주로 이주,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근화여고에서 미술교사 및 경주미술협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첫 개인전을 가졌다. 뒤이어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에 입학 후 서양화가 조성희와 결혼, 현대 청년 작가 그룹을 결성해 구상화 계열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후 ‘신라왕경도’ 및 ‘경주읍성복원도’ 등 여러 복원작업에 착수해 많은 영향력 있는 작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더불어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장 역임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인정받아 2006년에는 경주시문화상 예술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대표작 중 일부와 함께 신라왕경도, 경주남산유적복원도, 경주읍성복원도 제작 시 사용된 드로잉 및 작업 노트 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배한기의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그리고 이재건의 신라왕경도와 경주남산유적복원도 등을 통해 각각의 작가가 어떻게 역사적인 주제를 다뤄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동서양 회화를 혼합해 사용하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솔거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 모두 경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의 작품은 그들 자신의 인생과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두 작가의 예술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