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낚시어선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관리 및 특별단속이 강화된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역 특성에 맞춰 낚시어선에 대한 안전관리 예방활동과 안전저해행위 특별단속 등 추진대책을 수립·시행한다. 포항해경 관할 지역 내 최근 3년간(2020-2022) 낚시어선 사고는 총 22건 중 가을철(9~11월)에만 10건이 발생해 약 45%를 차지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기관고장 7건, 배터리 방전 2건, 부유물 감김 1건 순이었다. 이에 포항해경은 낚시어선 사업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자율적 책임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홍보, 안전취약 개소 및 주요활동지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또 안전위해사범 근절을 위한 안전홍보와 단속을 실시한다. 특히 추석 연휴기간 낚시어선 이용이 급증할 시기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특별단속을 시행한다. 홍보기간은 18일부터 24일까지 안전 홍보 후 25일부터 내달 22일까지 특별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명조끼 미착용, 과승, 음주운항, 선내 주류반입·음주행위, 낚시어선 이용객 안전사항 안내 및 매뉴얼 미비치 등 안전과 직결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단속 예정이다. 성대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가을철 낚시어선 안전관리를 내실 있게 추진해 해양안전문화 인식을 확산해 나가겠다”며 “낚시어선 사업자 및 이용객들도 안전수칙 준수로 사고 예방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주시가 추석을 맞아 다음달 3일까지 농축수산물 특별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할인 행사는 △농특산물 10~20% 할인 △경주천년한우 최대 30% 할인 △수산물 구매 시 할인쿠폰 지원 등이다. 농·특산물은 △경주몰(gjmall.cyso.co.kr)에서 20% 할인 △오프라인 매장인 본점(계림로 69) △불국점(진현로1길 59-5)에서 1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경주천년한우는 28일까지 본점(용강)·보문·안강·용황·외동에서 구이류 및 제수용품을 최대 3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수산물은 안강공설시장에서 24일까지 국내산 수산물 2만원 이상 구입 시 1인당 5000원 할인쿠폰 최대 2매를 지급하는 ‘어서옵쇼’ 수산물 할인 행사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21일부터 24일까지 경주실내체육관 앞 타임캡슐광장에서 직거래장터인 ‘추석맞이 경북 큰 장터 및 경주쌀 소비 촉진행사 특별전’을 운영한다.
경주시가 시민과 귀성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민생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시는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응급의료체계 확립 △서민경제 안정 △안전한 관광·교통 대책 △생활안정 대책 △재난안전관리 강화 등 5개 분야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른 종합상황실을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운영한다. 먼저 시는 코로나19 대응 비상방역대책반을 운영해 연휴기간 선별검사 등 24시간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한다. 응급상황을 대비해 응급의료센터(2곳)과 병·의원(35곳), 약국(73곳)을 지정해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한다. 시는 명절 전후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물가 합동지도·점검반을 편성해 성수품 16종을 중점관리 한다. 또 지역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와 물가안정 캠페인을 실시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확산한다. 특히 수산물 소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 수산물 원산지 표시 및 유통이력 신고 품목을 당초 17곳에서 21곳으로 확대했다. 또 안강공설시장에서는 24일까지 수산물 소비촉진 행사가 펼쳐진다. 연휴 전 다중이용시설과 공사 현장, 교통 편의시설 등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재난재해상황실을 운영해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 연휴기간 공영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며, 중앙·성동시장 주변도로는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한시적으로 주차가 허용된다. 또 연휴기간 생활쓰레기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6개 반, 24명을 편성해 상황실 및 기동 청소반을 상시 운영한다. 생활(음식물 포함) 쓰레기는 9월 29일(추석 당일), 10월 1일 수거하지 않으며, 이외 9월 28일·30일, 10월 2~3일은 정상 수거한다.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 및 누수 등 생활민원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비상급수 상황실을 운영한다. 유사시 응급복구 기동반과 급수공사 대행업체가 함께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대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100만 서명운동과 경주사랑기부제 동참에 대해 집중 홍보한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추석 연휴는 6일의 긴 기간으로 철저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며 “연휴 기간 중 귀성객과 시민, 방문객 모두가 안전하고 따뜻한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분야별 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지역사무처(이하 아태지역사무처)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경주힐튼호텔에서 ‘제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아시아 태평양지역 총회’를 개최한다. 아태지역사무처는 경주시가 2013년부터 운영 중인 문화유산분야 국제기구다. 경주시는 엿새 간 이어지는 추석연휴를 제외하면 국제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성공적인 총회 개최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번 총회는 ‘유·무형 유산 활용을 통한 세계유산도시 역량강화’를 주제로 열린다. 국내외 25개 도시의 관련분야 전문가와 회원도시 시장단, 국내외 대학생, 청소년 등 250여명이 참가한다. 총회는 10일 개막식과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다음날부터 아태지역사무처 업무보고, 신라왕경복원 관련 도시별 사례 및 정책발표, 해외 시장단 회의와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또 교촌마을, 월정교, 동궁과 월지 등을 둘러보는 문화재 야행 행사와 ‘고대 실크로드 루트와 세계유산도시’를 주제로 전문가 워크숍 등이 열린다. 마지막 날에는 양동마을 답사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특히 국내외 청소년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깨동무캠프’와 ‘유스포럼’이 열려 지식 공유와 소통·교류 등 국내외 청소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 학술심포지엄에는 세계유산도시 권위자인 로열홀러웨이 런던대의 데이빗 사이몬 교수와 도시건축 권위자인 이스라엘 예루살렘 예술디자인대 마이클 터너 교수 등 24명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주낙영 시장은 “세계유산은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인류의 자산임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동부사적지 내 첨성대 인근 꽃단지에 핑크뮬리가 때 이른 개화를 시작해 지나는 관광객들의 걸음을 멈추고 있다. <사진: 최진욱 시민전문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해 경주지역 출생아수가 처음으로 1000명 선이 무너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2022년 출생통계’ 결과 지난해 1년간 경주지역 출생아 수는 981명으로, 전년(1062명) 대비 81명(-7.6%) 감소했다. 경주지역 출생아수는 통계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268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1961명으로 2000명 선이 무너졌다. 이후에도 매년 100여명 이상 감소해오다 지난해 1000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 지난해 합계출산율 역시 ‘0.893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한 국가나 사회의 출산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0명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최근 5년간 경주지역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1.036명에서 2019년엔 0.942명으로 1명 미만으로 내려갔다. 이어 2020년 0.971명으로 올랐다가 2021년 0.951명으로 다시 떨어졌고, 2022년엔 0.893명으로 더욱 내려갔다. 이는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 0.778명에 비해 웃도는 수치지만, 경북도 평균(0.93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도내 10개 시 중 합계출산율 순위는 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곳은 영천시로 1.131명, 가장 낮은 곳은 구미시로 0.818명이었다. 한편 2022년 전국의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1만1000명(-4.4%)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0.778명으로 통계청이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0명 이상을 기록한 지자체는 47곳에 불과했다.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 30대 초반 가장 많아 지난해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30~34세)이 83.5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후반(35~39세) 42.4명, 20대 후반(25~29세) 34명, 40대 초반(40~44세) 10.2명, 20대 초반(20~24세) 6.1명 등의 순이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30대 후반은 각각 1.7명(-4.8%), 5.9명(-6.6%), 5명(-10.5%) 감소했다. 반면 40대 초반은 1.3명(14.6%) 증가했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3.2세로 전년보다 0.1세 줄었지만, 5년 전인 2018년(32.6세)보다는 0.6세 늘었다. 첫째아 증가, 둘째아 이상은 감소 지난해 출산 순위별 현황은 첫째아가 전년대비 증가한 반면 둘째아, 셋째아 이상 출생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출생아 981명 중 첫째아는 576명으로 전년 대비 35명(6.5%) 증가했다. 반면 둘째아는 304명으로 전년 대비 49명(-13.9%), 셋째아 이상은 102명으로 전년 대비 67명(-39.6%) 줄어들었다. 전국적으로도 전년 대비 첫째아는 8000명(5.6%) 증가했지만, 둘째아 1만5000명(-16.7%), 셋째아 이상은 4000명(-20.5%) 감소했다. 결혼건수 765건, 최근 5년간 감소세 출생아 수와 관련 있는 결혼건수도 최근 5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경주지역 결혼건수는 765건으로, 전년보다 7건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을 비교하면 지난 2018년 1127건에서 2019년 969건, 2020년 859건, 2021년 758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한편 경주지역 이혼건수는 지난해 458건으로 전년 대비 27건 증가했다. 출산 장려정책 변화 필요성 대두 인구 감소는 지자체 나아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국가는 물론 각 지자체들마다 출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경주시도 지난해부터 출산장려금을 대폭 확대했으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서부터 영유아 ADHD 지원사업, 초등학교 입학장려금 등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자연감소와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경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지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기존 정책으로는 출생아수를 증가시키고 인구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복지, 교육,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인구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출생통계를 바탕으로 세대별, 지역별 정책을 마련하고, 출산 지원 확대를 통해 출산 친화적 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포럼이 오는 21일 경주서 열린다. 보건복지부와 경주시는 21일 오후 7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2023 육아포럼 <아빠가 된다> in 경주’를 개최한다. 토크콘서트형 포럼인 이번 행사는 아빠와 함께하는 출산과 육아의 기쁨을 시민들에게 알..
월성3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발전을 재개했다. 18일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제20차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던 월성3호기는 16일 오후 11시 발전을 재개해 17일 오후 9시 정상운전 출력에 도달했다. 월성3호기는 총 12회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OCTF, One Cycle T..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공단은 경주시 주관 범시민 서명운동의 시작과 동시에 단기기간제근로자를 포함한 전 직원과 경주를 찾는 외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나섰다. 체육⸱관광⸱교통 등 3개 분야 42개 사업장별로 홍보배너를 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023 경북 관광인재 육성 아카데미’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한다. 아카데미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0월 26일까지 매주 목·금요일 열린다. 대상은 도내 관광업계 종사자 및 관광 창업에 관심 있는 경북도민이다. 참가 신청은 10월 5일까지 온라인 구글 폼을 통해 가능하다. 교육의 자세한 사항..
■ 경주시 인사 -5급 승진 △고현무 정책기획관 예산팀장 △김성수 수도행정과 수도행정팀장 △윤종권 안전정책과 안전정책팀장 △전진도 도시재생과 재생정책팀장 △윤회순 세정과 도세팀장 △김홍근 환경과 환경보호팀장 △박진영 건설과 토목팀장 △여동형 도로과 도로건설1팀장 △손장원 주택과 건축행정팀장-전문경력..
건천애향청년회에서 주최한 제4회 신라향가 그림그리기대회 수상자 명단입니다.
염원 우리는 걱정거리가 있거나 무언가를 간절히 바랄 때 기도를 드립니다. 부처님, 예수님, 조상님, 그리고 달님에게도... 장독대에 정한 수를 놓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가족의 화목을 의미하는 ‘배겟모’에 많은 이들의 소망과 염원을 담았습니다. 우리 옛 선조들은 그림을 통해 소망을 표현했습니다. 단순히 예쁘게 그린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해 가족의 화목, 건강, 장수, 성공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민화를 그리며 색채를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각 소재에 의미를 부여하며 소망을 그려내는 과정도 행복했습니다. 이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행복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인간의 삶은 소중하며, 인생의 마지막 역시 소중하다. 소중한 삶의 마지막인 죽음조차 공평하지 않다면 진정한 복지사회가 아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무연고 사망자수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매년 무연고자의 사망이 증가하고 있고, 이중 상당수는 연고자가 있어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한다. 연고자가 없어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거나, 연고자나 관련자가 가정 붕괴나 생활형편 등의 이유로 시신 인수를 거부해 애도하는 사람 없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화장 후 납골당에 안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가 상정한 ‘공영장례에 관한 조례안’이 제277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됐다. 무연고자나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빈소와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지원 대상은 △무연고 사망자 △연고자가 있으나 가족관계 단절 및 경제적 이유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시신 인수를 기피·거부하는 경우 △연고자가 미성년자 또는 장애 등으로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경우 △기타 공영장례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 무연고 사망자나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포기한 장례를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무연고 사망자가 삶의 마지막을 쓸쓸히 마감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 존중이라는 도덕적 명제에 비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 공동체가 동시대를 함께 산 인격체의 존엄을 최소한이라도 지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연고 사망자가 삶의 끝에서 최소한의 존엄성이라도 유지하며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어려운 이웃이 생각나는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힘겨웠을 그들의 삶을 마지막까지 지켜준다는 조례 마련을 환영한다. 경주시가 누구라도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나선 김에 좀 더 세심한 배려로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SK에코플랜트㈜가 330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경주에 신설하기로 해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지난 8일 SK에코플랜트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신설을 골자로 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MOU에 따라 오는 2028년까지 강동면 일원에 총 33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신설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환경·에너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미국까지 영역을 넓혀나가며 글로벌 환경·에너지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신설할 경주 공장은 국내 최초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이다. 이 분야에서 국내 사업을 선점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전초기지로 경주를 선택한 것이다. 경주 공장은 양극재 스크랩과 사용 후 이차전지를 파쇄해 블랙파우더를 추출한 후 니켈, 망간, 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의 모든 공정을 갖춘다고 한다. 이후에는 경주시와 협력해 포항-경주를 연결하는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회수한 유가금속을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완결적 순환체계(Closed-Loop)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공장 신설로 30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년들의 기대 또한 크다. 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선도할 기업이 들어오면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경주시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고, 그 중 20~30대 청년층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SK에코플랜트가 경주에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장을 설립하는 만큼 경주시가 행정적인 지원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또 SK에코플랜트와 연계된 관련 기업의 경주 유치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우량 기업이 경주로 들어오고, 청년 인구가 유입되는 선순환구조가 이번 SK에코플랜트 유치를 계기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지금의 세상 이렇게 빨리 발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 속도가 엄청나다. 전자제품의 경우 돌아서면 신 모델이 나올 정도다. 기술의 발달은 세계 각국의 경쟁을 점점 가열시키고 있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자국의 경제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까닭에 지구의 환경은 조금씩 파괴되고 병들어 가고 있다. 그 폐해가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은 더워서 반팔을 입었는데 밤새 돌변해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눈이 내리며 폭우, 무시무시한 태풍, 폭풍이 몰아친다. 공포영화에서나 봄직한 장면들이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의 대가는 실로 엄청난 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때 또 다른 소식의 뉴스가 방송을 타고 나온다. 현재의 정치 얘기다. 지금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의 세계인 듯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없는 얘기들, 오히려 더 퇴보한듯한 행태들을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보여주고 있다. 먹고 살기 어렵다 했더니 나랏돈으로 그냥 현금을 주었다. 아프다 했더니 그냥 약을 주었다. 내일은 어떻게 살아가고 1년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제시하지 않고 당장에 배고픔을 해결하라고 배불리 먹어라 한다. ‘내일은 뭐 먹을까? 무엇으로 먹을거리를 살까?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지도자라면 우리와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냥 지금만 넘기자는 어떤 미래도 비전도 보이지 않는 임시방편적인 처방을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보다 인내할 줄 알고 멀리 볼 줄 알고 비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그러한 것들을 볼 수 없었다. 그들을 통해서는 어떤 희망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도 참 신기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왜 일까? 아마도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사회!’, ‘결정적인 순간에는 중심을 잡을 줄 아는 현명한 국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던 옆 나라 중국! 금방이라도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자리매김 할 것 같던 중국이 멈춰버렸다. 아니 후퇴하고 있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엄청난 부작용의 폭풍의 조짐이 보여질 정도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어둠속에서 때를 기다린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중국의 외교 방침이었다. 등소평은 이렇게 주장하면서 힘을 키워왔고 후진타오 시대에 와서는 경제적으로도 세계 강대국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시진핑시대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에 군림하려했고 미국을 넘어선 듯한 모양새를 취했으며 세계 기축통화마저도 달러를 넘어서 위엔화로 대체하려 시도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 기세는 얼마 가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황제(독재자)의 탄생. 즉, 시진핑의 장기집권 독재가 시작되면서 자유 경쟁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은 국가 중심이며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았다. 독재에 있어서 자유와 비판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에 시진핑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중국 국민들은 그러한 모든 것들을 용인하듯이 침묵했고, 그 결과 성장을 멈추고 점차 병들어 가게 된 것이다. 자유로운 경쟁과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의 한계성을 중국은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기존과는 다르게 시진핑은 모든 카드를 오픈하는 자신감을 보인 결과 점차 병이 깊어졌던 것이었다. 시진핑의 등장은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그의 등장이 없었다면 자금의 중국의 성장세는 어디까지 갔을까? 그렇게 됐을 때 대한민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땠을까? 대한민국 선출직 지도자의 자질, 역량 또한 후한 평가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중국 국민들과는 달랐고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지도자의 선택에 오류가 있었더라도 여지없이 다음 투표 때는 회초리를 들며 그 책임을 물었다. 이것이 그래도 대한민국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지름길은 아니어도 가고자 하는 길은 갔던 것이었다. K-POP, 한식 등이 선도하는 한류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세계 이곳저곳에서 한국음악을 들으면서 한국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질만 본다면 금방이라도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지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역량있는 지도자의 탄생은 그 시기를 더욱더 앞당길 것이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를 주도해서 병든 지구를 치유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경쟁구도, 협력을 이끌어내고 지구의 대재앙 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는 더 배려하는 넓은 포용의 모습들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일본의 오염수에 더욱 의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의 이익만 너무 추구하다 보면 한류도 신기루와 같이 금방 사라질 것이다. 몇 달 후면 우리에게는 소중한 선택의 시간이 온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은 국민의 힘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해 대한민국을 지름길로 갈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해보자! 이번에는 돌아가지 말고 지름길로 가 보자! 어떤 지도자가 우리를 지름길로 이끌 수 있을까를 조금만 더 신중히 생각하고 선택하는 그것이 자름길로 가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두고 교권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전국에 울려 퍼진 가운데 49재를 지나며 각종 추모행사와 ‘공교육 멈춤의 날’ 피켓 릴레이가 온오프라인을 수놓았다. 그 와중에 연이어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태가 일어나며 교권 회복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해졌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교사들의 위상이 과거처럼 높아지기는 어렵다. 교사들이 그걸 기대해도 안 되고 사회가 그걸 요구해도 안 된다. 안타깝지만 그 이유는 분명하다. 교사들이 대우받던 시기, 교사들은 최고의 지식인들이었다. 사범대학을 나오거나 교육대학을 나와야 교사가 될 수 있었는데 그때는 대학 나오는 것이 지금 박사 되기보다 더 귀하고 어렵던 시절이었다. 그만큼 교사들이 일반에 비해 우월적 지위였다는 말이다. 그 위상에 군사부일체라는 과도한 프리미엄까지 얹어 교사들이 무슨 짓을 해도 쉬쉬하며 넘겼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다 보니 일부 교사들의 지나친 폭력적 행태와 성폭력, 봉투문화가 사회문제가 된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고교 졸업생 70%가 대학을 나오는 시대다. 석박사가 길거리에 넘쳐나고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는 교사가 가르칠 수 없는 지식이 무제한으로 널려 있다. 이런 시대에 군사부일체는 허망한 기대다. 더구나 군, 임금은 사라진지 100년이 넘었고 아버지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꼰대 취급하는 시대다. 때문에 교사를 막연한 존경의 대상으로 여길 게 아니라 똑같은 하나의 직업으로 대하고 그에 걸맞은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과한 사명을 주지도 말고 필요 이상 간섭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교사들보다 더 배우고 더 잘 났다고 믿는 비뚤어진 학부모들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학교만의 문제도 아니고 제 잘난 맛에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비뚤어진 갑’들의 한심한 행태일 뿐이다. 우습게도 서이초에 갑질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 근처 법조타운에 퍼져 사는 법조인들이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그 법조인들 대부분은 교사들이 공부 잘하는 애들을 기 쓰고 등 떠밀어 만든 사람들이다. 그렇게 억지로 만들었으니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기 막히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러나 거대한 순환에서 보면 그들의 갑질도 곧 끝나게 되어 있다. 한 해 수 천 명의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 그들 역시 살기 위해 영업전선을 헤쳐 나가야 할 단순한 직업인일 뿐이다. 더 엄격히 따지면 우리가 배우는 일상의 초중고 과정들에서 인성은 사라지고 지식만 공유된 결과가 교권이 나락으로 떨어진 원인이다. 위의 긴 순환과정에서 교사들은 지식전달과 성적서열에만 치중했고 인성교육은 뒷전이었다.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교육의 지표가 된 세태가 지속되면서 인성교육은 까마득히 뒤로 밀렸다. 그러니 교사를 존경할 이유도 없어졌고 교사가 학생들을 제자처럼 여길 일도 없어진 셈이다. 교사들의 위상은 교사들 스스로 낮추었다는 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는 왜 ‘선생님’이라는 신성한 신분의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쳤을까 놀라고 당혹했을 것이다. 잘 나고 힘 세 보이는 학부모들의 압박에 모멸감과 위협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그 처연함은 보지 않아도 알 만하다. 그러나 극단적인 행동의 대부분은 지혜롭지 못한 데서 일어난다. 선생님이면 좋겠지만 ‘교사’인 시대다. 갑질한 학부모에게 부당함을 제시하고 정당히 싸웠어야 할 일을 스스로 자괴하고 비탄한 채 목숨을 끊어버린 것은 분하고 안타까운 정황과 상관없이 어리석은 일이다. 이것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가르칠 교사의 직업윤리에서도 어긋난다. 갑질하는 비인격적 인간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좋아진다는 것은 그런 갑들을 통제하고 배제하는 인식이 더 넓게 공유되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사회 전반에서 그런 정당한 움직임이 큰 물결을 이루어가고 있다. 누군가 어떤 일로 갑질할지 몰라도 결국 이를 함께 견디고 이겨나가는 것이 우리의 힘이다. 그런 우리를 믿고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교단에서나 다른 곳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작원성은 서면의 아화로부터 건천을 지나 효현을 거쳐 서천에 합류하는 대천의 동편으로, 북서에서 남동 방향, 해발 120m 내외의 구릉에 형성되어 있다. 이 작원성의 남서쪽으로 흐르고 있는 대천과 접하는 곳은 절벽을 이루고 있다. 성을 축조한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주위는 4340척(약 1.3km)인 이 성에서 경주의 서쪽 관문에 해당하는 금척리 일대를 감시할 수 있다. 건천 평지 서쪽으로는 주사산의 산록에 형성되어 있는 부산성과 함께 서라벌을 방어하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이다. 작원성(鵲院城)은 성(城) 이름에서 알 수 있지만 이 성은 까치와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동경잡기』 「이문」편 ‘작원’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전하고 있다. 신라 제29대 무열왕 때 삼국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던 당시, 김유신 장군이 백제를 치려고 군사 5만을 인솔하여 왕성을 떠나 30리쯤 되는 이곳 성에 진을 치고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이 소식에 백제왕은 크게 걱정하였다. 근심에 잠긴 백제왕은 슬기롭고 용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공주 가선(佳仙)을 불러 의논하였다. 공주는 둔갑술에 능하여 몸을 여러 가지로 바꿀 수 있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공주는 이렇게 말했다. “아바마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토지가 비옥하고 넓어 백성들이 편히 지내고 있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또한 갸륵합니다. 김유신이 제아무리 명장이라 할지라도 백제 땅으로는 한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그가 어리석어 우리나라를 침범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저절로 적을 무찌르는 자용병기(自勇兵器)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 걱정이 되시면 제가 가서 적의 동정을 살피고 오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공주는 까치로 변하여 신라 진영으로 날아갔다. 그때 신라 진영에서는 김유신 장군이 휘하 장군들을 불러놓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 까치로 변한 가선 공주는 성안에서 제일 높은 깃발인 대장기 끝에 앉아 성안의 동정을 살폈다. 신라 장병들은 까치가 요사스럽게 우는 소리를 듣고는 불길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김유신 장군은 매서운 눈으로 까치를 노려보더니 갑자기 칼을 뽑아 까치를 향해 겨누었다. 칼의 광채에 눈이 부신 까치는 깃대에 떨어져 사람으로 변했다. “너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이런 짓을 하느냐?” 김유신 장군의 호령에 가선공주는 그 앞에 엎드려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저는 본디 백제 공주이옵니다. 신라 진영을 엿보기 위해 까치로 변했던 것입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옵소서” 김유신 장군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자신의 나라를 위해 적의 사정을 알려고 한 것은 죄라 할 수 없으니 너를 살려주겠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거든 신라의 장수와 군사들은 일치단결하여 한치의 흔들림도 없더라고 전하여라” 가선 공주는 다시 까치로 변하여 백제로 돌아가다가 힘이 빠져 도중에 땅에 떨어져 죽었다. 이후로 이 토성을 작성 혹은 작원성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건천 재래시장 동편 작원4길 3에 김유신장군 기간지주가 있다. 골목길이 불규칙하여 찾기가 어렵다. 김유신 장군이 백제를 치기 위하여 수많은 군사를 이곳 작원성에 주둔시킬 때 장군의 기(旗)를 세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전해지는 작은 석물, 즉 기간지주(旗竿支柱)가 있다. 원래는 이런 기둥이 둘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하나만 남아있다. 지주의 위쪽 안으로는 깃대를 잡아주는 간(杆)을 걸쳤던 홈이 있다. 기둥은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사다리꼴로 네 모서리에는 희미하나마 모죽임이 남아있다. 안내판 등에서는 당간지주와 같다고 되어 있으나 당간지주보다는 그 규모가 훨씬 작다. 사찰에서 법당 밖이나 야외에서 의식을 행할 때, 불화(佛畵)를 걸어 두는 괘불대(掛佛臺)와 비슷하다. 작원성과 관련된 기를 꽂았다면 왜 이 위치에 기간지주가 있을까? 작원성은 여기서 동쪽으로 약 500여m 떨어진 곳인데…… 기간지주 주위의 골목 주택 벽면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향가 등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 유적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요즘은 말보다 문자를 선호한다. 아무래도 날 것 그대로의 말과는 달리 문자나 글은 필터링 과정을 거칠 수 있어서다. 굳이 그런 윤리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성인과 달리 젊은이들은 대화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 모 유명 여가수는 전화 공포증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콜 포비아(call-phobia)로 알려져 있는 전화 공포증은 일종의 사회 불안장애 증상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이들은 기피한다. 친한 사람이나 가족과의 통화에서도 필요 이상의 두려움이나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텍스트로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한 세상이 된 점은 참으로 다행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개발해 왔고 그 발전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관계에서 유발되는 불안과 우울증이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어 안타깝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외로움과 직면해야 했던 시대적 영향도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 결과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SNS 문자 속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번역해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고단함은 일상이 되었다. 목소리와 표정으로도 상대의 심적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판에 문자라면 더 정교한 맥락적 이해와 뉘앙스에 대한 섬세한 파악이 관건이다. 가령 회사에서 팀장이 메일이나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면 부하직원은 신속하게 반응한다. 그 대표적인 멘트인 “네”, 또는 “넵”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재미있는 분석이 있어 소개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건데, 이름하여 ‘직장인의 넵 지도’다. 상관의 지시에 따른 부하 반응을 네 가지 지표(무례함에서 예의 바름까지, 수동성에서 자발성까지)에 맞추어 분류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먼저, 상사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문자는 ‘넵넵!’이란다. 가장 예의 바르면서도 자발적이라는 평가다. ‘넵’이 두 번 나올 만큼 열정적이고 의지에 불타고 있는, 준비된 신참 모습이 떠오른다. 수긍과 긍정의 전통적 표현인 ‘네’나 ‘네.’보다 ‘넹’이나 ‘넵’이 더 적극적이고 예의 바르다는 해석도 흥미롭다. ‘넵넵’이나 ‘넹넹!’이 지시자 입장에서 최상의 반응이라면 반대로 최악은 “넹;ㅎㅎ”이란다. ‘네’ 라는 긍정에 이응을 붙여 나름 귀엽고 깜찍한 느낌을 주지만, 소위 땀 삐질삐질로 알려진 세미콜론(;)으로 불편한 속내를 살짝이지만 충분히 드러냈다. 그러니 이어지는 ‘ㅎㅎ’도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의미일 공산이 크다. 넵 지도에 달린 댓글도 재미나다. “엉”이 눈에 띈다. 이 정도면 막 나가자는 건지 아님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인지 감이 안 온다. “눼~눼”도 있다. 대놓고 비꼬는 느낌이랄까. “네? 저요?” MZ 세대의 당돌한 멘트에 충격받았을 상관 모습이 선하다. 일본 회사에서는 ‘절 도장(お辞儀ハンコ)’이라는 게 있다. 한마디로 결재 도장을 직위에 맞는 각도로 찍어야 하는 암묵적 룰이 존재한다. 결재란에 마치 사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듯 도장을 기울여서 찍는 일본 특유의 문화라고. 담당란의 도장은 아예 누워(!) 있고, 그 옆의 계장이 누웠으며 과장을 거쳐 부장 도장이 그나마 덜 비스듬하게 누워있다. 사장란은 그럼 어떨까? 부하직원들의 (도장) 인사에 가볍게 목례하듯 아주 살짝궁(!) 기울어진 채 찍혀있다고 한다. 마치 만화 같은 그림이 그려지는데 상상만으로도 재미있다. 금융권과 일부 업종에서 겸양의 도장 문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너무너무 좨송합니다 큰실수를햇내요 앞으로는조심또조심하갯습니다” 철자법이나 띄어쓰기가 엉망인 이 문자는 화가 난 고객한테 보낸 사과 댓글이다. “분명 오이 빼달라 그랬는데 넣을 수 있는 곳은 다 넣어놨네요;; 요청사항 좀 읽어주세요.”라고 불평하는 걸 보니 고객은 별점 1점을 줄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 나직한 목소리로 몇 번을 반복해 읽어봤지만, 사과 댓글에서는 24년째 분식집을 운영 중이시라는 노부부의 진심이 느껴진다. 철자와 문법조차 엉망진창이라서일까,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따뜻한 진심에 공명(共鳴)하듯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분식집엘 드나든다고 하니 참 반갑다. 노부부는 또 따뜻한 마음을 올린다. “오늘은조은날갓아요 이럭캐도와주시는분들이만아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맛있개해드릴개요 대단히감사합니다”
동거 문성해 자루에서 검은콩을 덜다가 이것을 보내준 이를 생각한다 평생 호적에 누군가의 동거인으로 남아 있는 사람과 그이의 검게 썩은 앞니와 기러기처럼 부드러운 옆구리를 생각한다 동거란 말에는 더운 살냄새가 난다 대문이 아니라 으슥한 셋방의 쪽문이 달린 이 말에는 누군가를 위해 양은 냄비 데우는 소리와 뒤축이 닳은 슬리퍼 소리도 난다 이 변두리 말에는 팔짱을 끼고 희희낙락하는 야시장의 술렁임과 술꾼들 추파에도 아랑곳없이 남은 음식을 챙겨 돌아가는 치맛자락도 보인다 호젓한 이 말의 방안, 그이가 피붙이들에게 보낸 검은콩에는 울퉁불퉁한 상처가 많다 나는 이 콩들처럼 단단한 머리통의 아이들을 이제는 담을 수 없는 아랫배와 아직도 새벽이면 희뿌윰한 빛 속에 앉아 머리를 빗는 학처럼 가는 허리도 생각한다 더운 살냄새가 나는 말, 동거 아직도 대학가나 도시 변두리의 젊은이, 중년들 사이에서는 ‘동거’하는 남녀들이 제법 있다. 서로의 편의와 생활비의 절약이라는 이유 외에도 거기에는 얼마나 다채롭고 절실한 사연들이 깔려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거기엔 그들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의 화살’들이 있다. 그것을 감내할 용기가 있어야 동거는 시작된다. 어디 이 사람들뿐일까? 이 말 속에는 ‘한집이나 한방에서 같이 삶’이라는 뜻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인’이라는 말이 붙어 ‘동거인’이 되면 한집안의 주인으로서 가족을 거느리며 부양하는 일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있는 ‘호주’에 딸린 사람이라는 의미가 또 딸려나온다. 이런 의미가 다 깃들여져 있는 작품이 문성해 시인의 ‘동거’라는 시다. 시인은 “자루에서 검은콩을 덜다가 이것을 보내준 이”, “평생 호적에 누군가의 동거인으로 남아 있는”, “그이의 검게 썩은 앞니와 기러기처럼 부드러운 옆구리를”를 떠올린다. ‘그이’는 시인의 노모다. 그럼에도 시인이 그 말을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은 것은, 여백의 미덕과 함께 이 땅이 수많은 동거인들에 대한 이야기 속에 어머니의 삶을 맞물리게 하려는 의도도 들어 있다. 두 번째 연이 그렇다. 대부분의 동거는 “대문이 아니라 으슥한 셋방의 쪽문이 달린” 곳에서 시작된다. 거기에서 나는 “양은 냄비 데우는 소리와 뒤축이 닳은 슬리퍼 소리” 그 일상의 소소하고도 지극한 사랑의 삶을 시인은 “더운 살냄새”라 명명한다. 이 살냄새는 “희희낙락하는 야시장의 술렁임과 술꾼들 추파에도 아랑곳없이 남은 음식을 챙겨 돌아가는 치맛자락”으로 이어진다. 꼭 법적인 부부관계만이 이런 살냄새와 음식을 싼 치맛자락을 거느릴까?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면도 살을 맞대고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땅의 많은 ‘동거인’들은 저마다 절절한 사랑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검은 콩을 보며 다시 그이를 떠올린다. 이빨이 썩어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처지에 아직도 피붙이들 걱정이 되어, 척박한 땅에서 자랐음이 틀림없는 “울퉁불퉁한 상처가 많”은 검은콩을 보내는 그이. 옆구리는 부드러우나 “학처럼 가는 허리”라 했으니 그이의 몸은 살점 하나 없이 말랐겠다. 거기다 생산의 기능마저 끊긴, “이 콩들처럼 단단한 머리통의 아이들을 이제는 담을 수 없는” 몸으로도 “새벽이면 희뿌윰한 빛 속에 앉아 머리를 빗”고 하루를 시작하는, “얽은 자두를 먹”다가 “씨앗에 이가 닿았는지 진저리치”를 치던(문성해, 「여름 끝물」) 바로 그 어미를 생각하는 딸! 세상에 이런 모녀도 존재한다. 이 시의 눈여겨 볼 부분 중의 하나는 말의 파문이다. 단어가 장소와 구체적인 삶, 정서를 거느리고 있다. “으슥한 셋방의 쪽문이 달린 이 말” “호젓한 이 말의 방안” “동거란 말에는 더운 살냄새가 난다” “이 변두리 말에는…… 치맛자락도 보인다” 같은 문장을 보라. 말 속에 들어앉은 쪽문과 방, 말이 풍기는 살냄새와 치맛자락. 예민한 독자라면 시인이 곰삭은 말을 넘어 말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내밀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