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마케팅과 도서관에서 필요한 전략들이라는 주제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빌라그레이스의 이상길 대표, 독립서점 ‘어서어서’의 양상규 대표, 그리고 경주시의회의 정성룡 의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길 대표는 복합문화도서관의 핵심 콘셉트에 대해 자연, 책, 인간 간의 소통이라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양상규 대표는 도서관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데 있어, 시민들의 요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체 혹은 기관에 위탁 운영을 제안했다. 그리고 정성룡 시의원은 도서관의 외관보다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둬야된다며, 시민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길 대표,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자연·책·사람과의 Community에 초점 건축가이자 문화기획자로써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사업은 무척이나 반갑고 유독 관심이 많이 가는 사업 중에 하나라는 이상길 대표는 복합문화도서관에 대해 ‘일반 관공서와는 다르게 책을 매개로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상길 대표는 “경주는 ‘도서관’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타도시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 80년도 후반에 준공돼 공간이 협소할 뿐만 아니라 관광도시라는 특성 또한 작용되는 것 같다. 도시에 산재한 문화유산, 박물관, HICO, EXPO, 보문관광단지, 황리단길 등 수많은 랜드마크, 상징적 건축물에 밀려 큰 의미를 갖는 것이 힘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라는 아쉬움마저 든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랜드마크가 즐비한 경주에서 복합문화도서관이 갖춰야할 의미와 전략에 대해서 이상길 대표는 ‘복합’이라는 단어에 모든 것을 얼버무리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합’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건축법에서 정의하는 건축물의 용도 구분에서 하나 이상의 용도가 결합돼 여러 가지 용도가 함께 존재하는 건축물의 경우를 말하는 데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면서 “‘도서관’이라는 용도의 건물과 이외의 어떤 용도가 만났을 때에 가장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서 도출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카페, 식당, 휴식공간 등은 도서관이 아니어도 도시 곳곳에 즐비하다는 그는 “커피를 파는 작은 독립서점에서부터 휴게공간을 잘 꾸며놓은 대형서점까지 책과 커피, 휴게, 음식은 이미 그 경계가 많이 허물어져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도와 경계가 허물어져 있는 현대사회에서 도서관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고민은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오랜 시간 숙고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관공서에서부터 개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건축가들은 설계의 과정에서 ‘컨셉’이라는 것을 도출해낸다. 건축물이 갖는 의미, 그것이 위치한 장소, 건축주 또는 이용자(사용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해 다양하고 기발한 컨셉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컨셉’에서 시작해 건축물의 이름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상길 대표는 복합문화도서관의 주요 컨셉에 △자연과의 Community, 책과의 Community, 사람과의 Communit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성공원 내에 자리하게 될 도서관은 숲, 자연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황성공원 내에 위치하면 당연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들판에 자란 청보리도 마케팅 콘텐츠가 되는 시대이다. 억지스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좋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도서관 건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서관, 책. 본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많은 의견을 수렴한 멀티플렉스 같은 도서관을 지향하기 보다는 도서관 본연의 의미, 본질에 충실한 공간을 고민하는 것도 컨셉이 될 수 있으며, 본질에 충실한 것이 이용자에게 더 와 닿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도서관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은 학습과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해 모든 서비스(카페, 베이커리 등)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운영 프로그램)를 구축해야 한다. 결국 그것이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확고히 하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상규 대표, 시민 니즈 잘 파악할 수 있는 단체·기관 위탁운영 고려 현재 황리단길에서 경주 독립서점 ‘어서어서’를 운영하고 있는 양상규 대표는 취향 큐레이션으로 책을 처방해주고 마음을 낫게하는 마케팅으로 SNS에서 주목을 이끌고 있다. 그는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에 대해 경주가 아니라도 볼 수 있는 건축물로 건립되는 것보다 경주라는 도시와 잘 어울리는 도서관이 건립되길 바랐다. 양상규 대표는 “아라비카 커피와 스타벅스 등 대기업이 잘하는 것이 바로 그 지역에 녹아드는 것이다. 교토에 있는 스타벅스가 교토에 있는 건물을 살리면서 짓고, 경주의 스타벅스도 경주의 느낌을 살리면서 짓는다. 이와 같이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황성공원과 경주, 그 공간의 정체성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을 가면 지역의 츠타야 서점들은 꼭 들른다는 그는 독특한 분위기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다양한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양상규 대표는 “일본에는 1400여곳 이상의 츠타야 서점이 있으며, 서점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이분은 공간을 만들어서 공간을 파는 사람이다. 건물도 잘 짓고, 콘텐츠 잘 만들어서 지자체와 협업도 많이 하고 있다. 울산지역에도 플라톤 아카데미가 기획하고, SK가 조성해 진행하고 있는 독서문화공간 ‘지관서가’가 지난 2021년 울산대공원 1호점을 시작으로 시내 곳곳에 조성이 되며, 방문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크고 대단한 건축보다 경주 곳곳의 시민들이 부담없이 찾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민들의 니즈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단체나 기관에 위탁운영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단순히 외관적인 아름다움으로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없다는 양 대표는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을 제공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커뮤니티 형성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성공적인 도서관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자부심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주에도 아라비카 커피와 같이 독특한 매장을 입점시키면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게 될 것이다. 더불어 유명작가 초대강연. 인문학 특강 등의 다양한 행사를 주최해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도서관을 방문하고자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관광객들의 유치하기 위해서 도서관이 지역 내 다른 관광지보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해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그는 “지역 도서관 건립은 단순히 책을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지역 사회의 발전과 문화의 확산을 위한 핵심 요소로서, 보다 전문적인 계획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성공적인 도서관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룡 시의원, 시민의 필요와 욕구 충족시키는 공간돼야 정성룡 시의원은 경주시복합문화도서관에 건립에 대해 현재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이용하는 장소를 넘어서, 학습과 문화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기본계획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가 지난 8월에 개최됐다. 이에 정성룡 의원은 “최종 보고회가 최종 시안이 아니다. 정부의 승인을 얻기 위한 보고회라 보면 된다. 지금도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역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 경주시와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도서관을 먼저 토론이나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기반으로 용역이 진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룡 의원은 또한 도서관의 외형보다는 시민들의 활용성과 접근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서관은 경주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시민들이 이용하기 용이한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요즘 수도권 지역이나 도심 쪽에는 노키즈존이 많다. 아이 키우는 사람이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은 옳지 않다. 복합문화도서관은 소음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학습을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서는 방음시설을 충분히 갖춘 별도의 학습공간이 갖춰줘야 한다”면서 이러한 공간 활용은 도서관 운영에 대한 적자를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세금혜택을 누리는 것이라는 시각을 강조했다. 경주시는 앞으로 도서관 건축을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국내외 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의 외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공모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그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단순히 도서관으로서의 기능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 내 소재한 청년감성상점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청년감성상점은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자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 안정적인 지역 정착과 청년 창업을 도모하기 위한 공간이다. 지난 24일에는 8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첨성대 문양이 들어간 카드지갑 만들기인 감성클래스(한땀한땀 가죽공예)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수업은 감성상점의 입점 작가 중 한 명인 ‘쑴스레더’의 손수미 대표가 진행했다. 감성클래스 프로그램은 카카오톡 채널 ‘청년감성상점’에서 사전 신청한 후 수강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감성상점 운영진은 “개인 맞춤형 여가와 취미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죽공예와 같은 원데이 클래스가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청년감성상점 입점 작가들이 다양한 클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무대왕면 대종천 유역에 중·소형 다목적댐 등 신규 수자원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경주시와 K-water(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는 지난 19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대종천 유역 수자원의 합리적인 이용·개발·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최근 가뭄과 산불이 잦아지면서 문무대왕면은 비상용수 확보 및 산불진화 등 재해예방을 위한 다목적 저류지 신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또 향후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이 조성됨에 따라 동경주 지역 생업 및 공업 용수의 추가 확보가 불가피하다. 이에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수자원분야 기술교류, 행정절차 상호 지원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협약에는 △대종천 유역 중·소형 다목적댐 등 신규 수자원 개발을 위한 상호 지원·협조 △신규 수자원 확보위한 기초조사 및 절차 추진 협력 △기타 이·치수대책 방안 마련 등 수자원분야 개발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들 기관은 향후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협력사항을 구체화하고, 낙동강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대종천 유역 신규 수자원 개발을 반영해 후속절차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또 대종천 유역 신규 수자원 확보를 기점으로 양 기관 간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해 물 재해와 물 이용 대책을 공동 모색하기로 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협약은 문무대왕면 지역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신규 수자원으로 다목적 댐 건설 사업을 현실화시켜 동해안 발전에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지역 4개 대학과 관학 협력사업 발굴과 주요 핵심비전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시는 지난 2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신경주대, 동국대 WISE캠퍼스, 서라벌대, 위덕대 등 4개 대학과 경주시-지역대학 상생협의회를 가졌다. <사진> 이날 회의에는 주낙영 시장, 김일윤 신경주대·서라벌대 총장, 이영경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 김봉갑 위덕대 총장 등을 비롯해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시는 4개 대학과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주시와 각 대학은 △유치 캠페인 및 홍보 협력체계 구축 △유치 공감대 및 분위기 확산 △유치 달성을 위한 상호소통 등으로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결정 시까지 유치 활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 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 조성, 미래차 혁신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e-모빌리티 연구단지 본격 가동 등 시정 핵심비전을 공유했다. 대학들은 경주시의 역점시책과 관련한 관학 협력사업을 제안하며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대학별로 제안된 사업은 관련 실무부서의 검토와 ‘경주시 관·학 협력 실무위원회’ 논의 등을 통해 추진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대학, 기업 그리고 지자체가 원팀이 돼 지역의 강점과 성장 동력을 찾고, 상생협력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경주시-지역대학 상생협의회가 관·학 협력의 모범적인 플랫폼으로 계속해서 자리매김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시가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마이스 박람회(ITB Asia 2023)에 참가해 국제회의도시 경주 홍보 마케팅을 펼쳤다. 올해 16회째를 맞이하는 ‘ITB ASIA 2023’은 아시아 최대 전시복합산업(MICE) 비즈니스 전시회를 비롯한 B2B(Business to Business) 무역 및 관광산업 박람회다. 올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등 132개국, 1300여개 참가업체와 1만3000여명의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시는 경주만의 단독 홍보 부스를 운영하면서 국가와 지역 관광기관, 호텔, 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보문 국제회의 복합지구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 인프라와 지원제도를 소개했다. 특히 주낙영 시장이 25일 홍보 부스를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부스를 방문한 해외 바이어 대상으로 비즈니스 유치 상담을 전개했다. 양 기관이 전시회 기간 중 신라복을 착용하고 실시한 바이어 대상 프레젠테이션은 최적의 국제 마이스 개최지로서의 경주 매력을 충분히 알렸다. 또 3일 동안 지역 음식과 전통주 등을 맛보는 게릴라 한식체험 이벤트는 참관객들의 큰 호응은 얻으며, 전시복합산업 연계 상품 마케팅에 관심을 유도했다. 시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 현지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신규 콘텐츠 및 지원제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김용국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 사장은 “경주 관광·마이스 비즈니스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중심 역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싱가포르 마이스 박람회에서 경주 홍보관 단독 운영으로 문화관광도시 경주가 국제회의도시로 그 위상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국제회의복합지구 활성화를 통해 경주시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컨벤션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36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주시를 다녀간 외부 방문객 수가 3592만94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북도 전체 외부 방문객 수는 1억3717만4441명으로 경주는 도내에서 26.19%를 차지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은 이동통신, 신용카드,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관광 통계를 분석하는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 기간 경주를 다녀간 지역별 방문객 분포는 경북도내에서 807만2491명(22.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울산 725만450명(20.2%), 부산 449만5874명(12.5%), 대구 423만5310명(11.8%), 경기 308만506명(8.6%)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 분포는 20~29세가 19.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50~59세 19.2%, 30~39세 17.4% 순으로 조사됐다. 내비게이션 검색량은 음식점이 170만7390건(34.5%)으로 가장 많았으며, 숙박업소 96만7351건(19.5%), 역사관광 78만2684건(15.8%), 문화관광 66만493건(13.3%) 등의 순이었다. 평균 체류시간은 286분으로 같은 기간 전국 기초지자체 평균 대비 83분 더 오래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또 1박 이상 숙박객은 전체 방문객 중 558만2501명으로 15.5%를 차지했다. 1박이 75.6%, 2박 17.7%, 3박 이상 6.8% 순으로 집계됐다. 경주시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외부 방문객 통계를 유의미한 자료로 보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치밀한 관광 정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 한국관광 데이터랩과 별도로 대릉원과 황리단길 등에 설치한 무인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해 관광객 수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방문객들이 경주 어디를 찾고, 뭘 소비하고, 체류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분석해 관광정책 수립 시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이 몸에 품고 다니며 소망을 기원했던 국내 최고 부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마법을 주문하던 ‘수리수리마수리···수리수리마하수리’를 떠올리게 하는 주문 부적인 ‘다라니’가 모습을 드러낸 것. 최근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통일신라기 ‘금동제 경합’과 그 안에 들어있던 ‘수구다라니’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4일 경내 특별전시관에서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을 주제로 특별전을 선보인다. 특별전은 내년 1월 28일까지 열린다. 경주 남산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다라니 2점과 작은 상자 1점 등 모두 3점을 위한 전시다. 이번에 공개된 수구다라니는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가장 오래된 필사본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1919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입수해 해방 후 국립중앙박물관이 넘겨받아 관리해온 것으로, 70여년간 수장고에 묻혔다가 2020년 경주 남산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처음 소개되며 주목 받았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이 분석과 보존처리, 조사·연구를 하면서 종이 하나에 붙어 있던 2개의 다라니를 각각 분리하고, 원형을 되살렸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1919년 조선총독부 입수 당시 수구다라니는 두 개의 다라니가 하나의 종이에 붙어있는 직사각 형태였지만, 조사 결과 각각의 수구다라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존처리하면서 각각 분리·복원해 가로30.3cm, 세로 29.7cm의 ‘범자 수구다라니’와 가로 30.9cm, 세로 29.5cm의 ‘한자 수구다라니’로 각각 원래 형태인 정사각 모양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신명희 학예연구사는 “두 개의 다라니는 불교 고문헌 연구자들의 번역과 판독, 적외선 사진 촬영, 고해상도 스캔 및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조사 과정을 거쳐 원래 형태를 되찾을 수 있었다”며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만든 닥종이에 쓴 필사본 다라니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구다라니가 담겨 있었던 금동경합도 주목할 만하다. 금동경합은 구리에 금도금 한 것으로, 윗면에 보상화무늬와 옆면 사방에 신장상 등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경합은 다른 금동 합이나 사리기와 제작방식이나 기법 등이 유사해 통일신라 8~9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금동 경합 안에 봉안된 다라니도 같은 시기에 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명희 학예연구사는 “두 개의 다라니는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가장 오래된 필사본 수구다라니임이 증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 전시관에는 수구다라니를 기록한 경전과 수구다라니의 형식, 제작 방법 등을 영상과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 촉각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한다. 또 국립경주박물관은 특별전에 맞춰 2021년부터 진행한 보존처리와 기초조사, 과학적 분석 및 복원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를 담은 자료집 ‘통일신라 다라니’를 발간했다. 자료집에는 일제강점기 구입 현황 및 다라니 복원 과정, 다라니 판독 및 조사, 다라니가 담긴 경합의 제작기법 등이 포함돼 통일신라시대 수구다라니의 가치와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더불어 다라니에 대한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과 연구가 이어져 고대 불교문화의 진면목을 좀 더 살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협경주교육원은 지난 20일 경주교육원에서 경주소방서와 합동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했다.
경주 감포읍 앞바다에서 어선끼리 충돌해 한 척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30분경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동쪽 4.6㎞ 해상에서 4t급 어선 A호(승선원 2명)와 6t급 어선 B호(승선원 5명)가 충돌했다.충돌로 A호 기관실에 물이 들어오면서 B호가 A호를 예인해 감포항으로 들어..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이 한 달여 만에 목표치의 절반을 넘어섰다.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100만 서명운동에 참여한 국민이 54만7644명으로 집계됐다.지난달 7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희망포럼’에서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여 ..
경주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4일 경주시 장애인체육관에서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제10회 경주시 장애인어울림체육대회’를 개최했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시장애인체육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회 의장, 시·도의원, 체육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열렸다. 탁구, 배드민턴, 당구, 파크골프, 볼링, 한궁, 슐런 등 총 7개 종목이 진행됐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팀이 돼 경기를 즐기고 승부를 떠나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펼쳤다.
경주경찰서 역전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 발대식 및 위촉식이 지난 16일 웨딩파티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성건파출소 이승일 소장, 역전파출소 박석근 소장을 비롯한 파출소 직원들과 황오동 자율방범대 이동주 대장과 대원, 생활안전협의회 회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향수 오늘도 향수병처럼 과거의 색과 냄새를 기록한다. 추억이 채워진 공간에서 나를 떠올리며, 그것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채운다. 조용히 눈을 감으면, 나의 지난 날들이 마치 슬라이드 쇼처럼 지나간다. 그 웃음 가득했던 시절... 어릴 때의 모습이 그리워지고, 그것을 기억하고 싶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손은 캔버스에 그리움을 표현하게 된다. 나의 꿈같은 시간 속에서 나와 만나며 아름다움을 회상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순간에 공감하고 같이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난 캔버스에 달콤한 추억을 그려나간다.
202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이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54만7644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경주시 인구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유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11월엔 목표치인 10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다. 경주시는 오는 12월경 APEC 개최도시 공모 신청에 앞서 외교부 개최도시선정추진위원회에 100만인 서명부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동안 경북도와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해 도내 21개 시·군과 유관기관과 각종 단체를 대상으로 100만 서명운동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경주는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장을 내민 인천과 제주 등 광역도시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도시 중 유일한 기초자치단체인 경주시는 정부 국정과제인 지역균형발전과 APEC이 채택한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에 부합하는 것으로도 유치 당위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천년고도 경주는 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잘 간직돼 있는 문화도시라는 점은 최대 강점이다. 또 주변 포항과 울산, 대구 등 눈부신 경제발전의 현장들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APEC 정상회의 최적지임에 틀림없다. APEC 교육장관회의와 제7차 세계물포럼 등 수차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은 정상회의 개최 역량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APEC 정상과 수행원, 언론인들이 머물 수 있는 충분한 호텔이 있고, 회의 장소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역시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선정될 만큼 정상회의장으로 손색없다. 정부는 내년 4월경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는 경북과 경주가 국제사회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컨벤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 만큼 이제부터는 지역 내 뜨거운 유치 열기를 토대로 경북도민의 힘을 모아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다.
경주도심 상가의 공실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빈 점포는 더 늘었고 투자수익률도 내려갔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올해 2분기 경주도심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2.8%로 조사 대상인 전국 233개 상권 중 2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공실률 6.9%, 경북 공실률 6.7%보다 무려 7배를 웃돌았다. 경주도심 상가의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12.6%, 2분기 21.9%, 3분기 19.7%, 4분기 20.4%에서 올해 1분기 30.0%로 크게 치솟았다. 2분기엔 22.8%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2%로 전국 및 경북 평균보다 낮았지만 1년전 10.4% 대비 0.8%p 오르는 등 매분기마다 오르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투자수익률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2분기 경주도심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0.85%였다. 1분기(0.73%)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1년 전 동기(1.53%)와 대비해서는 0.68%p 크게 떨어졌다.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도 0.78%로 1년 전(1.24%)과 대비해서는 0.46%p 내려갔다. 소규모 상가와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 역시 각각 ‘97.4’와 ‘98.0’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1년부터 매분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은 투자된 자본에 대한 전체수익률로, 임대료 등 빌딩운영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부동산가격 증감에 의한 자본수익률을 합산한 것이다. 이 개념을 풀이하면 경주도심 상가의 투자수익률 하락이 결국 임대료 및 매매 가격 하락과 공실률이 호전되지 않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가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증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황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 매출도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신규 창업 수요도 줄어들며 도심 상가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도 불황의 한 요인이다. 의류·잡화·화장품 등의 품목에서 온라인쇼핑 규모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인 소규모 자영업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고용여건 악화로 젊은 세대가 타 시·도로 빠져나간 것도 상권 퇴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주시는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 황오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중심으로 도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사업이 성공하려면 이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는 심정으로 사업 추진 방향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 번 무너진 상권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심을 특화상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상인들의 의지와 노력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월 초, 모처럼 3박 4일의 일정으로 포르투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마지막 포르투 일정을 마치고 더블린행 비행기(Ryanair) 기내에서 뜻밖에 아일랜드 현직 대통령(Michael D. Higgins)을 만났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포르투(Porto)에서 개최된 EU회원국 대통령 회의를 마치고 10월 7일 우리 가족이 타고 있던 비행기에 동승하게 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대통령 전용기도 아니고 국적기도 단지 아일랜드 국적의 CEO가 운영하는 게 ‘라이언 에어’라는 사실이었다. 기내에서 출발을 기다리며 필자 일행은 ‘저가항공기를 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약 한 시간이나 기다리는데 승무원이 “잠시 후 President가 탑승하십니다”고 방송했다. President라는 말에 이때까지만 해도 라이언에어 항공사 사장 정도로 생각했는데 승객들이 갑자기 환호하며 박수치는 게 아닌가? 눈을 들어 보니 익숙한 대통령이 만면의 미소를 띄고 손을 흔들며 영부인과 나란히 탑승했다. 라이언에어는 B737-800이 대부분이며 당연히 first class, business class가 따로 없는 저가항공사이다. 그런 비행기에 일반 승객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승객들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항공기 출발시간 변경을 포함,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리게 했는데 그 장본인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승객들은 환호와 함께 너나없이 박수치며 환영해 주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똘레랑스(tolerance)’라는 말보다 자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라 봐야 할 것이다. 마침 딸이 기내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곁눈으로 대통령을 봤는데 칠순이 넘은 대통령이 두꺼운 책을 들고 깨알 같은 글을 읽고 계셨다고 한다. 권위란 스스로 과장하며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가운데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는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저가 항공기를 이용하는 소박한 대통령 모습은 국적 항공기를 이용하고 많은 수행원을 대동하는 일반적인 국가수반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필자는 옆에 앉은 아이리쉬 승객에게 대통령이 민간항공기를 타면 테러 가능성이 없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는 “누가 아일랜드를 적국으로 볼 것인가? 현재 아일랜드는 어느 나라에게도 적대적이거나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하지 않았기에 누구도 테러를 자행하지 않을 것이다”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 평화와 안보는 힘과 무기를 확보하거나 사용함으로써 쟁취되는 것이 아니라 아일랜드처럼 EU 회원국으로 인권을 실천하고 회원국의 의무를 다하며 이웃 나라들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에서 얻는다는 교훈도 얻게 되었다. 한편으로 주변 4강에 둘러싸인 우리와는 지정학적으로 너무나 다른 아일랜드의 현실에서 부러움을 느꼈다. 한편 라이언에어의 성공비즈니스 모델은 아일랜드 국민들의 근면 절약하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Ryanair의 모든 위탁 수하물, 기내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료와 음식, 좌석 선택, 빠른 체크인 또는 탑승 등에는 반드시 추가요금이 붙는다. 낮은 항공료를 지불하는 대가로 충분히 감내할 만한 것들이다. 이밖에 체크인 웹을 통해 탑승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제대로 준비해가지 못하면 규정대로 수수료 폭탄을 물 수도 있고 자칫 탑승이 거절될 수도 있다. 이동 그 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에 추가 비용이 지불되어야 한다. 이처럼 항공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운용경비 절감을 통해 유럽을 대표하는 초저비용 항공사(Ultra low-cost carrier)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고 탑승률도 전체 노선 평균 93% 수준을 유지해 유럽 제1의 저가항공사로 우뚝 섰다. 대한민국 정부가 9월 말 국무회의에서 일반 예비비 329억원을 추가로 승인했다는 최근 보도가 있었다. 이 경우 올해 정상 외교 예산은 578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물론 정부와 대통령실의 입장은 부산 엑스포 유치 등 국익수호를 위한 우리 대통령의 활발한 외교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납세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일부 비판 여론도 공존한다. 국회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경우 보좌진에 운전수, 인턴 직원까지 열 명에 가까운 직원이 의정활동을 보좌하고 관용차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필자는 아일랜드의 시장, 국회의원이 개인 운전기사(chauffeur)를 고용, 관용차를 몰고 가는 걸 본 적이 없다. 허장성세로 권위와 권력을 앞세울 게 아니라 실력으로, 진정한 주권자의 대리인으로 겸손하게 다가서는 지도자가 필요한 요즘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올해 디지털 전환 원년의 해로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약을 맺고 학교 지원 종합자료실을 디지털 전환의 핵심 사업으로 지정하고 경상북도교육청의 학교 지원 종합자료실에 초대규모 AI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어권의 사회 문화적 맥락의 서비스 기반인 Chat GPT와는 달리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의 사회 및 문화적 맥락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생산성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제 일선 학교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국내 대학가에서도 생성형 AI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성균관대 영상학과 이혜민 교수는 지난 학기에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작품을 창작하는 과제를 내었고 생성형 AI Dall-E 나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한 AI와 학생들의 ‘협업’ 결과는 놀라웠다고 한다. 과제표절의 이유로 금기시되었던 몇 달 전과는 달리 혁명적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건국대 정승환 교수는 에세이 작성에 강제로 챗GPT 활용법을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일수록 생성형 AI의 활용도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으며, 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정보격차가 심화할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인간의 상상력 한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있다. Chat GPT로 일반화되던 생성형 AI는 보이지 않는 가상의 도구로 인류를 한 번 더 진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돌과 쇠를 쓰던 인류의 도구 혁명이 계급사회를 잉태했고, 토지와 자본,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정보라는 도구로 그 때마다 새로운 계급사회와 문명을 만들어 냈다. 드디어 인류는 이제 스스로 딥러닝하는 새로운 가상의 도구를 사용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어떤 문명의 시대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생성형 AI라는 도구는 인간의 무한 상상력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겁을 내거나 꺼리기보다는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Chat이라는 말 그대로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이 쓰는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다. 언어가 인류의 무한 발전의 원동력이듯이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대화 역시 딥러닝하여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물의 원동력이다. 인간과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프롬프트라고 한다. 생성형 AI를 1억 원 연봉의 비서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능력을 극대화하려면 대화 즉 프롬프트를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원활한 관계를 위해 대화법을 배운다. 하물며 프롬프트 교육 없는 AI사용은 단순한 문답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프롬프트는 인공지능의 출력 내용과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주어진 프롬프트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프롬프트의 핵심은 질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질문의 중요성을 알고 교육에 도입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질문의 능력과 방법을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질문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제 답 찾기에 초점을 맞추었던 교육이 좋은 질문을 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절호의 때가 왔다. 질문에 따라 양질의 결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I와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올바른 AI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제 카페에서 초등학생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는 모습은 흔하게 본다. 어제도 그랬다. 아들을 학원에 보내 놓고는 와이프랑 커피 마시러 동네 카페에 갔다. 핑크빛 책가방을 옆자리에 단정히 놓아두고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여자애는 머리띠도 핑크색이었다. “니들 여기서 뭐 하니?”, “엄마는 어디 가셨어?” 신상털이식 질문으로 꼰대임을 드러내려고(!) 입이 움찔거리는 걸 와이프가 막아선다. 이상한 아저씨가 될 뻔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학원을 마쳤는지 새 친구가 합류한다. 주문한 음료를 받아 들고 오는 모습이 제법 익숙하다. 혹시 카페인이 든 커피 같은 걸 주문했나 곁눈질하니 와이프가 그런다. 요즘 애들 사이에서 핫하다는 초코 바나나라떼라고. 초등학생들은 라떼를 홀짝이며 공부도 하고 재미난 일이 있는지 수다도 떤다. ‘니들은 다행인 줄 알아라. 이상한 아저씨가 방해를 하지 않은 건 저 아줌마 덕분이란 걸!’ 커피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애들이 마시기에 설탕이 너무 많지 않나 아저씨는 걱정이란다. 그나저나 이젠 카페에서 시간제한이 걸릴 수도 있겠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때문이란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는 하루 종일 공부도 하고, 워드를 치며, 넷플릭스도 시청한다. 핸드폰이나 태블릿 충전도 물론이다. 이들이 카페를 장악하고 있으니 정작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은 앉을자리가 없다. 그래서 나온 궁여지책이 3시간짜리 시간제란다. 주문받는 곳에 큼지막하게 공지하고, 영수증에도 최대 3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고 적어두었다. 이 규칙은 빈자리 여부랑 상관없이 적용된다고 한다.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3시간짜리 사용 제한이 음료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대구를 방문했던 어느 유명 연예인은 팥빙수를 시켰는데, 1인 1메뉴라고 커피를 추가 주문을 요구받았다며 불만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팥빙수 가격이 음료 4잔 값인데도 알바생은 끄떡없이 규정이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영세한 가맹점 위주의 커피 프랜차이즈이니까 벌어질 수 있는 해프닝이다. 가령 스*벅스에서는 매장 내 고객의 체류 시간을 체크하지 않는다. 오래 앉아있다고 눈치 주는 직원도 없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에게 카공족들은 두기도 뭐 하고 내쫓기도 뭐 하다.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애증의 존재다. 마진을 높이려고 전원 콘센트를 차단하거나 와이파이를 꺼버리고 공부하기 딱 좋은 잔잔한 음악 대신 쿵쾅거리는 댄스 음악을 튼다. 어쩔 수 없다. 왜 집 놔두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나 싶겠지만 이들에게도 딱한 이유는 있다. 도서관은 거리가 멀고 스터디카페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동네 도서관은 어린 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렸다. 이제 공부할 데가 없는 카공족들은 편의점에서 앉아 공부하는 ‘편공족’으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컵라면 먹으면서 학습지 푸는 초딩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구조상 중고등학생이나 초등생 친화적이다. 인터넷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면 제일 놀라는 광경으로 한국의 카페 문화를 꼽는다. 테이블 위에 주인 없이 펼쳐져 있는 노트북이나 아무렇게나 놓인 핸드폰 사진을 올리면서 “와, 한국엔 도둑이 없나 봐!” “우리나라였다면 어림도 없지!” 식의 감탄 일색이다. 하지만 우리는 노트북보다 내가 앉을 수 있는 빈 의자가 더 중요하고 핸드폰은 몰라도 자전거는 예외라는 현실은 모를 거다. 우리 아들도 두 달밖에 안 된 신상 자전거를 잃어버린 적 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편공족이나 카공족 논란은 한국인들의 문화적 우수성 때문이 아니라 공공시설이 부족해서라고. 간명한 분석이다. 사실 외국 스*벅스에도 우리처럼 공부하고 잡지를 보거나 빈둥거리기는 매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보다 커뮤니티 시설이 더 잘되어 있다는 정도일 테다. 한 분의 손님이 아쉬운 동네 카페에서는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하거나 이벤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책가방을 든 초딩들이 갈 데가 없어 카페에 온다면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카페만큼 문턱 낮은 동네 도서관도 좋겠다. 우리 돈 700원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외국의 대학부설 수영장도 기억난다. 머리도 안 말린 채 나온 애들 얼굴이 참 건강했다. “애들아, 니들 바나나주스 홀짝이다 투샷 추가한 진한 커피로 넘어갈까 봐 아저씨는 걱정이다”
1924년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떠나기 전 영국의 산악인 조지 맬러리(George Herbert Leigh Mallory)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 하느냐?” “에베레스트가 거기 있기 때문이다(Because it is there).” 그의 이 대답은 산악인들에게 영원히 회자되는 명언이 되었다. 이후 그는 등반 중에 에베레스트 8500m의 북쪽 능선에서 사라졌다. 9년이 지나서 맬러리와 그의 동료 앤드루 어빙이 썼던 산소마스크 한 개와 피켈이 발견됐다. 그들이 정상을 밟고 내려오다 사망했는지, 아니면 올라가다 죽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내려오다 실종됐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에베레스트 초등(初登)의 영광은 뉴질랜드 출신의 에드먼드 힐러리가 아닌 영국 사람 맬러리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필자는 산에 오르는 것을 퍽 좋아하는 편이다. 요즈음도 매주 수요일에는 후배들과 함께 산을 찾는다. 한때는 홀로 집에서 승용차로 중산리탐방안내소까지 가서 당일치기로 지리산 천왕봉까지 다녀오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거쳐 소청봉, 대청봉을 지나 설악동을 하루에 넘은 적도 있다. 그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산을 올랐다. 차원이 다른 산행이라 언급 자체가 불손하다고 비난받을 일이지만 마음만은 산악인 맬러리였던 것이다. 이 단석산도 그동안 10여차례 올랐다. 그러나 오늘 산행은 그냥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르는 것’이 아니다. 단석산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더듬고 또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단석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5코스가 있다. 우중골에서 신선사 마애불상군을 거치는 길, 방내 천주암에서 오르는 길, 백석암에서 입암산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 OK그린 청소년 수련원에서 당고개 갈림길을 거쳐 오르는 길, 당고개 휴게소에서 당고개 갈림길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오늘은 신선사 마애불에 중점을 두고 산행을 해야 하고 또 가장 가깝게 정상으로 갈 수 있는 우중골 코스를 택했다. 우중골은 신라 때 위증이라는 당 태종의 신하가 이 골짜기에서 수도를 했다고 해서 ‘우중골’이라고 했다는데, 당 태종 때의 인물로는 위증이 아니고 위징(魏徵, 580-643년)이다. 그러나 위징이 신라로 왔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위징’ 또는 ‘위증’이 왜 ‘우중’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위증이 아닌 위징이 이곳에 왔다는 것을 누군가가 ‘위증(僞證)’한 것이리라.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곳 골짜기가 깊어 자주 구름이 덮이고 어두워지면 곧잘 비가 내린다고 하여 ‘우징곡(雨徵谷)’, ‘우중곡(雨中谷)’, ‘우중골’, ‘우징동’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신선사 마애불을 향하는 등산길에는 어제 비가 내리고 오늘도 날씨가 잔뜩 찌푸리고 있으니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길을 넓히고 시멘트 포장을 하여 4WD 구동방식의 차량이라면 신선사 턱 밑까지 올라갈 수가 있다. 하지만 필자의 차량은 SUV 차량이지만 2WD이라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주차를 하고 도보로 올라갔다. 동행이라도 있으면 이야기를 나누며 서서히 올랐겠지만 혼자 산행을 하다 보니 걸음이 빨라진다. 단석산은 경상북도 경주시 건천읍 방내리와 내남면 비지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단석산이라는 기록이 처음 보이는데, 월생산(月生山)이라고도 하며, 경주 중심지의 서쪽 23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신라의 김유신이 고구려와 백제를 치려고 신검(神劍)을 얻어 월생산의 석굴 속에 숨어 들어가 검술을 수련하려고 칼로 큰 돌들을 베어서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그 돌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아래에 절을 짓고 이름을 단석사(斷石寺)라고 하였다” 그런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이곳 단석산에서 김유신이 수련했다는 기록이 없다. *김재식·김기문, 경주풍물지리지, 보우문화재단, 1991, p.352 **중국 수나라 말기에 반란군인 이밀의 책사였던 위징이 무너지는 담장 아래 서지 않는다며 당태종인 이세민(李世民)의 휘하로 들어갔다. 위징은 태종에게 200여 차례에 걸쳐 간언하였는데, 그의 간언으로 당태종은 ‘정관(貞觀)의 치(治)’를 이루어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왕이 될 수 있었다.
황금빛 모서리 김중식 뼛속을 긁어낸 의지의 대가(代價)로 석양 무렵 황금빛 모서리를 갖는 새는 몸을 쳐서 솟구칠 때마다 금부스러기를 지상에 떨어뜨린다 날개가 가자는 대로 먼 곳까지 갔다가 석양의 흑점(黑點)에서 클로즈업으로 날아온 새가 기진맥진 빈 몸의 무게조차 가누지 못해도 아직 떠나지 않은 새의 피안(彼岸)을 노려보는 눈에는 발 밑의 벌레를 놓치는 원시(遠視)의 배고픔쯤 헛것이 보여도 현란한 비상(飛翔)만 보인다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유에 이른 자들의 이야기 김중식의 이 시를 다시 읽는다. 거칠게 말하면 세상 모든 새는 두 종류의 새밖에 없다. 초인적인 의지로 자유를 위해 비상하는 새와 “발 밑의 벌레”라는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한 새이다. “뼛속을 긁어낸 의지의 대가(代價)로” 아주 날렵한 몸을 가진 새는 “석양 무렵 황금빛 모서리” 양태로 자신의 “몸을 쳐서 솟구”친다. 그 때 떨어지는 순결한 금부스르기는 햇살에 부딪힌 새의 외적인 정경이기도 하지만 그 순간을 위해 그 대가로 치른 희생이 아깝지 않은 결실의 징표이다. 날개의 의지가 “가자는 대로” 최대치의 먼 곳까지 갔다가 “석양의 흑점(黑點)에서 클로즈업으로” 내려온 새는 “빈 몸의 무게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이지만 이 순간도 잠시뿐, 그는 대부분의 평범한 새들이 그런 것처럼 일상에 묶여있지 않다. 하늘을 난다는 것의 기쁨과 무한의 자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둥지에서 머물며 자기가 생존을 위해 끌려가는 삶은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게 사는 것이요, 살아서도 죽은 것과 진배없는 그런 삶이다. 그런데 놀라워라, 이 “기진맥진”한 새를 바라보며 꿈을 품는 “아직 떠나지 않은 새”가 있다. 그에겐 “발 밑의 벌레를 놓치는 원시(遠視)의 배고픔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헛것이 보여도” “현란한 비상(飛翔)만 보”이는 젊음은 아름답다. 앞선 자는 용감한 다음 세대를 부른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 리빙스턴은 이 새가 구체적으로 적용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는 천 년간 “물고기 머리나 쫓아다”닌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알아낸 것을 나누고, 저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수평선을 보여주”려 하지만 “갈매기 가족의 위엄과 전통을” 깨었다는 죄로 공동체에서 추방된다. 그러나 그는 끝내 설리번과 챙이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나고, 이를 후대에 전수하며, 무엇보다 자신을 추방했던 지긋하기도 할 법한 공동체로 돌아가서 꿈을 갈망하는 영혼들을 키우는 사랑과 너그러움을 보인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도 분명히 있는 법. 그 새를 전설로 만드는 위험성이다. 날아오를 때 바람 쪽으로 몇 걸음을 옮겼느냐, 눈이 무슨 색이냐 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 이 시는 당연히 알레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 시가 다루는 것은 새만이 아니며 비상만은 아니라는 것. 예술이나 과학을 포함하여 어떤 분야이든 자신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지평선을 개척하는 모든 이에게 해당한다. “아직 떠나지 않은”, “피안(彼岸)을 노려보는 눈”의 새가 이제는 당신에게 말한다. 자유는 존재의 본성이며 단 하나의 진실한 법은 자유로 이어지는 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