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대여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모여 지식을 나누고, 문화를 체험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중요한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본지는 경주시가 추진 중인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에 앞서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도서관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어떤 마케팅과 계획이 필요한지 살펴보려 한다. 또한 국내외 주목받는 복합도서관 운영사례를 통해 우리 경주의 복합도서관의 방향성에 대해 제안한다./편집자 주 도서관, 지식 저장소에서 커뮤니티 공간으로 진화 도서관은 시대를 관통하는 지식과 정보의 중심축이다. 그러나 디지털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역할은 점차 변화하고 확장돼왔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보급으로 정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고, 이에 따라 도서관은 더 이상 단순한 책과 자료 대여소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 또는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학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모해야 했다. 이런 변화는 필수적인 것이다. 우선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정보 접근성 향상 때문이다. 인터넷과 전자책 등 다양한 매체가 정보를 제공함에 따라 도서관도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요구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한 개인보다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학습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문학,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체험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도서관은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서관 자체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 저장소에서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변화는 도서관이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결국, 단순히 서비스 확장을 넘어 사회적, 교육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경주시 복합문화 도서관 건립을 통해 도서관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며, 그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라이프러리’ 실현위한 건립 추진 2013년, 한수원은 787억원을 투자해 경주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유치하고, 이와 병행해 자율형사립고 설립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15년 9월, 정부의 반대로 이 계획은 중단됐다. 대신 경주시와 협의를 거쳐 복합문화도서관 건설로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서관 부지 확보와 운영은 경주시가 담당하게 됐고, 건설비는 한수원이 부담하기로 해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복합문화도서관이 경주시에 완성되면 기존 시립도서관의 노후화 문제, 저장 공간의 포화상태 및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 활동을 위한 문화공간 부족 등으로 인한 한계 상황들이 극복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구축된 공간 구조와 서비스 운영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난 8월에 열린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 최종보고회에서는 ‘경주의 시간을 담아 문화를 누리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도서관’이라는 비전 아래, 일상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라이프러리(life+library)’를 실현하기 위한 네 가지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첫 번째 핵심가치로는 편안한 도서관이다.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일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도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이 지식과 정보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두 번째로, 문제 해결을 위한 도서관 역할을 한다. 이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고민 등 다양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현된다. 세 번째 핵심가치로는 자연과 어우러진 휴식의 공간이다.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그 자체로 경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도서관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는 경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방문객들에게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복합문화도서관은 이런 네 가지 핵심가치 아래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 중심의 ‘라이프러리’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서관 부지 황성공원, 다양한 요소 고려한 최적의 입지 복합문화도서관은 공공의 장소로서 정보제공, 교육, 그리고 문화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 될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합문화도서관의 입지 선정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고려돼야한다. 먼저 교통 접근성은 매우 중요하다.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대중교통 노선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쉽게 도서관을 찾아갈 수 있고 다양한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된다. 또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하면 도서관 서비스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된다. 그밖에 시설의 규모와 확장 가능성 역시 입지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충분한 부지 크기가 확보돼야 하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건축물 설치나 개조가 가능해야한다.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주시 중심부에 위치한 황성공원이 복합문화도서관의 부지로 확정됐다. 황성공원은 역사적인 가치와 함께 푸른 자연환경과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며,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있다. 복합문화도서관의 부지로 선정된 지점은 황성공원의 서북쪽으로, 북측 용담로(7차로)와 접해있다. 선정된 부지는 약 3만㎡(건폐율 20%)의 넓이를 가지고 있으며, 목표 완공 연도는 2026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30 경주시 공원녹지 기본계획’에 따라 문화공원으로 유형 변경이 예정돼 있는 공간이다. 경주의 문화, 세계로 알리는 경주복합문화도서관 경주시는 새롭게 건립 예정인 복합문화도서관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과거부터 미래까지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도서관을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계획은 경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경관 등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도서 수집 및 발굴 작업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복합문화도서관은 경주지역의 역사문화와 생활문화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용함으로써, 경주의 깊이 있는 문화를 보다 넓게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다. 또한 평생학습과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신진작가 육성과 이이 독서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계획돼 있다. 현재 도서관 트렌드가 단순히 도서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환되는 추세에 부응해, 복합문화도서관은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 내 주요 도서관들과 연계된 서비스 제공 등 지역융합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복합문화도서관의 중장기 전략방향으로는 ‘신라정보학 도서관’이라는 브랜드 강화를 목표로 2가지 트랙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헤리티지 라인’은 경주의 강점인 역사문화를 강조하며 신라 시대 이래로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두 번째 ‘메스티지 라인’은 아름다운 자연경치 보존 및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연경관 관련 도서 수집 및 발굴 작업에 집중한다. 이러한 계획들을 통해 복합문화도서관은 경주시민들의 문화와 학습, 그리고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이강희 시의원은 “경주시복합문화도서관 건립계획은 지역문화 홍보와 개인성장 지원 등을 포함한 긍정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계획, 더 매력적인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라정보학 도서관 브랜드 강화전략도 흥미롭지만, 효율성에 대한 검증과 개선점들에 주목해야한다”면서 “신라의 역사문화뿐만 아니라 경주의 유교문화도 널리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20일 대회의장에서 ‘나눔’과 ‘우리’를 주제로 10개 기관이 함께하는 경북나누리플러스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 이날 참여한 기관은 공사를 비롯해 경북남부보훈청, 경북산림환경연구원, 경주국립공원사무소,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경주청년회의소, 경주월드, 농협은행경주시지부, 대구은행경주영업부, 포스코엠텍 등 10개사다. 경북나누리플러스는 공사가 주도해 지난 7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거쳐 선정한 명칭이다.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지역상생 사업의 공공성 제고 및 나눔 활동 강화로 경북도민의 일상이 더 행복해지고 기쁨이 배가 되게 하자는 플랫폼이다. 이번 협약으로 10개 기관은 지역 내 사회적 약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하기 위해 사회공헌 사업들을 발굴하고 인적, 물적, 재정 등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협약에 참여하는 10개 기관은 매년 경북도내 사회적약자를 위해 봉사와 물품 지원 등 다방면으로 사회공헌을 전개하고 있다. 또 기관 간의 공동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사회적 약자 지원뿐만 아니라 ESG경영까지 추진하고 있다. 김성조 사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 내 문제들을 발굴하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 더욱 많은 기관이 경북나누리플러스 플랫폼에 참여해 살기 좋고 행복이 넘치는 경상북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총 52명의 직원을 공개 채용한다. 일반직 25명, 공무직 6명, 체험형인턴 19명, 휴직대체근로자 2명 등이다. 일반직 중 방폐물관리, 환경방사선관리, 부지조사(지질), 설비계통(전기), 설비계통(기계), 건설관리(건축), 건설관리(토목), 경영 직무는 관련 직무 지식이 있는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산업안전 직무는 관련 학위 및 자격증이 필요하다. 공단은 사회형평적 채용을 지속 추진하는 가운데 별도전형으로 일반직 중 일부 인원을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으로 채용하며, 경영 직무로 고졸 1명을 별도 채용한다. 공무직은 환경미화, 경비, 시설물관리, 전산 분야에서 총 6명을 채용한다. 비정규직은 총 21명으로 체험형 청년인턴 16명, 체험형 장애인인턴 3명, 휴직대체근로자 2명을 채용한다. 체험형 청년인턴 수료자 중 성과 우수자는 향후 2년간 정규직 채용 시 가점을 부여한다. 모든 분야에 공통으로 취업지원대상자·장애인·저소득층·북한이탈주민·다문화가족 등의 경우 사회형평적 가점을 부여하며, 고령친화직종인 환경미화·경비 직무에 대해서는 준고령자를 대상으로 가점을 부여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직무 중심의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으로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입사지원서는 10월 4일부터 12일 오후 5시까지 인터넷(http://korad.recruiton.kr/)을 통해 접수한다. 전형절차는 서류심사, 필기시험(11월4일), 면접심사(11월27일~), 신원조사 및 신체검사를 거쳐 12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채용분야별 직무기술서, 세부 내용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홈페이지 내 채용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가 신라시대 김교각 스님과 인연을 바탕으로 중국 츠저우시와 자매도시 결연 협정을 체결했다. 시는 지난 21일 중국 현지에서 주낙영 경주시장과 주하오둥 츠저우시장이 협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또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도 함께 해 두 도시 간 문화·관광·경제산업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츠저우시는 중국 안후이(安徽)성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창장(長江, 양쯔강) 남안의 중요한 강변 항구도시다. 중국 불교의 4대 명산 중 하나인 주화산(九華山)과 중국 대표 전통 공연예술인 나희(儺戱) 등을 자랑하는 역사문화도시다. 특히 신라 성덕왕의 첫째 아들인 김교각 스님이 설법을 펼쳤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주시는 지난 2015년 츠저우시와 자매결연 의향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그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교류만 이어오다 이번 경주시 대표단의 방문을 계기로 두 도시 간 오랜 숙원이었던 자매도시 협정이 성사됐다. 주하오둥 츠저우시장은 “자매도시 협정 체결은 두 도시 간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10여년을 이어 온 교류의 결실이자, 앞으로 오랫동안 함께 걸어갈 미래를 향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와 츠저우시가 우호교류의 산 증인인 김교각 스님을 매개로 한 오랜 인연을 지키고 발전시킨다면 한중 양국의 우의 증진과 공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경주시 대표단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우호도시인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를 방문해 우호결연 1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창은 창장 삼협의 하류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파초 문화의 발상지이자 굴원과 왕소군의 고향으로 삼국지 3대 전투의 하나인 이릉대전의 무대가 되는 도시다. 한국에는 세계 최대 발전용량을 자랑하는 싼샤댐의 소재지로 잘 알려져 있다. 경주시와 이창시는 2013년 우호결연 협정을 체결하고, 문화·관광·체육 등의 분야에서 우정을 쌓아왔다. 이에 두 도시는 결연 10주년을 맞아 상호 방문 및 관광홍보회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시가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20억1000만원을 확보했다. 이번 공모사업에는 전국 총 18곳 지자체가 선정됐으며, 도내에는 경주를 포함해 상주 2곳, 경산, 성주 등 5곳이 선정됐다. 시는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내 내년 9월까지 토마토AI 선별기(6라인) 1대 설치와 바닥 도장 공사를 추진한다. 앞서 2016년 설치된 기존 토마토 선별기는 시설 노후화로 매년 수선비가 증가했으며, 꾸준히 확대되는 투입량에 비해 선별 효율이 날로 저하되는 실정이었다. 이번 토마토AI 선별기 설치로 공정 처리 속도는 30% 향상된다. 특히 인공지능 카메라와 이미지 처리 기술로 토마토의 외관적인 결점이나 불량 부분을 신속하게 감지해 품질이 낮은 토마토를 사전 선별할 수 있다. 토마토AI 선별기가 운영되면 우수한 품질의 토마토 제공과 생산 과정에서 인력 소요를 줄일 수 있어 판매 수익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경주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2006년 개장돼 지난해 토마토, 멜론, 부추 등 총 12종, 6000톤을 대형유통시장에 공급해 210억원의 농가소득 성과를 이뤘다.
대릉원 무료개방과 천마총 유료화로 입장객이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시행 초기지만 당초 예상했던 천마총 입장 수입금에 미치지 못하면서 2024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대릉원을 무료개방키로 한 운영 방식의 지속여부가 주목된다. 경주시는 지난 5월 4일부터 대릉원 무료개방을 시작했고,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행사 후인 6월 4일부터는 천마총을 유료화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6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 동안 대릉원 및 천마총 관람객 현황분석결과 대릉원 입장객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천마총 유료 입장객은 줄어들었다. 이 기간 대릉원 입장객은 35만139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9451명(24.6%) 증가했다. 대릉원 무료개방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천마총 입장객은 유료 15만9145명, 무료 1만5219명 등 총 17만4364명이다. 이중 대릉원 방문객 대비 유료입장율은 45.3%로 나타났다. 대릉원 무료개방을 위한 조례 개정 당시 경주시가 예상했던 6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 이에 따라 대릉원 무료개방 전의 입장료 수입도 감소했다. 이 기간 천마총 수입금은 4억85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릉원 입장 수입금 6억7658만여원 대비 ‘2억6804만원’, 3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했던 유료 입장율 60%를 감안하면 이 기간 입장 수입금은 1억3790만원 줄어든 셈이다. 경주시가 수입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릉원 무료개방을 추진한 것은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황리단길과 동부사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대릉원 진출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중심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열린 제274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부의된 ‘경주시 사적지 공개관람료 징수 및 업무위탁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수정 가결됐었다. 수입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대릉원 무료개방의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개정안의 유효기간을 2024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결론지었다. 이는 향후 대릉원 및 천마총 입장객 추이와 도심 유입 효과 등에 대한 성과에 따라 2024년 이후의 운영방안이 재논의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경주시는 대릉원 무료개방에 앞서 돌담길이 있는 동편에 삼문을 지난해 12월 설치했다. 또 대릉원 입장객들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북문 오른편에 ‘쪽문’을 설치키로 하고,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도심지역 사적지 경관조명 설치 사업도 사업비 17억9400만원을 들여 오는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업은 봉황대 일원에 ‘경주 역사 스토리텔링 3D영상’, ‘신라왕릉의 유물 2D영상’이 담긴 ‘미디어 파사드’를 상영해 야간에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봉황대 일원 경관조명과 퍼걸러 등을 교체해 쾌적한 휴식공간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황리단길 관광객을 도심지역으로 유입해 중심상가 활성화를 추진하고, 새로운 볼거리 제공으로 스마트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대릉원 무료 개방은 도심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중심상가 쪽으로 새로운 문을 만들어 방문객들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겠다”면서 “인근 사적지와 연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확대해 대릉원 무료 개방에 따른 효과 역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를 대표하는 명품 문화·예술축제 ‘신라문화제’가 6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지난해 미비점을 보완하고, 오감을 사로잡는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해 축제 완성도를 높였다. 먼저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봉황대 일원에서 열리는 ‘신라예술제’는 뮤지컬, 풍물 퍼레이드, 향가·시낭송 등 콘텐츠를 선보인다. 축제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화백제전, 실크로드 페스타, 달빛난장 등 역대급 콘텐츠가 펼쳐진다. 도심상권 활성화 견인 신라문화제 대표 먹거리 야시장 ‘달빛난장’이 13일부터 15일까지 봉황대, 중앙로, 내남사거리 잔디밭 일원에서 열린다. 참여업체는 지난해 21곳에서 올해 33개로 늘어났다. 메뉴는 닭꼬치, 잔치국수, 탕후루, 케밥, 족발, 생과일 쥬스, 생맥주 등 다양하다. 같은 기간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실크로드 페스타’는 전문 거리 예술공연 65회, 지역 예술인 버스킹 49회를 통해 축제의 장을 만든다. 10대와 MZ세대를 겨냥한 ‘화랑무도회’는 로꼬, 김하온, 릴러말즈 등 유명 힙합 래퍼들의 참여가 예정돼 벌써부터 뜨겁다. 내남사거리 인근 금관총고분관을 잇는 잔디밭에는 ‘감성쉼터’를 조성해 황리단길 청년들을 중심상가로 유도한다. 핵심 콘텐츠 ‘화백제전’ 객석 보완 13일 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화백제전(和白祭田)은 오후 7시부터 월정교 수상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수상객석 2000석을 가득 메운 화백제전은 안전상의 문제로 더 많은 관람객을 맞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인근에 대형 LED를 설치하고 돗자리존 1000석을 마련했다. 현장 관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4일 밤 11시 포항MBC를 통해 특집방송도 준비했다. 공연은 숭신전, 육부전 등 실제 문중이 참여하는 신라 태동을 여는 신라왕 추대식으로 전개된다. 이어 불꽃·드론쇼, 수상 퍼포먼스가 결합된 수준 높은 창착 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민축제운영단 규모 확대 지난해 선보인 시민축제운영단을 조기 출범하고, 규모도 확대했다. 시민축제운영단은 축제 SNS홍보단(시민서포터즈), 실크로드 페스타(시민축제학교), 친환경그린리더(화랑원화단)로 구성됐다. 3월부터 모집한 시민축제운영단은 지난해 180여명에서 올해는 320여명으로 확대했다. 시민축제학교는 13일부터 15일까지 봉황대 축제장 일원에서 시민들이 직접 기획한 양말목공예 체험, 술술 토크쇼, 주령구 놀이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수준 높은 예술제로 감동 선사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신라예술제는 (사)한국예총 경주지회가 주관한다. 봉황대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세 그루 아래 만나다’는 경주의 역사적 인물인 처용, 홍도, 최준을 소재로 높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인다. 또 ‘다시, 경주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미술, 사진, 문인화 등도 전시한다. 특히 사진작가협회는 50회를 맞아 그간 추억의 신라문화제 사진 60여점을 전시한다. 육부촌 풍물퍼레이드는 뮤지컬 공연 전 식전 붐업행사로 봉황대 인근 6곳에서 진행된다. 주낙영 시장은 “올해는 지역 특색을 담은 콘텐츠와 공간구성으로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성을 가진 축제로 변화를 시도했다”며 “신라문화제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가득 담아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주시 출생아수가 근래 들어 처음으로 1000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981명으로, 전년 1062명 대비 7.6% 감소했다. 특히 합계출산율은 0.893명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국가나 사회의 출산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출생아수가 줄어드는 것이 유독 경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78명으로 통계청이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집계돼 그야말로 인구절벽시대다. 합계출산율 2.1명 이하면 저출산국, 1.3명 이하면 초(超)저출산국으로 각각 분류된다. 한국은 지난 2001년 이미 초저출산국에 진입해 2018년부터 5년 연속 합계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고 있다. 경주시도 지난 2018년 합계출산율이 1.036명에서 2019년 0.942명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가 매년 줄어들면서 인구 대재앙은 시간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일찌감치 예고된 인구 문제에 정부나 각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한 정부의 2024년 예산안도 저출산 대책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공공주택 신생아 특별공급을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신생아 기준으로 적용하고, 신생아 특례대출을 통해 연 1∼3% 저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임대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급 육아휴직 기간도 최대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어난다. 경주시도 지난해부터 출산장려금을 대폭 확대해 지원하고,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서부터 영유아 ADHD 지원사업, 초등학교 입학장려금 등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만으로 출산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지금까지의 통계 결과로 보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는 눈앞의 현실이 된 인구절벽을 극복하고 소멸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먼저 기존 출산 장려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육아환경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경주시 자체로 변화 가능한 사회·경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춰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추락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백년대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백약이 무효 아니냐고 포기할 때가 결코 아니다.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추석은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간의 황금연휴가 기다린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물가급등으로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데다 장마와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수용품 구입비용도 올랐다. 추석을 맞았지만 어려워진 살림살이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이 올해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외된 이웃들은 명절분위기가 더욱 외로울 수 있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명절날이면 더욱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복지시설에 생활하는 이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과 고향에 갈 수 없는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 등도 명절만 돌아오면 소외되는 사람들이다. 추석 명절 주위에 소외된 이웃에 작은 온정을 전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로 여겨진다. 모두 힘들지만 더욱 힘든 명절을 보내야 하는 이웃을 위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경주시는 23개 읍면동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조직·운영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동별로 각자의 특화사업을 개발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두터운 복지시스템이 작동돼 소외계층 모두에게 온정의 손길이 미칠 수 있길 바란다. 경기침체 등으로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작은 정성이 소외계층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올해 추석은 주위의 소외계층과 사랑을 나누며 모두가 행복한 명절이 됐으면 싶다.
우리 사회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가 있고, 그에 따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파급효과가 일어난다. 영향력이 높은 정치가, 대기업 총수, 문화예술계 스타 등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스타들의 말과 행동, 사고방식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머릿 속에는 바로 떠오르는 각 분야의 스타가 한 두명은 있다. 하지만 농업분야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가. 학창시절 배웠던 우장춘 박사와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김순권 박사 정도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농촌의 인구는 2010년 이후 귀농·귀촌 활성화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1년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전망 2023‘에서 2020년 976만명인 농촌인구(읍·면)가 2050년 845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촌지방소멸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불러오며 농촌인구 부족에 따른 일손부족과 농촌의 고령화 문제는 이미 사회문제화가 되어버렸다. 오뉴월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는 속담이 있듯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농촌은 바쁘다. 농촌이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농촌으로 모여들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농업분야의 스타를 발굴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본다. 각 방송사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국민적인 관심사를 이끌만한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한다. ‘전원일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 같은 농촌 드라마 부활이나, 농업 마이스터들의 경쟁대회 또는 MZ세대들의 농촌 정착기 같은 방송들이 많이 편성되어 우리 농업, 농촌의 활력이 넘쳐나기를 기대해 본다.
뉴턴의 운동법칙 중 제 1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다. 뉴턴은 관성을 ‘외부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물체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고 정의했다. 힘에 의해 속력과 방향이 변하기 전까지 물체는 항상 기존의 운동 상태대로 움직이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이 관성은 자연법칙이 인간 생활이나 인간이 모인 집단과 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음을 시시각각 느낀다. 일정한 힘이 작용하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관용의 방향성이라는 이 자연법칙은, 동시에 사회에 적용되는 사회법칙이다. 인간사 개인에 적용될 때는 인생법칙이기도 하다. 당연히 사회현상과 인간 생활도 비슷하다. 한 인간의 생애나 사회 역시 어느 한 방향으로 나가게 되면 지속적으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관성이 있게 마련이다. 일종의 선순환 악순환도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때는 이 관성의 법칙이 더욱 힘을 받아, 더욱 가속화되는 현상까지 볼 수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용어는 ‘눈덩이 효과’라고도 하는데 빈익빈 부익부와도 같은 맥락이다. 일종의 선순환 악순환의 법칙인 이 관성의 법칙에다 눈덩이 법칙이 더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눈덩이 효과는 처음엔 작아서 뭉치기 어렵지만 일정부분의 크기가 되면 자체 중력과 넓어진 표면적에 의해 더욱 쉽게 뭉쳐지는 현상이다. 일찍이 칼 마르크스 역시, 이러한 관성의 법칙을 빌려 초기 자본주의를 분석하였다.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나뉘는 양대 계급이 관성적으로 더욱 분화된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가난의 굴레를 쉬이 벗어날 수가 없다. 모든 호조건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 여기엔 규모의 경제와 효율이 한 몫 더한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풍족한 지원 아래 출발하는 자녀는 사회생활에서나 경제생활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가진 것 없이 출발하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낮다. 한 개인의 인생살이와 사회생활에서도 이 관성의 법칙과 눈덩이 효과가 통용됨은 물론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만사 잘된다는 뜻이다. 흔히 사회초년생에게 이르는 재택의 방법에 ‘시드머니를 모으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처음 1~2000만 원 모으기가 어렵다. 그것이 모여지면 그 다음 1억 모으기가 쉬워지고, 커다란 돈이라 할 수 있는 10억원이 보다 쉽게 모여진다. 식당 경영을 예로 들어보더라도, 어렵게 자본금을 모아서 빠듯하게 출발하는 것보다, 넉넉한 자본으로 번듯한 인테리어에 유망한 주방장을 들이고 좋은 입지에서 시작하면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특히 개업초기 넉넉하게 퍼주는 경영은 손님을 끌어오게 하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 식당 경영의 예에서 보듯이, 선순환의 구조가 비단 물질적 조건에만 있지 않다. 쉽게는 물질적 조건에 처해 있긴 하지만, 궁극으로 손님에게 퍼줄 수 있는 자신감과 넉넉함 등 정신적 요인이 선순환 고리임을 알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 역시 정신적 문제와 관련된다. 관련하여, 어떤 사안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 악순환 요인을 찾아 그 고리를 끊는 것이 상책이다. 지역 관광과 관련, 관광지 지역주민의 역량강화가 필요한 까닭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자체가 추구하는 관광개발과 여러 관광 사업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느 한 사업에 성공하게 되면 그로부터 자신감이 생기고 그 분야의 다음 사업에도 더욱 열심인 경우가 있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고 관광 사업이 더욱 활성화된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관광 사업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 중요한 이유이다. 경주시 역시 오랜 관광도시를 지향해오면서, 좋은 일은 물론 나쁜 일도 많이 겪었을 것이다. 노동 이데올로기가 번성하던 때, 관광이 폄훼되는 시대를 거치기도 했다. 더구나 인구가 줄고, 일 할 수 있는 사람도 부족하니, 자칫 악순환으로 빠져들까 우려된다. 지금은 관광과 관광산업에 좋은 경험과 좋은 일만 상기할 때이다. 매너리즘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관광으로 인해 살기 좋은 경주시가 될 수 있다는 긍정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의 해양관광사업이라든가 연이은 굵직한 사업의 유치에 박수를 보낸다. 경주 관광을 선순환 구조에 지속적으로 편입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다행한 일로 보인다. 부디, 경주시와 시 공무원은 물론이고 시민 모두가 경주의 관광과 관광 사업에 희망과 긍정의 시선을 넘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선순환의 관성을 지향하길 바란다.
대왕암(大王巖)은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대본항에 있는 문무대왕(文武大王) 수중릉(水中陵)이다. 문화재 명칭으로 ‘경주 문무대왕릉’으로 표기되며, ‘대왕암’, ‘대왕바위’로 불린다. 태종 무열왕의 아들 문무왕은 삼국시대를 종결하고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화장하여 동해의 물속에 장사 지내라고 유언하였다.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1741~1826)는 “산곡(山谷)은 변천하고 세상은 바뀌는 법이니 오왕(吳王) 북산(北山)의 무덤에서 어찌 금부(金鳧)의 광채를 보겠으며, 위주(魏主) 서릉(西陵)의 망견(望見)도 오직 동작대(銅雀臺)의 이름만 전할 뿐이다. 공연히 인력만 수고롭게 할 뿐 유혼(幽魂)을 제도하지는 못한다. 동해 어귀의 큰 바위 위에서 화장하도록 하라(文武王曰 山谷遷貿 人代推移 吳王北山之墳 誰見金鳧之綵 魏主西陵之望 惟間銅雀之名 空勞人力 莫濟幽魂 火葬東海口大石上)”라며 문무왕의 유조(遺詔)를 조명하였다. 문무왕은 평소에도 지의법사에게 “죽은 뒤에 호국대룡(護國大龍)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수호하고자 한다”라 하였다. 『삼국유사』「만파식적」을 보면, 제31대 신문왕(神文王)의 이름은 김정명(金政明)이다. 개요(開耀) 원년 신사(681) 7월 7일 왕위에 오르자, 거룩하신 선대부왕인 문무대왕을 위하여 동해 바닷가에 감은사(感恩寺)를 창건하였다. [사중기(寺中記)에 이르기를 “문무왕이 왜병을 진압하려고 비로소 이 절을 짓기 시작하였지만, 끝마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바다의 용이 되었다. 그의 아들 신문왕이 왕위에 오른 해 개요 2년에 공사를 마쳤다. 금당 돌계단 아래에 동쪽을 향해 구멍을 하나 뚫어 두었는데, 용이 절로 들어와 돌아다니게 하려고 마련한 것이다. 왕의 유언에 따라 뼈를 보관한 곳[장골처(葬骨處)]이므로, 대왕암(大王岩)이라 부르고, 절은 감은사라 하였다. 뒤에 용이 모습을 나타낸 곳을 이견대(利見臺)라 하였다”라며 감은사와 이견대 그리고 대왕암을 함께 언급하였다. 즉 『삼국유사』에는 대왕암을 장골(葬骨)의 장소로 표현하였다. 「문무왕릉비」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흠미하여 장작을 쌓아 장사를 지내니, 경진(鯨津)에 뼛가루를 날리셨네”를 보면, 문무왕의 시신은 인도의 법도대로 불교식 화장(火葬)을 해서 바다에 뿌려졌다. 다만 문무왕을 장사지낸[葬骨] 곳 또는 화장해서 그 뼈를 뿌린[散骨] 곳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진위여부는 계속 오리무중이다. 조사결과와 무관하게 문헌적 조사와 지역의 전하는 이야기 등을 종합해보면 대왕암은 문무왕을 장사지내고 그의 정기가 서린 곳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임은 틀림이 없다. 이렇듯 신라의 여러 왕 가운데 문무왕과 관련된 경주의 동해바다 ‘대왕암’은 『삼국유사』 등 중요 문헌에 등장하는 고유명사로 인식되지만, 대왕암이란 명칭은 울산 동구 일산동 해안의 ‘대왕암공원’에서도 확인된다. 울산의 대왕암공원은 문무왕의 왕비 자의왕후(慈義王后)도 나라를 지키겠다며 용이 되어서 승천하여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2004년 대왕암공원이 조성되었는데 근래에 와서는 경주의 ‘대왕암’과 울산의 ‘대왕암공원’이 명칭의 혼동을 야기한다. 그리고 2010년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주관으로 ‘울산 대왕암 명승 지정’이 심의에 올라 주변의 자연경관과 문무왕의 왕비가 용이 되어 나타난 전설을 바탕으로 문화재위원 등 다양한 논의를 이끌었지만 심의결과 보류된 적이 있다. 경주시는 2021년 4월에 양북면을 문무대왕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하였는데, 신라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의 업적과 문화재의 중요성 등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1362년 가을에 초려(草廬) 김진양(金震陽,?~1392)은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1347~1392)과 감은사를 지나 이견대에 올랐고, 배를 타고 대왕암을 둘러보았다. 간재(艮齋) 이덕홍(李德弘,1541~1596)은 경주를 유람하며 이견대 동헌(東軒)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고, 남쪽 포구에 바위가 뾰족뾰족 솟아 몰아치는 파도와 거센 물결 가운데 우뚝한 대왕암을 보며 “용이 이 바위 위에 나타나 신라왕과 서로 만났기에 이름한 것이다”라고 전하였다. 하지만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1653~1733)은 「경주음사청금첩(慶州淫祀請禁牒)에서 “경주부의 형산당(兄山堂),천주사(天柱祠),이견대,대왕암,남산산사당(南山產祀堂) 등 한꺼번에 많이 몰려들어 음사(淫祀:제사를 지내지 않아야 하는데, 제사를 지내는 것) 지내는 장소를 금지하는 청원을 올렸으니, 조선시대 당시에도 대왕암을 바라보며 기복(祈福) 의식이 성행하였음을 짐작케 한다. 지금도 대왕암 주변에 기도하는 신도들이 연일 북새통을 이루니 시대가 변해도 대왕암의 인기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현생 인류, 즉 우리는 모두 호모 사피엔스다. 호모 사피엔스의 뜻은 ‘슬기로운 사람’이다. 아줌마는 ‘슬기롭다’의 어근, ‘슬기’의 뜻을 찾아봤다. 슬기 :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표준국어대사전> 우리는 슬기롭게 살고 있는가? 1억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실질적으로 지구를 지배하는 곤충이 있다. 바로 개미다. 인기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읽어보면, 개미 사회를 재밌게 다뤘을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각종 정보 또한 가득하다. 그런데 개미 사회를 보고 아줌마가 놀란 지점이 있다. 완벽한 군집 생활의 표본으로 지구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존하고 있는 그들도, 100%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개미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존재와 있으나 마나 한 존재, 오히려 해를 끼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20% 내외의 개미들은 한량이거나 사고를 치는 불량개미들이다. 엉뚱한 곳에 굴을 파거나, 잘못 공사를 해서 집이 부서지고, 그러면 다른 개미들이 와서 수습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고 아줌마는 안도했다. 좀 웃기는 소리지만, 인간이 개미만도 못하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인간 사회 역시, 이로운 존재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하는 대다수, 그리고 해악을 끼치는 존재들이 함께 살아간다. 이것이 순리임을 받아들이자. 요즘 각종 이슈에서 네티즌들이 벌이는 설전과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행동들을 보게 된다. 어이없는 교사의 죽음. 교실에서 학습권을 방해하는 아이를 제지하기 위해, 자리에 서 있거나 뒤로 가서 잠깐 서 있어서 진정하라고 하면 정서 학대이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를 몸으로 잡아 진정시키는 것 역시 아동학대다. 이런 상황에 많은 어리고 젊은 선생님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아줌마도 혈압이 오른다. 도대체 어떤 학부모가 그랬는지 쫓아가서 한마디 해주고 싶다. 아줌마도 너무 속상하다, 분노한다. 그렇다고 그걸 다 표출하지는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표출의 방식을 사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한다. 분노는 쉽다. 분노는 마음이 포악해지고, 행동이 격해진다. 행동했다고 마음이 후련해지지도 않는다. 결국 후회만 남을 뿐이다. 좀 더 어른스럽게 할 수도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사회를 흔들어 놓은 무자비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을 다룬 뉴스에 달린 댓글들, 악성 민원으로 선생님을 죽음으로 몬 학부모에 가해진 오프라인 행동들. 내 아이 앞에서도 떳떳하게 써도 되는 글인가? 내 아이 앞에서도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 짓인가? 우리 아이가, 친구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나의 말과 행동을 보고 배우며 따라 해도 될 말과 행동을 했는가 뒤돌아보자. 그렇다면 나의 글과 행동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아줌마도 이십 대는 혈기 왕성하다 못해, 아주 독불장군 같은 열정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 성격 어디 안 간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한 아이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나의 모든 행동은 아이를 통해 다시 배출된다. 내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나의 말과 행동은 아이를 통해 그대로 나온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다음 세대를 이룰 어른이 된다. 우리는 슬기로운 사람인 호모 사피엔스다.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여 일을 잘 처리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우리다. 어딜 가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본다. 지나가는 사람, 풍경, 하늘 한 번 바라보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불렀다. 스마트폰은 더하면 더했지, 다르지 않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텔레비전만 보면, 사람과 소통할 힘도 에너지도 방법도 모두 잊게 된다. 사회의 일원으로 슬기롭게 살아가야 할 우리의 젊은이들, 아이들이 자신만의 세상에 자신을 갇혀두게 만들지 말자. 혼자 있지 않다면 우리는 상대방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소통해야 한다.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소통하고 이야기를 오래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진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출신이 다르다고, 외모가 다르다고 편협한 시각을 갖고 끼리끼리만 지낸다며 그 사회는 오래가지 못한다. 건강한 사회는 수용하고 소통하고 융합한다. 역사에서도 편협한 시각으로 독불장군처럼 지내면 멸망으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잊지 말자. 우리는 슬기로운 사람, 호모 사피엔스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바로크 시대부터 낭만파 시대까지 약 300여년 동안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는 기악곡들을 말한다. 바로크 시대에는 새로 발명된 세속악기를 위한 곡들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구현되었고, 고전파 시대에는 이러한 형식들에 질서가 부여되었다. 한편, 낭만파 시대에는 고전파가 만든 엄격한 형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감정이 자유로이 분출되었다. 낭만주의의 징조는 프랑스혁명 전부터 문학과 미술 분야에서 먼저 나타났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1798-1863)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만 보더라도 낭만파의 속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낭만파는 감정에 충실하다. 이러한 질풍노도(Sturm und Drang)의 감정은 19세기 온 유럽을 풍미한 낭만주의 음악의 훌륭한 모티브가 되었다. 1810년에 즈음하여 유럽에는 19세기 낭만파 음악을 이끌어 갈 거장들이 줄줄이 탄생한다. 1803년 베를리오즈, 1809년 멘델스존, 1810년 쇼팽과 슈만, 1811년 리스트, 1813년 베르디와 바그너가 태어났고, 이들은 낭만주의 음악의 별이 되었다. 이러한 낭만파 열풍은 서유럽만의 일이 아니었다. 동유럽과 북유럽, 그리고 러시아까지 그들 특유의 낭만파 음악이 전개되었고, 이는 민족주의 음악과 궤를 함께 했다. 낭만파 시대에는 모차르트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가 출현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한 작곡가가 교향곡도 잘 쓰고, 오페라도 잘 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분업화 경향은 프랑스혁명 이후 귀족 후원의 중단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경제력과 교양을 두루 갖춘 부르주아지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그들 능력의 최고치를 작품에 쏟아부어야 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더 재능이 있는 분야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차이콥스키와 같은 다재다능한 사람은 예외다!) 19세기 공공연주회장의 주요 장르는 ‘교향곡’이었다. 고전파 시대에는 대략 30여명의 악단으로 교향곡을 연주했지만, 낭만파 시대가 진행될수록 악단 규모는 100명이 넘을 정도로 점점 커져 갔다. 따라서 이런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다스릴 전문 지휘자가 속속 등장했다. 또한 파가니니와 리스트와 같은 비르투오소 연주자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이 협연하는 협주곡이 연주회의 주요 레퍼토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재미있는 건, 낭만파 작곡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후대에도 연주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고전파 시대만 하더라고 자신의 작품은 당대에만 소비되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낭만파 시대에 들어서 고전파 작곡가인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작품이 여전히 연주되자 낭만파 작곡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죽은 선배 작곡가들과 경쟁하랴, 까다로운 부르주아지의 입맛에 맞추랴, 후대에 남을 자신만의 명작을 구상하랴, 낭만파 작곡자들은 전에 없던 창작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검사를 다룬 영화는 많다. 영화 속 검사들은 정의롭게 묘사되기도 하지만 검사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잔혹하고 비열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정의로운 검사 영화의 대표인 ‘공공의적2(2005/강우석 감독)’은 비리와 권력에 맞서 싸우는 꼴통 검사를 그려 국민들에게 통쾌함을 선물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권력층에 빌붙은 악당을 상대하기 위해 담당 검사가 과감히 사표를 쓰자 그 결기에 공감한 부장검사도 검사직을 걸며 수사를 독촉하고 이어 검사장까지 옷 벗을 각오로 검찰총장에게 정의롭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나서는 장면이다. 결국 악당은 체포되고 그 악당을 봐주던 거물 정치인도 쇠고랑을 차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야수(2006/김성수 감독)도 정의로운 검사를 다루었다. 열혈형사와 정의로 똘똘 뭉친 독종검사가 등장한다. 그런데 악당이 검사를 향해 하는 말이 재미있다. “이기는 것이 정의다. 이기려면 강해야 한다. 강한 자는 조용하다. 약한 것들이 분노하고 흥분한다” 이 말을 증명하듯 영화에서는 그 막강한 검사를 한직, 오지로 보내기도 한다. 악당들은 검사의 가혹행위를 주장하며 검사를 농락하기도 한다. 그런 악당들을 상대하기 위해 야수가 되어야 하는 경찰과 검사, 그들을 결국 그 야수성으로 악의 무리를 제압한다. 부당거래(2010/류승완 감독)에는 비리 경찰과 뇌물에 길들여진 검사가 나온다. 이 영화에는 이른바 쓰레기 같은 기자, 기레기도 등장한다. 여기에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부장검사까지 있고 이들 뒤에는 돈을 대주는 재벌그룹이 회장이 도사리고 있다. 심지어 그들 뒤에는 수사의 혼선에 의해 국민들이 분노하자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통령이 비겁한 대국민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한다. 이들이 승진과 돈, 권력을 중심으로 행하는 부당거래들은 연이어 많은 죽음을 만든다. 범죄와의 전쟁(2012/윤종빈)에도 조폭을 응징하는 검사가 나온다. 이 검사는 한편으로는 정의를 내세우지만 한편으로는 윗선과의 야합을 마다않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검사 역을 맡은 곽도원 배우는 아수라(2016/김성수 감독)에서는 검사로 등장한다. 아수라에는 비리 경찰과 조폭, 권력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검사가 등장한다. 여기서 검사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부하 검찰 수사관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인성말살의 끝장을 보여준다. 검사외전(2016/이일형 감독)은 정의로운 검사가 끝내 권력형 비리 윗전 검사들의 농간으로 인해 검사직을 박탈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옥에 끌려간다는 설정이다. 감옥에 간 검사는 사기꾼과 결탁해 정치인으로 변한 악당 검사를 도로 감옥에 잡아넣는다. 이쯤되면 누가 악당이고 누가 법을 지키는 검사인지 완전히 헷갈린다. 권력을 쫓는 검사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검사들을 다 모아 놓은 듯한 영화가 있다. 더 킹(2017/한재림 감독)은 권력에 빌붙어 부귀영달을 누리는 검사, 부자의 사위로 들어가 호의호식하는 검사, 소신 있게 법을 지키는 검사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검사의 근무지도 다양하다. 지방 검찰청, 중앙지검, 중앙지검 특수부, 검찰 감찰부 등에서 활약하는 검사들이 총출동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검찰의 총아로 보이는 중앙지검 특수부다. 영화에서 여기에 소속된 검사들은 사건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것을 넘어 사건을 조작하고 사건의 이슈를 덮고 사건 자체를 없애버리는 짓들을 태연하게 자행한다. 사건을 숙성시켜 자기들 구미에 맞추어 써먹는 검사들을 보면 이게 현실에서도 틀림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습이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고 검사에서 출세한 정치인들의 모습과도 빼다 박았다. 영화에서 검사를 어떻게 그렸건 현실에서 국민은 검사가 정의롭고 공정하기를 바란다. 범죄를 다루고 악인을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권한을 쥐고 있는 직책이 검사다. 경찰에서 이첩한 사건들의 기소여부를 책임진 사람이 검사이기에 그의 판단 여부에 따라 삶이 뒤바뀌는 경우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2023년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검사들의 활동이 두드러져 검사들이 정치권에 전면 등장해 그들에 대한 촉각이 더욱 곤두서 있다. 그들은 어떤 사건을 숙성 중이고 언제쯤 그것을 터뜨릴까? 검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하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일상생활 속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을 약속하는 ‘1회용품 ZERO 챌린지’에 동참했다. <사진> 환경부에서 시작한 ‘1회용품 ZERO 챌린지’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1회용품 사용은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을 생활화해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추진하는 릴레이 캠페인이다. 이번 챌린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회용품 제로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촬영해 영상이나 사진으로 게시하고, 다음 주자를 추천해 전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1회용품 줄이기 실천 약속에 동참하는 한편, 다음 주자로 포항시시설관리공단과 경주문화재단을 추천했다. 정태룡 이사장은 “1회용품 줄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앞으로도 ESG경영과 친환경 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023 경북 관광인재 육성 아카데미’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한다. <사진> 아카데미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0월 26일까지 매주 목·금요일 열린다. 대상은 도내 관광업계 종사자 및 관광 창업에 관심 있는 경북도민이다. 참가 신청은 10월 5일까지 온라인 구글 폼을 통해 가능하다. 교육의 자세한 사항은 공사 및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하반기 교육은 관광창업 교육을 중심으로 로컬관광, 관광상품 개발, 사업계획서, 온라인 플랫폼, 관광 빅데이터 강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5회차 교육 진행 후 실질적인 관광창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관광창업 멘토링 1회 제공과 2024년도 경북 관광스타트업 공모전 참가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상반기 아카데미의 관광 기초 교육에 이어 하반기 관광 창업 교육을 통해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직무역량 향상과 예비창업자들에게는 관광 창업으로 가는 귀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 활성화를 위해 오는 24일까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APEC 경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채널 등 공식 SNS 채널에서 진행된다. 각 채널을 통한 서명운동 참여자 중 100명을 추첨해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방법은 각 SNS 채널을 통해 서명운동 페이지(http://url.kr/h4q837)에서 서명 등록 완료하고 화면을 캡쳐한 후 경품 수령을 위한 네이버 폼을 작성하면 된다. 채널별 팔로우(이웃추가, 채널추가) 시 당첨 확률은 높아진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6일 APEC 경주 SNS 채널을 통해 발표된다. 경주시는 오는 11월까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통해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알리고, 대국민 인지도 향상을 위해 대대적인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6일간의 추석연휴 기간 경주에서는 시민과 귀성객, 관광객들을 위한 풍성한 볼거리와 이벤트 등이 펼쳐진다. 연휴 전후로 교촌한옥마을과 황리단길, 국립경주박물관, 경주엑스포공원, 동부사적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등 경주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황금연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추석페스타 경주로 ON’ 주간 운영 경주시가 추석 연휴기간 동안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이벤트와 추억을 선물한다. 시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관광객 유치 극대화를 위해 각종 볼거리와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추석페스타 경주로 ON’ 주간을 운영한다. 먼저 경주 전역에서 공연과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인다. 이달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교촌한옥마을 광장에서 ‘신라오기’와 추석특집 경주국악여행 ‘천태만상’ 공연이 매일 열린다. 공연 관람객 전원에게는 명절맞이 기념품을 증정한다. 10월 1일 황리단길에서는 ‘황남동 카니발 2023’ 음악공연, 교촌마을에는 ‘꿈꾸는 예술무대’와 ‘7080 포크공연’이 펼쳐진다. 10월 5일부터 8일까지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현대미술과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2023 경주아트페어’가 열린다. 특히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한복 입은 방문객은 대릉원 등 주요사적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또 유료 관광지 2곳을 입장할 경우 온누리상품권 1만원을 증정한다. 온라인에서도 실속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주 관광 SNS에서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일 미션 수행자 30명을 대상으로 놀이공원 입장권, 농수산품 할인권을 지급한다. 모바일앱 경주로 ON에서는 숙박업체와 경주로 ON 내 판매상품에 프로모션을 적용한다. 신경주역과 황리단길 일원에서는 경주로 ON 앱 다운로드 확인 시 다양한 게임 참여기회를 부여하고 기념품도 제공한다. 또 동부사적지 일원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 플레이 키트를 10~50% 할인 판매한다. 경주박물관 ‘추석맞이 데굴데굴 박물관 여행’ 국립경주박물관은 추석을 맞이해 ‘2023년 추석맞이 데굴데굴 박물관 여행’을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추석을 맞이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했으며,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 및 영화 상영 등이 마련돼 있다. 박물관 강당에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오늘이’가 상영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배리어프리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다. 영화는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약 20분 정도 상영되며, 상영 이후에는 추첨을 통해 신라 문화와 연계된 상품들을 증정한다. 신라미술관 입구에서는 추석맞이 행사 기간 동안 선착순으로 매일 200명에게 윷놀이 세트를 배포한다. 또한 박물관 야외마당에서는 투호, 윷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사방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 로비에는 십자말풀이 활동지가 비치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박물관을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내 십자말풀이를 풀고, 활동지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해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될 예정이다. 추석맞이 문화행사는 별도의 예약 없이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추석연휴기간 동안 박물관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가족과 즐거운 체험도 함께 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엑스포대공원 ‘한가위 한마당 행사’ 경주엑스포대공원운 긴 추석 연휴를 맞아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이 가득한 ‘한가위 한마당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체험마당과 공연마당으로 나뉘는 ‘한가위 한마당 행사’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공원 내 곡수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체험마당에서는 다듬이놀이, 널뛰기, 말뚝이 떡 먹이기, 활쏘기, 떡메치기, 윷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우리 놀이, 그리고 경품 이벤트 등을 즐길 수 있다. 공연마당에서는 마임, 트로트, 풍선아트, 브라스 밴드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오후 1시와 3시에 열린다. 추선연휴기간 동안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입장료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취약 계층과 소외된 사회 구성원들을 초청해 따뜻하고 풍성한 한가위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피니티 플라잉 공연이 추석연휴에도 이어지며, 추석 당일인 29일 저녁에는 국악창작극 ‘오줌싸개 보희의 꿈’ 마지막 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지구에 불시착한 네온 외계인을 쫓아가는 컨셉의 체험형 야외이벤트인 ‘루미나 네온 카니발’도 추석연휴기간 휴장 없이 진행돼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특히 인피니티 플라잉은 추석연휴 동안 매회 관람객 10명에게 코오롱호텔 숙박권을 비롯 애슐리 식사권, 경주월드 이용권, 뽀로로 아쿠아빌리지 이용권 등을 추첨을 통해 제공, 추석의 넉넉함을 전한다. 한가위 입장료 50% 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입장료 할인은 28일부터 10월 3일까지다. 한복 착용자, 3대 가족, 달 관련 아이템 소지자에 대해 경주엑스포대공원 및 루미나 네온 카니발 입장료를 일괄 6000원과 5000원으로 적용한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해 풍성하고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문화재단 ‘2023 추석맞이 특집 공연’ 경주문화재단은 추석을 맞아 ‘신라오기’와 ‘경주국악여행’이 특별한 의미를 담아 특집으로 펼쳐진다. 교촌문화공연 ‘신라오기’는 고운 최치원의 ‘향악잡영5수’를 소재로 한 전통 연희 마당극으로, 이 작품은 경주의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제작했다. 관객 참여형 창작극으로 구성돼 있어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은 28일부터 30일까지 교촌 한옥마을 광장에서 오후 1시와 3시에 열린다. 또한, 2023 경주국악여행 천태만상 추석특집공연도 같은 장소에서 29일과 30일에 진행된다. 29일 공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정순임 국창과 계림국악예술원, 신라천년예술단, 현무용단의 공연을 만날 수 있으며, 그 다음날인 30일에는 가람예술단과 무연예술단, 블랑의 무대가 진행된다. 추석맞이 문화 행사는 별도의 예약 없이 모든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맞아 신명나고 흥겨운 공연들과 함께 우리 전통과 문화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옥리(獄吏)가 그를 베자 흰 젖이 한 길이나 치솟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석양이 그 빛을 감추고 땅이 진동하고 폭우가 쏟아졌다. 임금이 슬퍼하여 눈물이 용포를 적시고, 여러 재상도 겁을 먹고 근심한 나머지 머리에 쓴 사모에 땀이 배었다. 샘물이 말라 물고기와 자라가 다투어 연못에서 뛰어오르고, 곧은 나무가 저절로 부러지니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울었다. 춘궁(春宮, 태자가 거처하는 궁)에서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 놀던 동무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서로를 돌아보고, 월정(月庭, 춘궁과 같은 의미로 추정)에서 소매를 마주하던 친구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이별을 애석해하며, 관(棺)을 쳐다보고 우는 소리는 마치 부모를 잃은 것과 같았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이차돈의 순교 장면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1층 불교조각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육각기둥 모양을 한 이차돈 순교비가 눈에 들어온다. 널리 알려진 그의 순교 설화처럼, 높이 1m 남짓한 비석 한 면엔 이차돈이 처형되는 순간 꽃비가 내리고 잘린 목에서는 피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돋을새김이 돼 있다. 나머지 다섯 면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칸을 질러 설화의 내용을 글자로 새겨 놓았다. 818년(헌덕왕 13)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시청 인근 동천동에 있는 금강산(해발 177m)은 이차돈 순교비가 발견된 곳이다. ‘삼국유사’ 속 일연이 쓴 주석 등 후대에 전해 내려온 순교 설화에 따르면 이차돈의 머리가 날아가 떨어진 곳도 이곳 금강산이다. 이처럼 금강산엔 이차돈과 관련된 장소가 다수 있다. 이 산 어딘가에 있었을 이차돈의 무덤과 자추사, 일제강점기 이차돈 순교비가 발견된 곳으로 기록되며 논란을 낳고 있는 백률사 등이 그렇다. 백률사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제121호)은 이차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금강산의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눈여겨볼만한 유적이다. 금강산 권역은 아니지만, 지금의 경주공업고등학교 자리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흥륜사도 이차돈의 순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묵호자·아도 통해 불교 전래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중에서 신라는 가장 늦게 불교를 받아들였으면서도,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워 불국토(佛國土)를 이룬 국가였다. 학창시절 배운 것처럼, 신라는 제23대 법흥왕 14년(527)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불교를 공인했다. 고구려가 소수림왕 2년(371), 백제가 침류왕 1년(384)에 불교를 공인한 것과 비교하면 신라는 한참 늦은 시기에 불교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신라의 불교 공인이 ‘대사건’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이 종교가 훗날 민심을 한데 모아 삼국통일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라가 불교를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중국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백제와 달리 신라는 유독 불교에 배타적이었다. 때문에 희생도 컸다. 어쩌면 많은 희생을 딛고 뿌리내렸기에 신라의 불교는 유독 깊고 단단하고 찬란했을지도 모른다. 신라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이차돈의 순교 훨씬 이전이었다. 처음 눌지왕(재위 417~458) 때, 사문(스님) 묵호자(墨胡子)가 고구려로부터 신라 일선군(경북 선산)에 이르렀다. 그 고을 사람 모례는 자기 집 안에 굴방을 만들어 그를 있게 하였다. 그때 양 나라에서 사신을 파견하여 의복과 향을 보내왔는데, 여러 신하가 향의 이름과 용도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향을 가지고 널리 나라 안을 돌아다니면서 묻게 했다. 묵호자가 이것을 보자 그 이름을 일러주며 말했다. “이것을 사르면 향기가 매우 강한데, 그렇게 해서 정성을 신성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신성이란 삼보 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즉 부처와 그가 설한 진리, 그리고 스님들입니다. 만약 이것을 살라 소원을 빌면 반드시 영검이 있을 것입니다” 이 때 왕녀의 병이 위독하여 왕은 묵호자에게 향을 피워 빌게 하였더니, 왕녀의 병이 곧 나았다. 왕은 기뻐하여 예물을 후하게 주었다. 묵호자는 나와서 모례를 찾아가 얻은 물건을 주며 “나는 이제 갈 곳이 있다”고 말하고 작별을 청하였다. 얼마 후 그가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김대문이 지은 ‘계림잡전’(鷄林雜傳)은 신라에 처음 불교가 전해진 사실을 이렇게 전한다. ‘계림잡전’은 신라 제33대 성덕왕(재위 702~737) 때 김대문이 지은 설화집으로,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위 내용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에 모두 인용돼 있다. 그밖에도 신라 제21대 소지왕(재위 479~500, 비처왕이라고도 불림) 때에는 아도화상(我道和尙)이 왔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그는 모례의 집에 와서 묵었는데, 모습이 묵호자와 비슷했다고 한다. 아도와 묵호자가 동일인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소지왕 10년(488)엔 왕궁 내전에서 분향 수도하던 스님과 궁주가 간통을 하다가 잡힌 사건도 등장한다. 소지왕 대에 이미 궁중에 승려가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다른 흥미 있는 부분은 아도가 제13대 미추왕 2년(263)에 왕성의 서쪽 마을에 와서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아도는 시대를 달리한 같은 이름의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묵호자 또한 별명이란 느낌이 강하다. 일연도 자신이 지은 ‘삼국유사’에서 아래와 같이 묵호자를 표현하고 있다. 또 공주의 병을 고친 것도 모두 아도가 한 일이라고 전하니 이른바 묵호(墨胡)란 것도 참 이름이 아니요 그저 그를 지목해서 부른 말일 것이다. 양(梁) 나라 사람이 달마(達磨)를 가리켜 벽안호(碧眼胡)라 하고, 진 나라에서도 중 도안(道安)을 조롱하여 칠도인(漆道人)이라 하는 따위다. 학계의 의견도 비슷하다. 묵호자는 먹(墨)처럼 검다고 해서, 벽안호는 파란 눈(碧眼)이라고 해서, 칠도인은 옻칠(漆)을 한 듯 검붉다고 해서 붙여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신라인들이 자신과 외모가 다른 서역승에게 붙인 별명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얼굴 생김새나 행색이 이상한 사람이 염불이란 것을 하고 불교 교리를 펼 때 마을 사람들은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았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을 죽이려 했다는 기록도 보인다. 이후 오랜 기간 대신들의 반대 등 좌절을 거듭한 끝에 자리 잡은 신라 불교는 신라를 신라답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찬란한 그들의 문화는 불교를 바탕으로 이뤄졌고 정치체제의 안정 또한 불교를 통해 이룩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바로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이차돈의 순교가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김운 역사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