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끝난 논을 지나다 보면 하얗게 포장한 거대한 비닐 뭉치들을 볼 수 있다. 논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의문의 물체가 무엇인지 매우 궁금할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비닐뭉치는 ‘사일리지’라고 하는 것이다. 꽁꽁 싸매었다는 의미에서곤포 사일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일리지는 잎식물을 발효처리해사료로 만드는 작업의 산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볏짚을 사용한다. 볏짚을 압축해서 묶은 후적당히 발효액을 뿌리고 비닐로잘 감아두면 볏짚이 숙성되어 비싼 사료 대신 소나 염소에게 영양가 높고 싼 먹이가 된다. 지난 13일 최해경 씨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 양동마을 관가정에서 내려다본 안강 들의 사일리지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었다.재미있는 것은 사일리지를 공룡알에 비유하는가 하면 소들에게먹일 마시멜로라 표현한 것이다. 공룡알이 이만하면 가장 큰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보다 100배는 더 큰 초거대 공룡이 나올 법하고 이만한 마시멜로를 먹을 소역시 슈퍼 울트라급 특대형일 것이다. 평온한 겨울 들녘에 하얗게 흩뿌려 놓은 사일리지들을 한편의 시와 사진으로 남긴 최해경씨의 위트 넘치는 게시가 인상적이다. 마침 최해경 씨는 최근 들어 ‘길에서 만난 삶의 여정’이란 주제로 글과 사진을 병행하는 일상의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콩과 들깻대로 군불 넣던 어머니의추억, 서울 나들이 때 가본 경복궁 인상, 가을을 물들이는 메리골드와 양동마을 초가지붕 위의 안테나의 풍경이 전하는 가족의 추억, 초등학교 아닌 ‘국민학교’ 동기생들과 쌓은 우정, 세상을 떠난 고모님에 대한 추모, 백련차를대하는 남다른 감성 등이 계절의변화와 함께 묘사되어 있다. 이밖에도 굴뚝 연기와 한옥 문고리,해파랑길에 대한 상념 등 최해경씨 주변의 일상들이 잔잔한 감성으로 묘사되어 심금을 울린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지 않아도 마음이 담긴 글이라면 그게 곧 시다. 일상을 담담하게 써가는 최해경 씨의 삶의 여정은 그래서 시를 적어나가는 사진첩처럼 보인다. 그러니 들녘의 사일리지에게도 특별한 감성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SNS는 즐거워’에서 모처럼 진객을 찾았다
대백화점 목동점, 7층 고객들의 안식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한 ‘보타닉 하우스’에 뜻밖의 전시가 펼쳐져 있었다. 보타닉 하우스답게 여러 가지 식물들의 심어진 공간사이로 자연스러운 톤의 파이프들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세로로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진 모습이다. 주변을 돌며 휴대폰 셔터를 누르는데 간간이 새소리가 울려 퍼진다. 언뜻 파이프들 사이에 동그란 작은 구멍들이 뚫어져 있다. 오후 1시 30분 무렵의 백화점 7층, 한창 영업 중인 만큼 사람들이 하우스에 딸린 커피점 근처에 둘러앉아 담소 나누는 소음 속이라 새소리가 희미하기도 하지만 잠깐잠깐 맑고 우렁찬 소리도 들린다. 조금 더 앉아 있으려니 어디선가 피리소리도 들려온다. 낮게 웅성거리던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대화에 몰입해 있지만 일부는 대화를 멈추고 피리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소음들이 없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곳이 백화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겠다 싶다. 보타닉 하우스에 올라와 있는 고객들을 둘러보았다. 더러는 파이프에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둘러 보지만 대부분은 자신들의 대화에 열중해 있다. 다만 새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작품을 훑어보고 연신 고개를 기웃거리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기자처럼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 살펴보는가 하면 바닥에 깔린 안내문과 하우스 이곳저곳에 설치된 전시회 안내판에 눈길을 주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후 다시 파이프들을 둘러보고 커피점으로 들어간다. 시율 국악음악가 피리소리, 70개 새소리 윤희찬 작가의 하모니 속 자연스럽게 서 있는 지관이 주는 감동 ! 경주가 좋아 경주 양동마을로 와 4년째 경주사람으로 살고 있는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인 한원석 작가와 국악 피리 연주자 시율 작곡가, 전국을 돌며 70여종 새소리를 채집한 윤희찬 작가의 콜라보 전시회 ‘파파게노 리드림(Papageno ReDream)’이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19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 7층 보타닉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 백화점의 고객 서비스 라운지에 설치된 전시인 만큼 고객과 작품, 음악과 새소리가 동화(同化)되는 자연스러운 컨셉의 전시회다. 전시회 안내판만 아니라면 백 화점 고객들이 전시회 중이라는 사실조차 모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광고와 예술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관의 색조가 자극적이지 않다는 기자의 질문에 한원석 작가가 대뜸 물어온다. “광고는 자극적이지만 예술은 감동적이라는 것입니다. 그 감동은 조화를 이루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 믿고요!” 그래서 굳이 눈에 띄는 자극적인 색은쓰지 않았고 그런 차원에서 일부러 새소리나 피리소리도 억지스럽게 넣지 않고 볼륨을 높이거나 고객들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제안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한다. 백화점이라는,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할 광고의 총아인 상업적 공간에 이런 낭만적 감동의 코드를 심었다는 것에서 신선한 충격이 느껴진다. 이럴 때는전시에 몰두한 작가들도 작가들이지만 이런 전시를 흔쾌히 유치한 백화점 관계자들의 품격이 더 놀랍다. 그런 의미에서 한원석 작가는 ‘세련되다’는 말에 대해서도 다소의 이질감을 느낀다. 세련되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신선함이고 이는 다분히 서양적 관점에서 두드러지는 표현이기 믿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은 편하고 부드러운데 그게 우리의 고유 심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파이프들이 지관(紙管)인 이유는 한원석 작가의 오래된 자연주의, 환경에 대한 남다른 애착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 제목이 리드림(ReDream)입니다. 숲에 있었을 수많은 나무들이 나고 자라고 쓰러지는 가운데 그나무들이 인간의 목적에 따라 잘려 나갔고 그런 나무들이 언젠가는 쓰임을 다하고 버려지지요. 그중 아주 일부가 이렇게 지관이 됩니다. 이 지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사람들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한 것이 이번 전시회의골자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원석 작가의 작품 전반에는 철저할 정도의 자연철학과 환경에 대한 신념이 녹이 있다. 보타닉 하우스한쪽에 마련된 한원석 작가의 또 다른전시회에 나온 작품들도 한결같이 그런철학과 신념이 서려 있다. 담배꽁초를 모아 만든 작품들, 마대 포대를 활용한 작품들, 다분히 역겹고 지저분한 소재들은 따지고 보면 인간의 욕심이 만든 산물들인 한편 인간의 무책임으로 버려져 쓰레기가 된 것들인데 이런 것들을 모아 ‘단순한 재활용품’이 아닌 ‘대단한 예술작품’으로 되살린 것이다. 보수적인 곳은 불편할 수밖에 없어. 경주가 지킨 우리 민족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심성 세계에 알리고 싶어 이런 철학은 한원석 작가의 경주와 관련한 화제작들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경주엑스포공원에 전시되어 있는 버려진 스피커를 붙여 만든 대종 작품이나 서울의 청계천과 경주시, 순천시를 비롯,경북도청 원당지 등에 전시 중인 폐자동차의 헤드라이트로 만든 첨성대 작품 등은 함부로 자연을 훼손한 인간들이 그자연에 대해 미안해 하는 반성과 화해의 마음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종에서 나오는 소리나 그 첨성대에서 발현되는 빛들은 단순히 재생된 기계의 소리나 빛이 아닌, 인간의 욕심과 오만을 때리고 일깨우는 겸허하지만 큰 울림의 ‘뇌성벽력’인 셈이다. 한원석 작가는 그 많은 도시 중 경주에 안착한 이유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소개한다. “경주는 우리 민족이 자연과 환경을 아껴온 심성이 온전히 보존된 도시입니다. 경주에 있는 자체로 조상들의 현명한 지혜와 숨결을 배우게 됩니다. 어느 도시보다 보수적이지만 전통을 지키려는 의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경주가 그만큼이라도 지켜져 왔다고 믿습니다” 한원석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작품활동과 건축작업으로 중국에서도 오래 살았고 영국에서도 머물고 있는 것을 비롯 세계 곳곳을 다니지만 결국은 그것이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작업이라 설명한다. 그래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서울은 세계속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거점이고 경주는 한옥의 선이나 봉황대의 능선에서보듯, 우리 민족의 세련되기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심성을 알리는 문화적 거점이라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그래서 다소불편한 점이 있어도 기꺼이 경주에서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보내겠다고 단언한다. 인구절벽 시대, 갈수록 사람이 줄고 한다하는 사람들은 경주를 떠나지 못해 안달인데 이처럼 경주의 속성을 깊이 이해하고 편들어 주는 예술가가 경주에 와있다는 것이 고맙기 이를 데 없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한원석 작가가 뜻밖에 책을 한 권 내준다.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자신의 건축과 공간작업, 설치미술,회화 등 수많은 작업들이 기록된 책이다. 그중 눈에 띄는 한 구절이 이번 전시의 의도에도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 “누군가는 버리고 / 누군가는 줍고 /누군가 흩트리면 / 누군가는 쌓고” 그 많은 누군가들이 버리고 흩트렸을, 원래는 숭고하던 자연들을 하나씩 줍고 쌓아 현대백화점에 구현한 한원석 작가의 꿈은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꾸어야 할 꿈일 것이다. 한원석 작가의 전시회를 가보는 것으로 우리 주변에 지천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에 대해 작게나마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농사가 어렵고 힘들어선 안 돼요. 농사가 즐겁고 재미있어야죠” 냉천블루베리농원을 운영하는 이종준(65)대표는 귀농과 농사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면 얼굴에 미소에 떠나지 않는다. 농사가 가장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라며 귀농을 선택했다는 이 대표. 그는 귀농 전 서울과 울산에서 전산 관련 일에종사했다. 공기업에 근무하면서도 어릴 적 농사에대한 즐거움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자라며 자연스레 농사를 접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언젠가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마음에 방송통신대농업 관련 학과를 이수하며 차근차근준비했죠” 그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와 농사를 시작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꿈꾸던 농업을 시작하게 됐지만 귀농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농사에 올인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맞는농업 작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 농사는 포도와 사과 등 돈이 되는작물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하는 일도있어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죠. 특히 제가선택한 작물에 저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포도와 사과를 시험 삼아 시작했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농업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리고 농약을 치고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아 실패했다는 이 대표. 하지만 실패해도 재미있었다며 또다시 농사에 도전하게 된다. 10여년의 시간이 흘러 이 대표는 우연히 블루베리를 접하고 곧장 관련 교육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귀농에 나서게 됐다. 그가 블루베리를 선택한 것은 일손이 많이 가지 않고 작물 특성만 알면 키우기 쉬운 작물이라 판단해서다. “다른 작물에 비해 손이 덜가는 작물이 블루베리입니다. 특성만 제대로 알면 키우기 쉬운 셈이죠. 일손도 6월 한 달 수확하면 되는 등 저에게 딱 맞는 작물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900여평 농장에 800여그루의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다. 판로는 직거래를 통해 대부분 소진하고 나머지는 로컬푸드로 판매하고 있다. “판로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단골도 많이 생겨서 택배 보낼 정도는 됩니다” 농사를 배우고 배운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 즐겁다는 이 대표. 그는 지금도 방송통신대 대학원 농업생명과학 과정을 배우고 있다. 단순히 블루베리 관련 교육이 아닌 토양의 성질에서부터 다양한 작목과 새로운 농사법 등을 익히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연동해 조절하는 기능에 머물러있는 스마트농법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농업 시설로 변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농장 등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제어 관련한 기술은 적은 비용을 투자해 효과적으로 농장을 제어할 수 있게 되죠. 기회가 된다면 스마트 농업 관련 쪽으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귀농인과 농업인들에게 다양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교육하면서 귀농인들에게 좋아하고 재미있는 농업, 귀농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귀농해서는 안된다. 좋아하는 것이 취미가 되고 그 취미가 농사가 되어야 합니다. 농사가 어렵 고 힘들면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습니다”
경주시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와 기부금 감소로 올해 목표액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의 지자체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 복지증진 등의 용도로사용하는 제도다. 본인 주소지를 제외한 전국의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이하 금액을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에게는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또한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액의30% 내에서 지자체 답례품을 받을 수있다. 경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과 지방재정 확충 답례품제공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편집자주 ↑↑ ‘고향사랑e음’사이트를 접속에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금액·건수 감소 경주시 고향사랑기부제 기부 금액과 건수가 점차 감소 추세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사랑기부제 모금액은 10월 기준 3억2000여 만원이며 모금 건수는 221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분기에 모금 건수 979건, 모금액 1억3588만원으로 가장 많은 모금액과 건수를 기록한 후 2분기 모금건수753건, 3분기 328건으로 줄어들었다. 모금액도 2분기 1억1473만원, 3분기 5159만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참여가 줄어들면서 올해 경주시가 목표한 금액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주시는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목표 금액을 5억 원으로 정하고 기부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기준고향사랑기부제 기부금액은 약 3억2000여 만원으로 목표액의 64% 달성에 그치고 있다. 상반기까지 목표금액 50% 달성했지만 하반기 들면서 모금액과 건수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연말까지 홍보를 통해 올해목표액 달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 담당자는 “전반기에 기부제 참여가 많아 하반기는 참여가 줄었다”면서 “절세를 위해 연말 기부제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홍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고향사랑기부제가 목표액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국 평균보다는 높은 수치다. 지난 8월 기준 각 지자체 고향사랑기부금은 목표액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경주시는 이미 지난 6월목표치 50%를 넘어선 상태다. ↑↑ ‘고향사랑e음’ 번거로운 인증 절차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부제 문제점 개선해야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를 위해 문제점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면서 사용의불편성, 답례품 다양성 부족, 홍보 등의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고향사랑기부제는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 서비스가 유일하다. 오프라인으로는 NH농협 창구를 통한 기부가 가능하지만 이용율이 높지 않다. 대두분 ‘고향사랑e음’ 사이트를 통한 기부가 이뤄지는데 번거로운 인증 절차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민간이 운영하는 다양한 고향납세 포털 사이트로 이용자가 편리하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고향납세 사이트는 2022년 기준 30여 개로 기부자들이 간편하게 기부, 답례품선정, 사용처 선정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기부금 사용처의 불분명성도 기분 문화 정착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모금된 고향사랑기금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및 청소년 육성·보호△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 추진으로 명시될 뿐 명확한 사용처가 없는 상황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는 “좋은 취지로기부제에 참여했지만 기부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다”면서 “기부금을모은 후 사용처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부금이 어디에 쓰일지 먼저 제시된다면더 많은 이들이 기부에 참여할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고향사랑기부제로 모인 기부금을 장애인 단체 버스 교체 사업비로쓸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노후한 장애인 버스 교체 지원비로 예산 2억2000여 만원 책정한 상태다”면서 “집행은 내년으로 계획돼 있으며 올해 더 많은 기부금이 모이면 사용처를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기부 사이트인 ‘고향사랑e음’에 카카오톡 인증 방법 추가 등을 통해 기부 절차간소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5㎝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경주 남산열암곡 마애불상을 지지하는 암반이 침하하고 있어 보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나타났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 8일 공개한 ‘2022년 중점 관리 대상 문화재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열암곡 마애불상의 점검 결과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열암곡 마애불은 지난 2007년 5월 경주남산에서 발견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된 불상이다. 발견 당시 불상은 머리가 아래쪽을 향한 채 엎어진 상태였지만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불과 5cm 떨어져 원형이 보존된 상태였다. 발견 이후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불상을 세우기 위한 용역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점검 결과 암반 침하가 확인돼 불상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기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마애불상이 있는 암반의 상·하부와 중심에 센서를 설치해 수치를 측정한 결과 암반 침하 또는 미끄러지는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19∼2022년까지 계측 결과를 보면 암반의 중간부가 수직 방향으로 최대 6.5㎜까지 침하했다”며 “상부는 경사면을 따라 최대 3.1㎜가량 미끄러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3년간 계측한 내용을 보면 불상의 오른쪽 이마,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의 오른쪽 부분 등 오른쪽에설치한 센서 변화량이 왼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향후 불상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암반 상부(불상 하부)에서 최대 21㎜가량, 하부에서도 9㎜ 내외의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최근 주변 정비 등이 이뤄졌으나 향후 지진 등으로 큰 폭의 침하 또는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에 평균 2㎜ 정도 변화가 있었다면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경주시에 결과를 통보했으며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첨성대 동측 기단부 미미한 침하 지속 국보인 ‘경주 첨성대’ 역시 꾸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의 모니터링 점점 결과 ‘C등급’으로 평가받은 것. 분석 결과 첨성대 몸체와 기초부에서 눈에 띄는 구조적 변형은 없었으나, 기단부에서 침하 여부를 계측한 수치가 일부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재 표면의 오염도 역시 유형에 따라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원은 2016년 지진 이후 기울기 수치 변화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고, 상단정자석 가운데 일부는 2018년 대비 5㎜가량 안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모니터링(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북측 기단부는 초기 대비 -2㎜ 내외에서 증감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동측 기단부는 침하 수치가 미미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석재의 표면 풍화 상태는 비교적 건전하고, 생물오염의 활력도 비교 결과에서도 오염이 급격히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보탑 기단부 상부 빗물 고여 현장관리 필요 국보인 ‘경주 불국사 다보탑’은 석탑서측면 북측 옥개받침석에서 염풍화와 박리·박락, 균열이 발견돼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원이 보존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석탑의 일부 표면에도 박리·박락, 입상분해, 지의류 서식이 발견돼 보존처리 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또 석탑 기단부 상부에 빗물이 고이며 기단 내부로 침수되는 현상이 발견돼 배수로 주기적 점검과 청소 등 상시적인 현장관리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다보탑의 관리등급은 주의관찰에 해당하는 ‘C등급’으로 판단했다. 석굴암 내 제6상(야차상) 보존조치 필요 역시 국보인 경주 석굴암 석굴도 ‘C등급’을 받았다. 조사 결과 석굴암 내·외부, 공조실 돔 등의 균열부에서 추가적인 변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조 설비와 관련해 지반 전달 진동도 기준치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설비의 안정적 운용과 장기적인 미세진동 영향을 감안해 공조 설비를 실외에 별도로 구축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팔부신중 제6상(야차상) 왼쪽 팔에서 박리·박락이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 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분황사 모전석탑 백화현상 확대 국보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지난 1915년 해체수리에 사용된 석탑 내부 보수물질로 인해 표면을 하얗게 만드는 백화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원은 백화 발생 물질의 유출 방향이 변경·확대되고 있어 주기적인 점검과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원은 “백화현상은 1층 탑신석 남쪽면 우측과 동쪽면 좌측에서 추가로 발견됐고, 백화발생 물질의 유출방향은 탑신 중심으로 변경·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3회 모니터링 분석 결과 빛을 이용해 식물체 생육을 진단하는 정규화식생지수가 평균 0.008로 양호하지만, 향후 모니터링을 위해 주변 수목 정비가 필요한 것으 로 진단했다. 연구원 모니터링 결과 분황사 모전석탑 역시 ‘C등급’을 받았다. 석빙고 천장 석재 일부 균열 등 발견 보물인 석빙고는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 연구원은 석빙고 천장인 홍예 좌우측을 중심으로 석재 균열과 박락, 표면 오염 등이 부분적으로 확인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석재 표면 박리의 경우 실내 온·습도 변화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빗물에 의한 내부오염, 변색, 생물 피해, 부분적인 토사 유입 등이 확인돼 주기적인 현장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석빙고 동·서측 및 북측 벽면의 석재에는 배부름이 확인되나 진행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상 ‘E등급’ 선도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보물 ‘경주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상’은 수리에 해당되는 ‘E등급’을 받았다. 마애여래삼존상의 본존불 좌우측면에 다수의 수직·수평·교차 방향의 다양한 불연속면이 발달돼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특히 마애여래삼존상을 받치고 있는 암반 균열의 진행양상이 우려돼 손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장기적 보존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암반의 가장 자리와 상부에 초본류, 좌측 불상 주변에 는 지의류 등의 생물피해가 확인되는 만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암반의 가장자리와 상부, 좌측 불상 주변에 생물로 인한 피해가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면서 “학술연구 결과와 암반의 재질적 특성을 고려한 보존방안 마련과 함께 지속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암반 보존상태 취약 보물인 ‘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도 수리가 필요한 ‘E등급’을 받았다. 마애여래좌상은 응회암 재질로 높은 공극율과 약한 강도로 인해 조각 부분의 박리박락, 입상분해, 탈락 등 표면손상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부는 공 동화에 따라 구조안정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또 본존불 좌우측면에 불연속면이 수직과 수평, 교차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고, 다층형태인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암반 표면 오염 또한 2018년부터 넓어지고 있으며, 강장가리와 상부 등은 초본류 등의 생물이 확인돼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원은 “암반 전체의 보존 상태가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암반 표면풍화 및 하부 공동부에 대한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면서 “경주시가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에 대한 보존처리를 올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지난해 점검한 중점 관리 대상은 국보, 보물, 사적 등 총 26건이다. 이 가운데 ‘주의 관찰’ (C등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례는 총 17건이었고, ‘정밀 진단’(D 등급)은 1건, ‘수리’(E 등급) 8건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신라문화원 경북남부문화재돌봄센터는 지난 9일 조선시대 전통가옥인 덕양재(경상북도 문화재자료)에서 한국가스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함께 문화재 안전점검 및 관리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문화재 사전 예방적 관리체계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관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국가스공사 임직원 10여명과 돌봄센터 직원 7명이 참석했다.
경북 장애아동 양육지원사업을 위탁·운영하는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가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했다.<사진> 이번 워크숍은 7년 이상 장기근속한 장애아동 돌보미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창장 수여, 소진예방, 스트레스 관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박 3일간 실시됐다. 참여자들은 "오랫동안 돌보미로 활동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이번 워크숍을 통해 장애아동 돌보미로서의 자부심을 키우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7년 이상 장기근속한 돌보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뜻깊었으며, 이런 워크숍이 계속 진행돼 후배 장애아동 돌보미들이 더 나은 처우를 받으며 장애아동 양육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받고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봉구 센터장은 "현장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아동 돌보미들이 경상북도 장애아동 양육 가정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스트레스 해소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계획해 장애아동 돌보미의 처우를 개선하고 보다 전문적인 장애아동 양육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장애아동 양육가족지원사업은 18세 미만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아동과 생계 및 주거를 함께 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은 지역의 행정복지센터를 통하면 된다.
경주와 포항 해역에 연안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밤부터 동해 해상을 중심으로 8~14m/s의 강한 강풍이 불고 1~3m의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 또 12일부터 다시 2~4m의 높은 물결로 풍랑특보 발표 가능성이 있어 5일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포항해양경찰서(서장 성대훈)는 10일부터 14일까지 연안해..
한국시니어클럽협회(회장 조범기)는 「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시니어!」라는 슬로건으로 2023 대한민국 노인일자리박람회가 10월 26일 목요일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국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 어르신 4천여 명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는 전국 노인일자리 발전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서울특별시의 지원으로 진행되며 또한, 금융감독원, 스타벅스, 애경, 도로교통공단등이 후원하여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노인일자리 생산품을 소개하는 박람회 부스운영과 아젠다 선포식, 기념식 및 축하공연 등이 진행되었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조범기 회장은 “보건복지부와 서울특별시의 후원으로 뜻깊은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노인일자리가 다양한 세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생애주기 전환 대비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어르신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 힘 박대출 국회의원(경남 진주시 갑), 박성민 국회의원(울산 중구),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국회의원(서울 성북구갑),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 박문수 과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내년 4월 10일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 ‘예비후보자 등록 설명회’가 오는 22일 오후 2시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 2층 회의실에서 개최된다.이번 선거(경주시선거구)의 예비후보자 등록은 12월 12일부터다.등록은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신청할 수 있다.이번 설명회는 예비후보자 등록신청 방법, 선거운동..
서예로 쓰는 삶 서예에 대한 열정을 시작했을 때, 그것은 단지 작은 가게의 메뉴판을 내 손으로 쓰기 위한 작은 시도였다. 내가 쓴 글들은 나의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생각들을 없애줬다. 대신 긍정과 희망,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제 작은 식당의 주방 밖,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그 작은 시도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글 서예를 통해 내가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듯이 나는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묵향 가득한 글귀를 종이에 새기는 그 순간, 내 가슴에도 그 글귀가 새겨진다.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힘과 경험, 이것이 바로 내가 한글 서예를 사랑하는 이유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장 건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국회에서 아직도 표류 중이다.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국회 산업위 심사는 이번 21대 국회 내에서 고준위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기 내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되며 내년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경주시를 비롯한 원전 소재 지자체들과 방폐장을 운영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이 고준위특별법 조속 제정을 촉구해왔지만 현재 여야의 입장차이로 한치 앞도 못 나가고 있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체계, 부지선정 절차, 원전 내 저장시설 용량 등을 담은 3건의 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원전과 고리원전, 그리고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는 차례대로 포화 시점에 이른다. 하지만 법 제정은 공론화가 시작된 지 10년 넘게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이 때문에 고준위 방폐물이 포화돼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하는 사태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을 건설하기까지 10년 넘는 기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시한은 촉박하다. 고준위특별법이 통과돼도 부지선정과 주민 설득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이번 국회 내에서 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일 열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23 추계학술발표회에서 “세계 원전운영 상위 10개국과 비교해 고준위방폐장 부지선정 전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해 고준위특별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한다”고 했다. 현재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에 대한 부지선정을 완료했으며 일본, 독일, 캐나다, 영국, 체코, 스위스 등은 부지선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부지선정에 첫 발도 못 뗀 나라는 원전 운영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사용후핵연료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로 이동하기 전까지 상당기간 원전 내 보관해야 하기에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고준위특별법은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 여야가 이제라도 극한대립을 멈추고 법안 처리에 지혜를 모아 주길 바란다. 또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운영 중인 지자체에 특별지원금 지급 등 합리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11월은 단풍 구경에 나서는 입산객이 증가하고, 경주지역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그야말로 행락철이다. 그럼 만큼 가을철 산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10월말까지 최근 3년여간 경주에서 총 2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다쳤다. 또 산불로 소방서 추산 2억620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유림에서 20건의 산불이 발생해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유림 3건, 공유림 2건이었다. 가을엔 봄철만큼 산불이 빈번하지는 않으나, 건조한 기후로 인해 대형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 이 시기 산불의 대다수가 등산객이나 약초 채취자 등 입산자에 의해 발생한다. 경주시가 11월부터 연말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구성해 산불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산불 예방을 위해 마을 방송장비와 차량용 앰프를 이용한 홍보활동과 함께 화기 소지 입산자와 산림 내 흡연자 등을 집중 단속한다. 산불발생 시 초기 진화를 위해서는 경주소방서 등 유관 기관과 연계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불이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가해자에게는 과태료 부과 및 사법처리 등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가을철 산불이 위험한 것은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난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생활 속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행락철을 맞아 1년 중 산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기에 등산객의 이기적인 행동은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다. 산에 갈 때는 라이터 등 화기를 아예 소지하지 않은 것이 현명하다. 산에서 나무가 자라는 시간은 100년이 걸리지만, 불이 나무를 태우는 시간을 1초라고 한다.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신속한 진화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 산행하기 좋은 가을철, 산불 안전에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장기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진로검사 혹은 직업흥미검사로 일컬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진로적성과 관련된 심리검사가 개발되어 있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진로적성검사는 홀랜드의 직업흥미이론에 따라 6개의 영역으로 구분된 흥미 코드를 기반으로 한다. 검사 결과는 피검자의 유형에 맞는 코드를 한 개부터 많게는 세 개까지 도출하게 되어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로검사를 하고 그 결과지를 받아보면 간혹 당혹스러운 경우를 만날 때가 있다. 흥미 코드가 하나도 도출되지 않는, 이른바 ‘0코드’를 접하게 되는 경우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이런 ‘0코드’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대와 무관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흥미 코드가 하나도 도출되지 않는 상태를 생각해보자. 이 상태는 피검자의 마음속에서 ‘꿈’이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백지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꿈’이라고 표현하는 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내면 속에서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상태는 굳이 ‘0코드’가 아니더라도 흥미코드 간의 분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세상에는 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은데, 바라는 것이 없다는 상태를 상상해볼 수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그런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을 생각보다 자주 접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무의식 속에 특정 분야에 대한 자신의 흥미감을 내재하고 있다. 그 흥미가 의식 위로 올라오면 자신만의 꿈으로 구체화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 흥미는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만 존재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동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그의 흥미가 재능으로 드러날 정도로 명확하고 흥미의 크기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흥미를 스스로 꺼내고 그것을 꿈으로 구체화시키는 의도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것이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고,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크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보통의 사람들 중에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동기를 통해서 흥미를 무의식 속에서 꺼내는 경우도 있다. 그 특별한 동기가 만들어지는 가장 좋은 단위는 가장 많은 시간을 접하는 가족이다. 부모의 직업이나 재능이 자신의 흥미와 동일하고 그 부모가 그런 재능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표현하는 경우가 가장 좋은 동기이다. 혹은 부모나 가족 구성원들이 나의 흥미가 의식 위로 떠오를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대해 허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동기가 된다. 간혹 상황적으로 부모의 직업이나 재능을 억지로 이어 가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오히려 자신의 흥미를 억누르게 되어 흥미가 꿈으로 이어지기 어렵게 만들어 내 꿈의 동기가 되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성적과 입시제도를 중심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거나 혹은 그것조차도 방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흥미와 성적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두고 우선 순위를 정하라면 대부분 성적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분위기이다. 아이들의 내재된 흥미를 찾고 격려해서 꿈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다소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청소년기를 거치는 어느 순간에 자신의 흥미를 인식하고 그것을 꿈으로 구체화 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하고 그 수도 적다. 일반적으로는 그런 순간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좋은 학업 성적을 기대하기 이전에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라고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도록 폭넓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관심이 있는 활동을 접하게 되면 ‘나는 왜 이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그것이 꿈으로 구체화 되도록 해야 한다. 꿈은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찾아다녀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학계에서 나는 독고다이로 통한다. 독고다이는 특공대(特攻隊)라는 말의 일본어 발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집불통 독불장군을 일컫는다. 나의 시각이나 사고방식이 매사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학술논문을 작성할 때는 꼭 선학들의 선행연구에 대해 문제 제기와 비판을 하면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아마 그래서 고고학 연구자들이 뒤에서 나를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 반감이 없고 오히려 좋아한다. 그러한 성향 탓인지 근래 한창 논의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올여름도 적지 않게 더웠고 길었다. 앞으로도 여름에는 기온이 계속 올라가서 더위와 가뭄 혹은 물난리로 많은 사람이 희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후 위기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배출된 탓이 크다고 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지구 온난화는 현실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울릉도 인근과 동해에서 그렇게 많이 잡히던 오징어가 현저하게 줄었고 명태의 어획량도 급감하여 러시아산을 먹고 있다. 과거 대구를 중심으로 능금[사과]이 많이 재배되었으나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이제 의성, 청송, 안동, 풍기, 제천, 단양 등에서 사과가 많이 재배된다. 또 이상한 곤충들이 출몰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기후 온난화를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나나나 망고 같은 것은 아직 재배가 불가능하여 비닐하우스에서만 가능하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기온 상승이 있어도 아직은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 온난화를 걱정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겨울 날씨는 상당히 춥다. 어떤 사람들은 한파도 지구 온난화와 연동되어 있다고 한다. 기후 온난화와 관련하여 먼 과거, 예를 들면 2억6000만 년 전 공룡이 많이 살던 시기로 우리에게 ‘쥐라기 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중생대에는 인간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기온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았다. 당시는 경주 상당 부분이 바다로 덮여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때는 기온이 높아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아는가. 필자가 ‘선사고고학’을 가르치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인간의 적응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데리고 경주 보문 물천리로 답사를 간다. 거기 가서 조개화석을 채집해 가지고 와서 강의실에서 토론을 한다. 바다에 서식하는 조개 화석이 왜 내륙에서 나오는지. 이는 한때 그곳이 바닷물에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 시절 국사와 세계사 시간에 과거 빙하기(氷河期)와 간빙기(間氷期)에 대해서 배웠고 지금도 배운다. 약 200만 년 전에 빙하기가 시작되어 일정 기간 지속되다가 기온이 올라가는 간빙기가 있었다고. 그간 모두 네 번의 빙하기와 세 번의 간빙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홍적세(洪積世)이고 대략 1만2000년 전을 전후해서 기온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는 후빙기(後氷期) 혹은 충적세(沖積世)로 불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또 하나의 간빙기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하여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홍적세 동안의 간빙기에는 지구상에 인구수도 많지 않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자동차, 공장, 그리고 비닐하우스 등은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무슨 현상에 의해서 과거 지구의 기온이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했는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리해서 지금 기온이 올라가는 것이 일방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때문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과거에 그랬듯이 온도 변화는 자연 현상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법석을 떠는 것이 일부의 경제적 이득과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다른 한편, 이 간빙기가 지나고 빙하기가 도래하면 어쩌나 걱정된다. 과거 빙하기에 해수면이 낮아져서 중국대륙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열도가 모두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던 적이 있었다. 도대체 날씨가 얼마나 추웠길래 해수면이 그렇게 줄어든단 말인가. 더워서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 상에 변화가 오듯이 추워지면 그 반대의 현상이 발생한다. 더워지는 것보다 추워지는 것이 우리들에게 더 고통스럽고 위험할 수도 있다. 우선 식량 생산이 급감할 것이니 말이다. 추워지면 전국에 사과 농사는 잘될지 몰라도 벼농사는 아주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근래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민족은 밥심으로 버티는 사람들이다. 몇 십 년 만에 온도가 1-2도 상승했다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일장일단이 있을 터이니. 날씨는 들쭉날쭉한 것이 정상이다. 이래서 내가 ‘독고다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영양남씨 우암(寓庵) 남구명(南九明,1661~1717)은 영해(寧海) 원고리에서 부친 한계(閒溪) 남상주(南尙周,1626~1688), 모친 경주이씨 이진(李璡)의 따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모친상을 당해 부친을 따라 대둔산(大芚山)으로 이거하였고, 27세에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이듬해 부친상을 당해 처가가 있는 경주 불국사 근처로 이거하였고, 이후 33세에 식년시 병과에 합격해 권지성균관 학유(學諭)가 되었다. 옥천(玉川) 조덕린(趙德鄰)은 우암의 부친 묘갈명을 지었고, 우암의 묘지명에서 “신축년 3월 영해 원고리 집에서 태어나 늦은 나이에 월성으로 장가들어 스스로 ‘우암’이라 불렀다. 과천현감을 버리고 돌아와 영지 가에 집을 짓고 그 안에서 독서하고 학생을 가르쳤으며, 몸소 밭 갈고 농사지어 자급자족하였다. 기해년 10월 25일 우암에서 죽었다(君以辛丑三月日 生于寧海元皋里第 晩家于月城 因自號寓庵 棄果川歸 結屋于影池之畔 讀書其中 訓學諸子 敎授生徒 力耕稼以自給 己亥十月二十五日 考終于寓庵).”라며 그의 생애를 짧게 기록하였다. 우암과 경주의 인연은 처가의 인연으로 시작되었고, 불국사 방면 영지 못 서쪽에 작은 집을 짓고 자연과 동화되어 여생을 지냈다. 우암은 51세에 1711년 5월에 과천현감이 되었으나 나아가지 않고, 영호(影湖) 서쪽에 ‘우암(寓庵)’을 짓고 자신의 호로 삼았다. 평소 벼슬에 뜻이 없었지만, 형 남노명(南老明)의 권유로 제주 통판 등 요직을 역임하는 벼슬길에 나아갔으나 안타깝게도 59세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이형상(李衡祥), 이익한(李翊漢), 조덕린(趙德鄰), 권이진(權以鎭) 등과 교유하였고, 사후에 조덕린이 「묘지명」을, 해좌(海左) 정범조(丁範祖)가 「묘갈명」을, 이헌묵(李憲默)이 「묘갈명지(識)」 등을 지어 그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특히 1712년 제주 통판(通判)이 되었고, 1713년 대기근의 참상을 기록한 「흉년기사(凶年記事)」를 지어 진휼책을 제시하였고 진정(賑政:구휼에 관한 정사)을 펼친 공으로 통정대부에 가자(加資)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숙종 42년(1716) 11월에 제주의 진정(賑政)을 살피는 과정에서 파직과 가자를 삭탈 당하였다. 오히려 경주인 우암 남구명은 손자인 활산(活山) 남용만(南龍萬,1709~1784)과 증손자 치암(癡庵) 남경희(南景羲,1748~1812) 등 경주의 우수한 선비의 연결고리로 더욱 회자(膾炙)된다. 우암은 농가의 정취를 담은 「전가즉사(田家卽事)」를 통해 경주 영호(影湖)에 돌아와 농가(農歌)를 들으며 한가로움을 즐겼다. 境僻稀逢識者過(경벽희봉식자과) 후미진 곳이라 간간이 아는 사람 지나가고 隔籬朝暮聽農歌(격리조모청농가) 아침저녁 울타리 사이로 농요가 들린다 閒扶竹杖看新稻(한부죽장간신도) 한가히 대지팡이 짚고 자라는 벼를 바라보니 畦外泉聲雨後多(휴외천성우후다) 비 온 뒤에 땅 너머로 물소리가 많아진다 「영지조어(影池釣魚)」에서는 은자의 여유로운 시간과 자식의 사랑을 표현한다. 日暮肩竿下釣磯(일모견간하조기) 저녁에 낚싯대 어깨에 메고 강가로 내려가니 雨痕猶在綠蘿衣(우흔유재록나의) 은자(隱者)의 푸른 벽라의(薜蘿衣)에 빗방울 떨어지네 嬌兒迎出柴門語(교아영출시문어) 어린 자식이 사립문에 나와 인사하고 獵得金鱗幾許歸(엽득금린기허귀) 금빛 물고기 몇 마리 잡아서 돌아가네 우암이 머무는 작은 집은 협소한 공간이지만 영지의 넓은 공간을 방해하지 않는 조화의 장소였다. 하지만 훗날 활산 남용만은 영호서당(影湖書堂)에서 묵으며 모기ㆍ날벌레에 시달려 밤새도록 잠들지 못하자 그 고통을 시로 승화시켰는데 참으로 위트가 넘친다. 蚊聚成羣震若䨓(문취성군진약뢰) 모기가 떼 지어 우레처럼 진동하고 壁虫鋪席又生猜(벽충포석우생시) 벽의 벌레가 자리에 깔리니 원망이 생긴다 偏憐蝴蝶無尖吻(편련호접무첨문) 사랑스런 나비는 뾰족한 입이 없건만 達夜蘧蘧不敢來(달야거거불감래) 밤새도록 앵앵거려 잠이 오질 않네 *『활산집』권2 우암 남구명의 생애 가운데 경주와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해에서 경주로 이거한 이력과 경주로 오면서 맺어진 학맥의 연관성은 경주학을 연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가 머문 ‘우암’ 공간은 경주에 세거한 영양남씨의 가학 계승과 유림의 후학양성을 위한 곳으로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삼삼오오 사람이 모이면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야기는 오래가지 않고 짧은 침묵과 함께 하나둘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말소리는 멈춘다. 무슨 판타지소설의 서두 같은가? 아니다. 이건 아줌마가 보는 요즘 세상 이야기다. 남녀노소 불문이다. 장소도 상관없다. 아줌마는 무섭다. 두렵다. 아줌마가 어렸을 때는 흙을 벗 삼아 놀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다수가 개인주택에서 살았고, 집에는 장난감이란 존재하지 않았으며, 텔레비전에서는 하루 30분 정도만 어린이용 만화를 보여줬다. 그러니 학교를 파하면 집 밖으로 나가 동네 친구들과 놀았다. 주변에 있는 것을 갖고 놀 줄 알았고 친구들과 지내며 나름 작은 사회를 경험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아파트나 빌라, 주택지구라고 불리는 곳에서 많은 이들이 모여 살다 보니, 누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없고, 흉악범죄 뉴스라도 나오면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자주 모인다. 그런데 아이들의 말소리는 없다. 미끄럼틀 여기저기에서, 시소에 앉아서, 그네를 타면서도 아이들은 거의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다. 옆에서 가서 들어보면, 지금 보고 있는 게임에 대한 진행이나 감탄사, 아이들과 나누는 카톡에 대한 이야기(둘이 같이 들어가 있는 카톡방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 톡을 올리고 있다), 아니면 한 친구가 하는 것을 옆 친구들이 함께 보고 있는 정도다. 어른들이라고 다를까? 식당에서 일행이라고 함께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일행이 하는 일은, 거의 핸드폰을 손에 들고 고개를 숙이는 일이다. 시대가 변했다고 이해해야 하는가? 스마트 시대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고 싶은가? 아줌마는 심히 걱정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식 밖의 일들의 모든 원인을 이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로 발전했고,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뤄낸 결과로 엄청난 발전의 그림자는, 빈부격차와 각종 졸부를 만들어냈고, 졸부들은 그 이름에 맞는 갑질을 했고, 그 갑질을 몇 번 학습한 대중들은 ‘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단계를 거치며 몰지각한 사람을 양산했고 그것을 답습한 아이들은 또 어떤 어른들로 자라났는지 안 봐도 뻔하다. 그 결과가 지금 뉴스에서 나오는 각종 갑질과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가 세상에 나온 지 이십 년이다. 뽀로로를 보고 자란 친구들이 20대 청춘들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것은 그보다 짧지만, 남녀노소를 모두 중독에 빠지게 할 만큼 그 힘은 강력하다. 단순히 대화를 빼앗긴다고, 게임중독에 빠지게 한다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만날 때는 열심히 이야기 나누고, 스마트폰은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한다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 아이는 인플루언서, 유투버활동을 하면서 이미 그쪽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타당한 이유를 대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면서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오히려 더 좋게 활용하고 있는 분들도 더러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아줌마는 인터넷 세상은, ‘소통’은 없고 ‘쇼맨십’만 있다고 말하고 싶다. 유투버가 되었든 아프리카tv가 되었든 그곳은 진정한 소통을 하는 곳이 아니다. 진실한 이야기를 나눌 벗을 거기서 만들 수 없다. 거기는 수익창출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이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한글이라는 문자는 알지만, 글자만 알 뿐, 문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행간을 이해하는 능력이 낮다는 소리다. 학원에서 배운 문해력은 테크닉을 익힌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의 크기를 키워야 문해력이 성장한다. 그리고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을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소통의 비장의 무기다.
1852년 헝가리 출신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레메니(Eduard Remenyi/1828-1898)는 함부르크에서 독주회를 연다. 당시 레메니의 연주회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19살 청년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는 이듬해 봄에 레메니와 함께 연주 여행(브람스가 레메니의 반주자 역할을 했다.)을 떠나는데, 이는 브람스 인생의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 된다. 당시 헝가리는 집시들에게 관대한 편이어서 이들로 인해 집시음악이 성행했다. 집시음악은 비애와 정열이 뒤섞인 이국적인 선율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레메니는 여행 중에 집시 풍의 연주를 브람스에게 자주 들려줬다. 이는 브람스가 헝가리 무곡(1869년 1, 2집 출간)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훗날 레메니와 표절시비가 붙어 소송까지 벌이지만, 헝가리 무곡은 30대의 브람스가 작곡가로서 이정표를 세운 매우 중요한 곡이었다. 그리고 이곡은 브람스가 아꼈던 음악가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1841-1904)가 슬라브 무곡을 작곡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연주여행의 결과는 헝가리 무곡뿐만이 아니었다. 브람스는 레메니와의 연주여행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먼저 1853년 레메니처럼 헝가리 출신이자 20세기 중반 가장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요아힘(Joseph Joachim/1831-1907)을 만나게 된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브람스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요아힘은 편지를 써서 당시 유력 음악평론가였던 슈만(Robert Schumann/1810-1856)에게 브람스를 소개한다. 슈만 역시 젊은 브람스의 재능에 감탄하게 되고, 같은 해 평론 ‘새로운 길’을 발표하여 브람스의 이름을 온 유럽에 알린다. 브람스와 슈만의 만남은 오래갈 수 없었다. 슈만이 이듬해인 1854년 라인 강에 투신하는 해프닝이 있어났고, 이후 정신병원에 있다가 1856년 사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아힘과의 우정은 지속되었다. 브람스는 1878년 불후의 명작인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여 요아힘에게 헌정한다. 이듬해 브람스가 지휘하고, 요아힘이 연주하는 환상의 연주회가 열렸다. 새로운 만남의 마지막 방점은 슈만의 아내 클라라(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1819-1996)에게 찍혔다. 브람스는 14살 연상의 그녀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슈만이 죽은 후에도 40년 동안 내색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1896년 클라라 슈만이 죽자 브람스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1897년 브람스도 간암으로 결국 사망하고 만다.
우리 사회에 언젠가부터 ‘꼰대’라는 말이 남성 노인들을 경멸하거나 비하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주장만을 옳다 여기고 남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아랫사람들을 자기의 의견 위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꼰대라고 부른다. 이 말은 또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만 열심히 떠드는 사람들을 일컫기도 한다. 구태의연하고 나잇값 못하면서 말만 많은 사람들,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성가신 상대인 셈이다. 사회전반에 꼰대라는 말이 나도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다분히 노인들이 스스로 불러 일으킨 결과다. 이들은 스스로를 틀 속에 가두는 것은 물론 그가 속한 단체나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이런 노인들은 정작 행동해야 할 때는 웅크리고 나가지 않고 돈을 내야 할 때도 뒷전으로 빠져 눈치만 본다. 걸핏하면 ‘나때는 말이야’를 외치다 급기야 꼰대에 붙여 ‘라떼’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이르렀다. 노인들이 꼰대가 되는 여러 요인 중 자신의 과거에 집착해 그것을 최선으로 여기는 편향성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그럴듯하다. 다시 말해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게 누구건 과거의 자기에게 최소한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젊어서 잘 나가던 사람들이 나이 들어 잘 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이기지 못해 말로 때우는 것이 꼰대질이라는 것이다. 이런 꼰대들이 보면 화들짝 놀랄 만한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많은 남성들이 꼰대 소리 들을 만한 64세에 세계 최초로 쿠바와 미국의 플로리다 사이의 해협 160km를 수영으로 건넌 장본인이다. 더구나 그 주인공은 남성도 아니고 여성이다. 영화 ‘나이에드의 다섯 번째 파도(2023/지미 친 감독)’의 실제 주인공인 다이애나 나이에드(Diana Nyad 1949~)는 장거리 수영 선수로 1974년에 걸프 해협, 1975년에는 맨해튼 둘레 45km, 1979년에는 바하마의 노스비미니에서 플로리다의 주노비치까지 164km를 횡단해 주목받았다. 이에 앞서 28세이던 1978년에는 영화의 주무대인 쿠바의 하바나에서 플로리다의 키웨스트까지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거리 수영 횡단을 시도했으나 42시간 동안 122km를 수영한 채 실패했다. 그로부터 33년 동안 수영을 쉰 나이에드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와 염려를 뒤로한 채 2011년 60세에 자신이 젊은 시절 포기했던 쿠바~플로리다 구간에 다시 도전한다. 특히 이때 나이에드는 상어방지용 철책까지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온몸으로만 수영하는 극단의 방법을 시도했다. 보통의 영화에서는 이쯤 되면 드라마틱한 성공담이 그려질 법하다. 그러나 이 도전은 강한 해류와 바람으로 17시간만에 끝난다. 그러나 나이에드는 불과 44일 만에 다시 도전했고 일년 후에도 또 도전했다. 그러나 거센 폭풍과 해파리의 독침에 찔리면서 연이어 실패했다. 이쯤에서 나이에드의 도전을 지지하던 스폰서도 관심을 줄이고 심지어 함께 팀을 꾸린 동료들도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과 생활고에 대한 어려움을 겪으며 나이에드를 떠나지만 그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다섯 번째 시도가 2013년 8월 31일 시도되었고 53시간 만에 180km를 수영한 끝에 마침내 성공해 꿈을 이루었다. 이 도전에는 무려 35명으로 구성된 팀이 함께 했다. 친구이자 코치인 보니스톨, 각종 물살과 풍향 등을 계산해 최적의 시간과 경로를 선택한 항해사 존 발렛을 비롯해 배를 운전한 선장, 먹을 것을 조달한 요리사, 요트로 길을 안내한 인도자, 해파리 전문 해양 생물학자, 상어퇴치를 위한 인원, 기타 배에 속한 사람들 등이었다. 나이에드는 이 도전을 성공한 뒤 몰려든 기자와 팬들에게 자신이 터득한 세 가지 요점을 발표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꿈을 이루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수영은 고독한 스포츠 같지만 팀이 필요하다!’ 세 가지 모두 가만히 앉아 꼰대 노릇하는 노령의 남성들이 진지하게 되새겨 볼 만한 외침이다. 꼰대가 아닌 자신만의 꿈을 꾸는 노년이 된다면 그 자신의 정신과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가 훨씬 밝고 활기차게 변할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다. 과거에 잘 나갔다면 이제 꼰대질을 멈추고 그 잘나가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 꿈을 정하고 그 꿈에 맞는 팀을 찾아보면 어떨까? 설혹 높고 거센 파도들이 앞을 가로막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강동 로컬푸드 집하장에서 개최된 ‘찾아라! 경주 행복마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이 프로그램은 매년 지역 내 2~3곳을 선정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지역 사회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 어르신 400명을 대상으로 △서금요법 △기초건강검진 △돋보기 나눔 △실버두뇌활성화운동 △이미용 △커피·급식 △네일아트 등 다양한 재능기부 서비스가 제공됐다. 이를 위해 강동 적십자봉사회, 강동 생활개선회, 강동 자율방범대 등 다수의 단체가 참여했으며, 현장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돋보기안경과 배식 봉사활동도 실시됐다. IBK기업은행의 후원으로 ‘참!좋은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 봉사도 이뤄졌으며,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이를 통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 400인분을 제공했다. 정재윤 이사장은 “이번 ‘찾아라! 경주 행복마을’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참여해주신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계속되어 지역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의 시민의식 향상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