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협 경주시의회 부의장이 경상북도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에서 선정하는 ‘2023년 경상북도 의정봉사대상’을 수상했다. <사진> 의정봉사대상은 경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에서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펼치며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동협 부의장은 지난 6월 경주시 공무원이 선정하는 멋진 시의원에 3회 연속 뽑힌데 이어 이번 의정봉사대상도 수상함으로써 공무원에게는 배려와 소통하는 마음을, 동료 의원에게는 열정적인 의정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부의장은 제9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이자 APEC 특위 위원장으로 주민이 공감하는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타 시·군의회 방문 및 각종 홍보활동 추진 등 집행부와 함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협 부의장은 “경주시민과 동료 의원의 도움으로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무거운 책임감과 항상 겸허한 자세로 경주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더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경주시 축산환경 개선 연구회’가 지난 21일 의회 소회의실에서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사진> 연구회는 이강희 대표 의원과 오상도 의원이 참여했으며, 경주시에 부합하는 축산환경 개선책을 제시하고, 쾌적한 축산환경과 주민 및 방문객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발족했다. 연구회원들은 축산업이 밀집된 현장을 답사하고 국내의 유사 사례 등을 조사했으며, 유관기관 및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상생 발전하는 축산마을 비전 수립을 위해 노력했다. 경주시 축산환경개선을 위해서는 1단계 친환경 축산 확산, 2단계 시범 사업 시행, 3단계 깨끗한 축산 모델 구축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제안했다. 이강희 대표 의원은 “의원연구단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축산인과 비축산인과의 갈등이 완화되고 상호 합의점이 도출돼 친환경 축산 확산과 지역 공동체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종문, 최영기 경주시의회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3 서울평화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자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서울평화문화대상은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루고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공적을 남긴 분야별 선도자들에게 그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수여하는 상이다.서울평화문화대상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일보, 도민일보, 서울매일, 시사통신이 공동 주관한다. 정종문 의원은 경제산업위원회 의원으로 전반기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의원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 농어업인의 구인난 해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례안 발의, 재무보고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정질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정종문 의원은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시의원이 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의정활동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영기 의원은 문화도시위원회 위원으로 제1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최 의원은 평소 현장과 소통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쳐 시민 복리 증진에 기여했고, 결산검사와 조례안·예결산 심사에서 재정의 효율적인 운용 방안 등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해왔다. 최영기 의원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시민과 소통해 시민의 행복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울산·포항 3개 도시 시장이 ‘해오름동맹 상생협력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3개 도시 행정협의체인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 올해 하반기 정기회가 지난 21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열렸다. 이날 상생협의회는 주낙영 경주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3개 도시 실·국장 등 42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오름동맹 도시발전 전략 연구 최종 보고회를 갖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보고회는 수도권 집중 심화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도시 간 상생협력을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최종보고서에는 기존 공동협력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공간거점 위주의 도시발전 전략 수립과 신규 협력사업 발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우리나라 대도시권을 선도하는 해오름동맹을 연구 비전으로 △친환경 에너지기반 탄소중립 실현 △지속 연계협력을 통한 도시권 경쟁력 강화 △해오름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증대를 목표로 협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협력 분야는 경제산업, 교통 인프라, 문화관광, 해양물류, 삶의질(환경·의료·복지) 등을 꼽았다. 또 핵심 선도 사업(안)은 해오름 친환경 첨단산업지대(벨트) 구축, 세계적인 강·산·바다 정원도시 조성 등 해오름 대도시권 형성을 위한 공간 거점 육성 계획을 담았다. 연구에서 발굴된 사업들은 최종보고회에서 제안된 내용들과 도시 간 실무협의회를 거쳐 다음 달 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경주시를 포함한 3개 도시 시장들이 서명한 해오름동맹 상생협력 공동선언문에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해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일 경제권 성장, 초광역 교통망 형성, 광역문화 관광권 조성, 도시 안전망 구축에 상호 협력해 나갈 것을 목표로 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공동발표한 해오름 핵심 선도프로젝트의 실행과 지방시대를 맞아 경주, 울산, 포항 3개 도시가 다양한 부문에서 상생협력을 지속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오름동맹은 밀접한 생활권인 3개 도시 울산, 포항, 경주가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지난 2016년 6월 결성 후 다양한 상생협력 공동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경주시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TF팀을 ‘유치 추진단’으로 강화 재편하며 전담 조직을 확대한다. 시는 지난 17일자로 김성학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추진단’을 신설하고, 현재 운영 중인 TF팀을 유치기획팀과 유치지원팀으로 확대 강화했다. 오는 12월경 정부의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공모 신청 접수가 예상됨에 따라 총괄 컨트롤 타워와 전담조직 강화를 통한 추진 동력을 마련하고, 정부부처, 유관기관 등 유치 활동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위한 조치다. 또 정상회의 경주유치에 대한 시·도민과 국민적 지지와 관심이 확인됨에 따라 조직 확대를 통한 추진 동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유치 추진단 내 유치기획팀은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고유의 이슈와 정책을 발굴하고, 정부 공모절차와 현장실사에 철저히 대비하게 된다. 유치지원팀은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각종 행정지원과 대내외 홍보 마케팅 및 범시민 유치활동을 지원한다. 주낙영 시장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이 다음달 공모 절차에 돌입해 내년 4월경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금부터야 말로 미래 100년 대계를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로,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유치 공감대를 더욱 확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경주지역 전체주택 수와 개인소유주택 수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전체주택은 2020년 10만9481호에서 2021년 11만340호로 859호(0.8%) 증가했지만, 2022년엔 11만705호로 전년 대비 365호(0.3%)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소유주택 역시 2020년 9만1132호에서 2021년 9만3921호로 2789호(3.1%) 증가했지만 2022년엔 9만4372호로 전년 대비 451호(0.5%) 느는데 그쳐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없고, 저조한 분양률 등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지역 전체주택 11만705호 중 개인이 소유한 주택은 9만4372호로, 비중은 85.2%였다. 개인소유주택은 전년 9만3921호보다 451호 증가했지만, 전체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85.1%)보다 0.1%p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8만5726명으로 전년보다 839명 늘었다. 이중 주택을 1채만 갖고 있는 사람은 7만186명으로 전체의 83.8%를 차지했다. 1채 소유자는 전년 대비 674명 증가했다. 또 2채 이상인 사람은 1만3866명으로 전년 대비 165명 증가했다. 반면 주택이 3채 이상인 다주택 소유자는 2417명으로 전년 보다 2명 감소했다. 경주시민 주택소유자 상승, 타 시·도 거주자는 줄어 지난해 경주지역 전체 개인소유주택 중 경주시 거주자, 즉 경주시민이 소유한 주택의 비율은 전년 대비 0.6% 올랐고, 타 시도 거주자는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인소유주택 9만4372호 중 경주시민이 소유한 주택 수는 7만7976호로, 전년보다 456호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6%였다. 경주를 제외한 경북도내 시·군 거주자의 소유 주택은 3757호로, 전년보다 40호 늘었지만 소유 비중은 4.0%로 변동이 없었다. 반면 타 시·도 거주자의 주택 수는 1만2639호로 전체의 13.4%였다. 전년과 대비해서는 45호 감소한 것으로, 소유 비중 역시 0.1%p 떨어졌다. 1인당 평균 소유주택수는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경주지역 주택소유자 8만5726명이 소유한 주택수는 9만3158호로, 주택 소유자 1인당 평균 소유주택수는 1.09호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소유주택수는 1.07호, 경북 평균은 1.09호였다. -가구별 주택소유현황은? 주택소유 가구 5~60대가 절반 이상 차지 지난해 총주택 11만705호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6만9557가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585가구 증가했다. 가구주 연령대별 주택소유는 60대가 1만8161가구(2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1만7211가구(24.7%), 70대 1만1500가구(16.5%), 40대 1만1157가구(16.0%) 순이었다. 80세 이상은 5861가구(8.4%), 30대 4802가구(6.9%), 30세 미만은 865가구(1.2%)로 나타났다. 가구원수별로 보면 2인이 2만7297가구로 전체의 39.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인 1만6084(23.1%), 3인 1만4717가구(21.2%), 4인 8943가구(12.9%), 5인 이상 2516가구(3.6%) 순이었다. 세대구성별로는 부부와 미혼자녀 또는 한부모와 미혼자녀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가 2만8521가구(4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부가 사는 1세대 가구가 2만1122가구(30.4%), 3세대 이상 2572가구(3.7%) 순이었다. 주택 자산가액 1억5000만원 이하 가장 많아 지난해 주택소유 가구 총 자산가액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1억5000만원 이하가 전체의 67.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별로 보면 6000만원~1억5000만원 사이의 가구가 2만6236가구(37.7%)로 가장 많았고, 6000만원 이하가 2만823가구(29.9%)로 뒤를 이었다. 1억5000만원~3억원 사이의 가구는 1만5607가구(22.4%), 3억원~6억원은 5299가구(7.6%), 6억원~12억원 1332가구(1.9%), 12억원 초과는 260가구(0.4%)였다. 전년과 대비하면 3억원 이하는 6만878가구에서 6만2666가구로 1788가구 증가한 반면, 3억원 이상은 8094가구에서 6891가구로 1203가구 줄어들었다. 이는 지역 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가구의 자산가액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수치다. 무주택 가수 전년 대비 468가구 감소 지난해 무주택 가구는 4만4320가구로, 전년(4만4788가구) 대비 468가구 줄었다. 무주택 가구의 연령별로는 50대가 8459가구(1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7701가구(17.4%), 30세 미만 7197(16.2%), 30대 5976가구(13.5%), 70대 4296가구(9.7%), 80세 이상 4037가구(9.1%)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소유자, 주택소유 및 무주택 가구의 가구주 성·연령·거주지역 현황 등 개인 및 가구의 주택소유 현황을 파악해 주택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지자체별 통계자료를 토대로 지역 특성에 맞는 주택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가 지난 17일 개최된 ‘2023 경상북도 자원봉사대회’에서 자원봉사 우수시군평가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평가는 2023년 동안 이뤄진 자원봉사 활성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프로그램 운영, 자원봉사 참여율, 공무원 봉사활동, 청소년 자원봉사 참여 등을 고려하여 도내 22개 시군 중 우수한 센터를 선정한 것이다. 센터는 올해 ‘V-Level up’프로젝트를 주제로 선보여, 사회적 문제 해결, 지역 특성 반영, 대학생 협업 프로그램이라는 세 가지 분야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V-Level up’프로젝트는 ‘자원봉사 일상화’를 큰 방향으로 삼아, 잔반제로 V-캠페인, V-컬러링북, V-펫과함께, V-쿠킹, V-챌린지, V-비대면 탄소중립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센터는 지역의 자원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태풍 카눈 수해 복구에도 급식 지원으로 적극 참여해 지역사회에 큰 도움을 주는 등 이웃의 재난복구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대회에서 수상하게 됐다. 정재윤 이사장은 “한 해 동안 자원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센터는 자원봉사 활성화를 통해 따뜻한 지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사회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경주시가 2024년도 예산안을 1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일반회계 1조6360억원, 특별회계는 2640억원이다. 이는 올해 본예산 1조8450억원 대비 550억원(3%) 늘어난 규모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있어 지방교부세가 국세수입 감소로 340억원 줄었지만, 국·도비 보조금은 703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지방교부세 감소와 국·도비 증가로 시비 매칭예산이 늘어남에 따라 불요·불급사업 조정과 행사·축제성 예산 감액, 경상경비 삭감으로 강력한 세출구조화를 단행했다. 반면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과 서민생활 안정 예산을 증액해 사회적 약자배려는 물론 서민경제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세부 예산안으로는 사회복지분야가 5152억원(27.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공질서 및 안전·환경 2391억원(12.6%), 국토 및 지역개발 2384억원(12.5%), 농림해양수산 2178억원(11.5%), 문화·관광 1697억원(8.9%), 교통·물류 795억원(4.2%) 순으로 편성했다.중점 사업으로는 △신농업혁신타운 조성 150억원 △통합 환승주차장(황남), 안강, 선도 등 공영주차장 조성 87억원 △출산축하금 및 장려금 51억원 △현곡체육공원 조성 44억원 △어촌뉴딜 42억원 등을 배정했다. 또 어르신 무료택시 운영지원 42억원, 아동양육시설 운영지원 36억원, 교통약자 이동차량 운영지원에 15억원을 편성했다. 서민생활 안정과 민생경제 활력 도모를 위해 경주페이 85억원,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41억원, 소상공인 특례보증 및 카드수수료 지원 24억원 등을 편성했다. 이외에도 청년 정책을 위해 창업 및 일자리 지원 23억원, 청년 임대주택 운영 15억원, 청년 월세 및 전세보증금 보증료 지원 3억원 등을 지원한다. 특히 e-모빌리티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55억원,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 30억원, 해양레저관광 거점조성 27억원 등 미래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예산도 배정했다. 주낙영 시장은 “내년도 예산안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서민생활 안정과 민생경제 활력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경제발전 성장 동력 마련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은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를 거쳐 다음달 13일 최종 결정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해남부선 철도가 폐선되면서 부지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 단체가 폐철도 부지 활용 결정권은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경주시는 부지 활용에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주민이 만드는 경주 폐철도 부지조성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100년 역사를 가진 동해남부선, 중앙선이 폐선되면서 폐철도 부지 활용에 시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황성~동천 구간의 폐철도 부지는 인구 밀접지역으로 주민 생활과 재산권 피해가 크기에 폐철도 부지 조성에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경주시가 폐철도 활용사업단을 구성해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민 참여와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시가 부지 매입과 조성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철도로 인해 가장 큰 피해와 고통을 인내했던 주민 요구와 의사 반영이 제한적이며 형식적이다”면서 “충분한 의견수렴은 기본으로 폐철도 활용 방안에 주민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황성동과 동천동 주민 및 상인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직접 참여해 폐철도 활용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설문조사 후 주민투표를 요구할 방침이라 밝혔다. 대책위 요구에 경주시는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동천~황성동을 이어지는 폐철도 구간에 공원과 휴식광장, 산책로, 운동시설,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도시 숲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현재 사유지 매입 보상 중이며 국·공유지 부지 매입과 동시에 본격적인 설계 등 용역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폐철도는 도시 숲 조성이라는 큰 틀 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세부적인 사항은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폐철도 활용과 관련해 주민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광주 푸른길’ 사례와 ‘포항 그린웨이 철길숲’ 사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사례는 도시 계획이 부족했거나 관 주도의 사례들이다. 광주 푸른길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경전선 철도의 부지로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는 곳이었다. 광주시와 시민들의 요구를 청도청이 받아들여 지난 1998년 도심 철도를 외곽으로 이설하고 폐선됐다. 폐선 이후 철로는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못해 비어있는 땅은 5년간 쓰레기장으로 사용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시민들이 모여 푸른길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주민 의견에 따라 10여 년의 시간에 걸쳐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푸른길 공원 관계자는 “국비 등 재원 마련에 이유로 기간이 길어졌고 이에 따라 선형 공원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온전히 시민을 위한 공원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경주시는 폐철로 활용한 대한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예산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폐철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공원 조성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면서 “공원 설계와 편의시설 등 세부 사항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서명운동이 두 달여 만에 목표치인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100만 서명운동에 120만6355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희망 포럼’에서 100만인 서명운동을 본격 시작한지 불과 두 달여 만에 12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난 17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장,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0만인 서명 달성 기념행사를 갖고 유치 의지를 다졌다. 기념행사는 APEC 정상회의 유치 시 주회의장이 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건물 전면에 100만인 서명 달성을 기념하는 초대형 현수막 제막 퍼포먼스를 통해 경주 유치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그동안 경주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경북도 21개 시·군과 유관기관 및 각종 단체는 물론 전 국민적 응원과 참여로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다. 특히 21개 시장·군수의 지지 서명을 시작으로 유치홍보단과 시의회 유치특별위원회도 도내 시군과 시의회를 방문해 100만인 서명운동 동참을 이끌어냈다. 경주시와 자매도시인 익산시는 지역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통해 1만명 서명부를 경주에 전달했다. 농협 경주시지부도 대구·경북지역 농협과 두 달간 연계해 3만8000여명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자원봉사 서포터즈도 신경주역과 황리단길, 동부사적지 등 주요 관광거점에서 100만 서명 홍보부스 운영을 통해 서명운동과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경주시는 이달까지 서명운동을 계속 진행한 뒤 12월 APEC 개최도시 공모 신청에 앞서 외교부 개최도시선정추진위원회에 서명부를 전달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인구 25만명에 불과한 지방도시에서 이와 같은 성과는 시도민은 물론 전국에서 경주를 지지해 주는 마음이 모인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보여주신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대한 뜨거운 응원과 관심이 반드시 성공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21대 국회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시민단체 등이 잇달아 국회를 찾아 법안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는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결정해 연내 법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경주시 등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고준위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김성학 경주부시장, 윤태열 울진부군수, 김석명 울주부군수, 박종규 기장부군수, 김정섭 영광부군수 등은 포화가 임박한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영구화를 막고, 지자체 지원 근거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건식저장시설과 관련한 주민 수용성을 제고하고,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에 조속히 착수하기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현장에는 김석기 국회의원과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김영식, 이인선 의원도 함께했다. 김석기 의원은 “지금 바로 시작해도 영구처분시설 준공까지 37년 걸린다”며 “원전과 고준위 폐기물을 안고 사는 주민들에겐 생존의 문제가 달린 만큼 이번 회기 내 반드시 특별법을 통과시켜 주길 여야 의원 모두에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도 “법적 구속력을 가진 로드맵을 마련해 중간·영구 처분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 운영 중인 임시저장시설의 영구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만큼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1일엔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원전범대위)가 국회에서 고준위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전범대위는 “국내 원전 내 쌓여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7년 뒤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포화상태가 되지만, 관련 법 제정은 공론화 된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며 “고준위 특별법은 더 이상 정쟁의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특별법 제정 시 부지 내 저장시설 운영 기한, 시설 규모, 중간저장시설, 최종 처분저장시설 확보 시점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며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반드시 소급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원전을 가동할 때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처분하는 중간저장시설 및 영구처분시설을 짓기 위한 특별법 제정은 법안 발의 이후 2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여야가 법안이 필요하다는 현실에는 공감하지만 그 내용을 두고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다. 주요 쟁점은 고준위 방폐장 확보 시점 명시 여부와 원전 부지 내 고준위 방폐물 저장시설의 규모 등이다. 정부·여당은 고준위 방폐물 중간저장시설 및 최종 처분시설의 확보 시점 모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최종 처분시설 확보 시점만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규모와 관련해서는 정부·여당은 원자로 운영허가가 향후 연장될 가능성을 고려해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야당은 기존 원자로가 설계될 때 명시된 수명 기간까지만 고려해 저장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은 원전의 추가연장 운영 가능성을 감안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탈원전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열린 국회 산자위 소위에서도 여·야간 부지 내 저장시설 규모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정무적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정리하면서 상임위의 손을 떠났다. 향후 법안이 여야 지도부에서 합의되지 않아 연내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해를 넘기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법안 처리가 더욱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역 내 고준위 특별법 조속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트로트 가요 열풍을 타고 히트한 노래 제목이다. 연인이 집에 있다고 통화하고선 생뚱맞게 클럽에서 나오다 들킨 내용을 코믹하게 가사로 옮겼다. 이 노래처럼 ‘니가 왜 그것을 해?’라고 물어 보고 싶은 일들이 경주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알맹이 없는 축제나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도 그러려니와 어마어마한 금액을 보조금으로 받아 탕진하다시피 하기에 그렇다. 가을이면 경주에는 크고 작은 축제성 행사가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경주시(경주문화재단)가 주최하는 ‘신라문화제’를 제외하고 그 면면을 살펴보면 비슷한 유형의 행사가 중복되기도 하고 정체성이 모호한가 하면 개최의 의미가 전혀 없다시피 한 행사까지 무질서하게 펼쳐지고 있다. 구체적인 분석을 위하여 경주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금년도 예산서를 살펴보니 행사명과 예산 금액만 있을 뿐 어느 단체에서 주관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는 구조이다. 그것도 소관 부서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경주시청 전체 부서 예산서를 다 뒤져야 하는 실정이다.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려고 해당 과별로 문의해도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고 예산을 총괄하는 부서에서도 전체 현황은 파악이 되어 있지 않으니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규정에 합당할 경우 각 과에 요청하여 합산해야 알 수 있다니 의아스럽기도 하고 무엇을 우려하는가 싶기도 하다. 2023년도 경주시 보조금 사업금액은 약 2400억원 정도이다. 이 가운데 경주시에서 직접 주관하다시피 하는 위탁성 행사를 제외하고 순수 민간단체에 보조하는 민간이전 행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부실하다고 보는 행사를 꼽자면 ‘신라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있다. 모 방송사에서 주관하는 이 행사는 2억5000만원(도비 7500, 시비 1억7500)을 보조하는데 역사적 기록인 성덕대왕신종이란 이름을 버리고 패륜으로 유래한 이름인 에밀레종을 차용하고 있다. 정체성도 없는 가요무대로 인파를 동원하고 관련 없는 체험부스 일색이거니와 신종의 사진조차도 조작하여 볼품없는 전시판에 내걸었다. 모 신문사에서 주관한 행사에도 무려 2억 원(도비 6000, 시비 1억4000)의 보조금이 쓰였지만 신라 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껏 한쪽 옆의 부스에 품격 떨어지는 금관을 전시하고 신라왕 계보도를 벽면에 게시한 것이 고작이었다. 공연이나 불꽃놀이, 노래자랑 등으로 꾸릴 것이 아니라 신라 56왕의 영정 사진이라도 걸고 치적을 알리거나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밖에도 ‘니가 왜 그것을 해?’라거나 ‘니가 왜 그렇게 해?’라는 물음이 저절로 나오는 행사가 숱하게 있다. 경주에는 시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무수히 많다. 이들 단체들은 설립 목적에 적합한 주제의 행사들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 형편에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보조금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다 기울인다. 그래봐야 2~3000만원이 대다수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 같은 언론사는 수억원의 보조금을 아주 쉽게 받아 내고 행사치레나 다름없는 내용으로 때우기 일쑤다. 아직도 언론이 권력을 행사하는지, 지자체장과 시도의원은 봐주기를 하여 입막음 보험을 드는지 모를 일이다. 시에서는 보조금 심의위원회(12명)를 꾸려 공정하게 심의하여 보조금을 확정한다지만 대다수 위원회의 운영이 그러하듯이 시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기에 이마저도 그리 신뢰가 가지 않는다. 2024년도 경주시 예산은 긴축예산 편성 방침으로 아우성이다. 이즈음 보조금에 의존하는 축제, 예술, 문화, 사회, 학술, 교육, 체육 등의 행사에 대하여 그 의미와 전통, 그리고 정체성에 대하여 ‘왜 하는가’와 ‘필요한가’의 잣대로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연중 지급되는 보조금에 대해 시청 홈페이지에 행사명과 주관단체명, 보조금액, 개최일정, 사업내용, 시청 담당 부서를 공개하여 단체는 스스로 부담을 갖도록 하고 시민으로 하여금 눈여겨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보조금 총액제를 도입하여 연간 총 보조금액과 분야별 금액 정도만 권고사항으로 정하여 시민으로 구성된 가칭 ‘경주시 보조금 운영위원회’에 총액을 이전하고, 이 위원회는 필요한 사업이나 행사를 정한 후 공모를 통한 심사와 선정의 절차를 거친다면 단체가 지자체장이나 시도의원을 괴롭히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하여 선정된 보조금 사업은 행사를 모니터한 후에 철저한 평가를 통한 점수를 공개하고 다음 보조금 선정에 반영하면 행사의 질적 향상은 물론 단체의 성격이나 전공분야 밖의 행사를 걸러낼 수 있으리라. 이미 경주시 미래전략실에서는 ‘경주 10대 뉴브랜드 육성 및 지원사업’을 공모로 선정하여 단체 성격에 맞는 행사를 성황리에 열어 가고 있다. 한수원에서도 매년 공모를 통한 행사비 지원을 시행하여 단체간의 불필요한 오해도 해소하고 수준 높은 행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이 보조금에도 적용되었으면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다라니, 소원을 말해봐’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는 소원카드 일부 콘텐츠가 용인특례시 캐릭터 ‘조아용’과 유사해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제주해녀어업’이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하는 세계주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전 세계의 전통 농업 활동과 경관 생물다양성, 토지 이용체계의 보전·계승을 목적으로 FAO가 지정해 운영한다. 해녀는 숨을 참고 10m이상 되는 깊은 바다 물속에서 1분 이상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을 할 수 있다. 조수 흐름과 세기, 해저지형, 바람 방향과 계절에 따른 해산물의 생태적 서식에 대한 지식이 총동원된다. 이러한 어로는 스쿠버다이빙이나 잠수기선에 비해 자원남획을 방지하고 생태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방식이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해녀라고 하면 제주도를 연상하지만, 해녀는 경상북도에도 있었고 특히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는 그 숫자가 매우 많았다고 한다. 2018년 기준 경상북도 내 해녀는 1585명으로 제주도에 이어 전국 2위이다. 포항이 11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경주가 191명으로 다음이다. 과거의 포항은 경주의 위성도시라고 보았을 때 경주의 해녀가 그 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모르는 사람들이야 경주를 연상했을 때 바다가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감포와 양남, 양북을 비롯한 긴 해안선을 갖춘 곳이 경주다. 하물며, 해녀가 경상북도 내에서도 절대다수로 많았다는데 우선 눈길이 간다. 실제 경주와 인근의 해녀 전통은 신라시대 때부터 꽤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경주를 위시한 지역의 해녀에 대한 기록은 신라의 승려인 혜초가 727년에 쓴 ‘왕오천축국전’으로 알려져 있다. 혜초는 ‘왕오천축국전’에서 신라의 해녀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하고, 숨을 참는 시간이 무려 30분에 달한다고 기록했다. 혜초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의 해녀들은 주로 동해의 울릉도,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지에서 활동했었다. 이들은 주로 미역, 전복, 성게,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하여 생계를 이어갔다. 혜초의 기록은 신라의 해녀가 이미 1500년 전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또한, 신라의 해녀가 매우 뛰어난 잠수 기술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혜초의 기록에서 주목할 점으로는 신라의 해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는 점과 신라의 해녀가 매우 뛰어난 잠수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신라의 해녀가 주로 동해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혜초의 기록은 신라의 해녀가 한국의 해양 역사와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혜초의 기록 이후에도 신라의 해녀는 지속적으로 활동해왔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신라의 해녀와 유사한 방식으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들이 있었다. 이런 역사와 전통을 이어 오늘날에도 경상북도 울릉도, 포항, 경주 등지에는 해녀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혜초의 기록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바다에 뛰어 들어 물질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해녀는 한국의 해양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겠다. 제주도 해녀 못지않게 경주를 비롯한 경상북도의 해녀문화가 지속적으로 전승되고 보존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하겠다. 경주시가 지난여름 해양수산식품부가 공모하는 해양레저관광 거점단지 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이는 국민의 해양레저 수요를 충족시키고 또한 고도 경주의 관광 콘텐츠를 다양하게 확충하는데도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경주시 관광을 동쪽의 바다로까지 외연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그 무엇보다 크게 기대되는 사업이다. 이런 기회에 경주가 역사와 전통을 컨셉으로 하는 관광지임에 그 연장선에서 외연을 확장하는 소재로서 해녀가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게다가 장차 미래관광은 ESG와 지속가능한 관광 등 생태와 문화적 고유성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임을 감안할 때, 이 해녀 활동과 연관된 테마의 활성화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관련된 콘텐츠로서 국제해녀영화제라든가 시나리오 포럼 등의 개최가 있겠다. 해녀를 주제(테마)로 하는, 이를 활성화하고 알리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더불어 이 기회를 통해 승려 혜초와 왕오천축국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아무쪼록 경주와 경상북도의 해녀에 대한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이 엎어진 채로 발견된 것은 지난 2007년 5월이다.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불과 5cm 떨어져 불상 원형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돼 ‘5cm의 기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애불은 1430년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경북유형문화재 제113호 열암곡 석불좌상 일원을 조사하던 중 발견돼 세간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발견된 지 16년을 훌쩍 넘겼지만 마애불상 주변 정비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마애불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넘어진 채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국립문화재연구원이 공개한 ‘2022년 중점 관리 대상 문화재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마애불상은 주의관찰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았다. 열암곡 마애불상을 지지하는 암반이 침하하고 있어 보존대책이 필요하다는 검토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원은 마애불상이 있는 암반의 상·하부와 중심에 센서를 설치해 수치를 측정한 결과 암반 침하 또는 미끄러지는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9∼2022년까지 3년간 계측 결과 암반의 중간부가 수직 방향으로 최대 6.5㎜까지 침하했고, 상부는 경사면을 따라 최대 3.1㎜가량 미끄러진 상태라고 밝혔다. 또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암반 상부(불상 하부)에서 최대 21㎜가량, 하부에서도 9㎜ 내외의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최근 주변 정비 등이 이뤄졌지만, 향후 지진 등으로 큰 폭의 침하 또는 미끄러짐이 발생할 수 있어 근본적인 보존 방안을 수립해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점검 결과를 보면 마애불의 침하 정도가 현재 눈으로 관찰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지만, 외부 요인으로 충격이 가해질 때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마애불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도 많았다. 경주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 5일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입불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해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2017년 4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은 지반이 연약해 작업 시 파손위험이 예상되는 만큼 모의실험 뒤 입불작업을 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모의실험을 위해서는 당시 24억여원의 예산이 들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면서 입불작업 추진은 흐지부지됐고, 또 다른 용역도 진행됐지만 제자리걸음만 걸었다. 최근 들어서는 대한불교 조계종이 적극 나서면서 마애불을 바로 세우기 위한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취임 첫 일성으로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지난 4월엔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천일기도 입재법회를 봉행하면서 입불 작업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경주시와 문화재청도 지난 7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암곡 마애불상의 보존관리 방안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학술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마애불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열기가 뜨거워진 시점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진단 결과에 따르면 암반 침하가 지속되고 있어 마애불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명분은 충분해졌다. 그간 입불과 현 상태로 보존해야 한다는 양론이 있었지만, 마애불을 지지하는 암반 침하 사실이 밝혀지면서 향후 후속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높이 5.6m, 무게는 무려 80t에 달하는 대형 불상을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남산에서 각종 장비를 투입해 입불 작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다. 육중한 무게의 마애불이 산비탈 중턱에 엎어진 상태로, 자칫 불상을 세우는 과정에서 미끄러진다면 파손 우려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해야 한 경주 남산에 작업을 위한 장비 반입도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그렇다고 마애불상의 암반 침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내년에는 불상과 같은 크기의 모형으로 모의실험을 거쳐 2025년 입불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젠 과거처럼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어온 만큼 안전하고도 신속한 입불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시행해야 한다. 열암곡 마애불상을 바로세우는데 있어 행정당국과 조계종, 경주시민, 그리고 국민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와 역할에서 십시일반 힘을 모아나가길 기대한다.
이름도 매력적인 미국의 여행 전문지 ‘경로를 벗어난 여행(www.traveloffpath.com)’에서 한국의 매력을 7가지로 꼽고 있다. 이름도 ‘방문객’인 데이빗 게스트(David Guest) 기자는 그 첫 번째 매력으로,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지금 가장 핫한 멋의 왕국(King Of Cool Right Now)을 꼽고 있다. k-팝,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 게임 등 가장 핫하고 멋있는 문화 용광로 한국을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하고 있다. 둘째는 독특한 음식들(Unique Food Scene)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 한국식 치킨(13.3%), 김치(11.9%), 비빔밥(10.3%)이 차지했다. 한국갤럽 조사(2019년 기준)에서는 비빔밥(32%), 회덮밥(28%), 만두(14%) 불고기(12%) 잡채(10%) 순이었다. 요즘 한국식 치킨이 인기몰이 중이란 건 익히 예상했지만, 비빔밥의 선전은 매우 흥미롭다. 비빔밥은 원래 비벼야 제맛이고 그래서 비빔밥이겠지만 ‘야채 따로 고기 따로 밥 따로’ 먹는 외국인들에게 비빔밥은 상당한 용기를 요구한다. 그런 측면에서 비빔밥을 뽑았다는 건 이들이 한국인들이 소울푸드(soul food)를 먹는 방식대로 즐겼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서양의 식사 예절에서는 가령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은 채 (우리가 반찬 집어 먹듯이) 아스파라거스를 입에 넣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음식 내용물을 좀처럼 섞지 않는다고나 할까. 따라서 현지인처럼 음식을 즐기는 것은, 생경함과 익숙지 않음을 경험해 보는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셋째는 더 쉬워진 여행 계획(Planning Your Trip Is Easier Than Ever)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방문 웹사이트를 영어 등 14개 언어로 리뉴얼하여 외국 여행객들이 여행 계획을 쉽게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여행 기사/코스/축제/공연/행사/이벤트 정보 등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주로 외국 여행객들은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참고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여행 정보와 후기로 가득한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숙소 예약에 강한 에어비엔비(Airbnb), 여행지 간의 교통수단과 비용을 비교해 주는 롬투리오(Rome2Rio) 등이 그것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넷째로 원활한 국내 로컬 여행(Traveling Around The Country Is Smooth)을 꼽고 있다. 코레일 패스를 끊으면 할인 혜택을 받는 고속 열차에서부터 촘촘한 고속버스 네트워크, 그리고 서울·부산·대구 등 주요 도시의 효율적인 지하철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유기적이다. 한국 기차나 버스, 지하철은 출발 및 도착시간이 정확하고 무엇보다 교통비가 저렴한데도 쾌적하고 깨끗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째로 한국은 안전한 나라(Generally A Safe Country)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치안에 대한 경험담에 빠지지 않는 곳이 카페와 식당이다. 가방이나 휴대폰, 노트북 등을 그냥 놔둔 채 주문하러 자리를 비우는 한국인들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이고, 이런 광경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는 사람도 많다. 여섯째, 언제나 ‘연결되고 준비된 상태(You Can Always Stay Connected)를 꼽는다. 한국은 많은 글로벌 기술 브랜드의 본거지로서 인터넷 연결이 잘 되어 있다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Wi-Fi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철역, 쇼핑몰, 기타 관광지와 같은 많은 공공장소에서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달리는 버스에서도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는 걸 외국 방문객들은 신기해한다. 여행하면서 일을 병행하는 디지털 노마드에게는 축복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사계절 내내 여행하기 좋은 곳(A Year-Round Destination)으로 평가했다. 보통 한국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로 봄과 가을을 꼽는다. 반면에 여름은 덥고 습하지만 부산 해운대 같은 한국의 전통적 해변을 방문하기에 완벽한 시기이기도 하다. 겨울은 춥지만 매우 인상적인 산맥과 국립공원, 특히 평창을 포함한 많은 스키 리조트가 있는 강원도를 추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서울 가까이 높고 낮은 산들이 있고 수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강이 있다는 사실에도 감탄한다. 이래저래 매력적인 우리 대한민국이다.
신선사 석굴을 찾아 산을 내려왔다. 석굴이 있는 곳은 단석산의 8부 능선쯤 된다. 신선이라면 도교의 신선이 아닌가? 사찰에 산신각을 두고 산신령을 모시는 등 신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니 신선사라는 명칭에 이의가 있다는 생각은 필자의 편견이 될 수도 있겠다. 명칭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지 말고 전체를 찬찬히 둘러보아야 하겠다. 입구인 서쪽에서 안으로 들어서면 동, 남, 북 삼면의 깎아지른 바위에 압도된다. 김유신 장군이 신검으로 잘라낸 바위는 산 정상의 단석이 아니고 이곳이 단석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검으로 단번에 바위 면을 잘라낸 듯하다. 규모도 엄청나지만 삼면 벽면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보살상, 공양자상, 조상명기 등이 새겨져 있다. 위를 덮는다면 동굴이 된다. 실제 주위에 흩어진 와편으로 미루어 지붕이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현재는 투명체로 지붕을 덮었으나 기와로 지붕을 덮었다면 바로 동굴이다. 동굴이라도 예사 동굴이 아니다. 신성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이곳 주민들은 옛날부터 이 바위를 탱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사찰은 어디든지 신앙대상으로 불상을 봉안하고 그 뒤에 탱화(幀畵)가 걸려 있다. 여기 신선사 석굴 벽면에도 여러 불보살상이 부조로 새겨져 있어 탱화로 생각해서 탱바위라고 한 것은 아닐까? 이 석굴은 상인암(上人巖), 승상암(僧像巖)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문화재청에 등록된 정식 명칭은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불보살을 모셨으니 일반 사람보다는 격이 높았다고 해서 상인암, 그리고 불보살상을 승상(僧像)이라 생각해서 승상암이라 했으리라. 이 유적에 대해서는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주부」 ‘산천’조와 『동경잡기』에 기록이 보이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조사가 되었으며, 해방 후에는 국내학자들에 의해 답사 및 연구가 진행되어 오다가 1969년 5월 한국일보사 주관인 신라 삼산오악조사단에서 최초의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면의 바위에 조성된 10구의 불상이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다. 학계에서는 이 불상들이 시차를 두고 제작되었을 가능성보다는 동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남면에 있는 조상명기에 대해서 깊이 연구를 하지 않고 불상의 조각기법만으로 시대 편년이 이루어져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삼산오악조사단에서는 전후 10일간에 걸쳐 첫째 이곳 바위 면의 구조와 새겨진 불상, 둘째 석굴사원 존재의 확인, 셋째 암벽에 새겨진 마애석각 금석문의 판독 등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석굴은 서쪽 면이 트여있고 동남북 3면이 ‘ㄷ’자형의 석실을 이루고 있다. 높이 약 18.2m, 폭 약 3m로 장방형을 이룬 석실 북쪽 면의 안쪽 독립된 큰 바위에는 전면 가득히 높이 약 7m의 여래입상을 양각하였다. 여래상을 중심으로 왼쪽과 앞쪽에 거구의 보살입상 각 1구를 조각하여 이 여래상과 더불어 삼존상을 이루었다. 그런데 가운데 주존을 모시고 좌우로 협시보살을 배치하는 삼존상의 일반적인 형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쪽으로 개방된 이 천연의 석실은 지면의 고저와 불상의 배치방식 등에서 전후의 양실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즉, 전실은 후실에 봉안된 삼존에 대해 예배를 위한 곳이며 후실은 이 석굴의 주존인 1여래 2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이 석실 조사에서 가장 관심을 보였던 곳은 이들 4개의 바위를 덮었던 거대한 목조와즙옥개(木造瓦葺屋蓋)의 확인이다. 따라서 불상 조성과 동시에 이 자연석실을 그대로 불당으로 활용함으로써 석굴사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석실 주위 특히 남쪽 바위 윗면에 삼국시대부터 통일기에 이르는 각종 기와와 토기편 등이 수습되었다. 불당을 조성한 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보수가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심파 손택수 양념을 하긴 했는데 양념이 저 혼자 잘난 척만 않도록 은근히 절제를 했다 맛과 맛 사이에 여백을 두어서 희미하게 단맛도 오고 쓴맛도 오고, 짠맛도 오고 당최 알 수 없는 맛까지 더한다 을밀대 평양냉면이나 원주 흥업묵집 묵밥은 어딘가 허전한 데가 있었지 부러 채우지 않고 비워놓은 자리가 있었지 수줍어하는 맛이라고 할까 개성을 감춘 맛이라고나 할까 심심파적이 아니라 각고의 궁리 끝에 심심 이것이 어떤 유파 같은 것은 아닌지 과연 아무나 심심한 게 아니로구나 여러 맛이 와서 놀아라 심심 무얼 고집 않고도 이미 자신인 너 심심파, ‘맛’ 이야기에서 ‘품’ 이야기로 시인은 “양념이 저 혼자 잘난 척만 않도록” 절제를 했다고 쓴다. 양념을 많이 하면 음식 고유의 맛이 없어진다. 심하면 음식 맛이 아니라 양념 맛이 되어버린다. 이 말은 그냥 양념을 담백하게 했다거나 심심하게 했다는 말보다 은근히 매력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맛과 맛 사이에 여백”이 있는데 그 여백을 통해 “희미하게” 단맛도, 쓴맛도, 짠맛도, 심지어 “당최 알 수 없는 맛까지” 건너온단다. 그래서 “을밀대 평양냉면이나/원주 흥업묵집 묵밥” 같은 음식 고수들의 맛집은 “부러 채우지 않고 비워놓은 자리가 있었”다 깨닫는다. 이런 “수줍어하는 맛”,“개성을 감춘 맛”은 지루함을 때우기 위해 하는 “심심파적”이 아니라 “각고의 궁리 끝에 (도달한) 심심” 대교약졸(大巧若拙), 무르익은 ‘교’(巧)가 ‘부러’ 어수룩한 ‘졸’(拙)의 경지를 이룬 상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은 여기에서 한 수를 더 떠서 “이것이 어떤 유파” 같은 것이라 하여 ‘심심파’를 끌어들이기까지 한다. 서정주가 그의 시집 『질마재 신화』에서 질마재 마을 사람들을 ‘심미파’와 ‘유학파’라 명했을 때와는 다르게 눙치는 묘미가 있다. 말놀이의 유머를 은근슬쩍 깔아놓은 ‘심심파적’에서 ‘심심’으로, 다시 ‘심심파’로 건너뛰고 있는 이 시인이 그렇다면 이 시에서 ‘맛’ 이야기만 하고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여러 맛이 와서 놀아라 심심/무얼 고집 않고도 이미/자신인 너”에 이르면 이건 사람의 ‘품’의 문제로 건너뛰고 있다. ‘심심’이 단맛과 쓴맛, 짠맛, 당최 알 수 없는 맛까지 받아들이듯이, 여유와 여백을 거느린 품은 일견 어수룩하고 개성이 없는 듯하지만 여러 맛과 속성을 가진 사람들을 “와서 놀아라”, 다 받아들인다. 이 사람 말도 옳다고 하고, 저 사람 말도 옳다 했던 황희 정승이 그랬듯이, “무얼 고집 않고도/이미 자신인” 이들은 수줍은 듯, 개성이 없는 듯 이런저런 인물도 개의치 않고 용납한다. 찬동하는 것과 관계없이 그들은 깊고도 깊은 심심(深深)한 인물이다. 시집 『어떤 슬픔은 할께할 수 없다』에서 시인이 타자에게 보내는 시선은 한없이 포용적이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는 공감의 언어를 잊지 않는다. 심심파! 이건 정작 손택수 시인에게 붙여줘야 할 이름이 아닐까?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 계열사 사장으로 지내는 지인 한 분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은 적 있다. 부도 가졌고 지위도 얻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믿는데 돌아보면 잃은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이었다. 가족, 특히 아내와는 대부분 냉랭하고 자녀들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과 담을 쌓은 듯 여겨지더니 출가한 지금까지 전화도 잘 안 하고 지낸다는 것이다. 자신이 뼛골 빠지게 일한 것은 오로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였는데 그런 자신의 노력과 희생이 이렇게 대접받지 못한다며 한숨이었다. 그 지인은 새벽같이 일어나 밤늦게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한가하게 집에서 쉬어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주중에는 중요한 거래처들과 밥 먹고 술 마셔야 하고 쉬는 날에는 중요한 거래처나 언론사, 법조인들과 골프를 쳐야 했다는 것이다. 그게 자신이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고 대표이사가 되는 원동력이었는데 정작 그 사이 가족들과는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누고 마음 편히 어디 여행 한 번 못 해 봤다는 것이다. 그냥 여행 가면 되지 않았냐고 되물었더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과연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그 지인이 가족들과 함께 했을까? 이탈리아 영화 ‘시간은 충분해(원제 ERA ORA : 2023/알렉산드로 아르나디오 감독)’는 흔히 말하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일에 매달리는 직장인의 정신없이 바쁜 생활의 이면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충격적’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것이 이 영화에서는 과감하게 중간과정들이 생략된 채 1년 단위로 시간을 뭉턱뭉턱 잘라내기 때문이다. 일에 쫓겨 자신의 생일도 제대로 차려 먹지 못하는 주인공은 어느날 연인과 친구들이 마련해준 생일파티에서 소원 하나를 빈다. 그런데 이튿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린다. 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트레스에 질려 잠들었는데 다시 일어났더니 또 다시 일 년의 시간이 가버린다. 이 사이에 연인은 임신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아기가 태어나 있다. 잠을 자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을까 싶어 잠을 깨우며 버티는데 거울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또다시 일 년이 흘러버린다. 이렇게 순식간에 7년의 시간이 지나는데 주인공은 그 사이에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 그 7년의 시간은 생일마다 1년씩 도려내면서 지나는데 그 사이 주인공은 성공가도를 달린다. 다니던 회사의 지점장이 되고 대표가 된다. 반면 그 사이 딸이 자라고 아내는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다. 아버지는 죽고 친구는 암에 걸린다. 이쯤 해서야 주인공은 자신이 무엇을 잘 못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과연 주인공은 이 사라진 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심하게 헝클어진 자신의 변화된 삶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가장 긴장된 부분은 아내가 주인공에게 쏘아대는 대사다. “당신은 언제나 멀리 떨어져 가족을 기다리게 했어. 심지어 같이 있을 때도 노트북과 스마트 폰으로 회사일 만 해댔어. 그동안 나는 늘 외로웠어!” 거기에 맞서 주인공은 아내에게 그것이 아내와 딸을 위한 희생이었다고 항변하며 왜 그 희생을 몰라주느냐며 쏘아댄다. 영화의 백미는 과감히 일 년씩 도려내면서도 이야기 전개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스토리의 탄탄함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화의 의도가 그 잘려 나간 시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에 매몰되어 파묻혀 지내는 사람들은 지척의 자기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므로 그 일 년을 기억하는 것이나 기억하지 않는 것이나 별로 다를 바 없다는 은유를 담은 것이다. 다시 지인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영화의 내용과 지나칠 만큼 흡사하다. “어느 순간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는가 싶어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도 낯설고 도대체 왜 나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싶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영화의 말미에 그 주인공이 7년 전 생일에서 빈 소원이 공개된다. 그 소원이야말로 이 영화가 시사하는 전부다. 주인공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짐작컨대 그 지인의 평소의 소원도 같았을 성싶다.
경주행복학교가 지난 9일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 1층 소강당에서 ‘경주행복학교 발전을 위한 문해전문가 초청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경주행복학교의 고문과 내빈, 교사와 재학생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최근 정부는 평생교육과 디지털 문해교육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도시에 위치한 경주행복학교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에 경주행복학교는 그간의 학교 현황과 운영 전반에 대해 문해교육 전문가의 구체적인 진단과 자문을 받아 학교 운영방향과 운영계획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이번 워크숍을 마련했다. 이날 식전행사로 영상시청과 학교현황을 전하는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강석근 경주행복학교 교장의 인사가 있었다. 또 최인숙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장, 임진출·김성춘 경주행복학교 고문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워크숍에서는 울산시민학교 김동영 교장이 ‘교육기관 경영전략과 운영방침’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수원제일평생학교 박영도 교장은 ‘경주행복학교가 평생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한 제언’으로 주제 발표했다. 이어진 청중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에서는 성인문해교육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최은숙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장은 “경주행복학교가 학교의 운영방향을 스스로 점검하며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경주행복학교는 개교한지 27년 역사를 가진 지역 대표 성인문해교육 기관이다. 현재까지 등록 학생은 2620여명이며, 현재 150여명이 재학 중이다. 학교와 관련한 관련 문의나 궁금한 사항은 전화(054-773-3495)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행복학교는 경주시 금성로 292, 삼부치과 4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