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립극단 제2기 시민연극교실이 2023년 발표작 ‘굿 닥터’를 오는 12월 2일 오후 3시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인다. 올해로 2기째인 시민연극교실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드는 특별 프로젝트다. <사진> 이번 공연은 고전 코미디 명작으로 손꼽히는 닐 사이먼의 ‘굿닥터’가 선정됐으며,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통해 삶과 행복의 의미를 잔잔한 감동과 유머로 구성한 옴니버스 연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공연 관람은 무료다. 예매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또는 티켓링크에서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립예술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한길 경주시립극단 예술 감독은 “누군가의 마음에 떨림을 준다는 것은 진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며 “이번 시민연극교실을 통해 시민들의 정신적 삶이 풍요롭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해름까지 분주했던 발길 뜸한 들녘과 길가는 울긋불긋 노란 빛으로 물들었다. 황금빛을 자랑하던 들판은 소들의 마시멜로우가 뒹굴고 길가는 주황빛, 붉은빛 낙엽들이 흩날린다. 작은 바람에도 은행 알이 툭툭 바닥을 적시고 누구나 그 냄새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숙인다. 산내 동편 경로당 행복선생님이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한 가을 특별프로그램의 풍경이다. 프로그램은 손유희, 미술, 공예, 문예창작활동 등으로 진행했으며 그날그날의 낙엽재료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라지만 시골 어르신들은 분주하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행복선생님들은 낙엽, 요리 문학, 그림, 노래 등 다양한 활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계절에 맞춰 마을 이야기를 하고 어르신들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어르신들과 함께 낙엽을 활용한 인지프로그램은 뇌자극활동으로 치매예방에 좋다. 어렵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며 흥미를 갖고 행복한 마음으로 활동할 수다는 장점도 지녔다. 산내분회 동편경로당 어르신들은 “평소에 보는 낙엽이 이렇게 즐거움을 주다니 행복선생님이 참 고맙다”며 “올해는 노오란 은행잎 길을 볼 수 없어 아쉽게만 여겼는데 행복선생님이 경로당 오는 길에 은행잎을 가져와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은행잎을 펼쳐놓을 때는 또 뭘 시키려고 앉으라 하는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뻔 했다. “선생님의 잔잔한 이야기는 우리 마음을 어찌나 잘 아는지 하루종일 있어도 심심치 않을 것 같다”며 선생님의 등을 토닥거렸다. 이선희 행복선생님은 “은행잎으로 어린 시절 눈싸움하듯 던져보기도 하고 함박웃음에 소녀시절로 돌아가 많이 웃으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생활지혜도 듣고 계절이 계절인지라 김장이야기도 들으니 이번 겨울은 더욱 맛있을 것 같다”고 어르신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막바지 가을 풍경 올해 이상기온으로 단풍잎이 제 색깔을 내지 못한 가운데, 통일전 가는 길 경북천년숲정원의 메타세콰이어가 막바지 가을 풍경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 최진욱 시민전문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동궁원이 지난 16일부터 병역명문가와 보훈보상대상자의 입장료를 면제한다. 이는 제278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경주동궁원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른 이뤄진 후속 조치다. 병역명문가는 국내에서 3대 모두가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하며, 동궁원(식물원) 입장 시 병역명문가증을 제시하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보훈보상대상자는 재해로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한 군경 또는 공무원을 의미하며, 입장 시 국가보훈등록증을 제시하면 무료다. 단 버드파크는 무료입장에서 제외된다. 동궁원 관계자는 “입장료 감면혜택을 이들의 명예심을 제고하고 그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속담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문화 요소이다. 일상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경험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속담은 주로 구어체로 사용되며, 속담은 각 문화와 언어에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상황에서 이용된다. 속담은 명언과 유사하나 널리 유행하면서도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속담 중에는 현대에 들어서는 잘 쓰이지 않게 되어 사전 속에서나 남아 있는 것들도 대단히 많다. 속담은 경험과 지혜, 자연과 동물, 역사와 전설, 문화와 가치관을 풍자, 비판, 교훈 등으로 표현한 짧은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속담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수나 갈등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문화 요소이며, 일상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경험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속담은 주로 구어체로 불확실하거나 결정을 못 내리는 사람을 비판하는 데 사용된다. 또, 일상생활에서 지혜롭고 재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자연과 동물의 모습과 행동에서 받은 영감은 속담화 되어 많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개는 인간과 가까운 동물로서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동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속담에 자주 등장한다. 개의 생활모습, 역사적 사건이나 전설에 의해 생성된 특정 문화나 가치관이 반영되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가 풍자, 비판, 교훈 등의 의미로 전해 내려온 속담은 다음과 같다. 교훈적 의미의 속담으로 본바탕이 좋지 아니한 것은 어떻게 하여도 그 본질이 좋아지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말한 ‘개 꼬리 삼 년 묵어도 황모 되지 않는다’. 자기는 더 큰 흉이 있으면서 도리어 남의 작은 흉을 본다는 말인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개처럼 미천하게 벌어서라도 쓸 때만은 떳떳이, 복되게 쓴다는 말인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무슨 일이나 먼저 서두르고 나서면 도리어 남보다 뒤지는 수가 있다는 ‘꼬리 먼저 친 개가 밥은 나중 먹는다’. 아무리 어렵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다는 ‘죽은 정승이 산 개만 못하다’ 등이 있다. 풍자적 의미의 속담으로 애탄 사람의 똥은 매우 쓰다는 데에서, 선생 노릇이 매우 힘들다는 의미로 ‘훈장 똥은 개도 안 먹는다’. 어디에나 텃세는 있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개도 텃세한다’. 멋모르고 겁 없이 덤빔을 비유하여 이르는 의미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좋아하는 것을 짐짓 싫다고 거절할 때 이를 비꼬는 의미로 ‘개가 똥을 마다할까’. 여러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외톨이로 지내다는 의미로 ‘개 밥에 도토리’. 바닷가에 사는 개는 호랑이를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바닷가 개는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른다’. 천한 사람도 돈이 있으면 대접을 받는다는,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가 그 예이다. 또 비판적 의미의 속담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상대를 비꼬는 말로 ‘너하고 말하느니 개하고 말하겠다’. 자기에게 필요할 때만 찾는다는 뜻으로 ‘뒷간에 앉아서 개 부르듯 한다’. ‘얌전한 강아지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겉으로 점잖은 체하는 사람이 엉뚱한 짓은 먼저 한다. 자기에게 소용이 없으면서도 남에게는 주기 싫은 인색한 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인 ‘나 먹자니 싫고 개 주자니 아깝다’. 부부는 싸움을 하여도 화합하기 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으로 ‘내외간 싸움은 개싸움’. 어떠한 물건을 지극히 좋아하게 되면, 모든 것이 다 그 물건으로만 보인다는 뜻인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등 사람과 가까이 지낸 개의 생활 모습에서 후회하지 않는 후일을 기약한 조상의 지혜가 개와 관련된 속담에 녹아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금강산엔 이차돈과 관련되진 않았지만 눈여겨볼만한 유적이 다수 있다. 백률사와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보물 제121호), 100년 전까지 백률사 대웅전에 있었던 ‘경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국보 제28호), 백률사 대웅전 맞은편 바위벽에 새겨진 마애탑 등이 대표적이다. 백률사엔 약사여래입상 신묘한 이야기가 백률사는 ‘이차돈순교비’가 있었다는 사실 여부를 떠나 신라 불교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 사찰이다. 불국사, 분황사, 기림사와 함께 경주 지역에서 신라 이후 지금까지 법맥을 이어온 4대 사찰로 꼽힌다. 백률사는 금강산 정상 남서쪽으로 해발 125m 지점에 있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늦어도 신라 제31대 신문왕(재위 681~692) 대 이전 창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률사의 옛 모습은 알 수 없으나, 지금은 대웅전과 요사채만 남은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백률사는 고려 말 왜구들의 침입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후 고려 무신 윤승순(尹承順, ?~1392)이 계림부윤으로 있을 때 당시 주지였던 견해(見海)와 함께 1377부터 1378년까지 2년에 걸쳐 수리했다. 지금 남아 있는 대웅전은 조선 선조 대에 수리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백률사 마당엔 옛 건물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석과 석등의 옥개석 등이 남아 있다. 백률사 대웅전엔 100년 전만 하더라도 국보 제28호 ‘경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이 있었다. 국보 제26호 ‘경주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 국보 제27호 ‘경주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과 함께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불린다. 불국사의 두 불상은 좌상인데 반해 백률사 불상은 높이 1.77m 크기의 등신대 입상이다. 1930년 문화재 보호를 위해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국립경주박물관 전신)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백률사 관음상의 영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한다. 신라 제32대 효소왕(孝昭王, 재위 692~702) 원년의 일이다. 692년 효소왕이 부례랑을 국선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다음 해 3월 부례랑이 말갈족에게 잡혀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존고에 넣어둔 나라의 보물 만파식적과 거문고가 없어졌다.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왕이 1년 세금을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부례랑의 부모는 아들 걱정에 백률사 관음상 앞에서 여러 날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 부례랑이 불상 뒤에 와있었다. 만파식적과 가야금은 향을 피우는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부례랑은 탈출과정에서 스님의 도움을 받아 만파식적을 타고 바다를 건넜는데, 와 보니 백률사였다는 이야기다. 대웅전 맞은편 바위벽에 새겨진 마애탑도 눈길을 끈다. 대웅전 앞에 탑을 건립할 자리가 협소해 이곳에 마애탑을 새겼다고 전해진다. 이 마애탑은 전체 높이 3.15m, 기단부(받침돌) 폭 1m40㎝의 삼층탑으로, 얕은 부조 형식으로 제작됐다. 보물 제201호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바위에 새겨진 9층탑과 7층탑은 목탑 형식을 딴 마애탑인 반면, 이 탑은 석탑 형식을 띠고 있다. 3개의 옥개석(지붕돌) 아랫면에 층급받침(역계단 모양)이 있고, 불국사 다보탑과 같은 화려한 모양의 상륜부(탑 꼭대기층)를 갖춘 형태다. 탑의 비례와 지붕돌 층급 받침이 3단인 점, 하층기단이 생략된 점 등으로 볼 때 통일신라 하대의 일반형 석탑을 모각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이 마애탑의 연대는 통일신라 하대 또는 고려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 설명이다. 땅 팠더니 사면불 나왔다…굴불사지 경덕왕(재위 742~65년)이 백률사로 행차하던 도중 산 아래에 이르렀을 때 땅속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들렸다. 왕이 그곳을 파게 하였더니 큰 돌이 나왔는데 그 돌 사면에는 사방불이 새겨져 있었다. 그곳에 절을 세우고 굴불사(掘佛寺)라 이름을 지었는데, 지금은 잘못 전해져 굴석사(掘石寺)라 한다. 보물 제121호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에 대한 ‘삼국유사’ 기록이다.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은 이차돈 순교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백률사로 가는 길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금강산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지금은 절은 사라지고 높이 3m 규모의 커다란 바위 사면에 조각한 여러 불상만 남아 있다. 총 9점의 불상·보살상이 환조와 부조, 선각 등 다양한 조각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이곳에 대한 첫 현황 조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본격적인 발굴은 1981년 5월 국립경주박물관 불적조사 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어 1985년 문화재연구소 경주고적발굴조사단에 의해 2차 발굴조사가 실시되면서 이곳 절터에 대한 전모가 밝혀졌다.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의 소형 금동여래입상과 청동 동종, 청동 반자, 와편 등 4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엔 12세기쯤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경굴석사’(東京屈石寺)란 명문이 새겨진 쇠북도 있었는데, 이를 통해 굴불사가 ‘굴석사’란 이름으로도 불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발굴조사에서는 조선시대의 유구로 짐작되는 남향을 한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지도 확인됐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이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 또는 중건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발굴조사 당시 출토된 기와 유물 중에는 불상 편과 조로2년(680)명 안압지 출토 쌍록보상화문과 같은 전돌(사찰 등의 벽이나 바닥을 장식하는 데 쓰던 벽돌)이 다수 나왔는데, 발굴조사단은 이 유물 등을 근거로 8세기 중반 이전에 이미 굴불사 불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사면불 불상 양식은 대체적으로 8세기 중반의 조각수법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불상 제작 방식도 확인됐다. 발굴조사 이전엔 현장에 있던 자연암반을 그대로 활용하여 불상을 새긴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발굴조사 결과 바위를 인위적으로 이곳으로 옮겨온 뒤 조각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사면불 서면에는 서방 극락세계에 주재하고 있는 아미타삼존불상이 새겨져 있다. 또, 동면에는 약사여래상이, 남면에는 여래와 보살상 2구가, 북면엔 11면 6비 관음보살상과 미륵보살로 추정되는 2구의 보살상이 각각 새겨져 있다. 굴불사지의 사면석불은 조성 당시엔 ‘사방불’로 표현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어 보이나 실제 경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내용과는 일치하지 않으므로 ‘사방불’ 개념보다는 ‘사면불’로 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 설명이다.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점은, 경덕왕이 이곳 땅을 파게 했더니 사방불이 나왔다는 ‘삼국유사’ 기록이 단순한 설화가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사면불 주변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면서 서면의 석불 머리 부분만 드러낸 채 나머지는 흙과 돌로 덮인 적이 있다. 1914년에도 비슷한 상태였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경덕왕 행차 이전 언젠가도 큰 비가 내려 사면불이 흙더미에 묻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면불이 세워진 위치를 보면 더욱 수긍이 간다. 김운 역사여행가
공고번호 : 경북-경주시-2023-1102 11월 7일 경주시 명계2길 104-31 부근에서 발견 처진 눈매, 낯가림이 아주 조금있어요. 믹스견 / 남아 / 1차 접종완료 중성화x / 50일 / 2.3kg 입양문의 054)760-2883 ※반려동물이 실시간 입양됐을 수 있으니 확인 전화바랍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주지사는 지난 10일 안강읍, 강동면, 현곡면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독거노인을 위한 후원금을 하나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에 전달했다. <사진>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주지사는 공기업으로서 ESG경영철학을 실현해 사회공헌을 실천하고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들의 소중한 정성들을 모아 후원금 147만원을 기탁했다. 기탁한 후원금은 재가노인지원서비스 대상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생활지원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양병춘 경주지사장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성금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고려인주민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하이웃이주민센터가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고려인 어르신들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가을단풍체험 시간을 가졌다. <사진> 이번 체험은 경상북도 외국인공동체과에서 주관하는 ‘고려인 주민정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하이웃이주민센터가 경북도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버아카데미 참여 고려인 어르신 1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체험행사에 참여한 고려인 어르신들은 대부분 고려인 2세들로, 고려인 3세 자녀들과 함께 지내면서 손자 손녀들을 돌보기 위해서 경주로 온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부모의 고향인 한국에서 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형편이다. 하이웃이주민센터는 지난 7일 이들 고려인 어르신들을 위해 가을 주왕산 국립공원의 단풍과 공원 내 명소인 주산지를 찾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 지역 특산물인 청송사과와 닭백숙을 시식하고, 아름다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문화를 감상하면서 위로 받는 시간을 제공했다. 이번 체험에 참여한 한 고려인 어르신은 “단풍이 참 예쁘고, 한국에서 단풍놀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 이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조훈 하이웃이주민센터장은 “경주지역에는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고려인 이주배경청소년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돌보기 위해 찾아온 고려인 어르신들도 많이 모여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미비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웃이주민센터는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고려인주민정착지원사업을 통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고려인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아카데미, 스포츠교실을 통한 건강관리, 요리수업, 한국어 수업을 진행해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지역 내 초·중·고·대학생 자녀가 있는 32가정 100여명이 참여한 가족운동회가 지난 18일 화랑마을 화백관에서 열렸다. 경주시가족센터는 이날 가족돌봄영역 지역특화사업의 일환으로 가족운동회를 개최했다. 이날 운동회 참가자들은 센터가 준비한 판 뒤집기, 낙하산 달리기, 단체 줄넘기 등 가족 구성원들의 협력이 필요한 경기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함께 경기를 하면서 가족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대감을 강화하고,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날 운동회에 참가한 현곡면 주민은 “가족 모두가 몸을 부대끼며 신나는 운동회를 할 수 있어 너무 즐거웠고, 미디어 없는 주말 오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해원 경주시가족센터장은 “참가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 가득한 얼굴을 대하니 그 즐거움이 전달되는 듯하다”며 “앞으로도 경주시가족센터는 모든 유형의 가족들이 건강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운동회를 개최한 경주시가족센터는 지난해 경주시다문화가족센터에서 명칭을 변경했으며, 현재 경주시 장애인여성복지과에서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가족센터의 주요 사업은 △가족관계증진사업 △가족돌봄지원사업 △가족생활지원사업 △가족과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조성사업 △다문화가족지원사업 △공동육아나눔터 사업 등이 있다. 특히 센터는 가족 기능강화를 위해 부모·부부·1인 가구·임신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생애주기 변화에 따른 가족역할을 지원하고 가족 친화적 사회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 17일 경주서라벌문화회관에서 처용무포럼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경주시가 향후 개발할 10대 브랜드 중 하나인 처용무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이 행사를 세부적으로 다룬 경주 언론매체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매체들은 행사 주최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쓴 듯 ‘토시 하나 틀리지 않은’ 천편일률의 기사들만 보도했다. 그러나 울산은 이날 행사를 매우 중대하게 본 듯하다. 지난 20일 이동우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울산매일 신문이 1면 전면을 할애해 대서특필한 처용무포럼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행사 당일 김성혜 교수가 발표한 ‘처용무의 역사도시 울산인가 경주인가?’에서 삼국유사 ‘처용랑 망해사’조를 인용해 처용설화의 공간적 배경이 경주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기사로만 단정지을 수 없지만 적어도 처용에 관한 한 실제 처용무의 배경이 어느 곳인지를 떠나 처용에 대한 심정적 온도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경주에서 처용은 많은 소재 중 하나일 뿐이고 ‘기껏해야’ 경주시에서 목표하듯 10대 브랜드 중 하나일 뿐이지만 울산에서 처용은 반드시 지켜야 할 매우 중요한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보는 느낌이다. 실제로 이와는 별도로 울산은 오래전부터 처용무와 관련한 축제를 여는 등 처용무를 중요하게 다루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용이 어디를 주무대로 활동했느냐, 개운포가 어디냐는 식의 논란은 따지고 보면 부수적인 일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처용무를 아끼고 가꾸느냐이다. 경주의 행사에 참석해 경주의 언론매체들이 외면하거나 소홀히 다룬 처용무 포럼을 대서특필해 따지고 든 울산이 종주권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경주가 할 말이 없어진 모습이다.
남양주는 양주 남쪽에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생겨난 이름이다. 지금은 양주의 행정구역이 좁아져 있지만 서울이 광역화되기 전까지 지금의 남양주, 구리시 등이 전부 양주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남양주는 조선시대 한양 도성과 가깝고 북한강과 남한강이 접점을 이루며 경치가 빼어나고 물산이 풍부해 귀족 사대부들이 즐겨 살았던 곳이다. 대표적으로 한음 이덕형을 필두로 척화파 중심 김상헌, 숙종대 노론의 거두였던 김창협 창흡 형제, 실학자 정약용과 홍대용, 우리나라 개화사상의 선구자 박규수, 서유견문의 서유구 등이 살았다. 이밖에도 경치가 좋다 보니 고관대작들의 별서(別墅)가 남양주 절경과 어울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세가 좋아 조선의 왕릉들이 조성된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세조의 광릉과 광해군묘가 있다. 이웃한 구리에 동구릉(東九陵)이 있는데 이 역시 따지고 보면 원래 양주 땅이었다. 특히 구한말 격동기의 중심에 있었던 흥선대원군이 모셔진 흥원, 고종의 홍릉과 순종의 유릉, 의친왕과 덕혜옹주의 묘, 기타 황실 사람들의 묘들이 몰려 있다. 대원군이 살았을 때의 위세와 달리 무덤은 초라하고 가꾸어지지 않아 사람들의 내왕이 뜸하다. 반면 고종의 홍릉과 순종의 유릉은 이전 조선왕들의 능과 달리 황제로서의 품격으로 치장되어 그 모습이 대조적이다. 남양주는 벽초 홍명희의 걸작 ‘임꺽정’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달라진 양주에 임꺽정의 생가터가 있다고 스토리텔링 되어 있지만 임꺽정이나 천왕동이가 한나절만에 양주에서 사대문 안을 예사로 들락거린 것을 고려하면 남양주가 합당해 보인다. 이밖에도 원효대사가 창건한 묘적사. 세조 때 세운 봉선사와 수종사, 다산마을과 실학박물관 등 주말이나 편한 시간에 남양주를 다녀보면 뜻밖의 의미 깊은 곳을 만날 수 있다.
내가 경주최부자를 주제로 책을 내겠다고 했을 때 나를 아는 대부분 사람들은 나를 말렸다. 그 이유는 경주최부자와 관련된 책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는 점과 경주최부자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까지 나와 있는데 뒤늦게 그 책을 써서 무엇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경주최부자를 처음 떠올린 후 바로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반디엔루니스, 종로서점 같은 대형 서점들을 찾아보았다. 전체적으로 20종 가까운 책이 나와 있었다. 심지어 동화책도 있었다. 비록 도중에 흐지부지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 ‘명가’도 제작되어 한때 인기절정을 달렸던 김영철 씨가 경주최부자댁 정신적 지주가 된 최진립 장군 역을, 탤런트 차인표 씨가 실제 부자의 틀을 닦은 최국선 공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만하면 경주최부자를 다룰 만큼 다루었다고 누구나 생각하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전혀 달랐다. 지금까지 나온 경주최부자 책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을 뿐이라 확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책들의 내용이 천편일률이었다. 모든 책이 최부자댁의 육훈과 육연, 최준 선생(1884~1970)의 독립운동에 대한 짧은 내용을 다루고 있을 뿐이었다. 최진립 장군(1568~1636)으로부터 따지면 12대 400년에 가깝고 부자로 운신하기 시작했던 최국선 공(1631~1682)의 청년기부터 최준 선생님이 돌아가시던 1970년까지만 따져도 10대 320여 년의 긴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역사상 최장기, 최대 부자였던 경주최부자댁이 이 정도로 허술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의 책들을 써주면서 느낀 나름의 절대적인 명제가 있었다. ‘누구에게나 드라마는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할 말이 없는 일반인들도 그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물을 쏙 빼놓을 기막힌 이야기들이 책 한 권 분량씩은 있다는 것이 내가 자서전 대필을 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그런데 하물며 조선 중기와 후기를 관통하며 영남일대 최고의 부자로 명성을 얻었던 명가라면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겠느냐는 것이 내 기대였다. 게다가 궁금한 것도 많았다. 도대체 최부자댁이 얼마나 부자였고 그래서 무엇을 먹고 살았고 옷은 어떻게 입었고 집은 어떻게 꾸몄고 과객을 대접했다는데 어떤 과객들이 있었고, 만석꾼이었다면 실제로 땅은 얼마나 가지고 있었고 진사 벼슬 이상 살지 않았다면 양반의 체통은 어떻게 행사할 수 있었고 진사는 또 몇 명이나 나왔는지..., 더구나 부자 3대 가기 힘든다는데 어떻게 10대, 12대를 부자로 보냈는지. 그 부자가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심지어 부자댁 가문에서 엄청난 건달 보스까지 나왔다는데 그것은 어떤 연유인지... 궁금한 것이 차고 넘쳤다. 내가 궁금한 것만 찾아서 써도 책 서너 권은 충분히 쓸 자신이 있었고 당당히 베스트셀러를 기록할 자신 있었다. 결론을 말하면 4년 동안 300페이지 넘는 분량의 책을 무려 5권이나 썼다. 그 중 제 1권은 최부자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내가 가진 원초적인 의문들을 풀어나가는 데 할애했다. ‘The 큰 바보 경주 최부자’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모두 34편의 글이 들어있는데 이 34편 속에 든 이야기들은 장담하건데 이전에 나온 경주최부자 책을 전부 끌어보아도 정보의 면에서 내가 쓴 책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책에서 책 한 권을 다 써서 다룬 육훈이나 육연이 내가 쓴 책에서는 한 편 한 편씩으로 집약된 대신 그만한 가치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34가지나 찾아서 썼다는 뜻이다. 참고로 이야기할 게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만 거의 1년이 걸렸다. 제목 속에 있는 ‘큰 바보’라는 단어 때문이다. 책이 작가인 내가 아닌 최염 선생님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식으로 서술되다 보니 최염 선생님께서 “조상님들을 향해 후손인 내가 어떻게 감히 ‘바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느냐?”고 꺼리신 때문이었다. 충분히 염려하실 만한 일이라 여겨져 그 문제를 들고 여러 분과 상의하기도 하고 조동걸 교수님, 박병호 교수님 등 각계의 원로 석학들을 일부러 만나 조언을 구하시는 등 검증을 끝내는 끝에 제목을 결정할 수 있었다. 제2권은 최준 선생님 일대기였다. 여기에는 최부자댁에서조차 미처 알지 못하는 최준 선생님에 대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비사와 삼성 이병철 회장과 박정희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최부자댁 재산의 이동에 관한 기막힌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나는 최준 선생님을 초인(超人)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에 대한 확고한 철학도 초인에 가깝고 나눔에 대한 마음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자선사업가들을 완전히 뛰어넘은 초월적 용단을 내리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의 일대기가 우리 현대사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고 더구나 경주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기록이 소수에 의해 독점될 때의 일이다. 더구나 최준 선생님은 패배자도 아니고 역사 속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승자임에 분명한데 이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애석한 정도를 넘어 통탄스럽다. 이런 선각자를 제대로 되새기고 배우지 않으면서 정치와 경제 쪽의 인물들에 집착하는 것은 대한민국 지성의 한계다. 제3권은 최염 선생님의 삶을 통해 본 조상님에 대한 회고, 할아버지이신 최준 선생님과 나눈 평생 동안의 일화와 교감을 그렸다. 대학 창립에 가문의 전재산을 기부하고 더 이상 부자가 아닌 상태에서 최염 선생님이 할아버지 최준 선생님을 모신 것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분수령이었다. 더구나 최염 선생님 당신의 일화를 통해 본 최준 선생님의 또 다른 신념들은 갑질을 일삼는 현재의 재벌들과 이른바 교육재단을 운영하며 교육자라 하는 사람들이 엎드려 받들어야 할 교훈들이다. 유감스럽게도 디자인까지 다 해둔 이 책들은 당시의 어떤 상황과 사정으로 인해 출판을 미룬 채 지금까지 노트북과 외장하드 메모리 속에서 빛 볼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이 실체들이 세상으로 나와 그 밝은 빛을 우리 사회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머지 두 권은 ‘소설’이다. 최진립 장군으로부터 최준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12대를 관통하면서 있었던 여러 가지 사실에 내 나름의 취재와 역사 속 인물들을 동원해 소설을 썼다. 예를 들어 최진립 장군과 관련해서는 권율 장군과 사명대사, 당시의 경주부윤 박의장, 도산성에서 고전하던 고니시 유키나가, 명나라 장수 양호, 광해군과 인조, 최명길, 강홍립 같은 인물이 동원되고 최국선 공의 이야기에서는 실학의 태두인 유형원과 실학자들이, 최의기 공에 이르러서는 김창흡, 정선, 당대 문장가였던 김병연, 금강산 정양사 방장 설제스님 등이 나오는 식이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최준 선생님과 관련해서는 최익현, 의친왕, 신돌석, 박상진, 손병희, 김성수 등 근대사 주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런 인물과의 관계도를 만들고 그들의 개인사를 찾는 과정 덕분에 조선 중후기 역사와 구한말에서 독립운동에 이르기까지 나도 모르게 많은 지식이 쌓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들을 먼저 출간하고 싶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탄탄하게 고치겠다는 생각에서 퇴고를 거듭하다 보니 지금까지 밀렸다. 더 솔직하게는 요즘 작가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대단한 작가들이 많은지 그들의 책과 그 책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들을 보다 보니 적어도 그에 필적할 만큼의 재미와 구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책을 내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오기가 생겨 책 출간을 미루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체득한 요점이 있었다. 경주최부자는 정말 그 자체로 어마어마하게 가치 있고 재미있는 가문이라는 점이다. 이 정도의 가문 이야기는 어지간한 왕조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한 저력을 가졌다. 특히 최부자 가문이 대대로 이어온 나눔과 상생의 정신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높고 귀한 정신이고 가풍이었다. 세상에 어느 부자가 300년 넘게 지속할 수 있었고 설혹 부는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그 중에서 어느 부자가 이렇게 인심을 얻으면서 지속할 수 있었단 말인가? 아니, 기본적으로 인심을 얻으면서 부를 이룬 부자들이 있기나 했다는 말인가? 이전 호까지 최부자댁을 둘러 싼 교촌 주변의 이야기를 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최부자댁 정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예정이다. 이번 호에는 그에 앞서 이끄는 말씀을 드렸다. 다음호를 기대하시기 바란다.
독감이 유행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해마다 독감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아직도 ‘매년, 건강한 성인도 맞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나온다. 독감 예방접종은 모두가 대상이며 매년 맞아야 한다.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이 있으므로 접종 전이라면 서두르도록 하자. 독감은 보통 11월부터 다음 해 3월, 4월까지 유행하는 계절성 질환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여름에도 독감 환자가 많이 발생했고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도 계절과 관계없이 많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본격적으로 독감 유행이 시작하는 겨울이 되면 독감 환자가 얼마나 많이 발생할지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독감은 백신이 개발된 호흡기 바이러스라서 독감 유행 전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 예방이 가능하고 독감에 걸리더라도 경미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매년 접종해야 하는 독감 예방주사 대다수의 예방주사는 접종을 하고 나면 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편이다. 그렇지만 독감 예방주사는 효과가 6개월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매년 맞아야 한다. 독감 예방주사 효과가 짧은 이유는 독감의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 매년 다른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므로 작년에 맞은 독감 예방주사의 항체가 있더라도 올해 독감은 예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년 어떤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예측하여 새로운 백신을 출시하고 있다. 접종 즉시 바로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항체 생성까지 2주 이상 걸리므로 10~11월 사이에 독감 예방 주사를 완료하는 것이 좋다. 모두가 독감 예방주사 대상자 독감 예방주사는 생후 6개월이 지난 모든 사람이 접종 대상자다. 건강한 성인은 독감에 걸리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접종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어린아이, 만성질환자 등은 독감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 치사율이 0.5% 내외로 매년 독감에 의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다. 건강한 성인은 독감에 걸리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함께 사는 자녀, 부모님께 독감을 전파할 경우 매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남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서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 2023~2024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어르신 지원대상] 65세 이상 (195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지원기간] 75세 이상: 2023년 10월 11일(수)~2024년 4월 30일(화) 70~74세: 2023년 10월 16일(월)~2024년 4월 30일(화) 65~69세: 2023년 10월 19일(목)~2024년 4월 30일(화) *실시기준 이전 절기 접종력과 상관없이 매년 불활성화백신(0.5㎖) 1회 접종 [어린이 지원대상]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2010년 1월 1일~2023년 8월 31일 출생아) 주민등록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른 경우 실제 생년월일 기준 [지원기간] 2회 접종대상: 2023년 9월 20일(수)~2024년 4월 30일(화) 1회 접종대상: 2023년 10월 5일(목)~2024년 4월 30일(화) *실시기준 접종가능 최소연령: 생후 6개월 *접종횟수 예방접종 1회 *단, 생후 6개월~9세 미만 어린이 중 다음 대상자는 2회 접종 지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처음 하거나 이전 접종력을 모르는 경우 *2023년 6월 30일 전까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총 1회만 접종한 경우 [임신부 지원대상] 임신 여부 확인 가능한 산모수첩, 임신확인서 등 서류 제시(임신주수 무관) [지원기간] 2023년 10월 5일(목)~2024년 4월 30일(화) *실시기준 이전 절기 접종력과 상관없이 매년 불활성화백신(0.5㎖) 1회 접종 *임신부 인플루엔자백신 접종 후 안전성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의 임신부들에게 여러 해 동안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안전하게 이루어졌다. 국외에서 시행된 임신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안전성에 대한 연구 결과, 유산이나 조산, 저체중 출생 등 출산 관련 합병증과는 관련성이 매우 낮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내외 국가들은 인플루엔자 유행시기에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예방접종 상식 Q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면 감기도 예방할 수 있나요? A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같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라도 독감과 감기는 다른 병입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코, 인후, 기관지, 폐 등)를 통하여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심한 증상을 나타내거나 생명이 위험한 합병증(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감기는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입니다. Q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얼마나 효과가 있나요? A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은 건강 한 젊은사람에서는 약70~90%의 예방효과가 있으며,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가량 지나 방어항체가 형성되고,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6개월가량(3~12개월) 면역효과가 지속됩니다. Q 인플루엔자 에방접종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10~11월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2회 접종이 필요한 어린이의 경우 적절한 면역획득을 위해 9월에 접종을 시작해 독감 유행 전 2차 접종을 완료하도록 합니다. 11월 이후라도 미접종자의 경우 유행기간 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향한 갈망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실패에 부딪혀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발휘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비행을 시도하며, 우리는 삶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며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박지만 작가의 작품전 ‘Learning to Fly’가 12월 9일까지 갤러리미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박지만 작가는 생명의 절정을 상징하는 꽃, 에너지 넘치는 말, 추억과 희망을 담은 풍선, 그리고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의자 등 일상 속 사물들을 그림에 녹여내며 우리가 삶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재해석해 표현했다. 이들 사물들은 낯선 환경 속에서 선들과 이어져 시간을 멈추고, 순간을 무한히 연장시킨다. 그림에서는 가벼움과 무거움, 빛과 그림자, 기억 혹은 꿈과 현실 등 상반되고 모순적인 요소들이 사실적 표현과 단순화된 실루엣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박지만 작가는 “제 그림의 선들은 때론 대상과 다른 대상을 연결하고, 서로 엉켜 어딘가로 향하며, 또 때론 끊어질 듯 약하게 이어진다. 이러한 선들은 단순히 몇 가지 유형으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상징하며, 그림의 깊이와 복잡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의자를 바라보며 작가 자신이 그 의자가 되기도 하고, 풍선을 볼 때도 마찬가지로 작가는 풍선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작가는 일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캔버스에 담아내며, 그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말도 작가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때로는 실제 말처럼 생동감이 넘치게 표현되고, 때로는 움직일 수 없는 목마처럼 묘사돼 작가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말 위로 풍선이 날아가는 장면은 현재 상황에 갇혀 있지만, 여전히 자유를 꿈꾸는 작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작품에 녹여내려는 노력하는 작가. 그는 작품활동에 있어 주제와 기법의 반복을 통한 공예적인 접근보다는,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김미지 관장은 “박지만 작가의 ‘learning to Fly’는 희망과 자유, 작가의 자유를 투영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면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독창성이 담긴 전시에 많은 관심과 관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익대 미술대 회화과를 졸업한 박지만 작가는 하남, 부산, 경주 등 각지의 갤러리에서 8번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대만의 ‘ONE ART Taipei 2020’, 대구와 부산의 ‘대구 아트페어’와 ‘BAMA 아트페어’, 필리핀의 ‘CONTEMPORARY TRENDS’, 서울의 ‘PLAS JW MARRIOTT SEOUL HOTEL ART SHOW’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 해의 마침표를 찍으며, 지역예술인들의 연간 성과를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펼쳐진다. <사진> (사)한국예총 경주지회가 12월 5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2023 경주예술인 한마당’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문인, 미술, 음악, 연극, 사진작가, 국악, 연예예술인 협회 등 7개 단체의 1년간 활동을 기록한 ‘예술경주 제29호’ 출판기념식과 ‘2023 경주예술인상’ 시상 등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경주예술인상에는 문인협회의 김형섭, 미술협회의 서지연, 음악협회의 이상진, 사진협회의 김정산 씨가 각각 선정됐다. 특히 올해 경주예총은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예술인 인물사 ‘경주예인’ 출판과 ‘위대한 유산’ 특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에 큰 공헌을 한 문인협회의 조희군 씨와 미술협회의 박선영 씨에게 공로상이, 경주교향악단의 신현국 단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될 예정이다. 김상용 회장은 “올해는 경주예총이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새로운 60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원년”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훌륭한 선배 예술인과 7개 협회의 회장님들, 그리고 800여명의 경주예총 가족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갑진년에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득 담아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예향 경주의 지역문화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경주예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제5회 법여불화원 고려불화 모사전이 경주예술의전당 4층 갤러리해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대작가로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조병현 목조각장의 ‘약사여래불감’ 동국대 최무상 교수의 ‘발원’, 임재희 지도강사의 ‘영조 어진 모사도’를 비롯해 70여점이 전시된다. <사진> 특히 이날 개막식에서는 동국대 와이즈캠퍼스에 ‘불교미술인재양성 장학기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법여불화원은 우리나라 전통 비단채색기법을 활용하여 고려불화와 모사방법 등을 연구하며, 작품활동을 하는 단체로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최무상 교수와 임재희 지도강사가 주축이 돼 불교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여불화원 최무상 대표는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조화로 상생해 상호간 교류와 발전에 목적성을 가지고 시도와 도전을 통해 영역을 확대해 나아갈 것이다”라며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전했다.
자신의 지문을 새겨 넣은 듯한 작품은 작업자의 삶의 궤적이며, 흔적이다. 경주출신 예성호 도예가의 여덟째 개인전 ‘락쿠연기(煙器)전’이 26일까지 인사동 통일화랑에서 열린다. 대학원에서 환경도자와 도자조형디자인을 연구한 예성호 도예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문을 통해 락쿠라는 변화무쌍한 도자예술에 담아내고 있다. 락쿠는 독특한 도예기법 중 하나로, 전체 제작 과정이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흙과 물로 성형한 도자기를 가마에서 불로 달구어 만들고, 그것을 톱밥에 묻혀 연기를 내며 그을린 후 물에 담가 냉감시켜 색깔과 질감이 바로 눈앞에서 확인되는 기법이다. <사진>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그 관계의 일부로 지나치게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개인의 순수성과 고유함이 상실되는 것. 이러한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원이나 사각형 같은 간단한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해 지문을 단순화하고 추상화했다. 곡선, 직선, 점, 면 등을 활용해 지문을 연출했으며, 이러한 지문은 개인의 고유함과 순수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현대 사회의 획일화된 관계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예성호 도예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이 지닌 외적 고유함 중에 유일하게 공통 속성을 지녔음에도 서로 다른 흔적, 바로 지문은 단일화, 획일화되지 않는 인간 고유 정체성의 대표적 표식”이라면서 “획일화된 틀 속에서도 복제되거나 변치 않는 진정한 인간 정체성의 현재와 미래,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고유함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예성호 도예가는 단국대 대학원 도예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도자도형디자인 박사과정에 있다. 현재 한국기초조형학회 정회원, 한국도자학회 회원,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 초대작가, 국제조형미술협회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서울, 대전, 인천, 여주에서 8번의 개인전과 40여회의 단체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미소 도예공방 운영.
조선후기 영남지방의 양반 가정에서 부녀자들 사이에 사랑받았던 ‘내방가사’를 주제로 한 서예 전시회가 펼쳐지고 있다. 청년 서예가 도홍 김상지의 ‘서예, 내방가사와 사맛다’가 12월 3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에서 열리는 것.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으로는 ‘태교신기언해’, ‘과부가’, ‘해방가’, ‘손녀사랑가’, ‘가정록친서’, ‘화전가’ 등이 있다. ‘내방가사’는 아시아 태평양 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는 작품이다. 그는 내방가사 중 선별한 문장을 기존의 전통 한글서예에서 벗어나 한글민체(캘리그라피)와 한문서예를 결합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사진> 작품들은 18~20세기 초 조선시대 여성들이 창작한 집단문학 작품인 ‘내방가사’를 필사한 것으로, 이는 동아시아의 강한 남성 중심주의 사회를 여성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녹아 있는 기록이다. 김상지 서예가는 “한문서예가가 쓴 한글서예작품에 대해 서로 소통·교감하며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긴 내방가사에 대해 대중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 김상지 서예가는 현재 경주에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 및 초대작가, 세계 아동·청소년 화랑 서화 페스티벌 운영위원장, 포은서예국제대전 국제협력위원장,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경주 행복만당 서화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전시기간 중에는 내방가사 연구학자 권숙희 선생의 특강 ‘내방가사란 무엇인가?’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지역 예술인들이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지역민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술가들의 새로운 경험은 그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고, 그들의 예술작품 창작 과정에 도움이 된다. 지역예술인 상생프로젝트 ‘쌍쌍경주’가 지역 곳곳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쌍쌍경주’는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기부금으로 진행되는 메세나 사업이다. 제1회 경주창작국악페스티벌 ‘국악폼 미쳤다’ 제1회 경주창작국악페스티벌이 지난 18일 경주문화관1918 야외광장에서 펼쳐졌다. 한국전통문화예술인연합회와 청년전통문화예술인연합회의 발대식을 겸한 이날 행사는 실력파 청년국악인과 청년 클래식 연주자들이 모여, 웅장한 클래식과 섬세한 국악의 조화로운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국악기, 전통놀이, 키링만들기 등의 체험도 함께 진행되며 국악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이번 행사의 기획자인 청년국악인 서준형 씨는 “행사 당일 갑작스런 추위와 강풍으로 인해 악보가 흩날리는 등 연주자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날은 한국전통문화예술인연합회와 청년전통문화예술인연합회의 출범식이라는 중요한 날이었기 때문에, 연주자들의 자세와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특히, 험난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끝까지 지켜본 관객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에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전통문화예술로 경제활동을 하고있는 전통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전통문화예술인들의 복지와 예술활동 여건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것”이라며 “더불어 지역의 청년국악예술인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연균 - Being 이연균 작가의 전시 Being이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27일까지 열린다.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으고, 다시 그것들을 개별적인 요소로 분리하여 이를 화면 전체에 배열해 질서를 만드는 이연균 작가는 마른 솔잎을 일정한 형태로 만들어 화면에 배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변화하는 상황을 신호로 변환하고, 그 변주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작가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자연과 존재, 물성의 소멸, 영원성을 작품에 담고 있다. 이연균 작가는 “그동안 저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내려 노력했지만, 저에게는 늘 부족해보였다. 이번 서울 전시를 통해 같은 시기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며 영향을 받고,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작품의 정체성을 더욱 다듬고,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는 “이전에는 지역예술인 지원사업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올해는 전문성을 갖추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예술인을 선정했다. 수치적으로 보면 경주는 문화예술 행사가 빈번하게 개최되지만 그 발전 속도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따라 지역술인들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확장성을 고려한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경주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역량 향상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쌍쌍경주에 선정된 예술인들은 ‘시각장애인의 미술 관람 장벽을 낮추는 배리어 프리 전시’ ‘지역의 역사, 문화, 풍경을 소재로 한 음원 제작’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청춘 콘서트’ ‘경주 최부자댁 6훈 탄생 과정을 만화로 제작 및 발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출연·작품료, 출판비, 제작비, 시스템비, 임차비, 홍보비, 인건비, 운영비 등 총 8개 항목에서 지원받아 오는 12월까지 예술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