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농업혁신타운 내 첨단 기술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과학영농실증교육관’ 건립 설계 제안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설계 공모에는 총 26곳 건축사사무소가 응모했다. 이 중 13곳에서 작품을 제출·심사한 결과 서울 소재 ‘라츠’ 건축사사무소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주변 현황을 고려한 기능별 시설 배치와 교육생의 동선 제안이 우수했으며, 내부 시설과 외부시설 간 연계성이 잘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학영농실증교육관은 160억원의 예산을 들여 4200㎡,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내부에는 농산물안정성 및 토양 분석실, 쌀품질 관리실, 친환경 축산관리실 등이 들어선다. 또 강의실, 조리실습장, 비대면 스튜디오 등도 마련된다. 시는 이달 중으로 계약을 체결해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하고 오는 9월경 마무리할 예정이다. 향후 과학영농실증교육관이 건립되면 농업인들의 기술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전문 농업인을 양성하는 농촌 지도기관 등 농업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된다. 한편 신농업혁신타운은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스마트 영농기술 보급을 위해 조성되는 곳으로 부지 내에는 스마트농업교육센터, 청년농업인 경영실습임대농장, 친환경식물영양센터, 농기계임대사업소, 농산물가공종합지원센터, 귀농귀촌웰컴팜교육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경주시 관계자는 “농업 환경 변화에 대응한 첨단 농업 기술과 교육 관련 시설의 집적화를 통해 지역 미래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과학영농실증 교육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2024년도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 89억원의 예산을 들여 승용차 460대, 화물차 182대, 승합(버스) 7대 등 총 649대의 전기자동차 구매비용을 지원한다. 전기자동차 보급은 상·하반기 나눠 진행된다. 상반기 지원규모는 462대(승용 314, 화물 144, 승합 4)이며, 이달 6일부터 예산 소진 시까지 신청 가능하다. 하반기는 지원규모는 187대(승용 146, 화물 38, 승합 3)이다. 대당 보조금 단가는 자동차의 성능과 차량 규모에 따라 승용차 313만원~1390만원, 화물차 399만원~2118만원으로 차등 지원된다. 다만, 전기택시 구입의 경우 국비 250만원, 차상위 이하 계층의 전기승용차 구매의 경우 국비 지원액의 20%, 소상공인 및 차상위 이하 계층의 전기화물차 구매는 국비 지원액의 30%가 추가 지원된다. 신청대상은 구매지원 신청일 기준 90일 이전부터 경주시에 주소지를 둔 만 18세 이상 시민과 법인·기관 등이 해당된다. 신청은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해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대리점에서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통해 보조금 신청을 대행한다. 지원 대상자 선정은 지원시스템의 차량 출고·등록 순으로 이뤄진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은 자는 2년간 의무적으로 운행해야 하며, 의무 운행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운행기간에 따라 보조금이 환수된다. 한편 경주시는 전기자동차 보급을 위해 △2021년 356대(61억1320만원) △2022년 795대(지원금 119억640만원) △2023년 582대(지원금 88억3930만원)를 지원한 바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지역 자영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를 지난 후에도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지역 내 자영업계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오던 한식음식점과 미용실이 1년 사이 감소했다. 또 옷가게와 기타음식점 등이 상당수 사라졌다. 대신 펜션·게스트하우스와 통신판매점, 커피숍, 피부관리점 등이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 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주지역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는 총 1만7082명으로 전년보다 399명(2.3%) 증가했다. 100대 생활업종이란 음식·숙박·서비스·소매업 가운데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품목을 판매·취급하는 업종이다. 사업자 수가 가장 많은 5개 업종에서는 한식음식점이 3575명으로, 가장 많은 부동의 1위였다. 이어 온라인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 1328명, 펜션·게스트하우스 1234명, 커피숍 821명, 미용실 615명 순이었다. 지난 1년간 경주에서는 펜션·게스트하우스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 말 사업자 1002명에서 1234명으로 232명 늘었다. 코로나19를 넘기면서 여행수요가 늘고 변화된 여행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판매업이 뒤를 이었다. 쇼핑문화가 비대면 수요로 늘면서 통신판매업은 전년 대비 130명 증가했다. 지역 곳곳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커피숍 사업자도 30명 증가했다. 이어 피부관리실·네일아트 등 피부관리점은 233명으로 전년보다 26명, 기타외국식음식점이 174명으로 23명 늘었다. 옷가게, 간이주점 등은 감소 지난해 사업자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옷가게로 전년 대비 34명 감소했다. 경주 중심상가 내 빈 점포가 늘고 있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어 구내식당과 휴게실 등을 갖추고 음식·음료를 판매하는 ‘기타음식점’ 21명, 분식점 20명, 슈퍼마켓 18명, 한식음식점과 휴대폰가게가 각각 14명 등의 순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5년간 조사에서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던 한식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14명 줄었고, 미용실 역시 10명 감소했다. 수년째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동산 중개업도 405명으로 전년 대비 7명 감소했다. 매년 감소해오던 간이주점과 호프집, 노래방도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를 넘지 못했다. 간이주점 사업자는 지난해 말 76명으로 전년보다 11명 줄었다. 호프집도 104명으로 8명 줄고, 노래방 역시 160명으로 4명 감소했다. 병·의원은 저출산의 영향이 확연히 드러났다. 산부인과가 4곳으로 전년 대비 1곳 줄었고, 내과·소아과도 58곳으로 3곳 감소했다. 결혼상담소는 9곳으로 1곳 늘어난 반면, 예식장은 6곳으로 1곳이 사라졌다. 한편 경주지역 100대 생활업종 중 전년보다 증가한 업종은 45개, 감소 41개, 변동 없음은 14개로 집계됐다.
올해 지역 대학의 신입생 등록률 결과 대학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국대 WISE캠퍼스와 위덕대는 신입생 등록률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상승했지만 신경주대는 통합대학의 시너지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등록률은 동국대 WISE캠퍼스가 등록률 99.25%를 기록했으며 위덕대 98%, 신경주대 6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대 99.25% 동국대 WISE캠퍼스는 올해 신입생 등록률이 소폭 하락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입학정원 1743명 중 1730명이 등록해 등록률 99.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등록률 99.83%(1743명 모집에 1740명 등록)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등록률이 소폭 감소했지만 동국대 WISE캠퍼스는 매년 높은 등록률을 기록해 왔다. 동국대 등록률을 살펴보면 2018년 99.3%, 2019년 99.4%, 2020년 99.7%를 기록하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21년 93.3%로 낮아지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2022년 99.8%, 2023년 99.83%, 올해 99.25% 등으로 높은 등록률을 보이며 대학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00%에 가까운 신입생 등록률을 기록하며 캠퍼스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았다”면서 “대학 학제 개편과 교명 교체 등 변화하고 혁신의 성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지역 산업, 미래 수요에 맞춰 특성화 분야 경쟁력을 갖는 학사구조로 개편, 대학의 직제도 학사 서비스를 강화하고 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개편했다. 이를 통해 2022년 발표된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에서 30개 평가를 충족했다. 위덕대 98%, 등록 학생 수는 감소 위덕대는 2024학년도 등록률 98%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위덕대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등록률 98%를 달성하며 지난해 등록률 96%보다 상승했다. 위덕대의 등록률 상승은 학제 개편 영향과 모집인원 감소의 영향이다. 위덕대는 지난해 3개 학과를 줄였고 이를 대신해 대학 특성을 살린 학과를 신설했다. 다만 모집인원이 2023학년도 600명에서 2024학년도 558명으로 감소하면서 등록률은 높아졌지만 등록 학생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신경주대 66%, 시너지 효과 ‘미미’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신경주대는 신입생 등록률 66%라는 아쉬운 결과를 나타냈다. 신경주대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 790명 가운데 66%인 약 520여 명의 학생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합 전 경주대 신입생 등록률 57%보다는 상승한 수치지만 서라벌대와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라벌대는 통합 전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235명 중 234명이 등록해 신입생 등록률 99.6%를 기록했다. 신경주대 등록률 감소 원인은 간호학과의 신입생 모집 중단이 크게 작용했다. 신경주대는 신입생 정원 100명인 간호학과가 지난해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탈락해 신입생 모집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서라벌대 간호학과는 지난해 모집 정원 235명 중 60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1/4이 간호학과 학생이었으며 등록률도 100%에 달하는 학과였다.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학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통합대학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큰 효과는 없었다”면서 “간호학과 인증을 준비해 내년에는 등록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대상자를 청년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 시행한다. 이번 보증료 지원은 저소득층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이미 납부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해 최대 30만원까지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지원은 경주에 주소를 두고 신청일 기준 보증 효력이 유효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SGI)]에 가입한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인 자가 신청대상이다. 또 연소득이 청년 5000만원, 청년 외 6000만원, 신혼부부 7500만원 이하 무주택자 조건도 갖춰야 한다. 다만, 외국인 및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재외국민 또는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에 거주하거나 임차인이 법인인 경우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모집인원 종료 시까지 경북 청년e끌림 홈페이지나 시청 인구청년담당관 청년정책팀으로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이후에는 자격 요건을 검증해 결정 대상자에게 통보 후 15일 이내에 본인 신청 계좌로 지급된다. 지원 금액은 신청인이 납부한 보증료 최대 30만원 이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청 홈페이지(경주소식/고시공고)를 참고하거나 인구청년담당관 청년정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세 사기 피해자 중 특히 저소득층의 피해가 크다”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을 통해 시민들이 전세 사기 걱정 없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대상자를 청년에서 전 연령으로 확대 시행한다. 이번 보증료 지원은 저소득층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이미 납부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해 최대 30만원까지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지원은 경주에 주소를 두고 신청일 기준 보증 효력이 유효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SGI)]에 가입한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인 자가 신청대상이다. 또 연소득이 청년 5000만원, 청년 외 6000만원, 신혼부부 7500만원 이하 무주택자 조건도 갖춰야 한다. 다만, 외국인 및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재외국민 또는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에 거주하거나 임차인이 법인인 경우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모집인원 종료 시까지 경북 청년e끌림 홈페이지나 시청 인구청년담당관 청년정책팀으로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이후에는 자격 요건을 검증해 결정 대상자에게 통보 후 15일 이내에 본인 신청 계좌로 지급된다. 지원 금액은 신청인이 납부한 보증료 최대 30만원 이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청 홈페이지(경주소식/고시공고)를 참고하거나 인구청년담당관 청년정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세 사기 피해자 중 특히 저소득층의 피해가 크다”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을 통해 시민들이 전세 사기 걱정 없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파크골프장과 알천파크골프장이 잔디 생육 및 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해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2달 동안 휴장한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번 휴장은 파크골프장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공단은 휴장 기간 동안 2개 파크골프장 잔디의 건강한 생육을 돕기 위한 필수적인 유지보수 작업과 시설물 보수 작업을 실시한다. 공단측은 “휴장에 따라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고객 여러분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완벽한 잔디 생육 및 시설물 유지보수 작업을 통해 더욱 쾌적한 환경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고객 여러분을 다시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해 서경주 체육공원 내 파크골프장 1개소를 조성해 운영 중이며, 올해는 북경주 파크골프장 등 3개소의 파크골프장을 신규로 조성 중에 있다.
경주시가 병들거나 시든 화초를 진단, 치료해주고 관리 요령도 알려주는 ‘반려식물치료센터’를 지정·운영한다. 경주시는 이달부터 지역 내 화원 10곳을 반려식물치료센터로 지정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반려식물이 시들거나 병해충이 생겨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은 인근 치료센터로 방문하면 무료 분갈이, 물관리, 병해충 관리 등 식물 관리에 관한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 반려식물은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을 뜻한다. 앞서 시는 2022년부터 반려식물 치료센터를 지정하고 운영을 시작했으며, 지난 2년간 2200건의 반려식물 치료 실적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는 치료센터 이용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공동주택단지로 직접 찾아가는 일명 ‘찾아가는 반려식물 돌봄 서비스’를 실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반려식물 치료가 필요할 때는 사전 전화상담 및 예약이 필요하며, 분갈이가 필요할 땐 분갈이할 새 화분을 가지고 방문해야 한다. 치료센터 현황은 경주시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경주시 농업기술과 경제작물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화초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시민이 치료센터를 통해 손쉽게 도움 받으시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반려식물과 건강하고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상수도 중장기종합계획 수립과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 추진 등 시민의 균등한 물 복지 실현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깨끗한 수원관리와 안전한 시설운영의 물사랑 실현, 체계적·효율적 수요관리와 물 경영 실현 등 4대 물관리 실현 마스터플랜을 일찌감치 수립하고 다양한 물 가치 실현에 나섰다. 상수 분야 4대 실현목표 제시 경주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양질의 상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4대 물관리 실현 목표로 2024년 주요 상수도정책의 청사진을 밝혔다. 첫째, 전 시민 대상 물복지 실현을 위해 차질 없는 농어촌 지역 생활용수 보급이다. 경주시의 상수 보급률은 현재 95%로 상수도 보급사업이 지방비 성격의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로 재원이 마련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경주시는 이에 더해 산내면을 비롯해 농어촌 원거리 지역 1만3000여명의 물 복지실현을 위해 가용가능한 행정력을 집중할 작정이다. 또 사업비 416억원이 투입되는 산내면 광역상수도 사업이 2021년 착공 이후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45억원을 들여 오는 2026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인구밀집도가 떨어지는 문무대왕면 구길·호암과 감포읍 대본리, 양남면 석읍리 등 동경주 지역과 내남면 박달리 등에 상수도 보급 사업도 추진 중이다. 두 번째, 설치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 정수장과 노후관로 등을 조속히 현대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수율이 가장 낮은 탑동 급수구역에 사업비 609억원을 들여 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또 2024년도 신규국비사업으로 총 408억원 규모 보문급수구역을 중심으로 한 후속 관망 정비사업이 추가 선정되면서 오는 2029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비 475억원을 들여 오는 2028년까지 탑동정수장과 건천정수장을 현대화하면서 노후관 개체등 유수율 제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 번째, 자연재해에도 안전하고 안정화된 상수도 공급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선 2022년 신규 국비사업인 탑동정수장과 건천정수장에 총 174억원 규모의 정수 비상공급망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무리하는데로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7년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네 번째, 주요 수자원 시설인 덕동댐에 가뭄관리, 홍수관리 등 통합적 최적화된 용수관리에 나선다. 경주시는 덕동댐을 극한홍수, 초강력 태풍 등을 대비하는 사전 예비방류방식을 적극 활용해 홍수조절기능을 극대화하는 등 홍수관리를 철저를 기할 계획이다. 또 덕동댐의 홍수관리와 가뭄관리는 서로 상충되는 탓에 생활용수, 농업용수, 관광용수 등 용수수요에 대응하면서 최적화된 홍수관리를 도모하기 위한 통합용수관리 매뉴얼을 정비할 방침이다. 상수 분야 다양한 성과 거둬 경주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광역상수도 사업을 통해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상수도 보급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구 시가지인 탑동 급수구역 내 노후관 교체를 골자로 한 지방상수도 현대화 국비사업에 돌입했다. 자체적으로 시행한 유수율 제고사업 결과 2023년 유수율은 64%로 전년 58%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1일 8000t, 연간 280만t 용수절약으로 수돗물 생산원가 1600원/㎥을 감안하면, 총 45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또 지난해는 탑동정수장 통합 현대화 475억원, 후속 노후 상수관망정비 408억원, 감포정수장 현대화 20억원 등 총 900억원의 신규 국·도비 사업을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시민 이해와 협조가 사업 추진의 관건 경주시의 상수도 4대 물관리 실현 달성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먼저 올해부터 구 시가지 내 노후관 개체사업에 따른 통행불편과 사업 추진 시 일시적인 단수와 탁수가 발생이다. 시는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지만,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그간 많은 국도비 사업 선정 성과가 있었지만, 상수도 보급사업등이 지방비 성격의 전환 균특 재원으로 변경됨에 따라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도 필요하다. 이에 시는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얻기 위해 다양한 소통 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민이 깨끗하고 양질의 수돗물 제공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항이지만, 예산과 행정력 집중 없이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상수도 행정은 미래를 위한 경주시의 다양한 시정방침과 부합할 수 있는 융합적인 상수도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지난달 28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2024 피나클 어워즈 및 아시아 축제도시 컨퍼런스’에서 아시아 페스티벌 어워즈 ‘베스트 세계유산도시와 축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축제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피나클 어워즈는 세계축제협회(IFEA World)가 매년 세계의 우수한 축제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또 아시아 축제도시 컨퍼런스는 아시아권 축제의 질적 수준 향상, 아시아 축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최하는 대회다. 이 자리에는 한국을 비롯한 태국과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라오스 등 10개국, 45개 도시에서 축제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경주시는 타임머신을 타고 아름다운 밤거리를 즐기는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 미디어와 IT기술을 대릉원 고분에 접목시킨 미디어아트 등의 문화유산 활용 사업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또 벚꽃축제(봄), 술술페스티벌(여름), 신라문화제(가을), 제야의 행사 및 문무대왕릉 해룡일출축제(겨울) 등 다채로운 사계절 축제 개최는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다음날인 29일에는 주낙영 시장이 파타야 자인호텔에서 ‘세계유산도시 경주, 축제도시 경주’를 주제로 사례발표를 진행했다. 주 시장은 “경주는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곳”이라며 “세계문화유산을 활용하는 사업이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스마트한 방식으로 손쉽게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헤리테크(Heri-Tech) 환경을 조성해 K-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어 “2025 APEC 정상회의를 반드시 유치해 세계 속의 경주로 힘차게 도약하도록 여러분들이 함께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주시는 컨퍼런스 기간 동안 홍보부스를 설치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매력을 전 세계에 알렸고,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이벤트 등으로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낙영 시장은 “앞으로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스마트 융합 관광도시 조성 등 관광산업 혁신으로 글로컬 관광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지속된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지역 복지시설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회복될 줄 알았던 후원문화가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면서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특히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은 고정돼있는 반면 전기, 도시가스, 식재료 등 물가가 급등하면서 운영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 내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은 2곳이며 아동은 100여명 정도다. 아동시설의 경우 매년 연말이나 연초 지역기업과 각종 협회 등 온정을 전하는 후원자들이 있었지만, 코로나 시기를 기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 아동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설 운영을 지탱해 준 후원이 줄자 아동시설들은 간식을 줄이고 겨울철 난방을 덜 때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역의 한 아동시설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후원금이 줄어들어 힘들었다. 코로나를 넘기면 회복될 줄 알았지만 상황은 여전하다”며 “가장 부담이 큰 건 식비다. 물가가 한없이 올라 아이들 식사 비용을 맞추는 것도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 고정 지원금은 변화가 없는데, 물가를 비롯해 매년 전기료와 가스요금까지 오르고 있어 시설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후원금만으로는 빠듯해 시 지원금을 받아 난방비 등 운영비, 간식 구입비, 생필품 구입비 등을 충당하려 애쓰고 있다”면서 “현재 난방 가동을 줄이고 절약하고 있다. 후원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후원이 늘지는 의문이다. 오는 여름도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나눔의 손길이 줄어드는 곳은 아동시설뿐 아니라 다른 복지시설도 비슷했다. 특히 겨울 한파에 취약한 노인 대상 복지시설의 경우 후원금이 줄어 어르신들의 식사와 난방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의 노인복지시설 관계자는 “조금씩 후원이 줄고 있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며 “경주는 해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보조금 이외의 시설 운영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무료급식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는 3곳으로 코로나19가 끝나면서 대체식품에서 현장급식으로 3곳 모두 전환했다. 하지만 식자재 물가 상승으로 이용자들에게 양질의 식단을 계속해서 제공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무료급식의 경우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아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예산이 낭비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일이 대상자를 선별해 급식을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식사하러 오는 어르신들에게 ‘대상자가 아니라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말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대상자만을 선별해서 무료급식을 시행하면 무료급식소와 현장에서 일하는 봉사자들은 편해지겠지만 어르신들에게 말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들 복지시설들은 사회적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지역 내 후원문화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자발적인 온정과 후원이 더욱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먼저 복지시설 운영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복지시설 운영에 큰 힘이 되는 후원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문화원의 진병길 원장이 최근 ‘종교와 정치:개종과 논쟁’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에 특강 연사로 초청돼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은 지난해 경주를 방문해 도봉서당에서 고택체험을 한 스트라스부르 대학 종교사학·사회학·고고학·인류학 연구소 귀욤 뒤께르 소장과 충북대 김경곤 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진 원장은 경주 서악마을 변화상을 사례로 문화재를 정비하고 활용한 결과를 문화재 보존과 산업으로 이어가는 내용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더불어 경주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소개 및 위상에 대해 설명했다. 귀욤 뒤께르 소장은 “신라문화원이 서악마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이룩해 놓은 신라시대 역사 유적들 간의 조화, 또 건축물과 마을과 산세가 수려한 이 지역 간의 조화 창출사업에 대해, 프랑스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사회에도 알리는 것은 의미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내 마음 속 낙원 내 마음 속에는 낙원이 존재한다. 걱정이나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즐겁고 행복한 곳, 그것이 바로 낙원이다. ‘말과 사물’에서 언급된 헤테로토피아 공간, 그 곳을 영원성을 반영한 공간으로 해석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제시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내가 낙원의 공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내 마음의 낙원은 실존하는 비극과 희극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곳으로 그려냈다. 내가 경험한 신경증과 불안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한 ‘낙원’. 이 작품은 색의 면과 윤곽선, 화려한 색채, 그리고 자연 속에 설치하는 특징을 지니며, 이는 동시대 현대회화의 실험적인 확장 가능성과 새로운 방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내 의도를 반영한다.
음력으로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달집태우기 등 세시풍속 행사가 열렸다. 정월 대보름은 설, 추석, 단오, 한식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명절로 꼽힌다. 설날이 가족 또는 집안의 명절이라면, 정월대보름은 더 큰 의미로 마을의 명절이라 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 가장 큰 이벤트는 달집태우기로, 달집에 각자의 한 해 액막이와 소원성취 문구를 붙인 뒤 불을 질러 액운을 떨치고 가족과 이웃의 안녕과 화합을 비는 행사다. 지난달 24일 서천둔치, 양동마을, 안강 칠평천둔치를 비롯해 9개 읍면동에서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달집태우기로 한해의 액운을 날려보내고, 시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비록 흐린 날씨로 둥근 달은 볼 수 없었지만, 올해 행사는 어느 해보다 시민들의 염원이 결집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역 최대 현안인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기원과 4.10 총선 공명선거를 바라는 마음이 한결같아서였다.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는 경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것으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가 제격이다. 이 같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게 돼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의 의미가 더욱 컸다. 또 하나의 이슈로는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공천이 확정되면서, 군소정당 후보자까지 가세한 총선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만 남았다. 국가와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갈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인만큼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함께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혼란스러운 현 시국에는 올바른 후보가 당선되도록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유권자에게 공약한 정책을 지키고 국민과 시민 눈높이에 맞춰 의견을 경청하는 인성과 품격 높은 후보자가 당선돼야 한다. 그래야 보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경주 발전을 견인해 나갈 수 있다. 모든 것은 유권자인 경주시민들의 몫임을 인식하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점검하는데 집중해야 할 때다. 정월대보름, 한 해 소망을 기원한 시민들의 바람대로 올해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와 이번 총선에서 올바른 지도자가 세워져 획기적인 경주 발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주 사회에서 이제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 인력난 해소 차원에서만 볼 사안이 아니다. 매년 감소하는 인구와 지역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때마침 경주시는 외국인이 밀집한 성건동에 지역주민과의 소통 공간인 ‘新실크로드520센터 조성 사업’ 추진하고 있다. 또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상담센터를 비롯해 외국인근로자 쉼터, 고려인통합지원센터, 외국인 도움센터 등을 통해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 최재필 경주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주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안’도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주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이 마련되거나 시행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임금체불, 노동계약 위반 등 외국인 노동자 노동권 침해를 예방·개선하고, 산업안정 정책을 강화하는 보편적 노동권 보장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인식 탓에 발생할 수 있는 지역주민 간 갈등도 해소돼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2019년 현재 경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1만7513명이다. 또 경주시는 2020년 법무부 관리 외국인 밀집지역 전국 61개 지자체 중 한 곳이다. ‘新실크로드520센터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성건동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는 1만3481명 중 등록외국인은 3058명으로, 외국인 비율은 22.7%에 이른다. 높은 외국인 비율에 따른 부작용도 눈에 띈다. 지역주민과 외국인 간의 소통 부재 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역 내 산업체 등의 원활한 인력수급과 인구 증가는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경주시는 여러 곳으로 나눠진 정부의 외국인 관리 체계를 단일화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도 동원해야 한다. 현재는 지역 경제와 인구, 그리고 복지,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인 거주자를 배제할 수 없다. 이제부터는 우리 사회가 필요한 부분에 국한된 관점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리얼리즘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은 현재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여러 가지 단면으로 제시하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의 작품 중에는 다소 무거운 소재들을 다룬 것도 많다. 그런 그의 영화 중에도 무겁지 않은 소재로 시작해서 다소 코믹한 전개를 보여주는 영화가 하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화면이 오를 때에 남겨지는 여운이다. 그 여운은 결코 단순하다고 할 수 없는 감동을 남겨 준다. 우리말로는 ‘천사를 위한 위스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지만, 원제는 Angel’s Share, ‘천사의 몫’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의 한 젊은이가 찌질한 청소년기를 보낸 결과로 재판정에 서게 된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의 앞날에는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일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절망적이다. 그런 상태로 성인기로 진입한 그의 주변에 있는 이들 역시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일 것 같지 않은 찌질한 청년기를 보내고 있다. 바닥의 삶을 살던 청년이었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한 명의 어른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삶이 우연히 얻어진 기회를 통해 놀라운 반전을 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바탕으로 삶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찌질한 젊은이가 우연한 것처럼 보이는 기회를 만나는 과정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나락에 떨어진 삶을 살고 있던 그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는 그를 편견 없이 챙겨주는 한 어른의 보살핌에서 마련된다. 그리고 그에게 ‘우연’이 될 기회도 만들어진다. 나약하고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기회를 제공해 준 그 과정은 누군가에 의해서 의도된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따스한 마음에서 시작된,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보살핌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재능은 운 좋게 일찍 발견되어서 그 재능을 단련시키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될 수도 있다. 어떤 특정한 기회를 통해서 재능이 우연히 발견되는 삶의 장면은 단순히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작위적인 장면이 아니다. 심리학자 크롬볼츠는 그의 우연학습이론에서 이와 같은 맥락으로 ‘계획된 우연’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우연’이라는 것과 ‘계획’이라는 모순된 개념으로 구성된 이론이지만 진로 결정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이론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리고, ‘계획된 우연’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그 우연을 만들고 잠재적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그의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맞고 있는 현재의 집단적 교육 환경 속에서는 진로 선택이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만 의존한다면 한 아이의 진로 선택 과정에서 ‘계획된 우연’을 만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것은 철저하게 개별화되어야 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는 아이들에게 노력만을 강조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에 의존해서 말이다. 이렇게 부모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를 대신해서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지원해 주는 이웃 어른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 역할이 바로 멘토의 역할이다. ‘멘토’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전장에 나가는 오디세우스가 자기 아들을 친구 멘토르에게 맡겨 이른바 부모를 대신할 마을의 어른 역할을 하도록 한 것에서 시작이 된다. 좋은 멘토로서의 역량은 한순간에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생각보다 쉽게 그 역량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사회생활을 충분히 경험한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가지지 못한 자기만의 삶의 경험이 충분히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 아이뿐만 아니라 남의 아이들도 챙겨 보겠다는, 이른바 선한 의지만 추가한다면 역량은 모두 갖추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나라의 모든 어른들에게 꼰대의 자세를 버리고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는, 든든한 마을 어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오는 2025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 중 하나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얻게 될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경주시는 세계문화유산이 집적된 도시에서 최초로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한류열풍에 더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이목의 집중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은 물론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의 글로벌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의 개최는 APEC이 지향하는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목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의 가치 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모델로서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의미하는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12개국 간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는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명실상부한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더불어 APEC 창설을 주도했으며,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1991년 이미 서울 각료회의를 개최해 헌장격인 ‘서울선언’을 마련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APEC 출범과 함께 이미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05년 제13차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며 또 하나의 대역사를 만든 바 있다. 지난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는 2025년 정상회의를 또다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하고, 중소기업의 국제화, 지방균형발전 등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는 2025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 중 하나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유치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경주, 인천, 제주 등이 유치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외교부는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구성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평양 연안 21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APEC은 전 세계 GDP와 교역량의 과반을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로, 전 세계 매스컴이 집중 조명할 정상회의는 개최국과 개최도시가 세계에 알려질 절호의 기회다.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서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메가 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에 보여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만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개최국의 국격은 물론 한 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로, 특히 APEC의 경우는 개최도시의 정체성이 정상회의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정체성의 힘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천년의 고도로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가장 한국적인 도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로, 세계 정상과 배우자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일 것이다. 주낙영 시장은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대형 국제회의는 개최국과 개최도시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며 “단순히 회의만 한다거나 한 도시의 인프라와 같은 물질적 발전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과 함께 경제발전상과 미래 비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PEC 정상회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APEC의 관례”라며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지방도시인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경주시와 시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경주 개최의 당위성 등을 알리는 내용을 오피니언면을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작년 여름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의회 앞에 간이 시설물이 놓여있는데, 에어컨도 없이 좁고 답답한 감옥을 체험해 보라고 NGO 활동가들이 세워둔 것이다. 실제 이 교도소 수감자의 말에 따르면 감옥의 실내 온도는 섭씨 46도를 상회한다고 했다. 세면대 물을 종일 틀어 바닥을 식히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라고. 감옥이라기보다 차라리 달궈지고 있는 ‘오븐’이라고 표현했다. 너무 더웠던 여름이라서 그랬는지 나도 거대한 오븐 속에서 사는 건 아닐까 상상해 본 것 같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감옥이 있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남의 시선을 느껴야 더 공부가 잘되는 변이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카공족도 그중 한 부류다. 이젠 카페 말고 유튜브에서 공부하는 세상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공부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살펴본 두어 개 영상에는 정말이지 아무런 대화나 움직임도 없다. 볼펜으로 뭘 쓰고 페이지 넘기는 소리뿐이다. 도서관 한복판에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아마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격리가 불가피해지자 생겨버린 변종 문화가 아닐까 싶다. 졸릴 때마다 모니터 너머 열공하는 다른 친구들을 의식하며 졸린 눈을 비빈다. 몸은 홀로지만 가상 공부방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신세다. 아들 칫솔에서도 그런 흔적은 발견한다. 새 걸로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칫솔모가 닳아 있다. 특히 뒷부분 모가 심하게 누웠다. 우연히 양치하는 아들 뒷모습을 보고는 궁금증이 확 풀렸다. 녀석은 유튜브를 시청하며 양치하고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인간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 한다. 한참 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 코가 라면 냄비 타는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아니 손이 왜 두 개인가! 한 손으로 칫솔을, 다른 손으로는 치약을 짜라고 두 개다. 한 손으로 칫솔질을, 다른 손으로는 컵을 들고 있으라고 두 개인 거다! 현란한 동영상에 눈을 고정해 두고 닦는 흉내만 내다보니 그 흔적이 고스란히 칫솔모에 남겨진다, 비슷한 영상을 계속 추천해 주는 맞춤형 서비스 때문에 ‘양치하는 척 동영상 시청’ 습관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중에 프*글스라고 있다. 빨간색 기다란 통에 담긴 감자칩인데 아들도 사족을 못 쓴다. 그 과자 광고송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일단 한번 뚜껑을 따봐, 그럼 멈출 수가 없을 거야(once you pop, you can’t stop)” 이것의 우리나라 버전이 “손이 가요 손이 가~ 새*깡에 손이 가요~”하는 노래일 테다. 과자를 배부르게 먹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TV를 보면서 우물거리다 보면 어느새 배가 불러온다. 뚜껑 열기까지가 귀찮고 첫 번째 과자를 입에 넣기가 번거롭지, 일단 시작하면 무의식 중에 계속 입에 털어 넣는다. 달콤하고 짭짤한, 빠져나오기 힘든 감옥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충치가 생긴 아들 녀석하고 치과병원엘 갔더니 의사 선생님 왈, 요즘 이런 친구들이 많다고 위로해준다. 물컵 대신 핸드폰 들고 양치하는 친구들 말이다. 녀석의 표정을 살폈지만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어쩌면 그 의사 선생님도 드라마 몰아보기 영상이나 영화 줄거리 요약 영상의 열성팬일지 모른다. 감옥은 어디에나 있고 아주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노래 한 곡 한 시간 듣기나 정치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극성 정치 영상물 등으로 감옥은 그 외연을 키우고 있다.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없지 않다. 그중 하나가 카*오톡 단체 채팅방 탈퇴다. 우리는 ‘OOO님이 채팅방을 나갔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손절(인연을 끊는 것)’로 받아들인다. 학교 선후배 단톡방에 가입했다 치자. 200명 이상 속한 대규모 단톡방에 학교 이야기는 온데 간데없고 실없는 정치 얘기만 방을 채운다. 탈퇴하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알림 소리에 피곤하다. 대다수는 침묵하고 말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그 소수가 선동하는 듯한 느낌도 싫다. 문자 하나 잘못 보내면 또 어떻고! 급한 마음에 얼른 지우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문자가 뜬다. ‘뭐지?’ ‘무슨 내용이길래 급하게 지웠지?’ 단톡방은 삽시간에 삭제된 글이 뭘지 앞뒤 맥락으로 파악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다!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 안 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이 없다” 티베트 속담이다. 부산성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두고 여러 날을 고심하다가 이 속담에 용기를 얻어 컴퓨터 자판을 마주하고 있다. 1963년 1월 21일 사적으로 지정된 부산성은 건천읍 서쪽에 있는 부산 즉 주사산의 정상부를 중심으로 3개의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포곡식 석축 산성이다. 성의 외곽은 경사가 심하고 험준하여 방어에 유리하며, 성 내부에는 평탄한 지형이 있어 방어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에 유리하다. 부산성이 처음 쌓은 시기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문무왕’조에 의하면 “삼년 봄 정월에 남산신성에 장창(長倉)을 짓고 부산성을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어, 663년(문무왕 3)에 축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 「기이」편 ‘문호왕 법민’조에 “왕은 즉위 초에 남산에 장창을 설치했다.…… 또한 부산성을 쌓기 시작해 3년 만에 마쳤다”는 기록에 의하면 축성연대를 명기하지는 않았으나 문무왕 즉위 초에 쌓았으며, 축성 기간이 3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신라 성곽들이 그 이후에는 폐성이 되었지만, 이 산성만은 조선시대까지 경주 일대를 방어하는 중요한 요새지로 지속되었다. 그런데 『삼국유사』 「기이」편 ‘효소왕대 죽지랑’조에서는 “진평왕 때에 화랑 죽지랑의 낭도가 부산성 창직(倉直)으로 근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경주 부산성은 진평왕 대에 이미 축조되었고, 문무왕 3년(663)에 개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부산성을 개축한 이유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가 신라의 수도까지 쳐들어올 경우 명활산성, 남산성, 선도산성 등과 함께 장기전에 대비한 조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후 『세종실록지리지』에 부산석성(夫山石城)이라는 기록에 의하면 “둘레가 2,765보 3척이며, 안에는 시내가 넷, 연못이 하나, 우물과 샘이 아홉이 있으며, 또한 군창(軍倉)이 있는데, 영천과 영일의 군창을 아울러 들여다 둔다”라고 하였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주부」 ‘성곽’조에 “부산성은 석축이고 둘레가 3,600척, 높이가 7척인데, 절반 정도가 붕괴된 상태이며, 성 내부에 개천 3개소, 연못 1개소, 우물 9개소와 군창이 있다.”고 하였다. 부산성이 있는 주사산은 주변에 있는 단석산보다 약간 낮지만 경주 주변에서는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성내 면적은 3,305,785㎡ 정도로 추정되는 대규모 산성이다. 성외의 지세는 사면 모두 경사가 심하고 험준하여 적들이 침입하기 어려운 천험의 지형을 이루고 있지만, 성내는 평탄한 지형이 많고 3개의 계곡에서 흐르는 수량이 풍부하여 거주하기에 적합하다. 성벽의 축조수법은 가공하지 않은 안산암제 석재로 내외벽을 축조하고 중간에 잡석을 채우는 협축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체성이 대부분이 무너졌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높이 2m 정도로 비교적 잘 남아 있는 부분도 있다. 곳에 따라서는 후대에 개축하였거나 수축한 부분도 있다. 부산성에 대하여 1980년 국립경주박물관 박방룡 등에 의에서 약 2개월간 최초로 전면적인 지상부 확인 및 주요부 실측 등 기초조사를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계림문화재연구원(남시진)에서 2011년 3월28일~ 2012년 6월 29일까지 학술 및 실측 조사를 하였다. 이를 통하여 부산성 내의 건물지 및 시설물 등의 위치 조사, 체성 형태에 대한 기초연구 및 비교, 잔존 체성의 실측 및 입지 여건 분석, 학술 연구를 하였으며 약 200쪽 분량의 보고서를 간행하였다.
미싱 성욱현 몸에 맞추어 옷을 만들던 시절은 지났다 우리는 만들어진 옷속에 몸을 끼워넣는다 입지도 않는 옷을 산 걸 후회했고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옷이 쏟아지다니, 이게 뭐니 창고에 갇힌 미싱은 소리 없이 울면서 혼자 돌아갔겠다 할머니가 늙어가는 소리처럼 소리 없이 할머니를 입는다 미싱을 배울 때가 좋았어 할머니는 사라질 것만 같은 쵸크 선을 따라서 엉킨 실을 풀며 매듭을 새기며 몸에 맞는 옷을 만들었겠다 미끈하고 곧게 선 재봉틀 위를 걸어가던 할머니는 두 발을 가지런히 하고 누워 계신다 열여덟 살 소녀가 누운 나무 관, 삐걱거린다 새 옷에서는 차가운 냄새가 난다 몸은 언제나 헌것이라 옷보다 따뜻한 것일까 치수를 재어 나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며 할머니는 오래된 치마처럼 낡아가며, 얇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 나를 한 벌의 옷으로 만들었다는 걸 도무지 알 수가 없었고 거실 한쪽으로 미싱을 옮긴다 미싱 가마에 기름칠을 하던 할머니도 오래도록 팔꿈치가 접혀 있었다 여기 앉아보세요 눈발이 창에 드문드문 박음질을 하고 있어요 물화와 인격이 분리된 시절에 읽는 옷 이야기 참 좋은 서정시를 만났다. 옷은 숨을 쉬는 생명이다. 그러기에 옷은 일일이 사람의 몸에 맞춰야 한다는 걸 “만들어진 옷속에 몸을 끼워넣는” 이 부자연스런 시대에 우리에게 깨우치는 시다. 스토리의 바탕에는 미싱으로 시인을 키워냈던, 이제눈 “열여덟 살 소녀”적 모습으로 관 속에 누워계신 할머니가 있다. 시인은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옷을 입는 상황을 “할머니가 늙어가는 소리처럼/소리 없이 할머니를 입는다”고 표현한다. 옷에는 할머니의 생이 녹아 있다는 말이다. 그렇듯 할머니는 “미끈하고 곧게 선 재봉틀 위를 걸어가”듯 신나는 긍지로 삶을 사셨다. “엉킨 실을 풀며 매듭을 새기며 몸에 맞”추는 일이 옷의 일만일까? 할머니, 이 땅의 모성들은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는 일 하나에도 “치수를 재어” 몸에 맞추는 정성을 들이신다. 그러는 동안 당신은 “오래된 치마처럼 낡아가며, 얇아”져 관 속에 누워 계신다. 화자가 “할머니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나를 한 벌의 옷”, 인격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고는 울컥해짐은 물론이다. 이 시의 의미가 확장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옷”을 쏟아내는, 물화와 인간이 분리된 세상을 겪으신 당신의 마지막을 누가 위로해주지? 이런 생각을 하늘은 아는지 “창에 드문드문 박음질을 하”는 눈발! 서정시가 갖추어야 할 감동과 깊이가 어우러진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