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아 ESG경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국립공원 훼손지 생태복원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와 ㈜포스코DX 임직원 등 30여명이 참여해 서악지구의 훼손된 산림지역에 참나무 및 진달래 등 200주의 자생수목을 식재했다. 경주국립공원은 인위적·자연적으로 형성된 나대지 및 훼손지에 자연숲을 조성해 단절된 산림을 연결하고 생태계 건강성을 증진시키는 사업으로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경주국립공원사무소와 ㈜포스코DX는 ESG경영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자연 및 역사문화자원 보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주국립공원의 생태계 보전과 탄소중립을 위해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향토문화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성장에 기여한 이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36회 경주시문화상 후보자를 모집한다. <사진> 이 상은 문화예술, 교육학술, 사회체육, 그리고 특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주시 향토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수여되며, 후보자 추천접수는 5월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올해로 36회를 맞이하는 경주시 문화상은 지난해 박완규, 윤정수, 백낙주 씨를 포함해 14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후보자 접수는 경주시청과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 해당공고에서 관련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후 기타서류와 함께 방문 및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시상은 경주시민의 날인 6월 8일에 예정돼 있으며, 기타 문의는 경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문의 054-777-6302)으로 하면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관광단지의 국내 관광단지 1호 지정 50주년과 공사 창립 50주년을 1년 앞두고 대한민국 관광 역사 반세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 공사는 지난 3일 보문관광단지 육부촌 일원에서 관광단지 지정 및 공사 창립 50주년 D-1년 기념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주시 부시장을 비롯해 단지 입주업체 대표, 공사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물레방아 광장과 육부촌 광장에서 기념식수를 진행했다. 공사는 대한민국 제1호 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에서 반 세기간 이어진 대한민국 관광의 시작과 변천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 50년 도약을 위한 ‘대한민국 관광역사 반세기 프로젝트’ 추진 등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공사는 △D-1년 기념우표·주화 발행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 리뉴얼 사업 △대한민국 관광역사 반세기 기념행사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공사와 보문단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관 고유 역량에 대한 다각적 분석을 통해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보문단지 혁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공사는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 리뉴얼 사업으로 보문관광단지 활성화 용역을 통해 개양성 테마 야간경관 개선사업 및 보문 보물 페스트 여행주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한민국 관광역사 반세기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2025년 국내 최대규모의 여행박람회인 ‘내나라여행박람회’를 지방 최초롤 보문관광단지 유치하고, ‘조선팔도 자전거대회’와 50주년을 연계한 친환경 자전거 여행상품 등을 개발해 세계엑스포로 확대 및 개최하는 등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공사는 또 창립 50주년 사업의 하나로 지난 1일부터 5월 20일까지 ‘보문단지 역사 50년 찾기 사진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김남일 사장은 “이번 D-1년 카운트다운 기념식은 공사와 보문관광단지가 반세기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대한민국 관광역사 반세기 프로젝트 추진에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도시재생사업본부와 경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과 원도심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사진> 이들 기관은 지난 9일 성동·황오지구 도시재생 거점시설인 황촌마을활력소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은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과 쇠퇴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두 기관은 업무협약을 통해 원도심의 도시재생 거점시설을 적극 활용해 쇠퇴한 원도심의 골목 경제 활성화에 기여키로 했다. 또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및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성환 센터장은 “이번 협약으로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쇠퇴한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지원 프로그램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도시재생과 여성 일자리 창출 사업이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가 지난 4일 저온 피해 상습지역인 현곡면 내태리 일원에서 봄철 서리피해 예방 미온수 살포 프로그램 시범 설명회를 가졌다. <사진> 이날 현장 설명회에는 시·군 과수 담당자 및 관심 농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농업기술센터는 보일러, 온도센서 등으로 이뤄진 저온피해 대응 기술교육 및 ICT 기반 미온수 살수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어 작동 및 살포 방식, 주의 사항 등을 안내했다. 이상저온기 온수 살포 시스템은 1℃에서 기본 지하수 공급, 0℃ 이하부터 온수 공급을 시작해 일출 시까지 연속 살포한다. 이에 따라 과수원 내부 온도를 상승시켜 피해를 최소화한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적정 시기에 시스템을 가동한 결과 모두 안전결실을 이뤄 농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 농가와 비교했을 때 300%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개화 시기가 평년 대비 4~5일 앞당겨져 사과, 배 등 과수 꽃눈 및 꽃 동상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저온 피해를 입을 경우 수정 불량 등으로 과수 수확량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이상고온으로 개화가 빨라져 과수 개화기 저온 피해가 극심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과수뿐만 아니라 생육 초기 저온 피해가 큰 작물들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농업분야 미세먼지 저감 및 산불예방을 위해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파쇄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시에 따르면 한국농촌지도자 경주시연합회와 5개조 35명의 파쇄지원단을 구성해 산림 인접지, 고령농업인 과수원 등의 부산물을 파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수확 후 남은 농작물의 파쇄 처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파쇄지원단이 직접 해당 농지를 찾아 영농부산물을 파쇄한다. 파쇄지원단은 상반기(3~5월)에 포도, 복숭아 등 과수 전정 가지, 하반기(10~12월)에 고춧대, 깻대 등 밭작물을 집중 파쇄할 예정이다. 신청은 경주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접수가능하며, 산림 인접지와 고령층을 우선 지원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산림 인접지 우선 파쇄를 통해 불법소각을 방지해 산불을 예방하고,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농촌 지역 부족한 일손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탄소중립 선도 도시 조성을 위해 ‘2024년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 설치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신청 접수는 8일부터다. 지원금은 최대 100만원이며, 지원하는 충전 시설은 총 18대 규모다. 지원 대상은 전기자동차 소유자로 신청일 이전 90일 이상 연속 경주에 거주한 개인 또는 법인 등이다. 다만 거주지 또는 직장 내 충전기 설치 부지를 확보한 경우만 지원 대상이 된다. 지원 신청은 충전기 설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후 지원신청서를 작성해 경주시 환경정책과로 직접 방문 또는 우편 접수하면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청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경주시청 환경정책과 기후변화대응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충전 기반 시설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가 지난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매경미디어그룹 주최 2024 제9회 대한민국 최고 경영대상 ‘ESG 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매일경제신문과 기획재정부, 과기부 등이 후원하는 경영대상은 뛰어난 행정전략과 과감한 도전으로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기관과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다. 시는 △ESG경영 모범도시 실천 로드맵 설정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식 △경주 그린뉴딜 천년숲길 조성 등 사업 추진 △탄소중립 시민 실천운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는 ESG 경영 모범도시를 체계적으로 실현하고자 경주형ESG 실행계획 및 지표를 발굴했다. 현재 환경경영(Environment)분야 56건, 사회적 책임(Social) 분야 59건,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분야 27건 등 총 142건의 세부 실천과제를 수립했다. 제54회 지구의 날에 맞춰 오는 22일에는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최첨단 미래 도시 이미지는 물론 친환경 도시 ‘경주’ 이미지를 각인시킬 예정이다. 특히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41억원) △경주 그린뉴딜 천년숲길 조성(665억원) △친환경자동차 보급(93억원)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60억원) 등의 실천방안을 내놨다. 또 탄소중립 실천에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 시민 실천운동’도 펼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 서약서와 리스트를 시민들에게 배부하면서 시민 대상 실천 방법 홍보는 물론 시민들의 실천 의지를 보다 확고히 할 방침이다. 사회적 책임 분야 중 경주시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제15회 다산목민대상에 선정되면서 받은 포상금 1000만원을 주택화재로 부상을 입은 고려인 동포 모녀에게 전달한 기부금은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주낙영 시장은 “ESG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선택이 아닌 생존과 성장의 핵심적인 요소로 부상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시정 전 분야에 대해 ESG 범주 내 정책을 다시 한 번 재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농산물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농산물 가공 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공사 공정률 85%를 보이며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2022년부터 오는 6월까지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남 신농업혁신타운 내 센터를 건립한다. 연면적 893㎡, 지상 1층 규모다. 내부는 농업인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공교육장, 조리실습장, 품질관리실 등 교육시설과 전처리실, 건조분말실, 습식가공실, 반찬가공실 등 특화된 가공시설 가능을 갖췄다. 시는 센터 공용기기 활용으로 농산물 가공시설을 이용한 지역 농산물의 시제품 개발과 상품화를 지원, 경쟁력을 강화해 농민들에게 더 넓은 시장 접근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센터에서 제공되는 가공 교육 및 조리 실습은 농업인들이 직접 가공 기술을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은 자신의 농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출시해 소득을 다양화할 수 있다. 시는 상반기 내 현재 신경주대학교 내 운영되고 있는 농산물 가공시설 장비를 이전하고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공정 표준화, 운영조례 제정 및 인력 충원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센터 건립을 통해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상품 다양화 등으로 농가소득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농산물 가공 종합지원센터는 현장 중심의 기술을 보급하는 교육의 장으로 더욱 활용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농산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도시재생사업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24일 이틀간 공주시 제민천에서 행복황촌 주민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 호텔 운영 활성화를 위한 현장 교육을 실시했다.공주 제민천은 로컬크리에이터 기업 주식회사 퍼즐랩이 2019년 가정집으로 사용되던 한옥에 봉황재라는 민박집을 열고 주변의 문화자원과 연계한 골목..
이규섭 세무사가 제58회 납세자의 날을 기념해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지역에서 18년째 사회공헌에 헌신해 온 이규섭 세무사는 무료 세무상담, 납세자 권익보호, 성실납세 조성 등 사회공헌과 지역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 2006년을 시작으로 명절과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연탄나눔, 무료급식, 쌀나눔, 장학금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규섭 세무사는 “공직생활 38년과 세무사 개업 12년 등 반세기 동안 주위에서 받아온 따뜻한 사랑과 베풀어준 은혜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규섭 세무사는 울릉지서장 근무 당시인 2001년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해 24년째 쓰고 있으며, 책 나누기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 사는 이야기’ 책자를 발간했다.
경주 고향사랑기부금이 1억원을 돌파했다. <사진> 경주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고향사랑기부금은 1억400만원, 기부건수는 84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연말정산 혜택을 받는 10만원 기부건수가 772건으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100만원 이상 기부자는 6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50대 연령 기부자가 64%, 30대 23%, 20대 7%, 60대 이상이 6%다. 경주시는 올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활성화를 위해 자매결연도시인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와 상호기부를 추진했다. 또 경주페이, 이사금 쌀, 단석가 찰보리빵, 축산농협 천년한우 세트 등을 포함한 다양한 답례품 제공으로 기부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시는 벚꽃시즌과 1억원 돌파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달 30일까지 ‘경주 고향사랑기부제 봄바람 이벤트’를 실시한다. 응모방법은 고향사랑e음 온라인 사이트 또는 전국 농협 영업점을 통해 경주시에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자동 응모되며, 5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경품을 증정한다.
과거와 미래의 징검다리로 살다 목공예를 만난 순간, 그것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방향을 바꾼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일상의 무게에 지쳐있던 나에게 나무는 새로운 설렘과 함께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했다.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공백이 있었다. 삶이 즐겁지 않았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나무를 만났고, 모든 일에 무덤덤했던 나는 난생처음 무언가를 하면서 설렘을 느꼈다. 생업을 멈추고 코우스 한국전통공예 건축학교 목공예 과정을 시작했다. 코우스 교육과정을 마치고 이듬해 스승이신 박명배 선생님께서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이수자 과정을 밟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경주에서 용인까지 3년의 기간을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이수자로 인정받았고, 이는 내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현재는 전통가구 복원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공간에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 창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목공예 작업 과정은 인스턴트 문화가 아니다. 즉석에서 뚝딱 결과물이 나오는 짧은 체험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기 내면과 만나는 깊이 있는 시간과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목공예는 삶에 새로운 방향과 의미를 부여했고,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지금 그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매년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청년들을 각자의 지역으로 유입시켜 인구 증가를 꾀하는 지자체들의 고민도 심화되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부터 인구청년담당관을 신설했다. 이는 인구 감소에 따른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조치인데 청년 유입과 정착이 여러 대안 중 하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청년들의 지역 유입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기본적으로 인구수가 증가한다. 청년 1명이 경주로 이사 오고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인구 1명이 증가한다. 청년이 경주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된다면 최소 1명 이상의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경주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이다. 이런 상황에 젊은 청년들이 지역으로 유입되고 경제·문화·교육 활동 등 다방면에서 움직임을 가진다면 경주는 더욱더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셋째는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지역색이 강한 경주는 변화가 필요한 도시 중 하나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경주의 발전과 변화에 외부의 자극이나 시선이 부족하다는 평가인데 외부의 청년들이 경주에 많이 유입되고 이들이 활동을 한다면, 경주의 발전적인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경주는 청년들을 끌어모으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타 도시에 비해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창업 또한 상당한 투자와 모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타 지역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경주만의 정책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청년 지원 정책 등에는 수많은 예산이 현재 투입되고 있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예산이 배정되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은 과감히 버리고 정말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에 예산을 배정하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경주만의 청년정책이 정부 정책을 넘어선, 그리고 실질적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욱더 반영해 인구감소 해결은 물론 인구증가를 꾀하는 대안이 되길 바란다.
잘 만든 지역 축제와 공연은 관광객 유치에 따른 관광 소비 증가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경주는 4월 현재 벚꽃이 만개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벚꽃 시즌을 시작으로 경주 관광이 본격화된다. 무엇보다 경주는 산재한 역사문화유적과 황리단길, 숙박시설 등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경주가 가진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토대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말 그대로 ‘똘똘한’ 축제를 만들어 낸다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주시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개최한 대릉원돌담길 벚꽃 축제는 14만명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더해 경주시는 벚꽃 축제가 열린 이곳에서 차 없는 거리 축제 ‘2024 경주 에코플레이 로드’를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이달 5일부터 27일까지 매주 금·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프리마켓, 푸드트럭,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 및 체험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 또 도예 및 화훼 수제품 만들기 체험행사와 케이팝 커버댄스, 비보잉, 전통무용 등 버스킹 공연도 연다. 시범 운영이긴 하지만 경주시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축제로 이어 나가는 새로운 시도는 긍정적이다. 특색 없는 획일적인 축제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는 식상할 따름이다. 경주만의 차별화된 축제와 공연으로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 다시 찾게끔 만들어야 한다. 또 눈 앞의 이익을 위한 바가지 요금도 근절하는 등 점검해야 할 일이 많다. 잘 만든 축제는 경주시의 이미지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에코플레이 로드 축제 장소는 대릉원 돌담길로, 관광객들의 도심 유입이 용이한만큼 침체된 중심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참에 지속 가능한 축제 발굴·육성에 속도를 내 지역 생활 인구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경주는 시기상 언제가 제일 좋을까?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고향 천북의 냇가 나지막한 산자락에 진달래, 북숭아꽃이 정말로 아름답게 피었다. 작은 복숭아 과수원에 핀 꽃은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봄의 절정을 알려 주었다. ‘고향의 봄’ 노랫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처럼 뒷마당의 살구꽃까지,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지만 머릿속에 잊지 않고 기억하는 나의 고향, 천북 동산이 생각나는 3월 말이다. 경주는 일 년 열두 달 중 언제가 가장 아름답고 언제 찾아가면 좋을까? 이 물음의 뿌리는 4년 전 3월 하순에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에서 시작된다. 돌아가신 후 매년 봄이 되면 돌아가시기 전까지 생각조차 못 한 생각이 한 달 이상 간다. 바로 ‘이 아름다운 푸르름과 꽃의 잔치’를 아버지는 더 이상 보실 수 없으시다는 생각 때문이다. 농사일이 많아지는 때, 아버지도 표현은 안 하셨지만 얼마나 이를 기다리고 좋아하셨을까? 못난 자식이 그런 생각을 돌아가시고 난 후 겨우 하고는 홀로 자책의 눈물까지 흘리게 된다. 그렇다면 왜 아버지는 무뚝뚝하기만 하실 뿐, 꽃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감정이 없었으리라 생각했을까? 한편으로 우리의 아버지들은 왜 그런 불통의 아버지상으로 우리들 가슴에 맺혀 있을까? 지금 경주는 산천은 어떠한 모습인지 상상으로 영화 한 편을 찍어본다. 3월 마지막 주말에 내려가 볼 경주의 풍광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봄기운보다 세차게 솟구친다. 우리나라 고려가요나 근현대 가요를 보면 대부분 사모곡(思母曲)인데 아래 작자 미상의 고려가요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덜 친근하다. “호미도 날이 있지마는 / 낫같이 들 리가 없습니다 / 아버님도 어버이이시지마는 / (위 덩더듕셩) /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분은 없습니다 / 아아, 세상 사람들이여 / 어머님같이 사랑하실 분은 없습니다” 필자도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버님 돌아가신 후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평소 말씀이 없으시고 무뚝뚝하셨고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셨던 분, 그래서 아들인 나와도 그렇게 살갑지 않았다. 그런 당신께 돌아가시기 직전에야 사랑한다는 표현을 겨우 했는데 그 아린 기억이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이제는 없어진 경주역의 철길처럼 이어진다. 그러던 중 문득 예전보다 인기 높아진 트로트를 통해 가수 장민호의 사부곡(思父曲)에 마음이 쏠렸다. “무릎 꿇고 빌어보고 땅을 치며 통곡해봐도 / 이제는 다시 느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가셨네 / 지난 세월들 이 자식 위해 / 모든 것을 다 주신 내 아버지 / 아~ 어디에 계시옵니까 목 놓아 불러봅니다” 아버지는 봄이 오면 쟁기를 지게에 지시고 소를 앞세우고 봄꽃이 앞다퉈 피는 산길을 걸어 산골 논으로 가셨는데 그 모습이 흑백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살아계시고 봄이 되면 다시 내게로 오신다. 경주는 언제 가면, 어디가 핫플(Hot place)인지, 맛집은 어디인지, 무엇을 꼭 경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 첨성대 칼럼을 함께 하면서 그 횟수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고 경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들이 많아져 그만큼 부담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적어도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답변은 정해진 것 같다. 그 답은 ‘3월 말에서 4월’이다. 벚꽃이 기다려지고 쌀밥을 닮은 이팝나무꽃도 경주를 사랑하게 해 줄 것이다. 경주에 언제 가면 좋을까? 사부곡이 나를 감싸는 지금, 바로 지금이다. 3월에 싹틔운 봄이 서운한 마음 하나 없이 4월의 사랑으로 배턴 넘겨주는 지금, 이 시절에 경주로 가자. 경주는 무뚝뚝하지 않은 사랑이다.
해마다 장마와 가뭄 등으로 일어나는 빈번한 채솟값의 폭등과 폭락을 많이 경험한 우리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채솟값 폭등이 일시적일 것이라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우리나라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많이 내린 겨울비와 봄비로 인해 채솟값이 올라가는 것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놀라고 위협을 받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예년과 달리 일시적인 기후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기후 위기의 직격탄을 맞이한 것이 자명해지고 있다. 온난화로 일어나는 이러한 기후 문제는 단순히 온도 상승의 문제를 넘어서,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과 세계식량계획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식량 불안정에 처한 인구가 현저히 증가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중단, COVID-19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이슈들과 더불어 기후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식량 가격 상승과 공급 문제에 관한 실제 사례들로도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기후 변화는 농작물의 성장 조건을 변화시키고,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불러일으키며, 해충의 생태계 변화를 유도하여 식량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한민국에서도 2023년과 2024년 겨울 및 봄철의 비정상적인 강우는 채소 작물의 재배에 큰 어려움을 야기시켜,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가중하며, 농민들의 생계에도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중단과 국제 곡물 가격의 급등은 식품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폭우와 가뭄 등의 기후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국제적 충돌은 농업 생산뿐 아니라 곡물 수출에도 지장을 주어, 전 세계 식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식량 안보의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 4월 현재 국제적인 논쟁거리가 되는 곡물 자원은 카카오와 설탕이다. 카카오 코인이 유행할 정도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설탕 최대 생산국 중의 하나인 인도에 들이닥친 폭우와 가뭄으로 인해 사탕수수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인도는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만드는 데 치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2023년 초 세계 설탕 가격은 지난 6년간 최고치로 올랐고, 2023년 8월에 설탕 선물 가격은 연초보다 20% 급등했다. 인도는 2024년부터 설탕 수출 제한에서 수출금지로 바뀔 것이라는 확실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장 몇 개월은 설탕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시책이 있지만 그것만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곡물이나 채소의 수급 문제도 비상령이 떨어졌지만 수입되는 대체 불가한 제품들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 안보 문제는 글로벌 이슈로서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체계의 구축, 공급망의 안정화,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식량 분배의 공정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과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물론, 농업 기술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의 도입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제는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식량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이다. 필자가 ESG에 관한 교육을 하면서 가장 앞세우는 것이 에너지 안보와 식량 안보이다. 이 두 가지를 자립하지 못하면 기후 위기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적인 대응에 민첩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와 지자체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다가오는 4월 10일에 치러지는 경주지역 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들이 밝힌 공약에서 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탄소중립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은 당장 밥상의 물가에서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 1835-1921)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폐결핵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모친 슬하에서 자랐다. 일찌감치 생상스에게서 음악적 천재성을 발견한 모친은 아들 교육에 힘썼다. 불과 10살에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전곡을 현란하게 치며 프랑스 낭만파의 거두 베를리오즈를 놀라게 한 그가,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파리음악원에 입학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6세에 생상스는 오르간 부문에서 당당히 1등상을 받았고, 22세에 프랑스 오르가니스트의 최고봉인 파리 성 마들렌 성당의 오르가니스트가 되었다. 천재 생상스는 연주뿐 아니라 작곡실력도 뛰어났다. 특히 협주곡 작품이 많다. 이중에서 바이올린협주곡은 자작곡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으로 명성을 떨쳤던 사라사테(Pablo Sarasate, 1844-1908)와 인연이 깊다. 생상스가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헌정했더니, 사라사테가 단번에 매료되어 바이올린협주곡 작품을 여러 차례 요청한 것이다. 번호 달린 바이올린협주곡은 불과 세 개지만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작품이 여럿 있다. 또한 번호 달린 피아노협주곡 다섯 작품과 첼로협주곡 두 작품도 있다. 생상스는 번호달린 교향곡을 세 개 남겼다. 이중에서 3번 교향곡 ‘오르간’(1886)이 가장 유명하다. 프랑스 교향악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2악장으로 되어 있으나 각 악장이 2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 사실상 4악장이나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같은 해 영면에 든 리스트에게 헌정되었다. 살아생전 리스트는 생상스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었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트의 배경음악으로 선곡하여 유명세를 탄 ‘죽음의 무도’ 또한 생상스의 교향시 작품이다. 원래 가곡으로 작곡된 것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해골이 서로 부딪치며 춤추는 장면은 실로폰으로 묘사되었는데, 관현악곡에 실로폰이 사용된 첫 사례라고 한다. 생상스는 모차르트처럼 다재다능한 음악가였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를 무대에 올려 성악작품도 잘 만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마 생상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곡은 ‘동물의 사육제’일 것이다. 전부 14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13번째 ‘백조’가 가장 유명하다. 그런데 생상스 자신은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출판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다. 불과 며칠 만에 완성되어 부족한 구석이 많은 곡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이 생상스의 가장 유명한 곡이 되었다. 생상스는 부친의 사인이 폐결핵이라 본인도 걸리지 않을까 늘 두려워했다. 그래서 평생 동안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다녔다. 나이가 들어서는 주로 북아프리카에 머물렀다. 그리고 알제리에서 86세 인생을 마감한다. 생상스는 다재다능한 천재라는 점에서 모차르트와 곧잘 비교되지만, 음악 외의 다른 학문들, 특히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는 점에서 모차르트를 능가하는 오지랖러였다.
경주최씨 성암(惺巖) 최세학(崔世鶴,1822~1899)은 사성(司成)공 최예(崔汭)의 후손으로 고조부 최경담(崔慶聃,1692~1759), 증조부 최종섭(崔宗燮), 조부 가암(稼庵) 최수(崔琇)의 가계를 이룬다. 부친은 최원복(崔元復), 모친은 벽진이씨 이옥현(李玉鉉)의 따님으로 최세학은 내남 이조마을에서 태어났다. 남들보다 학문이 더디게 성장하였지만 꾸준함으로 성취하였고, 경전의 법도를 평생 받들고 학자의 본분으로 평생을 산 인물 최세학. 특히 그는 『심경부주(心經附註)』「경이직내장(敬以直內章)」에서 사양좌(謝良佐)가 “경(敬)은 바로 항상 성성(惺惺)하는 법이다.”라 한데 대해, 주자가 “서암(瑞巖)의 스님은 매일 항상 스스로‘주인옹(主人翁)은 성성한가?”라 묻고는 “성성하다”라 스스로 대답한 이 부분을 좋아해서 자신의 호를 성암, 즉 마음이 혼매(昏昧)하지 않고 밝게 깨어 외물에 이끌리지 않는 ‘성성(惺惺)’의 의미를 쫓았다. 이 역시 마음공부의 ‘지경(持敬)’이다. 이종상이 육영재에서 『심경』을 강의할 때 최세학이 태극서론(太極書論) 그리고 심학도(心學圖)에서 ‘신명(神明)’ 두 글자가 더해진 이유 등에 대해 질문하였고, 이종상은 “질문한 여러 조항 모두 의아하고 난처한 것들로 상고하고 살필 정밀함이 있다. 역학계몽과 황극경세(皇極經世) 같은 책에서 선현께서 이미 발명(發明)함이 극진하여 후학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후학 된 자는 진실로 한번 궁구하여 그 대략을 살펴보아야하고, 만약 이에 마음을 가지런히 아울러 힘써 한 집안의 계책으로 삼는다면 또한 공부를 위한 선후(先後)와 완급(緩急)의 차례가 되지 않겠는가?”라며 서로 교학상장하였다. 청도에서 생을 마친 외와(畏窩) 최림(崔琳,1779~1841), 청도 만화정 주인 운강(雲岡) 박시묵(朴時默,1814~1875) 등과 교유하였고, 경주의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1799~1870)의 문인이었다. 다행히도 퇴계 후손인 향산(響山) 이만도(李晩燾,1842~1910)가 행장을 지어 그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경주의 학자 최세학은 학문적으로 그리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 아니다. 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노둔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사람일 것이다. 노둔함은 사람의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이며, 노둔한 재주로 지극히 부지런히 공부하여 전력을 다하면 인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산에 들어가 반복해서 책을 읽으며 먹는 것도 잊고 자는 것도 잊은 채 마침내 독서의 궁구함을 터득한다. 유명한 인물 가운데 대기만성과 만년의 성공을 이룬 자가 더러 있지만, 경주에서 성실한 마음가짐으로 최세학 선생을 꼽고 싶다. 게다가 그를 믿고 기다려준 그의 부모의 역할 역시 귀감이 된다. 1901년 그의 재종질인 최익수(崔翊壽) 등이 성암문집을 편찬하였으며, 경전과 관련된 도표와 저술이 많으니 후학을 위해 기술한 점이 특이점이다. 성암 최 공 행장 - 향산 이만도 학당에 들어갔으나 재주가 노둔하여 열 가지를 가르치면 한 가지도 깨치지 못하고, 백 번을 읽어도 한 번을 외우지 못하였다. 다만 『통사(通史)』는 책을 펴고 말없이 궁구하고 종일토록 공부하였으며, 아이들이 깔보고 업신여겨도 못 본 척하고 온갖 말로 놀려도 못 들은 척하였다. 5~6년을 이같이 하니 지혜로운 생각이 비로소 통하였다. … 하루는 모친에게 “제가 이제 글의 뜻과 읽는 법을 조금 깨쳤습니다”라 하니, 모친이 등을 어루만지며 “내가 장차 네 덕분에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겠구나”라 하였다. 부친 통정공(通政公) 역시 기특하게 여기고 재주에 따라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였고, 공이 밝게 아는 곳이 의리(義理)에 있고, 시문(時文:과거공부)은 잘하는 분야가 아님을 잘 알았으나, 선대(先代)가 거듭 과거에 실패한 일을 염두에 두고 추황대백(抽黃對白)의 대열에 두었다. 또 공부가 안으로 쌓이지 않으면 밖으로 드러날 수 없다고 여겨 산사(山寺)에서 『벽경(壁經):서경』을 읽게 하니, 3년 만에 거의 천독(千讀)에 버금갔다. 이때부터 문리(文理)가 날로 나아가고 구법(句法)이 더욱 뛰어나 보는 사람 가운데 놀라고 기이하게 여기지 않은 자가 없었다. 나이 40에 비로소 향시에 한번 붙었으나 곧바로 사양하고 떠나 오로지 위기(爲己)의 일에 힘을 기울였다. 『중용』과 『대학』에서 먼저 기본을 세우고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 인심(人心) 도심(道心)과 사대절(四大節)을 각각 그 본문에 따라 그림으로 그려 침실에 걸어 두고 항상 바라보았다. 또 성경(誠敬) 두 글자를 요부(要符)로 삼아 하나의 언행과 행동거지에도 감히 소홀함 없이 겸허히 하고, 한 걸음 물러나 한 번 머리 숙이는 것을 평생의 지침으로 삼아 세간의 시비를 일찍이 입에 올린 적이 없었다. 일찍이 송나라 사양좌 성성(惺惺:마음이 항상 맑게 깨어있음)의 설을 좋아하여 스스로 ‘성암(惺巖)’이라 하였다. 학생들이 월산(月山)의 남쪽에 보인재(輔仁齋)를 짓고 시서예악을 각기 때에 맞게 공부하였고, 매번 모일 때 반드시 향음례(鄕飮禮)와 향약례(鄕約禮)를 먼저 행하였다. … 나는[이만도] 공과 같은 세상에 태어나 400리 떨어져 살면서 공의 아름다운 명성에 대해 들었다. 궁핍한 초가집에서 맑게 행실을 닦고 학문을 독실하게 부지런하면서도 장차 늙음이 이르는 줄도 모르고, 쇄연(灑然)히 옛 군자의 풍모가 있었다. … 공의 사종손(四從孫:10촌)인 최현두(崔鉉斗)가 와서 행장을 청하였다.
앰블런스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간다. 평소 같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는 의료대란 시국에, 앰블런스에 탄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의사의 날”이라고 들어봤나? 미국에서는 3월 30일, 스페인이나 아르헨티나, 쿠바는 12월 3일을 기념한다. 날짜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그들의 수고에 감사함을 표하는 날이다. 역사적으로 의사는 대접받는 직종은 아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세계 경제의 변환 속에 의사란 직종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부유함의 상징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좀 더 그렇다. 우수한 성적의 인재들이 의예과에 집중된다는 것은 경제적 이득이 강하다는 증거다. 의사가 돈 버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공부한 덕이요, 고부가가치의 일을 한 덕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공공 의료, 지방 의료라는 말을 생각하면 의료계의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예를 들면 강원도 임산부의 사망률은 중국 임산부의 사망률보다 더 높다. 너무나 어이없는 이 사실은 드라마 에피소드로 등장했다. 지방 의료의 문제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의 하나로 치부할 것인가? 저출생으로 대한민국은 초고속으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의사는 충분한가? 정부와 의사협회의 말이 다르다. 자료를 찾아봤다. OECD 국민 10만 명당 의료인 수 평균 14명인데 우리나라는 6명으로 꼴등. 그런데도 의예과 정원 확대에, 의료계에서 집단 사직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아줌마의 시선은 불편하다. 의사들의 밥그릇 사수전일까, 국민을 위한 의료체계의 발전을 위한 선택일까 하는 질문에 자꾸 전자일 거라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직은 일단 목적이 무엇이든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잡았다는 것이 문제이고, 여러 번 반복되어 온 그들의 파업행태에 불만도 쌓였다. 돈 되는 과에만 의사가 몰리는, 일부 과의 문제가 아니었다. 의사의 수가 적은 것은 확실한 문제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니 의사도 줄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 의사 수요는 더 늘어난다. 그때 가서 의사 수를 확 늘릴 수 있을까? 의사란 직종은 일반 대학과 다르다. 의예과를 졸업하고 일련의 수련 과정을 거치고 전문의가 된다.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물론 의예과 정원을 늘린다고 인원이 부족한 필수 과에 의사들이 가겠는가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의예과 정원을 늘리면 공부 못하는 지방 출신들이 의예과를 지원하게 되고,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방 의료를 더 무너지게 할까 걱정도 든다. 그런데 아줌마는 생각한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군다나 인원이 부족한 과나 지방 의료시설에 지원자는 더 없게 된다. 일단 의료인이 많이 공급된 상황에서, 인기 있는 과에 실력이나 성적 등 요인에 의해 지원하지 못한 이들이 수도권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과에 지원하게 되고, 과가 더 중요한 이들은 지방의료기관의 인기과, 그다음에는 지방의 인기가 적은 과에 지원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 쌍둥이가 태어나서 동네에 있는 병원을 하루가 멀다고 들락날락했다. 이제는 막내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예전만큼 병원을 자주 다니지 않지만, 세 아이가 모두 어렸을 때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가기도 했다. 그때마다 선생님께 차라리 방을 하나 달라, 귀찮게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여기서 지내는 게 낫겠다거나 제가 이 병원을 먹여 살린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었다. 아이들이 출생과 성장을 함께 나누면서 선생님은 아이들의 컨디션을 그 누구보다 빨리 캐치하시고, 아이마다 특성이 다름을 알고 계신다. 친정이라도 가서 아이가 아픈 경우 다른 병원을 가게 되면 과잉진료나 또는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질문도 없이 1분도 안 되어 처방전을 받을 때는 당혹스럽다. 지방 의료가 무너지면 안 된다. 그러면 수도권에 사람들이 더 몰리고 더 큰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 지방 의료, 공공 의료의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