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술술페스티벌’이 21일부터 23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1층 실내전시장에서 열린다.올해 행사는 지난해 보다 참가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갈매기브루잉, 아트몬스터, 화수브루어리 등 지역 12곳의 수제맥주와 경주법주, 레인보우주식회사, 양양술곳간 등 8곳의 전통주를 만날 수 있다.또 산미구엘, 빅웨이브..
법고<法古>의 정신을 담아 청매화를 그리다 매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고고한 기품, 그 속에 담긴 선현(先賢)들의 사상과 철학을 녹여내고자 했다. 겨울 추위를 견디며 봄을 알리는 매화는 고난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곧 전통을 계승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아직 나는 법고(法古)의 과정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창신(創新)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 문화의 가치와 우리 고유의 미적 감성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경주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 가운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유산이 수두룩하다. 지자체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는 비지정문화유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가유산은 크게 지정문화유산과 비지정문화유산으로 나뉜다. 지정문화유산은 문화유산보호법이나 시도지정유산보호조례에 따라 지정해 보호하는 국가유산이다. 비지정문화유산은 지정문화유산 외에 지속적인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국가유산을 말한다. 비지정문화유산 역시 국가유산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 내 국가지정문화유산 245점, 도지정문화유산 123점 등 총 368건의 문화유산이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반면 비지정문화유산은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아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가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8일 경주시 문화재과를 상대로 한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다. 이경희 의원은 이날 비지정문유산에 대한 관리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그 사례로는 불국동 소재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각과 내남면 소재 효자 최치백 정려비 등을 들었다. 이들 정려비에 대해서는 본지 연중기획 ‘다시 돌아보는 孝子, 烈女碑(효자, 열녀비)’에서 관리 부재로 훼손이 심각해 정비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지 보도 당시 파악한 이들 정려비에 새겨진 선조들의 효행은 현시대의 우리가 귀감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불국동 소재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비에는 고부간인 손씨와 최씨가 남편과 시부모님을 극진히 모셨던 효행에 대한 내용을 새겨놓았다. 이 비는 조선시대 순조 2년(1802년) 암행어사에 의해 효행이 조정에 알려져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내남면 소재 효자 최치백 정려비는 인조 때 그의 효행을 백성들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세워졌다. 더구나 비문의 글씨는 당시 명필가인 이광사 선생의 친필로서 서예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주시 등이 보존 및 정비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비각은 기울어지고, 지붕기와와 나무 살대가 파손되는 등 훼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안강읍 소재 월성손씨정려비 등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본지 보도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효자, 열녀, 열부들의 효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나라에서 세웠던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 현세에 들어서는 정작 관리조차 되지 않아 효(孝)의 의미마저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경희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곳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자료를 근거로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들 정려비는 지금부터 관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유실된다고 지적하면서, 경주시가 관리가 되지 않아 사라져가는 가치 있는 유산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경주에는 수많은 국가·도지정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비지정문화유산 관리에까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일정 부분은 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실 위기에 처해 있는 문화유산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향토문화유산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국 7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향토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해 비지정문화유산 관리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주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문화유산은 조상의 흔적이 묻어있는 역사의 증거다. 한 번 훼손되면 원형을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이 같은 문화유산들이 후손들의 소홀한 관리로 사라진다면 또 다른 후손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의 비지정문화유산이 먼 훗날 재조명받아 중요한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 또 문화유산은 단순히 유물로서의 가치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함께 자긍심으로 표현된다. 그 자긍심이 가장 큰 도시가 바로 경주이며, 경주시민이다. 경주시가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를 위한 여력이 없고, 예산도 부족하다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경주시는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비지정문화유산 보존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길 바란다.
콘텐츠(contents)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합성한 콘텔링(Con-tell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사회와 세상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콘텔링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경제적 가치는 물론 세상을 이끄는 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시대 경주는 어떤 콘텔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사람들과 통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까? 이런 초연결의 시대, WEB 3.0, AI 등의 단어가 회자되는 때 아쉽게도 나는 경주와는 매일 접속되지 않은 채 가끔 생각하고 겨우 관심을 가지는 데면데면한 관계인 것이 아쉽고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주를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한다. 돌이켜보면 경주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생산, 유통, 연결의 핵심 도시였던 적이 있었다.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경주의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경탄과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중에서 경주(신라)의 기록이면서 전국의 문화로 전파되고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 추석(한가위) 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권1 「신라본기(新羅本紀)」1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9년 조에 기록된 추석에 관한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신라의 콘텐츠가 지금까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한가위를 제외하면 신라의 콘텐츠가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여하고 중심이 된 예가 없는 듯하다. 더구나 더 안타깝게도 신라에 관계된 것 이외에는 감동을 주거나 유무형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는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나눔과 상생이라는 화두가 대세가 되면서 경주 최부자라는 브랜드가 대안으로 떠오를 만하지만 관심이 신라에 집중된 경주는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는 분위기다. 선조들이 남겨준 브랜드,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계승·발전시키면서 무엇을 창조해서 초연결사회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것은 화수분처럼 가치를 생성해 경주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만큼 경주라는 공간에 무엇을 새롭게 담아 콘텐츠화하고 스토리텔링 해서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을지에 대해 경주 시민 모두가 콘텔링의 소비자가 되어야 하고 동시에 생산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경주의 비전, 전략에는 초연결 시대, 초연결사회, 콘텔링을 선도하려는 빅픽처(Big picture), 비전, 전력전술이 있었으면 한다. 하드웨어, 건축, 국제행사 유치 등의 유형적인 것도 필요하겠지만 공간창조와 콘텔링도 전략과제이자 핵심 성장동력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마침 구 경주역은 경주 교통의 종착지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긴 하지만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이었던 오르세 역이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것과 비교될 만하다.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공간창조되었고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은 지속되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콘텐츠,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고 유무형의 가치가 창조되고 있다. 황리단길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낡은 집들과 오래된 골목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나 또 다른 도약을 이루는 모습이 경주만의 공간창조이고 창조적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시청광장과 청계천에 책읽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청광장에는 별도의 독서공간이 마련되었고 청계천에도 청계천변을 따라 책 읽을 수 있는 벤치와 책들이 마련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청계천을 따라 멍때리기, 불멍이라는 단어에서 연상한 물벙, 책멍이라는 단어도 나오는 등 한여름 밤의 물가 행사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경주 포석정에 이런 행사를 하거나 그게 안 되면 포석정 비슷하게 만들어 풍류와 문화를 향유하고 접속하게 한다면, 황룡사지에 신라문화와 오늘을 함께 하는 이벤트를 매년 개최한다면, 경주를 둘러 흐르는 냇가에 신라와 현대, 미래를 혼합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면 등으로 신라를 오늘화 해서 연결하고 가치를 만드는 모습을 그려본다. 경주의 공간창조, 콘텔링이 이어지고 이를 통해서 경주와의 연결이 다양화되고 경주가 다시 사람들의 중심에 놓이길 갈망해본다.
한국에서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에서 5월의 후반부 거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21%로 나왔다. 그러자 야권 특히 조국혁신당 측에서는 이제 10%대로 추락할 것이고, 그러면 탄핵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심리적 탄핵상태’에 떨어진다고 그들 나름의 희망 섞인 관측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닥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제 상향곡선을 그을 것이다”라고 예측하였다. 지난 주 갤럽 여론조사에서 26%로 뚜렷이 반등의 모양새가 드러났다. 나는 그 예측의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김민전 의원이 그 무렵 전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포함하여 세 김 여사의 특검을 주장한 것이 시의적절했다. 그리고 배현진 의원이 그 합리적 근거를 상세히 마련해주었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김정숙 여사와 김건희 여사의 궤를 벗어난 행동을 비교한다면 아주 큰 차가 난다. 이 문제를 우리의 건전한 이성과 그리고 사회 일반이 갖는 상식의 관점에서 바라보라. 너무나 명백한 일임에도 김건희 여사의 작은 잘못을 침소봉대하여 주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 것 같으면 당연히 김정숙 여사의 큰 잘못도 함께 동일선상에 두고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가 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중 그에 관한 언급에서 촉발되었는데, 그 자서전의 내용이나 세 김 여사 특검 말을 전해 들은 국민은 새삼 전임정권의 잘못에 눈을 돌렸다. 그러자 일시적으로 망각 상태로 빠졌던 그 숱한 위선과 내로남불의 예들이 다시 생생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 그래서 10년 주기설을 물리치고 우리가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를 탄생시켰지!”하는 각성의 물결이 국민들 사이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 둘째 국민의힘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임시체제 하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그가 겪은 정식 당대표들이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의 사이에서 형성되었던 원활하지 못한 당정관계가 황우여 위원장이 들어서고 나서 오히려 모범적 틀로 정착하는 기미를 보인다. 과거 당대표들과 윤 대통령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에 관해 윤 대통령도 많은 실책을 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의 잘못만으로 나쁜 결과가 생긴 것은 아니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뛰어난 자질을 가졌으나, 신참 정치인인 윤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이는 상대방을 향해 적절한 인정(認定)을 베풀지 못하는 것으로 연결되며 불화의 큰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후임인 김기현 전 당대표는 너무 윤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에 이끌려 가며 오히려 불건강한 당정관계의 허물을 낳았다. 한때 그의 후원회장을 하기도 했던 나는, 그가 당대표가 되기 위해 도움을 청해왔을 때 당대표가 되는 경우 당정의 한 축으로서 독자적인 개혁의 강한 목소리를 낼 것을 조건으로 수락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그것이 자신과 윤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는 생생한 모습을 보며 나는 깨끗하게 그에게서 떠났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전 법무장관을 내세웠다. 그러나 한동훈은 당헌에 보장된 대통령의 당무관여권조차 거부하며 당의 운영을 독점했고, 총선과정에서도 자신이 모든 현안을 장악하는 원톱체제를 고수하였다. 그 결과 조국 대표의 등장으로 새로운 판이 형성된 국면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고 이것이 총선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또 지금은 그의 세력이 윤 대통령을 적대시하며 야당과 함께 윤 대통령을 협공하는 형국이다. 이것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갑자기 대폭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등장했으나, 그는 원숙한 원로답게 실추된 당의 아픈 모습을 하나하나 추스르며 당을 원래의 궤도로 복귀시키고 있다. 지나간 당대표들에 비하여 훨씬 더 무게감이 있고 또 신뢰와 안정감이 국민의힘 내부에 서서히 퍼졌다. 김정숙 여사의 일탈이 주목을 받으며 야당을 향한 국민적 분노와 불신의 불길이 다시 당겨졌고,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체제하에서 한시적으로나마 건전하고 듬직한 당정관계가 자리잡히고 있다. 이와 같은 안팎의 호재에 힘입어, 국민은 윤 대통령과 윤 정부를 향해 당장 큰 폭은 아니더라도 돌아섰던 냉정한 마음을 조금씩 푸실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7월 하순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좋은 당대표를 선출해야 이 추세가 유지될 것이다.
어느 트로트 가수의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의도적인 증거인멸 행위는 그의 듬직한 모습답지 않았고, 범인 도피 및 사법 방해 행위는 당당한 그의 목소리답지 않았다. 그는 음주 운전을 했다. 즉시 현장을 벗어났으니 음주 뺑소니를 친 것이다. 그러니 음주 여부를 판별하는 호흡 측정이나 혈액 채취의 기회가 없었다. 아니 없앴다는 표현이 맞는다. 운전자 바꿔치기도 시도했다. 사고 이후에 추가로 음주를 했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적극적인 허위 진술도 했다. 무엇보다 차량 내 블랙박스를 없애버렸다. 탑승했던 차량 수만큼 3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고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제거했다. 검찰이 단순 음주 뺑소니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된 사법 방해 사건으로 보는 이유다. 잘 알다시피 블랙박스(Black box)는 항공기나 자동차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원인과 경과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핵심 장치다. 이때 블랙은 색깔이라기보다는 비밀의 뉘앙스를 가진다.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 같은, 부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가령 범죄자나 테러리스트 같은 위험인물의 명단을 의미하는 블랙리스트(Black List)가 그 블랙이다.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강요를 통해 금전이나 이익을 요구하는 블랙메일(Black Mail)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해당 가수는 숨기고 싶은 범죄행위를 ‘검은 상자’에 잘 밀봉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입을 굳게 다문 채 눈만 깜박거리는 상대 의중을 우리는 알 수 없다.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동 중인지 아닌지조차 가늠 안 되는 인공지능(AI)의 마음속도 검은 상자 그 자체다. 메타 사(社)의 AI 책임자 얀 르벡은 “아무리 인공지능이고 챗GPT라고 해도 인간 수준의 추론과 계획 능력은 갖추기 힘들다”라고 말했지만 쉬이 수긍하긴 어렵다. “핵무기 코드를 훔치겠다”거나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하겠다”는 식으로 AI가 뱉은 말들이 농담인지 의도된 진심인지 우린 그 진의를 모른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블랙박스화될수록 이들을 통제 불가능한 존재로 치부할 우려는 커진다. 인간에게 이 ‘알 수 없음’은 공포와도 같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훈련 중이던 근위 기병대 군마들이 인근 공사장 발파음에 놀라 질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기병은 날뛰는 말에서 떨어졌고, 통제되지 않는 말들은 지나가는 버스나 승용차와 충돌했다. 유리가 깨지고 차체가 찌그러졌다. 복잡한 도로, 형형색색 자동차들, 그리고 자신들을 향해 소리치며 사진 찍는 사람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작정 달렸을 말들 눈에 비친 런던 도심은, 더 이상 익숙한 공간이 아니다. 더 안타까운 사건은 충남 당진에서 벌어졌다. 1평짜리 철창에서 20년 넘게 갇혀있던 곰에게 자유가 우연히 찾아왔지만 주변을 배회하다 사살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어 온 그 곰은 왜, 철창을 벗어나질 못했을까? 도축되는 동료들을 보고는 인간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접어서일까, 아니면 좁지만 익숙한 철창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을까. 현행법에 따르면 10년 이상 사육한 곰은 언제든지 도축해 웅담 채취가 가능하다니,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이 상황을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용어로 해석한다. 지식이나 지혜와 달리 배우고 경험해서 축적한 결과물이 그저 무기력(weakness)이라면,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벗어나기보다 그저 버티고 견디는 수밖엔 없다. 그 반달곰이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애초부터 비교항이 전제되지 않았기에 현실이 아무리 열악해도 도망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며칠 전 일본의 라면 가게에서 찍은 영상은 그래서 흥미롭다. 불길이 천장으로 솟고 연기도 자욱한데도 가게 안 직원들과 15명이나 되는 손님들은 아무런 동요 없이 라면을 먹고 있다. 불타는 가게 안에서 과연 무엇을 생각했길래 이런 기괴한 장면을 연출해 낸 걸까? “대피하라!”는 지시가 없었기에 설마 어느 누구도 그 현장을 벗어날 필요를 못 느꼈던 건 아니었는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고,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갇히기도 한다. 블랙박스가 무서운 이유다. 때마침 해당 가수가 구속되었다는 속보가 떴다. 끝까지 숨기고 싶었을, 그 검은 상자가 이번엔 활짝 열리게 될지 차분히 지켜볼 일이다.
월성은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었다. 이어령의 수상집 『지성에서 영성으로』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워싱턴 포스터’에서 사람들이 정말 음악을 알아듣는 귀가 있나를 시험한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에게 거리의 악사처럼 허름한 옷을 입고 400만달러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시시한 깽깽이처럼 들고 연주를 해 보라고 했다. 자기네가 지식인입네 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워싱턴 데팡스 지하철역에서. 조슈아 벨은 연주회 입장권이 수천 달러나 하는 스타니까 사람들이 사인해 달라고 마구 덤비면 어떡하나 걱정하기까지 했다. 아침 7시에서 8시 반까지 출근시간에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조슈아 벨을 알아보기는커녕 그 아름다운 음악을 귀담아 듣는 사람조차 없었다. 다들 휴대전화로 통화하느라 정신이 없고 바삐 출근하느라 걸음을 멈추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구두닦이만이 그 음악을 알아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조슈아 벨인지는 모르고 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월성을 찾는 사람들이 텅 비어있는 이곳을 마주하며 찬란한 신라 천 년의 진수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휭 들러보고 가버리지는 않을는지…… 그래도 혹 신라 천년의 꿈을 되새기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으리라. 구두닦이처럼.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상고기 도성은 금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금성이 어느 곳에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기원전 37년(박혁거세 21) 경성인 금성을 축조했고, 101년(파사왕 22)에 월성을 축조해서 거처를 옮겼다고 하였다. 그런데 139년(일성왕 5)에 금성에 정사당을 설치했고, 393년(내물왕 38)에 왜병이 금성을 포위하자 왕이 성문을 굳게 닫고 지켰으며, 415년(실성왕 14)에는 금성의 남문에서 관사례(觀射禮)를 거행했다고 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월성을 축조한 파사왕 이후에도 금성이 왕성으로 사용되었음을 시사한다. 그 뒤 475년(자비왕 18)에 명활성으로 이거했다가 488년(소지왕 10)에 월성으로 이거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즉 상고기에는 명활성으로 이거한 475~488년을 제외하면 금성과 월성이 왕이 거주한 기간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금성이 개별 성곽이었다는 기록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488년 이후는 주로 월성이 왕성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파악된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나타나는 월성은 현재의 월성으로 비정되는데, 이곳에서는 관련된 유적이나 유물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금성과 관련된 유적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금성을 월성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거나 왕도의 대명사로 파악하여 금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내용으로 미루어 금성에 관한 내용이 후대에 윤색되었을지는 모르나 금성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월성은 현재 4개 지구로 나누어 발굴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B지구 ‘월성이랑’ 사무실 서쪽으로는 지면이 장방형으로 주위보다 높다. 이곳에서 과거 수년 전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궁체험장, 승마장으로 활용한 적이 있다. 월성에 이런 유흥시설을 허가했다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얼마 후에 이런 시설은 철거되었다. 월성에 대해서 2007년 지하레이더(GPR)탐사 결과 최소 20개 동 이상의 건물지가 확인되고 이후 일부 발굴 조사 결과 중앙부인 C지구에서만 17개 동 이상의 건물지가 확인되었다. 월성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2014년 12월 개토제를 지내면서 시작해서 원래는 2025년으로 기한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계속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월성에서 발굴된 것은 대부분 기와편으로 40여만장에 이른다. 이중 C지구에서 출토된 기와에 새겨진 ‘전인(典人)’이라는 글자와 토기에 새겨진 ‘도부(嶋夫)’라는 글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전인은 기와와 그릇을 담당하는 와기전 소속의 담당자를 가리키고, 도부는 토기를 만든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C지구의 남쪽에 있던 숭신전은 8간 석주만 남기고 1980년에 현재 탈해왕릉 앞으로 옮기고 현재 그 주위로는 우물과 비석 받침이 남아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숭신전을 옮기기 전 주위에 민가가 있었고 부근은 밭으로 경작이 되고 있었던 것 같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제3대 유리 이사금 때 얼음 창고를 만들었으며, 『삼국사기』에는 지증왕 11년(505)에는 얼음 창고를 만들고, 이 일을 맡아보는 관청은 빙고전(氷庫典)이라 하였다. 그러나 신라 때 축조된 빙고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다. C지구의 북쪽 성벽 아래에 있는 석빙고는 조선 영조 14년(1738년)에 축조되었다. 흔히들 이 석빙고가 월성에 있어 신라 때의 석빙고로 잘못 알고 있다.
상족암 전병석 겨울바람은 허공을 세게 겨누었는데 짱돌은 엉뚱하게 사천바다케이블카가 맞았다 멍은 여행에 들뜬 우리가 들었다 손 빠르게 행선지를 바꾸었다 여행 같은 인생에서 아직 바꿀 행선지가 있는 것은 축복 아직 바꿀 시간이 남아 있는 것도 감사 상족암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람이 바다 운치를 더한다 같은 바람이라도 이렇게 다르다 그러니 인연이란 게 있는 거다 촌집 장작처럼 쌓인 암벽 앞 파식대에 있는 물웅덩이들이 공룡의 발자국이란다 내 늙은 상상력으로는 공룡이 걸어가지도 날지도 않는다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서는 내게 상족암이 공룡 풀빵을 건네며 한 말씀 던진다 네 안에 숲, 어린아이가 없어서겠지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화체험활동을 보문단지 내 정글미디어파크에서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의 노고를 격려하며 평소 문화활동이 적은 어르신들에게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활동에는 경로당깔끄미(533명), 스쿨존교통지킴이(126명), 근린생활시설관리(93명) 사업 참여 어르신들이 정글미디어파크를 둘러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정글미디어파크는 여러 개의 구역을 나눠 그래픽을 이용한 영상을 벽면에 투영해 아름답고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이런 영상들에 익숙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신비롭기도 하고 테마별로 변하는 영상들에 매료됐다. 스쿨존교통지킴이 박모 어르신은 “일할 수 있는 즐거움과 더불어 추억까지 만들어주니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즐겁게 생활할 것”이라며 “여유를 가지고 영상을 충분히 감상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화려한 영상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근린생활시설 참여 이모 어르신은 “돈가스라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입이 호강을 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며 “이름을 묻고 또 물었는데 음식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구승회 노인회 경주시지회 회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오늘 행사를 통해 여유를 찾고 앞으로도 건강과 행복 가득한 일들이 넘쳐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2024년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응모 기간은 25일부터 8월 2일까지다. 공모전은 △초등 저학년부 △초등 고학년부 △청소년부 △일반부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눠 모집한다. 응모된 독후감은 심사를 거쳐 각 부문별 대상 1명, 최우수 2명, 우수 3명, 장려 5명으로 총 44명을 선발한다. 상장과 시상금(도서상품권)은 9월 중 여한다. 이번 독후감 공모는 경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독후감은 도서관 선정 도서를 읽고 든 느낌이나 생각을 글로 표현해 경주시립도서관 ‘독후감 공모’ 코너에 게재하면 된다. 심사 결과는 8월 27일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 게시 및 수상자에게 개별 통지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립도서관으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library.gyeongju.go.kr)를 참고하하면 된다.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전국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올해도 많은 분들의 참여와 함께 공모전이 전국적으로 독서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주시 평생학습가족관이 여름맞이 단기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개설강좌는 캠핑요리, 자세교정 성인 발레핏, 영화음악산책 등 총 20개 강좌다. 이번 단기강좌는 7월 15일부터 8월 10일까지 4주간 운영된다. 20개 강좌의 모집정원은 240여명으로, 19세 이상 경주시민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접수는 7월 8일 오전 10시부터 ‘평생학습포털 경주’ 홈페이지에서 신청·결제하면 된다. 특히 이번 단기강좌는 1인 강좌 수 제한 없이 신청 가능하다. 우선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는 1개 강좌에 한해 전액 감면된다. 보다 자세한 문의는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행복지수를 높이고, 평생학습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는 오는 28일까지 ‘경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 2024년도 2기 참가자를 모집한다. ‘경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는 경주에서 살아 볼 수 기회를 제공해 인구를 늘리는 동시에 지역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79명이 참가해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 활동으로 경주를 알리는 효과를 톡톡히 했다. 선발 방법은 참가자가 선택한 분야별로 총 9개 팀을 뽑아 1팀당 숙박비 최대 150만원, 체험활동비 최대 32만원을 지원한다. 체류기간은 8~10월 중 연속 21~30박을 선택할 수 있다. 체류기간 SNS에 하루 1건 이상 후기를 포스팅하고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팀별 경주를 홍보하는 창작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19세 이상 타 시군구 거주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한 팀당 최대 2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전자우편(ingu2770@korea.kr) 또는 방문, 우편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나 인구청년담당관 인구정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참가자 선정은 관심 분야, 참가목적, 계획 등에 따라 심사 후 7월 중 확정 여부를 개별 통보 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경주에 머물며 경주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귀농귀촌이나 창업 예정자들에게 유의미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 10일 경로당행복선생님을 대상으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을 위한 관리수칙 및 농작업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을 받은 행복선생님들은 고온다습한 기후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경로당과 복지담당 어르신을 찾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올해 경북의 경우 지난 4월 23일 상주시에서 SFTS 환자가 처음 발생했고, 포항시의 한 주민이 벌초하다 SFTS에 걸려 처음 사망하기도 했다. SFTS는 지난해 경북에서만 20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이 중 10명이 사망할 만큼 치명률이 높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잠복기는 보통 4∼15일로, 고열, 오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야외활동 후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날 땐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사전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으로, 농업 종사자나 벌초, 송이 채취자, 등산, 풀밭, 저수지 부근 등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진드기 기피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진드기 매개 주요 감염요인은 △농경지, 텃밭 농작업 △농작물 수확, 나르기 △임산물 채취 △제초 및 벌초 △풀밭 위 휴식 △상의 탈의 및 반팔 작업 △야외활동을 통해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경로당행복선생은 “야외활동, 모내기 등 농업 작업이 증가하는 지금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어르신들에게 영상과 PPT자료를 이용해 잘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진드기가 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매년 사망자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토시와 장화 등 복장을 잘 챙겨 농사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보건소 이가영 담당자는 “농사일을 하거나 풀밭, 잔디 등 풀이 무성한 곳을 드나들 때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복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작업 전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중심 주제로 떠오르면서 모든 산업에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ESG가 필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중요 전략임을 의미한다. 세계은행(WB)이 5월 6일 발표한 ‘살기 적합한 지구를 위한 레시피(Recipe for a Livable Planet)’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3이 농업 분야에서 나온다. 주로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 배출로 인한 것이다. 메탄은 가축 사육에서, 아산화질소는 비료 사용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전 세계 담수 사용의 약 70%가 농업용으로 사용되며 관개 농업은 물 소비량이 매우 많아 효율적인 물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5000만톤 이상의 화학 비료가 사용되며, 이는 토양 오염 및 수질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농업은 자연과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으로, 환경적인 책임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토양 건강 유지, 물 자원 관리, 화학 비료 및 농약 사용 절감 등이 대표적인 환경적 책임이다. 게다가 기후 변화는 농업 생산성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최근 잦은 비와 집중 호우로 인해 과일과 채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농작물 수확의 어려움과 품질 저하로 인한 결과인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탄소 발자국 감소와 친환경 농법의 도입이 필요하다. 스마트 농업 기술을 활용한 정밀 농업은 자원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여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탄소발자국 : 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기체의 총량) 농업은 지역 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농업 분야에서의 사회적 책임은 지역 사회 발전과 직결된다. 농업인 및 노동자의 안전과 복지, 공정한 노동 관행, 지역 사회와의 상생 협력 등은 없어선 안 될 부분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은 농업 종사자와 지역 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농업 생산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공정 무역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농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소비자의 신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의 지배구조는 투명한 경영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포함한다. 이는 농업 기업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수이다. 좋은 지배구조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정책 수립과 이행,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 강화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농업에서 ESG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기후 변화, 자원 고갈, 사회적 불평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SG 원칙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운용회사 블랙록은 탄소 배출 억제 노력을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농업 기업이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출 경우, 투자자들은 해당 회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자금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농업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며 시장에서의 신뢰도와 평판을 높이고 지속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농업이 ESG를 이루기 위해서는 농업인은 물론 정부와 소비자가 함께 발 맞춰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차원에서는 친환경농업 지원, 스마트 농업 기술 개발 및 보급, 관개시스템 개선과 같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소비자는 지역 농산물 구매, 유기농 제품 선호, 재활용 가능한 포장제품 선택을 통하여 친환경적인 농업과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적·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강화함으로써 농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투명한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ESG 도입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앞으로 농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가치’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할 때, 가치는 바람직하거나, 도덕적으로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하면, ‘유용하다’, ‘쓸만하다’라는 뜻으로 욕구나 관심에 대한 충족을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물건의 가치는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필요를 충족시키는 정도가 됩니다. 그렇다면 상품의 가치, 즉 유용과 필요의 정도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상품의 가치 연구는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상품의 가치를 알게 되면, 상품의 가격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실제로 매 순간 상품의 가격을 따지며 상품거래를 합니다.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가격을 고민하고, 구매하는 사람은 좀 더 싸게 물건을 사려고 가격을 비교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상품이 유용하거나 필요하다는 것을 사용가치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일부 학자들은 상품의 가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은 그만큼 쓸만한 물건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상품의 유용과 필요의 정도는 주관적인 문제라서, 상품의 높은 가격이 가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하는 경제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품의 가치는 상품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가격은 가치에서 결정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담 스미스(1723-1790)가 고민했던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치문제입니다. 그 당시 활동했던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와 칼 맑스(1818-1883)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상품의 가치를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면서,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에는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교환가치가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상품의 가격은 이러한 객관적인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가치이론이 경제학에서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효용가치이론이며, 후자는 고전주의 경제학의 노동가치이론입니다. 오늘날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살펴보면, 사용가치, 즉 사용자의 효용과 필요에 따라 결정되는 상품의 가격이 있습니다. 반대로 물건을 생산하는데 사용된 시간의 크기, 즉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되어 판매되는 상품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 경제학에서 고전주의 노동가치이론을 주목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해 한번 생산한 물건을 아무런 추가노동과 비용 없이 재생산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첫 생산에는 일정한 노동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클릭 몇 번이면 이들은 쉽게 복사되고, 전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에서 저작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저작권의 강화가 오히려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입니다. 고전주의 노동가치이론에 따르면, (재)생산에 아무런 노동이 투여되지 않는 것, 예를 들어 물이나 공기와 같은 천연자원은 공공재화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만들고, 효용을 강조하면서 물과 공기 또한 높은 가격의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동강 물을 팔고 있는 봉이 김선달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누구나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화가 자본에 의해 독점되고, 상품화되는데, 디지털 환경에서 이러한 상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품의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지, 아니면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이를테면, 뉴스(콘텐츠)는 처음 생산하기 위해서 일정한 노동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뉴스가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극대화하고 효용의 관점에서 상품이 될 때, 생산에 투여된 노동과 비용의 크기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뉴스라는 재화를 공공재화로써 공동체가 생산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일부 언론학자들은 경제학의 가치이론이 뉴스와 같은 미디어 상품에 직접 적용, 대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뉴스는 사회적 가치, 즉 유용함과 쓸모가 특별해서 일반 상품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사용가치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뉴스는 오히려 높은 사용가치를 지닌 대표적인 생산물입니다. 그래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효용의 관점에서는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노동가치이론에서 뉴스는 시장에서 상품으로 생산, 판매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공재화로써 생산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생산하는 물건은 아무런 인간의 노동이 투여되지 않기 때문에 상품이 아닌 재화로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뉴스 상품의 가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뉴스 재화를 어떻게 공동체가 공공재화로써 생산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롭고, 살기 좋고, 포용적인 공동체의 건설과 빈곤 해결, 충만한 삶(Well-being)을 위한 더 가치 있는 해법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자 일련의 문화적 과정과 방법들이다(이창언, 2021: 3072). 지속가능발전과 문화, 그리고 충만한 삶(Well-being)의 상호관계에 주목한다면 지속가능발전과 문화의 관계, 지속가능발전에서 문화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은 환경·경제·사회의 과제를 일체로 파악할 필요성을 지적함과 동시에 환경 친화적인 행위양식을 촉진하는 것으로서 문화와 예술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둘째, 문화적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논점은 문화가 개인의 창의성과 가치관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중시한다. 여기서는 사람들과 문화예술이 지속가능발전의 목적이자 담당자이기도 함을 전제로 한다. 셋째, 경제정책의 기본적인 목표를 개개인의 충만한 삶(Well-being)의 실현으로 인식의 전환을 일으키고, 세대를 초월한 알찬 삶의 향상과 지속가능발전의 실현이 문화와 예술을 통합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지속가능발전문화(Culturally Sustainable Development: CSD)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조건에서 부단히 변화 발전하는 개념으로 환경, 경제, 사회의 발전은 물론 제도 혁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과 인간의 관계 맺기 능력, 공감능력을 갖춘 세계 시민 양성을 지향한다(김진희, 2018: 59). 지속가능발전문화가 개개인의 능력과 가치관의 발전과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문화예술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지속가능발전의 기반인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이다. 개개인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서의 문화는 시민이 민주주의의 담당자로서 그 힘을 발휘하는 데 기여한다(Matarasso, 2015). 나아가 문화에 표현을 주는 활동으로서의 예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표현의 장을 주고 삶의 자세를 고무한다. 이는 문화가 시민을 주체로 하는 거버넌스(Governance)로서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경제적 지속가능성의 실현이다. 문화의 일부인 예술은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착상하여 현실성을 갖는 것으로 바꾸는 창조행위로서의 측면을 가진다(Landry, 2015). 현대 경제에서 창조성이 풍부한 시민은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문화는 경제적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셋째,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의 실현이다. 사람들의 세계관이나 생활 스타일의 기초에 있는 것으로서의 문화는 자원 낭비형의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는 문화로부터의 전환과 환경적인 지속가능성과도 양립할 수 있는 생활 스타일의 창출에 공헌한다(Brocchi, 2008). 넷째,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실현이다. 현대사회는 경제적 격차의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문화적 긴장을 포함한 복합 관계에 있다(Gielen, P. and Elkhuizen, 2015). 상호 존중과 다양성을 전제로 한 문화는 이질적인 가치관과 관습을 배경으로 하는 사회적 격차 극복을 통해 사회적 지속가능성 실현에 기여한다. 다섯째, 문화예술은 우리 사회, 특히 지역사회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통해 사회의 중요한 유대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시민의 주체적 참여를 고취한다(Charlton & Barndt, 2018). 대체로 문화는 시민이 창의성을 높이고 사회에 주체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람직한 방향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久保庭慧, 2020).
경북도가 대구와 행정통합을 위한 민관합동추진단을 구성해 통합 청사진 마련에 본격 나섰다. 도는 민간과 행정이 함께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행정통합의 추진과 실행을 위해 기존 실무추진단을 민관통합 협력 추진체계로 확대 개편한 ‘행정통합 민관합동추진단’을 가동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민관합동추진단은 행정통합추진단, 통합자문위원회, 통합연구지원단으로 구성해 통합업무 추진과 시·도민 공감대 형성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행정통합추진단’은 기존에 이미 자치·분권정책을 준비하고 총괄해온 지방시대정책국장을 중심으로 이전에도 공론화와 통합실무를 추진했던 지방시대정책과와 미래전략기획단이 통합 전략 수립 업무를 맡는다. ‘통합자문위원회’는 2020년 구성돼 활동했던 공론화위원회의 연장선상에서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와 학계, 시민사회 인사들이 구성할 계획이다. 또 중앙정부의 권한이양과 관련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사도 포함한다. 자문위원회는 정책자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만드는데 역할을 할 예정이다. ‘통합연구지원단’은 행정통합 관련 정책연구를 주도했던 경북연구원이 주축이 돼 전문연구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책연구기관·민간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연구분과를 구성해 행정통합특별법, 완전한 자치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권한이양·세제개편, 미래전략에 대한 연구지원을 수행한다. 도는 민관합동추진단 운영을 통해 도민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새로운 균형발전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권한·재정이양 특례 등 완전한 분권형 통합 자치모델을 위한 과제들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정통합은 시·도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지방행정체제의 근본 틀을 바꾸는 크고 어려운 역사적 과제다”며 “도민 한 분의 목소리라도 더 듣고 통합의 내용과 통합 이후의 새로운 발전구상을 면밀히 준비하고 추진겠다”고 강조했다.
시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초정(草汀) 김상옥(金相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시조에 관심이 없더라도 학창시절 교과서에 수록된 그의 시조 한두 편은 만나보았을 것이다. 그는 예술의 고장 경남 통영 출생으로 경주와 특별한 연고가 없지만, 어느 작가보다 많은 경주에 관한 시편들을 남겼다. 한편 한편이 모두 빛나는 걸작들이다. 사람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봉선화」, 「백자부」, 「사향」을 들기도 하지만 경주를 소재로 한 「옥적」과 「다보탑」, 「십일면관음」, 「대불」도 빼놓지 않는다. 첫 시집 「초적(草笛)」 속의 경주 초적은 풀피리를 말한다. 누구나 불 수 있는 풀피리는 경주의 상징인 옥적 또는 만파식적의 원형과 다름없다. 그가 시집 제목으로 택한 이유는 시를 읽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주를 소재로 한 시들이 그의 첫 시집 『초적』에 대부분 수록되어 있다. 1947년 수향서헌에서 출간하면서 편집, 장정, 조판, 인쇄, 제본 등 전 과정을 손수 혼자서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초정을 문단에 추천한 가람 이병기가 첫 시집 추천사를 썼다. 1000부 한정판으로 발행된 그의 시집은 현재 가격은 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시집에 수록된 경주에 관한 시들은 「옥적」, 「십일면관음」, 「대불」, 「다보탑」, 「무열왕릉」, 「포석정」, 「재매정」 등 수록된 40편 가운데 경주의 유적지를 노래한 시가 7편이나 된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시 「다보탑」은 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현장에 있는 듯 생동감 넘친다. 완성미보다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빼어난 작품이다. 불꽃이 이리 튀고 돌조각이 저리 튀고, 밤을 낮을 삼아 정 소리가 요란터니, 불국사 백운교 위에 탑이 솟아오르다. 꽃쟁반 팔모 난간 층층이 고운 모양, 임이 손 간 데마다 돌옷은 새로 피고, 머리엔 푸른 하늘을 받쳐 이고 있도다. - 시 「다보탑」 전문 (全文) 두 번째 시집 『고원의 곡』(성문사 1949)에도 「돌탑」과 「박물관」이라는 시가 수록되어 있다.「돌탑」은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 두 탑을 화랑과 짝사랑한 신라 처녀로 비유하여 노래했다. 시 「박물관」 속에는 박물관에 소장된 금관, 옥적, 에밀레종, 돌칼과 돌도끼, 구리로 만든 열세층 꼬마탑 등 다양한 유물이 등장한다. 시인은 경주 박물관 홍보대사가 된 듯 박물관으로 가보라며 안내한다. 꿈 얘기도 옛 얘기도 아닙니다 경주 박물관으로 가보세요 내 말이 믿어지지 아니하거든 - 시 「박물관」의 일부 시집 『목석의 노래』 (청우 1956) 에는 「일모(日暮)」, 「승화(昇化)」는 시조라기보다는 긴 분량의 자유시 또는 산문시 형태로 경주의 해질녁과 불국사를 꿈의 나라, 신라로 승화하여 표현하기도 했다. 시 「일모(日暮)」 속 한 문장을 읽으면 언젠가 진평왕릉에서 보았던 선도산과 옥녀봉 두 아름다운 곡선의 봉우리 사이로 넘어가는 해넘이가 떠오른다. 초정도 이곳에서 일몰을 보았을까 아니면 어디서 아름다운 고도의 저물 무렵을 보았을까? 왕릉 위로 번지는 붉은 빛은 경주에서만 느낄 수 있으리라. 정양모 교수가 제자 유홍준에게 왜 가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물 무렵 선덕여왕 길을 맨발로 걷다 보면 운수 좋은 날엔 붉은 홍옥 속 경주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 「일모(日暮)」 일부를 인용해 본다. 지금도 각각(刻刻)으로 굳어가는 우리의 영혼! 그 두려운 여백 위에 차라리 아픈 칼자국을 내라. 언제나 비극은 지극히 아름다운 대사로 막을 내리니 오늘 우리의 슬픈 언어로 낙인으로 찍으련다. - 시 「일모(日暮)」 일부 그런가 하면 동시에도 경주를 빼놓지 않았다. 동시집 『꽃 속에 묻힌 집』(청우 1958)에는 「석굴암에서」라는 동시가 한편 자리하고 있다. 경주는 인간人間나라 생불生佛나라의 수도 『삼행시 육십오편』(아자방 1973) 시집에는 「인간(人間)나라 생불(生佛)나라의 수도」 라는 재미있는 시가 있다. 신라 천년 서라벌을 한 왕조의 서울이 아니라, 인간의 서울, 오직 인간 나라의 서울이다 라고 시작해서 생불(生佛) 나라 생불(生佛)의 수도라고 끝을 맺는다. 경주사람이 읽으면 좋아할 것 같다. 신라 일천년 서라벌은 한 왕조 아니라 한 왕조의 서울이 아니라, 진실로 인간의 서울, 오직 인간 나라 서울이니라 한가락 젓대의 울림으로 만이랑 사나운 물결도 잠재운 나라, 모란빛 진한 피바람도 새하얀 젖줄로 용솟음 치운 나라 첫새벽 홀어미 사연도 여울물에 헹궈서 준 나라, 그 나라에 또 소 몰던 백발도 행차에 나선 젊으나 젊은 남의 아내도, 서로 죄 없는 눈짓 마주쳤느니 꽃벼랑 드높은 언덕을 단숨에 뛰어올라, 기어올라, 천지는 보오얀 봄 안개로 덮이던 생불 나라 생불의 수도이니라 - 「인간 나라 생불 나라의 수도」 전문(全文) 이 시는 만파식적, 이차돈의 순교, 효녀 지은, 헌화가의 수로부인 등 신라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시 제목 또한 멋지게 지었다. 시인이 꼭 신라 사람 같다. 아사녀의 노래라는 부제가 달린 연작시 「아가(雅歌) 1」,「아가(雅歌) 2」에서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영지(影池)로 나오라고 우리를 못가로 불러내고 있다. 같은 시집 속 또 다른 시 「신록(新祿)」도 마찬가지로 다시 아사녀를 불러내고 있다. 아사녀! 아사녀! 예서 조금만 더 쉬고 있으면, 가진 것보다 더 반가운 것, 절실한 것들이 차츰 비치기도 하고, 또 어디서 옷자락 가벼이 스쳐 지나기도 할 것이다 - 「신록(新祿)」 일부 회갑기념 시집 『묵을 갈다가』(창작과 비평사1980)에는 어느 날 경주 박물관에서라는 부제가 붙은 「부처님 돌이(乭伊)가 막일꾼 이차돌(次乭伊)에게 1」과 「부처님 돌이(乭伊)가 막일꾼 이차돌(次乭伊)에게 2」는 박물관 뜰과 경주 남산 목 없는 불상을 막일꾼 이차돌을 끌어들여 불교의 인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돌이와 이차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고 만다. 나는 석씨 출가세자 석돌이, 너는 경주의 막일꾼 차돌이, 한뜨락 감은 비바람을 함께 맞은 인연이 얼마나 지중턴가 돌 속을 흐르던 나의 피. 돌 속에서 뛰던 나의 숨결, 묘하여라 차돌이 일자무식 차돌이 네가 짚어 알았어라 - 「부처님 돌이가 막일꾼 이차돌에게 2」일부 남산을 불국토로 만든 사람도 보통사람이었고, 깨진 불상을 찾아낸 것도, 돌 속의 흐르는 피를 찾아내고 호흡한 것도 막일꾼인 이차돌을 부처와 동일시한다. 민중적 시각으로 민족의 숨결을 더듬은 시이다. 미간행 유고 시 가운데에는 「효불효교(孝不孝橋)」라는 시가 있다. 이 시는 1957년 《현대문학》 8월호에 발표했던 작품이다. 홀어머니의 연애를 돕기 위해 아들이 돌다리를 놓아주는 효도 되고 불효도 되는 다리에 얽힌 설화를 시로 표현했다. 경주 박물관 근처 남천에 다리의 흔적이 남아 있다. 혼자된 아버지의 길고 길었던 시간에 다리는커녕 돌 하나 놓아드리지 못한 사람도 있다. 신라 유물을 통한 민족의식 고취 첫 시집부터 유고 작품에 이르기까지 초정 김상옥은 신라 유물들을 매개로 절창의 시를 완성했다. 2005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발간한 『김상옥 시전집』을 기준으로 대략 제목만으로 파악한 것이 스무 편 정도 된다. 미처 살펴보지 못한 시 속의 내용까지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처럼 그는 왜 경주에 천착했을까? 경주가 시의 대상이 된 것은 그의 삶의 행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사상범으로 여러 번 투옥되기도 했다. 윤이상과 같이 일경을 피해 도망을 다녔으며, 두만강 국경 근처에 가서 살기도 했다. 특히 첫 시조집 『초적』에는 우리의 역사적 유물을 통해 나라 잃은 슬픔을 대신하였으며, 민족 고유의 정신과 정서 회복을 노래했다. 특히 석굴암 다보탑 옥적 등에서 우리 민족이 가졌던 종교적 믿음, 예술적 미의식을 찾고자 했다. 그가 찾고자 했던 민족정신은 바로 신라 정신이었다. 서정주 시인은 초정을 모든 사물을 볼 때마다 거기 살다가 죽어간 옛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넋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 우리 시인들 중 가장 뛰어난 눈을 가진 선수라고 칭송을 했다. 6일 만에 아내를 따라간 시인 시조와 서예 서화, 수필, 전각 디자인 등 다방면에 다재다능했다. (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로 불릴 만큼 일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인쇄소에서 일을 했고, 서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백자를 좋아해서 수집하며, 「백자부」라는 명시도 남겼다. 서울 인사동에서 표구점이자 골동품 가게 ‘아자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고향 통영을 비롯한 경남지역에서 20여 년 교편을 잡았으며 박재삼, 이제하, 김병총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그는 ‘시조’라는 단어보다 ‘삼행시(三行詩)’라는 용어를 썼다. 시조를 자유시 영역에 두었으며 언어, 이미지, 리듬 등 기존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표현의 방식으로 시조 시인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또 T.S. 엘리엇, 에즈라 파운드와 같은 현대 시인의 시를 번역하기도 했다. 고향 통영에는 봉선화 시비, 초정 김상옥 거리, 초정 좌상 등이 있고 매년 초정 김상옥 시조 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부부 금실이 좋기로 유명했던 시인은 부인이 사망하자 식음을 전폐하고 엿새 만에 부인을 따라갔다. 2004년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애틋한 부부애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고 <동치미>, <내 생愛 마지막 비가(悲歌>라는 연극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의 배경이 된 경주 곳곳을 둘러보며 시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을 찾아내는 일은 경주를 제대로 아는 일이다. 불국사, 석굴암, 포석정, 재매정, 무열왕릉, 경주 박물관과 남산에 산재한 불교 유적들, 꼭 실화일 것만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영지와 효불효교까지 둘러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풍성해질 것이다. 유난히 경주에 관한 시를 많이 썼던 시인에게는 배울 점이 참 많다. 섬세한 시는 물론이거니와 부부애까지도. 전인식 시인(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김윤주 경로당행복선생이 지난 13일 제8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경북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았다. 기념식은 이날 예천문화회관에서 ‘노인을 보호하는 힘 우리 안에 있습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기념식은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김학동 예천군수, 김한수 경북경찰청 생활안전부장, 노인보호실무협의체 구성원과 노인복지업무 종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노인학대 예방 교육과 유공자 표창,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노인 인권 증진에 기여한 민간인과 유공공무원 등 15명에 대해 표창을 수여했으며, 퍼포먼스 행사로 ‘노인을 보호하는 힘, 바로 우리!!’라는 구호를 외치며 노인보호 체계 강화를 결의했다. 이어 경북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장미영 부장의 ‘노인보호를 위한 우리의 역할’이라는 강의로 노인학대에 대해 재인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북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은 김윤주 경로당행복선생은 “찾아가는 복지코디네이터 역할로 어르신들을 주 1회를 만나지만 염려가 될 때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시로 안부확인을 한다”며 “어르신의 변화된 모습과 안심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함이 앞서고 앞으로의 할 일에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한편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은 6월 15일로, 노인 학대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제정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3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제2회 경주시장애학생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 대회는 ‘다 함께 성장하는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주제로 지역 내 장애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서로 겨루고 교류하는 기회의 장이 됐다. 대회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개회식 없이 100m·200m 달리기의 육상 트랙 종목과 육상 필드 종목인 포환던지기가 진행됐다. 또한 슐런은 경주시체육회 회의실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치러졌다. 경주시장애인체육회 정태윤 상임부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최선의 복지는 무엇보다 편견 없는 사회일 것”이라며, “장애학생 생활체육대회를 통해 참가선수 개인의 체력 증진과 더불어 체육 꿈나무를 발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교육지원청 권대훈 교육장은 “경주시장애학생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함을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체육 꿈나무 육성을 위해 체육대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참가 학생을 위해 후원금을 전한 경주시장애인체육회 김동현 부회장(숨소리한의원 원장)과 경주시체육회 여준기 회장, 경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 김헌덕 회장, 경북장애인슐런협회 조희창 회장 등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