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는 지난 2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차 본회의를 열고 8일간의 제284회 임시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경주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외한 11건의 조례안과 6건의 동의안, 4건의 청취안을 심의·의결했다. 특히 경주시가 제출한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 5건도 의결했다. 총 26개 안건 중 경주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재정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수정 가결됐으며, 이외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한편 경주시의회는 오는 10월 1일 제285회 임시회를 열어 조례안 및 일반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일 대회의실에서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CEO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사진> 이번 토크콘서트는 최근 행정안전부 주관 경영평가에서 공단 창립이후 역대 최고 성적인 ‘최우수기관’ 선정을 자축하면서 공단에 대한 자긍심과 애사심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직원들의 애환과 고충을 듣고 해소하는 노력을 통해 일체감을 조성해 공단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이사장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시간을 통해 평소 직접 질문하기 힘든 속깊은 이야기를 격의 없이 전달하고, 공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또 역량 강화를 위해 관계 전문가를 초청해 청렴 및 부패방지, 장애인 인식개선, 감정노동보호 등 필수 법정의무 교육도 실시했다. 이어 추석맞이 룰렛 게임을 통해 온누리상품권과 추석선물세트 지급, ESG경영·소통 및 화합을 위한 대형보드에 퍼즐 맞추기, 도시락 식사 등 이벤트도 가졌다. 공단 정태룡 이사장은 “앞으로도 전 직원이 더욱 합심해 최우수 지방공기업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의 일상이 더욱 행복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공단 차원의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경주시가 민족 고유의 명절을 맞아 농·축·수산물 특별 할인 이벤트를 선보인다. <사진> 이벤트는 △농·특산물 10~20% 할인 △경주천년한우 최대 23% 할인 △수산물 할인쿠폰 최대 2매 지급 등이다. 농·특산물은 오는 30일까지 온라인 경주몰(gjmall.cyso.co.kr)에서 20%, 오프라인 경주농특산물판매장 본점(계림로 69)과 불국점(진현로1길 59-5)에서 각각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10월까지 경주몰에서 신규회원 5000원 쿠폰 증정과 우수 구매 후기 작성 회원 1만원 쿠폰 증정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경주천년한우는 외동·보문·용황·본점(용강)에서 할인행사를 한다. 갈비살, 제비추리, 부채살, 양지 등 구이류 및 제수용품을 16일까지 10~23%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수산물은 감포공설시장에서 8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어서옵쇼’ 할인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 참여 점포에서 2만원 이상 구입할 경우 5000원 할인 쿠폰 1매, 4만원 이상 구입하면 5000원 할인쿠폰 2매 사용이 가능하다. 주낙영 시장은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통해 가계 물가 부담을 덜 수 있길 바란다”며 “질 좋은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올해 7월 1일 기준으로 산정된 개별공시지가를 23일까지 공개하고, 토지소유자 및 이해 관계인의 의견을 접수한다. 7월 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는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발생한 분할, 합병, 지목변경 등 토지이동이 있는 3229필지가 대상이다. 시는 지난 7월과 8월 각 필지의 토지 특성 조사를 통해 지가를 산정하고, 감정평가사의 검증을 완료했다. 개별공시지가 열람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www.realtypric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견제출을 하고자 하는 토지소유자 및 이해 관계인은 의견서를 작성해 경주시청 토지정보과또는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제출된 의견에 대해서는 표준지 가격과 인근 토지의 지가와의 균형을 재조사한 후 심의를 거쳐 그 결과를 의견 제출인에게 통지할 예정이다. 결정된 지가는 10월 31일에 결정 공시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개별공시지가는 국세 및 지방세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열람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보문관광단지 국제회의복합지구를 방문해 주낙영 시장과 함께 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 지난 6월 APEC 정상회의 개최지 확정 후 첫 외교부 장관의 방문이다. 조 장관은 주 회의장이 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더케이호텔, 힐튼경주, 소노벨 경주 등 주요 숙박시설을 점검했다. 또 오·만찬장 및 문화행사 개최지인 황룡원, 불국사, 경주박물관 등도 둘러봤다. 조 장관은 “이번 현장 점검을 통해 경주시가 갖고 있는 문화유산과 한국적인 전통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며 “경북도와 긴밀히 협력해 APEC 정상회의가 세계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적의 운영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낙영 시장은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경북도와 함께 가용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 만큼, 정부 차원의 다양한 붐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와 경북도, 외교부는 오찬 및 만찬장, 부대행사장 등 정상회의 주요 시설을 확정하고, 조성 및 리모델링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범정부 차원의 ‘2025 APEC 정상회의 기본계획’이 마련되면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계획과 이행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경주시가 시민과 귀성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민생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응급의료 및 감염병 비상방역 체계 확립 △서민경제 안정화 △안전한 관광·교통 대책 △생활안정 대책 △재난안전관리 강화 등 5개 분야에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14일부터 18일까지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먼저 시는 감염병 대응 비상방역대책반을 운영해 24시간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한다. 응급상황을 대비해 응급의료센터 2곳과 병·의원 35곳, 한의원 2곳, 약국 108곳을 지정해 비상진료 체계를 구축한다. 시는 명절 전후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물가 합동지도·점검반을 편성해 성수품 16종을 중점 관리한다. 또 지역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장보기와 물가안정 캠페인을 진행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확산한다. 연휴 전 다중이용시설과 공사 현장, 교통 편의시설 등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재난재해상황실을 운영해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 연휴기간 공영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며, 중앙·성동시장 주변도로는 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한시적으로 주차가 허용된다. 생활쓰레기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상황실 및 기동 청소반을 상시 운영한다. 생활(음식물 포함) 쓰레기는 15일, 17일(추석 당일)은 수거하지 않으며, 이외 14·16·18일은 정상 수거한다. 급수대책도 마련했다. 응급복구 기동반을 편성해 수도관 파열과 단수 사고의 경우 신속한 대처에 나선다. 주낙영 시장은 “시민과 귀성객, 관광객 모두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올해 초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가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일조량 부족으로 안강읍 등 14개 읍면동 지역에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일조량 부족으로 수정 불량, 품질·수확량 감소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지난 3월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품목별·지역별 피해 현황을 접수하고 경북도와 함께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해 왔다. 이에 해당 농작물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되면서 시는 지난 4월 지역농가를 대상으로 피해 현장 정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 결과 경주지역 일조량 부족 농산물은 전체 267농가, 약 157ha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추(72ha)가 46%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토마토 (47ha, 30%), 딸기 (21ha, 13%) 순이었다. 농업재해 복구를 위해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은 국비 3억원을 포함해 총 4억3000만원 규모다. 시는 피해농가 생계 안정과 영농 재개를 위해 추석 명절 전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경영과 생계에 어움을 겪는 지역농가의 경영안정에 이번 재난지원금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 산업의 최첨단 트렌드를 공유하는 ‘2024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경주에서 열린다. 올해 8회째를 맞이한 산업전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국가유산의 내일’을 주제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도심 일원에서 펼쳐진다. 행사는 국가유산청과 경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가 공동 주관한다. 이번 산업전은 기관 중심에서 국가유산산업을 중심으로 확대 개편해 지난해 보다 17% 늘어난 총 112개 업체·기관이 308개 부스에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컨퍼런스, 해외바이어 수출상담회, 국가유산 기술 상담회, 국내바이어 상담회, 라이프스타일 공모전, 잡페어 등이 진행된다. 참가업체와 관람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참가업체와 바이어가 함께하는 네트워킹 디너인 ‘경주 나이트 디너’와 밤하늘을 수놓은 국가유산을 주제로 한 드론 라이트 쇼는 주목된다. 전시관 1층에는 단청장, 소목장 등 무형유산 전통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가 사전 신청 및 현장 접수로 열린다. 3층 로비에서는 애프너눈 콘서트로 신나는 퓨전 국악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학예연구사와 함께 지역 비공개 금척리 고분군 국가유산 발굴 현장과 동궁과 월지를 둘러보고 체험하는 국가유산 필드트립은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이번 산업전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헤리티지 미래포럼’은 오는 11일 오후 2시 3층 메인 무대에서 AI(인공지능)와 함께하는 국가유산을 집중 조명한다. 강연은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그라치아노 라노키아(Graziano Ranocchia) 파피루스학 교수가 서기 79년 폼페이 화산 폭발로 묻혀 숯덩이처럼 변한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에 담긴 고대 플라톤의 무덤 위치와 관련한 미스터리를 AI로 밝혀낸다. 이어 꿈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국 MIT 미디어랩 팻 파타라누타폰(Pat Pataranutaporn) 연구원이 ‘사이보그 문화: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화유산의 재해석, 혁신, 그리고 진화’에 대해 안내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국가유산산업전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주시는 참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경주역, 고속버스터미널,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상시 운행할 예정이다.
‘2024년 한마음 치매극복 걷기행사’가 4일 오후 1시부터 황성공원 천년맨발걷기 둘레길 일원에서 열린다. 경주시 치매안심센터가 주관하는 걷기대회는 황성공원 천년맨발걷기 둘레길 약 2㎞ 걷기를 비롯해 치매예방 실천 다짐, 기억 다지기 안내 등 홍보 부스로 운영된다.참가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이번 행..
경북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안내·예방 활동 등을 보조할 ‘2024년도 하반기 공정선거지원단’을 공개모집한다.공개모집 인원은 총 26명이다.경북선관위, 포항시북구선관위(장애인 1명 포함) 각 2명씩 모집하며, 경주시선관위 등 시·군선관위 각 1명이다. 공정선거지원단은 정치관계법 안내·예방 활동 및 선거·정..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지원하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안’(이하 APEC 특별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국민의힘 김석기 국회의원은 APEC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APEC 특별법은 정상회의 준비와 운영에 필요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성..
(사)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가 경주 발전을 위해 고향사랑 기부금을 경주시에 기탁했다.
하늘 물고기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모든 생명체는 이 신비로운 요소에서 잉태된다. 작품 ‘하늘 물고기’는 이러한 물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물고기는 수많은 신화와 종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 작품에서는 물고기를 매개체로 하여 인간 존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하늘 물고기는 우주와의 연결을 상징하며, 본질과 근원으로의 회귀를 나타낸다.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연결을 통해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나눌 수 있다. ‘하늘 물고기’는 그러한 동행이며, 보는 이들과 함께 우주 원천의 회귀를 꿈꾼다.
경주지역 내 노인학대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등이 공개한 202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노인학대 신고접수는 48건이었다. 2020년 37건, 2021년 31건, 2022년 48건 등으로 노인학대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 또 최근 4년간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성적 학대, 유기 등도 있어 노인학대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노인학대가 주로 가족들 간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경주에서 지난해 총 48건의 노인학대 신고접수 중 45건은 가정 내에서 이뤄진 학대였다. 이중 학대 가해자가 배우자 17건, 아들 16건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배우자와 아들에 의한 노인학대가 전체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통계로 잡힌 노인 학대는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자식에게 폭행을 당해도 외부에 알려지면 해가 될까봐 신고하지 않는 사례도 많아서다. 또 부부간 폭력 역시 흔한 부부싸움으로 취급하거나, 남이 알면 부끄럽다는 생각에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지는데 여기에 더해 노인학대까지 증가하고 있으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1년 6월 5일 법률 제3453호로 노인복지법을 제정했다. 누구든지 65세 이상 노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노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폭행·성희롱 등의 행위,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노인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하도록 돼있다. 또 2006년 UN에 이어 2017년부터 우리나라는 매년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제정했다. 하지만 노인학대 사례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학대 예방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순간에 그치는 노인학대 예방대책은 소용 없다.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노인들이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는 외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장기간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 보호 및 학대 예방을 위해 이웃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신고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뿐만아니라 경찰과 보호전문기관들의 적극적인 연계 및 협업 강화도 절실하다.
올 여름 유례없는 무더위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민족 최대의 명철인 추석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명절 대목을 앞두고 마트와 상가, 시장 등에서는 성수품을 비롯해 각종 선물세트를 내놓고 손님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올 추석은 사상 유례없는 폭염에 채소와 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도 올라 차례상 차리기가 만만찮을 것 같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폭염까지 덮친 여름을 보내면서 추석을 지내야 하는 시민들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은 즐겁고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 추석은 예로부터 넉넉함의 상징이었고 마음까지 풍요롭게 한다.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이웃과 함께하는 훈훈한 명절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역에서 나는 농·축·수·특산물이나 제품들을 많이 팔아주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싶다. 폭염 속에서도 피땀 흘려 가꾼 농민들이 생산한 과일 등 농산물과 한과나 전통장류 등 상품들을 많이 구입해 줄 필요가 있다. 이에 맞춰 경주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농·특산물 특별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경북 고향장터 사이소도 9월 13일까지 소원 성취 할인쿠폰 이벤트를 통해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만원까지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이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어 지역의 우수 농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여기에 전통시장을 이용해 지역 상인들과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어렵더라도 조금만 신경써고 발품을 팔면 지역에서 생산한 최고 품질의 성수품과 농특산물로 넉넉한 추석을 만들 수 있다. 올해 추석 지역 상품을 많이 구입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정이 넘치길 기대한다.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노력한다고 누구나 성공하는 일이 ‘반드시’ 일어나지는 않는다.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단언에서 가장 심각한 오류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라는 표현이다. ‘누구나’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표현은 지극한 과장된 표현이다. 이런 표현은 대개 광고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광고는 과장 광고이고 허위 광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력을 강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생각해 볼 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에는 시대의 차이 그리고 그로 인한 환경의 차이가 존재한다. 부모 세대는 무조건적인 노력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던 환경에서 살았다. 그러나 그 시대에도 각 개인이 처한 환경은 달랐던 탓에 노력을 했던 모두가 성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자녀 세대가 성장해가고 있는 지금의 환경은 더욱 다원화되고 있어서 무조건적인 노력만으로는 무언가를 이루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누구나 노력하면 된다는 말에는 두 가지의 함정이 담겨 있다. 그 첫 번째는 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무시하고 적용되는 ‘누구나’이다. 한 개인의 흥미와 적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그의 선천성에 바탕을 두고 그 분야에서 노력하면 대개는 각자가 원하는 성과에 이르게 된다. 각자가 원하는 성과조차도 다를 수 있다. 노력을 통해 성공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만족스러운 성과로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스스로 삶의 행복을 얻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말이 어느 정도라도 가능해지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적어도 ‘자기가 원하는 것’ 혹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전제가 붙는다면 일리가 있는 표현이 된다. 좀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부여받은 달란트 혹은 소명에 맞는 일이라면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무조건적인 노력만을 강요하는 말들은 개인의 흥미와 적성이 더욱 다원적으로 확장되어가는 이 시대에는 금기시되어야 하는 말이다. 두 번째의 함정은 노력 그조차도 인간이 타고나는 재능 중의 하나라는 점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김영훈 교수는 그의 저서 ‘노력의 배신’에서 ‘노력도 타고난 재능이어서 노력하고 싶다고 누구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어떤 사람에게는 노력이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노력이 굉장히 쉬울 수도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깊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런 점에 근거해 우리는 노력에 대한 태도를 새롭게 가져볼 필요가 있다. 노력한다는 것을 개인의 선택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우선 바꾸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통해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노력했을 때 재능이 없는 사람이 노력한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말하자면 무언가를 열심히 한 사람이 그것을 잘하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그것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더욱더 열심히 그것에 집중하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할 때에 동기를 가지고 임하면 훨씬 성과가 좋아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청소년들뿐 아니라 살아오면서 무언가에 맹목적인 노력을 해왔던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자신이 가진 꿈과 자신이 그간 들여왔던 노력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상관관계를 확인해보라는 것이다. 그 상관관계를 깊이 인식해야 노력의 값어치가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말하자면 자신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 즉, 흥미와 적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식의 노력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해서 자신의 몸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조건적인 노력을 강요하는 사회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는 무조건적인 노력보다는 ‘그는 무엇에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함께 고민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효과적으로 실현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난 6월 27일 2025년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경주시는 인천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와 경쟁을 벌여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성공했다. 21개 나라 정상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 선정에서 광역자치단체를 제치고 경주시가 유치한 것은 지역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유치추진위원회가 노력한 결과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유치추진위원회와 협력하여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각계각층의 지지 선언이 이어진 배경에는 지역주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개최에 거는 기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가 경주로 발표되면서 시가지 곳곳에 환영하는 현수막이 나붙는 등 축제 분위기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북도는 전국적으로 약 1조8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은 지역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려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에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주민들이 기대하는 지역발전 효과는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에도 포함된 과제다.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현장점검 결과, 21개 나라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에 걸맞은 도시 환경 정비와 정상 회의장으로 지정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비롯한 보문단지 시설과 공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단지는 조성한 기간이 50여 년 가까이 지나 정상급 손님들을 맞이하기에 낡고 미흡한 점이 많은 탓이다. 낙후된 시설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21개 나라 정상들이 머물 숙소 개선과 더불어 비어있는 보문상가와 폐업한 채로 방치된 숙박 시설, 신라밀레니엄파크 등은 시급히 정비하여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과제다. 정비와 개선할 대상이 대부분 민간 소유로 운영되고 있어서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과 협력이 필요하다.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국비지원과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9월 중에 준비지원단과 지역주민 참여와 협력을 위한 민간협력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에서 정상급 손님맞이 못지않게 주민 생활과 밀접한 도시 환경 정비와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내실을 가져올 수 있다. 도시 환경을 정비하면서 폐철로 인해 방치된 북천철교와 같은 시설물 철거보다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기 흉하다고 북천철교를 철거하는 것보다 보기 좋게 단장해서 북천 좌안과 우안을 연결하는 산책로 활용이 대표적이다. 머지않아 중앙선과 동해선이 완공되면 북천철교는 도심과 광역철도망을 신교통수단으로 연결하는데 활용될 수도 있어 철거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보문단지와 도시 환경을 정비하고 개선하는 동시에 유치 효과가 실속을 거두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회의가 지역에서 개최될 수 있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APEC 의장국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는 불과 2, 3일에 불과하지만, 고위관료회의, 합동각료회의와 분야별 장관회의, 경제인자문회의(ABAC) 등이 연중 분산되어 개최되고 있다. APEC 의장국에서 연중 개최되는 회의가 지역에서 최대한 많이 열릴 때, 경제적 효과와 도시를 널리 알리는 내실을 기대할 수 있다. 2008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페루(Peru)에서 개최하는 2024 APEC 정상회의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비공식 고위관리회의(ISOM)를 시작으로 정상회의까지 이미 열렸거나 예정인 21차례 회의는 수도 리마(Lima)를 비롯한 5개 도시에 분산되어 개최되고 있다. APEC 의장국에서 열리는 회의가 분산해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경주에서 정상회의만 열리고 연중 개최되는 회의가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다면, 경주는 실속을 챙기기 어렵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효과에서 내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최대한 많은 회의가 경주에서 개최되도록 추진해야 한다. 2025 APEC 의장국으로서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공식회의도 가능한 많이 열려야 하고, 과학기술,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민간교류의 중심 역할을 경주가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경주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재해석하고 활용하여 세계인이 즐겨 찾는 역사문화 도시로 발돋움하는 기회가 되어, 내실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기대한다.
경주 강동면 다산마을에는 임진왜란 때 순절한 옥구(沃溝)이씨 성인당(成仁堂) 이희룡(李希龍,1549~1592)과 그의 아들 이문진(李文軫) 그리고 며느리 김씨에 대한 충(忠)․효(孝)․열(烈)의 삼강(三綱)을 기리기 위해 1709년에 건립된 삼강묘비가 있고, 그 옆에 절효(節孝)·충렬(忠烈)·삼강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정려문이 우뚝하게 자리한다. 그 주변으로 후손이 마련한 삼송재(三松齋)가 있고, 그 뒤편에 사당이 있었다. 이희룡은 선조 9년(1576) 28세에 식년시 병과에 합격해 사헌부 감찰이 되었다.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을 의주까지 호위하였고, 경주와 울산 사이 적의 동향을 엿보고자 내려가다 충주의 달천(獺川)에서 적을 만나 싸우다 순절하였다. 이에 그의 아들 이문진은 충주에 이르러 아버지의 시신을 찾았고, 불행히도 영천 신녕에서 왜놈에게 잡혀 살해된다. 이 소식을 접한 이문진의 아내 역시 남편과 시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시체 더미를 뒤지고, 심지어 손수 바느질한 옷감을 비교하며 3개월을 찾아다녔으나, 찾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농수(農叟) 최천익(崔天翼,1712~1779)은 「삼강비명(三綱碑銘)」에서 “이희룡의 자는 사휘(士輝)이고, 선대는 옥구사람이다. 훗날 경주에서 집안을 이루었다. 병법을 좋아하고, 말을 타고 달리며 활을 잘 쏘았으며, 무과에 합격해 사헌부 감찰에 보임되었다. 선조 임진년에 왜구가 쳐들어오자 의주에 왕을 따라갔다가 영남에 적을 정탐하는 명을 받았다. 이때 적이 충청도와 경상도에 넓게 주둔해 있었고, 천리에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공은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경주와 울산 등지에 출몰하였고, 허실과 완급의 상태를 살펴 다 얻었다. 왕이 계시는 행재소(行在所)로 돌아가다가 충주에 이르러 적을 만나 나아가지 못하게 되자, 공은 ‘왕명을 받은 몸이라 몸을 욕되게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앞에 나아가 적과 싸워 죽음으로 임금에게 알리겠노라’하고는 마침내 홀로 힘써 싸우다 죽었다”고 언급한다. 1709년에 어사 박봉령(朴鳳齡,1671~1718)이 일을 조정에 보고하고, 이듬해 이희룡은 통정대부 참의, 이문진은 도사(都事), 며느리 김씨에게 종9품의 단인(端人)에 추증되었고, ‘節孝忠烈三綱俱備之門’의 정려문이 내려졌다. 삼강은 유고 윤리의 세 가지 근본으로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의 벼리를 말한다. 벼리는 그물의 위쪽에 코를 꿰어 잡아당길 수 있게 한 줄로 벼리를 촘촘히 당기면 안의 고기가 나가지 못하고, 반대로 벼리가 느슨해지면 안의 고기가 모두 달아나 낭패를 당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마음속에 군신, 부자, 부부 이 세 가지의 벼리를 잘 단속해 사람의 도리를 펼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대제학을 지낸 뇌연(雷淵) 남유용(南有容,1698~1773)은 「이씨삼강묘비명(李氏三綱廟碑銘)」에서 “한 집안에서 신하가 임금을 위해 죽고,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죽고, 며느리가 남편을 위해 죽어서 삼강의 온전함을 얻은 경우는 세상에 견줄 만한 것이 없이 가장 뛰어날 것이다(若一家之內 臣死於君 子死於父 婦死於夫 得三綱之全者 亦天下一而已矣)”라고 높이 평가하였으니, 조정과 옥구이씨 집안의 큰 자랑이 된다. 영조 17년(1741)에 올린 장계의 의하면, “단구사사(丹丘社祠)는 증 참의 이희룡, 학생 권복흥(權復興), 도사 이문진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경술년(1730) 2월에 창건하였습니다. 그때 재임한 감사는 박문수(朴文秀)이고, 부윤은 이중관(李重觀)이며, 그 일을 앞장서서 주도한 유생은 이석표(李碩標)입니다”라고 전한다. 매산(梅山) 정중기(鄭重器) 역시 단구향사에 임란의병장 이희룡, 권복흥, 이문진을 제향하는 봉안문을 지었다. 이희룡에 대해서 『영남인물고』,『여지도서』 및 다수의 문인들 글에 전한다. 그런데 남유용의 「이씨삼강묘비명」 글에 의하면, 이희룡의 자를 응서(應瑞)로 기록하였고, 앞서 최천익이 지은 「삼강비명」에는 자를 사휘(士輝) 등으로 표기하였으니, ‘이희룡’ 동일인물에 대해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내남 고곡리 전투에서 사망한 이희룡[자 운로(雲老)] 의병장도 있다. 게다가 1972년 강동면 오정길에 건립된 우애당(友愛堂)은 형 이변룡(李變龍)과 동생 이희룡(李希龍)이 부친 이응백(李應百)의 상을 당하자, 형제가 여막을 짓고 3년 시묘(侍墓)한 일로 ‘우애당’이라 편액하였다. 그로 인해 예로부터 효막동(孝幕洞)으로 불렸고, 우애당 안에는 유연재(惟湅齋), 성인재(成仁齋) 현판이 걸려있다.
2019년 코로나가 발생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대한민국에도 큰 상흔을 남겼다. 천만다행으로 코로나의 치사율이 급격히 낮아졌고 위험단계가 내려가면서 격리조차 없이 마스크만 제대로 착용하고 외출도 가능하다. 그렇게 역사가 되어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2024년 여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는 다시 시작되었다. 병원에 가면 세상에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싶다. 동네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검사하면 99.9% 코로나 확진이란다.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사람, 일부러 검사를 안 하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며 확산세가 무섭단다. 결국 아줌마네 집에도 코로나가 들어왔다. 큰 딸아이가 코로나로 확진되더니 삼 일이 넘도록 열이 계속 나서 폐렴 검사를 했더니 폐렴이란다. 기침과 가래, 네다섯 시간마다 열이 나고, 아이는 몹시나 힘든 기간을 보냈다. 아줌마도 나머지 두 아이에게도 코로나가 찾아왔다. 폐렴도 뒤이어 찾아왔다. 옛날 드라마에서 폐병 걸린 사람이 피를 토하듯이 기침을 하는데, 딱 그 모습이다.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이 폐렴이니 폐렴도 폐병 중의 하나이리라(다만 옛날 드라마에서 폐병은 폐렴이 아니라 폐결핵이다). 몇 주간을 병원을 드나들면서 느낀 것은 이번 코로나는 합병증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만 확진된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코로나에 백일해, 코로나에 폐렴, 코로나에 장염이 이어서 온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독감 환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걸려서 다 나았다고 방심하면 독감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의 말은 마스크 없이 지내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고 한다. 큰 딸이 코로나에 폐렴이 걸려서 완치되었다고 마스크 없이 등교할 수 없다. 독감의 위험이 있으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를 보냈다. 병원에 누워서 링거를 맞고 있으면, 기침으로 돌림노래를 부르는 수액실의 상황이 웃프다. 나이가 많고 적음의 차이도 없다. 어린 손주와 함께 오신 할머니가 손주와 함께 링거를 맞고 계시거나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맞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집에서 일단 누군가 시작되면 결국엔 온 가족이 힘든 병원나들이를 계속 하게 되는 것이다. 동네 병원에서 12시 30분까지 하는 오전 진료는 11시가 되기 전에 마감되기 일쑤고, 병원문을 여는 순간부터 문을 닫는 순간까지 병원은 북새통이다. “대기실에 50명이 없는데, 53명째라는 건 뭔 소리야?” “저 사람은 나보다 늦게 왔는데, 왜 저 사람이 먼저 진료받아요?” “오후 진료는 왜 접수 안 돼요?” 일일이 응대하는 간호사님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줌마는 일부러 소리 내어 말한다. “선생님, 저희 순서 지났나요?” 병원 오픈 전에 와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삼사십 분 있다가 병원에 다시 오는 길이다. 역시나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접수가 제대로된 것이 맞냐는 질문을 하는 어르신께 아줌마의 오지랖으로 차근차근 설명드렸다. 대기시간이 너무 기니, 댁이 멀지 않으시면 댁에 계셨다가 한 시간 30분 정도 있다가 오시라고, 저도 그랬다고. 지금 여기 코로나 확진자랑 폐렴환자들이 너무 많다고. 아줌마의 오지랖이 발동 중인 와중에도 또 다른 불만들이 간호사들을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 이번 코로나는 몸살이 함께 와서 지난 코로나보다 확실히 더 힘들다. 다행히 아줌마가 사는 동네에는 동네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약도 해열제도 제대로 처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그런데 아줌마는 조금 무섭다. 이것이 곧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독감이 유행하고, 코로나는 여전히 변이를 계속하고, 원숭이두창 소식과, 만년설이 녹으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이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아줌마의 걱정이 오지랖으로만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명한 성악가였지만, 아들이 음악보다는 법학을 전공하길 원했다. 스트라빈스키는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부친이 사망하고 나서야 비로소 법학을 그만두고, 당대의 거장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 1844-1908)의 수제자가 된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사건이 일어난다. 20세기 초 활동무대를 당시 첨단 유행도시였던 프랑스 파리로 옮긴 스트라빈스키에게도 드디어 행운이 찾아온다. 동향의 다재다능한 공연기획자 디아길레프(Sergei Pavlovich Diaghilev, 1872-1929)를 만난 것이다. 디아길레프는 단번에 스트라빈스키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챘다. 그리고는 자신이 운영하는 발레뤼스(러시아발레단)의 레퍼토리를 위한 발레음악을 스트라빈스키에게 의뢰하는데, 이때 탄생한 작품이 바로 불새(fire bird, 1910)다. 불새는 파리 초연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스트라빈스키는 일약 파리의 스타 작곡가로 등극한다. 불새의 성공으로 디아길레프는 스트라빈스키에게 두 번째 발레음악을 의뢰한다. 두 번째 작품은 페트로슈카(Petrouchkah, 1911)다. 이 작품도 성공을 거두자 스트라빈스키는 차기작에서 전례 없이 파격적인 시도를 한다. 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 1913)이란 작품이다. 봄의 제전은 타악기의 강력한 리듬으로 원시주의를 표방했다. 디아길레프와 스트라빈스키 모두 흥행을 점쳤으나 이 생경한 작품의 결과는 처참했다. 공연장은 폭동이 일어난 것처럼 엉망진창이 되었다. 이 장면은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도입부에서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초연은 분명 실패였다. 하지만 봄의 제전의 유명세는 오히려 커져 갔고, 오늘날에도 무용가들의 중요한 창작 원천이 되고 있다. 1914년에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이어서 1917년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스트라빈스키는 (1962년에 소련의 공식 초청을 받기 전까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는 191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음악가로 평가받았지만, 제1차 대전 이후에는 고전주의로 회귀하는 새로운 파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시기의 작품들은 3대 발레음악으로 불리는 불새, 페트로슈카, 봄의 제전을 비롯한 초기 작품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생애 후기에 작곡된 쇤베르크식 무조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스트라빈스키의 원시성 짙은 초기 작품들의 아우라는 대단했다. 스트라빈스키는 1934년 프랑스에 귀화하고, 1939년에는 미국으로 망명하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미국에 귀화한다. 대부분의 망명 작곡가들이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스트라빈스키는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교류할 정도로 사교적이었다. 1962년(80세)에는 소련 작곡가 연맹의 초청으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조국의 땅을 밟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다. 머무는 동안 쇼스타코비치(Dmitrii Shostakovich, 1906-1975),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ian, 1903-1978)과 같은 걸출한 후배들과 만나 교류했다.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쇤베르크(Arnold Schonberg, 1874-1951)가 죽은 후 스트라빈스키는 현대음악의 독보적인 거장으로 존경받았다. 1971년(89세) 뉴욕에서 사망했고, 베네치아 산 미켈레 성당에 잠들어 있던 필생의 은인 디아길레프의 곁에 묻힌다. 현재 프랑스 파리의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 앞에는 스트라빈스키 조각분수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가 프랑스 파리에 미친 영향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