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경주범피)는 추석을 앞두고 범죄피해가정 30세대를 방문해 1000만원 상당의 위문금품을 전달하고 위로하는 ‘한가위 사랑나누기’를 실시했다.경주지청 최명규 지청장과 경주범피 이상춘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으로 방화 피해를 당한 여성 가정과 야간 주거침입절도 피해가정을 함께 방문해 위..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392억원 규모의 신개념 미디어아트 전시관 ‘플래시백그라운드: 계림’이 내년 APEC 정상회의 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6일 소회의실에서 ㈜덱스터스튜디오, ㈜문화유산기술연구소와 ‘플래시백그라운드: 계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덱스터스튜디오는 영상..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및 특별법이 발의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먼저 김석기 국회의원은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안’을 국회에서 대표 발의했다.
경주 코오롱호텔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으로 구성한 추석 선물이 인기를 끌며 지역 상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오롱호텔은 지역 특산품 업체인 감산다향(무우차)·경주아화전통국수(국수)·천년미인(들기름)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구성된 ‘들들 비벼 세트’ 판매에 나섰다.
모란, 일상에서 피어난 예술 우연한 심심함에서 시작됐다. 무심코 그리는 과정 속에서 모란꽃이 피어났다. 모란은 그 자체로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그 화려한 자태와 다채로운 색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삶의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는 힘도 숨어 있다. 매번 그리는 모란은 각기 다른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한 일상의 순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과거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해석과 변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화폭 위에 수만송이의 모란이 피어날 그날까지...
2024년 경주는 기록적인 열대야에 시달렸다. 지난해 열대야가 6일간 나타난 것에 비해 올해는 22일간 나타나며 기상관측 이래 ‘경주시 최장 열대야’로 기록됐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경주는 물론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요구되는 이유다. 경주에서도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주시의회가 지난 2일 탄소중립 실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경주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안’을 의결한 것인데, 경주시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여러 방안들이 포함됐다. 이번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안은 시민단체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경주환경운동연합이 경주시청 및 시의회 소속 공무원들의 점심시간 1회용컵 사용 실태를 점검하며, 공공기관에서 솔선수범해 1회용품 근절에 앞장서기를 촉구한 것이 조속한 조례 제정으로 이어졌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단지 공공기관에서만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보다 이번 조례안 의결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공공기관 청사 내에서만 1회용품을 줄이는 것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 관련된 사업 등 모든 부분에서 하나씩 불필요한 1회용품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인다는 것은 개개인이 일정 부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막연했던 이상기후, 기후위기, 지구 온난화가 이제는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고 있다. 이번 경주시의회가 의결한 ‘경주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안’이 경주시민 모두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들여오는 속담이다. 말만 들어도 설레는 추석이 다가오지만 서민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전반적인 물가가 치솟아 제수 비용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추석을 앞두고 채소와 과일 등 식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지만, 일반식품과 신선식품의 경우 상승 폭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서민 실생활과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와 생활물가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5.0%, 전년대비 3.2% 상승했는데, 과일의 경우 작년 대비 9.6%나 올랐다. 일반 식품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전달보다 0.7% 올랐다. 또 한국물가협회가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4인 가족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 준비할 경우 평균 28만7100원으로 작년 추석 성수기보다 9.1% 올랐다. 대형마트 기준으론 7만7000원가량 더 많은 36만4340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추석 명절 차례상과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주시는 명절 전후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물가 합동지도·점검반을 편성해 성수품 16종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또 지역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장보기와 물가안정 캠페인을 진행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특별 할인 이벤트로 농·특산물 10~20% 할인, 경주천년한우 최대 23% 할인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 유가 변동성을 예측하기 힘들고, 특히 올해 폭염과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도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의 물가안정 관리와 이벤트만으로 치솟고 있는 물가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다.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적 물가 관리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장기적인 안정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무조건 아프지 말아야 해!” 최근 사람들 사이에 이처럼 절박한 격려와 다짐이 없다. 의료대란, 의료공백이 현실인 시기에 큰 병원 신세질 만큼 아프거나 다치면 큰일이라는 위기의식이 퍼져 있다. 그런 한편 이 일이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도 짙어졌다. 3차 병원의 전공의들이 90% 가깝게 사직한 마당에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이 방치되고 제때 진료 받아야 할 중증 환자들이 시기를 놓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니 그 1차적인 책임을 의사들에게 돌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의료대란을 5년 전 문재인 정권에서 예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반성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당시 문재인 정권은 의대생 숫자를 연간 400명씩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의료계와 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극렬한 반발로 이 계획이 무산되었다. 당시 대부분 방송과 언론들은 문재인 정권을 맹비난했고 그런 분위기에 내몰린 국민들도 문재인 정권의 의료정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걷어찼다. 윤석열 정권이 뜬금없는 의대생 2000명 증원정책을 내놓음으로써 똑같은 파국을 겪게 되었다. 400명도 어림없다고 퇴짜를 놓았던 의료계에 2000명을 들이밀었으니 이것은 대놓고 싸우자는 것과 다름없었다. 의사들 입장에서 문재인 정권 때 400명 증원이 기득권을 약간 침해당하는 기분이었다면 윤석열 정권의 2000명 증원은 대놓고 밥그릇을 빼앗기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사생결단, 죽자고 거부할 것이 뻔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의료대란이 길어질수록 방송과 언론은 꾸준히 의사들을 나무라고 국민들도 의사들의 무책임만 나무라는 형국이다.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심지어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서지 말고 의료계의 기득권과 난맥상을 뿌리 뽑아라’고 부채질하는 사람도 있다. 5년 전 문재인 정권은 의료파업이 일어나자 현재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정책을 철회했다. 미래의 안전을 위해 지금 당장의 위험을 감수할 배짱이 없었고 사방팔방에서 터져 나오는 ‘국민적 여론’을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윤석열 정권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도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2000명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어이없게도 2000명일 때는 전국의 의과대학들이 그 인원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 의료계뿐 아니라 일반의 상식이지만 이런 것을 따지지도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더 센 놈이고 누가 더 만만한 놈인가를 얼핏 떠올리게 된다. 세상살이가 참 묘해서 센 놈은 자신과 멀거나 상대하기 버겁고 만만한 놈은 자신과 조금 밀접하고 관계도 좋기 마련이다. 그래서 무슨 큰일이 생기면 센 놈에게는 찍소리도 못하고 만만한 놈에게 ‘네가 참아’라고 타이르거나 윽박지르기 일쑤다. 문제는 이럴 때 그 일의 당사자가 과연 무엇이 자기에게 합당하고 유리한가를 따지지 않고 진영논리나 눈앞의 해결만 따진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때는 의사들이 센 놈이었다. 촛불로 일어선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먼저 생각했지만 의사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에 매달렸다. 결국 국민들은 만만한 문재인 정권을 윽박질러 의료대란을 막았다. 지금은 어떤가? 윤석열 정권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정말 센 놈은 국민이어야 하는데 일시적으로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기 자신, 정권이 센 놈이라고 착각하는 형국이다. 그렇다 보니 만만한 놈이 이번에는 의료계가 되어 버렸다. 그러니 의사들의 파업을 집단 이기주의에 따른 집단행동으로 난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과연 5년 전 자신들이 센 놈이라는 사실을 경험한 의료계가 호락호락 물러서겠는가? 이런 것들을 다 돌아보기에 지금 닥친 상황이 가혹할 만큼 아프고 어렵다. 어쩌겠는가? 5년 전 합당한 일을 팽개치고 만만한 놈을 두들겨 팬 잘못도 이참에 돌아봐야 하고, 지금 정권을 뽑아 세운 과오 역시 결국 국민이 져야 하지 않겠나? 누굴 탓하랴!
엔터테인먼트가 흔해진 시대에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도 시선을 끌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은 ‘혁신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공유’를 주제로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되, 지역 주민들의 실수요가 있을 때만 신규 시설을 건설할 것이며, 교통·식음료·에너지 분야에서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며 친환경적 솔루션을 지향하고, 올림픽 사상 최초로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를 내세우면서 개최 전부터 주목을 모았다. 경제적으로는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시설물이 대회 종료 후 애물단지로 전락하며 국가 재정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파리 아쿠아틱센터 경기장 단 한 곳만 건설한 경제적으로 가성비 높은 행사였다. 문화적으로는 파리시 전체를 올림픽 무대로 활용하면서 올림픽 개최 전부터 시작해 올림픽 종료 후 9월 말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패션·연극·음식·무용 등의 주제로 1000여개 행사로 구성된 문화 올림피아드를 현재도 개최 중이다. 환경적으로는 저탄소 행사 개최를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채식 위주 식단을 제공하는 등 친환경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경제·사회·문화·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한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C 대변인 마크 애덤스는 “우리는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고 말했다. 메가 이벤트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점차 떨어지면서 젊은 층의 눈길을 끌어보려 하지만 풀기 어려운 숙제로 보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 이벤트’이자 ‘경제 월드컵’으로 불리는 APEC 정상회의는 11월 중 1~2일, 각료회의와 함께 1주일 정도 개최되지만, APEC 관련 회의 및 행사는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일년 내내 200회 이상 개최된다. APEC 정상회의에서 협의의 부대행사는 본 행사 기간 중 개최 국가나 도시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최 도시의 정신이나 역사·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장소인 유니크 베뉴(unique venue)에서 개최되는 환영 만찬(reception)이나 개최지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공연 및 이벤트, 시티투어를 포함한 연계 관광과 행사의 성격과 잘 부합되는 시찰 여행(technical tour) 등이 될 수 있다. 광의의 부대행사는 행사 개최 전부터 종료 시점까지 다양한 공연, 전시, 교육, 축제, 엔터테인먼트, 체험, 관광프로그램 등으로 도시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삼아 개최되는 문화 행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국내외 방문객은 물론 시민들의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주목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나 대형 국제행사에서 본 행사 외 부대행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개최 국가 및 도시의 문화를 알리고 행사 개최의 경제적·비경제적 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영향력 때문이다. APEC은 1989년 각료 행사로 출범하였으나, 1993년부터 정상회의로 격상되어 개최되고 있다. 30년 역사상 개최한 지역 중에는 휴양관광 도시로 성장하거나 소도시의 인구가 급증한 사례가 많고, 개최지 문화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드물다. 전자의 경우는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1996년 필리핀의 지방휴양 도시 수빅, 2000년 브루나이, 2002년 멕시코의 로스카보스 등의 중소규모 도시가 정상회의 개최 이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 도시인구도 급증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문화를 활용한 경우는 1995년 일본 오사카성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가 일본 문화의 특성과 장점을 잘 홍보했다는 평가다. 또 2017년 다낭의 경우가 세계문화유산을 APEC과 연계하고 전통 공연과 현대 예술을 결합한 문화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된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는 국제회의장 겸 만찬장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 APEC 기념공원, 정상회의장 진입로, 공항의전실 신축 등 시설 확보 외에 경축공연, 각종 기획공연, APEC 개최기념 특별공연, 특별 전시, APEC 문화행사 등과 동시에 문서 없는 친환경 회의와 범시민지원협의회, 시민봉사단, 대학생 봉사단 등의 시민참여, 시티·시외·체험투어 등 유·무료 관광을 추진해 성공적인 개최로 평가받은 바 있다. 반면, 2019년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정상회의가 행사 개최 보름여 일을 남겨두고 정치적 시위로 전면 취소된 바 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사전 경제적 파급효과가 약 10조원이었고, 159개국 4만3000명이 참가했지만 준비 부족과 실행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실패사례가 된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기억하고 있다. 얼마 전 읽은 행복동네 일본 후쿠이현을 소개하는 「이토록 멋진 마을」이라는 책에는 인구 7만명이 안 되는 사바에라는 곳에서 세계체조대회를 2회에 걸쳐 치르는 동안 연 3만명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외지인을 극진하게 ‘대접한 이벤트’를 개최해 주목받은 사례가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경주도 국제행사를 유치해 도시에 불필요한 시설물을 세우고, 대량의 방문객들을 끌어모아 돈만 소비하게 하는 행사가 아니길 바란다. 경제적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을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제적 발전 및 우수한 정신·문화를 공유하는 포용적 측면을 강조하는 수준 높은 행사이면서 시민과 방문객 참여형 이벤트로 역사에 남을 수 있는 APEC 행사가 되길 희망하고, 위의 성공 및 실패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월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이런 유물이 출토되었다. 지금까지 고고학의 연구 대상은 대부분이 묘지에서 출토된 유물이었다. 실생활에 사용하던 유물이 대규모로 발굴되기는 월지가 처음이었다.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은 총 3닝3000여 점이나 된다. 이 유물들은 당시 왕과 군신들이 이곳에서 연회를 할 때 못 안으로 빠뜨린 것과 935년에 신라가 멸망하여 동궁이 폐허가 된 후, 홍수 등 천재(天災)로 인하여 이 못 안으로 쓸려 들어간 것, 신라가 망한 후 누군가에 의해 동궁이 의도적으로 파괴되어 못 안으로 휩쓸려 들어간 것 등이 있을 것이다. 월지 서편의 건물이 있던 지역에서는 건축 부재와 불상 등이, 동쪽과 남쪽 호안에서는 목재, 토기류, 농기구 등이 뻘 층에서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출토되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물로는 금동가위, 금동판불, 숟가락, 벼루, 주령구, 목간, 칠기류, 토기, 짐승 뼈, 다양한 기와, 전(塼) 등이다. 이전의 유물은 고분이나 절터에서 출토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출토품을 계기로 신라시대 궁중생활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출토유물 중에서 금동가위, 금동판불 등은 일본 정창원 소유 유물과 거의 같은 것으로, 이로 미루어 볼 때 일본 왕실의 보물창고인 쏘쇼인[正倉院] 소장 유물의 상당수가 신라시대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당시 발굴된 유물은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에 전시되고 있는데 단일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로 박물관의 한 관을 조성한 것은 월지의 경우가 유일하다. 이곳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은 고분 출토품과는 달리 당시 왕실에서 실생활에 사용되었던 유물들이 대부분이다. 출토된 유물 중 금속공예품 중 식생활에 관계되는 그릇류로는 청동으로 만든 완(盌), 합(盒), 접시, 대접, 숟가락 등이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도구나 장신구로는 금동가위, 거울, 동곳, 비녀, 반지 등이 있고, 생활 장식품으로는 금동제인 용두(龍頭), 귀면 문고리(鬼面門扉鐶), 봉황장식, 발걸이 장식, 연뇌형 장식(蓮蕾形裝飾), 옷걸이 장식 등이 있다. 못 서쪽 5개소의 건물터를 중심으로 한 연못 안의 갯벌 층에서는 많은 불상들이 출토되었다. 특히 못에 접한 서쪽 건물터 가운데 제일 큰 건물이 있던 곳 주변에서 금동 광배편, 광배 장식 수정과 다량의 화불들이 출토되었다. 이처럼 월지에서 많은 불상들이 출토된 것은 당시 신라에 호국불교가 성행하였던 점과 궁궐[東宮] 안에 내불당(內佛堂)이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출토된 주요 불상과 불구류를 살펴보면, 금동 아미타삼존 판불 2구, 금동 보살 판불 8구, 금동 여래 입상 6구, 금동제 부처님 귀, 다수의 금동 광배편, 광배 등에 입체적으로 장식되었던 수많은 화불, 보주, 비천 공양상 등이 있다. 월지 출토의 삼존불상 등 판불상 10점은 조각수법이 우수하고 상들의 표현이 사실적이며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양식적으로는 7세기 말 통일신라와 중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적인 조각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도상이나 양식면에서 일본 법륭사에 있는 판불들이나 법륭사 금당 서벽 아미타정토의 본존불상과도 비교된다. 둥글고 통통한 얼굴과 자연스러운 옷주름 처리에 보이는 조각의 사실적인 표현은 중국 당나라 전성기 불상 양식을 반영하면서도 7세기 후반 통일신라 불교 조각의 뛰어난 표현력을 잘 대변해준다. 이 10점의 상들은 하나의 삼존불상과 4보살상이 한 세트로 두 종류의 소형목제 불감과 같은 구조물에 부착되어 예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조기법 및 기량이 뛰어난 10점의 월지 출토 판불상들은 7세기 말 통일신라 초기에 새로이 유입되는 국제적인 조각 양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예들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으며, 당시 한·중·일 불교 조각의 양식 비교 및 전파 과정과 영향 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에 ‘R=VD’라는 공식이 있다.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현실화(Realization)된다는 것이다. 당시 삼한일통을 완수한 신라인들이 이 공식을 이곳 동궁과 월지에 적용한 것은 아닐까?
과자를 먹다가 죽을 수도 있을까? 장난 삼아 물어본 건데 진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미국에 사는 14세 소년이 ‘파퀴(Paqui) 칩스’라는 매운 과자를 먹고 실제 죽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SNS에서 유행인 매운맛 챌린지를 하다가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다. 그 과자에는 리퍼 고추와 나가 바이퍼 고추가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데, 리퍼(Carolina Reaper)는 기네스 세계 기록을 가진, 가장 매운 것으로 공식 인정받은 고추이다. ‘과자를 먹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아무 음료도 마시지 말고, SNS에 올려서 사람들 반응을 볼 것!’. 세상에서 제일 매운 고추와 그 고추를 교배해 만든 고추로 만들었다는 과자 포장지에는 이런 챌린지 규칙이 적혀 있다. 아니, 아무리 챌린지도 좋고 소셜 네트워크도 좋지만, 아이부터 어른까지 접근성 좋은 과자에다가 심장에 무리가 가고 부정맥을 일으킬 정도의 고농도 캡사이신을 첨가했다면 이건 좀 다른 이야기다. 과자는 겉과 속 모두 뻔뻔한 판촉 방식과 노골적인 홍보밖에는 없어 보인다. 힘든 운동을 하다가 보면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가 온다. 숨이 턱턱 막히는 그 힘든 고비를 억지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천국의 느낌을 맛보는 순간이 온다. 외롭고 힘든 레이스를 펼치던 마라톤 선수가 무릎이든 호흡이든 고통이 정점에 이르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맛보게 되는 짜릿한 쾌감이나 도취감이라고 해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다. 문제는 이걸 한번 느끼게 되면 그 맛을 절대 잊지 못한다는 거다. 자꾸 맛보고 싶어지는 거다. 억수로 오는 비를 홀딱 맞아가며 홀로 러닝을 하고 있다거나 무릎이 아프다며 울다시피 하면서도 운동화 끈을 묶고 있다면 그는 분명 이 맛을 아는 사람일 공산이 크다. 누구는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딱, 그 정도의 의식 상태나 행복감이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건 매운 걸 먹을 때도 그 지락(至樂)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스파이스 하이(Spice High)다. 중독성이 아주 강한, 매운맛 마약인 셈이다. 어른들은 흔히 먹는 걸로 장난치면 안 된다지만 기업은 끊임없이 맵부심(매운맛+자부심)’을 교묘하게 자극한다. 붉은 얼굴이 터져버릴 듯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매운 음식을 먹고 또 그 영상을 올리는 챌린지 열풍 이면에는 바로 이 전염성 강한 스파이스 하이가 작동하고 있다. 매운 라면은 식사용이라기보다는 태생부터가 재미나 챌린지용으로 소비될 여지가 다분하다. 덴마크에서 한국의 특정 매운 라면만 전량 회수한 것도 매운 것보다 중독의 위험성을 크게 본 것이다. 월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미국 대형 마트에서도 매운 라면이 인기 상품이다. 붉닭볶음면의 경우 한국처럼 5개들이 한 봉지가 우리 돈으로 만 오천 원 정도로 비싼데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생일 선물(!)로 핑크색 붉닭면을 받아 들고 감격해 우는 미국 소녀 영상이 화제다. 꼬마 숙녀는 받은 선물로 바로 먹방 영상을 찍어 올렸더니 조회수가 무려 6200만 뷰를 기록했다고. 예상치 못한 초대박 홍보에 흥분한 라면 제조사는 소녀 집 대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자 까르보나라 붉닭볶음면이 무려 150박스가 소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화끈한 선물을 받았지만 어느 누구도 화장실에서 고통스러워할(?) 소녀의 현실적 고통엔 관심들이 없다. 핑크빛 매운맛이 심상치가 않다. 얼마나 맵고 중독성이 있는지 매울 신(辛) 자가 쓰인 라면으로 유명한, 40년간 1위를 해온 기업을 싱겁게 만들어 버렸다. 핑크색 봉지 라면을 국내에 선보인 지 12년 만이다. 이제 세상으로 그 외연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라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 주 소비층이 아시아인에서 백인과 히스패닉계로 확대되었다. 게다가 〈기생충〉 같은 한국 영화(기억난다. 채끝살이 든 짜파구리)나 한국 드라마도 라면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았고 매운 불닭면에 ‘똠얌(태국)’, ‘마라(중국)’, ‘야키소바(일본)’를 넣는 식의 현지화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경상도 부자(父子)의 대화다. 아버지: 라면 끄리라. 아들: 맵게 끓일까예? 아버지: 두 개! 아들: 맵게 끓일까예? 아버지: 두 개! 아들: 맵~게 끓일까예!! 아버지: 두!!개!! 귀가 어두운 게 아니다. 아버지에게 매운 건 그저 디폴트(기본)값일 뿐이다.
분멸 김소연 그녀는 성냥을 한 장 사진의 꼭짓점에 가져다 대었다 불이 붙었다 세 장의 사진을 불 속에 던졌다 열 장의 사진 스무 장의 사진 혼자서 찍은 사진 모두 함께 찍은 사진 들이 불길 속에서 그녀의 얼굴들이 불길 속에서 일그러졌다 아기였던 얼굴 청년이었던 얼굴 면사포를 쓴 얼굴 눈을 감은 얼굴 들이 불길 속에서 잠시 환했다가 금세 검은 재가 되었다 얼굴이 지워졌을 뿐인데 생애가 사라지는 것 같군 사라지는 걸 배웅하는 것 같군 불길 같은 이런 기쁨 조용하게 출렁이는 이런 기쁨 정성을 다해 추락하는 황홀한 기쁨 검정 같은 깨끗한 기쁨 불 속에서는 재가 된 것과 재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 두 가지만 남겨져 있었다 입에는 말이 들어 있지 않았으나 눈에는 불이 담겨 있었다 주문진의 바다와 노고단의 구름과 비둘기호의 창문 바깥이 차례차례 깨끗하게 타들어갔다 사진에 담아보았을 리 없는 그녀의 작은 미래가 빨간 불씨처럼 남아 있었다 그 불씨들마저 꺼졌을 때 완전한 암흑이 찾아왔다 그녀가 오래 기다려온 장면이었다 그 속에서 그 안을 다 볼 수 있을 때까지 온기마저 모두 사라질 때까지 혼자 남았다는 것을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게 되었을 때까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남은 성냥을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다. 다 타버린 뒤에도 남는 기름이라는 역설 분멸은 태워 없앤다[焚滅]는 말이다. 지금까지 자신을 형성해왔던 소중한 기록물인 사진을 태워 없애버리는 그녀의 행위와 장면, 표정, 심리가 강렬하게 드러나는 시편이다. 불쏘시개가 된 한 장 사진 위에 그녀는 세 장의 사진, 열 장의 사진 스무 장의 사진을 태연하게 던진다. 그녀 전 생애의 얼굴들이, 그녀가 다녔던 공간들이 잠시 환했다가 금세 검은 재가 되”는 것을 본다. 그러면서 호젓하게 중얼거린다. “얼굴이 지워졌을 뿐인데 생애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그걸 “배웅하는 것 같다”고. 독자들은 그녀가 “조용하게 출렁이는 기쁨”으로 “검정 같은 깨끗한 기쁨”의 상태가 되는 것을 쉬이 긍정하지 못한다. 시인은 왜 자신의 사진을 태우면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걸까? 추억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는 빨간 불씨처럼 남아 있던 “그녀의 작은 미래”마저 “꺼져버린 완전한 암흑” 속 “혼자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앉아서. 살아온 생애는 물론 “면사포를 쓴 얼굴”로 추측되는 가족의 모든 것을 버리고 단독자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나’를 다 태우는 의식을 통해 그녀는 단련되려 하는 건 확실하다. 그녀는 타협의 여지를 주는 “온기마저 모두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느껴지는 고독. 단호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여기서 우리는 최후의 정관(靜觀)” 다음의 “그녀는 남은 성냥을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다”는 결구에서 묘한 힘을 발견한다. 추억이나 미래의 생각이 돋아나는 족족 계속해서 태울 거라는 의지 말이다. 다만 한 가지! 그녀는 “불 속에서는 재가 된 것과 재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 두 가지만 남겨겨 있었다”고 한다. 계속 태우고 또 태우려 한다. 그녀는 진정 이러한 과정만을 반복하려 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 구절들은 묘하게도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됩니다”라는 만해의 「알 수 없어요」라는 구절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만해가 윤회와 재생이라는 종교적 구원의 역설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면, 시인은 지금까지 자신을 살게 한 과거와, 혹은 어줍잖은 미래에 대안 예기(豫期)마저도 다 태워버린 혼자라는, ‘무소의 뿔’ 같은 자유인의 의지를 갈망하고 있어 더 싱싱하고 윤기 나는 기름이 된다. 시인은 어느 글에서 “어떤 쾌락은 이전까지의 쾌락을 소멸시키며 등장한다”는 말을 썼지만, 그 지점에서 이 극명한 고독의 아름다움을 해독할 수는 없을까?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안전교육 및 소양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교육은 노인일자리 사업의 참여자들에게 일어나기 쉬운 △온열질환 △골절사고 △안전사고 예방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안전교육에 이어 성미애 강사와 함께 웃음치료, 실버체조 등 소양교육을 진행해 한바탕 서로 웃으며 즐기는 등 ‘함께’라는 연대감과 활력을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일자리에 참여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줘 고맙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도 마련해주니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항상 배우고 발전한다는 자긍심을 키워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시사회복지협의회 박경복 회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각종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이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와 자아실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인일자리 발굴과 질적 향상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농촌에서 살아보기’ 2기 프로그램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하며, 지역 내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사진> 경주시는 첫날인 26일, 참가자 3가구(4명)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2개월간의 일정으로 농촌 생활을 미리 체험하며 정착할 마을, 농지, 자녀 학교, 주거지 등을 탐색하고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준비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월 90만원의 숙박비와 월 30만원의 연수 프로그램 참가비가 지원된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그린대로 누리집(https://www.greendaer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도시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며 농촌을 충분히 이해하고, 경주로 귀농·귀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시립도서관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5g, 가볍지만 위대한 세상을 펼쳐보세요’를 주제로오는 30일까지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운영한다. 시립도서관 본관과 송화·중앙·칠평·감포·단석도서관은 이달 중 일주일간 ‘연체자 해방’, 마지막 수요일에는 ‘두배로 데이’ 행사를 가진다. 송화·감포·단석도서관에서는 ‘잡지 무료 배부’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시립도서관은 9월 한 달 동안 그림책 ‘오늘도 웃으며’ 원화와 ‘힐링의 숲, 책속에서 피어나’라는 주제의 북큐레이션, 대출·반납 확인증을 응모하는 행운의 영수증을 진행한다. 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요시네마’, 어린이 체험프로그램 ‘작은 손, 그림책 꽃방’을 운영한다. 7일에는 감포 나정고운모래해변으로 바다로 떠나는 바퀴 달린 도서관’을 선보인다. 28일에는 시립도서관과 인근 황성공원 숲에서 ‘숲속 책인(冊人) 축제’를 개최한다. 3회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시립도서관을 비롯해 지역 독립책방, 어린이도서연구회, 보건소도 행사에 참여한다. 자세한 내용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및 SNS를 참고하거나 시립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보건소는 7월 치매안심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된 꼬꼬무 기억다방 사업으로 치매 환자의 사회참여를 확대·운영하고 있다. <사진> 보건소는 초기 치매환자와 지역주민의 교류 증진을 위해 5개 지역아동센터의 봉사활동과 19개 주간보호센터의 참여를 기반으로 ‘기억해 카페 운영’ 및 ‘책인 축제’에 참여 예정이다. 지역아동센터는 8월 12일부터 21일까지 도자기 페인팅, 현수막·컵 받침 만들기 활동으로 ‘기억해 카페’ 운영 물품을 마련했다. 주간보호센터는 실종예방사업인 치매환자 최근 사진 업로드 작업을 13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참여 기관의 학생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치매 파트너 교육을 실시해 치매환자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계획이다. 한편 기억해 카페는 24일 교육용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결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경주시 치매안심센터에서 펼쳐진다. 부대행사로 치매안심센터의 쉼터 프로그램 작품 전시와 치매예방 홍보관 등이 운영된다.
경주국민체육센터에서는 최근 수영 체육지도사 양성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달 31일 경주국민체육센터GX룸에서는 체육지도자 양성반 수료식이 열렸다. <사진> 이 과정은 지난 6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수강들에게 전액 무료로 운영됐다. 총 13명의 수강생이 참여했고, 7명이 수료했다. 그중 1명은 생활스포츠 지도사 2급 자격증에 합격했으며, 5명은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사회의 수영 지도 및 안전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과정은 인명구조요원 자격증 소지자 및 수영 지도자로서의 의지와 역량을 갖춘 경상북도민을 대상으로 했으며, 수영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들에게 제공됐다. 교육 내용은 수영 생활스포츠 지도사 실기 취득을 위한 실습과 수영 강습 지도법이다. 경주국민체육센터 측은 “이번 수영 체육지도사 양성반 과정을 통해 지역 내 수영 지도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안전한 수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올해 하반기 베스트 친절음식점을 선정하기 위해 시민·관광객·유관기관·읍면동장 추천을 받는다. <사진> 추천 기간은 다음 달 31일까지다. 시민과 관광객 대상 참여링크(네이버 폼 https://naver.me/GV2SGOx6) 또는 QR코드를 통해 친절음식점을 추천할 수 있다. 베스트 친절음식점 선정은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위한 글로벌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선정은 1차 추천된 음식점을 대상으로 서면심사를 거쳐 2차 현지심사한다. 현지심사는 응대서비스수준, 고객편의시설, 위생관리, 체감 만족도 등 6개 분야 13개 항목을 평가하게 된다. 평가 결과를 통해 최종 5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5곳은 표창패 수여 및 각종 위생용품 우선 지원 등 부상이 수여된다. 앞서 올해 상반기 베스트 친절음식점은 △요석궁식당(황남동 소재) △산내산천매운탕(산내면 소재) △수석정(월성동 소재) △쿠우동(황남동 소재) △정성한끼(동천동 소재)가 선정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수준 높은 친절서비스 제공으로 경주의 친절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베스트 친절음식점을 선정할 예정”이라면서, 시민, 관광객 등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경주시는 지난달 29일 시청 알천홀에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경주시와 경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함께 주관한 이번 교육은 위기가구 발굴 및 지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인적자원의 조직화와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이날 교육에는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및 담당 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교육은 이경국 동원대 교수가 ‘당신의 이웃은 안녕하십니까?’를 주제로 주위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해결을 위해 민과 관의 역할 정립 등을 강조했다. 특히 영화 속 소재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풀어내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한편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 협력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강화를 위해 형성된 조직이다. 현재 23개 읍면동 429명의 위원이 자발적 참여로 구성돼 있다. 김기호 시민복지국장은 “위기가구,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 발굴과 지원을 위해 민관협력의 중심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부자댁 본가를 비롯, 교촌의 오래된 한옥들은 그 자체로 문화사적 보물들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부자댁은 교촌의 정신적 지주인 곳이기에 눈여겨 볼 곳이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 방문객들이 최부자댁을 들리면서도 정작 소홀히 여기고 지나치는 보물이 있다. 그게 지금 이야기하려는 ‘수조(水槽)’다. 누구보다 최부자댁을 자주 들런 내가 최부자댁 사랑채에 놓여 있는 수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나는 어릴 때부터 경주 일대의 유적을 샅샅이 공부하고 다닌 사람으로 그 수조가 보통의 물건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최염 선생님께 그 수조의 출처를 여쭈어보자 선생님 얼굴에 반가운 표정이 떠올랐다. 선생님 표정만으로 이 수조에 사연이 많겠구나 싶어 가슴이 뛰었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독자들은 이 연재 34회에서 썼던 ‘경옥고’ 편을 떠올려 주시기 바란다. 그 경옥고를 당시 반월성 안에 있던 인왕서당에서 달였는데 문파 선생님께서 인왕서당을 매입한 이유가 비단 경옥고 때문만이 아니라고 한 말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인왕서당을 사들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시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서당운영이 힘들었던 것을 문파선생님이 사들여 운영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 서당은 조용하고 시원해서 글공부하기에는 좋았을지 모르나 사방이 높은 성으로 싸여 있어 쉽게 오고 갈 만한 곳이 못 되었다. 그러니 학동들이 차츰 줄어들었고 그와 함께 서당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문파 선생님은 이곳을 사들여 서당을 서당답게 운영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 경옥고를 고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라 여겨 최부자댁에서 달이던 경옥고를 거기서 달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 중요하게 여긴 이유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그 서당 앞에 놓여 있는 커다란 신라시대 석재 수조였다. 우연히 인왕서당에서 수조를 발견한 문파 선생님은 한눈에 그게 보통 유물이 아니란 것을 알고 그 보물이 훼손되거나 없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수조에 대한 소문이 나면 엉뚱한 곳으로 유출될 것을 고려, 함구하고 서당에 대한 매매를 서둘렀다. 특히 이 시기에 우리나라 귀중한 석재 유물들이 대거 일본으로 밀반출 되던 시기여서 문파 선생님이 유독 신경을 쓴 면도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합한 일본인들은 가장 먼저 우리나라 전역에서 많은 미술품들과 유물들을 긁어모아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식민지 초기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높았던 것이 석물들이었다. 일본이 식민지 정책으로 한창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권세와 부귀가 있는 사람들이 앞다투어 정원을 꾸미면서 진귀한 석물들에 대한 소비가 급등했다. 때문에 일본 골동품 장사들은 우리나라 전역의 절이나 절터, 양반가 등을 돌아다니며 석탑이나 석등, 석재 유물들을 싼값으로 사모아 일본으로 가져가거나 숫제 유물들을 훔쳐서 내보내기도 했다. 그런 시기에 우연하게 절간이나 다름없는 서당에서 눈에 띄는 석조 수조를 발견했으니 문파 선생님도 이것을 허투루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서당과 경옥고를 핑계 삼아 그 집을 사셨지만 어찌 보면 그 서당을 산 첫 번째 계기는 석재 수조에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집을 샀으니 그 안에 딸린 여러 가지 동산(動産)은 자연히 할아버지 차지가 되었고 그 수조 역시 마찬가지였을 테지요!” 문파 선생님이 이런 안목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선생님이 직접 ‘경주고적보존회’라는 민간단체를 만들고 회장을 맡으면서 경주 일원에 대한 유적과 유물 공부를 각별하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그 서당을 살 때 원래 문파 선생님 성품대로라면 마땅히 수조값을 치르고 샀을 테지만 혹시라도 매매 도중에 수조에 대한 소문이 나 엉뚱한 곳으로 유출될 것을 고려한 선생님은 수조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서당에 대한 매매를 먼저 서둘렀다. 다만 원래 제시된 서당 가격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서당을 구입했는데 이 역시 그만큼 수조를 아꼈기 때문일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그 수조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셨던지 인왕서당을 사자마자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그 수조를 집으로 날라 오셨어요. 그러나 수조가 얼마나 무거웠던지 보통의 소달구지로는 바퀴가 견뎌내지 못했어. 수소문 끝에 바퀴에 쇠를 감은 큰 소달구지를 구해서 싣고 와야 했어요. 그러나 워낙 무거운 탓에 그 소달구지마저 견디기 어려워서 목도하는 사람 7~8명을 달구지 곁에 붙여서 숫제 함께 들어 올리다시피 하면서 운반해 와야 했지요. 막상 수조를 집 앞까지 옮겨놓고 보니 이번에는 대문 안으로 소달구지가 들어올 수 없어서 수십 명의 인부가 동원되어 다시 목도한 끝에 겨우 집안에 들여놓을 수 있었어요!” ‘목도’란 옮길 물건이 무거울 때 사람들이 밧줄로 그 물건을 두르고 그 밧줄을 굵은 통나무에 건 후 여러 사람이 어깨에 통나무를 짊어져 나르는 방법을 말한다. 이렇게 공들여 옮지 수조는 그 후 여러 가지 검증 결과 신라시대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다른 수조들이 대부분 사각의 장방형인데 비해 이 수조는 그 모서리가 타원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런 형태로는 유일한 것으로 판명되어 매우 귀중한 석재 유물로 인증되었다. 지금도 이 수조는 영남대학에 기증된 최부자댁에 안전하게 놓여 있다. 영남대학에서 이 수조를 옮겨가지 않아 지금껏 최부자댁에 보존되고 있는 것이 다행할 뿐이다. “할아버지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대학을 세울 생각을 하셨고 세운 학교에 이 수조를 옮겨둘 생각이셨지요!” 그런데 이 수조를 유난히 탐낸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다름 아닌 지금의 고려대학교, 당시의 보성전문을 인수한 인촌 김성수(1891-1955) 선생이었다. 인촌은 보성전문을 인수한 후 몇 번이나 학교 박물관에 기증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인촌 선생과 유독 친했던 문파 선생님이 끝내 기증하지 않았을 만큼 아끼는 보물이기도 했다. 국보급 석조 수조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가 있으면 모양도 좋고 의미도 있을 것이지만 문파 선생님이 끝까지 이 수조를 기증하지 않은 이유도 따로 있다. 문파 선생님은 3.1운동 전, 손병희 선생이 운영하던 보성전문을 인수해 달라고 제안 받았을 때 백산무역주식회사 준비로 그 뜻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대신 인촌을 추천하여 학교를 인수하고 운영하도록 주선했다. “할아버지는 그 일을 두고 두고 아쉬워 하셨지요. 그때부터 할아버지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대학을 세울 생각을 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대학을 세우면 이 학교에 이 수조를 옮겨둘 생각이셨지요!” 그래서였을까 문파 선생님은 인촌을 도와 보성전문 이사로도 참여하면서 많은 기부를 했고 1921년에 김성수 선생이 동아일보를 창립했을 때 창립발기인으로도 참여했지만 끝내 이 수조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문파 선생님은 당신의 소원인 대학설립을 이루었는데 어떻게 이 수조가 아직도 최부자댁에 놓여 있는 것일까? “나도 그게 의문이라...! 할아버지께서 대구대학과 계림학숙을 설립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증하지 않고 사랑채 앞뜰에 놓아두셨거든요. 지금도 가끔 할아버지가 왜 이 수조를 그토록 아끼셨을까 생각해 보곤 하는데 아직도 정확하게 그 뜻을 알지 못하고 있어요” 최염 선생님 말씀에 내가 이런 상상의 해설을 하면서 내 의견을 말씀드려 보았다. 물론 어설픈 추측일 뿐이지만 말이다. “회장님, 이 수조는 신라를 거쳐 고려와 조선,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왕조와 장구한 세월을 거치며 풍상을 견뎌온 석물이잖습니까? 문파 선생님께서 이 수조를 보시며 당신의 마음을 단단히 하고 스스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표상으로 삼지 않으셨을까요?” 최염 선생님은 내 생각에 크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셨다. 선생님도 수조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자주 해보았다며 흔연히 공감하신 것이다. 참고로 최부자댁에는 이 수조 뿐 아니라 사각의 수조가 하나 더 있다. 이 역시 신라시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최부자댁을 찾는 분들은 이 석조 수조들에도 관심 가져 보기를 바란다. 뒤에 나는 분당의 최염 선생님 댁에 들러 이 수조 이외에 선생님이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나전칠기 장롱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근대의 작품처럼 휘황한 문양들을 넣지는 않았지만 정교한 나전 조각들이 박힌 칠기 장롱이었다. 그 장롱이 다른 곳도 아닌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윗대 조상님들 때부터 쓰시던 것이라 새삼스럽게 눈여겨 보았다. 이 외에도 조상님들이 갓을 보관하던 큰 갓집도 직접 보았고 또 조상님들이 사용하시던 오래된 낙관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다른 귀한 물품들은 없다는 것이 최염 선생님의 고백이었다. 최부자댁 조상님들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 이외에 사치스런 물건들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던 모양인지 일반의 생각보다는 가보랄 것이 적은 듯싶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지금보다 50년 이전의 반월성을 기억하고 있다. 내 기억에 인왕서당은 없지만 그 반월성에서 석조 수조를 옮겨오던 문파 선생님과 바퀴에 쇠를 입힌 소달구지, 목도질에 매달렸을 인부들을 상상하면 숙연해진다. 이 무거운 수조를 옮겨오면서 내심 뿌듯하고 다행으로 여기셨을 문파 선생님의 마음도 떠올려 본다. 일본은 말할 필요도 없고 영남대학교나 고려대학교에 있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수조를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