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초부터 경주시 도시부 간선도로 17개 노선의 차량주행 제한속도가 현재속도보다 시속 10km 낮춰진다. 경주시와 경주경찰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안전속도 5030’ 사업에 맞춰 제한속도표지판 교체 등 시설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안전속도 5030은 주행제한속도 하향으로 보행자 안전 확보와 사망자 감소를 위한 정책이다. 도심부 주요 간선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하향조정하고, 주택가 이면도로, 주거·상가지역 및 보행량이 많은 도로는 30㎞로 낮추게 된다. 경주시는 원활한 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 10월 행정예고를 했으며, 시설개선사업은 이달부터 시작해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시설개선사업이 완료 되는대로 하향된 제한속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정책 시행에 따라 제한속도를 하향하는 도로는 도심 내 17개 노선이다. 현재 제한속도 70㎞인 태종로(광명삼거리~서천교네거리), 서라벌대로(금성삼거리~배반네거리), 산업로(용강네거리~신당교차로) 등 3개 노선은 60㎞로 하향 조정된다. 나머지 14개 노선은 50km로 하향 조정된다. △대경로(광명삼거리~서천교네거리) △원화로(배반네거리~용강네거리) △용담로(황성지하도~서경주역인근삼거리) △금성로(금성삼거리~경주여고삼거리) △알천남로(황성대교삼거리~구황교네거리) △알천북로(경주예술의전당삼거리~구황교북편) △흥무로(서천교네거리~정문약국) △포석로(내남네거리~오릉네거리) △동대로(동대교네거리~서경주역입구) △태종로(서천교네거리~팔우정삼거리) △화랑로 (영마을삼거리~경주역삼거리) △북문로(경주세무서삼거리~장군교삼거리) △양정로(선덕여고네거리~전랑지입구) △분황로(분황로입구삼거리~분황사삼거리) 등이다. 시는 다만, 순환도로 기능이 강한 강변로와 산업로 일부구간은 제한속도를 조정하지 않고 현행 속도를 유지하게 되며,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추후 시행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5년에서 2019년까지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사망자수 감소율 48% 및 연평균 감소율 12%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교통사고 없는 사람 중심의 안전한 국제문화관광 도시 경주를 조성해 시민과 관광객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18일 쪽샘지구 고분 위에 차를 정차해 논란을 일으킨 SUV차량 운전자 2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사건경위 등을 파악하는 등 조사를 벌였다. 시는 A씨가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19일 경주경찰서에 고발할 방침이다. 문화재청과 경주시에 따르면 신고자의 사진에 찍힌 차량번호를 조회해 고분 위에 ..
경주시는 오는 24일 경주실내체육관 남문 옥외휴게소에서 ‘1사-1청년 멘토링 취업캠프’를 연다. ‘1사-1청년 더채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취업캠프는 경주지역 대학 재학생, 미취업 청년(만39세 이하) 구직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멘토링 취업캠프는 12일부터 20일까지 참가신청을 받고 있으며, 50명 선착순..
대릉원 돌담길의 이팝나무와 왕벚나무 가로수들이 정성 가득한 예쁜 손뜨개 옷을 입고 겨울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경주 손뜨개 모임인 ‘해피 크로쉐’와 ‘뜨실라’ 회원 23명과 경주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봄부터 정성스레 만들어 온 손뜨개 옷을 대릉원 후문 태종로의 이팝나무와 돌담 옆 왕벚나무 가로수 126그루에..
경주시도시재생뉴딜사업 황오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마을 활동가 양성을 위한 원도심 도시재생대학 및 주민·상인대학 교육생을 오는 25일까지 모집한다. 원도심 도시재생대학 오는 30일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한다.마을 활동가 양성 과정과 퍼실리테이션 과정으로 구성돼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서로 간..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불국사를 전격 방문했다. 이날 세계문화유산 불국사를 찾은 정 총리는 경내 총지당에서 종우 불국사 주지스님,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 등과 함께 자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주낙영 시장은 지지부진한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에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우선 ..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방사선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생활주변 방사선 측정서비스를 시작한다.이는 국민들이 공단 홈페이지에 생활 주변 방사선이나 환경방사선 측정을 요청하면 공단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측정해주는 서비스다.공단 홈페이지 사회적가치 대국민서비스 내에 있는 ‘방사선 측정서비스’를 통해 국민 누..
질병관리청에서 방역 생활화를 위해 홍보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 모범사례’에 경주 늘푸른요양병원이 선정됐다.경주 늘푸른요양병원은 지난달 2일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한 이후 경주시보건소와 경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의 발 빠른 대처로 긴급하게 환자와 직원 530명 전수검사 실시 및 7병동 전체 코호..
경주시는 12일 The-K호텔 경주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활로 개척의 일환으로 언택트(untact)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수출상담회에는 47개 지역 업체가 참가신청을 해 39개 업체가 베트남, 인도,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 24명의 해외 유력바이어와 온라인 화상상담 방식으로 1대1 ..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 5월 선정한 언택트 경북관광지 23선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관광트렌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특히 23선 중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 1월~4월 9000여명에서 5월~9월 4만8000여명으로 약 5배 증가해 언택트 23선 중 가장 큰 관광객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는 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2021년도 유기질비료·토양개량제 지원 사업 신청을 받는다. 이는 토양 비옥도 증진과 토양환경 보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원되는 비료는 유기질 비료 3종(혼합유박, 혼합유기질, 유기복합)과 부숙유기질 비료 2종(가축분퇴비, 퇴비)이다. 비종에 ..
경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 및 감기·독감 등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비해 한빛아동병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해 11일 개소식을 가졌다. 진료는 9일부터 시작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은 겨울철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한 호흡기 환자들이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거부당하는 사례 발생에 대비한 것..
지금은 그 자리에 위치한 배롱나무 가지가 사라져 옛 모습 찾을 수 없지만, 천 년 신라의 전설이 담긴 80년대 서출지를 펜과 잉크로 옮기며 아련한 추억을 되새긴다. 서출지의 배롱나무와 조선후기 임 적이 세운 정자 이요당.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와 산불로 인한 자연자원 훼손을 막기 위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가을, 겨울철 크고 작은 화재는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화재발생 요주의 장소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안전 홍보와 안전점검, 난방기구 등의 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대형 공사현장과 공장과 전통시장, 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하는 대형화재는 인명과 재산피해가 큰 만큼 관계기관의 특별점검과 함께 시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전통시장의 경우 난방기구 사용 안전수칙을 철저히 홍보하고 노후 된 전기시설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 사전에 교체해야 한다. 또 매년 대형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신축공사장이나 공장도 관계자들이 화재예방 관련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겨울철 주택 화재는 대부분 난방용품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전원을 연결한 후 이상 유무 확인, 전선의 피복상태 확인, 전열부 주변 먼지 제거여부, 콘센트 적정사용 여부 등을 철저히 살펴야 한다. 또 난방용품 주위에 빨래를 말리거나 라이터와 같은 인화물질은 절대 두어서는 안 된다. 주택 화재는 시민들이 경각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역 주요 국립공원을 찾는 등산객이 급증하고 있다. 가을철은 등산객의 부주의와 추수기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 등으로 인해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등산객들은 발화물질 휴대를 금하고 주민들도 논·밭두렁이나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경주시와 경주소방서도 최근 화재와 산불예방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대적인 예방활동을 시작했다. 시는 최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에 맞춰 본청과 읍면동에 산불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경주소방서도 2020년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을 수립 지역 공동주택 96단지 엘리베이터·현관에 비치된 알림판에 소방안전소식을 게시해 입주민의 화재예방의식 고취 및 화재 대응·대피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재를 막기 위해선 관계기관의 철저한 예방활동과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민들이 화재예방을 철저히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경주시의회 ‘경주예술의전당 운영실태 대책반’이 경주시가 경주예술의전당 운영사에 운영비 등으로 매년 약 26억원의 시비를 투입하고도 정산서 제출을 요구조차 할 수 없도록 규정해 놓은 ‘BTL(임대형 민자사업) 표준 실시협약’의 개정에 나서 주목된다. 시의회 대책반은 최근 그동안 불합리한 BTL 표준 실시협약의 개선을 위해 법적 검토를 해왔지만 법 개정 없이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회에 이를 건의했다고 한다. BTL 표준 실시협약은 기재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의 공공투자관리센터가 BTL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5년부터 민간투자법령에 따라 ‘표준 실시협약’을 작성 및 수정해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실시협약의 시설관리·운영 세부요령에 따르면 ‘운영의 전제조건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실시협약에서 정한 운영비를 사후에 정산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2011년 발표한 표준 실시협약 해설에 따르면 BTL 민간투자 사업제도 아래에서는 운영비용은 시설완공 이후 운영기간 중 시설물 유지보수비용, 사업관리비용 등 운영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제반비용을 합산한 금액으로, 매년 균등금액으로 정해 주무관청이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그리고 실시협약에 따라 주무관청이 사업시행자에게 운영비를 지급했다면 민간투자사업의 취지상 민간의 운영비 집행내역을 주무관청이 확인하거나 운영비 정산을 요구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시는 운영사와 실시협약에 따라 2010년부터 2030년까지 20년간 매년 수십 억 원씩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회는 매년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데도 운영자가 운영비 집행 내역을 제출하지 않는 악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가 내용연수가 짧고 정기적으로 교체돼야할 시설 및 장비의 교체를 위해 매 분기 운영비에서 안분해 별도에 계좌에 적립해 놓은 대체충당금 51억 원도 운영사에서는 시설 개선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의회가 경주예술의전당 운영비 집행 내역 공개를 주장한 것은 투명한 운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주문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에 시의회가 ‘BTL 표준 실시협약’ 개정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방자치시대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불합리한 규정에 의해 세금이 낭비되고 서로 충돌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 안건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인 검토와 개정을 기대한다.
토기(土器)는 흙, 특히 점토(粘土)로 만든 그릇을 말한다. 신석기 시대에 발명되었다고 추정되며 도자기 중 가장 원시적이다. 한국에서는 즐문식(櫛紋式), 채문식(彩紋式) 토기 등이 있다. 점토(粘土,Clay)는 석영, 장석 같은 암석이 풍화 직경 0.01mm 이하로 분해된 흙으로 물에 이기면 점성을 가지며 토기의 원재가 된다. 한국에서 최상급의 점토는 내남 노곡, 안강 노단, 영천 봉전에서 나오는 찰흙이다. 이에 비해 고령토(高嶺土,Kaolin)는 장석류(정장석, 소다장석, 회장석)의 풍화작용에 의해 생성되고 도자기(陶瓷器)의 원료, 즉 태토(胎土)가 된다. 도자기는 도기(陶器)와 자기(瓷器)의 합친 말이다. 열가소성(熱可塑性)의 온도차로 대략 분류하면 연질토기(600-800도), 도기(800-1000도), 경질토기(1000-1200도), 자기(1200-1300도) 로 나뉜다. 신라토기는 경주를 중심으로 울산·포항 등의 물질자료의 양상이 같게 되는 3세기 후반 이후부터 생산·소비된 토기를 신라토기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9세기 후반까지 유지되다가 10세기에 들어오면서 사라지고 고려 도기와 자기의 형태로 계승되었다. 구체적으로 신라토기의 제작과정을 리뷰해 보자. 신라토기는 신라시대 만들어진 연대(年代) 개념의 토기의 보다도 더욱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신라 장인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만든 유니크한 제작기법의 토기이다. 먼저 점토로 원형을 물레(輪臺,陶車)로 만들거나[예-장경호토기], 직접 손으로 빚어서 소상(塑像)을 만들기도 한다[예-토우(土偶)]. 가공된 원형을 일정기간 음지에서 말린 후, 가마에 가지런히 넣고 불을 때기 시작해 점진적으로 900~1300 도 까지 온도를 올리는데 이때 주로 소나무를 사용한다. 잡목은 그 재가 채이어서 1000도 이상 온도를 올릴 수 없다. 이에 반해 소나무는 재가 저절로 삭아버리고 불과 함께 없어져 1300도 까지 올릴 수 있다. 또한 소나무는 불탈 때 산소가 많이 나온다. 약 7~10일 까지는 아궁이를 닫고서 불을 지피고, 나머지 7~10일은 불구멍을 열고 서서히 식힌다. 특히, 마지막 불을 너무 많이 때어 급하게 처리하면 색깔이 검게 나온다. 가끔씩은 소나무로 불을 때어 거의 1300도 이상 올릴 때 완급의 정도와 불 아궁이 개폐의 정도, 가마내 순간적 산소함유량에 따라 아주 푸른 빛깔의 토기작품이 나오기도 하는데 정말 미려(美麗)하다. 이는 고도로 숙련된 토기 전문가의 노회(老獪)한 스킬과 경험의 법칙에 의거한다. 마지막으로 신라토기의 결정적인 특징을 알아본다. 첫째, 다공질로 공극(空隙)이 엄청 많아 안팎으로 숨 쉬고 살아있는 그릇이다. 경주 남산서 출토된 골호(骨壺,뼈단지) 속 뼛가루는 1300여년이 지나 출토되어도 어제 화장한 것처럼 변함없고 뽀송뽀송하다. 둘째; 음식을 담아 놓아도 평균 1주일 정도는 변성이 되지 않는다. 물을 채워 놓으면 평균 2주간은 그대로 맑고, 비린내가 없다. 셋째; 랩 비닐(Wrap Vinyl)을 토기 잔 위에 붙이면 절대 안 붙는다. 도기(陶器)나, 자기(瓷器), 일반그릇에 랩을 붙이면 붙는다. 이렇게 경주의 오랜 역사성을 가진 유서 깊고 품질 좋은 토기가 점차 우리의 마음에서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심지어 골동품으로서의 가치조차 자기나 유기에 비해 턱없이 저평가 되고 있다. 경주의 예술혼 일부가 푸대접 받고 있지 않는지 의문을 제시해 본다. 짐작하건데 출토 유물이 많아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 이외에 토기를 지나치게 얕잡아 보는 안목의 부제가 토기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경주가 가장 많은 토기 출토 유적지라고 볼 때 그 잘못을 바로 잡는 출발 역시 경주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 신라 토기명장은 경주의 배용석, 윤호웅 두 분 뿐이시다. 개인적으로 배용석 토기명장님을 2006년부터 알게 되었고, 시간 날 때마다 찰흙의 소성 및 물레작업, 가마 불 때는 방법, 가마 불 식히는 방법, 나무재료와 불의 온도조절에 따른 색깔차이 등을 견학하고 공부했다. 차제에 이 명품토기를 제작 하시고, 한평생 신라토기 재현에 혼을 쏟은 배용석 토기명장님께 삼육대례(三六大禮)의 예로 거듭 감사를 표합니다.
미국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낙승이 점쳐지다가 막상 개표가 시작되니 패색이 짙었다. 그러다가 우편투표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승세를 굳혔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우리 한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곳 경주에서도 사람들 여럿이 모이면 흔히 이에 관해 말을 나누는 것을 목격했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의 하나인 남북평화공존을 계속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친분을 쌓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어 북미협상이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품격 없는 말이나 인종주의적 색채, 국제질서에서 미국의 이해를 너무 극단적으로 우선하여 몰아붙이는 일방적 외교와 통상정책 등에서 불편한 기색의 사람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단순히 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D.C이나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라고 말해진다. 미국은 현대판 로마제국이다. 미국에서 한 번 살아보면 이 말뜻을 짐작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세계는 회전한다. 그리고 미국의 교육 당국은 어린 학생들에 대한 교과과정에서 로마제국에 관하여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은 내용을 넣는다. 그들이 자라서도 미국에 대하여 가질 자부심을 불어넣는 것이다. 미국은 이 로마제국의 후예로서 ‘세계경찰’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래서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 전반에 걸쳐 그 영향력을 강력히 행사해왔고, 그 선거는 지구촌 어디에서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중국의 파워도 날로 강해질 것이다. 나는 2007년 초 중국 인민대학에서 객좌교수로 임명되었는데, 연설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청중들에게 말했다. “지구상에는 애초에 두 나라가 있었다. 다른 나라들은 일어나고 사라지는 변방의 나라들이지만 중심국가는 단 두 나라다. 그것은 중국과 로마다. 중국은 근대에 들어 서양 열강의 침략에 의해 치명상을 입고 엎어졌으나 이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로마는 현재의 미국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세계질서는 중심국가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급속히 재편될 것이다. 중국이 지금은 여러 가지 곤란한 제약요건에 눌려있으나 조만간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를 박차고 나올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 함께 세계 중심국가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것은 머지않았다” 나는 미국의 차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 달리, 역사적 안목을 갖고 세계사적으로 매겨진 중국의 이런 역할을 수용하기를 바란다. 바이든 대통령 하에서 미국의 외교관계는 상당한 변용을 겪을 것이다. 당장 취임하는 날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했다. 이제 과도하고 일방적인 미국 우선의 외교를 탈피하며, 상호존중의 토대가 중시되는 점잖은 외교로 복귀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중동사태로 워낙 미국은 큰 출혈을 해왔기 때문에 타국에 양보할 여력은 많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독재체제의 파트너를 선호한 것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의 지도국가(캡틴 아메리카 Captain America)로 다시 복귀하는 이상 당연히 인권의 측면을 주된 외교의 잣대로 내세울 것이다. 한국과 관련해서도 한국 정권을 담당해온 친문세력이 갖는 네오파시즘(Neo-Fascism)적 성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핵화와 인권중시의 원칙을 훨씬 강조할 것으로 본다. 이는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출구가 봉쇄되어 답답한 국면이 연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이 향후 중국에 대한 압박은 계속하되 보다 현실적 감각으로 중국이 갖는 세계사적 위상을 존중하는 태도로 바뀌면, 미중관계가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을 많이 흡수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바이든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직을 수행하여 우선 미국 사회가 통합되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 우리를 포함한 세계가 좀 더 안정적인 비전을 갖고 기후위기 등 인류에게 닥친 세찬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한다.
묵헌(黙軒) 이태수(李泰壽,1799~1857)는 회재선생의 혈손인 잠계(潛溪) 이전인(李全仁,1516~1568)의 직계 후손으로, 1799년 옥산 독락당에서 부친 이진연(李眞淵,1778~1820)과 모친 월성정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잠계공의 아들 구암(求庵) 이준(李浚,1540~1623) … 이홍후(李弘煦)-이익규(李益圭)-이수담(李壽聃)-이의식(李宜植)-이희성(李希誠)-조부 이립(李岦,1740~1805)의 가계를 이루며, 평소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났다. 인동장씨 장억주(張億籌)의 따님과 혼인해 성재(省齋) 이기원(李紀元,1830~1879)·이기서(李紀瑞,1841~1906) 등 2남 2녀를 낳았다. 지난해 『안강문화연구회』「비화원」19호에 게재된 ‘黙軒 李泰壽의 「南遊日記」 考察’을 통해 조선후기 경주문인의 유기문학 연구와 감포의 용굴[공암(孔巖)]에 대한 기록 등을 소개한 적이 있다. 회재는 24세이던 1514년(중종9) 별시에 응시하러 가면서 「서정시(西征詩)」를 남겼고, 당시 과거에 합격해 권지 교서관 부정자(權知校書館副正字)가 되었다. 1851년 53세의 묵헌 역시 22세의 아들 이기원과 함께 봄날 2월 20일 집을 출발해 3월 15일까지 한양에 도착하는 26일간 740리 여정의 「서정기(西征記)」기록을 남겼으며, 유람 중에 지인을 만난 것과 과거시험장에 대한 내용 등을 중심으로 일정별 서술을 하였다. 본 연구는 「비화원」20호에 ‘黙軒 李泰壽의 「西征記」 考察’로 게재될 예정이다. 묵헌의 「서정기」는 유람의 날짜·날씨·이동장소와 만난 인물들 그리고 이동거리 등 일기형식의 기록 구성을 갖는다. 조선후기 다양한 글쓰기 방식이 향유된 유기문학의 흐름으로 보더라도 매우 축약되었으며, 긴 여정의 글을 일정별로 나누고, 일정별 서술과 감상기행문의 장점만을 취해 유록을 기술하였다. 이는 조선후기 유기에서 드러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글쓰기 양식으로, 묵헌 역시 다양한 유기문학을 접하고, 자신만의 축약되고 응축된 글로 승화시켰다. 묵헌은 집에서 영천을 지나 구미, 김천, 충북 영동 황간, 충남 대전, 충남 천안, 경기도 수원, 평택 등을 거쳐 한양에 도착하는 총 296km 이상의 장거리 유람을 하였다. 오랜 여정에서 달성평의 딸과 사위를 만났고, 아들과 과거시험장을 둘러보고,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임금의 능행(陵行)을 보았다. 때로는 옛 경주부윤을 만나 고마움을 표하고, 지인을 만나 회포를 풀었다. 그저 평범한 유람으로 보이지만, 정작 유람 이후 아들 이기원은 훗날 44세 되던 1873년(고종10)에 식년시(式年試) 성균관 진사에 올랐고, 평소 묵헌 자신이 못다 이룬 학문의 뜻을 아들이 일으켰다. 묵헌과 아들 이기원의 머나먼 동행은 유람을 통해 선대의 가업을 잇고, 학문의 뜻을 품는 기회의 유람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유람배경을 갖춘 유록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정기」 - 이태수 2월 20일. 아들 이기원(李紀元)과 함께 이불점(二佛店)에서 점심을 먹었다. 30리를 걸었다. 배병천(排兵川)에서 묵었다. 40리를 걸었다. 이날 70리를 걸었다. 2월 21일. 날씨 흐림. 신녕현(新寧縣)에서 점심을 먹었다. 30리를 걸었다. 의흥(義興:군위) 신현점(新峴店)에 도착하였다. 30리를 걸었다. 비를 만나 흠뻑 젖었고, 해 질 무렵 달성평(達城坪) 딸네 집에 도착하였다. 20리를 걸었다. 이날 70리를 걸었다. 여러 날을 묵었다. 2월 25일. 맑음. 아들 이기원이 발에 병이 나서 잠시 선산 구미시장에서 쉬었다. 30리를 걸었다. 겨우 조금씩 개령(開寧:김천) 마암(馬巖) 밖으로 가서 묵었다. 20리를 걸었다. 3월 1일. 용전(龍田) 송 집의(執義) 댁에 도착하였다. 먼저 참봉 3형제에게 가서 주변에서 술을 주고받은 후에 들어가 장석(丈席:학문과 덕망이 높은 사람)을 뵈었다. 보살피고 사랑하는 법도가 더욱 예년보다 배가 되었다. 그때는 전라도 광주인 박정휴(朴鼎休) 집에서 묵었는데, 하룻밤을 더 묵었고, 아침마다 음식을 대접받았으며, 본댁(아내)도 그러하였다. 3월 6일. 이른 아침을 먹고 옹봉(甕峰)에서 수업하였다. 15리를 갔다. 사근평(肆覲坪)에서 점심을 먹었다. 15리를 갔다. 과천읍(果川邑)에서 묵었다. 40리를 갔다. 이날 70리를 갔다. 3월 9일. 미동(美洞) 참판 윤치겸(尹致謙) 댁을 방문하였고, 들어가 뵈었는데 깊은 마음의 태도가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 이때 한성부윤에 재직하였다. 3월 10일. 삼일제(三日製)를 설장(設場)하였기에 관광(觀光)하였다. 시제(試題)는 ‘天下利之而勿德是謂大仁’이다. 이날 50명을 먼저 뽑았는데, 3명이 초시(初試)에 붙었고, 47명은 상격(賞格)에 붙었다. 3월 13일. 정시(庭試)를 베풀다. 시제는(試題)는 ‘至于文武纘太王之緖’이다. 이날 처음 뽑힌 급제자가 5명이었다. 3월 15일. 임금께서 파주 능행(陵行)하는 위엄의 장관을 보고, 한강을 건너 돌아왔다.
우리가 사는 경주는 동학의 발상지입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민족사상이자 민족종교인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 선생과 동학의 교리를 확립하고 온몸으로 실천한 해월 최시형 선생은 민중의 마음에서 진리를 전파한 두 지도자였습니다. 그분들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경주에서 탄생했다는 것은 경주시민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운 선생이 태어나고 ‘사람마다 마음속에 한울님을 모셨으니 사람이 곧 한울(인내천사상)’임을 깨달아 포교활동을 하고 또 그의 유해를 묻은 곳, 곧 동학 천도교의 성지가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에 있는 ‘용담정’입니다. 현재 구미산 기슭 약 40만 평의 땅에 들어선 수도원 시설이지요. 국립공원 구미산(해발 594m)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용담정은 동학의 발상지라는 역사적인 사실 외에도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여러 곳에 소개되더니 최근엔 많은 사람들이 이곳 용담정을 찾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이 노랗고 빨간 단풍 아래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다보니 한 가지 바람도 생깁니다.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동학의 교주인 수운 최제우 선생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서 잠시라도 느껴보고 가는 것입니다. 용담정 입구인 성화문 왼쪽에 천도교와 관련한 홍보책자와 신문이 비치되어 있으니까요. 특히 요즈음 가을이 깊어질때면 단풍나무와 가로수인 은행나무가 조화를 이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성화문’이 나타나고 성화문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이윽고 일자형 한옥으로 단아하게 지어진 용담정이 곱게 물든 떡갈나무들과 조화를 이루는 용담교 사이로 보입니다. 용담정 옆 수목들과 계곡 아래 흐르는 물소리는 용담정에 정신의 깊이를 더하는 듯합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그 기운을 느끼는지 목소리를 낮추고 조용히 용담정 안을 들여다봅니다. 용담정은 최제우 선생이 동학을 포교하고 ‘용담유사’를 쓴 곳으로 사당 안쪽에는 영정 사진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75년 시멘트건물에 기와를 올린 것으로 용담유사에 나오는 옛 용담정은 아니지만 용담정 안에는 천도교의 기도의식인 청수봉존(淸水奉尊)을 할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해월선생에게 동학의 못다 이룬 유업을 당부하고 대구 관덕당에서 참형을 당한 수운 선생을 기려 김지하 시인은 이렇게 썼습니다. ‘아아 꽃 한송이/ 이슬처럼 지네/ 매운 눈보라 속/ 철이른 꽃 한송이/ 이슬처럼 지네/ 비바람 눈보라 거듭 지나면/ 영원한 봄 오리라 말씀하신 분’이라고요.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 / 그림=김호연 화백
발레는 여성 무용수의 푸에테처럼 솔리스트의 독무에서 받는 감동도 크지만, 감동으로 치면 남녀 무용수가 함께 어우러지는 2인무도 만만치 않다. 2인무를 파드되(pas de deux)라고 부르는데, 주연 무용수가 추는 2인무는 수식어 하나를 더 붙여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라고 부른다. 그랑 파드되는 크게 다섯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남녀 주연 무용수가 입장하여 인사를 나누는 앙트레(entrée)다. 남녀가 함께 입장하기도 하고, 따로 입장하기도 한다. 앙트레는 대체로 짧게 지나간다. 남녀가 만났으니 가볍게 춤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는 2인무를 추는 아다주(adage)다. 아다주는 ‘느리게’란 뜻을 가진 아다지오(adagio)에서 왔다. 그래서 느린 곡에 맞춰 춤을 춘다. 남성보다 여성이 돋보이는 코너다. 남자 무용수의 도움을 받아 여성무용수가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세 번째는 남성 무용수가 개인기를 보여주는 남자 바리아시옹(variation)이다. 이어서 네 번째 단계에서는 여성 무용수의 솔로 무대인 여자 바리아시옹이 펼쳐진다. 바리아시옹에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멋진 개인기의 향연이다. 아크로바틱한 점프와 회전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낸다. 마지막은 코다(coda)다. 코다는 마지막 곡이란 뜻이다. 마지막에는 느리지 않다. 남녀 주인공이 빠른 음악(allegro)에 맞춰 경쾌하게 파드되를 춘다. 여성이 돋보이는 아다쥬와는 달리 코다에서는 남녀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환상적인 커플연기를 보여준다. 그랑 파드되도 고전주의 발레를 특징짓는 주요 형식 중의 하나다. 발레공연을 보면서 남녀 주인공이 앙트레하는 장면부터 마지막 코다까지 각 단계를 음미해 보시라! 발레 공연보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