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립축산식품부 주관 ‘2019년 버섯배지 관리센터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된 농업회사법인 (주)다인이 설립예정이었던 ‘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지역은 경북도내 1위의 버섯 주산지로 폐배지를 활용한 축산사료 및 농가 퇴비 공급을 통해 버섯산업 활성화는 물론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가 설립예정지인 내남 박달리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며 사업 자체를 난항에 빠졌다. 지난 15일 경주시청에서 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 설립을 반대하는 박달1리 주민들과 찬성하는 본동 주민들이 동시집회를 가지며 주민 간 갈등이 깊어졌다.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청정한 박달리에 폐기물이 왠 말이냐”며 “주민들이 반대하는데도 설립을 강행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폐기물 공장이 들어서면 환경오염은 물론, 자연경관도 훼손될 텐데 왜 주민들이 반대하는 공장을 설립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활용센터 설립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존 박달리에 살던 사람들도 아닌, 전원주택단지에 새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원주민들은 농가에 도움이 되는 폐배지 재활용센터설립을 찬성하는데 농가도 아닌 전원주택의 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걱정해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부지는 박달리 633-2, 634, 637, 638, 639의 총 5필지다. (주)다인은 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의 설립을 위해 수차례의 주민설명회와 유사업체 현장 답사를 가졌지만, 지난 15일 개발 인가심의 중 폐기물처리업 사업에 관한 적합여부에서 부적합을 받으며 부결됐다. 부적합 사유는 설립 예정지 200m 안에 하천부지가 있다는 것. (주)다인 관계자는 “사업부지의 자원순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하천부지 200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시관리계획 결정 인가 심의를 신청해 진행하고 있었다. 심의 당일 폐기물시설 설립관련 부적합 결과가 심의결과를 부결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농림축산부의 조건부로 선정된 법인의 조건을 모두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지자체에서 부결 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고 말했다. 또, “이 개발이 부적합 하다고 판단이 들었다면 처음부터 진행하지도 않을 인가심의였다. 국토개발법이나 경주시 조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아무 문제없는 부분이다. 폐기물처리업 사업에 관한 접합여부는 심의가 끝난 후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설립 예정지 200m 안에 하천이 있기 때문에 폐기물시설 설립이 불가능 하다. 사업체 측에 이를 분명히 전달했었고, 사업체 측이 이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시설을 도시관리계획시설로 인가받으려 심의를 준비해왔지만 인가심의가 계속 연기 된 걸로 알고 있다. 인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접수한 상황이라 부적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주)다인이 추진중이던 ‘버섯배지관리센터(수확후배지 재활용센터)’는 버섯 수확후 폐기물로 분류되는 버섯 폐배지를 건조시켜 축산농가의 발효사료, 사료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시설로 국비 20억, 자부담 5억 총 25억규모의 농립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이었다. 이번 인가심의가 부결되면서 (주)다인은 6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황오동 도시재생뉴딜사업 성공을 위한 심포지엄이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지난 16일 성동시장 상인회 교육장에서 열린 황오동 도시재생뉴딜사업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황오동 원도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은 경주시 도시재생 현안진단과 추진 전략을 주제로 김경대 한동대 교수가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민대식 단장(영주문화관광형시장), 천명기 작가(비루박봉사단), 이성주 편집국장(경주신문), 정희근 센터장(경주지역자활센터), 박기섭 위원장(황오지구 주민협의체)이 활성화 방안을 피력했다. 황오동 도시재생사업은 지난 2018년 8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1월 경주시 도시재생 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민협의체 결성과 주민 설명회 등이 이뤄졌지만 사업 진척은 그리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 예산 250억 가운데 황오커뮤니티센터, 황오 프론티어밸리 조성 등 고정시설투자에 75% 가까운 예산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고정시설 완공 시점이 3년 후로 전체 사업기간 5년 중 4년이 지나버린다. 발제자로 나선 김경대 교수도 사업기간 내 사업 성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경주는 대부분 예산이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다. 약 75%를 건물 매입과 건축에 쓰이고 있다”면서 “또한 하드웨어 구축에도 오랜 시간이 걸려 빠른 시간에 하드웨어가 구축되지 않으면 다른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 5년의 사업 기간 중 하드웨어 구축에만 3년이 걸리고 나머지 1년 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시간적 문제가 있다”며 “완공 시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을 이끌고 있는 민대식 단장은 중·장기적 관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민대식 단장은 “경주는 지금처럼 성동시장과 중앙시장, 중심상가, 북정로상가, 봉황로상가, 북부상가 등으로 나눠져 경쟁하고 갈등한다면 미래가 없다”면서 “원도심 상권은 하나의 상권 활성화 구역으로 통합해 중장기적 발전 방향을 수립하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성주 편집국장은 도시재생 성공 요건을 주민과 행정, 센터 간 소통이라 강조했다. 이 국장은 “전국에서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순탄치 않으며 도시의 정체성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이들 지자체는 대부분 행정과 센터, 주민들 간의 소통 부재로 인해 사업이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주의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시작한 도시재생이 실패로 끝난다면 있는 자원도 제대로 활용 못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중심이 강조되기도 했다. 박기섭 황오지구 주민협의체 위원장은 관주도의 도시재생이 아닌 주민 중심의 도시재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공무원들의 관주도형 도시재생, 자기들이 용역을 받아야만 한다는 교수들의 무책임한 사고방식, 무성의한 교육 용역 업자들까지 도시재생이 국토부의 요건을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도시재생의 중심은 주민이며 사업이 지속성을 갖추기 위한 여건이 마련돼야 주민 참여와 성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도시재생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 가운데 천명기 작가의 탐욕이라는 주제가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천 작가는 탐욕을 조절하지 않으면 도시재생은 추진은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 김광석 골목길 도시재생을 겪으며 도시재생은 탐욕이 우선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 예산 250억에 대한 생각이 모두가 다르다. 누구는 이곳에서 월급, 사업, 개발, 일자리 등 탐욕이 앞서기 때문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이다”면서 “도시재생을 성공시키려면 예산을 대부분 반납하고 작은 것부터 주민이 할 수 있도록 예산 집행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대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사 직전의 지역관광업계 하루빨리 대책이 세워지길…
경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21일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의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감사결과에 분노와 상실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감사 발표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국민..
국민의힘 김석기 국회의원은 20일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1호기 즉각 재가동과 경주시에 피해를 보상할 것으로 촉구했다. 김석기 의원은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타당성 감사결과 발표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국민 사기극임이 만천하에 밝혀졌다”며 이같..
감사원이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핵심 근거인 경제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감사원 감사 결과 의결은 국회가 지난해 9월 30일 감사를 요구한 지 385일 만이다...
19일 오후 1시 11분경 외동읍 연안리 동해선 냉천건널목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곡물 트레일러가 충돌했다.이 사고로 열차에 타고 있던 50대 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트레일러와 열차도 일부 파손됐다.경주소방서에 따르면 트랙터가 끌고 가던 곡물 트레일러의 연결고리가 철도 건널목에서 빠지면서 동대구역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19일부터 11월13일까지 KORAD 방폐물관리 미래기술 아이디어와 30초 UCC 공모전을 개최한다. KORAD 방폐물관리 미래기술 공모전은 12월 2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술개발’을 주제로 열리는 제7차 방폐물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SaRaM)과 연계해 국민들의 참신하고 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2020대한민국 SNS대상 관광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SNS채널을 통해 경북여행자원 홍보 및 여행매력을 전달한 실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방 관광공사 중에서는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다. 공사는 2014년부터 경북나드리 홈페이지..
경북도의회 배진석 의원이 경주 도심 최고고도지구 변경을 촉구했다. 배 의원은 16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19회 임시회 제2차 정례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성건동보우주택과 성건주공 및 주공연립아파트 일원의 최고고도지구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배 의원은 먼저 이곳은 748세대 2000여명 주민이 사는 삶의 보금자리로,..
요양보호사와 입원 환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지난 1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던 늘푸른요양병원의 격리가 16일 해제됐다. 경주시는 경상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역학조사관의 결정에 따라 이날 정오를 기해 늘푸른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늘푸른요양병원 7병동에서 요양보호사..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에 따른 지역 지원방안 협의를 추진할 민관 협의기구가 16일 설립·출범했다.‘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협의기구’가 이날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출범식 후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운영규정과 운영계획 등을 제정·수립하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기구에는 경주시, ..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이 기존 KOSHA18001에 ‘경영자 지원, 근로자 참여 및 이해관계자 확대’가 추가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내표준 인증(KOSHA MS)을 취득했다고 15일 밝혔다.안전보건경영시스템은 최고경영자가 기업경영 방침에 안전보건정책을 선언하고 이에 대한 실행계획을 수립·실행·점검해 지속적인 개선..
경주시가 지난 12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의 방역방침에 따른 것이다. 거리두기 1단계기준은 지역 확진자 중심으로 일일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투명 사례 비율 5% 미만, 방역망 내 관리 비율 상승 또는 80% 이상 동일 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9월 27일부터 최근 2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9.4명으로 ‘50명 미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감염경로 불투명 사례 비율도 19%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지역 확진자 53명, 해외 확진자 31명 등 총 8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코로나 19 확진자가 여전히 100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경제적 피해를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경주에서는 9월 11일 67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이달 12일까지 해외입국자를 포함해 총 3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 현재까지 경주에서 발생한 총 확진자는 99명으로 이제 세 자릿수가 코앞이다. 아직 일일 확진자 수가 1단계 기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내린 완화된 조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을과 겨울 대유행을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이제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 사료된다. 그동안 금지되었던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이 모임이나 행사, 집회 등이 허용되기 때문에 공공 및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정상적인 개인 일상이 무너졌고 경기침제로 인해 삶은 더욱 어려워 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강도 높은 제약으로 시민들은 일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정부의 공공적 역할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에서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하게 하는 것은 시민 스스로 예방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는 길밖에 없다.
최근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전국 지자체 교통안전지수에서 경주시가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단에 따르면 2019년 경주시 교통안전지수는 100점 만점에 71.80점으로 인구 30만 미만 시 49곳 중 48위를 차지했다. 인구 30만 미만 시 평균지수는 79.20점이었다. 전년 대비 교통안전지수 개선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평균지수보다 9점 이상 낮은 것은 경주의 교통안전 여건이 물리적으로나 사회 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교통안전지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교통사고 심각도별 사고건수와 사상자수를 기초로 인구수와 도로연장을 고려해 교통 안전도를 평가한 지수다. 이번 평가에서 경주시는 교차로와 단일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조사항목 중 교차로와 단일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기준해 산출한 ‘도로환경’ 영역에서 교통안전도가 60.82점으로 49개 지자체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경주시의 교차로 사고가 취약한 것은 운전자의 안이한 운전습관과 보행자의 안전의식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교통약자인 65세 이상 노인의 교통사고도 매우 취약했다. 노인 교통사고 지수는 58.00점으로 평균(77.40)에 비해 19.40점 낮게 조사됐다.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지수는 77.69점이었다. 경주가 교통약자에 대한 안전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무단통행 등 보행자 영역, 중앙선 침범 등 운전자의 법규위반 등도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또 자전거 및 이륜차에 의해 발생한 교통사고 등도 낮게 나타나 경주시 교통안전의식 또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경주시의 교통안전지수가 전국 지자체 중 최하위권인 것은 도로나 교통안전시설 등의 교통기반시설 여건이 좋지 못한 것도 있지만 운전자나 보행자들의 교통안전 불감증 때문이라 사료된다. 경주시는 교통안전평가나 교통사망사고 통계가 나올 때마다 매번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경주의 안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무엇에 대한 의문, ‘···?···’ 그것은 발전의 출발이다. 나는 항상 이 의문의 꼬리표는 수많은 ‘가능성들’을 전제로 출발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주의이다. 즉 ‘정말 안될까?’ 는 ‘될 수도 있다’ 로 등치시키고, ‘정말 없을까?’ 는 ‘있을 수도 있다’ 로 등치시키는 식으로 말이다. 경주 땅 가난한 촌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열악한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가당치 않은 영국으로 유학을 온 것 또한 평소 긍정적인 내 성향이 ‘안 될까?’ 를 ‘될 수도 있다’ 로 잘 등치시킨 결과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이 ‘의문의 적용 법칙’을 한국 사람들이 음식을 두고 지역을 평가 할 때 항상 변두리고 매몰차게 몰아내고야 마는 ‘경상도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다’라는 이 가당찮은 단정에 적용하고자 한다. ‘경상도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을까?’를 ‘경상도에도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다’라는 등치로 끌어내는 것이다. 더구나 경상도의 중심인 경주는 그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아니던가 말이다. 그 논거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말씀 올리고자 한다. 첫째, 경주는 왕족들과 귀족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았던 당대 최고 권력의 도시였다. 소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모두 그 시대 최고의 도시라 할 수 있는 경주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최고급 문화 가운데 음식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유럽의 음식역사를 보더라도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최고 음식문화 상품 젤라또 아이스크림 꼭대기에는 네로 황제가 있고, 금세기 최고의 미식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프랑스 또한 브르봉 왕조가 있고, 르네상스의 한축을 담당했던 당대 최고의 명문귀족 메디치 가문은 근대 유럽음식문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하물며 척박한 음식문화라 평가되고 있는 영국에서조차 홍차문화를 국가 브랜드로 키울 수 있었던 이유가 빅토리와 왕조와 귀족들이 누리고 살았던 파티문화 때문이다. 이렇듯 상류층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았던 사회구조에서 그들이 향유하였던 맛있는 음식들이 있다. 둘째, 경주는 내륙과 대륙을 모두 끼고 있는 지리적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 산과 바다 그리고 들판을 모두 끼고 있는 도시는 음식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유럽의 음식지도를 볼라치면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한 이탈리아, 프랑스 모두가 내륙과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신라시대 경주는 이러한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도시이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과 연접해 있어서 웬만한 내륙의 식재료들을 충분히 공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동해와 남해 바다를 통해서 각종의 다양한 수산물과 해산물들을 공급할 수 있다. 가깝게 보면 안강과 내남의 넓은 평야는 찰지고 알찬 미곡들을 생산했다.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경주최부자의 미담 또한 경주라는 지형학적 위치가 한 역할 했음에 틀림없다. 셋째, 경주는 ‘천년 고도’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유구한 세월을 담고 있다. 통일 신라 이후 오늘날까지 또 다른 천년의 역사를 더한 도시가 경주 아니던가. 더욱이 경주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사로국까지 따진다면 기원전 57년으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따지고 보면 세계역사를 보더라도 한 도시가 이렇게 긴 세월동안 부침 없이 수도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관광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서구의 어떤 도시와 견주어도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도시다. 이 긴 세월동안 사람들은 어떤 음식이든 먹고 살았을 것이고 그 음식들은 그 세월만큼 다양했음이 틀림없다. 마치 베네치아처럼 새로운 음식재료와 함께 새로운 조리법과 소스들이 유입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넷째, 경주는 맛있는 음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질 좋은 ‘물’을 축복으로 받은 도시이다. 경주는 특이하게도 동천, 서천, 남천, 북천 이 네 방향에서 큰물이 흐르는데, 이 네 하천을 이루는 지류를 따라가면 모두가 깊은 골짜기의 산들이 나온다. 스코틀랜드가 세계적인 위스키 산지가 된 것은 하이랜드의 물이 정말 맛깔나게 좋기 때문이다. 경주의 교동법주와 경주법주가 맑은 술을 담아 낼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경주의 물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가 기억하기에 경주는 유별나게도 우물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렇게 우물이 많은 도시가 어디 있었던가? 내 기억에 없다. 김유신 장군이 자기 집의 물맛만 보고 다시 전쟁터로 향했다는 그 유명한 일화와 쪽샘이라는 유명한 지명 또한 물 때문에 생기지 않았나 말이다. 이렇게 맛나고 수질 좋은 물이 있었던 경주가 맛있는 음식이 없었을 리 만무하다. ‘관광도시 경주를 대표할 만한 맛있는 먹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라는 이 정의를 두고 나는 지극히 객관적인 방법으로, 가장 보편적 시각으로, 경주 향촌의 모든 분들께서 아주 편하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근거들을 몇 가지로만 선별하여 말씀을 올렸다. 그렇게 할 때 ‘경주 관광 식후경이 되어야 한다’라고 개진한 나의 지난번 칼럼이 좀 더 의미가 있는 열린 공간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관광경주 활성화’ 라는 지역적 과제를 모두가 함께 쉽게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의 전염병 위기 속에 50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수업의 도입은 K-방역의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자화자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교사가 아닌 부모가 담당해야 할 학습능력과 학습태도지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가정에서의 학습소외가 심각해지고 있다. 교사나 또래 친구들에게서 배우는 상호작용을 통한 아이들의 학습모델이 사라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에 의해 학습에 문제를 겪는 학생들을 발견해주고 도움을 주는 인간 대 인간의 교육이 시행되고 있던 과정에서는 해결책이 다소 있기도 했다는 점을 지금에야 알게 된 사항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학습자들은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무궁무진한(?) 놀 거리가 많으니, 심심할 시간조차 없어서 학습에 대한 의욕이나 배우고자 하는 간절함조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사태가 위기라고는 하지만 자기 주도적 학습태도가 형성되어 있거나,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가정에서는 자녀들은 오히려 기회를 맞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지만, 2학기에 걸친 교육부재와 연이은 원격교육시스템은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사정이다. 사교육이나 준비된 부모의 지원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상위권학생들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중위권이하의 성적이탈은 심각해지고 있다는 통계보고는 시절을 핑계로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중위권이 사라진다고 하는 것은 이미 교육에 문제가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외의 교육소외계층(다문화, 조손가정, 학습지원이 어려운 부모 등)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가정에서의 원격수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육격차는 우리 교육의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기에 등교수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등교 개학 연기’에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하였다. 교육부장관의 말대로 수업은 재개하였지만 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한번이나 두 번 정도로 국한이 되는 바람에 아이들은 1주일 치 분량의 과제만 잔뜩 안고 돌아오고, 등교하는 날조차 숙제를 검사하는 날이 되는 기이한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더욱이 분량의 숙제를 하지 못한 아이들은 도움을 받기보다는 지적과 질타를 감내해야만 한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교육과정에 의거한 수업진도는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원격수업의 교사는 가정에서 부모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한다. 준비되지 않는 부모와 학습자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현실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민감한 시기의 올바른 교육과 학습태도는 평생에 걸려서 삶의 자양분이 된다. 한두 달도 아니고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이 사태는 학습사각지대에 놓은 아이들은 평생에 걸친 부정적인 영향이 될 수도 있고, 이는 가까운 미래의 국가의 경쟁력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올해 초의 예상과는 달리 코로나사태는 종식이 어렵다는 선언을 받아들이고 있는 이 때, 방역에만 초점을 둔 국가의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방역과 교육, 여기에서는 다루지 못한 코로나사태에서 소외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평행선에 두고 다루어야 한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는 위로의 말에 안도하기보다는 교육현장에서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10개월 가까이 준비한 현직교사들과 부모들에게서 해답을 찾아야한다. 이미 그들은 해결방법을 찾고 적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이 상황의 아이들을 현장에서 가장 잘 관찰하고 있고, 가장 잘 알고 있는 진짜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지시로 무조건 닫거나, 무조건 문을 여는 방법은 정답에서 이미 벗어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매일 코로나 확진자 숫자에만 전 국민의 귀와 눈과 목소리를 매어 둘 것이 아니라 수천, 수만, 수십만 명의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부모의 소리까지 합쳐진 목소리를 듣고, 천편일률적인 지시적인 대책이 아닌 각 현장에 알맞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만 진정한 교육방역이 될 것이라 믿는다.
경주 양동마을 출신의 우재(愚齋) 손중돈(孫仲暾,1463~1529)은 계천군(鷄川君) 손소(孫昭)의 둘째 아들로, 시호는 경절(景節)이다. ‘우재선생실기’ 연보에 의하면 “22세때 갑진년(1484,성종15) 부친 양민공 손소(孫昭)의 상사를 당하여 흥해군 달전리 도음산에 장사지냈다(점필재선생에게 묘갈명을 받았다. 양민공은 점필재와 함께 거듭 급제하였으며, 마침내 30년 도의지교를 맺었다. 선생도 또한 점필재 문하에 들어가 학업을 청하여 학문의 방법을 얻었다)” 그리고 1790년 ‘조선왕조실록’ 2월 13일(갑자) 기사 “경상도 유생 이술현(李述賢) 등이 상소하기를, 경주의 고 이조판서 경절공 손중돈은 바로 중종년간의 명신입니다. 김종직 문하에 드나들며 공부하였고, 일찍이 과거에 합격하여 한원(翰苑)에서 벼슬을 하였습니다”를 종합해보면 부친 손소와 김종직의 인연으로 우재선생 역시 김종직을 따랐음을 알 수 있다. 어린 회재 이언적은 외삼촌인 우재선생을 따라 배웠고, 손소의 자식 가운데 손중돈의 여동생이 바로 회재선생의 모친이 된다. 회재는 외삼촌이 돌아가시고 용재(容齋) 이행(李荇, 1478~1534)과 묵재(默齋) 홍언필(洪彦弼,1476~1549) 등에게 글을 부탁하였는데, 용재는 손중돈의 묘지명을 지었지만, 『우재선생실기』에만 실려 있고, 『용재집』에는 보이지 않는다. 묵재가 지은 손중돈의 묘지명은 『묵재집』권5, 「잡저」에 「손사재묘지명(孫四宰墓誌銘)」으로 실려 있다. 그리고 여강이씨 족보에 의하면 회재의 부친인 이번(李蕃)의 묘갈명을 묵재가 지었다고 전하나, 비석글 판독의 어려움과 자료정리의 소략으로 현재 그 사실여부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묵재와 우재는 1519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묘록 가운데 별과시(別科時)에 천거한 인물로 함께 등재되었고, 좌의정 홍언필·참지 이언적 역시 중종 33년(1538) 8월 19일 『중종실록』 기사에 윤은보 등이 조옥의 조자에 대한 분부가 지당함을 함께 아뢴 적이 있었다. 이를 미뤄보면 모두가 동시대에 벼슬을 지내며 인연이 있었다 짐작한다. 홍언필의 묘지명에는 우재선생의 사승관계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고, 다만 상주목사의 행적과 가계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이 전부이며, 우재의 출생년도(癸卯:癸未)에 관한 기록오류가 확인된다. 묘갈명을 잘 살펴보면 사승관계 및 도통연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손중돈 묘지명(孫四宰墓誌銘 幷序) - 홍언필 계림 손중돈(孫仲暾)의 자(字)는 태발(泰發)이다. 4대조 손현검(孫玄儉)은 검교중추원부사(檢校中樞院副使)를 지냈고, 검교의 아들 손등(孫登)은 호조참의(戶曹參議)에 추증되었고, 참의의 아들 손사성(孫士晟)은 병조참판(兵曹參判)에 추증되었고, 참판의 아들 손소(孫昭)는 북쪽을 정벌하러 가는 원수(元帥)의 막료로 들어가 임기응변의 능력을 발휘해 적을 격퇴하여 적개공신(敵愾功臣)이 되었으며, 계천군에 봉해졌다. 시호는 양민(襄敏)이다. … 양민공은 풍덕류씨(豐德柳氏)에게 장가들어 천순(天順) 계미년(1463)에 공을 낳았다. 공은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어 20세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였고, 27세에 과거급제하여 예문관봉교(藝文館奉敎)로 들어가 여러 요직을 거쳤으니, 사람들이 ‘계림 손공’이라 하였다. 홍치(弘治) 10년(1497) 노부모를 모시기 위해 양산군수(梁山郡守)로 갔다가 다시 성균관사예(成均館司藝)와 사복시정(司僕寺正)을 지냈고, 연산군(燕山君)이 언관(言官)을 죄주어 일망타진할 때 공 역시 붙잡혀 끝내 파직을 당했다. 중종 즉위 원년(1506년)에 상주목사(尙州牧使)에 제수되어, 명성이 있어 임금이 특별히 포상하였다. … 공은 승지를 세 번, 대사헌을 네 번 지냈고, 경상도·전라도·충청도·함경도 네 도(道)의 감사를 지냈다. 가정(嘉靖) 8년(1529) 4월 병에 걸려 관(官)에서 돌아가시니, 향년 67세였다. … 흥해군 달전리 도음산(禱陰山)에 장사지냈다. 공은 천성이 검소하여 사치스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있을 때는 근검절약하여 천장에 비가 새고 자리가 해져 떨어져도 편안하였으며, 공무에 있을 때도 총괄하여 다스리는 일이 주도면밀하게 일이 갖추어졌니, 공의 후임자가 취하여 모범으로 삼았다. 외직에 있을 때는 인자하고 화락하여 별로 하는 일 없어도 은연중에 백성들이 혜택을 입었으니 옛날 어진 관리의 풍모가 있었다. 공무에 있었을 때 공의 모습을 그리고 사당을 세운 적이 있었는데, 그 아끼고 사람함이 이와 같음을 볼 수 있다. 조정에서는 위인(偉人)으로, 집안에서는 장자(長者)로 재상감을 기대하였는데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슬프도다. 공은 처음 남양홍씨(南陽洪氏) 홍흠손(洪欽孫)의 따님에게 장가들어 1남 3녀를 두었다. 공의 생질 사간(司諫) 이언적이 공을 아비같이 여겨 마음을 다해 일을 돌보고 나(홍언필)에게 묘지명을 부탁하였다.
“기차 한 대 놓치면 한 시간이나 넘게 기다려야 했어요” 경주시 서면 아화리(아화 1길 57), 서면사무소 소재지에 위치한 아화역으로 가는 길은 설렜습니다. 가을이면 역 구내의 코스모스가 만발한다는 아름다운 아화역. 이제는 승강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 풍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아화역은 코레일(Korail) 대구본부 소속으로 임포역과 건천역 사이에 위치한 중앙선의 기차역입니다. 제어역은 건천역이구요. 이 역은 다른 간이역보다 훨씬 안정적인 역세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화초등학교를 비롯해 서면 면사무소를 지척에 두고 있으며 농협, 아화약국, 떡방앗간, 중국집, 서면 면민회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유력한 기관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을 것입니다. 아화역은 1918년 9월 배치간이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래, 2004년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었고 2005년 8월 급기야 역무원이 철수했습니다. 3년 뒤 2008년 1월 여객취급이 중지되었으니 개역한 지 90년 만에 무인역 즉, 간이역이 된거죠. 이 역을 다시 찾은 지난 12일은 모처럼 화창해진 가을날 오전이었습니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이고 있는 초록색 박공지붕은 경사가 다소 급한 편입이다. 아화역사는 전형적인 일제강점기의 근대건축물로 건천역, 모량역의 역사 모습과 거의 유사한 형태입니다. 여객기차 업무를 멈춘지 어느덧 12년째, 빛바랜 역사엔 유일한 손님인 참새들의 지저귐만 가득했습니다. 오래도록 거친 비바람을 맞아선지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순찰함 수첩만 바람에 덜렁거리고 있었고요. 역 주변엔 최근 수 년 사이 들어선듯한 빌라 건물들이 낯설었고 대합실 정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져 있었습니다. ‘직원없는 역’이라 써 둔 안내판 때문이었을까요. 들어가지 못하는 역 구내엔 향나무, 사철나무, 측백나무, 단풍나무가 변함없이 자라고 있었으나 왠지 창백해 보였습니다. 향나무 아래 삭아서 곧 부러질듯한 나무 벤취는 아직도 손님을 기다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무인역인 이 역엔 아직 많은 기차가 오가고 있어선지 승강장 양쪽의 선로에선 윤이 났습니다. 건천, 모량, 율동 방면과 임포, 영천, 북영천 방면의 교행이 자주 이뤄진다고 하는군요. 들어갈 수 없었던 플랫폼 선로에서는 노란색 기차 한 대가 선로를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폐간이역사도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역사와 역사주변시설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아화역이 생길 것입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가 중앙선 영천∼신경주 구간 아화역사 복선전철 신축공사를 본격 추진하고 있거든요. 우리의 발걸음과 추억도 이제 새로운 신 역사에 듬뿍 실릴 날이 멀지 않았겠죠?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 그림=김호연 화백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은 불어로 기분전환, 휴식, 심심풀이, 오락이라는 다양한 뜻을 갖고 있다. 흔히 줄거리와 무관한 볼거리 위주의 춤을 말하는데, 주연을 비롯한 솔리스트 무용수들의 기교를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쇼라고 보면 된다. 디베르티스망은 오케스트라로 치면 협주곡 협연자의 카덴차나 마찬가지다. 카덴차가 온전히 협연자의 눈부신 연주기량에 의존하듯이 디베르티스망도 무용수의 화려한 몸짓이 생명이다. 단어의 뜻대로 관객들은 기분전환을 하게 된다. 차이콥스키와 프티파 콤비의 3부작에는 디베르티스망이 고전파의 형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백조의 호수 3막에서는 왕자의 성년식을 축하하기 위해 온 세계 각국의 사절단이 폴란드,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등 다양한 민속춤을 보여준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3막 결혼식에서도 장화신은 고양이, 빨간 모자와 늑대, 신데렐라와 왕자, 파랑새와 플로린 공주 등 동화 속 캐릭터가 등장한다. 디베르티스망은 호두까기인형에서 절정을 이룬다. 2막 과자의 나라에서 스페니쉬 초콜렛, 아라비안 커피, 차이니즈 티, 러시안 막대사탕 등이 나와 춤의 향연을 보여준다. 디베르티스망은 발레극의 줄거리에서 벗어나 있다. 한바탕 춤의 향연을 보여주고는 관객의 박수를 받는다. 이처럼 디베르티스망은 발레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단점이 있다. 19세기 오페라에서 관객이 앙코르를 외치면 극의 진행을 멈추고 해당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것과 유사하다. 아리아의 앙코르는 오페라 개혁을 통해 금지되었지만, 디베르티스망은 여전히 고전파 발레의 형식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긍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발레는 성악 없이 몸짓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르라 지루해지기 쉽다. 이런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강렬하게 표출하는 디베르티스망이 용인되는 것이다. 점프나 회전을 많이 하여 체력소모가 큰 주연들에게는 잠시나마 꿀 같은 휴식이 되기도 한다. 디베르티스망에는 휴식이란 뜻도 있으니까! 디베르티스망을 잘 보면 해당 무용단의 떠오르는 꿈나무 무용수들을 목격할 수 있다. 주연이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자신이 역량을 뽐내려고 경쟁하는 미래의 주연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것은 참 쏠쏠한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