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로부터 ‘2020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 경제활동친화성 개선 1위’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이는 대한상의가 주관한 지난해 ‘경제활동친화성’ 평가에서 경주시가 전국 6위를 기록한데 따른 성과다.대한상의는 매년 전국 6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체감도’와 지자체 ..
삼국통일 위업을 이룬 문무대왕을 기념하는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이 오는 5월 착공한다.2015년 12월 기본 구상안을 내놓은 지 5년 만인 지난 연말 최종 설계가 마무리되면서 문무대왕릉 성역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이 본궤도에 올랐다. 경주시에 따르면 감포읍 대본리 617번지 일원 대본초 폐교 ..
경주시가 기존 기숙사 비용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학생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경주시 연합학생생활관’ 2021년도 1학기 입주자 406명을 모집한다.시는 1일 국제문화교류관에서 동국대, 위덕대, 경주대, 서라벌대 등 지역 4개 대학과 함께 경주시 연합학생생활관 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경주시 연합학생생활관 여진동 관..
경주시가 올해 상반기 5128억원 규모의 재정에 대한 신속집행을 적극 추진한다. 시는 지난 1일 김호진 부시장 주재로 ‘2021년도 상반기 신속집행 추진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이번 보고회는 속도감 있는 재정 신속집행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주시 현안사업을 연계해 지역 경제의 회복을 위해 마련됐다특히 ..
경주시농업기술센터가 농·식품 영양분석 우수기관 국제인증을 받았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산하 농산물안전성분석실이 영국 환경식품농림부 식품환경청(FARA) ‘FAPAS(식품분야 국제 비교 숙련도)’에 참가해 잔류농약 분석기술을 인증받았다.FAPAS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 정부나 민간 식품분석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인지도..
경주시는 신경주농협 김병철(60) 조합장이 2020년 식량산업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김병철 조합장은 그동안 찰쌀보리 재배농가와 농업관련 기관 및 조직의 협력을 유도해 찰쌀보리 작목반 결성 및 계약재배 사업 실시, 전국 최초 찰쌀보리 건조저장센터와 ..
동부사적지와 황리단길 등 지역 주요 관광지와 유적지를 잇는 포석로와 첨성로가 걷기 편한 보행친화거리로 재탄생한다. 기존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로를 줄이고 차량통행을 일방통행으로 제한하는 대신, 보행로 폭을 최대 6m까지 확대한다. 전 구간 차로 좌·우 양측에 인도가 새롭게 조성되면서 보행자의 안전성이 더욱 ..
경주시가 중·고교 입학생 자녀를 둔 저소득층 가정을 상대로 체육복비를 지원한다.경주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으면 되고, 지원액은 대상 자녀 1인당 10만원이다. 다만 다른 사업을 통해 지원받고 있는 경우 그 금액을 빼고 지원한다.지난해까지 경주시는 저소득층을 상대로 체육복비 10만원 외에도 교복비 30만원도 함께 지..
경주시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점포당 50만원을 지원한다.이번 사업은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일시 폐쇄와 상호가 공개된 점포에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앞서 시는 확진자 방문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전액 국비인 코로나19 재난..
50여 년 간 노점상이 난립했던 경주역 앞 화랑로가 걷기 편한 보행친화거리로 탈바꿈한다.경주시는 시비 4억원을 들여 경주역 앞 화랑로 120m 구간(해동약국~교보생명)의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오는 3월 착공해 4월말 완료할 예정이다.이번 사업은 기존 노점상을 철거하는 대신, 가판대를 규격화해 시민의 보행권..
경주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입은 납세자를 위해 지방세 감면에 나선다.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민세, 자동차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조치가 시행된다.먼저 시는 경주에 주소를 둔 전 세대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주민세와 영업용 자동차세를 별도 신청절차 없이 전액 감면을 추진한다.특히 착한 임대인의 경우 재..
경주시는 ‘경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이는 경주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경주시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1기 귀농·귀촌 희망자, 2기 청년창업 희망자, 3기 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올해 3회에 걸쳐 진행되며, 기별 10세대 20여명을 모집해 오는 4월부터 11월..
삶이란? 삶이란 고난, 시련, 행복, 아픔, 슬픔....무엇일까? 인생은 흔들림에서 흔들림으로... 세상의 혼돈속에서 인생을 배워 간다. 삶은 무엇일까? 손범천 작가 010-4531-1844 영남대학교 조소과 졸업 현 한국미술협회, 창작미술협회 회원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에서 경주캠퍼스에 대한 감사보고와 함께 경주캠퍼스의 의과대학을 포함한 학교 자체를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사회에서 거론된 내용은 경주시의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으로 캠퍼스 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동국대 경주병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을 포함한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경주사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주낙영 경주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타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어이가 없다. 지방대학이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인데 자구노력이 우선되어야지 무슨 뜬금없는 캠퍼스 이전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동국대 경주캠퍼스 측은 “적극적인 학제개편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지자체 고등교육지원사업을 적극 수주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경주에서 지역 발전과 혁신의 주체로 지속하며 상생 발전하고자 적극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번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문제가 이사회에서 논의된 것은 이미 학교법인 측에서도 상당한 논의와 진척을 의심하게 한다. 특히 이번에 이전 지역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김해시도 거론된 것으로 보아 경주시민도 모르게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1978년 불교 정신에 입각한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정신문화와 과학문화의 조화를 통한 민족문화의 창조, 통일주역의 지도적 인재양성, 지역사회와 학문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설립 당시 건학이념과 설립 취지를 보면 불국정토이자 유구한 역사문화를 간직한 경주가 최적지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한 신입생 모집 한계, 병원 운영의 어려움 등을 들며 이전하겠다는 것은 동국대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명분을 의심하게 한다. 그리고 동국대 경주병원의 운영도 깊이 되돌아보아야 한다. 경주시민들은 경주에 대학병원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동국대 경주병원이 살길은 이전이 아니라 경주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의료장비와 뛰어난 의료진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43년 동안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5만여 명이 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경주사회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동국대 이사회는 지금 캠퍼스 이전 논의를 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점을 쇄신해 지방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우뚝 서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대학의 학생 수 감소는 이미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방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지방이라서 여건이 더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고 한다면 이전하더라도 대학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관련 조사단 구성을 두고 대립만 계속되고 있어 제대로 된 조사가 우려되고 있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각각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탈핵단체들도 두 기관의 조사단 구성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누가 조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는 이번에 ‘월성원전 삼중수소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감시기구 부위원장을 조사단장으로 하고, 경주시의회·감시기구·경주시·주민대표·전문가·시민단체·규제기관을 포함한 총 27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조사위원에 원자력구조 분야, 지질, 지하수 등과 관련한 전문가 6명을 포함키로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원 민간전문가로 하는 ‘월성원전 부지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사단은 10명 이내로 대한토목학회, 한국콘크리트학회, 한국방사선학회 등 삼중수소 누출 관련 건설, 인체 영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인사를 추천받아 구성하겠고 했다. 그러나 이들 두 기관의 입장에 대해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원안위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문제가 대두되자 민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원안위는 조사를 지휘할 주체로서가 아니라 규제를 실패한 당사자로서 오히려 책임을 져야할 대상이라고 반발했다. 또 경주시 민간환경감시기구의 조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원전과 방폐장 등을 둘러싼 문제는 결론이 나거나 결론이 나지 않아도 항상 지루한 논쟁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힘겨루기를 할 때가 아니라 정확하게 조사해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시민의 안전을 내세워 서로 대립한다면 순수성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사단 구성에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영국의 위대한 정치가이자 문필가였던 윈스턴 처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여기서 ‘용기’는 종종 ‘건강’으로 바뀌어서 언급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슨 사고가 발생하면 물건이 손상되거나 손해를 본 규모를 확인하기보다 다친 데가 없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기본인 것은 생명과 건강의 중요성과 가치를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도로 보면 건강이 최우선이고, 명예가 그다음이며 가장 낮은 순위는 재물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반대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서로 건강해지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은 상상이 안 되고 명예나 돈을 좇아 서로 치열하게 다투는 장면은 종종 보게 된다. 심지어 부와 명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경쟁에서 뒤처졌거나 실패한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현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서로 건강한 도시가 되기보다는 경제적 기회를 더 많이 차지하고 타 도시보다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애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얻기 위한 무한한 노력과 세수 확보를 위한 피나는 경쟁이 도시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 모두 우리 도시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함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시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을 통한 신체 단련과 마음 수련이 필요하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곧은 척추와 골격은 유연하고 효율적인 도시구조를, 튼튼한 폐, 심장을 비롯한 오장육부는 도시의 각종 기능을 의미한다. 깨끗한 혈류는 막힘없는 물자와 사람의 흐름이고, 맑은 정신은 건전한 공동체에 비유할 수 있다. 경주라는 공간을 이 같은 관점에서 진찰해보자. 먼저 경주의 도시구조는 외곽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도시가 외연으로만 확장하는 것은 또 어딘가는 버려지는 공간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어진 체격조건 하에서 단단하게 근력을 키워야 한다. 도시의 영양분이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압축적인 도시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숲과 공원은 도시에서 폐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공기를 정화하고, 여름철 시원한 바람을 만든다. 그리고 시민들 여가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같은 숲과 공원들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고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내활동이 많았던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공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지인들을 위한 관광지를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을 위한 일상의 공원과 숲 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막힘없는 사람과 자원의 흐름을 위해 매년 도로를 넓히고 다리를 놓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혈관만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것은 잘 흘러가고 내보내야 하니 막힌 곳을 뚫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버스전용차선과 같은 획기적인 정책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공동체의 건전한 회복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코로나로 인한 오해와 불신으로 상처받은 공동체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지역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의 경우 공론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해결점을 찾는 것과 같이 우리 공동체가 더 성숙해지는 성장의 과정도 필요하다. 새해가 밝았고 곧 설이 다가온다. 우리는 매년 1일, 매월 1일, 그리고 설날과 같은 날에 의지를 다진다. 이전에 달성하지 못한 목적을 이번에는 기필코 이루겠다며 한해 또는 앞으로의 목표를 잡아본다. 나는 새해를 맞아 우리 경주가 올해 더 건강해지기를 희망한다. 누구나 건강해지는 방법은 안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살면서 병치레가 없을 수 없다. 올해도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이 잦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건강한 도시 습관을 통해 경주가 무병장수하는 도시가 되길 기원한다.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이 온 나라를 걱정으로 몰아넣고 있다. 서울 주택문제는 국토교통부장관 청문회로 점화되더니,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층 달아오르는 형세다. 정치적으로나 인구규모면에서 우리나라 제1, 2 도시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두 지역에서 불미스런 이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집값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울이 수도로서 상징성이 크다고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는 지방도시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서울보다 부산시장 선거가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은 뿌리 깊은 서울 중심 사고에서 나오는 결과라고 하겠다. 서울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 서울 주택문제가 국가적으로 정책의 주요 과제로 등장하고 실행된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서울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1, 2기 새도시 조성에 이어 3기 새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그 사례다. 서울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새도시 조성 정책이 수도권 팽창 원인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집값 문제는 다양하고도 복합적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단순하게 보면 서울의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지방에 사람들이 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기 어려운 지방에서 끊임없이 사람들이 빠져나간 결과가 서울과 수도권 주택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 집값은 당장 꺼야할 불이겠지만, 사람들이 살 수 없어 떠나는 지방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등록인구 기준으로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시대를 맞게 되면서, 인구감소가 지방소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지방소멸 가능성은 현재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이 처한 상황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로 폐교되거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지 오래다. 지방대학 소멸이 오래 전부터 예상된 일지만, 정부 정책은 지방대학 살리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방대학보다 수도권 대학에 정부재정 지원 비중이 높은 것을 보면, 지방대학 위기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 처지는 지방소멸의 전조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집값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지만,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대안 제시도 시간을 다퉈 마련해야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방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이나 일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최근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국무총리는 현 정부에서 추진이 어렵다고 하고, 최종적으로 정해진 방침이 없다는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이 그렇다. 2차 공공기관 이전뿐 아니라 행정수도 완성도 국가균형발전보다 서울 인심 살피기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들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인상은 서울 집값에 가려져 지방을 살리려는 대책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 같아서다. 지난해 말 민주당 행정수도 추진단이 발표한 국회의 단계적 이전과 서울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정책은 지방 살리기와 거리가 멀다. 수도권 범위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세종시로 국회를 이전하는 것은 수도권 확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수도권 영향에서 소외된 지역발전이 서울 집값 해결의 근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서울 집값 해결을 위한 재정투자와 노력만큼 지방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반복적이고도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주택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서울 집값 문제를 계기로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지방 만들기에 구체적이고도 실천 가능한 대안 마련을 기대해본다.
2020년 크리스마스 날의 일이다. 미국 테네시 주에서 건물 여러 채와 주변 자동차들이 파괴될 정도로 심각한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흥미로운 건,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이 사건 배경으로 5세대 이동통신(5G)과 관련한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아무런 전과나 정신병 이력도 없던 범인이 노린 것은 AT&T 건물(미국 제1의 통신사)이었다. 내슈빌 시장 존 쿠퍼 (John Cooper)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다. 5G는 알겠는데, 그게 음모론과 무슨 상관이냐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선 주파수인 5G(5세대 이동통신)를 타고 들어왔다는 주장이다. 5G의 특정 주파수는 핸드폰을 들고 있는 우리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호흡기를 통해 코로나에 걸린다는, 황당한 논리다. 누가 이런 주장에 동조를 하겠나 싶겠지만, 지난 4월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5G 기지국 100여 곳이 훼손당했다고 보고되었다. 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社)의 설립자이며 기업인인 빌 게이츠(Bill Gates)가 자신이 개발한 백신을 시험하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그것도 아주 비싼 가격으로 팔릴 백신 제조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였고 말이다. 이런 주장은 빌 게이츠가 세계 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및 여러 제약 회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근거에서 나왔다. 이런 난센스 같은 주장을 누가 믿겠냐 싶지만, 사라 쿠니알(Sara Cunial)이라는 이탈리아 의원은 의회 내 공개 연설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빌 게이츠로 상징되는 유대인 자본가들의 기획 작품이며, 백신을 통한 인구 감축은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성토했을 정도다. 의회 전체가 그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후속 기사가 속속 발표되었지만 분명한 건, 이런 류의 음모이론(conspiracy theory)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령 수돗물 속에 들어있는 불소는 시민들을 체제 순응적(군대 건빵 속 눈깔사탕은 또 어떻고)으로 만든다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달에서 성조기가 흔들렸다는 이유로 인류의 첫 달 착륙 장면은 날조(50년이 지났는데도 꿋꿋이)된 것이라는 식의 논리는, 뭐든 쉽게 믿어버리는 우리의 본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존재하는 사실에 기초를 하여 이론을 세우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음모론에 맞추어 사실을 짜 맞추는 식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이다. ‘믿음’과 ‘확신’은 사실 다른 이야기다. 믿을 신(信)이라는 같은 토대에서 출발하지만 ‘강하게’라는 글자가 있고 없고는 “그럴 거라 믿어”와 “그것이라 확실[確信]해” 만큼이나 다르다. 앞의 것은 주체와 대상 간의 간극이 없지 않다. 믿었던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믿는 내용의 순도(純度)가 1%라도 좋은 믿음이다. 반면에 뒤의 것은 주체와 대상이 한 몸이다. 내용상 1%만 모자라도 용서되지 않는, 100%만이 확신이다. 문제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긴다. 가령 일방이 뭔가를 확신한다고 해서 타방도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나에게 내 아들은 인생 최고의 보물이지만, 옆집만 하더라도 내 보물은 그저 이마에 여드름이 난 중딩일 뿐이다. 나의 가치관이며 철학이며 그 무엇이라도 마찬가지다. ‘지구는 평평하다’는 식의 음모이론은 그럼 왜 작동할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각자 보고 듣는 뉴스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편한 세상이 없다. 뉴스가 궁금하면 TV나 신문보다 핸드폰에 먼저 손이 간다. 즐겨찾기 해놓은 네이버나 유튜브 뉴스 채널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90도로 꺾인 벽 모서리 너머에 누가 걸어오고 있는지 이쪽에 있는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기반 뉴스 매체는 내 성향에 맞게 편집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보고 싶은 뉴스만 계속 보다 보면 남도 나와 같을 거라 오해하기 시작한다. 외부 정보를 즉자적(卽自的)으로 만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양극화는 더욱 극적이다.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된다. 정보의 보고(寶庫)에 정작 정보는 없는 셈이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옛 돌궐제국의 장수였던 톤유쿠크의 비문에 있는 구절로, 필자가 경상북도교육청 교육홍보대사로 활동할 당시 교원 대상 연수 시에 교육혁신을 강조하면서 전통을 맹목적으로 수호하려 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을 하는 조직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 구절을 즐겨 인용하곤 했었다. 하지만 돌궐은 동쪽으로는 중국 동북지방에서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에까지 세력이 미쳤으나 성을 쌓지 않고 자만하다가 결국은 멸망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제국이다. 우리 옛 선조들은 이곳 관문성을 비롯한 여러 곳에 성을 쌓아 적의 침입에 대비해 왔기에 오늘까지 이 땅을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문성의 동쪽 끝에 장성인 관문성과는 구별되는 것처럼 보이는 신대리성이 있다. 이 성을 경주에서 찾아가려면 울산을 거쳐 가는 길과 양남으로 해서 가는 길이 있다. 필자는 평생을 경주 땅에 살아오면서도 이곳 신대리성은 이번 글을 쓰면서 처음 찾게 됐다. 검색을 해 보니 양남 쪽보다는 울산 쪽으로 가는 길이 더 가깝다. 울산 방향으로 국도7호선을 따라가다가 매곡산업단지를 지나 마우나오션리조트로 향해 가면 도로 오른쪽으로 ‘기령(旗嶺)’이라고 새겨진 큼지막한 돌기둥을 볼 수 있다. 오늘 찾고자 하는 신대리산성 즉 기박산성 300m 떨어진 지점이다. 주위로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안내판에는 기박산성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더불어 이 성이 임진왜란 당시 울산 선비 18인이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칠 것을 하늘에 맹세했는데 이들의 충의를 기리기 위해 이곳에서 추모제를 올렸다는 내용이다. 기령이라는 명칭은 기박산성을 쌓으면서 그 둘레에 붉은 기를 꽂아 방향과 거리를 표시했기에 ‘깃발을 꽂았던 고개’라는 의미라고 한다. 고개마루 마우나오션 리조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5분여 산을 오르면 신대리성에 이르게 된다. 신대리성은 경주시와 울산광역시 경계인 삼태봉의 남측에 있는 둘레 1.8km 길이의 산성으로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에 있다고 해서 신대리성이라 하고 울산 지역에서는 기박산성이라고 알려져 있다. 울산문화원에서 발간한 이유수의 ‘울산지명사’에서는 기박산성 이외에 함월산성, 신흥산성 등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이 성은 3개의 작은 봉우리를 둘러싼 테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1767m, 면적은 12만4117㎡이며 잔존 상태가 좋은 구간은 최대 높이 3.2m 정도로 성벽이 남아 있다. 석축 기법과 성내의 유물로 보아 7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데, 체성이 가장 잘 남아 있는 동쪽 성벽의 경우 상단부와 하단부의 축조 양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하단부의 경우 150㎝ 높이의 8, 9단까지는 길이 35~55㎝, 높이 30~40㎝의 다듬은 석재를 눕혀서 가지런히 쌓았다. 하단에는 10㎝ 정도, 그 상부는 5~10㎝ 들여쌓기를 하였다. 상단부 195㎝ 높이에는 20~60㎝ 크기의 할석을 쌓아서 조악한 축조 수법을 보여준다. 1995년에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지표 조사를 했고,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쳐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서 측량 및 현장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성곽 유구로는 체성과 문지 5개소, 배수구 3개소, 조망대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포함하여 14개소, 집수지 1개소, 명문석 10개, 조망대 등을 확인했다. 또 이 성은 장성이라고도 하는 관문성과 같은 시기에 축성되었음이 확인돼 그 일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관문성과 이곳 신대리성 사이 절벽 구간이 이어져 있지 않아 별도의 성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1980년에 이곳 산성에서 명문 각석 여러 점이 발견되었는데 판독 결과 이 성의 축성의 방법이 남산 신성과 같이 일정한 간격으로 분담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발견된 명문각석 중 판독이 가능한 것은 아래와 같다. 骨估南界(골고가 맡은 남쪽 경계), 居七山北界 受地七步一尺(거칠산이 맡은 북쪽 경계 맡은 거리 7보 1척), 能南界(능이 맡은 남쪽 경계), 骨估北界受地四步一尺八寸(골고 맡은 북쪽 경계, 맡은 거리 4보 1척 8촌), 押啄南界(압탁이 맡은 남쪽 경계) 金京元千毛主作北堺受地五步五尺(금경의 원천모주가 짓는 북쪽 경계 맡은 구역 5보5척), 金京道□作北堺五步五尺(금경의 도□가 짓는 북쪽 경계 5보5척), 切火郡北界受地十步二尺七寸(절화군이 맡은 북쪽 경계 맡은 구역 10보 2척 7촌), 退火南界(퇴화가 맡은 남쪽 경계), 西良郡(서량군), □□郡受地五步□尺北界(□□군이 맡은 구역 5보 □척 북쪽 경계)
소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말에 대하여 소처럼 우리 민족과 친숙한 가축은 없을 것이다. 일자형 집에서는 부엌을 가운데 두고 소와 눈을 마주 보며 생활을 했기에 아침에 일어나 살펴보는 게 소의 안위였고, 촌노의 삶은 쇠죽을 끓이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자식들 공부나 빚 때문에 오래 기른 소를 팔고 오는 날 껌뻑, 껌뻑, 슬픈 표정의 그 짐승을 두고 담배 연기를 붐어내며 터덜터덜 돌아오는 우리네 아버지의 발걸음은 편하지 않았다. 어느 때는 팔린 소가 먼 길을 걸어 제 살던 옛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허다히 들었다. 소처럼 신의가 있는 가축이 또 있을까? 소가 싸움을 좋아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싸움 구경을 하러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소는 상대방을 거칠게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뿔을 맞대고도 두 눈은 “서로 미안, 미안하다고”(문인수, 「싸우는 소」)하는 것 같은가. 김기택의 「소」에서도 우리가 눈 여겨 볼 부분은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으며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이 가득 고일 때 소가 하는 일이란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다가, 더더욱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때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 되씹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동물의 신체 특성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말’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성찰할 순 없을까?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면서도 말없는 소와 별 것 아닌 일에도 거짓과 과장을 떠벌리고 다니는 우리 입은 많은 것을 성찰하게 한다. 거칠어진 말과 뒷담화, 해도 해도 너무한 말들의 남발. 이런 구업口業이 인간 세상 어디에서나 횡행하고 있다. 소의 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태도에 더하여, 소처럼 모든 말들을 눈에 담을 순 없더라도 배려심 많은 눈빛으로 남을 세우는, ‘경우에 합당한 말’을 위해 열린 입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