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열악한 지방재정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국·도비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공모사업 유치 T/F팀을 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주시만의 독특한 사업발전 모델의 공모사업 유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 박광호 의원은 지난 2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먼저 현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 목표로 지방분권 강화, 지방자치단체 재정력 강화 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복지 수요 증가, 장기간 코로나19 대응 등에 따른 재정지출 규모 확대 등으로 경주시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마다 재정운용이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또 지방세 비중은 감소하고, 지방세 신장율이 국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지방재정의 압박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국세수입이 감소해 국가재정이 어려워지고 있고, 이는 지방에까지 영향을 끼쳐 국가 공모사업 확보를 위한 지자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어려운 시기 국·도비 확보와 공모사업의 선정은 시정현안 과제 해결과 재정 절감이라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경주시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도비 확보와 공모사업 선정을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주시가 단기적으로는 정부 공모사업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 공모사업 유치 T/F팀’을 구성해 분야별 대응전략 및 사업 발굴 등 사업유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시민, 관광객, 출향인사 등 여러 계층의 의견을 토대로 보다 창의적이고, 수년 내 효과가 기대되는 경주시만의 독특한 사업발전 모델의 공모사업 유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강력한 반대와 함께 경주시가 바다 먹거리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강희 의원은 지난 2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주시가 문화·관광도시의 위상을 넘어 바다가 새로운 먹거리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동경주 발전에 많은 계획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바다에서 새 희망을 가지는 경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더 이상 일본정부의 방류결정을 방관하고 있으면 안 된다”면서 “환경에 막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시민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오염수 방류를 강력히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다행종 제거기(ALPS)로 정화해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하며 일부는 시음할 계획까지 내놓았다”며 “이 정도라면 자국 내 영토 안에서 충분히 활용계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투기를 고집하는 것은 일본 스스로 안전성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정화 효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강행은 고스란히 우리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강희 의원은 “경주시가 경주의 바다를 스스로 지켜낼 선제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결의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주시는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지난 7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혈액문화 확산과 혈액 수급 안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주낙영 시장과 최인규 울산혈액원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경주시가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헌혈의집 경주센터에 온누리 상품권 1만원권 2000장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지원될 온누리 상품권은 헌혈의집 경주센터에서 추진되는 헌혈 프로모션 기간 기존 혈액원 기념품과 함께 1인당 1만원권씩 지급된다. 이를 위해 경주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사업비 2000만원을 확보했다. 또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경주시 헌혈권장에 관한 조례’도 최근 개정했다. 경주시와 울산혈액원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혈액 수급 안정과 혈액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동·하절기와 명절 전후 등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특정 기간 혈액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인규 울산혈액원장은 “그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적정 혈액보유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경주시가 헌혈문화 확산에 적극 나서줘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 참여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혈액 수급 안정화와 헌혈문화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월성초 부지 활용을 둘러싸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도심살리기 공론화위원회가 학교 이전과 통폐합 열쇠를 쥔 교육청과 학생·학부모를 배제한 채 월성초 이전과 부지 활용, 이를 통한 도심 상권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지난 5일 경주시청에서는 월성초 이전을 전제로 한 ‘월성초 부지 활용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월성초 부지 활용 용역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학교 부지 활용방안 도출하기 위한 명목으로 경주도심살리기 공론화위원회와 월성초 총동창회, 도심상권 대표, 시장, 도의원, 도시전문가, 부서담당자 등이 참여했다. 주낙영 시장은 보고회에 앞서 “경주시민의 자발적인 경주 도심 살리기 활동이 진행되고 있어 보고회를 마련했다”면서 “월성초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전문가 및 여론조사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차원에서 미리 준비하고자 용역이 진행된 것이다”고 밝혔다. 활용방안 용역연구를 맡은 A업체는 보고회를 통해 월성초 대상지 분석과 국내·외 학교 부지 활용 유사사례 분석 등을 내놓았다. A업체는 월성초 주변 중부동은 고령화율이 35%로 높아 급격한 인구유출 방지와 방문자 유입을 위한 공간조성과 콘텐츠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업체는 “황리단길에 집중된 관광객을 원도심으로 연결해 모으고 분산시키는 허브로써 다기능 복합플랫폼 공간을 조성해 외부 방문객을 유인해야 한다”면서 “대형미디어아트전시관 조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원도심 매력에 건축물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7층 규모의 건물 이미지를 제시하며 월성초 부지에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스틸 조형물 형태의 로컬 복합문화관을 제안했다. 엇갈린 반응에 생각도 제각각 이날 보고회 후 참석한 위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김규호 경주시문화도시사업단장은 학교 이전에 가장 중요한 당위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호 단장은 “학생 감소 등 학생 변화 예측이 있어야 통폐합, 이전에 당위성이 있지만 보고회는 이전 당위성이 빠져 주민, 학부모, 동창회를 설득할 명분과 논리가 없다”면서 “시내권은 고도보존법 등의 문제로 고층건물이 들어설 수 없는데 관련법 검토가 전혀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월성초 부지 활용에 앞서 학교 이전 선결 조건 해결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박승직 도의원은 “학교 이외의 시설이 들어와서 지역 활성화가 되면 좋지만 선결 과제가 있다. 바로 학교 이전 가능성”이라면서 “도교육감은 학생 180명 정도의 학교를 통폐합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번 활용 용역은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교육청은 아무런 공문 없이 학교를 없애는 것에 황당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월성초 부지 활용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도 제시됐다. 경주도심살리기 공론화위원회 관계자는 “학교 이전이 가능한 일이며, 이후 월성초 활용은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면서 “월성초도 황남초 사례를 들어 학부모를 설득하고 이전 논의가 활성화되면 해결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리와 정당성 부족은 있다. 하지만 도심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 월성초 부지가 대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월성초 활용은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전 논리와 필요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 시장은 “부지에 거창한 랜드마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 이전해야 하는지 논리적 설명이 필요하다”며 “도심공동화로 인한 학생 감소, 장기적 관점에서 3개 학교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이전·활용인가? 월성초 부지 활용방안 연구용역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근본적 문제도 지적됐다. 보고회 내용은 학교 이전에 중심인 학생과 학부모는 배제됐고, 부지 활용은 지역주민의 정주 여건 개선보다는 상권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배진석 도의원은 학교 이전은 학생이 우선돼야 하고 가장 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공론화에 의문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중심상권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은 서로 상충하는 조건이다”면서 “공론화 목적이 주민인지, 아니면 황리단길 관광객 유입이 목적인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동창회도 공론화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상효 총동창회장은 “학교를 위기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논리로 벌써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면서 “왜 상가가 나서서 이전을 추진하는가. 이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을 추진하려면 제대로 된 대안 제시가 먼저다. 건물 하나 지어서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섣부른 접근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돈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60대가 긴급체포됐다.경주경찰서는 9일 황성동의 한 빌라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아내의 친구를 다치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9시경 자신의 집 거실에서 아내 B씨와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하다 자신을 무..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일인 6일 하루 동안 공영주차장을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감사 이벤트를 실시한다.이날 공단이 운영하는 전체 공영 및 노상주차장은 국가유공자에게 무료 주차를 제공한다. 또 아울러 중심상가, 봉황대, 대릉원(황남지구), 신경주역 등 4개 공영주차장 이용 고객 중 국..
제16회 경주시민의 날 기념식이 오는 8일 황성공원 타임캡슐광장에서 열린다. 경주시민의 날은 박혁거세의 신라건국일인 기원전 57년 4월 병진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6월 8일을 조례로 지정한 날이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대규모 개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일상회복과 함께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와 화합의..
경주 감포에서 일어난 22억원 규모의 곗돈 사기 사건의 피의자가 구속됐다.경주경찰서는 지난 1일 감포읍 낙찰계 사기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피의자 A씨(여·63)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년 전부터 감포읍에서 계를 운영하면서 계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 47명으로부터 21억9900..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주지사는 지난달 25일 경주시주민건강지원센터에서 장기요양기관,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기요양 정보공유협의회를 개최했다.이날 정보공유협의회는 장기요양기관, 지방자치단체,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어둠의 터널에도 끝이 있으려니… 잘 살았는지 잘 살고 있는지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과 암담함이 지친 생활의 터널을 더 어둡게 한다. 누군가는 이 시리고 어두운 흐름이 오래갈 것 같다고 한숨을 쉬고 누군가는 길을 걷다가도 하늘을 쳐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탄식을 뱉는 이도 있다. 종일 마스크를 끼고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밝음보다는 어둠이 짙은 시대다. 이런 암울한 시대에 필요한 건 마음을 반짝이게 하는 착란이라도 좋고 밝고 빛나는 흔적을 볼 수 있다면... 마음이 밝아진다는 건 마음에 빛이 들어 어둠을 몰아낸다는 것이다. 빛은 눈을 크게 떠서 보면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눈을 감고 보면 황홀함이 닫힌다. 엷게 떠서 마음이 따라갈 수 있도록 때론 흔들어주고 어떤 땐 반짝이게 해서 마음이 편할 수 있게 앉혀주는 것이다. 특히 타인의 마음으로 들어갈 때는 타인이 화들짝 놀라지 않게 은은한 빛을 내며 노크해야지 싶다. 오늘은 우리 마음에 우리가 밝고 맑은 빛이었으면 하고 이 환함을 던진다. 지금 어둠의 터널은 터널 끝에서 만나는 찬란한 밝음처럼…
경주지역이 전세보증금이 집값에 육박하는 소위 ‘깡통전세’ 위험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식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8월 첫 공개한 경주지역 3개월간 연립·다세대주택(빌라)의 전세가율 121.5%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위험수치인 80%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부동산테크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최근 1년간 경주지역 연립·다세대주택(빌라)의 전세가율은 ‘89.5%’로 전국, 수도권, 지방, 경북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8월 기준 전세가율 80.5%에서 9개월간 9%p 상승해 전세계약 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도 전세가율이 83.4%로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으로 80%를 넘어서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가율 70%를 넘으면 깡통전세 ‘주의’ 지역, 80%를 넘으면 ‘위험’ 지역, 90%를 넘으면 깡통전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또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금을 대위변제한 ‘전세보증 사고’도 경주에서 최근 9개월간 2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도 1억3000만원, 3억2000만원 등 총 4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역 부동산시장 상황이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최근 용역을 통해 분석한 ‘전세피해 고위험 주택 현황’이 눈에 띈다. 이는 경기도내 5채 이상 다주택자 보유 주택 가운데 전세피해가 우려되는 연립·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임대인을 추출해 지역별, 전세가율별로 분석해 위험지역을 알리고 있다. 경북도나 경주시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들의 경우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행정차원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전세보증금은 서민들에게는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위험수치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 경기도와 같은 정확한 실태조사를 비롯해 관련 대책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강구해주길 바란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의 시행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주지역 전기요금이 인하 될지 주목된다. 지역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끝에 찬성 190표, 반대 5표, 기권 17표로 가결됐다. 이 법은 기존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가 가능한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 발의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지역 간 전력 생산·소비 불균형이 깔려있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전력 소비가 집중된 반면, 전력 자급률은 낮은 실정이다. 반면 발전소가 설치된 지역은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 건설로 인한 사회적 갈등으로 고충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동일한 전기요금 책정은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다는 것이 법안 발의의 이유 중 하나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는 경주를 비롯한 발전소 소재지에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의 시행 근거를 담았다.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본격 도입되면 발전소가 있는 경주지역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과 함께 기업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안 통과로 상대적으로 전력 공급이 많은 지역은 저렴한 전기료로 인해 첨단기업 등의 유치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본격 시행되기까지는 많은 진통도 따를 전망이다. 법이 공포되고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을 거쳐 본격 시행되는 내년 6월까지 법 취지와 지역의 기대를 실현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세부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기요금 차등제 시행을 위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공감대 형성 여부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차등요금제를 실시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할 지역, 특히 수도권에서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차등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요금 산정방식과 범위 선정 등을 결정하는 후속 절차가 더욱 신경 쓰이는 이유다. 전기요금 차등제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 단계부터 지역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를 통해 후속절차 진행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기업유치 등 신산업의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경주 건천이 고향인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인 73년도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었다. 경주보다 큰 도시로 여행을 갔다는 기분과 더불어 바라봤던 부산항의 불빛과 도시 부산의 먼 야경이 지금껏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지라 어린 마음에 가까운 거리는 가로등으로 환하게 비추고 있었고, 먼 도심의 간판과 네온사인이 제법 눈에 띄었다. 불야성을 이루는 야간의 밝기가 문명의 척도처럼 여겨지고 있다. 야간 활동이 늘어나고 관련 산업이 발달하면서 야간 업무 종사자도 증가했고 이러한 야간산업의 발달은 여가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또 24시간 소비생활을 촉진하고 있다. 현대의 생활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24시간을 극대화하려는 라이프 스타일이 등장하고 이러한 야간문화활동의 증가는 야간소비시장에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밤에 놀고 운동하고 문화생활하는 야간형 인간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압구정에 위치한 특급호텔은 성수기 비수기 없이 스탠다드급 1일 숙박요금이 30만원을 상회하는데도 거의 만실을 이루고 있다. 그 주변 도심에는 특별히 아름다운 풍광이 있지도 않다. 다만 객실 인테리어를 아트갤러리처럼 장식해 놓은 것이 눈에 띄긴 한다. 마치 배부른 자에겐 외식이 여가이듯이 휴식과 피로를 풀기 위한 생물학적 필요를 넘어선 수면(잠)은 여가가 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다. 당연히 이 수면의 배경이 되는 밤은 문화산업의 한 부류가 되는 셈이다. 뿐만아니라 밤은 여가와 감성의 시공간이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비일상생활도 쉬이 야간을 점령하는 현상이다. 홈플러스 모바일 쇼핑을 하는 2-30대가 82%를 차지하고 야간 매출이 높다는 기사가 있다. 또 컬러공으로 야간골프도 유행한다. 야간 활동 인구가 늘어나니 타임세일을 하여 대형 마트의 야간 매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야간 스포츠용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여름이 되면서 유통업체 실내온도 제한에 선선한 저녁시간에 고객이 몰려, 오후 6시에서 저녁 8시 사이에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도 한다. 여름철에는 대낮 폭염을 피해 야간관광을 즐기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의당 지자체들은 야간관광활성화를 위해 야간관광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야간관광프로그램은 도시의 만족도와 충성도, 활력도를 높여 도시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낮시간에 관광코스만으론 관광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목적의 방문이든 숙박하는 경우는 야간 활동거리를 찾게 된다. 거꾸로 야간 활동을 하게 되면 숙박을 하게 되고 그 지역 방문 체류시간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야간관광인프라의 구축은 장기 체류형 관광지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야간관광을 활성화하자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 1곳을 뽑는 야간관광공모사업에 20개 가까운 지자체가 응모했을 정도다. 관광체류기간을 늘리고 관광지를 활성화하는데 야간관광은 기본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야간은 여가와 놀이가 지배하는 비일상 시간인 만큼, 쉬이 몰입이 일어나고 그 지역사회에 감정적으로 밀착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그만큼 지역에 대한 로얄티도 증가한다. 야간관광이 활성화된 데는 이러한 필요성과 정보화와 기술의 발달로 야간 활동에 대한 장애가 많이 극복된 측면도 있다. 이래저래 최근 경주의 야경도 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월정교와 대릉원 금장대 아래 애기청소가 기존의 임해전이나 불국사의 야경과 더불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경주의 야간관광을 활성화하기에는 여러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스토리가 있는 볼거리, 특화된 먹을거리, 값싸고 질 좋은 살 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아우르는 각종 야간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있어야겠다. 전시성 상거래 중심의 공간이 아닌 생활문화 중심의 자연스러운 삶이 녹아든 장소로서 관광코스가 제공되어야 하겠다. 국내외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빛 축제 도입도 검토할만한 사항이다. 야간 걷기와 야간 레포츠 활동도 장려할만한 일이다.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치안이나 안전사고 예방대책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역으로 빛 공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밝은 빛을 이용하는 관광이 야간관광이라면 그 역설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칠흑의 밤과 숙면 프로그램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제28회 바다의 날 기념식이 지난달 31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백결공연장에서 열렸다. 바다의 날 행사가 경주서 개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의 날은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해양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국가기념일이다. 그간 경주는 역사문화유적으로 가득한 도시로 알려진 까닭에 내륙 도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경주는 북쪽의 포항과 남쪽의 울산 사이로 44.51km의 해안선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다. 부산이나 인천처럼 큰 항구는 아니지만, 2025년 개항 100주년을 맞는 감포항을 비롯해 12곳의 어항이 있고, 또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업인도 상당수다. 또한 아름다운 해양경관도 자랑거리다. 천연기념물(제536호)로 지정되고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주상절리군’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과거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던 탓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해안초소가 철수하고 국민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됐다. 특히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삼국통일의 과업을 완수한 신라 30대 ‘문무대왕’이 영면해 있는 곳으로 세계 유일의 수중왕릉이다. 죽어서도 동해의 큰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의 호국·위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경주시는 2021년 4월 이곳의 행정구역 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개명했다. 또 이곳에선 문무대왕과 관련한 관광 및 성역화 작업도 한창인데, 그 첫 번째 사업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문무대왕해양역사관’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경주시는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문무대왕릉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6500억원을 들여 SMR(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을 위한 국책연구소를 조성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명칭도 그의 이름을 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다. 이곳서 연구·개발하게 될 소형모듈원자로는 상용화 후 첫 번째 적용 대상은 선박과 해양플랜트가 유력하다. 또 이와 연계한 45만평 규모의 SMR국가산단이 정부 주도로 오는 2030년까지 이곳에 조성된다.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인 어촌뉴딜300사업도 5개 항이 선정돼 차례로 성과를 거두면서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아름다운 어촌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혁신 해양산업, 도약 해양경제, 함께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올해 바다의 날 주제에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과거부터 바다에서 많은 것을 얻어왔고, 경주는 신라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전 세계와 교류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김수로, 석탈해의 도래 설화를 비롯해 박제상, 연오랑세오녀 이야기 등 고대시대부터 해양세력과 교류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문무대왕은 해양수산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전담기관인 ‘선부’를 설립했다. 신라가 국제적인 해양강국으로 번영할 수 있는 토대가 바로 선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주는 우리나라 바다의 역사와 현재·미래를 모두 품은 바다의 도시이며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함께 가꾸어야 할 미래의 바다는 생명의 원천으로, 바다가 없었다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 상당수는 해양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 해양산업의 부가가치는 급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경주에서 열린 제28회 바다의 날을 통해 가깝고도 멀었던 바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국민 모두가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갯길 시골 옛집 앞을 지나, 뒷산 등성이를 오늘은 상여(喪輿)로 넘으시는 아버지. 낯익은 고갯길엔 마른풀 희게 우거졌고 이른 봄 찬 날씨에, 허허로운 솔바람 소리 아버지, 생전(生前)에 이 고갯길을 몇 번이나 숨차시게, 숨차시게 넘으셨던가요? 시인이며 영문학자인 김종길님이 고인이 되신 아버지를 그리는 시이다. 내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도 어언 30년이 가까워 온다. 참 어려운 세월을 사셨던 분이다. 세 살 무렵 조부모님을 여의시자 증조모께서 거두어 주셨다. 어머님을 만나 결혼을 하시고 딸이 세상에 태어나자 곧 징용으로 일본 북해도 탄광으로 끌려가시게 되었다. 모진 고생 중에 해방이 되자 빈손으로 귀국하셨다. 이어 한국전쟁이 터지고 이후 고난의 세월을 숨차시게, 숨차시게 넘으시었다. 자식들로부터 변변한 효도 한번 받아보지 못하시고 그만 저 세상으로 훌쩍 떠나시었다. 오늘따라 그런 내 아버님을 몹시 뵙고 싶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왕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왕의 아버지는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루기까지 ‘숨차시게, 숨차시게’ 달려온 문무대왕이었다. 죽은 후에도 나라를 지키는 큰 용이 되어 국가를 보위하겠노라는 그의 유언에 따라 한 줌의 재가 되어 이곳 동해에 뿌려진 문무대왕. 삼한일통의 위업을 완수하기까지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아들 신문왕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그도 아버지인 문무대왕이 사무치게 그리웠으리라…. 이견대는 주역(周易) 가운데 ‘비룡재천 이견대인(飛龍在天 利見大人)’이란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바다에 나타난 용을 통하여 크게 이익을 얻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늘을 나르는 용은 선왕인 문무대왕, 크게 얻은 이익이란 만파식적을 이르는 것이리라. 『삼국유사』 「기이」편 ‘만파식적’조에 의하면 감은사를 완공한 이듬해인 임오(壬午)에 신문왕이 해관(海官) 박숙청(朴夙淸)의 말을 듣고 이곳 이견대에 행차하여 거북의 머리와 같은 형상의 바위에서 대나무를 얻어 와서 만파식적을 만들었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 ‘이견대(利見臺)’라는 가요가 있는데, “이견대는 왕의 부자가 상봉한 곳으로 이를 노래한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증보문헌비고』에는 이 노래가 ‘이견대가(利見臺歌)’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신라왕의 부자는 헤어져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다가 상봉하게 되자 대(臺)를 쌓아서 부자 상봉의 기쁨을 다하고 「이견대」를 지어 불렀다”고 하였다. 왕의 부자가 서로 헤어져 만나지 못할 까닭이 없는데, 이웃 나라에 나가서 회동(會同)하였는 지도 모르겠고, 혹 인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평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유사』 ‘만파식적’조에는 의하면 “후에 용이 모습을 나타낸 곳의 이름이 이견대”라고 하였다. 이 기록을 근거로 신문왕이 만파식적을 얻고 기뻐하여 그 기념으로 682년에 이견대를 지었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의 이 건물은 1970년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터를 확인하고, 신라시대 건축 양식을 추정하여 1979년에 이견정(利見亭)을 세웠다.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마루에 오르면 곧바로 대왕암이 눈 안으로 들어온다.
전화 너머 아들에게 지령을 내렸다. 그것도 반복해서. “아들아, 과자 사러 마트 가는 길이라고? 아빠 바나나도 한 손 사다 줘. 너 먹고 싶은 거 일단 사고” 15분 후 녀석의 손에 바나나는 없었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던 터라 이젠 놀랍지도 않다. 누군 그런다. 남자는 한 번에 하나씩 미션을 전달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마지막에 들은 미션만 수행할 공산이 크다고, 그게 남자들의 특성이라고... 아이스크림을 쩝쩝대는 녀석 등에다 대고 나직한 목소리로 그랬다. “아들아, 이젠 아빠 말을 좀 알아들을 때가 되지 않았니?” 아무런 대답 없이 자기 방문을 닫는 걸 보니 또 못 들은 게 분명하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엉뚱하지만 헝가리 롤란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개는 모국어와 외국어, 심지어 의미 없는 아무 말도 구별할 줄 안다고 한다. 근데 우리 인간은 왜 이러지?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 집 남자들만 해도 한 번씩 그런다. “엄마가 언제 그런 이야기했어?”, “당신이 어제 그랬다고? 우린 처음 듣는 말인데?” 가뜩이나 큰 와이프 눈이 더욱 휘둥그레지는 걸 보면 우리 남자들만 못 알아들은 게 분명하다. 흥미로운 것은 개는 익숙한 언어와 낯선 언어에 대한 뇌 반응이 다르다고 한다. 이는 마치 말은 못 하는데 말은 알아듣는 영유아들과 매우 유사하다. 나아가 나이가 많은 개일수록 들어왔던 익숙한 언어와 낯선 언어를 잘 구분한다고도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언어는 각기 다른 청각 규칙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어는 왠지 이응 발음이 많은 것 같고 프랑스어는 자꾸 코를 킁킁대는 것처럼 들리는 식이다. 개들이 그런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과 함께 살면서 그 언어적 규칙성에 오래 노출된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달리 나온 게 아니다. 한국 돼지는 꿀꿀대는 반면, 미국 돼지는 오잉크 오잉크하고 운다. 하지만 한국 돼지라고 언제 어디서나 꿀꿀하고 일관성 있게 우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꿀꿀거리는 소리에 높낮이가 다르고 애절하거나 강건(?)한 감정이 실리기도 한다. 마치 아기들이 배고플 때나 심심할 때 우는 소리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걸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덴마크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코펜하겐대학교 엘로디 교수 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돼지소리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번역을 해냈다. 과학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한 결과물에 따르면 목소리를 통한 돼지 감정 상태를 92%의 정확도로 읽어낼 수 있었다. 파파고 같은 외국어 번역 프로그램처럼 인공지능으로 돼지의 감정 상태를 거의 정확하게 해석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고 프랑스와 스위스 과학자들과의 협업으로 이뤄낸 쾌거다. 특정 동물의 소리를 번역해 주는 AI가 있다면 우린 이 기술로 뭘 할 수 있을까? 평생 풀만 먹는 코끼리도 한 번씩 고기가 땡기지는(?) 않는지 물어보는 것도 재밌겠지만, 동물 입장에서는 보다 개선된 사육 환경을 만들 수 있어 좋다. 실제 미국 조지아 공대의 경우 2015년부터 인공지능으로 닭 울음을 번역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닭이 내는 소리를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덜 받게 사육장의 온도나 조명 상태를 기민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종착점은 그래서 소통이다. 루게릭병(Lou Gehrig's disease)이라고 있다. 아마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가 떠오를 거다. 손가락과 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가늘어진다, 점차 말을 하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고, 전신의 근력이 약해져서 자력으로 일어날 수 없게 된다. 호흡근이 약해져 호흡장애도 나타난다. 하지만 의식과 오감은 말기까지 정상이기 때문에 루게릭 환자들은 육체 감옥 속에 정신이 갇혀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요나스 짐머만 박사(스위스)와 닐스 비르바우머 교수(독일) 연구진은 루게릭 환자의 생각을 전기신호로 전달해 가족과 의사소통하는 데 성공했다. 네 살짜리 아들에게 전한 아빠의 말은 “디즈니 영화 같이 볼래?”, “멋진 내 아들, 사랑해”였다고.
감상 박소란 한 사람이 나를 향해 돌진하였네 내 너머의 빛을 향해 나는 조용히 나동그라지고 한 사람이 내 쪽으로 비질을 하였네 아무렇게나 구겨진 과자봉지처럼 내 모두가 쓸려갈 것 같았네 그러나 어디로도 나는 가지 못했네 골목에는 금세 굳고 짙은 어스름이 내려앉아 리코더를 부는 한 사람이 있었네 가파른 계단에 앉아 그 소리를 오래 들었네 뜻 없는 선율이 푸수수 귓가에 공연한 파문을 일으킬 때 슬픔이 왔네 실수라는 듯 얼굴을 붉히며 가만히 곁을 파고들었네 새하얀 무릎에 고개를 묻고 잠시 울기도 하였네 슬픔은 되돌아가지 않았네 얼마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는, 그 시무룩한 얼굴을 데리고서 한 사람의 닫힌 문을 쾅쾅 두드렸네 -슬픔, 타자를 위한 마음자리 우리는 흔히 슬픔은 병적인 증상이니 빨리 털어내라고 말하지만 큰 상실의 경험은 그리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슬픔이 되어 가슴 안쪽에 쌓이기 마련이다. 이태원 참사나 세월호 사건 같은 상실이 그렇다. 어찌 그런 사건뿐이랴. 자잘한 일들이 우리를 슬픔으로 가두게 한다. 이 시를 읽으며 새삼 타자를 위한 자리를 생각하는 것은 왜일까? ‘한 사람’이라는 말이 네 번 나오는 이 시는 두 번째 ‘한 사람’까지가 화자가 먼저 무기력한 슬픔에 빠지는 과정이고, 세 번째 ‘한 사람’에 이르러 그 슬픔에 동질감을 느끼고, 마지막에 닫힌 문 속에 유폐된 ‘슬픔’에게 쾅쾅 문을 두드려 일깨우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발단과 전개, 절정, 결말이 역동적이고도 신선하다. 먼저 ‘한 사람’이 나를 향해 돌진한다. 그는 나에 대한 어떤 헤아림도 없이 그저 “내 너머의 빛”(이성)을 향해 돌진을 하니, 내 깊은 곳에 도달할 리가 없다. “나는 조용히 나동그라”지고 말 뿐이다. 또 ‘한 사람’은 내 쪽으로 논리의 비질을 하며 다가온다. 나는 “아무렇게나 구겨진 과자봉지처럼 내 모두가 쓸려 갈 것" 같아 방향을 잡지 못하고 비틀댄다. 어느새 골목엔 ‘비질로 인해’ 굳고, “내 너머의 빛”을 향해 돌진한 흔적으로 인한 “짙은 어스럼이 내려앉”는다. 그것은 외적인 어둠과 내면의 어둠을 동시에 환기시킨다. 그때 화자는 “가파른 계단에 앉아” 어둠 속의 ‘한 사람’이 부는 리코더 소리, 그 “뜻없는 선율”이 자신의 “귓가에 공연한 파문을 일으”키고 자신의 슬픔(감상)을 일깨우는 걸 본다. 리코더 소리를 분, 그 ‘한 사람’은 “실수라는 듯 얼굴을 붉히며” 내 곁을 파고든다. 슬픔은 와서, 되돌아가지 않는다. 일체화된 슬픔의 든든한 힘이여! 이 때 슬픔은 타자를 위한 마음의 밑자리가 된다. 마침내 자리를 털고 일어난 나는 레코더를 부는 “그 시무룩한 얼굴을 데리고서” 말 못할 깊은 슬픔에 빠진 “한 사람의 닫힌 문”을 쾅쾅 두드린다. 슬픔은 무기력한 자아를 일으키고 타자와 함께 하는 가능성으로 역전된다. 그렇다. 때로 ‘슬픔’은 ‘사랑’보다 소중하며(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슬픔만한 거름”은 없는 법 (허수경, 「탈상」)이다. “죽어가는 꽃 곁에”( 「벽제화원」) 산다는 시인의, 우울과 애도의 ‘정동’을 넘어서는 강력한 시 한 편을 본다.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이니 14년 지난 이야기이다. 학교에서 무슨 권장도서를 추천받아 읽는다며 2~3일 제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던 딸이 어느 날 갑자기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 놀라 들어가 보았다. 딸의 책상에 책이 펼쳐져 있고 그 책을 내려다보는 딸의 눈에는 폭포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며칠 후 또 한 번의 울음소리가 이번에는 거실에서 울려퍼졌다. 그것은 내 울음소리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막막함이 가슴을 치고 올라와 주체할 수 없었다. 내 손에 며칠 전 딸이 보던 책이 쥐어져 있었다. 그때 딸이 다가와 조그만 어깨로 내 큰 덩치를 감쌌다. “아빠도 그 장면을 보셨죠?” 우리는 함께 붙들고 서로의 공감을 위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큰 소리로 울었던 이유는 소설 내용이 주는 슬픔도 컸지만 그 순간의 북받치는 심정을 울음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했을 딸의 마음까지 오롯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작은 나무’라는 이름의 체로키 인디언 어린이의 아픈 추억과 막막한 성장기를 그린 책 ‘내 인생의 따듯했던 날들’은 어린이와 어른을 함께 울리는 시름 깊은 책인 동시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꿋꿋함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작가 포리스트 카터(1925~1979)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체로키의 부족의 피를 일부 받은 가계에서 태어나 아주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인디언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자신을 돌봐야 하는 시련을 맞는다. 원래 제목이 ‘작은 나무의 가르침’으로 해석될 ‘The education of little tree’가 우리나라에서는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로 나왔듯이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묘사한 자전적 소설이다. 책의 내용은 신념을 지키며 살되 자연에 순응하며 물 흐르듯 살아가는 인디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가 주다. 여기에 역시 자연에 순응하며 분별력 있는 어른들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나는 주인공 ‘작은 나무’가 잔잔하게 그려진다. 작은 나무는 비록 어려서 고아가 되어 세상에 홀로 내맡겨졌으나 그 직전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크나큰 사랑과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 속에서 짧지만 부러울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가 일찍 부모와 조부모를 잃고도 세상이 놀랄 만한 책을 쓴 작가가 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 어린 시절의 야물고 굳센 추억 덕분이었을 것이다. 이 책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역경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너무나 온화한 대응이다. 그게 무엇이건 삶의 큰 원리 속에서는 한낱 작은 소용돌이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은 잔잔하고 은근하게 알려준다. 심지어 어린 손자를 두고 떠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죽음에 있어서조차 그것이 잠깐 지나가는 고난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설파하는 위대한 가르침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장면일 것이다. 딸과 내가 동시에 울음을 터뜨렸던 순간이. 그리고 지난주 나의 간략한 서평을 읽고 영향을 받은 어느 대학의 교수님이 일부러 책을 사서 읽고 또다시 눈물 흘렸을 그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었을 것이다. 그 대목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아프도록 슬픈 장면에서 슬픔을 초월한 그 이상의 어떤 가르침을 얻은 작은 나무로 변했을 것이다. 이 책의 첫머리에 추천서를 쓴 비평가 레나드 스트릭랜드는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그 이전 상태에 비해 그 이후 상태는 한결 맑은 영혼으로 변화하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혹 가슴 막연한 슬픔을 극복하고 아주 작은 불꽃같은 용기를 가슴에 지펴보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기왕이면 가족이 돌려가면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 맑은 영혼으로 울 것이고 또 어떤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역시 한결 맑아진 영혼으로 진한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은 작가가 느낀 따듯했던 날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영혼이 따듯해지는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마치 딸과 나, 어느 교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화랑마을이 오는 7월 정식 운영을 앞둔 동학교육수련원의 홍보를 위해 특별 초성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벤트는 6월 1일부터 한 달간 화랑마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벤트 페이지에서 제시된 초성문제의 답을 댓글로 작성하면 된다. 댓글 작성자 중 추첨을 통해 10명을 선정해 7월 6일 기프티콘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화랑마을은 동학교육수련원 정식 운영 전 현수막 게첨 및 홍보영상 송출, 택시·버스 광고, 기관방문, 홈페이지 및 사회관계망(SNS) 등을 활용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랑마을 관계자는 “경주에 근대 사상의 뿌리인 동학을 재조명하고 이를 활용한 교육 및 수련활동을 진행하는 연수공간이 마련됐다”며 “복합 연수시설인 동학교육수련원에 많은 관심과 활용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주화백컨벤션뷰로는 지난달 19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주 MICE 서포터즈 ‘마이스랑’(이하 마이스랑) 6기 발대식을 가졌다. <사진> 이번에 마이스랑에 선발된 학생 14명은 오는 12월까지 경주 HICO 주관 전시회 운영요원 업무 수행, 온라인 도시 홍보 등을 진행한다. 또 경주 관광과 MICE를 직접 홍보하고 돕는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경주화백컨벤션뷰로에서 제공하는 MICE 실무자 교육, 타 지자체 MICE 교류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경주화백컨벤션뷰로는 12월 활동 종료 시 해단식을 통해 우수 활동자에게 포상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적극 격려할 방침이다. 한편 마이스랑은 코로나 이후로 3년 만에 신규 기수를 모집했다. 김용국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 사장은 “해당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경주 MICE가 한 층 더 성장하고 지역 MICE 인재 양성에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