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의 방사능 분석오류로 중단됐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경주 방폐장 반입이 지난 21일부터 재개됐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하 공단)은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월성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폐기물 503드럼을 인수했다. 경주 방폐장이 방폐물을 인수한 것은 2019년 1월부터 반입이 중단된 지 1년여 만이다. 이번 방폐물 인수를 시작으로 공단은 국내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방폐물 4000여 드럼을 올해 연말까지 인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자력연에서 발생하는 방폐물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조치는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위원회가 지난달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의결했다. 당시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와 원자력연 방폐물 분석오류 재분석 결과를 보고받고 원전 방폐물에 대한 처분사업 재개를 의결했다. 반면 원자력연에서 발생하는 방폐물은 재발방지대책이 실행되는 시점까지 인수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방폐물 반입 중단과 재개까지는··· 경주 방폐장의 방폐물 반입 중단 시점은 지난해 1월. 2018년 원자력연은 방폐장으로 인계한 중·저준위 방폐물 2600드럼 중 945드럼에서 방사능 분석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경주시 민간환경감시기구, 경주시의회, 양북면 주민들은 원자력연 방폐물 분석오류, 해수유입 등 방폐장 현안사항이 해결될 때까지 방폐물 반입과 처분중단을 요구했다. 공단은 방폐장 안전성 우려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회복을 위해 방폐물 인수·처분을 중단하고, 지난해 1월부터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운영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민간환경감시기구와 주민들이 추천한 지역인사 5명, 감시기구 4명, 경주시 1명, 전문가 4명, 사업자 5명 등 19명이 참여해 전체회의 11회, 전문가회의 10회, 현장조사 6회 등을 실시했다. 이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6월 원자력연이 2015년 이후 경주 방폐장으로 인도한 방폐물에 대한 조사 결과 2600드럼 중 2111드럼에 기재한 일부 핵종 농도 정보에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원안위가 오류 값을 정정해 비교한 결과 원자력연 방폐물의 핵종 농도는 경주 방폐장 처분농도 제한치 이내였으며, 원전 방폐물 척도인자는 한수원이 사용 중인 값이 유효했다. 특히 공단은 원안위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10월 방폐장에 반입된 원자력연 방폐물의 방사능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원자력연 방폐물 중 10드럼을 분석해 처분농도 제한치를 재확인한 것. 재검증 참관과 분석에는 경주시의회, 민간환경감시기구, 민관합동조사단 방폐물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원자력연 방폐물의 방사능 재검증을 진행한 결과 경주 방폐장 처분농도 제한치의 최대 0.52% 이내로 방폐장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특히 공단은 지역수용성 확보를 위해 10월 두 차례 재발방지 대책을 주민들에게 설명한 것을 비롯해 12월엔 양북면 복지회관에서 원자력연 방폐물 10드럼의 방사능 분석 결과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공단은 국가 방폐물 최종 처분기관으로서 책임을 갖고,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예비검사 확대, 교차분석, 검사역량 강화를 약속했다. 또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방폐물분석센터를 설립해 직접 핵종분석을 수행하고 방폐물 검사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연말 민간환경감시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방폐물 핵종분석 오류사건 재발방지대책 이행을 약속했다”며 “방폐물관리 전담기관으로서 안전한 방폐물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영(52) 제74대 경주경찰서장이 20일 취임했다. 신임 박찬영 서장은 경주 출신으로 경주고, 경찰대(7기)를 졸업하고,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 법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1년 경위 임용 후 포항북부서 감찰계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2년간 경주서 정보과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6년 총경으로 임용된 후 제주..
경주시는 1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청렴주의보 제1호’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발령했다.설 명절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청렴하고 투명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서다. 청렴주의보는 2020년 청렴시책 종합 추진계획 중 하나다.
가수 보결의 ‘인연의 시작’ 콘서트가 오는 2월 20일 저녁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펼쳐진다. 보결은 경주시립극단 배우 및 단무장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배우로 2018 ‘바람소리에’로 데뷔해 현재 3개의 싱글 앨범을 발매했으며, 연기자 출신 여성 솔로 가수로 지역 예술계의 주목받고 있다.이번 콘서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한국목간학회(회장 이성시)와 함께 오는 18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세미나실에서 2019년 동아시아 新 출토 목간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목간(木簡)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표면을 가공하고 문자나 그림을 남긴 나무조각으로 이번 학술 세미나는 지난해에 새롭게 세상에 나..
경주시는 올해 경주형 작은 결혼식 참가자를 이달 말까지 모집한다. 올해 경주시에 주소를 두고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부부들은 개방된 13개 공공기관 예식장소를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작은결혼식에는 예식 공간 장소 세팅 및 헤어, 드레스, 스냅촬영 등 결혼식 당일 예식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
경주시가 올해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시는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 사업을 위해 11억원(700대)의 예산을 확보했다. 지원 대상 차량은 경주시에 등록된 배출가스 5등급 경유자동차와 2005년 이전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해 만든 도로용 건설기계 3종(덤프트럭, 콘크리트 믹서트럭, 콘크리트 펌프트럭)이다. ..
경주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16일 문을 열었다. 경주시는 이날 지원센터가 자리 잡은 경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7층에서 개소식을 개최했다. 민선 7기 공약사항 중 하나인 경주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생활, 법률 등 상담과 기관 연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같은 건물에 위치한 고용노동..
경주지역 3개 지역아동센터(푸르른, 미래, 마루) 30명의 아동들이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1년간 진행한 사진수업에서 선별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14일부터 19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 달(지하 1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동궁과 월지 등 경주지역 주요 사적지에서 사진교육을 통해 찍은..
“힘들 때도 많았고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도 ‘너는 할 수 있어, 한 번해봐’ 라며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모나지 않게 그리고 주위를 둘러볼 줄도 아는 젊은이로 성장할 수 있었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책 전달이라는 작은 날개 짓이 큰 바람이 되길 바랍니다” 작은 선행이지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꽃피운다는 큰 포부를 가진 젊은이가 있어 우리들의 입가에 미소 짓게 만든다. 김서현(33) 씨는 경주시 시민감사관 활동비를 모아 지역 어려운 아이들에게 경주의 역사가 담긴 책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해 경주시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시민감사관에 최연소 감사사관으로 임명됐다. 지역에 젊은 친구도 경주에 관심이 있고 우리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알고 싶어서 시민감사관에 도전했다는 것. “시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시청 직원과 갑과 을의 관계로 만나면 너무 불친절하고 권위적이었습니다. 청렴도가 가장 낮은 도시를 조금이라도 바꾸면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곳이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시작했죠” 그는 경주에 시민감사관 제도가 있음에도 청렴도 꼴찌라는 오명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한다. “아직 시민감사관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보여준 것도 없거든요. 안타깝죠” 그는 지금까지 시민감사관 회의에 참석해 받은 활동비를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아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너무 소중한 돈이라 생각해 함부로 쓸 수 없었다며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책을 기부하게 된 것이다. 김서현 씨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관광업계 이사, 원고 기고, 경주박물관대학 총동문회 최연소 사무차장 이자 문화해설사, 그리고 지금은 동국대학교 산학협력단 비정규직 직원이자 최연소 경주시 시민감사관.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다양한 이력을 보면 언뜻 대단한 배경(?)을 가진 여성일 것 같지만 실제 그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당장 수중에 500원이 없어 충효에서 황성동까지 걸어 다녔던 기억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부당해고를 당하고서 한동안 마음고생도 많고 직접 소송을 통해 부당함을 밝히기도 했다. 항상 부족한 삶이였지만 그때마다 할 수 있다는 주변의 격려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밝은 미소로 말했다. “힘들 때도 많았고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도 ‘너는 할 수 있을거야, 한 번해봐’라며 응원해주는 분들 덕분에 모나지 않게 그리고 주위를 둘러볼 줄도 아는 젊은이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기부를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보다는 언젠가 한번이라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책을 선물하고 싶었죠” 그는 아이들에게 돈이 아닌 경주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선물로 주고 싶었다고 한다. “최근 신라왕경법이 통과되면서 거리에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실제 이 법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아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어요. 아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해 줄 수 없지만 역사 책을 통해 경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고르고 직접 손 편지도 써서 최근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고작 책 몇 권 전해주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하지만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고 어른들의 생각도 바꿀 수 있다면 안하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저의 작은 날개 짓이 어디선가는 큰 태풍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내가 사는 동네가 어디인지, 왜 경주에 이런 법이 생기는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았으며 좋겠다면서 좋은 생각과 행동이 널리 퍼져 나가길 바랐다.
경주시는 올해부터 경주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사인 ‘연합학생생활관’ 요금을 반값 수준으로 인하한다. 경주시는 연합학생생활관 운영기관인 서라벌대와 협의를 거쳐 학기당 요금을 당초 5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췄다. 이와 함께 경주시로 주소이전 시 지원하는 전입지원금 학기당 10만원과 한수원 월성원..
필자는 종종 경주 문화유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한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및 자원중심의 개발, 가격중심의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과 가치창조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다’ 등과 같은 답을 말했지만 원하는 답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전문가로서 경주 문화유산관광의 구체적인 대안과 정책을 내어 놓으라는 완곡한 표현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은 인류의 과거로부터 집적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적 소산물로서 경제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는 조선왕릉 40기를 포함해 석굴암, 불국사, 창덕궁, 종묘, 경주 역사유적지구, 해인사 장경판전, 수원화성, 양동과 하회의 한국의 역사마을 등 13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하지만 이들 세계문화유산들은 훌륭한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나 매력도 측면에서는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이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훌륭한 가치를 지닌 세계 문화유산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지역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매력도 향상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13년도부터 ‘세계유산 활용 및 홍보 사업’을 국고보조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연구원에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활성화방안’을 통해 문화유산의 관광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광에 적극적 다각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활용 대상, 활용 주체(공급자), 활용 타깃(수요자), 활용 기반’의 4가지 관점에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관광 활용 대상으로서 선(線)적 또는 면(面)적 접근 강화, 관광 활용 주체로서 추진 주체들 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광 활용 타깃으로서 관광수요를 형성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언어 포함) 증가 필요, 관광 활용 기반으로서 제도적 개선책과 지원책 마련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관광의 활성화에 있어서는 그 한계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대안에는 많이 미흡하겠지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경주 문화유산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한다. 우선은 최신 관광 트랜드의 분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이다. 관광 생태계에 있어서의 ‘모바일’영향도의 증가는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5년 뒤에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은 확대되고 성숙도가 높은 지배적인 트랜드라고 조사되고 있다. 경주관광에 있어서 최근 불국사나 석굴암보다도 소위 ‘황리단 길’의 인기가 더 많은 이유도 트랜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로는 위에서 언급된 면적 접근 강화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보다 확대된 의미에서의 네트워크 강화이다. 개별 유산들을 점에서 선이나 면으로 연결해 접근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식도락 관광, 교통 같은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네트워크화 혹은 패캐지화 함으로써 관광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예를 들자면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독락당과 조선중기의 교통수단(교자, 수레, 짚신 등)과 먹거리 등을 연계한 패키지 구성 등이다. 마지막으로 관광이벤트와 문화유산관광지의 연계마케팅 필요하다. 경주의 축제 등 이벤트와 문화유산 관광지의 연계를 위해 축제의 특성·역사·문화·관광객의 요구 등을 검토한다. 이 때 관광 이벤트의 주제는 문화유산 관광지와 연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관광객이 공감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주제를 설정하는 것도 매력적 일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문화유산관광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과 교육 그리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관광지 해설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지난 시대의 것을 끊임없이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생명과 가치를 불어 넣고 다케오 같이 멋진 도서관, 유후인처럼 경관을 보존하는 자연친화적인 개발로 관광객을 끌어들인 일본의 문화유산 활성화 사업의 방향성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것이다. 일본 문화유산 사업의 3가지 방향성은 아래와 같다. 첫째, 지역에 점으로 흩어져 있는 문화재의 파악과 스토리에 따른 패키지화. 둘째, 문화유산 자원과 지역 전체와의 연계 및 활용. 셋째, 국내외로 적극적 또는 전략적 효과적인 전달.
헌법 제124조에서 보장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은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시대인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기업과 정부로부터 소외된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한국소비자운동의 60년 역사 속에서 점차 안전하고 공정한 소비를 누리고자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제 지방분권시대에 맞는 지방소비자행정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소비자행정에 대한 인식부족과 소비 환경의 변화에 미치지 못한 채 다양한 지역경제 행정업무 중 하나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지자체가 지역소비자문제를 소비자단체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변화하는 소비자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먼저, 소비자 행정서비스와 융합된 사회복지서비스 이행과 이를 위한 다양한 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소비와 경제와 복지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과거의 복지서비스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복지였으나 앞으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서비스의 관점에서 서비스가 시행될 것이다. 특히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정부와 지방정부는 정책적으로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홀몸 어르신들이 여가 시간을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통한 체계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가 되었다. 또한 대상에 따른 ‘생애주기별 소비자교육 전문가’를 양성해 사전 예방 차원의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동 청소년시기부터 신용의 중요성을 인지시킬 수 있는 생애주기별 대상 교육과 초고령화 시대, 100세 시대에 걸맞은 경제교육을 활성화함으로써 사전 예방적 차원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한 소비자행정서비스의 기초지방자치단체로의 확대다. 정부가 지방소비자행정의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전국 시·도를 중심으로 소비생활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2005년부터는 지방소비자행정 평가 제도를 도입해 지방소비자행정의 기반과 업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으나 2008년부터 정부합동평가 중 하나로 지방소비자행정을 평가함에 따라 평가 항목이 대폭 축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관련 전문가들은 관련 조직이나 인력, 서비스 수준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리고 다른 지역 경제행정과 함께 지방소비자행정을 수행하고 있는 지자체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방소비자행정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초지자체에서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행정서비스가 기초지자체로 확대 시행해 나가야 하는 시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경북도내에선 포항시와 구미시가 이미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가까운 경산시와 안동시가 차례로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작년 상반기 포항시는 소비자 중심도시 만들기를 선포했는데 굳이 ‘왜 다른 것에 우선해 소비자일까’ 라고 생각해 보면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 이제는 소비 수요자들의 요구를 채워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셋째, 변화하는 소비자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경주시의 소비자 조례 제정이다. 기초지자체에서는 기초지역 단위의 소비자 상담, 정보제공, 소비자교육 등 지역 현안을 토대로 ‘지역 밀착형 소비자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업무 분담을 해야 한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는 지방자치단체는 기본으로 소비자 보호를 추구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필요한 행정조직을 정비, 시책 수립 및 소비자조직 활동을 지원하며 육성할 책임 있다. 따라서 소비자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지자체는 소비자의 권익증진을 위한 행정업무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이에 대한 개선과 조례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한다. 경주시의 경우 경북도내에서도 높은 소비수준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광역단위(경상북도소비자권익증진조례)와 기초지자체 단위 사이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음을 간과 하고 있다. 경주가 관광도시발전을 목표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려면 먼저 ‘소비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경주시는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 ‘소비자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지방보조금 지원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각 지자체는 위원회를 통해 지원근거마련을 위한 조례 제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예산추계부문에서도 소비자단체보조금과 물가모니터링비용 등 보조지원 되고 있는 보조금의 지원 근거를 만들어야 하며 이에 준해 경주시도 소비자지원조례에 근거해 소비자행정서비스가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소비자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는 추세이다. 지금은 지역소비자권익증진을 위한 소비자운동을 통해 소비자행정의 현실화 및 민관이 서로 Win-Win하고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때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민이 편안하고 행복한 ‘윌빙(Well-being) 시민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협업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난 14일 ‘경주대를 시민 품으로’를 주제로 열린 시민대토론회는 지난 10년 간 침체일로를 걸어 온 경주대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보여 진다. 1988년 한국관광대학으로 개교해 입학정원이 1500명에 달했던 경주대는 관광 및 문화콘텐츠 분야의 특성화로 우리나라 관광 산업계에 인재를 배출하면서 탄탄한 내실을 다진 대학이었다. 특히 원석재단의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은 인근 충효동 일대의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경주시내지역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경주대는 지난 10년 간 학생 수 감소시대에 따른 대응 실패와 경영 부실까지 겹치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걷다가 대학경영평가에서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으며 급기야 관선 임시이사까지 선임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지난 14일 열린 경주대 살리기 시민토론회에서 정진후 총장은 경주대를 역사문화관광과 현대기술 융합분야, 보건복지와 재난안전 융합분야, 사회혁신·그린에너지 미래기술 분야로 나눠 재편하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경주전통기술교육원을 건립해 전통과 기술의 융합, 경주형 보건복지 통합 서비스, 경북 향토음식을 관광지원화, 무형전통 복원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총장의 이 같은 계획은 현재 경주시의 자원과 현실을 맞게 경주대의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여 지며 향후 진행여부에 대해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중소도시인 경주가 발전가능성이 높은 도시라는 평가를 받아 온 것도 지역에 4개의 대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대는 재단 측이 대학교육의 본질인 공공성을 외면하고 경영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써 지역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말았다. 대학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개인이 소유물로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된다. 경주대의 쇠락은 곧 경주사회의 침체다. 경주대는 살려야 한다. 그리고 살리려면 지역사회의 성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교육부 종합감사 이후 대학을 살리기 위해 뛰고 있는 대학 관계자, 시민들과 재단 측이 대치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경주대 회생은 대학 관계자와 재단,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지역기업, 시민, 학생들이 함께 나설 때 그나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때를 놓친 처방의 무의미하다는 점을 주지하길 바란다.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특산물이 설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경주농특산물매장 본점과 불국점에서는 설을 맞아 우수한 특산품을 10% 할인하는 특별할인전에 들어갔다. 판매장에는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한과 선물세트, 전통주, 도라지청, 버섯, 해파랑 미역, 꿀 등 특산품과 경주만의 품격이 담긴 공예품까지 다양한 제품이 준비돼있다. 설을 맞아 정을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보내는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또 현곡배작목회와 현곡농협은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원예전문수출단지로 지정받은 현곡배 재배단지에서 생산한 최상품 ‘현곡배’를 시중보다 10~2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재수용품 마련에도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여기에 명절선물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새콤달콤한 ‘경주봉’이 오는 2월까지 출하된다. 2018년 상표 등록된 ‘경주봉’은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청정 경주지역에서 재배돼 높은 당도를 지니고 있다.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까다로운 선별 과정과 품질 관리를 통해 전국 유통시장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청정 경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 및 특산품은 그동안 꾸준한 상품화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 등으로 점차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품목 또한 다양해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도 호응을 받고 있다. 경쟁력 있는 농특산물을 생산하는 지자체의 경우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생산품을 애용하고 적극 홍보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지방자치권이 더욱 강화되면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 우수한 지역 농특산물 생산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경주를 찾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살 것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 경주지역 농특산물은 경주시민들이 먼저 지켜야 한다. 이번 설을 맞아 시민들과 출향인이 한마음으로 많이 애용해 주길 기대한다.
박물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접시들은 있지만, 식욕은 없어요. 반지는 있지만, 이심전심은 없어요. 최소한 삼백 년 전부터 쭉. 부채는 있는데 - 홍조 띤 뺨은 어디 있나요? 칼은 있는데 - 분노는 어디 있나요? 어두운 해질 녘 류트를 퉁기던 새하얀 손은 온데간데없네요. 영원이 결핍된 수만 가지 낡은 물건들이 한자리에 다 모였어요. 진열장 위에는 콧수염을 늘어뜨린 채 곰팡내 풀풀 풍기는 옛날 파수꾼이 새근새근 단잠을 자고 있어요. 쇠붙이와 점토, 새의 깃털이 모진 시간을 견디고 소리 없이 승리를 거두었어요. 고대 이집트의 말괄량이 소녀가 쓰던 머리핀만이 킬킬대며 웃고 있을 뿐. 왕관이 머리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어요. 손은 장갑에게 굴복하고 말았어요. 오른쪽 구두는 발과 싸워 승리했어요. 나는 어떨까요, 믿어주세요, 아직도 살아 있답니다. 나와 내 드레스의 경주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어요. 아, 이 드레스는 얼마나 고집이 센지! 마치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열망하듯 말이죠. -사라지므로 인간은 아름답다 어느 도시에나 박물관은 있다. 우리는 박물관에 전시된 물건을 통해 역사를 본다. 당대 인간들의 삶의 환경과 그들이 쌓아올렸던 화려한 문화의 정교미와 예술성을 본다. 왕관과 그릇과 잔과 칼, 수많은 복식들이 그렇다. 그러나 쉼보르스카의 시에서 고색창연한 유물을 통해 고대 문명의 기술을 읽는 인간주의적 관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접시는 있지만, 식욕은 없어요/반지는 있지만, 이심전심은 없어요”라는 서두부터 유물을 앞세우고 인간의 욕망이나 체취, 감정은 철저히 배제한다. 3연의 잠자는 파수꾼도 인간의 죽음을 암시한다. 물건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동시에 그것을 사용한 인간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이 시에서 전시된 물건과 인간은 유쾌하게 비교된다. 이는 현재 내가 착용하고 있는 사물에도 적용된다. “나와 내 드레스의 경주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어요./ 아, 이 드레스는 얼마나 고집이 센지!/ 마치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열망하듯 말이죠.” 얼마나 신선하고 유쾌한가? 만물의 중심이라고 믿고 있는 인간들이 평범한 물건에도 못 미치는 존재라니! 인간은 사라지므로 아름다운 존재인 것이다.(“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두 번은 없다」) 그러나 인간과 겨루어서 승리를 거둔 그 물건들도 엄연히 “영원이 결핍된” 것일 뿐. 쉼보르스카는 그 물건들이 겪었을 세월의 풍파를 읽는다. 그런 점에서 쉼보르스카의 「박물관」은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는, 자명하나 잊고 있었던 사실을 일깨워주는 명편이다.
인간이 얼마나 멍청한지를 보여주는 게임이 있다. 예일대학교 마틴 슈빅(Martin Shubik)교수가 작정을 하고 만든 달러 경매(Dollar Auction) 게임이다. 경매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최고 입찰자에게 1달러 지폐를 낙찰한다는 아주 간단한 게임이다. 단, 경매사는 최고의 입찰자와 차상위 입찰자 둘 다 자기가 부른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가령 A는 1달러 지폐에 70센트를, B는 60센트를 불렀다고 치자. 경매사는 모두 1달러 30센트를 벌었으니, 1달러를 A에게 주고도 30센트의 수익이 생긴다. A도 1달러 지폐를 70센트 주고 샀으니 이득이다. 차상위 입찰자인 B만 불리한 거래다. 60센트를 지불하고도 얻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인 애덤 알터(Adam Alter)는 경매 게임을 강의실에서 해보았다. 1달러 대신 20달러짜리 지폐로 판돈을 키웠다. 경매는 1달러부터 시작하고 1달러씩 호가를 올렸다. 여기저기서 이구동성 “1달러!” 하고 외친다. 20달러를 1달러로 살 수 있다니 누가 마다할까? “2달러!”, “5달러!” 액수가 점점 올라간다. 10달러를 가볍게 넘은 호가는 20달러 액면가를 향해 달려간다. 이 게임이 사실은 덫이라는 걸 눈치챌 즈음이지만 입찰은 여전히 계속된다. 어느덧 두 입찰자로 압축되었다. “16달러!” 상대의 호가에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바로 “17달러!”하고 외친다. 급기야 “19달러!”하니 바로 이어 “20딸라!!” 하고 손을 치켜든다. 정상적(!)인 경매이고 정상적(?)인 학생들이라면 여기서 끝내는 게 맞다. 웃자고 시작한 게임이 이렇게 과열 양상이라면, 그 이면에는 ‘네가 이기는 꼴은 절대 못 봐’하는 심리가 깔려있는지 모르겠다. 지켜보는 눈도 많아진 이 상황에 패배자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경매에 부친 20달러 지폐 가치의 세 배로 뛸 때까지 계속되더란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이 경매 게임은 생돈만 날리는 구조라는 걸 알 수 있다. 20달러짜리를 60달러 주고 사는 멀쩡한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래서 이 게임은 자선기금을 모금할 때 써먹으면 좋을 그런 게임이다. 좋은 취지에 공감도 하고, 비록 많은 돈을 쓰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공유하며, 경매에 참여한 누구라도 승자인 게임 말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던 강의실은 패배 혐오(loss aversion)라는, 인간의 본능적 경향이 설명되면서 차차 식어간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내가) 얻은 것보다 (남에게) 잃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버릇은 인간 무지의 맨 얼굴이다.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아픔이 더 두려운 건 인간이 무지하기 때문이다. 한두 번 돈을 따 본 경험으로 밑 빠진 독 마냥 돈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을 부정한다. 잃고 또 잃으면서도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여태 들인 시간과 돈이 얼만데 하며 본전 생각도 그 맹목성을 부추긴다. 아쉽게 질수록 흥분 중추 신경물질은 더욱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 아쉬움인지 희열인지 구분조차 안 되는 감정이 종착역이 없는 그 목표를 향해 쉴 새 없이 밀어붙인다. ‘딱 한 번만!’하고 다짐하지만 그것이 정말 딱 한 번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안다. ‘이게 마지막이야!’ 하고 주문을 외우지만 인간의 욕망은 마지막이라는 라벨을 붙여 봐도 그 속에 갇혀있지 않는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센 게 무엇일까 물어본 적 있다. 핵폭탄이라고 주장하던 녀석도 아빠가 생각한 지구의 중력(重力)이라는 데는 동의를 한다. 힘이 얼마나 센지 뭐든지 땅으로, 아래로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런 중력마저 능가하는 지구에서 가장 센 놈이 있는데, 그건 뭘까? 머뭇거리고 있는 아들 앞에 머리를 들이밀며 “위로만 올라가는 아빠 앞이마”라고 했다. 녀석이 킬킬대다가 “아냐, 정수리를 넘으면 다시 아래로 내려가” 한다. 눈치 없는 녀석이 아픈 데를 찌른다. 아빠는 어쩔 수 없이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욕망이란 놈이 진짜 끝판왕이지, 중력의 힘을 거슬러 끝없이 올라만 가거든”
원형의 주실에 들어서면 바로 양쪽 벽에 본존상을 향한 자세로 조각되어 있는 범천과 제석천을 만나게 된다. 이 상은 우리나라 불교 조각에서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존상은 아니나, 그 조형적 우수성과 함께 불교 교리의 정수(精髓)를 함축한 고도의 상징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불교에서 욕계 6천의 둘째 천이 도리천(忉利天)이다. ‘도리’는 33의 음사(音寫)이며 삼십삼천(三十三天)으로 의역한다. 도리천은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須彌山)의 정상에 있으며 제석천[帝釋天 : Indra]의 천궁(天宮)이 있다. 사방에 봉우리가 있으며, 그 봉우리마다 8천이 있기 때문에 제석천과 합하여 33천이 된다. 『삼국유사』에서는 단군의 할아버지 뻘인 환인(桓因)이 제석천을 가리킨다고 주를 달아두었다.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할 당시는 불교가 들어오기 훨씬 전이니 불교가 전래된 이후 우리의 건국신화가 성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범천[梵天 : Brahmā]은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3천 중 제일 높은 곳에 거주하며, 제석천과 함께 불교에 수용되어 호법수호신(護法守護神)이 되었다. 천계의 위계상 제석천보다도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석천만큼 친숙하지 않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고 나서 자신이 깨달은 바가 너무 심오해서 중생들에게 법을 설해도 그들이 알아듣지 못할 것을 염려해 설법을 주저했다. 이때 제석천이 법을 설해 줄 것을 청했지만 부처님은 거절했다. 다음으로 범천이 세 번에 걸쳐 간곡하게 설법해 줄 것을 청하자 부처님은 설법을 결심했다고 한다. 범천과 제석천상은 우리나라 불교 조각에서 그리 흔한 존상은 아니다. 석굴암의 범천과 제석천상은 그 조형적 우수성과 함께 불교 교리의 정수를 함축한 고도의 상징성으로 인해 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주실 입구에서 본존상을 바라보았을 때 범천상은 왼쪽에, 제석천상은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다. 두 상 모두 머리 뒤로 위쪽은 넓고 아래는 좁은 형태의 두광[파기광(簸箕光) : 파기는 체질할 때 쓰는 농기구인 키]를 둘렀고, 발 밑에는 부처와 보살상의 연꽃 대좌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타원형의 대좌[구유(氍毹) : 양탄자 즉 털로 짠 모직물] 위에 서 있다. 조화군[朝霞裙 : 북인도 지방의 순백색 비단으로 짠 하의(下衣)]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둘렀으며, 오른손에 불자[拂子 : 삼이나 짐승의 털을 묶어서 자루의 한쪽 끝에 매어 단 기구로 번뇌와 장애를 물리치는 표지]를 든 모습도 거의 같다. 그런데 왼쪽의 범천상은 왼손에 정병을 쥔 반면, 오른쪽의 제석천상은 왼손에 금강저를 잡고 있다. 반측면관으로 처리된 신체에서는 원근감과 사실감이 느껴지며, 부드러운 천의의 표현이 섬세한 회화작품을 보는 듯하다. 범천과 제석천상의 파기광,구유좌,조하군은 석굴암 조각상이 인도적인 원류를 충실히 따랐을 뿐만 아니라, 통일신라 문화의 국제적인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석굴암의 이 범천, 제석천상 형상과 일치하는 경전이 『다라니집경』이다. 이 경전은 인도의 아지구다[阿地瞿多, Atigupta]가 654년 무렵 중국에 와서 번역하였다. 이 책의 권3 ‘반야화상법’ 중에 수록된 범천, 제석천을 그리는 설명문을 보면 손에 든 물건의 종류, 자세, 옷의 종류 등이 석굴암의 이 두 상과 놀랄 만큼 흡사하다. 아마도 석굴암의 범천, 제석천상은 『다라니집경』의 묘사를 근거로 상을 조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밀교 계통의 이 경전에는 다양한 불교 존상의 제작법을 수록하고 있어 고대 동아시아에서 불교 도상의 모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범천과 제석천은 전실의 팔부중이나 연도의 사천왕과 격이 비슷한 신중(神衆)임에도 왜 예외적으로 성소에 해당되는 원형의 주실 안쪽에 들어와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이 두 신중이 주실 입구 좌우에 위치하여 단순히 공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각종 경전과 불화 등에서 부처님의 설법에 참여하기도 한다. 석굴암에서도 이들이 본존상의 권속인 동시에 설법회를 구성하는 청중의 일부로 인식했을 것이다. 또 『화엄경』 권7의 제3 ‘도리천궁회’에서도 범천과 제석천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하여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화엄의 교리와 신앙 측면에서도 범천과 제석천은 매우 중요시되어 보살에 버금가는 지위로 격상되는 경우도 있다.
경주시가 ‘2020 제48회 신라문화제’ 콘텐츠를 다음달 7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다. 찬란했던 신라천년의 옛 영광을 재현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품격 있는 축제 프로그램을 집중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번 신라문화제 콘텐츠 공모전은 킬러콘텐츠를 비롯한 체험, 공연, 거리퍼레이드, 이벤트 등 1인당 2건 이내 응모 가능하다. 주요 공모분야는 △신라문화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 △주제와 부합되고 시민의 화합과 관련된 체험형 프로그램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시민 및 관광객이 함께 참여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이고 실현 가능한 참여형 프로그램이면 된다. 응모자격은 지역제한 없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경주시청 홈페이지(http://www.gyeongju.go.kr/) 및 신라문화제 홈페이지(http://www.gyeongju.go.kr/sillafestival/)에서 공모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경주시청 문화예술과로 방문 또는 이메일,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된 제안서는 실현가능성, 창의성, 효율성 및 경제성, 계속성 등을 심사기준으로 심사한 후 수상자를 선정한다. 최우수 1명 100만원, 우수 2명 각 70만원, 장려 3명에게는 각 50만원의 시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자는 2020년 2월중 경주시청 홈페이지 게시 및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문화예술과 문화행사지원팀(054-779-6073)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는 이번 신라문화제 주제를 ‘천년 왕국, 신라의 탄생!’으로 정했다. 삼한시대 6부촌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로국에서 시작해 박혁거세의 등장과 함께 국가를 이뤄가는 신라의 건국 설화를 테마로 정해 장엄하고 화려하게 선보일 방침이다. 한편 2020 제48회 신라문화제는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황성공원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해 어려운 가운데도 많은 분들이 콘텐츠에 응모해 주신 덕분에 신라문화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며 “세계인이 찾고 싶은 글로벌 대표 축제 실현에 걸 맞는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에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많은 지자체들이 시민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하지만 정작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특히 관광객 유치에 열 올리는 지자체들의 경우 관광을 통해 얻는 실익보다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소음공해,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관광으로 인한 이익을 누릴 이익 지역이나 사업 당사자들도 상당히 한정적이어서 그렇지 않은 지역이나 사업자들에게 볼 멘 소리를 듣고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할 때는 지자체 구성원들 간에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요컨대 지자체의 정책이 시민을 위해 제대로 발현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에서 개장한 겨울철 도시 얼음판은 다수의 지역에서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노들섬 스케이트장과 뚝섬과 안양천 등에 마련된 눈썰매장들이다. 이들 빙상 놀이장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객이 방문해 겨울놀이를 즐기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전철이나 버스로 몇 정거장만 거치면 닿을 수 있는 도심에, 일반 빙상 놀이시설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마련되어 어린이들에게는 활력을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특히 서울광장의 경우 인근 주민들은 물론 청계천이나 경운궁, 경복궁, 남대문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길만 돌리면 접할 수 있는 곳이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짬짬이 이용하기에도 좋다. 입장료 1000원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입장할 수 있고 한쪽에는 평창 올림픽에서 인기 높았던 컬링체험 존이 있어 이색체험도 즐길 수 있다. 뚝섬 눈썰매장은 입장권 6000원으로 눈썰매(슬로프), 눈 놀이동산 및 민속놀이 체험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빙어잡기, 군고구마 체험, 추억의 달고나, 풍선 터트리기, 야구 던지기 등과 간략한 놀이시설이 준비돼 있으며 별도의 재료비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외에도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목동종합운동장 실내아이스링크, 어린이회관 눈썰매장 등 전통적인 겨울 스포츠 시설을 개방하여 겨울시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시설이고 입장료로 충분히 유지된다. 가성비 높은 대시민 삶의 질 향상 서비스인 셈이다. 경주 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들이 참고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