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종종 경주 문화유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한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및 자원중심의 개발, 가격중심의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과 가치창조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다’ 등과 같은 답을 말했지만 원하는 답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전문가로서 경주 문화유산관광의 구체적인 대안과 정책을 내어 놓으라는 완곡한 표현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은 인류의 과거로부터 집적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적 소산물로서 경제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는 조선왕릉 40기를 포함해 석굴암, 불국사, 창덕궁, 종묘, 경주 역사유적지구, 해인사 장경판전, 수원화성, 양동과 하회의 한국의 역사마을 등 13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하지만 이들 세계문화유산들은 훌륭한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나 매력도 측면에서는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이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훌륭한 가치를 지닌 세계 문화유산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지역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매력도 향상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13년도부터 ‘세계유산 활용 및 홍보 사업’을 국고보조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연구원에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활성화방안’을 통해 문화유산의 관광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광에 적극적 다각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활용 대상, 활용 주체(공급자), 활용 타깃(수요자), 활용 기반’의 4가지 관점에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관광 활용 대상으로서 선(線)적 또는 면(面)적 접근 강화, 관광 활용 주체로서 추진 주체들 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광 활용 타깃으로서 관광수요를 형성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언어 포함) 증가 필요, 관광 활용 기반으로서 제도적 개선책과 지원책 마련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관광의 활성화에 있어서는 그 한계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대안에는 많이 미흡하겠지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경주 문화유산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한다. 우선은 최신 관광 트랜드의 분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이다. 관광 생태계에 있어서의 ‘모바일’영향도의 증가는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5년 뒤에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은 확대되고 성숙도가 높은 지배적인 트랜드라고 조사되고 있다. 경주관광에 있어서 최근 불국사나 석굴암보다도 소위 ‘황리단 길’의 인기가 더 많은 이유도 트랜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로는 위에서 언급된 면적 접근 강화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보다 확대된 의미에서의 네트워크 강화이다. 개별 유산들을 점에서 선이나 면으로 연결해 접근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식도락 관광, 교통 같은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네트워크화 혹은 패캐지화 함으로써 관광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예를 들자면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독락당과 조선중기의 교통수단(교자, 수레, 짚신 등)과 먹거리 등을 연계한 패키지 구성 등이다.
마지막으로 관광이벤트와 문화유산관광지의 연계마케팅 필요하다. 경주의 축제 등 이벤트와 문화유산 관광지의 연계를 위해 축제의 특성·역사·문화·관광객의 요구 등을 검토한다. 이 때 관광 이벤트의 주제는 문화유산 관광지와 연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관광객이 공감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주제를 설정하는 것도 매력적 일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문화유산관광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과 교육 그리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관광지 해설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지난 시대의 것을 끊임없이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생명과 가치를 불어 넣고 다케오 같이 멋진 도서관, 유후인처럼 경관을 보존하는 자연친화적인 개발로 관광객을 끌어들인 일본의 문화유산 활성화 사업의 방향성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것이다. 일본 문화유산 사업의 3가지 방향성은 아래와 같다.
첫째, 지역에 점으로 흩어져 있는 문화재의 파악과 스토리에 따른 패키지화. 둘째, 문화유산 자원과 지역 전체와의 연계 및 활용. 셋째, 국내외로 적극적 또는 전략적 효과적인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