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지난 11일부터 ‘클린&안심 경주 캠페인’을 전개한다.깨끗하고 청결한 문화관광 도시의 위상을 제고하고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청정 경주 이미지를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클린&안심 경북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수칙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일..
경주경찰서는 피해자로부터 3821만원을 받아 챙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수금책 A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조직은 지난 4월 10일부터 20일까지 7회에 걸쳐 피해자 2명으로부터 1억8321만원을 편취한 드러났다. 경찰은 여죄에 대한 수사와 함께 공범을 붙잡아 엄정하게 처벌할 방..
경주 건천편백나무숲 등 경북도내 23곳이 ‘언택트 경북관광지’로 선정됐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며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도민의 마음에 위로하기 위해 ‘언택트 경북관광지 23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언택트 관광’이란 콘택트(contact:접촉)에 부정을 의미하는 언(un)을 붙인 말..
경주시가 몇 년 사이 경주 명소 중 최고 핫 플레이스 떠오른 황남동 일원과 황리단길에 대한 도로통행체계 개선을 시작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시는 오는 23일부터 대릉원 남쪽 돌담길에 ‘차 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하고 6월 초부터는 황리단길을 일방통행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차 없는 거리’ 시범 운영 구간은 CU경주황리단길 점 앞 삼거리에서 숭혜전 북서쪽 모퉁이까지 약 460m 구간이며, 9월 30일까지 매주 주말 및 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하게 된다. ‘황리단길 일방통행’ 구간은 내남사거리에서 황남초교사거리 방향 700m구간에 대해 6월 초부터 시행하며, 앞으로 보행환경개선사업으로 보행자 전용도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2월 대릉원 남쪽 ‘차 없는 거리’ 주민설명회를 통해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 수렴하고 경주경찰서 협의 등 절차를 거쳐 행정예고를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황리단길 일원은 일방통행 시행여부 및 방향에 대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의 주민협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며 올해 4월 행정예고를 마쳤다. 황남동 일원과 황리단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관광객들이 급증했지만 골목마다 차량통행과 주차로 인해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내남사거리에서 황남초 사거리까지의 황리단길은 인도조차 없는 왕복도로를 달리는 차량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차를 피해 다녀야 할 정도다. 경주는 우리나라 대표 역사문화관광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보행천국이라는 말을 듣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요 명소도로는 대부분 보행자보다는 차량 중심의 도로구조로 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어디를 가도 차 없는 거리가 있다.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교토의 기온거리,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서울 인사동거리 뿐만 아니라 각 도시마다 기존 차량 통행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바꾸거나 왕복차선을 일방통행으로 하고 대신 인도를 넓혀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일방통행도로도 차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노면을 처리해 차들이 서행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본지는 그동안 천마총 남쪽 황남동 인원과 황리단길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할 것을 주문해 왔다. 시가 여론수렴을 거쳐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하고 황리단길 중심도로도 보행자 중심도로로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시했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난 6일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자 터진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13일 0시 기준 11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경주지역 주요 공공시설, 문화관광시설도 일제히 문을 열어 철저한 생활방역 지키기가 요구되고 있다. 시는 지난 6일 경주동궁원, 통일전, 황룡사역사문화관에 이어 8일에는 화랑마을 육부촌·야영장, 주상절리전망대, 오류캠핑장을, 9일에는 교촌마을 홍보관 등의 문을 열고 운영을 재개했다. 또 경주실내체육관 등 대부분의 공공체육시설도 13일부터 전면 개방에 들어갔다. 이제 관광객들의 자유로운 관광과 시민들의 공공시설 이용이 모두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자 마자 터진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감염으로 확산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확산은 어렵게 잡은 학생들의 개학 시기도 또 연기 시켰다. 이번 확산은 위험시설에 대한 관계기관의 단계적 관리 시스템 부재로 보여진다. 학교시설 등에는 개학시기를 조절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했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폐쇄된 유흥시설 등에 대한 관리는 느슨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때 조치하는 것으로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문가들도 시설별 위험도를 평가하고 감염 위험에 따라 단계적 운영을 주문하고 있다.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경주의 경우 지난 2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관광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다. 관광 관련 업체, 숙박업, 요식업 등은 대부분 임시 휴업을 하거나 아예 영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코로나19에 대한 생활방역 체계로 바뀌면서 한동안 움츠렸던 경제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경주는 각 지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나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는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관광객들이 생활방역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적극 홍보, 점검하고 시민들도 생활방역을 일상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기대한다.
▶‘신라소재상(蘇宰相) 부인 순절비’ 이야기 표항의료원에서 기계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연화재)에 「신라소재상 부인 순절비」가 있다. 멀리 동해 바다와 형산강 하구가 굽어 보이는 곳인데 지금은 주변 나무들이 커서 전방 시야가 가려져 있다. 이 비(碑)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소랑부인은 절세미인, 장안선녀(長安仙女) 신라말기 「소랑(蘇郞)」이라는 충직한 대신이 있었는데, 청렴결백하고 덕망있는 관리로 백성들의 신망을 크게 얻었다. 더구나 그 부인 또한 정숙한 절세미인이라 ‘장안선녀’라는 애칭을 얻고, 백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어느 임금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이 부인을 한 번 보기위해 소랑에게 그의 집에 들린다는 전갈을 하였다. 소랑은 황공스러운 큰 영광으로 여겨 부인에게 임금님의 행차소식을 알리고, 융숭한 대접이 되게 연회 준비를 시켰다. 임금은 미복차림으로 소랑의 집에 당도하여 좋은 음식과 술에 건드레해지면서 부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자, 금방 매혹되었고 음흉한 욕심이 생겼다. 왕은 부인을 본 이후부터 그녀를 차지하기위해 남편인 소랑을 없앨까, 삭탈 관직하여 유배를 보낼까, 여러 궁리를 하던차 마침 왜국에서 조공 사신이 와서 그 답방으로 왜(倭)에 파견할 조정사신으로 소량을 보내게 했다. ▷임금의 유혹에 반항하다 변방으로 추방(追放) 소랑이 떠나자 임금은 부인에게 궁중으로 불러들여 여러 차례 유혹, 회유를 하였다. 그러나 지조높은 부인은 왕의 강압에도 결코 굴하지 않음으로, 화가나서 그녀를 죽여버릴까도 생각했으나, 사신으로 떠난 고관의 부인을 해칠수는 없고해서 소랑집의 재산몰수와 부인에 대한 외지추방령을 내렸다. 부인은 서라벌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쫓겨났다. 소랑이 타던 말과 개, 그리고 노비 한 사람을 데리고 유랑하다가 동해 바다가 잘보이는 이 곳(연화봉)에 올라 움막을 짓고 외롭게 살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동해 바다를 보면서 왜국에서 배를 타고 올 남편만을 기다렸다. ▷연화봉에 초막짓고 남편 기다리다 병사(病死) 한편, 남편 소랑은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뱃길에서 심한 폭풍우를 만나 불행하게도 물에 빠져 죽고 만다. 그러나 이를 알길없는 부인은 한결같이 연화봉에서 남편을 기다리다 병이 들고, 5년 후에 그녀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또한 소랑의 말과 개도 주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역시 굶어죽고 말았다. 산아래 마을 사람들은 정절을 지키다가 죽은 이 부인을 위해 장례를 치루고 그녀의 혼백을 모시는 작은 초옥을 지어 ‘망부사’라 이름지었고, 개와 말의 무덤까지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이 순절비가 있는 고개를 ‘연화재’, 산(山)모양이 연꽃봉오리처럼 생겼다하여 ‘연화봉’이라 하며, 또 ‘망부사’란 초옥이 있었다고 해서 ‘망부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 후 이 애절한 사연이 널리 퍼지면서 여러 묵객(墨客)들이나 도처(到處)사람들이 이곳에 올라와 소랑부인의 정절을 찬양하고, 원혼을 달랬었는데 조선 세조때 어느 암행어사가 여기에 들러 썼다는 한시(漢詩) 한 수가 다음과 같이 우리말로 전해오고 있다. “멀리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이별한 낭군만 그리워할세 강가의 푸른풀이 야속하구나. 바위의 꽃은 다투어 피건만 산과 구름이 만리길을 막아 님의 소식이 영영 끊어졌도다. 봄이 가고 다시 가을이 오건만 아니오는 님 생각 언제 풀건고” 지금 이 곳 주변은 둘레길도 만들어져있고, 넓은 주차장도 있어 시민들의 좋은 웰빙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취약 계층의 구조를 위해 시급히 시행되었어야 할 긴급 재난대책을 두고 그동안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이 논의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주장에서 촉발되었다. 이 대표는 3월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난기본소득 50만원을 지급해 달라는 국민청원 글에서 “경계에 서 있는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학생, 실업자 1000만 명에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집세를 낼 수 있는, 아이들을 챙길 수 있는, 집에서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는 소득이 필요하다”고 밝혀,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 계층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3월 2일 황교안 대표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에서 “재난 기본소득 정도의 과감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고,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민 평균 50만원 이내 긴급 생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여 이 논의는 급속히 정치권으로 퍼져나갔다.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민과 시민들에게 소득과 나이에 관계없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나왔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으로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은 3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재난기본소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3월 30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국민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을 발표하자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월 5일 대국민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1주일 내에 모든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씩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에 질세라 “모든 4인 가구에 100만원을 드리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 여력을 남겨둬야 하고 다른 국가의 지원 사례를 살펴봐도 국민 100% 지급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가 민주당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민주당은 홍 부총리 경질을 주장하면서 압박했고, 정세균 총리도 기획재정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가 국가재정 악화를 우려하여 70% 입장을 굽히지 아니하자 청와대와 여당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기재부의 입을 막았다. 본래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 국민들에게 긴급 생계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한 대책이 선거 과정에서 여야의 선심 공약 경쟁을 통해 국민 100% 지급으로 확대됐다. 또한 전 국민에게 지급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당초 긴급 생계비 지급 목적에다가 소비 진작을 통해 자영업자와 영세 상인을 돕는다는 목적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이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발적 기부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금으로 모집하거나 신청이 없을 경우 기부금으로 처리한다는 특별법까지 제정했다. 급조된 자발적 기부는 여러 가지 논란을 낳았다. 당장 관제 기부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소비를 진작시켜 자영업자와 영세상인을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볼 때 지원금을 기부할 것이 아니라 소비해야 옳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도 “기부는 자발적 선택이다.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고, 집단 기부의사를 밝힌 단체장들도 기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은 문재인 식 위기 극복 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돈 봉투가 공개적 제도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며 선거타락을 걱정하거나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돈은 받을 때는 좋지만 결국 그 돈은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다. 이 돈을 세금으로 충당할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올려야 하고, 국채로 충당할 경우 미래 세대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사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이 국가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5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고, 이번 대책의 승패도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본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그 사이에서 강팡질팡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100리 안에 굶어 죽은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 최부자집 가훈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면,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아래처럼 표기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op.’ 는 무슨 뜻일까? Beethoven, Symphony No. 9 op.125 ‘Choral’ ‘op.’는 ‘opus’의 약자다. ‘opus’는 ‘작품’이란 뜻이므로 ‘op.125’는 ‘작품 125’라고 읽으면 된다. 그런데 ‘op.’뒤의 번호는 보통 출판순서대로 매기므로 ‘작품번호 125’라고 읽어도 된다. 따라서 위 표기는 ‘베토벤 9번 교향곡 작품번호 125 합창’이라고 읽는다. 결국 ‘op.’은 작품일련번호인 셈이므로 작곡가의 작품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작품에 ‘op.’번호를 부여한 것은 베토벤이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1번부터 138번까지의 ‘op.’번호가 매겨져 있다. 하지만 모든 작품에 번호가 부여된 건 아니다. 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일부 작품에는 ‘WoO’를 부여하여 관리하고 있다. ‘WoO’는 ‘작품번호 없는 작품(Werke ohne Opuszahl)’이란 뜻이다. 그럼 베토벤의 선배작곡가들은 어떨까? 아래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의 프로그램 표기이다. Mozart, Piano Concerto No. 21 K467 ‘op.’가 아닌 ‘K’로 표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작품관리라는 개념이 온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따라서 모차르트가 스스로 작품번호를 부여하지 못하고, 그가 죽은 후 후배 음악학자인 쾨헬(Köchel)이 부여한 것이다. 당연히 ‘K’는 쾨헬의 머리글자다. ‘K467’을 ‘작품번호 467’이라고 읽어도 좋고, ‘쾨헬번호 467’로 읽어도 좋다. 쾨헬번호는 626번까지 매겨져 있다. 엄청나지 않은가? 모차르트는 35년을 살았으니까 한해 평균 20편을 작곡한 것이다. 베토벤의 스승이었던 하이든의 작품도 호보켄이라는 사람이 ‘Hob.’이라는 번호를 매겼는데 약간 특이하다. 다음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E장조’의 프로그램 표기이다. Haydn, Piano Sonata in E-flat Major, Hob.XVI:52 ‘Hob.’ 다음에 로마자가 표기되어 있는데, 이것은 호보켄이 하이든의 작품을 대분류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Hob.Ⅰ’에는 교향곡이, ‘Hob.Ⅲ’에는 현악4중주곡이 들어있다. 그리고 위의 ‘Hob.XVI(16)’에는 피아노 소나타가 들어있다. 따라서 ‘Hob.XVI:52’는 피아노 소나타 중 52번째 작품이라는 뜻이다. Bach, Goldberg Variations BWV988 Händel, Messiah HWV56 Schubert, Der Erlkonig D.328 베토벤보다 한참 선배인 바흐와 헨델의 작품은 BWV과 HWV로 분류한다. 여기서 ‘WV’는 ‘Werke Verzeichnis’의 약자로 ‘작품목록’이란 뜻이다. 따라서 BWV는 바흐작품목록, HWV는 헨델작품목록이다. 한편,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후배 작곡가지만 ‘D(도이치)’라는 기호를 사용하여 작품을 분류한다. 19세기 이후의 작곡가는 거의 예외 없이 ‘op.’를 사용하는데, ‘opus’의 복수는 ‘opera’다. 이것은 오페라가 여러 작품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종합예술작품이라 사실을 증명한다. 물론 오페라에도 하나의 작품번호가 부여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내 명을 거역했다” 조선시대 사극에서나 많이 듣던 대사 가운데 하나지만 지난 1월 초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명(命)’이란 명령으로 기본의미는 윗사람이나 조직이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함 또는 그 내용이다. 경주시장이 이 말을 고함치듯 크게 한 번 크게 호령해 준다면...... 요즈음 경주시에서 개최한 신라문화제를 두고 언론에서 말들이 많다. ‘신라문화제를 전문 기관에 맡겨야 한다’ 거나 ‘총감독이 금액을 부풀려 업체로부터 사례금을 되돌려 받았다’ ‘시 자체 감사를 하고서도 처벌은 솜방망이다’는 주된 내용이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에 몹시 씁쓸하다. 신라문화제는 찬란했던 신라문화와 화랑정신, 그리고 호국불교사상을 계승하고 주민의 화합과 지역발전을 목적으로 1962년 4월 시작됐다. 제1~2회는 경북도가 주최하고 예총경주지부와 경주시가 주관했으며 제3회 때인 1964년부터는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도·예총경북지부·경북교육위원회가 후원하다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겹치면서 격년제로 바꾸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볼거리가 그다지 없던 시절에 이 축제야말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고 구경꾼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국 시·군·구가 해마다 2000여개가 넘는 축제를 열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오늘날 신라문화제는 그야말로 ‘라떼는 말이야’란 말처럼 축제의 경로당 차지 같은 처지가 되었다. 늘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것이 지난 것을 베끼기식이라거나 전문성이 없는 시청 공무원이 추진해서 그렇다였다. 그래서 시에서는 (재)경주문화재단을 설립하였고 그 이듬해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격년제로 세 차례나 이 재단이 주관하였다. 이는 시의 ‘문화재단 설립 및 지원 조례’ 제4조 4항 ‘문화관광 축제행사 사업을 행한다’와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2018년부터 “문화재단이 힘들어 한다, 주관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를 달아 빼앗다시피 하여 시에서 주관하고 있다. 당시 세간에서는 ‘신라문화제를 통해 승진을 꿈꾼다’는 소문이 파다하였다. 그럴듯한 것이 그해 연말 신라문화선양회 평가회에서 자찬으로 가득한 준비부터 행사 전반에 대한 담당과·계장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같은 영상물을 장시간 상영했다. 적중했는지는 몰라도 소문이 사실처럼 이듬해 승진했다. 1995년 제정한 ‘경주시 신라문화선양회 조례’ 제4조 2항에는 ‘신라문화제 행사의 면밀한 사전계획과 효율적인 집행을 한다’라고 기능을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50명에 이르는 시민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서도 들러리 역할로만 활용했다. 2018년 시청 주관으로 회귀한 제46회 신라문화제도 개최일을 불과 1개월 남짓 앞둔 8월말에 회의를 개최해 추진상황을 보고하여 “선양회가 왜 필요한가? 다 해놓고 보고할 거면 회의는 무엇 때문에 하느냐”는 질타를 받았다. 2019년 12월 선양회 자문위원 중심으로 열린 제47회 신라문화제 평가보고회에서 관주도형에서 벗어나 전문기관인 경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여서 경주시장도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문화관광국장은 시장 면전에서 두어 차례나 “시에서 해야 한다, 재단은 능력이 없다”는 등 뒤집기를 시도했다. 결국 시장은 “2020년 신라문화제는 경주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조직위원회를 운영하고 축제 전문가도 필요하면 채용하라. 시청은 행정적인 지원만 다하라”며 매듭지었다. 지난해 12월말에 열린 경주문화재단 이사회(이사장 경주시장)에서는 당연히 금년도 사업계획 중 하나로 제48회 신라문화제 주관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이사회 자료 28쪽)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당연직 이사인 시 문화관광국장은 “재단이 왜 나서서 신라문화제 계획을 발표하느냐? 기본계획 수립 등은 시청이 주가 되어야 한다. 재단은 업무량이 많다. 재단에서 맡는 동안 기본계획을 수립해 본 적이 없다. 신라문화선양회가 하도록 조례로 못 박혀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쏟아 냈다. 이쯤 되면 항명 수준이다. 그것도 공식 회의석상에서 의장인 시장과 얼굴을 맞대고서. 이 자리에서도 시장은 평가회 때와 마찬가지로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시청은 행정적인 뒷바라지를 한다”는 것으로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 ‘천년왕국, 신라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48회 신라문화제를 5개월 남겨 둔 지금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시 문화예술과 주관으로 지난 2월부터 조직위원회 사무실을 꾸려 진행하고 있다. 시에서 이미 콘텐츠 공모며, 분야별 종목까지 거의 확정하였고 방송 인터뷰까지 나갔다. 그런 후 며칠 전 신라문화선양회 자문위원회(51명)나 추진연구위원(선양회 내 9명)을 구성했다. 안하무인격인 이런 사태는 그야말로 시민으로 구성된 선양회 자문위원이며, 문화재단 이사들을 물로 보는 경거망동(輕擧妄動)이라 할 수 있다. 몇 명 안 되는 문화예술과 직원들이 신라문화제를 위해서 새벽 두세 시까지 연일 고생을 하였다. 상큼하다시피 한 콘텐츠를 도입하여 신선하고 솔깃한 부분도 여럿 있었다. 시 직원들이 참 고생하였기에 전국 축제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집이다시피 내려놓지 못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총감독을 세우고 조직위 직원들이 선지출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새로운 부분을 급거 추가해 부풀리고 일부분 되돌려 받아 직원들에게 갚은 것을 어느 한두 사람에게만 덤터기 씌울 것인가. 예총과 손잡고 한다며 도장까지 다 받아두고 계약이며 지출까지 시 직원들이 주도하는 조직위원회에서 도맡아 하고서는 왜 말이 없을까? ‘고집 피워 혼자 다 한다.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했다. 말 뒤집기를 밥 먹듯이 한다. 시장 꼭대기 위에 있다.....’는 등 온갖 소문이 난무하는 데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하고 앉아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신라문화제도 종합예술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순수 예술제로 세분화하고 전문적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관주도에서 민주도로 바꾸어 최우위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메꾸어 나가야 한다.
2018년 3월에 국립경주박물관은 “선비-고도(古都)를 읊다, 조선시대 한시로 본 경주” 특별전을 개최한 바가 있으며, 조선시대 선비들이 남긴 48편의 한시와 6편의 기행문을 통해 경주의 조선문화와 유람지로서 경주를 조명하였다. 필자는 2017년도 『동양한문학회』 KCI논문에서 “조선시대 경주지역 유람(遊覽)과 유기(遊記)의 특징 고찰”을 발표하며 경주와 조선의 연결고리를 기행문에서 찾고자 시도하였으며, 선애경 문화전문 기자의 ‘경주오디세이’를 통해 3부작으로 상세소개 되었다. 민선 7기 주낙영 경주시장은 2019년 경주시의 시정운영 방향을 ‘경제 살리기와 역사문화관광도시 위상 회복’으로 정하고 경주 미래 천년의 힘찬 도약과 새로운 변화를 주장하였다. 이른바 경주는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인 관광지 경주, 수학여행지 경주, 불국사·석굴암이 있는 경주 등 문화관광지 경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앞서 신라의 화랑과 고려의 벼슬아치 그리고 조선의 많은 선비들이 세월을 거슬러 신라의 웅장한 무덤과 원사정재, 첨성대와 안압지, 폐허가 된 궁전과 아름다운 사찰, 남산과 포석정, 토함산과 동해바다 등 정제된 언어로 옛 사건과 선현의 일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이렇듯 명소로 거듭난 경주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이 다녀가면서 수많은 기록유산을 남겼다. 경주를 배경으로 기록된 수많은 유기작품은 산수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으며, 서로가 다른 유람배경을 안고 동경(東京:경주)으로 유람을 떠났다. 이들이 유람 중 보고 들은 모든 것이 경주를 대변할만하였으며, 주관적으로 서술된 유기이지만, 내용면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주를 보려고 노력하였다. 옛 신라의 문화유적 불국사․백률사 등 곳곳에 산재한 융성한 불교의 문화를 보고, 월성․첨성대 등을 중심으로 사방에 이어진 찬란한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체험하였으며, 옥산서원․인산서원 등 도통연원의 근원지를 둘러보며, 문인으로써 입지와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특히 식산 이만부(1664~1732)의 「동도잡록」, 석당 김상정(1722~1788)의 「동경방고기」, 강와 임필대(1709~1773)의 「유동도록」, 당주 박종(1735~1793)의 「동경유록」, 지촌 박이곤(1730~1783)의 「유동경록」 등은 경주지역을 대변하는 체계적이면서 지침서격 유기로써, 절목화․일정별․항목별 등 다양한 글쓰기방식이 활용․향유되었으며, 다분히 객관적으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 글쓰기방식을 활용한 조선후기 유기의 보편적 서술방식이 표면화되었다. 또한 이들 유기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경주 구석구석을 바라보았고, 역사․문화․민속 관련 중요한 사료 역할을 하며, 경주지역 유기의 확대와 보편화 등 타인의 유기작품 양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동경잡기(東京雜記)』권1,「산천(山川)」에 고려시대 문인 김극기(金克己)가 읊조린 「불계시(祓禊詩)」에 “금년 봄은 맑게 개인 날 적으니, 열흘 장맛비에 강물이 뒤집혔네. 홀연히 씻은 듯 구름 걷히고, 남산에 얽힌 푸른 능선이 드러나니 즐거워라. 월정교 어귀로 흘러 내려가, 놀란 물결 부서지며 옥처럼 울리네. 엄장루 아래 점점 아득히 넓어지니, 잔잔한 물결 평평한 모래는 화려한 촉나라 비단을 펼친 듯. 낙읍의 제생 십 일만 명, 물가에서 불계하니 어깨 서로 닿는구나.(濕蟄少開霽 十日愁霖如倒河 忽喜陰雲淨似掃 南山萬朶開靑螺 … 走向月精橋口過 驚瀾崩碎響鳴珂 嚴莊樓下漸汗漫 浪息沙平鋪蜀羅 洛邑諸生十一萬指 臨流祓禊肩相磨)”월정교(月精橋)와 엄장루(嚴莊樓)가 등장한다. 불계(祓禊])는 재액(災厄)을 떨어버리는 일로 춘계(春禊)라 한다. 옛날 곽우(郭虞)라는 사람이 3월 3일 상신일(上辰日)에 두 딸을 낳고, 상사일(上巳日)에 딸 하나를 더 낳았는데, 세 딸을 모두 기르지 못하였다. 세속에서 그날을 꺼리어, 3월 상사일이 되면 동류수(東流水) 가로 나가 신에게 기도하고 따라서 유상곡수(流觴曲水) 놀이를 했다고 전한다. 엄장루 아래 펼쳐진 모래사장은 무늬가 고운 촉나라 비단처럼 아름답고, 남송 오증(吳曾)의『능개재만록(能改齋漫錄)』권15에 “뒤에 경사(京師)로 돌아와 장마철이 지나자, 오와 절강의 비단은 모두 색이 변했으나, 오직 촉나라 비단만이 예전과 같았다.” 또 『촉금보(蜀錦譜)』에 “촉나라와 제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좋은 비단이 많이 났다고 한다.” 며 문천의 풍경이 어떠하였는지 짐작이 간다. 엄장루는 문무왕 때 남악(南岳)에서 암자를 짓고 농사일에 힘쓴 승려 엄장(嚴莊:『삼국유사』「감통」편 광덕엄장)과 관련이 있다. 이렇듯 기록은 당시의 모습과 풍습을 회상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그 옛날 문천(蚊川:汶川) 가에 즐비한 누각과 아름다운 모래사장의 찬란한 물결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으니, 상상해보라! 월정교 엄장루 아래로 흐르는 문천의 맑은 물줄기를 ~
저리도 숨 가쁘게 봄꽃은 피어, 상처의 흉터마저 환한 오월이다. 제 가족 살갑게 품는 용한 어미 되어 흘러가는 세월, 오동나무 꽃피는 보랏빛 계절이면, 오동보라색저고리 즐겨 입던 어머니 사무치게 그립다. 저승길 밟힌 그리움은 소용돌이 눈물로도 다 채울 수 없는 사모곡이다. 아득한 것들을 적시는 차 한 잔 음미하려 길나서면 고단한 뼈들이 추슬러진다. ⦿고래성현구애다(古來聖賢俱愛茶)⦁예로부터 성현들이 차를 사랑한 까닭은 ⦿다여군자성무사(茶如君子性無邪)⦁차의 성품이 군자와 같아 삿됨 없기 때문이다. 녹차(綠茶)라 함은 차나무에서 찻잎을 따 법제한 통칭이다. 우려내는 전차(煎茶), 찌는 증차(蒸茶), 증압 하여 떡 모양으로 만든 병차(餠茶), 갈아서 만든 연차(碾茶), 등이 있다. 작설차(雀舌茶)는 찻잎의 크기가 참새의 혓바닥만한 어린잎으로 법제한 것이다. 설록차(雪綠茶)는 잔설의 봄에 싹 틘 찻잎을 따서 만든 귀한 차이다. 설록차 찻잎을 비유한 추사 김정희(1786~1856) 호 승설(勝雪)은, 모진 겨울의 풍파를 견디며 눈 속을 뚫고 나온 여린 생명의 경이로움을 뜻한다. 24절기 곡우(穀雨)전에 햇잎을 따서 법제한 차를 우전(雨煎)이라 한다. 첫물차라고도 불리는 맛과 향이 으뜸이다. 해마다 햇차를 맞이하는 마음 설렌다. 죽로차(竹露茶)는 양지와 음지가 절반인 대숲에서 이슬 맞고 자라야 진미다. 우전, 세작, 중작은 찻잎을 딴 시기에 따라 구분되어진다. 차의 기질(氣質)을 중요시하며 색⦁향⦁미, 다반사(茶飯事)로 즐기는 차 문화생활은 삶의 위안이다. ‘고운님 오시는 길’ 독립유공자 최 완 생가고택은 후손이 꾸며내는 찻집이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나이테를 말해주는 야트막한 구룽길 서편 흙담 쪽문이 있다. 대문은 최씨고택 바깥마당 골목샛길 들어서면 고운 정으로 반긴다. 애국지사의 공덕을 기리는 안내문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고택이다. 300년 한옥고택, 자연과 사람을 아우른 마당 깊은 뜨락이 융숭하다. ‘바위솔’ 풀이 세월에 얹혀가는 골기와지붕 선들이 고풍스럽다. 규방공예 예사롭지 않는 최영애 대표의 마뜩한 솜씨가 얼 비취는 차실이다. 경주교촌한옥마을 ‘고운님 오시는 길’ 찻집엔 귀한 전통 차들이 정성스럽다. 꽃눈물차, 최씨약선차, 쌍화차, 구기자차, 솔순효소차, 연꽃잎차, 와송차, 백화차, 송이버섯차, 대추차, 오디차, 생강꽃차, 녹차꽃차 등이 고운님 오시길 기다린다. 삶의 묵은 손때 정갈하면서도 위풍당당한 한옥고택 차실에서 삶의 여유를 얻는다. 매화차, 유채차, 라일락차, 찔레차, 할미꽃차, 산국차, 등 꽃피운 계절이 맡아진다. 소담스럽게 담긴 유리병 사이로 꽃빛 품은 자태가 심신을 감친다. 저마다 고운 빛깔과 향기를 띠고 김춘수의 ‘꽃’ 싯귀를 읊조리듯 하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꽃눈물차”를 불러 유리다관 흥건히 우려 마셨다. 찻물 붉은 꽃눈물차!...... 어디쯤 서성이다 닿았는지 심금을 건드리는 그리움이 화르르 찻잔에 적셔진다. 중국 송(宋)대의 화가며 서예가인 황산곡(黃山谷)의 차 마시는 정취를 노래한 싯귀 “고요히 머물러 차를 반나절 마셔도 향기는 처음과 같고, 신묘함이 다스려질 때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것을” 정좌처차반향초⦁묘용시수류화개(靜座處茶半香初⦁妙用時水流花開),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유명하다. 차를 마시고 있는 자리가 삼라만상 해탈의 경지를 이룬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자연이치와 찻자리 정취도 이와 다름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관다론(大觀茶論)』엔 “차는 산천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집중되어 있다. 가슴을 열며 체기를 씻어 맑고 화창한 기분을 내게 한다” 허 준의 『동의보감』 “차는 음식을 소화하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한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잠을 적게 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삼국유사】 경덕왕(742~765) 충담사 편에, 삼월삼짇날과, 구월구일 중양절 경주남산 미륵세존께 다구(茶具) 담긴 앵통을 짊어지고 차 공양을 올린 안민가와 찬기파랑가를 지은 충담스님 이야기. 경덕왕 19년 두 개의 해가 나타나 사라지지 않자 월명사가 도솔가를 지어 바치자 변괴가 사라졌다. 왕이 가상히 여겨 좋은 차 한 봉지와 수정염주를 하사한 이야기. 【삼국사기】 흥덕왕(826~836)조 당나라에서 돌아온 ‘대렴’이 차종자(茶種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었다. 별기(別記)에 차는 선덕여왕(632~647)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번성하였다고 기록은 전한다. 신라적 차 유적이나 유물은 창림사지 출토된 다연원(茶淵院)기와조각,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차(茶)자 명문이 새겨진 도기제(陶器制)사발, 황룡사 출토 청자완, 고려후기 문신 이규보『동국이상국집』에 실린 ‘원효방’ 차 생활을 언급한 기록이 있다. 교촌마을 요석궁이 안태고향인 설총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두문자를 발전시킨 대학자며 신라2현 문묘에 모셔진 위인이다. 차에 관해서도 일가견을 이루었다고 한다. 아버지 원효의 무애사상을 무애차풍(無碍茶風)으로 익혔다. 어머니쪽으로 신라왕실의 기품 있는 차도(茶道)에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문왕(681~692) 청에 의해 의인화한 설총의 「화왕계(花王戒)」 설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차와 술에 관한 교훈담이다. 다인(茶人)들에게 귀중한 작품으로 남겨진다.
‘곰 실신···!’ 정주영 씨가 최근 9일간 벌인 개인 미션의 결과다. 지난 4일 1일차 미션으로 보문호수 호반길 6.5km를 1시간 30분에 걸었던 것을 시작으로 경주의 풍경을 마음껏 즐기고 녹초가 된 정주영 씨의 모습이 무척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이후 2일차 덕동호반길 15.3km 3시간, 3일차 남산 통일전~미륵곡 6.86km 1시간 44분. 4일차 옥룡암~불곡~갯마을 4.15km 1시간 10분, 5일차 통일전~고위봉~틈수골 9.07km 3시간 20분, 6일차 비 맞으며 다시 보무호반길 6.57km 1시간 18분, 7일차는 밭일, 8일차는 경주남산 상서장~금오봉~열암곡~새갓골 주차장 12.69km 4시간 12분 ! 이렇게 걸어다닌 결과 정주영 씨의 페이스북에는 지나온 길들에 대한 멋진 풍경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런데 웬걸, 지난 5월 12일에는 거대한 곰 인형 하나가 벌러덩 드러누운 사진이 올라왔다. 곰 실신···, 그것을 본 SNS들이 하나같이 박장대소다. 정주영 씨의 걷기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것이 경주 사람이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가치를 가졌고 일일이 거리와 시간까지 기록했다는 점이다. 정주영 씨가 탐방한 길들은 평범한 개인이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길인 동시에 ‘곰 실신’할 정도의 정주영 씨를 기준으로 재미난 경쟁모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정주영 씨의 남산종주는 경주사람들도 해보지 않은 비경을 품은 길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주영 씨가 아직 가보지 못한 남산의 길은 훨씬 많이 남아 있지만 5일 동안의 코스만 해도 경주 살면서 한 번쯤은 반드시 갔다와야 할 만큼 멋진 코스다. 출신지역과 학교를 막론하고 정주영 씨가 완주한 길과 코스를 한 번이라도 걸어본 사람, 혹은 곰 실신이나 떡 실신 해 본 사람은 경주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은 어떨까?
‘스몸비’라는 신조어가 있다. 스마트 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 폰을 보면서 걷는 좀비’라는 뜻이다. 스몸비는 스마트 폰이 일반화 되면서 남녀노소 누가나 될 수 있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스마트 폰에 의해 중독되므로 스마트 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에 가장 크게 확진된 신종병이기도 하다. 스몸비가 위험한 것은 스마트 폰만 보고 걷다보니 주변환경이나 교통변화에 소홀해지기 때문에 교통사고 당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하고 있는 스몸비라면 사고확률이 더 높아진다. 서울시 강남구가 이런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해 주목을 끌고 있다. 강남구는 스마트 폰에 빠져 당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보행량이 많은 3개 초등학교(대도초·도성초·세명초) 어린이보호구역에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을 설치하고, 휴대폰 사용 차단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은 위치감지 센서와 스피커를 이용해 보행자가 적색 신호에서 도로 쪽으로 다가서면 ‘차도로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음성메시지를 보낸다. 녹색 신호로 바뀌면 ‘좌우를 살핀 후 건너가라’거나 녹색 신호 점멸 시에는 ‘다음 신호를 기다리라’고 안내한다. 기존 신호등 외에 추가로 설치된 LED 표지판은 운전자에게 보행자 진입을 알린다. 이 LED표지판은 땅바닥만 보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길을 가도 좋다는 신호로 땅바닥에 다른 색으로 투사하는 광선이다. 스마트 횡단보도를 이용하려면 신호등에 부착된 QR코드로 앱을 설치하면 된다. 이 앱을 설치하면 횡단보도 근처에 들어설 경우 자동으로 스마트 폰 화면을 차단해 보행자의 휴대폰 사용을 막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도 제공된다. 경우에 따라 스마트 폰이 갑자기 보이지 않아 당혹스러울 수는 있으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생각하면 앱을 설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 이런 스마트 횡단보도는 전국민 스마트 폰 시대에 전국화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경주의 주요 관광지 횡단보도에 설치한다면 관광성과 함께 시민과 관광객을 스몸비 중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경주시 한궁협회가 ‘2020년 장애인 평생학습 희망사다리’ 공모사업 선정으로 지역사회 한궁 보급과 공헌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인지재활 한궁교실’은 경북도민의 평생교육 참여를 촉진해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배움과 나눔의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경북평생교육진흥원의 장애인 평생학습 희망사다리 지원 사업이다. 경주시 한궁협회는 장애인들의 인지재활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쉽게 접근하고 특히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필요로 놀이를 통해 장애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껴 공모하게 됐다고 전했다. 선정된 프로그램은 양손을 사용하는 한궁을 통해 장애인인지능력 향상과 한궁을 통한 놀이로 접근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며 휠체어 탑승 장애인의 참여도를 높여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한궁운동 프로그램 수행 시 표적판을 맞추어 점수를 얻기 위한 주의집중력과 양손운동을 통한 좌·우 신체 균형 잡기, 팔의 유연성, 근력증진과 같은 동작이 신체기능을 활성화시키고 뇌 인지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활동으로 장애인 인지재활스포츠 동아리활동으로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휠체어 활동자들의 신체 균형 및 좌·우뇌 활동으로 인지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지재활 한궁교실의 세부일정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는 시점부터 11월까지 주1회씩(주중, 주말)진행될 예정이며 지역 장애인단체들과 연계해 진행하게 된다. 안미희 회장은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것은 열정이 넘치는 회원들 덕이 첫째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활동이 무언지를 알고 함께한 결과이며 기관들의 참여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서로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한궁협회는 2014년 5월 16일 결성돼 매년 한궁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재능기부 활동부터 크고 작은 교육과 봉사를 지속해왔다. 한궁은 안전한 자석식 핀으로 유아부터 노인,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어 지역사회 축제 및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경주장애인어울림체육대회에서 3회째 시각장애인한궁대회를 개최해 호응을 얻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전원자력연료(주) 경주지사(지사장 최춘경)는 지난 7일 어버이날 행사인 ‘어르신들 사랑해효(孝), 만수무강하세효(孝)’ 사업을 통해 경주노인복지센터(소장 김경태)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경주노인복지센터의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받고 대상자 가정을 방문해 어르신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선물을 전달했다. <사진> 이번 행사는 취약계층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어버이날 독거어르신들에게 어버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경로효친 사상을 고취시키고 따뜻한 지역분위기 조성을 위해 실시됐다. 경주지사 관계자는 “취약계층인 어르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따뜻한 동행에 함께 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말했다.
양남면 소재 한전KPS(주) 월성1사업처(처장 박종민)는 지난 8일 어버이날 행사인 ‘어르신들 사랑해효(孝), 만수무강하세효(孝)’ 사업을 통해 경주노인복지센터(소장 김경태)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센터의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 대상자 가정을 방문해 어르신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선물을 전달했다. <사진> 한전KPS(주) 월성1사업처 관계자는 “취약계층인 어르신에게 가까이 다가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따뜻한 동행에 함께 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말했다. 김경태 소장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무증상 전파 위험은 사라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안전예방 수칙을 준수하여 어버이날을 맞이해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주YMCA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종우)은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 공경심 함양과 소외감 해소 및 정서적 지원을 통한 지역사회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과 식료품키트를 전달하는 ‘사랑의 카네이션’ 행사를 가졌다. <사진> 카네이션은 LH주택관리공단과 DGB사회공헌재단에서 마련했다.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로식당이 폐쇄됨에 따라 100세이상 및 취약계층 어르신 250여명에게 직원들이 직접 댁에 방문해 카네이션과 식료품키트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활동을 진행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건강이 걱정됨에 따라 과일, 사골곰탕, 장조림, 떡 등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으로 구성된 식료품키트도 함께 지원했다. 또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안내해 정보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김종우 관장은 “코로나19로 개별 포장한 식품과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고 어버이날의 참 의미를 되새겨 어르신들이 건강히 지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지회장 노창수)는 지난 7일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광장에서 지회와 가까운 성건 본동경로당 이명중 회장과 중앙할머니경로당 임금옥 회장을 623개소 경로당대표로 초대해 ‘어버이날! 카네이션으로 감사의 마음을…’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각 경로당 회장들과 임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경로당 회장 모두를 직접 초대하는 대신 행복도우미 30여명이 경로당 회장들의 집을 방문해 노창수 지회장의 편지를 전달하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으로 대체했다. 편지에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뜻깊은 날 감사의 마음을 담아 꽃을 직접 달아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식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잘 모시겠다. 경로당 활성화에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행사장에 참석한 이명중 회장은 “카네이션을 받으니 기쁘고, 지회에서 어버이날을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꽃과 편지를 전달받은 김덕환 황성분회장은 “베품이 무언지를 알게 하는 감동적 선물이다. 앞으로 경로당 운영에 꽃같이 향기나는 말과 어르신들의 건강에 꽃길을 걷게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암시인 것 같다”고 전했다. 행복도우미 최선희 씨는 “직접 편지를 전하고 감사의 꽃을 달아드리기 위해 6번을 찾아 간 곳도 있었어요. 문 앞에 두고 오기에는 지회장님의 진정한 뜻이 전달되지 않기에 통화되지 않는 회장님들께는 수차례 방문했다. 경로당 회장님을 만나는 순간 회장님도 저도 울컥하는 감동을 주고받으며 뿌듯하고 작은 관심이 어르신들을 참으로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노창수 지회장은 “어버이날을 축하하고 코로나를 잘 견뎌주셔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일일이 찾아뵙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행복도우미들을 통해 정성을 전했다”고 말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 경주출신 연극감독 강훈구(30) 씨가 연극부분 ‘젊은 연극상’ 후보로 올라 눈길을 끈다. 강훈구 감독은 연극 ‘진짜진짜 마지막 황군’을 연출, 차세대 유망 감독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백상예술대상 최종 심사결과는 6월 5일 오후 5시 경기도 킨텍스 홀에서 생방송으로 발표될 예정이며 함께 후보로 오른 후보는 극단 0set 프로젝트, 송이원 감독, 윤혜숙 감독, 극단 지미세르의 음악·음향부문 등이다. 이번 젊은 연극상은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이 18년 만에 부활시킨 연극부분을 다시 세분화 하면서 새롭게 선정한 부문이다. 한편 강 감독의 작품 ‘진짜진짜 마지막 황군·연극의 요정 유치 지니와 훈구의 세 가지 소원’은 2019년 9월 5일~8일 사이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 강 감독이 만든 극단 ‘공놀이 클럽’의 정치극으로 민경석, 김보경, 김무늬, 강훈구 등 연기자들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객석 반을 비워 한쪽에 조명기기와 빔프로젝트 등을 설치해 연기자가 직접 영상을 시연하며 진행하는 독특한 전개방식이 눈길을 끌었고 우리나라 연극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유치진에 대해 작품과 내면의 인격이 다르다는 전제 아래 각각의 인격을 연기하는 세 명이 배우가 출연해 극을 진행한다는 기법도 인상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감독은 이들 작품 이외에도 ‘죽은 사회의 시인(2015)’ ‘현직자에게 듣는다·경찰공무원 근무현실과 합격 노하우(2016)’ ‘미인도 위작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2017)’ ‘마지막 황군-미인도(2017)’ ‘마지막 황군-남산(2017)’ ‘폰팔이(2018)’ 등 화제작들을 잇달아 발표해 왔다. 특히 ‘미인도 위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히 창작산실 연극부문 올해의 신작 공연지원작에 선정된 작품이고 ‘마지막 황군-남산’은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품이다. 강훈구 감독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지만 전공을 버리고 연극을 택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 때 심취한 연극동아리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며 연극을 향한 꿈을 키운 강 감독은 “구조적인 조직에서 층층시하 윗사람들과 하는 일들보다 나만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살고 싶어 연극인의 길을 택했다”며 보다 활발한 작품 활동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KBS피디 출신인 엄기백 연극감독은 강 감독에 대해 “앞으로 우리나라 연극계를 이끌 아주 출중한 감독이다. 실험성과 도전의욕이 남다르며 작품성이 뛰어나다”며 “경주의 또 다른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동천시장 맞은편에 동천포차란 선술집이 있다. 테이블 2개, 주방과 접한 스텐드 바식 테이블까지 모두 3개의 접객 테이블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김석진 사장에게는 공설 운동장 만큼이나 넓어 보인다. 김 사장은 2019년 하반기까지 중앙시장 먹자골목 안쪽에서 ‘피터팬’이라는 일식 퓨전 포차를 열고 있었다. 달랑 하나짜리 식탁을 두고 장사하다 보니 고객들이 몰릴 시간에는 자리가 없어 장사를 못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SNS에서 나름대로 시장 이야기와 자신이 익힌 음식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경주시 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친구를 얻게 된 김 사장은 멀리서 자신을 찾아온 고객들을 어이 없이 돌려보내는 일을 일상처럼 겪었다. 고객들 중에는 숫제 이런 김 사장의 고충을 알아 어지간하면 ‘합석’을 자청하는 열혈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상황이 그랬지만 모아놓은 돈은 모자라고 장소를 옮겼다가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 놓은 이미지를 한꺼번에 잃어버릴 수도 있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김 사장에게 SNS의 격려는 큰 힘이 됐다. 김 사장을 좋아하는 선후배 지인들이 자리를 옮기면 훨씬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약속했고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만 붙들어도 장사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확장을 부추겼다. 2019년 10월 17일 동천포차에 첫 불을 켠 뒤 이들은 실제로 앞 다퉈 고객으로 동천포차 문을 드나들었고 자신의 SNS에 동천포차를 홍보하며 김 사장을 응원했다. 덕분에 11월까지 중앙시장 피터팬과 동천시장 동천포차를 함께 운영하던 김 사장은 과감히 피터팬 문을 닫고 동천포차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동천포차의 단골고객들은 중앙시장 피터팬을 그대로 유지했음은 물론 확장된 자리만큼이나 많은 고개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동천포차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김 사장의 SNS상 활동이 두드러진 때문이다. 김 사장은 중앙시장 피터팬 시절 중앙시장의 다양한 일상들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소개함으로써 SNS의 사회적 기능에 충실했다. 때로는 한 해 동안 모은 인형을 어린이 복지센터에 기증하기도 하고 부지런히 메뉴를 개발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며 음식에 대한 신뢰감도 키웠다. 특히 그 자신 음식점을 하면서도 다양한 맛집을 탐방하며 소개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 호감을 사기도 했다. 이렇듯 동천포차는 사회관계망, 특히 SNS라는 인터넷 관계망이 만든 특별한 보금자리라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곳이다. SNS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동천포차라는 현실의 공간으로 걸어 나와 SNS보다 훨씬 단단하게 결속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시대적 지표로도 인식된다. 지역사회라는 특수성과 그 속에서 SNS가 자연스럽게 결속하는 모습을 동천포차는 매우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그 종착점은 ‘대화가 있는 따듯한 공간’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3040 취향 맞춘 포차메뉴들, 매콤·짭조름보다 달짝·고소가 기준. 싸게 책정한 안주들로 부담 쫙 빼 그렇다고 순전히 사회적 관계로만 동천포차가 운영된다고 하면 안 된다. 김석진 사장의 포차 음식에 기울이는 다양한 탐구와 정성, 여기에 놀라운 가격 등이 동천포차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하는 비결이다. “부담 없는 안주로 고객들의 선택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따지고 보면 포차는 술장사인데 술값은 어느 곳을 막론하고 비슷하지 않습니까? 저렴한 안주에서보다 술에서 수익을 남기면 된다고 믿어왔습니다” 특히 동천포차는 ‘아재들’보다는 3040젊은이들이 좋아할 취향의 안주들이 대세다. 일식 퓨전요리 전문이었던 ‘피터팬’의 솜씨를 이어 매콤·짭조름보다 달짝·고소한 쪽으로 길을 잡았다. 대신에 수제 고급 부산어묵을 아낌없이 넣은 오뎅탕과 치즈 얹은 부대찌개, 뼈추린 닭발, 골뱅이 무침 등이 주요 메뉴다. 버터구이 오다리, 노가리 구이, 군만두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안주고 옛날소세지가 단돈 5000원으로 고객들의 주머니를 유혹한다. 최근에는 천년한우 육포를 준비중인데 이걸 얼마에 내놓아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않은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한파는 동천포차에도 여지없이 불어 닥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특히 경상도 전역에 창궐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주시내 상가들에게 더할 수 없이 아픈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제 겨우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며 재기의 기지개를 펴려는 순간에 또 다시 이태원발 충격파가 터졌다. 그래도 동천포차이기에, 김 사장이기에 동천포차는 흔들리지 않고 SNS친구들, 이웃한 시민들과 함께 버텨낼 것이라 믿는다. SNS를 떠나 진정한 경주맛집으로 소문나는 그날까지 김 사장의 역주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