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른 후속조치를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에는 학교폭력 심의를 기존 학교에 설치된 자치위원회에서 지역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심의위원회로 이관한다.
경북도는 기업과 도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한 규제와 경제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효과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2019년 규제개선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30일간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은 경북도민이라면 누구나(공무원 포함) 참여할 수 있다. 경북도와 시ㆍ군 홈페이지에서 공모 서식을 다운받아 홈페이지, 이메일, 등기우편 또는 시ㆍ군 규제부서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농촌지역 자살예방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안강읍 육통1리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내 마음에 피는 꽃’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는 생명사랑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다육식물 모듬 심기, 꽃 씨앗 심기, 드라이플라워 캘리그라피, 향기주머니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식물을 가꾸면서 자연스러운 정서표현과 심리적 안정감을 증진시키고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감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경주동궁원은 관람객 수요에 맞춰 곤충체험프로그램을 연중무휴 운영한다. 동궁원의 곤충체험은 식물원 3관(덩굴정원 & 곤충생태전시관)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곤충(절지류 포함) 12종을 전시하고 있으며 향후 약 30종까지 확대 전시를 계획이다. 체험은 곤충 만지기, 낚시하기, 먹이주기 등 살아있는 곤충을 활용한 오감만족 체험과 곤충모형 만들기, 곤충 표본전시 체험, 곤충 그리기 등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특히 살아있는 곤충을 활용한 체험은 국내에서 흔히 진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지며 관찰하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 우수하다. 체험비용은 총 3000원.
제5회 통일기원 문무대왕 문화제가 지난 17일, 18일 이틀간 양북면 봉길리 문무대왕릉 일원에서 열렸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문무대왕의 호국·위민사상을 높이 받들어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개막식에는 주낙영 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김동해 시의회 부의장, 박차양 도의원, 시의원, 노기경 월성원자력본부장, 안상복 원자력환경공단 월성지역본부장, 지역주민 및 관광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는 논을 이용한 사료작물 면적 확대를 위해 지난 16일 내남면 용장리에서 ‘하계-동계 사료작물 일괄 재배기술’ 현장 연시회를 가졌다. 100여명의 농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시회는 논을 이용한 하계사료작물(사료용 옥수수)과 동계사료작물(이탈리안라이그라스 또는 청보리)의 연속 재배기술 작부체계에 대해 설명했다. 또 논 이용 사료용 옥수수 재배농가의 사례발표, 사료용 옥수수 기계화 수확작업을 직접 볼 수 있어 참석한 농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북학습관 학생 7명은 지난 15일 구미 평생교육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광복절 행사에 참석했다. 경북국학원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구미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학습관 학생들은 다시 한 번 광복의 의미를 떠올려 보는 값진 시간이 됐다. 이날 학생들은 8월말 준비하고 있는 ‘울릉도-독도 탐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도의 중요성과 관심을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독도알리기 보드판 전시를 진행했다.
경주 코오롱호텔은 24일 호텔 내 야외 공원에서 늦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제2회 문라이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선보이는 ‘문라이트 페스티벌’에는 호텔 투숙객을 포함한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열린 축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플리마켓, 푸드존, 라이브 공연, DJ 클럽 파티, 경품 이벤트 등 참가자를 위한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오는 28일까지 2019 하반기 자원봉사 재능대학 수강생을 모집한다.‘자원봉사 재능대학’은 지역사회를 위한 재능 나눔을 실천할 재능봉사자를 육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해오는 프로그램이다. 단순 노력봉사활동에만 그치는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재능 교육을 통해 보..
경주시립 송화도서관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다양한 독서관련 전시회 및 체험행사 등을 마련해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이 기간 원화전시회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북아트 전시회, 사진전, 도서교환전, 수요시네마, 캘리그라피 글귀 나눔행사, 저자 특강, 책놀이방 및 포토존 운영 등 전시회와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도..
내년 상반기 경주에 ‘경상북도콘텐츠진흥원 동남권센터’가 들어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이종수 경북콘텐츠진흥원장은 19일 경주시청에서 동남권센터 경주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동남권센터는 2020년 상반기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이..
2019 경주문화재야행’ 일시 : 8월 16일(금), 17일(토) 장소 : 교촌마을 일원 천년고도의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특색 있는 야간문화행사인 ‘경주 문화재야행’ 2차 행사가 경주 교촌한옥마을에서 펼쳐진다. 전통 한옥마을인 교촌마을을 주 무대로, 동궁과 월지에 이은 야간명소로 새롭게 복원된 월정교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상징인 경주 최부자댁, 신라 국학의 산실인 경주향교를 중심으로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품은 야사를 비롯해 야로, 야설, 야화, 야경, 야숙, 야시, 야식 등 8야(夜)를 테마로 다채로운 야간문화 향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주 코오롱호텔은 24일 호텔 내 야외 공원에서 늦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제2회 문라이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경주시가 장기간 세금을 내지 않고 운영한 폐기물매립처리업체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세금을 징수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건천2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은 업체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여 동안 운영하면서 국세 19억3800만원과 지방세 2억여원을 체납했지만 그동안 경주시가 제대로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아 세금을 징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업체는 2010년 건천2일반산업단지 내에 면적 3만2993㎡, 용적 99만7953㎥인 폐기물최종처분업 인허가를 신청했으며 2011년 10월 경주시는 이를 허가했다. 이후 이 업체는 세금도 거의 내지 않은 채 운영하다가 2016년 9월 다른 업체로 폐기물매립장을 넘겼으며 이 과정에서 경주시는 밀린 세금을 제때 징수하지 않아 결국 사업주가 돈만 챙기고 폐기물은 경주시에 떠넘긴 형국이 되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주시는 “현재 법인이 살아있지만 자산이 하나도 없어 체납된 세금을 징수할 방법이 없다. 경주에 있는 다른 폐기물매립장 운영업체들도 세금 체납 관련 문제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확인하겠다”는 변명이 고작이다. 시가 조금만 의지가 있었더라면 회사 매각과정에 충분히 세금 징수 조치나 운영 중단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야 체납된 세금을 징수할 방법이 없다는 변명을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국지자체마다 폐기물처리장 운영 및 설치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주지역에도 각 공단이나 지역에 들어서 있거나 들어서려는 업체들로 인해 행정과 업체, 주민들 간에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같은 경주시의 행정처리라면 각 지역 폐기물처리업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와 불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시는 업주가 자산이 없어 징수할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5년 이상 매립장 운영에 대한 밀린 세금만 20억원이 넘는다면 그동안 매출은 수백억원을 족히 된다고 본다. 그냥 어물쩍 넘어 간다면 이 같은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경주시는 사업주에 대한 철저한 재산 추적을 통해 끝까지 세금을 징수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매년 1300여만명의 국내외관광객이 천년고도 경주를 방문하지만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세밀한 관광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최근 경주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지만 본지 취재결과 외국인관광객들이 경주를 관광하기에는 여전히 이동과 숙박, 식사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경주관광불편은 국내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관광객들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들이 경주관광에서 가장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이동서비스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관광객들이 어느 나라를 가든 구글 맵만 있으면 가고자 하는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법적으로 정상적인 지도 서비스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주방문 외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상세한 경주안내지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노선버스 안내지도 등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개선한다면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경주관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교토의 경우 각 구역마다 영어권 외국인들이 알기 쉽게 만든 상세한 도심안내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안내판에는 버스노선뿐만 아니라 이동거리, 승강장, 화장실 위치, 심지어 흡연 장소까지 세밀하게 표시해 놓았다. 외국인들이 지도만 소지하면 버스를 타거나 도보로 충분히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했다. 경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결코 많은 예산을 들여 개선해야할 사항이 아니라 외국어메뉴판, 알기 쉬운 교통안내지도, 공공시설 이용안내 등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꼭 필요한 것이 부족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경주는 세계적인관광도시를 지향해 왔으며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는 외국인관광객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경주관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가능하다. 시는 매년 수차례에 걸쳐 관련 업소를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왜 외국인들의 불편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을 살펴야 한다.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가 되려면 경주시와 관계기관, 업계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이에 걸맞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잘해야 가능하다고 본다.
3.子曰 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자왈 유인자라야 능호인하며 능호인이니라. <주석> 能好人 能惡人 :호인이란 남의 선한 것을 좋아함이고 오인이란 남의 선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것이다. 이 두 句는 좋아함과 미워함이 모두 理性에서 나옴을 말한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인자라야 능히 남의 선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또한 남의 악한 것을 미워할 수도 있다. <묵상> 사람이 사람에 대한 판단은 대개 자기중심적이다. 내게 잘해주는 사람은 좋고 나에게 잘 해주지 않은 사람은 싫어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올바를 판단은 나에게 중심을 둘 것이 아니라 원리와 원칙, 어쩌면 진리에 그 기준을 두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다 그 기준을 두고 好 惡를 판단하는 사람은 인자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누구를 좋아함도 누구를 미워함도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나도 모르게 편벽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편벽되지 않고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분은 바로 인자일 것이다. 4.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자왈 구지어인의면 무악야라. <주석> 苟 :誠이다. 志 :마음이 가는 바이다. 無惡 :악을 하는 일이 없음이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한 사람이 능히 진실로 인에 마음을 둔다면 악한 일은 만들지 않는다. <묵상> 지극히 당연한 원론적인 말씀이다. 그런데 이를 해석함에 내가 진실로 인에 뜻을 둔다면 악이 없어질 것이다. 고 해석하면 너무 지나친 자만일 것이다. 그저 단순히 악한 일만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정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을 워낙 불완전하고 나약하기 때문이다. 바울 같은 성자도 내가 하고자 하는 선은 행치 못하고 하고자 아니하는 악을 행한다고 고백하였다. 이게 인간의 타고난 나약함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섰다고 하는 자는 넘어지기를 조심하여야 하는 것이다. 잠시라도 섰다고 자만하는 순간 곧 넘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인에 뜻을 두고 부단히 그 인을 실천하고자 하여야 겨우 악은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제 내가 인에 뜻을 두니 악이 없어지더라고 하는 것은 자기 자만이다. 끊임없이 인에 뜻을 두고 정진하여야만 악을 없이 하고 더욱 나아가 정진하면 인도 이룰 수 있는 경지에 달하는 것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경주에서 의병을 일으켜 혁혁한 공을 세운 청안(淸安)이씨 동호 이방린(東湖 李芳隣,1574∼1624)·이유린(李有隣)·이광린(李光隣) 3형제는 의병 출전에 앞서 현재의 삼괴정 터에 회나무 한 그루씩을 심었다. 이방린[자 덕화(德華)·호 동호(東湖)]은 경주판관 박의장·의병장 권응수 등과 함께 영천성 전투에 참가하고,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사용해 경주성 탈환에 공을 세웠으며, 경주 노곡 계연(鷄淵) 전투에서도 큰 공을 세워 안동대도호부 판관 겸 부사(安東大都護府判官兼府使)를 지냈다. 이유린[자 덕향(德馨)·호 퇴와(退窩)]은 훈련원첨정을 지냈고, 이광린[자 덕조(德照)·호 수와(睡)]은 훈련원봉사를 지냈다. 훗날 1813년 선조를 추모하기 위해 이방린의 6대손 이화택(李華宅)은 회나무가 심어진 고당 터(경주시 강동면 다산리)에 정자를 세웠다. 삼괴정은 단순한 봉사(奉祀)나 재실(齋室)의 기능보다는 3형제 선조의 충절을 본받고, 자손들이 번창하길 바라는 기복의 염원이 들어 있으며, 청하현감을 지낸 박민순(朴民淳)이 1813년에 지은 ‘삼괴정 상량문’에 정자 건립의 취지가 명확하게 실려있다. 연천(淵泉) 홍석주(洪奭周,1774∼1842)는 ‘삼괴정기(三槐亭記)’에서 “정자를 짓고, 그 곁에 열두 칸 집 가운데 그 반을 방[室]으로 삼았다. 왼쪽 방을 ‘화수당(花樹堂)’이라 하고, 당나라 위씨 종족의 모임에서 의미를 취했다. 오른쪽 방을 ‘포죽헌(苞竹軒)’이라 하고, 『시경』의 사간(斯干) 시에서 의미를 취하였다. 그 뒤쪽 방을 ‘필경재(必敬齋)’라 하고, 더욱이 『시경』의 ‘뽕나무와 추자나무도 반드시 공경한다(維桑與梓 必恭敬止)’의 뜻을 취하여 여러 회나무에 비유하였다. 세 개의 방을 합해 ‘삼괴정’이라 한다.”라 하였다. 사간(斯干) 시를 통해 새로운 집을 지어 화목하게 살아가는 한 대가족의 이야기를 비유하고, 옛날 집 담장 아래에 뽕나무와 추자나무를 심어 자손에게 물려준 일화를 언급했다. 자라난 뽕나무는 누에 먹이를 공급하고 추자나무는 일상용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게다가 3형제 모두 덕(德)자를 넣어 호로 삼은 것을 보면, 선조가 덕을 쌓는 일이 후손의 편안함을 돕기 위함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현재 삼괴정에 걸린 홍석주와 권비응의 ‘삼괴정기’, 박민순의 ‘삼괴정 상량문’, 이효상의 ‘삼괴정 사적’, 이정엄·이악상·권종락·이지한·이수인·이정병 등 ‘제영시(題詠詩)’ 현판이 있으며, 이를 통해 삼괴정의 문학성을 유추할 수 있다. 구암(懼庵) 이수인(李樹仁,1739~1822)은 경주 안강현 산대리 출신으로, 부친 학반재(學半齋) 이위현(李渭賢)에게 수학하고, 청대 권상일의 문인인 작은할아버지 이약초(李若初)에게 학문을 배우며 가학을 계승하였다. 경사자집(經史子集)을 탐독하고, 「중용」·「대학」 공부를 통해 실천하는 일상의 삶을 추구하며 벼슬을 멀리하였으며, 당대의 권운표(權運標)·손성악(孫星岳)·남경희(南景羲)·정동필(鄭東弼)·정종로(鄭宗魯) 등과 교유하였다. 일찍이 17세에 부친상, 21세에 모친상을 겪고, 40세 늦은 나이에 아들 이효영(李孝永)을 낳으며 삶의 희비를 느꼈으며, 다소 42세의 늦은 나이에 비로소 복시(覆試:과거 초시합격자가 보는 시험)에 응시하고, 45세에 성균관에 들어가 생원시에 장원하였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안빈호독(安貧好讀)하며 학문을 궁구하였다. 58세에 선공감 가감역관이 되지만, 또다시 몇 달 후에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인재 발굴과 후학양성에 매진하였다. 사후 후손의 노력으로 1893년 대사헌에 추증되었고, 1954년에 산대리 피일마을에 상모정(尙慕亭)을 건립해 구암의 정신을 계승 중이다. 그는 삼괴정 건립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삼괴정기 - 이수인 세 그루의 회나무로 이름을 삼은 삼괴정(三槐亭)은 선인께서 손수 심은 것으로, 정자의 주인은 우리 집안의 이화택(李華宅) 군이다. … 공(이방린)은 어릴 적 여러 동생들과 동네에 각자 한 그루의 회나무를 심으며 “우리 형제들이 이곳에 복을 심노니, 훗날 미래성취와 자손흥망의 증험이 될 것이다”하였다. 장성함에 회나무 역시 무럭무럭 자랐다. 때마침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공과 형제들은 이미 기미에 밝아서 마침내 모두가 흔쾌히 붓을 던지고 회나무 아래에 나아가 단을 쌓고 매일 활쏘기를 연마하였으며, 활을 쏘는 기술과 재주 모두 매우 정밀하였다. 공이 먼저 무과에 급제하였고, 둘째·셋째가 차례로 급제하였다. 하지만 둘째가 요절하자, 회나무 한 그루 역시 저절로 쓰러졌다. 당시 왜구가 동남쪽에 많았는데, 공은 박의장·권응수 등 여러 공들과 함께 창의하여 적을 토벌하였고, 전투의 공을 많이 세웠다. 공은 공훈으로 벼슬이 내려지고, 둘째·셋째도 동시에 분기하여 모두가 급제해 사적(仕籍)에 들었으며, 둘째는 첨정에, 막내는 봉사를 지냈다. 모두 「제현창의록」에 실려있다. 세그루 회나무의 전설은 마을의 명칭이 되었고, 자손들이 대대로 살았다. 매번 그 나무 아래에 유식하며 문득 나무를 어루만지며 감회를 일으키고, 세대가 멀어지고 잊혀질 것이 두려워 이 정자를 짓게 되었다. 정자 공사는 임신년(1812)에 시작해서 1년이 지나 완공되었고, 3파의 자손들이 모두가 힘과 정성을 다하였으며, 시종 일을 주관한 자가 이화택 군이다. … 앞으로 이 정자에서 책을 보관하고(藏書) 배움을 익히는(肄業) 공간으로 삼아 자제들이 학문에 씨를 뿌리고 근본에 힘쓸 것을 권한다.
▼하늬바람이 옹기를 박살내다. 조선시대 형산강주변 부조장 (扶助場)이 성행할 때 일이라고 전한다. 어느 날 연일 현 형산강변 마을에, 옹기장수 한사람이 옹기를 팔러다니 다가, 길가에 옹기지게를 세워놓고 볼일을 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하늬바람이 세차게 불어 옹기지게가 넘어지고, 옹기모두가 와그르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옹기장수는 아흔이 넘은 노모와 처·자식을 먹여살려야하는 가장으로 살림밑천이 한순간에 무너졌으니, 앞길이 막막했다. 옹기지게를 넘어트린 하늬바람이 원망스럽고, 서러움에 복받쳐 엉엉 울었다. 그때 「정선달」이란 사람이 지나가다, 박살난 옹기 앞에 우는 그를 보고 연유를 캐물었다. 그리고 무슨 좋은 수가 있을 듯하니 자기를 따라오라 일렀다. 집에 데려와 하늬바람을 고소하는 소장(訴狀)을 한 장 써주며, 당시 형산강 부조장을 관장하는 「어득호(魚得湖)」연일 현감에게 가서 억울함을 호소하라고 일러주었다. 옹기장수는 하늬바람을 고소한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더구나 소인배인 행상처지에, 꼿꼿하고 호탕하기로 소문난 「어」 현감에게 이런 청원을 한다는 게 불안하고, 찝찝했다. 그러나 좋은 일이 생긴다기에 소장을 쥐고, 동헌을 찾아, 현감 뵙기를 청했다. ▼하늬바람을 고소, 옹기 값을 청구하다. ‘어디 사는 누구인데 나를 왜 찾아 왔는 고?’ 현감은 물었다. 행상은 소장을 바치며, 자초지종을 고하고, 도와주십사고 애원하였다. 현감은 소장을 대충보고 히죽 웃고 나서 한참 생각하다가 ‘부모에 대한 효성이 놀랍구나, 네 장사를 망친 하늬바람이 고약한 놈이구나. 잡아다가 옹기 값을 변상케 할 테니 기다리게’ 한다. 현감은 수하 포졸을 불러 「하늬바람」놈을 즉각 포박하여 대령토록 명하였다. 그러나 부하들은 어리둥절 무슨 명령인지 감이 안 잡혀, 머리만 긁적거렸다. 하늬바람은 사람이나 무슨 동물이 아니라 형체가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인지라 잡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현감은 껄껄 웃으며, ‘너희는 형산강 부조시장에 가서 정박해있는 배들의 사공과 선주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라’고 재차지시를 내린다. 수졸들은 역시 현감의 명령을 이해할 수 없지만 부조시장 과 형산강포구에 있는 선박들의 사공과 선주를 모조리 잡아다가 동헌 마당에 대령시켰다. ▼현감이 부조장터의 선주, 사공들을 불러 문초하다. ‘너희들은 여기에 온지 벌써 수일이 지나, 물품들이 다 매매되었다고 들었는데, 왜 떠나지 않고 여태 남아 있느냐? 그 이유를 이실직고 하라’ 선주와 사공들이 대답하길, ‘부산이나 강원도, 함경도방면으로 가려는 배는 모두 하늬바람이 잘 불어야하는 데, 이 바람이 불지 않아 아직 출발하지 못하고 계속 있습니다. 하늬바람이 불면 곧장 떠나겠습니다’라고 아뢴다. 다시 현감은 큰 목소리로 ‘네 이놈들! 너희들이 빨리 가기위해 하늬바람이 불어달라고 매일같이 기도하고 제사도 지냈단 말이지. 오늘 그 바람이 갑자기 불어, 이 동네에서 옹기장수 한사람의 옹기 짐이 넘어져, 모두 박살이 났었다. 그로인해 오십 냥이라는 큰 손해를 입혔으니, 하늬바람을 부른 너희들의 죄인즉, 배 한 척당 두 냥씩 모아 옹기장수에게 손해배상을 하렸다’ ▼하늬바람의 죄 값으로 옹기장수에게 50냥을 지불하다, 현감의 서릿발 같은 판결에, 선주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감히 불복할 수 없어 돈을 내놓았다.「어득호」현감덕분에 옹기 값을 받게 된 옹기장수는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며, 동헌마당에서 덩실 덩실 춤을 추면서 ‘우리사또 명 사또, 우리사또 명판관, 우리사또 만만세’라고 외쳤고, 아울러 주변 군노사령과 모인마을 사람들은 물론, 돈을 낸 선주·사공들 까지 모두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고 전한다. 당시 형산강 부조시장이 성행하여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잘 돌아가고, 또한 고을 관리들의 애민정신과 함께 그때의 태평성대를 풍자한 이야기로 전해온다. 하늬바람은 가을에 맑은 날, 서쪽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으로 곡식을 잘 여물게 하고, 기타 추수, 결실 등을 돋우는 바람이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경제침략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100여년 전을 전후해 일제에 맞서 싸운 어느 명문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돌아보는 뜻깊은 전시가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민족문제연구소와 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근현대사기념관이 주관하는 ‘나라가 없으면 부자가 없다’라는 주제의 전시가 이달 8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되는 것. 9대 진사 12대 만석꾼으로 널리 알려진 경주 최부자의 대를 이은 나라 사랑과 독립정신을 집약하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11대 경주 최부자 최현식의 국채보상운동과 12대 최준의 백산무역주식회사 경영을 중심으로 최부자 일문의 독립운동 ‘청부(淸富)정신’을 재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6월 경주 교촌의 최부잣집 광에서 우연히 발견된 다량의 고문서 중, 독립운동과 관련된 문화재급 자료만 엄선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로 경주 최부자가 거의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투입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특별전이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제2의 독립운동이 필요한 시점에 우리가 나아갈 길과 해야 할 일을 돌아보게 하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 “이번 전시를 계기로 상해 임정 법무위원을 지낸 독립운동의 거목 김응섭과 백산무역주식회사 상무를 지낸 최순 등 미서훈자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과 경주 교촌의 최부잣집 광에서 발견된 1만점이 넘는 문헌 자료의 문화재 지정 신청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즘 TV는 과잉자막으로 눈이 아프다. 자막은 원래 영상의 표현력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이라 과거에 자막을 많이 쓰는 건 영상의 불완전함을 자인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막이 시청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비난도 받지만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오페라를 관람하는 건 한편의 외화를 보는 것과 같다. 성악가들이 외국어로 노래를 부르니 관객이 무슨 내용인지 알려면 자막이 필요하다. 오페라에 자막이 없다면 외화를 더빙이나 자막 없이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나라 오페라극장에 한글자막기가 도입된 건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라고 하니 그전에는 어떻게 오페라를 감상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오페라 가사를 우리말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 오페라를 우리말로 부르는 것은 성우가 외화를 더빙하는 것과 얼추 비슷하다. 외국배우의 입술에 감쪽같이 우리말을 채워 넣는 성우들의 신공(神功)이 놀랍지만, 그래도 100% 똑같지는 않으니 어색한 건 사실이다. 우리말 번역 오페라에도 이런 어색함이 있다. 자막 없이 감상할 수 있어 좋지만 원곡처럼 부드럽게 넘어가지 못한다. 한때 독일도 우리처럼 이탈리아 오페라를 독일어로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오페라에도 일가견이 있던 카라얀이 이탈리아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로 부르게 했다. 우리나라도 해외 유학 후 귀국한 성악가들의 주장이 힘을 얻어 외국 오페라는 해당 외국어로 부르게 된 것이다. 한글자막기를 도입할 때까지는 외국어 대본에 한글 번역을 한 책자를 제공했다고 한다. 무대와 책자를 번갈아보며 매우 불편하게 오페라를 감상한 것이다. 요즘 오페라극장에는 무대 좌우와 중앙에 자막용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오페라 감상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래도 자막 보랴 무대 보랴 목이 아픈 건 여전하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이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는 바로 앞좌석에 조그만 자막기가 설치되어 있다. 자막기도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진 오페라에 대한 자막제공이 관객들의 감상을 돕는 유일한 방법인 듯하다. 따라서 번역이 중요하다.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팍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아무도 잠들지 마라’로 직역하는 것보다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의역하는 것이 훨씬 더 부드럽다. 좋은 번역은 관객에게 큰 기쁨이다. 번역뿐 아니라 자막을 넘기는 행위도 전문적인 영역이다. 방송에서 외화PD의 역량은 자막을 넣고 빼는 타이밍만 보고도 판단할 수 있다. 자막 한 줄 한 줄이 관객들의 긴장감을 유발할 수도 있고, 김을 새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항상 라이브로 진행하는 오페라에서는 오죽하랴! 공연 내내 긴장하면서 자막을 넣고 빼야한다. 타이밍 좋은 자막은 결국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