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는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신규 아이돌보미 활동 희망자 28명을 대상으로 양성교육을 진행했다. <사진> 아이돌봄 지원 사업은 양육 공백이 발생한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직접 이용자 가정으로 찾아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교육은 총 80시간 과정으로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과 경상북도 지정 아이돌보미 양성교육기관인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부설 경상북도사회적경제평생교육원) 전문교육 강사를 통한 집체교육을 병행하는 블랜딩 교육으로 진행됐다. 주요 교육 내용은 아이돌봄 지원 사업의 이해, 아동 안전·건강관리, 아동 권리 및 학대 예방교육, 영아 돌봄의 이해, 학령기 아동 돌봄의 이해 등으로 아동 발달 단계에 맞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양성교육을 수료한 교육생은 아이돌보미 서류 전형과 인적성검사, 면접 검사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현장실습을 마친 9월 중순부터 가정으로 파견되어 본격적인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주시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에는 240명의 아이돌보미가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 양성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매년 보수교육을 통해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동학대 예방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강봉구 센터장은 “전문성 있는 아이돌보미 양성교육을 진행하여 이용자들의 대기 기간 단축 및 서비스 이용자 가정에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을 희망하는 가정은 경주시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 아이돌봄지원팀(054-701-2511)에 문의하거나 관할 행정복지센터 방문 또는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경주시보건소는 다음달 10일 보건소 보건교육장에서 ‘제18회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임산부의 날은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하는 날로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행사는 1부 태교음악회, 2부 자개모빌 만들기 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태교음악회는 경주 출신 소프라노로 이루어진 팝페라 앙상블 ‘솔라즈’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쿠스틱밴드 ‘여름밤잔디’의 감미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체험활동은 지역에서 운영 중인 공방 ‘스튜디오 꽃별새’ 대표를 초청해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또 행사 당일 무료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부스와 출산 후 대여 가능한 육아용품 전시 등 가족건강 사업을 안내하는 홍보부스도 운영한다. 신청은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주간 QR코드를 통해 가능하며, 경주시 임산부 및 가족, 친구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경주시보건소 가족건강팀으로 하면 된다. 최재순 보건소장은 “이번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가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북경 천안문 광장에 가면 시간에 맞추어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의식을 치른다. 이 의식이 중국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게 각인되어 있는지 그 모습을 보는 중국인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해 한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 과정 중 천안문 광장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났다는 사실을 익히 아는 관광객들에게 이 모습은 매우 낯설고 거북하지만 철저한 언론통제로 그런 사실을 모르는 중국인들에게는 다만 감격의 현장일 뿐이다. 경기도 구리시,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아주 큰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구리시는 태극기 홍보에 적극적인 도시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와 가장 큰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는 것으로 자랑한다. 실제로 구리시는 2018년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강변 남구리IC에 있는 높이 81.5m의 게양대를 만들어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그러나 태극기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말과 달리 아차산에 조성한 태극기 동산이 관리소홀로 방치되며 언론의 질타를 받았고 심지어 태극기날이라며 시내를 도배한 태극기는 괘를 잘못 달아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아차산과 한강변에 게양된 초대형 태극기들은 특별한 관광성을 띠지 못한 채 다만 먼 곳에서도 잘 보이는 관상용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경주시도 약 7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가장 높은 태극기 게양대를 만든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특별한 반대의견 없이 시의회의 승인을 얻은 모양이다. 이를 두고 경주의 SNS들이 그 당위성에 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중 김경주 씨는 지난 9월 11일 “차라리 7억으로 시민 복지, 시민 권익 향상에 사용하는 것이 애국심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며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 비판했다. 유사 이래로 국가를 강조하고 애국심을 강조하는 시대는 언제나 전체주의적 발상이 횡행하던 시기다. 독일 나찌의 상징이었던 하켄크로이츠나 군국주의 일본이 욱일기를 만들어 숭상한 것이 좋은 예다. 참고로 유학자들이 태평성대의 최고 성인으로 꼽는 요임금은 “가장 좋은 정치는 백성들이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고 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자체가 나라답지 못하고 오히려 나라가 이상해졌다는 것임을 가르친 성인의 말씀을 경주시가 되새겼으면 싶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경기도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피해 최소화를 방향으로 정하고 △방사능 검사 △원산지 단속 △피해업종 지원 등 3개 분야로 나눠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24일부터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방사능 검사, 원산지 단속, 도민 정보 공개, 수산업과 유통업계, 횟집 등 소상공인 지원 등 전체적인 상황관리를 일원화한다. 경기도는 양식장 등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대상 방사능 검사를 기존 월 2회에서 주 1회로, 검사 건수도 271건에서 400건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검사품목은 해조류(김), 패류(바지락, 굴, 가무락 등), 갑각류(꽃게), 어류(조피볼락, 넙치) 등이다. 도매시장과 대형물류센터, 백화점, G마크, 학교급식 등 유통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기존 월 1~2회 약 1500건에서 주 1회 2300건으로 확대한다. 또한 학교와 어린이집 급식재료 중점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기존 1331건에서 1586건으로 늘린다. 또 관할 해역 오염수 유입 감시소를 기존 2개소를 4개소, 월 2회에서 주 1회로 확장할 예정이다. 방사능 검사 결과는 경기도 누리집과 대기환경옥외전광판 102개, 버스 정류소 전광판 8500여개 등을 통해 도민에게 제공,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할 계획이다. 산지 강화 분야에서는 원산지 박스갈이 등 거짓 표시를 집중 단속하고 적발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등 강력처벌할 방침이다. 민관합동 시·군 원산지 표시 명예감시원 제도를 운영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이력이 있는 음식점과 소매점을 집중 감독할 예정이다. 이밖에 소비위축에 따른 수산업계 보상금과 방사능 노출에 따른 건강관리비 등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며, 횟집 등 소상공인에 대한 융자금, 피해 지원금, 업종 전환 지원금을 검토하고 수산 가공업체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매출채권 보험료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매출채권 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업체가 물품이나 용역을 외상 판매한 후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금의 일부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할매요, 이거는 먼기요?” “어, 거거는 유자다” “그라믄 묵을 수 있는 건기요?” “묵기는 하는데 아직은 새고로버가 안 대고 냉자 익으면 차로 끼래 마시는 기다” 할머니는 커다란 유자 열매를 가리키며 아직은 딸 수 없다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내심 하나 얻어먹으려던 빤한 속셈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배영신 할머니의 자상함은 경주최부자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내 가슴에 심어놓았다. 교촌이 최부자댁 일가로 이루어진 마을이면서도 최부자댁 사람들이 마을에서 거의 활약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배영신 할머니의 기억은 무척 인상적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뵌 배영신 할머니는 전통적인 할머니 모습을 거의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이를테면 참빗으로 곱게 빚은 머리를 비녀로 쪽지어 계셨고 늘 계절에 맞는 치마저고리를 입고 계셨다. 최부자댁의 오랜 일가이신 배영신 할머니는 마을 일에도 관심이 많아 마을 부녀회 회장을 맡아 오래 활동하셨다. 말랐지만 온화한 인상의 할머니는 그때 이미 연세가 70세쯤으로 실제로 동네일은 돌보지 못하셨고 부회장인 어머니와 상의하시면서 부녀회 일을 돌보셨다. 할머니는 특히 마을 아이들 독서에 관심이 많아 할머니 댁 집안 대청에 커다란 책꽂이를 마련하고 4~500권은 족히 되는 책을 꽂아놓고 동네 아이들을 위해 ‘마을문고’를 운영하기도 하셨다. 할머니는 어린이들을 무척 귀여워하셔서 내가 책을 빌리러 가면 과자나 사탕을 내주면서 따듯이 칭찬하고 격려해주시곤 했는데 지금도 그 자애로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히 그 시대에 풍금을 치실 줄 아는 아주 신식 할머니셔서 그 모습 자체로 무척 신기했다. 할머니는 화초를 아주 잘 기르셨다. 할머니는 유자와 선인장 같은, 다른 집에서는 보기 어려운 화초들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꽃 좋아하는 어머니가 자주 꽃구경을 다니곤 하셨다. 추위에 약한 화초들이 많다 보니 할머니는 집 기단 아래쪽에 땅을 파고 약 반 평쯤 되는 온실도 만들어두었는데 겨울의 찬 기온에 약한 화분들을 이 온실에 넣고 겨울을 나도록 하셨다. 할머니 댁 화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파초’인데 어린 나는 그 파초를 ‘바나나 나무’로 알고 신기해했다.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파초 싹 하나를 얻어 우리집 꽃밭에도 옮겨 심었는데 그해 겨울 얼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집에도 온실을 만들어 삭아서 떨어진 잎은 제거하고 둥치를 짚으로 둘러싸 보존했던 기억이 새롭다. 배영신 할머니는 최부자댁 바로 옆집, 지금의 교동법주 간판이 걸린 집의 안주인이셨다. 교동법주라는 말에서 보듯 최부자댁 전통주로 알려진 교동법주를 담그신 장본인이시다. 뒤에 경주 최부자댁 전통 가주를 직접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교동법주와는 당도와 점도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교동법주는 그 나름의 운치와 향기가 있어 그 자체로 명주라 하기에 손색없고 교촌의 명산품이 된 것 역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할머니는 원래 안동 출신으로 ‘안동 배부자댁’ 집안의 후손이신데 어쩌면 그 댁 전통 가주일지도 모른다. 교동법주는 전국의 어느 술보다 향기롭고 맛이 좋아 나도 즐기는 술인데 교동법주를 마실 때면 언제나 할머니의 자애로운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윤경렬 선생님께 배운 경주와 이종룡 선생님께 배운 글쓰기의 기본이 내 인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최부자댁 일가는 아니지만 교촌에는 대단한 분들이 세 들어 사셨다. 먼저 알려드릴 분이 경주의 향토사학자이자 인형연구가로 경주 신라문화동인회의 창립 주축이셨던 윤경렬 선생님이다. 윤경렬 선생님은 우리 뒷집인, 바로 위에서 소개한, 채영신 할머니 댁에서 새 들어 사셨는데 늘 한복 두루마기에 고무신을 신고 다니셨다. 여름에는 흰 두루마기에 흰 고무신, 겨울에는 검은 두루마기에 검정 고무신 식이었다. 머리는 반곱슬의 웨이브 진 머리를 길게 길러서 자연스럽게 풀어헤치거나 아주 가끔 핀으로 머릿결을 고정하고 다니셨는데 그 휘날리는 백발의 모습이 표표한 신선처럼 여겨졌다. 어릴 때부터 인사 잘하기로 소문났던 나는 선생님을 뵐 때마다 어김없이 작은 머리를 숙여 인사를 드리곤 했는데 선생님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답례해주곤 하셨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시립도서관이 있던 서라벌문화회관 별실에서 토요일마다 열린 어린이 향토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그 이유도 윤경렬 선생님 덕분이었다. 뒤에 어린이 향토학교는 경주국립박물관이 생기면서 그 별관 지하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어린이 박물관학교’로 확대되었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이 학교를 다녔는데 그게 내가 역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원초적인 계기였다. 선생님은 특히 칠판에 부처님 그림을 순식간에 그리시거나 탑이나 나무 등을 쉽게 그리면서 열강을 해주셨는데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윤경렬 선생님의 기억은 ‘무서운 인형’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가지고 놀 게 별로 없었던 시골에서 윤경렬 선생님 댁에서 가끔씩 굴러나오는 인형들은 아주 특별한 장난감이었다. 붉은 토기에 거친 재질의 실 같은 것으로 수염을 붙여 놓은 다소 무서운 형상의 인형은 그때는 몰랐지만 고청사가 만든 최고의 한국형 경주 토산품으로 알려졌다. 나는 바로 그 기막힌 인형의 파편을 가지고 놀았던 몇 안 되는, 어쩌면 유일한 아이였다. 윤경렬 선생님은 남산을 무척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기셔서 각별한 연구업적을 남기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학입시시험을 치른 후 윤경렬 선생님의 ‘남산연구’ 책을 기반으로 한 달 동안 샅샅이 남산을 답사한 적이 있는데 그게 모두 선생님과의 인연 덕분이다. 또 한 분, 교촌에 오래 사시면서 마을 일에도 적극적이셨던 분이 경주고등학교에서 오래 국어 교사로 근무시면서 경주의 야간학교인 ‘한림학교’를 이끄셨던 이종룡 선생님이시다. 이종룡 선생님은 내 어릴 때 우리 집 바로 앞,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사셨는데 공교롭게도 슬하의 네 자녀분들이 우리 누나들과 형과 비슷한 연령대였고 사모님께서 어머니와 친숙하셔서 서로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었다. 담을 사이에 두고 서로 호박을 심었는데 선생님댁 호박넝쿨이 우리집을 넘어와 호박을 맺으면 우리가 그 호박을 담장 위에 올려놓았고 우리 호박이 선생님 댁으로 넘어가 맺으면 선생님 댁에서 우리 담장에 올려놓곤 하셨다. 한번은 선생님과 아버지께서 서로 호박을 담장에 올리다 마주쳐서 ‘이러지 말고 앞으로는 그냥 자기 것처럼 따먹자’며 웃으신 일도 있다. 선생님은 사모님께 무척 자상하셨고 집안일도 일일이 세심히 챙기셔서 사모님이 그 자랑을 어머니께 하셨던 모양이다. 집안일에 무덤덤하셨던 아버지는 그로 인해 자주 어머니 원성을 들었고 그때마다 의문의 패배를 맛보곤 하셨다. ‘앞집 이선샘 반만 쫌 해보이소!’ 어머니의 역성이 들린다 싶으면 아버지는 슬그머니 출근길을 서두르셨다. 선생님은 경주의 선생님들 중 가장 많은 주례사를 하신 분이지 싶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잘 난 학생들보다 집안 어렵고 문제성 있는 학생들을 더 챙기셨고 때로는 어려운 제자와 졸업한 여유 있는 제자를 이어주는 가교역할도 하시며 힘든 제자들을 돌보셨다. 그 엄혹하던 독재시절 시국에 대해서도 엄정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편중되지 않은 가치관을 심어주는 선구자이기도 하셨다. 학교를 졸업하고 많은 동문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은 동문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추앙한 분이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경주고를 은퇴하신 이후에도 한림학교에 진력하시면서 어려운 학생들을 돌보는 일을 오래 더 하셨다. 한때는 본지, 경주신문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주의 참언론을 이끌기도 하셨기에 그 발자취를 아는 나로서는 본지에 몸을 둔 자체로 영광스럽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경주고에 다녔던 나는 운 좋게도 선생님을 담임으로 모시며 내 평생 쓸 글쓰기의 기본을 제대로 익힐 수 있었기에 그 감사함을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참고로 이종룡 선생님은 우리 앞집에 오래 세 들어 사셨는데 그 주인분이 선생님과 친분이 깊어 수십 년 동안 집세를 올리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 주인댁 역시 경주최부자 후손이신데 이 역시 최부자댁 후손다운 배려와 아량이었지 싶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두 분 선생님은 내가 교촌에 각별한 향수를 느끼는 아주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신 분이어서 언젠가 이 이야기를 꼭 한번 하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경주최부자 이야기의 발판이 두 분 선생님에게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옷깃이 여미어진다. 마침 두 분 모두 이북 출신으로 한반도 최북단, 함경북도 ‘주을’이 고향이시다. 그 먼 곳을 떠난 두 분 선생님께서 자유와 민주를 찾아 남한으로 오셨고 그 많은 도시 중 경주에, 더구나 교촌에 터 잡고 사신 인연은 경주에나 교촌에나 여간 놀랍고 고마운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산실 경주에, 자손대대로 백성들에게 나눔을 배푼 경주최부자댁 일가들에서 한 분은 경주의 역사문화 발전과 후진 양성을, 또 한 분은 경주의 문학발전과 수 만 명 제자들을 가르치셨으니 우리 시대 또 다른 경주최부자의 현신이랄 수 있다. 삼가 두 분 선생님을 기린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면서 보편화됐지만 부인과 초음파 검사는 선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가지 검진은 전혀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이므로 1년에 한번씩은 부인과 초음파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평소에 부인과 검진을 받고 계시나요? 가장 최근에 받으신 것은 언제인가요?” 진료실을 찾는 분들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는 20세 이상의 여성에게 2년마다 자궁경부암 국가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짝수년 생인 여성은 짝수 해마다, 홀수년 생인 여성은 홀수 해마다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또 자궁경부암 검사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병원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부인과 검진을 받고 있다고 대답하는 분들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산부인과 초음파도 같이 보셨나요?”라고 물어보면 비율은 반 정도로 감소하게 된다. 오히려 자궁경부암 검진으로 다 검사되는 것이 아닌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니 산부인과의 문턱이 아직도 높은 것인지 아쉬울 따름이다. 산부인과는 임신과 관련된 진료 위주의 산과와 이 외 여성질환을 보는 부인과로 나눠져 있다. 부인과는 신체 내 장기로 따진다면 자궁과 나팔관, 난소, 외음부를 보고, 질환으로 따진다면 무월경에서부터 폐경까지, 질염에서부터 자궁 또는 난소암까지의 여성건강과 관련된 넓은 범위의 진료를 하고 있다. 산부인과 질환은 주로 생리와 관련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편이지만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평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은 두 가지 검사로 나뉘는데 자궁경부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자궁경부암의 여부를 살펴보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smear), 그리고 자궁, 난관, 난소 등의 구조적 이상, 소위 ‘혹’이 생겼는지 살펴보는 부인과 초음파 검사이다. 두 가지 검사는 서로 전혀 다른 질환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가지가 다른 한 가지를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부인과 검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 두 가지 검사를 다 받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게 되는 흔한 부인과 질환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흔하게 발생하는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 10~15%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초경 때는 없었던 생리통이 이후에 새롭게 생겼다면 자궁내막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궁내막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이름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 질환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은 자궁 가장 안쪽에 존재하는 조직으로 쉽게 얘기하면 생리할 때 피와 함께 탈락하는 부분이다. 매달 배란을 준비하며 두꺼워지다가 배란 2주 정도 후 생리를 하게 되면 다시 얇아지기를 반복한다. 자궁내막증은 이 자궁내막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자궁 안에만 있어야 하는 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질환을 말한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주로 난소의 혹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나 난소뿐만 아니라 복강을 둘러싸는 복막이나 자궁 표면, 나팔관, 심한 경우 대장이나 방광까지도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직관적인 요인은 생리혈이 나팔관을 통해 역류해 복강 내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병변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흔한 증상이 생리통이다. 초경부터 시작된 원발성 생리통과는 달리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은 생리 기간 전후로 2~3일 이상 지속되어 통증의 기간이 긴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병의 진행도와 관계없이 통증의 정도는 환자별로 다를 수 있고, 또 생리통이 아니라 만성적인 골반통증이나 생리 동안의 배변통 등으로 나타나는 예도 있다. 최근에는 난임 여성 중 30~40%에서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거론될 정도로 난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초음파를 통해 난소의 특징적인 혹을 확인한다. 생리통이 최근 심해진 경우는 드물게 MRI를 시행해서 난소 외 복강 등에 퍼져 있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확인한다.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 경우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가 다 가능하며 환자의 나이나 임신력 등을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난소의 자궁내막증에 대하여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대부분 난소의 기능이 수술 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술 이후로도 약물치료를 적절하게 이어서 하지 않는 경우 5년 내 재발률이 40%에 이를 만큼 높아서 최근에는 약물치료를 먼저 하고 추후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반드시 산부인과 의사와 현재 상태, 그리고 추후 임신과 출산 계획 등에 대해서 상의한 후 치료 방법을 정해야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크기도 증상도 다양한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30~40세의 젊은 여성의 대략 20% 정도가 가지고 있다. 근종은 이름처럼 근육 조직이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고 자궁의 전 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자궁내막 안쪽에 생기는 점막하 근종, 자궁벽 내에 생기는 근층내 근종, 그리고 자궁벽 바깥쪽에 생기는 장막하 근종등으로 구분된다. 보통 자궁내막과 가까울수록 생리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거나 임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해당 경우 ‘위치가 안 좋다’고 표현되고는 한다. 근종의 원인 역시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가임기 여성에서는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는 경우가 많고 폐경 후에는 서서히 줄어들므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다. 근종은 매우 흔하지만 크기뿐 아니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서 어떤 증상도 명확하게 근종의 유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적게는 20%, 많게는 50% 정도에서 증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생리 이상이다. 특히 자궁내막에 생긴 점막하 근종의 경우 증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주로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또 점막하 근종의 경우 임신 시 수정란이 착상하는 것을 방해하므로 난임의 원인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거대근종(보통 10cm, 250g 이상)의 경우 위치와 관계없이 골반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므로 복부에 압박감을 느끼거나 실제로 근종이 방광을 눌러 빈뇨나 잦은 야간뇨 등의 증상이 생기거나 직장을 눌러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듯 자궁근종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증상이 심하거나 크기가 커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될 때는 근종의 정확한 위치나 개수의 파악을 위하여 MRI 등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근종은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은 경우 꼭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아 정기적으로 검진하면서 지켜보기도 한다. 또 근종은 폐경 이후에는 크기가 서서히 줄어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폐경 후에도 크기가 증가하거나 모양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검진을 지속해야 한다. 만약 출혈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면 호르몬 주사로 근종의 크기를 줄이기도 하지만 약물을 끊으면 다시 크기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근종은 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며 근종의 위치에 따라서 자궁경, 복강경, 로봇 복강경, 개복 수술을 하게 되고 또 환자의 가족계획에 따라 근종만 절제하는 근종절제술을 하거나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전자궁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불편하지만 1년에 한 번은 꼭! 여성질환을 진료하다 보면 같은 질환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나이, 증상뿐만 아니라 산과력, 심지어 앞으로의 가족계획까지 고려해 치료계획을 정하게 되므로 환자별로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같은 크기의 혹이라고 하더라도 이전의 크기나 모양이 어땠는지에 따라 수술적 제거를 하기도 하고 검진을 통한 추적관찰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전후 비교가 가능하도록 접근성이 좋고 본인과 잘 맞는 병원을 한 곳 정하여 그곳에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다. 이 글 서두에 진료 시 환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가장 최적의 대답은 “최근 1년 이내에 부인과 초음파와 자궁경부암 검사 모두 받았습니다”이다. ‘검진치마’, ‘굴욕의자’, ‘차가운 질경’ 등은 모두 산부인과를 꺼리게 되는 요인들로 꼽히는 것들이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20분 정도 소요되는 두 가지의 검사를 통해 방사선 노출 없이 자궁 및 난소의 이상과 자궁경부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면 감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모든 여성이 꼭 매년 한 번은 산부인과 검진의 문턱을 넘으시길 바란다. 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혜인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경주 근·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전시가 개막됐다. ‘2023년 경주솔거미술관 기획특별전’ 경주 근·현대미술 ‘배한기·이재건’전이 솔거미술관 제1,2 기획 전시실에서 오는 10월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화가 배한기와 한국화가 이재건의 작품세계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그들의 다양한 표현양식과 예술정신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양화가 배한기는 1933년 대구 출생으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1963년 그림에 입문했고, 1972년 경주로 내려와 경주미협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등을 통해 신라 사랑과 민족적 열정을 담아내며, 역사적 고증에 대한 확실성을 추구했다. 1980년대 초부터 제작한 신라사화 40여점과 항일투쟁사화 120점 등은 지극한 신라 사랑과 민족적 열정으로 제작된 대표작들이다. 그의 예술행보는 널리 인정받았으며, 2011년에는 경주시문화상(예술부문) 수상, 2012년에는 자랑스러운 경북도민상 수상 등 많은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로 그의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대표작 8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화가 이재건은 1944년 경북 군위군 출생 후 경주로 이주,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근화여고에서 미술교사 및 경주미술협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첫 개인전을 가졌다. 뒤이어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에 입학 후 서양화가 조성희와 결혼, 현대 청년 작가 그룹을 결성해 구상화 계열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후 ‘신라왕경도’ 및 ‘경주읍성복원도’ 등 여러 복원작업에 착수해 많은 영향력 있는 작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더불어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장 역임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인정받아 2006년에는 경주시문화상 예술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대표작 중 일부와 함께 신라왕경도, 경주남산유적복원도, 경주읍성복원도 제작 시 사용된 드로잉 및 작업 노트 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배한기의 신라사화와 항일투쟁사화, 그리고 이재건의 신라왕경도와 경주남산유적복원도 등을 통해 각각의 작가가 어떻게 역사적인 주제를 다뤄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동서양 회화를 혼합해 사용하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솔거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 모두 경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의 작품은 그들 자신의 인생과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두 작가의 예술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지난 7일 경주시와 경주문화관1918에서 하반기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사업의 선정 기획팀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사진> 하반기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사업은 권역별 문화기획자 선정 과정에 23개 읍·면·동 지역주민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 거주하는 지역의 행사 콘텐츠를 심사하여 권역 특색에 맞는 행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높였다. 이번 사업은 읍면동 별 1800만원 내외의 사업진행비를 지원해 지역 내 활동하는 전문예술인 및 생활예술인을 발굴·지원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선정된 기획팀들은 마을별 주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지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지역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9월 말부터 11월까지 동네 맞춤형 행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경주 지역 예술인은 문화도시 경주 홈페이지인 ‘로그in, 경주’에 예술인 등록을 해두면 권역별 예술인 모집 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예가 박진우<인물사진> 작가가 지난 9월 4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관 세규어 홀에서 ‘직지와 한지’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며 또 다른 비상을 알렸다. 박진우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160x150cm 작품 총 28점(14+14)을 출품해 한국 서예의 혼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이번 전시회는 청주시(청주고인쇄박물관)와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두 기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전시로 알려졌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 원본을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 등이 참여한 글로벌 직지 과학분석팀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전통기법 금속활자, 전통기법 한지 등으로 직지 복본 각 30권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직지 복본 2점과 한지, 한지의 물성을 표현한 현대 작가의 다양한 한지 공예품이 출품되었는데 박진우 작가는 설치작업을 맡게 됐다. 박진우 작가는 “직지와 한지를 ‘복제, 확산, 연결’이라는 주제로 놓고, 이것들을 조형화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작업의도를 밝힌 후 “인쇄문화가 우리 인류에게 전해 줄 수 있는 것을 앎(지식), 지혜, 자유, 평등 4개로 추린 후 이 4개의 단어를 유네스코 공식언어(영어, 프랑스, 스페인, 중국, 러시아, 아랍) 6와 한국어 등 7개국의 언어로 쓰고, 다시 목판에 파서 찍기를 반복하며 확산의 키워드에 맞게 중심에서 밖으로 퍼져나가는 조형을 택했다”며 작업과정을 설명했다. 박진우 작가는 이번에 사용한 재료인 한지에 대해서도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직지를 담고 있는 그릇인 한지는 다른 나라 재질에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한지를 드리핑 기법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진우 작가는 유네스코 건물 전시 공간에 규정상 어떤 못도 박을 수 없고 기존의 설치 시설만 이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어 100호 이상 크기의 작품을 거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회고하며 재료가 종이와 먹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먹과 한지의 특성이 이번 전시에 중요한 변수였다며 먹과 종이에 대해 서예가다운 애정을 드러냈다. 박진우 작가는 “작업 할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파리에 가서 작품을 설치하고 돌아오니 후련하고 또 한 계단을 올라선 기분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피하지 않고 한발 한발 나가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8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신라 사람들이 표현된 문화재를 알아보는 교육프로그램 ‘궁금해! 신라의 얼굴’을 운영한다. 교육프로그램 ‘궁금해! 신라의 얼굴’은 현재 신라미술관 디지털 영상관에서 상영하고 있는 신기술융합콘텐츠 ‘신라인이 표현한 그 시대의 얼굴들’과 연계해 어린이들이 쉽게 문화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신라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신라 시대의 문화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고 반영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전시관을 방문하여 신라 시대의 인물들의 얼굴이 담긴 문화재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우리에게 익숙한 감성적인 지브리 음악이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 펼쳐진다. 10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의 날 공연으로 ‘지브리 페스티벌’이 10월 28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리는 것. 이번 공연에서는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OST와 클래식 작곡가 스타일로 재해석한 지브리 음악을 만날 수 있다. 1부에서는 ‘벼랑 위의 포뇨’ 메인 주제곡 등 지브리 오리지널 OST를 60인조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게 되며, 2부에서는 다양한 작곡가 스타일로 해석된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원령공주’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송영민을 협연자로 맞이해 다양한 작곡가의 스타일에 따라 재해석된 지브리의 감성적인 멜로디를 섬세하게 연주한다. 더불어 지휘자 안두현의 지휘를 필두로 국내의 젊고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가 공연의 깊이를 더한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익숙한 클래식과 애니메이션 음악의 만남으로, 온 가족이 새롭고 부담 없이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 예매는 18일 오전 10시부터며,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R석은 5만원, S석은 4만원, 시야제한석은 2만원이며, 경주시민·다자녀 또는 경주 주소지 근로자·재학생은 해당 증빙자료 제출 시 절반이 할인된다.
경주문화원이 최근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을 발간했다. <사진>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경주의 옛길을 따라가며 주변 마을의 이야기와 변화를 담고 있다. 경주문화원은 이 책을 발간하기 위해 작년 1월부터 7명의 집필진을 구성해 경주 지역 답사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옛길을 조사하며 경주의 산천과 지문, 그리고 선대 경주인들의 흔적들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외부에서 의뢰받은 6개 소주제 원고가 추가로 포함돼 있어,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한 동시에 내용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더하고 있다. 이 책에는 총론을 비롯해 9개 방면의 옛길과 변화, 경주시가지 공간변화, 그리고 황리단길 등이 포함돼 있다. 총론에서는 조선시대 도로정책과 경주의 역참에 대해 다루며, 김정호와 신경준 등 관련 자료들을 통해 조선통신사와 역로 등에 대한 연구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일제 시기 신작로 정책과 관련된 자료들을 수록하며 이 책의 취지와 방향을 삼았다. 이외에도 이 책은 지도와 사진 자료를 활용해 경주 읍성 중심으로 9개 방면의 옛길을 탐색하고 근현대적인 변화와 시가지 공간 변화, 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일제 시기부터 현재까지 경주시가지와 각 지역의 시공간적인 변모를 알 수 있는 항공사진들도 수록돼 있다. 경주문화원 측은 “이 책안에 모든 선대 경주인들의 기억과 흔적을 완벽하게 담아내는 것은 어려웠다. 또한, 서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왜곡이나 잘못된 시각에 대한 한계점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후손들에게 경주의 역사를 일부라도 기록해두기 위해 발간됐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포용하는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현대인들이 해야 할 일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집필진으로서 지난 시간 동안의 노력이 충분히 값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제10회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에서 문인화 부문 김병기 씨의 작품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주시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은 해마다 개최돼 양동마을의 위상을 높이고 서예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는 국제공모전이다. 올해는 한글, 한문, 문인화, 현대서예, 행초, 캘리그라피 등 분야에서 국내외 총 702점이 춤품됐으며, 1차 심사와 2차 휘호심사를 거쳐 총 432점이 입상작으로 결정됐다. 최고상인 대상은 김병기 씨의 문인화가 선정됐으며, 최우수상은 한글 최봉희, 우수상에는 행초서 박광서, 문인화 김미혜, 해서 박무용, 한글 이양례 씨가 각각 선정됐다. 기로 우수상에는 문정도 씨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장정영 심사위원장은 “김병기 씨의 작품은 고법을 기반으로 한 창의성이 돋보인다. 표현력도 밀도있게 조성된 부분과 소소한 세부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여백을 통해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면서 예술적 역량과 독특한 시각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대상에 선정된 김병기 씨는 “삶은 주어진 대로 흘러가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쁨과 성취가 함께한다는 것을 이번 수상을 통해 깨달았다”면서 “아직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큰 상을 받게 해주신 모든 분들과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도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나아가겠다”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카페 ‘양동마을 국제 서예대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상식은 다음달 28일 오전 10시에 양동마을에서 개최된다. 수상작은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동안 양동마을 내 고택, 정자, 서당 등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 이병환 운영위원장은 “올해로 서예대전이 열번째를 맞이하게 됐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모여 대전에 참여하는 출품작들은 타 경연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모와 실력을 자랑한다”면서 “이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을 이끄는 열정과 노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양동마을국제서예대전이 서예의 중추적 역할은 물론 양동마을의 명성을 퍼뜨리는 데에도 일조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우리 양동마을이 자랑스럽게 보유하고 있는 깊은 가치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국대 WISE캠퍼스 MICE관광산업연구소가 지난 1일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와 지역관광·MICE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양 기관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지역 관광·MICE산업 발전과 양 기관의 상호발전을 위한 △지역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제회의, 전시회 등 행사 유치 및 개최 △지역 관광·MICE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및 기술 개발 프로젝트 진행 △지역 관광·MICE 산업 이론 및 실무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 △지역관광추진조직(DMO) 홍보 및 운영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 김용국 사장은 “양 기관이 이미 많은 분야에서 협력해 왔고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그 협력이 확대·지속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ESG, 인재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기관의 역할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업무협약체결이 지역 사회의 관광·MICE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남현 소장은 “협력 확대로 MICE와 관광산업 실무중심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경주시 APEC 유치에도 함께 힘을 보탤 수 있다”며 협약이 지역 MICE·관광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덕여중 배구부가 창단 첫 해부터 실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 선덕여중은 지난 2일과 3일 개최된 ‘2023 경북학교스포츠클럽대회 배구대회’에 경주 대표로 참가해 3위를 기록했다. 올 해 3월에 창단한 선덕여중 배구부는 지도교사와 코치, 학생들의 노력이 더해져 실력을 발휘했다. 박기혁 지도교사는 “배구부 학생들과 매일 점심시간에 연습하며 실력을 키워왔고, 이들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게 큰 결실을 맺어 뿌듯하다”면서 “앞으로도 선덕여중 배구부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목 교장은 “승패를 떠나 스포츠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고 열정과 기쁨을 함께하는 협동의 장이 되었다”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활예술고는 지난 5일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과정평가형 자격 우수 교육훈련과정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사진> 삼성생활예술고가 수상한 이번 표창은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우수과정 인증제 과정을 통해 우수실적을 보유한 과정평가형 자격 교육훈련과정에 대해 적합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한 후 해당 과정을 인증했다. 학교는 2021학년도 신입생은 한식조리산업기사, 양식조리기능사/미용사(메이크업), 미용사(일반), 2022학년도부터는 조리(한식산업기사/양식조리기능사/제과기능사),미용(헤어기능사/메이크업기능사/네일기능사/피부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여 과정평가형자격제도를 통한 인증의 폭을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삼성생활예술고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수한 합격률을 달성하며 관광조리과 학생들은 100%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2019년부터 과정평가형자격제도를 교육과정에 도입해 600시간 또는 400시간 이상의 현장 직무 능력 중심의 교육 훈련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교육 훈련 시간이 경력으로 인정되고 NCS 기반의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산업 현장 중심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김언정 교장은 “과정평가형 자격 교육과정은 체계적인 직무 능력 중심 교육에 기반하고 있어 현장 적응 능력을 높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앞으로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삼성생활예술고와 문화중 교내 동아리가 KB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이 주최한 제25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 경주삼성생활예술고 배지은 양(18) 등 12명으로 구성된 동아리 ‘온새미로’와 문화중 서석현 군(15) 등 20명으로 구성된 자율동아리 ‘NOW’가 각각 은상을 수상했다.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는 1999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25년 동안 총 14만3000명 이상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대회로,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을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삼성생활예술고 온새미로는 평소 지역사회를 위해 학생들이 각자의 장기를 살려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문화중 ‘NOW’는 천연기념물 수달을 위한 하천 정화활동을 시작으로 현재 유기견 구조 및 입양까지 봉사범위를 확대했고, 유기견 센터에 사료 기부와 청소 봉사까지 전개하고 있다. 또 연탄 배달 봉사와 무료급식소 배식 봉사로 주변 이웃을 돕고 있으며, 농산어촌의 일손 지원을 위해 동아리 구성원들이 함께 나선 것이 좋은 성적을 받게 된 것. 이번 대회에서 선정된 수상자에게는 메달, 상장과 함께 장관상 및 금상 장학금 300만원, 은상 장학금 200만원, 동상 장학금 100만원이 전달됐다. 추천 교사 전원에게는 감사장과 부상이 수여됐으며, 장학금과 별도로 장관상 및 금상 수상 학생이 원하는 비영리단체에 각 100만원씩 기부할 예정이다. KB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높은 시민의식이 함양된 봉사사례와 이웃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해결방법을 적극 찾아 나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청소년 봉사자를 발굴하고 사회에 영향력 있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은 매년 우수 자원봉사활동 사례집과 교육용 영상을 제작해 전국 중·고등학교와 기관이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봉사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또 자원봉사에 뜻을 가진 수상자들의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위해 수상자 만남의 날, 역대 수상자 모임 등도 지원하고 있다.
안강제일초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졸업생과 재학생,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안강제일초는 지난 9일 개교 10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에는 경주교육청 지원장을 비롯해 경주시장, 시·도의원과 안강제일초 출신 정치인과 지역민 등 약 1500여명이 참여했다. 안강제일초는 지난 1923년 10월 개교 이래 약 2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총동창회 회원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지역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안강제일초는 개교 이후 사방초를 분교·설립했으며 안강초, 산대초 등을 분리 개교하는 등 지역 초등학교의 모교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날 행사에는 재학생들의 줄넘기, 스포츠 댄스의 시범과 지역민들의 풍물놀이, 난타, 경주시 대북 공연단 공연이 이어졌으며 정수라 초대 가수 공연으로 축제의 흥을 더하기도 했다. 본 행사에는 동문회공로상, 재직 기념패, 감사패 전달식에 이어 전국 초등탁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탁구부에 대해 장학금과 물품 전달했다. 또한 이웃돕기 성금 300만 원을 경주시에 전달해 안강 지역 취약계층 1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안강제일초 서영관<인물사진> 총동창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에 설 수 있어 영광이다. 제일초는 예전 주산으로 전국을 제패한 선배의 뒤이어 올해는 탁구부가 전국을 제패의 쾌거를 이루었다”면서 “100주년 동문 축제는 동창회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고향납세제 성공’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도시가 있다. 인구 2만명의 소도시 홋카이도 ‘몬베츠시’다. 2021년 일본 전체 1780개가 넘는 지자체 중 고향납세 모금액 1위를 기록했다. 그해 기부금으로만 한 해 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1530억 원을 모았다. 기부 건수만 110만건에 이른다. 2020년에는 86만건, 1300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몬베츠의 고향납세 정책은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지역의 힘을 키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고향납세제 시행(2008년) 이후 지난 14년간 행정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답례품과 지역사업을 발굴·추진한 결과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에서도 몬베츠시 사례가 알려졌을 정도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맞다. 누가 할까? 인구 2만 몬베츠시, ‘유빙 도시’보다 ‘고향납세 기부금 1위 도시’로 더 유명해져 “지역민들이 매력적인 답례품을 개발해 준 덕분에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됐죠” 지난 7월 11일 몬베츠시 시청에서 만난 총무부기획조정과 고향납세제팀 사이토마사토 계장은 성공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역민들이 다양한 상품과 아이디어를 답례품으로 제안하면, 행정은 적절성과 상품성 등을 판단한 후 답례품으로 구성한다. 답례품 종류만 800여가지가 넘는다. 몬베츠시는 ‘유빙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홋카이도 오호츠크해 연안의 중앙에 있으며, 매년 겨울 유빙들이 유입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쇄빙선이 두꺼운 유빙을 부수며 항해하는 모습을 한 번쯤 화면을 통해 봤을 법하다. 지리적 특성상, 수산업과 수산가공업이 발달했다. 가리비와 대게, 새우 등 해산물 답례품이 특히 인기가 많다. 전체 답례품 중 60%가량이 해산물 답례품이다. 답례품 다양화 비결 중 하나는 ‘세분화’이다. 가령, 가리비 한 품목을 갖고서도 수량과 부위, 보관 상태(냉동·건조), 가공방식 등에 따라 다양하게 답례품을 구성, 세분화했다. 기부자들에게 더욱 폭넓은 답례품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 기준, 몬베츠시 인구는 2만551명. 몬베츠시 역시 일본의 지방 소도시가 그러하듯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 넘는 초고령화 지역이다. 몬베츠시의 고향납세 정책 추진 핵심 두 가지는 ‘도시 홍보’와 ‘인구 유입’이다. 즉, 도시인들에게 몬베츠시를 알리고 인구를 유입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고향납세 타겟층은 꽤 명확하다. 수익이 일정 정도 보장된 도시인을 주 타겟층으로 한정하되, 홍보 범위를 오사카와 도쿄, 나고야시 등 대도시로 확장했다. 대부분 지자체에서 타깃으로 공략하고 있는 출향인은 일시적 기부 소구로는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론 전국의 관계 인구를 잠재 기부자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성별, 연령별로 답례품을 따로 발굴하진 않지만, 어느 지역에서 기부가 많이 이뤄졌는지는 치밀하게 분석하고, 그곳을 주 타깃으로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지역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홍보 전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30개가 넘는 고향납세 민간 플랫폼의 답례품 랭킹을 확인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사이토마사토 계장은 “인기 제품과 트랜드를 분석한 후, 어떤 것들을 답례품으로 구성하고 홍보할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쿄 등 대도시에서 열리는 고향납세제 관련 박람회를 비롯해 대형 호텔, 전철·기차역은 물론 잡지와 유명 웹사이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유빙 1톤 보내주기’ 답례품, 엉뚱·기발함으로 ‘화제’, 유빙 보호 캠페인 및 지역 홍보 1석 2조 효과 최근, 몬베츠시는 기발한 답례품으로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유빙 1톤 보내주기’ 답례품이 그것이다. 현재는 바다에 유빙이 없는 시기로, 지난겨울 유빙을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빙 1톤을 답례품으로 받겠다는 기부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사실 이 엉뚱한 답례품은 오호츠크해 해양환경 보호 캠페인의 일환으로 나온 아이디어였다. 유빙 1톤 보내주기 답례품은 등장과 동시에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일본 내 각종 매스컴에 자주 노출됐다. 결국 몬베츠시는 유빙 보호 캠페인도 하고 지역 홍보도 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지역만의 스토리를 입힌, 독창적이고 차별화한 답례품 발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러주는 사례다. 물론 1위 비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그중 민간인 플랫폼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한국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기부할 수 있는 곳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 하나뿐이지만, 일본은 라쿠텐, 사토호루, 후루나비 등 민간이 운영하는 다양한 고향납세 포털 사이트가 있다. 2014년 2개에 불과했던 고향납세 사이트는 2022년 30개를 넘어섰다. 기부자들은 이들 민간 플랫폼에 쉽게 접근해, 온라인 쇼핑을 하듯 간편하고 빠르게 기부하고 원하는 답례품을 고르며 기부금 사용처를 선택한다. 이 모든 과정이 민간 플랫폼을 통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한국의 플랫폼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몬베츠시의 기부금은 주로 청년층과 도시인의 안정적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육아 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에 쓰인다. 기부자는 기부할 때부터 용처를 지정할 수 있다. 재정과에서 총괄적으로 기부금을 관리하면서, 부서별로 지역사업과 관련한 기부금을 배정한다. 지역민들은 여러 루트를 통해 고향납세제와 관련한 건의사항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행정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시 홍보 잡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그해 어떤 기부금 사업을 벌였는지 알린다. 물론, 이와 별개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돼 있다. 주민들은 잡지 한편에 있는 ‘시장에게 쓰는 편지’ 코너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사항과 개선점을 꾸준히 건의한다. 사이토마사토 계장은 “민원이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바로바로 시정하는 편”이라며 “다만, 범위가 큰 정책 제안이나 사업 제안일 경우엔 바로 결정해주지는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행정에서 늘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메일까지 포함해, 한 해 평균 고향납세 건의사항은 100건 정도. 그만큼, 고향납세제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일본 내 고향납세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해양환경 보호 활동에 가장 많은 기부금 사용, 주민 전 과정 참여하는 ‘상점가 활성화 사업’ 눈여겨 볼만 몬베츠시는 ‘오호츠크해의 해양환경에 관한 사업’으로 다른 지역의 고향납세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몬베츠시 2022년도 기부금 집행 내역을 보면, 갈리아 지구 내 시설(빙해 전망탑·해양공원·교류관 등) 관리·운영 경비로 약 21억원을 집행,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12억원을 관련 기금으로 적립했다. 이 중 ‘바다표범 보호활동’은 몬베츠시의 상징과도 같다. 바다표범은 유빙과 마찬가지로 몬베츠시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요소 중 하나다. 오호츠크해와 맞닿아있어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물개가 유빙과 함께 해안가 주변에서 자주 목격된다. 톳카리센터는 일본 내 유일한 물개보호·사육 시설로 1987년 문을 열었다. 처음엔 4마리였으나 현재는 점박이물범과 고리무늬물범 등 20마리의 바다표범을 사육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사육사의 해설을 들으며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센터 내에는 치료시설도 갖춰져 있다. 바다에서 상처를 입거나 쇠약한 바다표범을 데려와 일정 기간 치료한 후 적응훈련을 마치면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몬베츠시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는 53세 점박이물범 ‘몬타’이다. 민관 협업을 통한 시가지 활성화 프로젝트인 ‘상점가 활성화 대책’ 사업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름하여 ‘모두의 마치나카 프로젝트’ 사업이다. 상업 지역 내 빈 점포나 빈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내 중심에 들어선 지역민 커뮤니티 공간인 ‘타타바라’가 대표적이다. 몬베츠시 마을만들기정비추진실 나카하시 마사히로 부참사는 “모두의 마치나카 프로젝트는 몬베츠 시내 곳곳의 빈집 또는 빈 점포를 점검·지원해 주민 교류 장소를 만드는 사업으로 시가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업 추진 방식이 좀 독특하다. 처음부터 행정을 비롯해 상점가 연합회, 은행은 물론 지역민이 TF를 구성해 원팀으로서 사업을 추진해나간다. 상업 지역 내 빈 점포 한 곳을 교류 장소로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행정은 토지매입비와 건물매입비 또는 임차료에서부터 건물 리모델링 비용 등 전반적인 관련 예산을 보조해준다. 시민들은 교류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하나의 이벤트를 통해 처음부터 참여하다. 어떤 콘셉트로 꾸밀지, 어떻게 공간을 구성할지 논의하고 공사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나카하시 마사히로 부참사는 “‘내가 만든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전 과정에 주민들을 직접 참여 시킨다”며 “이 때문에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교류 장소에 들리고 쉬었다 가는 등 전반적인 이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타타바라는 개방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일종의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한다. 회의용 테이블과 의자를 비롯해 한쪽에는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과 음료(1개 900원)도 갖춰져 있다. 월 1회 정도 시민 강좌도 열린다. 다양한 시민 프로그램을 개설해 사람들을 모일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다. 어린이 대상 컴퓨터 교실이 특히 인기가 많다. 때마침 마을 축제 준비를 논의하기 위해 타타바라를 찾은 니노미야 준코(62)씨와 크리다키 세이코(73)씨는 “아이들과 지역민이 편하게 와서 쉬고 즐기는 공간으로 이용된다는 점에서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부금을 사용한 또 다른 주력사업인 인구유입 정책(이주 정책)과 보육료 무상화 사업 등 못다 실은 이야기는 다음 기획에서 이어진다. 연합취재단 공동기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ㅂ다아 7새 신문사 연합 취재·보도합니다 <청양신문, 광양신문, 고성신문, 뉴스사천, 당진시대, 무주신문, 주간함양>
경주 고향사랑기부제에 김광평 ㈜KP산업개발 대표가 최고금액인 500만원을 기탁했다. 김광평 대표는 지난 11일 경주시 서울사무소를 찾아 지역 발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했다. 양남면 상계리가 고향인 김 대표는 현재 경주향우회 상임고문이자 재경양남향우회 고문을 맡고 있으며, 평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향인 경주 발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게 돼 기쁘다”며 “내가 태어나고 자란 경주의 모든 이웃들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고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