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보문단지내 천군동 골프장이 이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승인돼 마찰을 빚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주)도투락이 추진중인 이 골프장은 최근 경북도와 경주시와 승인여부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공람절차가 끝나는 오는 10월경 허가를 얻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따라 도투락 골프장 건설반대 투쟁위원회(위원장 김국환·이관희, 이하 반대투쟁위)는 10일 오전 경주시를 찾아 항의에 나서는 등 골프장 건설반대 시위에 나섰다.
앞서 골프장 건설과 관련, 반대투쟁위와 경주환경련, 경주시와 도투락측은 잇단 협의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골프장 사업 언제부터■
도투락 골프장은 천군동 산31번지 일원에 37만4천여평의 27번홀 규모로 회원제로 운영 할 계획이다.
이번에 경북도와 경주시로부터 협의를 끝낸 상태이기 때문에 곧 공사에 착공, 오는 2004년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 91년 보문온천지구 지정으로 추진된 도투락 골프장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월 교통, 환경, 재해영향 평가를 받았지만 이런 절차를 밟기까지 약 8년이 걸렸다..
■주민들(반대투쟁위)의 주장■
도투락 골프장이 마지박 절차인 공람 과정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천군동·하동 주민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아 마찰이 예상된다.
지난 8월 6일 경주시 노동청사 앞에서 골프장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인데 이어 오늘(10일) 동천청사 앞에서도 같은 시위에 나섰다.
반대투쟁위는 최근 대책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골프장 건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김국환 반대투쟁위 위원장은 "아동·하동 1백40여 가구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골프장 건설로 인해 지하수 오염이 불 보듯 뻔한데 어떻게 골프장 건설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 주민들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끝까지 확실한 대책을 세워 줄 때까지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투쟁위측은 또 "인근에는 경주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보문정수장과 하동정수장이 있는데 골프장이 건설돼 농약을 살포하게 되면 상수원지에 대한 오염이 크게 우려된다"며 "공사중에도 비산먼지, 소음, 진동 등에 대한 피해는 누가 책임 질 것이냐"고 따졌다.
■환경단체의 주장■
경주환경운동연합(의장 최상은)측은 "천군 및 아동·하동 주민들의 식수인 지하수와 30만 경주시민의 생명수인 덕동댐 오염을 유발시키는 도투락 골프장 건설은 반드시 철회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환경련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인근 1백여가구의 식수원인 지하수가 오염되고 △맹독성 농약 및 살충제, 제초제 살포로 인해 불과 3백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수원시설의 오염이 우려되며 △하루 1천5백여톤의 지하수를 사용함에 따라 이 지역 생활용수와 농업용수의 고갈이 우려된다 △화학비료의 대량살포로 호우기 질소, 인 등의 부영양화로 보문호수를 오염시키며 △공사중 토사유출, 소음, 진동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도투락의 입장■
주민대책위나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도투락 골프장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골프장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제반 문제들에 대해 해결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골프장 관게자는 문제가되고 있는 주민들의 식수문제에는 시에서 상수도 원관을 놓으면 각 가구마다 들어가는 지선에 대해 가구별로 50만원 정도의 비용은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농약 살포에 대한 오염문제는 수계가 다를뿐만아니라 현재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어 자신들은 햇빛에 분해되는 광분해성 농약을 사용하게 될 것 이며 비산농약의 경우도 상수원지역과 떨어져 있고 마을과는 2개의 능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주민들이 믿지 못한다면 인근 주민들에게 직접 농약을 살포하는 용역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민들과 함께 하기위해 골프장의 고용 인력이 채용에 있어 기술직을 제외하고는 인근 주민들을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과 공사를 하는 곳은 수계가 달라 토사가 유출되는 등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총 8백50여억원이 드는 큰 사업이나 2백억원의 자본은 이미 확보되어 있고 공사가 시작되면 도투락골프장은 입지가 좋아 투자의향서를 보내 온 곳이 많다면서 회원모집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시의 입장■
최근 경주시의 10여개 관련부서의 협의를 모두 마친 도투락 골프장 건설에 대해 각 기관의 영향평가를 모두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의 주장 중 가장 큰 것이 지하수 고갈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으로 안다"며 "상수도 보급은 시에서 연차적인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추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골프장 공사가 3년여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시가 당장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