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 인동(忍冬)은 산기슭이나 인가 부근의 밭둑에 자생하여 우리 눈에 익은 식물이다. 인동은 반상록성관목이며 덩굴성식물로서 길이 3m 안팎이고 줄기가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며 소지(小枝)는 적갈색이고 털이 있으며 속이 비어 있다. 인동은 여름부터 아름다운 꽃을 피워 향기를 퍼뜨리지만 기온이 따뜻한 지방에서는 겨울에도 푸른 잎이 떨어지지 않고 살아 남아 꽃을 피운다. 그래서 참을 인(忍), 겨울 동(冬)을 써서 겨울을 이겨내는ꡐ인동(忍冬)ꡑ이란 이름을 붙였으며, 인동은 풀이 아닌 나무지만 보통 인동초(忍冬草)라고 부른다. 인동초의 이런 특성은 흔히 핍박받는 정치인에 비유되는데, 과거의 모 대통령은 자신의 야당시절에ꡒ나는 혹독했던 정치 겨울동안 강인한 덩굴풀 인동초를 잊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바쳐 한 포기 인동초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ꡓ라고 자신의 인생역정을 인동덩굴에 빗대었다. 그 후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인동초 화분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인동덩굴은 인류의 미술 발달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식물이다. 보통 덩굴이 꼬여서 뻗어나가는 모양의 무늬를 흔히 당초(唐草)무늬라고 하는데, 이런 무늬에 쓰이는 대표적인 식물이 인동덩굴이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의 로터스(lotus)무늬에서 유래되어 희랍, 인도를 거쳐 중국과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주요 건축물은 물론 벽화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예로부터 너무나 널리 쓰인 무늬이다. 고구려 강서대묘의 천장 굄돌과 발해의 도자기 그림을 비롯하여 와당(瓦當), 백제 무령왕의 관식(冠飾), 말다래로 쓰이는 천마총의 천마도 둘레에도 역시 인동무늬가 들어있다. 고려와 조선에 들어서도 여전히 인동무늬는 널리 쓰였다. 꽃이 처음 필 때는 흰색이었다가 며칠 지나면 노랗게 된다. 그래서 피는 시기가 똑 같지 않은 인동덩굴의 꽃은 노란 꽃과 흰 꽃이 섞여있다. 최근에는 개량되어 붉은 꽃 인동도 있다. 흰 꽃을 은꽃, 노랑꽃을 금꽃으로 생각하여ꡐ금은화ꡑ라 하였다. 이외에도 노옹수(老翁鬚)와 통령초(通靈草)로 불렀으며 금은등, 노사등, 밀보등, 좌전등 등의 많은 이름이 있다. 영어 이름은 꽃 모양에 따라ꡐtrumpet flowerꡑ라고 한다. 인동덩굴의 꽃잎을 따다가 그늘에 말려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인동차(茶)가 된다. 향기에다 멋을 즐길 수 있는 차인데 사실은 귀중한 한약재이다. 「본초강목」을 보면 인동은 귀신의 기운이 몸에 덮쳐 오한과 고열이 나고 정신이 어지러워지고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오시병(五尸病)을 고치는 약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귀신을 다스리는ꡐ통령초ꡑ란 이름과 같이 서민들의 질병 치료에도 늘리 쓰였다. 그 외에 여름철 청량음료로 이용되거나 신장에 좋다는 인동술을 만들기도 한다. 인동은 식용, 관상용, 약용에 쓰이며 한방과 민간에서는 잎․꽃․줄기를 이뇨․해독․종기․부종․감기․지혈․정혈․하리․구토 등에 약재로 쓴다. 식물의 번식은 씨를 받아 뿌리거나 가지를 꺾꽂이(삽목)를 하는데, 다른 식물에 비해서 번식이 잘 되며 조경수로 많아 이용되는 수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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