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현상 감포 연안 5백m까지 확산, 어민들 주름살 깊어져
지난 31일 현재 경주시 감포읍 연안 5백m까지 확산된 유해성 적조로 양남과 감포 연안 일대에 대한 황토 살포 등 방제 작업이 기상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축양장과 육상 양식장 등에 대한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경주시는 감포와 양남면 등 해안에 인접한 육상 양식장의 취수를 중단하도록 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시는 또 적조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황토 9백10t을 긴급 확보하고 10여척의 어선과 바지선, 굴삭기와 행정선 등을 모두 동원, 방제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기상악화로 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경주지역 연안에 양식되고 있는 어류는 넙치와 우럭, 전복 등으로 모두 19개소의 양식장에 6백50만여마리의 어류를 키우고 있는데, 지난 95년에도 이같은 적조현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현재 유해성 적조인 코클로디니움이 지속되는 26~27℃의 수온이 지속되는 동안 1㎖당 적조수가 1만개체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수온이 낮아지거나 태풍 등 기상변화가 있을 경우 적조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육상오염물질 바다유입
수온 상승으로 급속으로 번져
▲유해성 적조 ‘코클로디니움’
지난 14일 남해안에서 발생, 26일 감포읍 연안까지 급속히 확산돼 동해안 어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유해성 적조 코클로디니움(유독성 플랑크톤)은 육상 오염물질이 바다에 유입되거나 바다 수온이 상승될 경우 발생한다.
적조의 먹이로는 질소와 인 등 유기오염 물질이다. 적조가 동해안 전 해상에 확산되고 있는 것은 현재 바다 수온이 26~27℃로 적조가 발생할 수 있는 적정 온도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환경에 따라 자체 증식을 하고 있는 적조는 바람과 조류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당 적조 개체수가 3백개체 이상일 때는 적조주의보를 1㎖당 적조개체수가 1천 개체 이상일 때 적조 경보를 발령하고 있는데 현재 경주수역의 적조는 1만개체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되는 피해와 방제대책
지난 95년 동해안에 확산된 유해성 적조로 경주지역 양식어업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적조로 입은 피해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경주지역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19개소로 △육상 양식 및 종묘배양장(넙치, 돔, 전복 등) 11개소 1백54만마리, △해상 어류 양식장(우럭 등) 4개소 4백51만마리, 해상 폐류 양식장(전복 등) 2개소 2만마리, 우렁쉥이 양식장 2개소 14대 등으로 모두 1척억원 규모다.
경주시가 적조 방제를 위해 준비한 방제용 황토는 9백10만톤, 방제용 장비로는 어선 10척, 바지선 1척, 굴삭기 1대, 행정선 1척과 모니터 선박 5척을 동원, 적조 확산여부에 대한 상황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적조방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감포와 양남 수역에 대한 황토살포가 기상악화로 무산된데다 이튿날인 31일 양남지역만 어선 5척을 띄워 방제에 나섰지만 그나마 높은 파고로 바지선 작업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95년 적조시에는 무방비 상태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지금은 시나 어민들이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 양식어장에 대해서는 적조경보기, 액화산소, 여과기 등의 장비를 확보해 점검하고 양식장의 취수도 상황에 따라 중단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산진흥원 관계자는“적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의 적조생물 밀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적조가 빠르게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다”며 “해안의 가두리양식장과 육상양식장 등에 적조피해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적조 예찰활동의 한계
경북동해안의 적조확산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없는 것이 적조 피해를 가중시키고 잇다.
현재 경주, 포항 등 동해안에 항공 예찰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항공기는 1대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기상악화만 되면 적조 확산 상황을 전혀 파악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헬기를 이용하려면 정기 운항시 한달전, 긴급운항시 최소한 일주일전에 요청해야 한다.
경주시의 경우 5대의 예찰선박을 준비했지만 모두 소형선박으로 파고가 조금만 높아도 예찰활동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30일까지 계속된 기상악화로 예찰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방제용 황토 살포의 한계
현재 적조 발생시 유일한 대책으로는 황토살포밖에 없다고 한다.
경주시는 관내 연안에 황토를 살포하기 위해 9백여톤의 황토를 준비했으나 기상악화로 바지선 출항이 어려워 소형어선으로 황토를 살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경주시는 적조가 5km까지 접근하면 황토 살포를 할 계획이었으나 파고가 높아 예찰활동을 원할하게 할수 없었고 적조가 연안 가까이 접근 할 때까지 손을 쓸수 없었다가 30일부터 양남면에서 일부 작업에 나섰으며 31일 감포 연안 5백m에 적조가 확산되자 어선을 띄웠다.
어민들은 “대안은 황토를 살포하는 것밖에는 없지만 황토를 계속해서 살포하지 않으면 또 다시 적조가 확산된다”며 “기상이 나쁘면 이마저도 어려워 피해가 걱정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적조 오염과 대책은
지난 14일 남해안에서 올들어 처음 발생한 적조는 조류를 타고 12일만에 경주 연안까지 확산됐다.
95년이래 최대 규모의 적조는 남해안과 울산 해안에서 어폐류를 집단 폐사시키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유해성 적조는 바다의 수온과 일사량, 영양염류 등 발생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온과 일사량과 자연현상으로 어쩔 수 없지만 육지로부터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수산진흥원은 “바다의 오염을 줄이는 것만이 적조의 발생을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지속적인 노력과 이에 따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바닷물의 흐름을 막고 자정능력을 막고 있는 무분별한 바다 양식장의 허가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오염이 심한 해변에 대해 생태보호지구를 지정하고 바다 휴식년제 도입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해마다 행락철마다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바닷가의 청결을 위해 시민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