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60)
냉이
입춘이 지나가고 보니 벌써 봄의 기운이 느껴지며, 재래시장에는 봄나물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구수하고 달콤한 냉이국 한 그릇으로 잃었던 밥맛을 되찾아 주는 정감있는 봄나물이 바로 냉이다.
옛부터 냉이국을 많이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 하여 봄이면 먼저 쑥과 냉이국을 먹었다. 냉이국은 뿌리도 함께 넣어야 참맛이 나며, 데쳐서 우려낸 것을 잘게 쓸어서 나물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냉이는 전국의 산과 들에 논둑이나 밭둑 등지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풀이다. 봄나물로 잘 알려진 풀이지만 들에 나가서 찾아 보라고 하면 쉽게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꽃이 작고 다른 꽃에 비해서 경관적 가치가 떨어지므로 잡초로 취급 받고 있다.
냉이는 토종식물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 농경문화의 전파와 함께 중국에서 우리 나라에 들어왔고 다시 일본으로 퍼져나가서 지금은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냉이를 제채(薺菜)․제(薺)․대제(大薺)․지인채(地人菜)․랑랑지갑(娘娘指甲)․골피(骨皮)․양근초(羊筋草)․나이․나생이․나시․나숭게 등으로 불렀다. 냉이는 키가 10~50cm 정도로 곧게 자라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흰 뿌리는 곧게 들어간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돋아서 땅에 퍼지고 날개 모양으로 갈라진다. 3~5월에 흰 꽃이 피는데 따뜻한 남쪽지방에는 겨울 동안에도 꽃이 핀다.
어린 순과 잎, 뿌리는 나물로 먹고, 잎과 줄기를 한방과 민간에서 제채(薺菜)라 부르며, 폐염․이뇨․구충․두통․천식․부종․임질․치통․토혈․해열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쓴다고 한다. 또한 뿌리채 달려 먹으면 당뇨, 간장질환이나 고혈압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냉이는 원래 번식력이 강해 온 밭을 덮을 정도로 번지므로 경작을 위한 밭에서는 짜증스러운 잡초이다. 한포기가 3~4만개의 종자를 생산할 정도로 번식률이 높다. 냉이 뿌리에서는 다른 식물의 생육을 억제하는 물질을 내놓아 냉이 옆에는 다른 식물들이 힘을 못쓰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잡초의 정의는 원하는 한가지 혹은 그 이상의 작물을 재배함에 있어서 방해가 될 수 있는 모든 식물을 말한다. 그러나 이제 냉이는 잡초가 아니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채소로서 인위적으로 종자를 뿌려서 대량으로 재배하여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
새봄이 오는 길목에서 냉이를 찾아 이른 봄나들이를 한번 계획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