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기자의 중국 농업 취재기 (북경에서 계림까지) - ②중국의 재래시장
개혁 바람에 힘입어 재래시장 현대화 시설 갖추며 급성장
중국 농수산물 가격, 정부 통제하에 연중 안정적인 시세 유지
세계 어디를 가든 시장만큼 그곳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공간은 없다.
시끌벅적한 공간 속에서 물건을 흥정하고, 사람들을 만나 부대끼며, 살아있음의 생생함에 흠뻑 젖어들 수 있는 곳.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등 수천년에 걸친 중국의 역사적 유물과 문화가 넘쳐 나는 도시, 북경에도 중국인들의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시장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재래시장을 보면 그 나라의 그 도시의 농업을 한눈에 볼 수가 있으며 유통 구조도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중국 농업 연수 일정에 재래시장을 2곳 방문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북경과 서안의 시장은 우리나라 재래 시장구조와 흡사했다.
채소시장, 고기시장, 과일시장, 의류시장 등 전문화된 도매시장엔 소매상으로 물건이 공급된다. 특징이라면 거리의 재래 시장(노점)들이 상가 안으로 이동, 차츰 현대화되고 있는 추세였다.
먼저 북경에서 제일 큰 규모의 신발지농업시장(新發地農業市場)을 방문했다.
이 시장은 북경의 남부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 지역은 생활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한다. 당초 북경 시내에 있었지만 시장 규모 확대와 함께 도심지의 교통을 고려해 최근 북경 변두리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곳에선 일상적인 중국 재래시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북경 신발지 시장의 특징이라면 우리나라의 가락동 농수산물시장과 비슷했다. 동이 틀 새벽, 중국 각지에서 올라온 물건들이 경매를 거쳐 일반 도·소매장으로 이동된다.
이곳에서는 하루 2번 정도 경매가 이루어지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농수축산물들이 집결한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발지 시장의 경우 최근 몇 년 전에 형성된 시장 이어서인지 비교적 현대식으로 잘 정리돼 있었지만 통행로나 시장 주변에는 그야말로 돗대기 난장판 시장이었다.
이 시장 앞에 들어서면 신발지조류육류다협대청이라 쓰여 있었는데 시장건물들이 직선거리로 2km에 걸쳐 늘어서 있는 대규모 도매시장 단지이다. 주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부식, 채소, 과일, 육류, 생선 등의 농수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품목별로 구분돼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시장 안에 들어가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을 직접 대면하여 볼 수도 있었다.
곡물, 양념을 판매하는 상점을 들여다보았는데 우리네 재래시장에서 포대기마다 쌀, 보리, 콩을 담아 놓은 것처럼 흡사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상점 출입문 위에는 2∼3개의 허가증 또는 상점일련번호가 붙여져 있었다.
시장 안에는 정부에서 공공용 저울을 배치해두고 있다고 한다. 모든 물건은 대체로 저울을 이용해 무게를 달아 팔고 사는데 소비자들이 상인들의 저울을 기준으로 구입한 물건의 무게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한다. (중국의 농수산물은 거의 대부분이 무게로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되고 있다.)
현지 시장에서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중국 돈으로 3원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무게로는 500그램에 1원 정도인 셈이다. 중국돈 3원은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00원 정도인데 배추가격이 싼 편이다.
중국의 경우 양자강을 중심으로 그 이북은 겨울에 야채가 비싸고 여름에는 값이 싸다고 한다. 그리고 양자강 이남지방은 겨울에 야채가 싸고 여름에는 비싸다고 하는데 여름철 날씨가 너무나 더워 채소가 잘 보관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연중 전체기간을 통하여 농산물의 가격은 폭락 또는 폭등의 변동이 거의 없지만 도시와 농촌간에는 다소 가격차가 있다고 한다.
농산물 가격 폭락, 폭등이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우리 농업인 일행들은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매년 불안한 농산물 가격, 폭리를 치하는 중간 도매상인 등 시장 가격 형성부터 유통 구조까지 우리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의 농산물 가격이 평균적으로 안정되는 이유에 대해 가이드는 중국 정부에서 일정한 가격 조정을 하고 흉작이 들었을 경우 정부 비축품을 조달 해주는 동시에 중간 도매상의 매점매석을 막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광범위한 대지에 지형과 기후가 다양해 대부분의 농산물들은 자체 공급되고 중국 전체가 흉작이 들 때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발지 시장에는 삭막한 여느 도시의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웃음이 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좌판을 죽 늘어놓고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지나가는 이의 옷섶을 붙잡는 재래시장이든, 잘 지어놓은 건물 안에 깔끔하게 단장해 놓은 현대식 시장이든 상인들의 얼굴에는 중국인들 특유의 자긍심과 여유가 그득하고, 장바구니를 든 이들도 친근한 이웃 처럼 정겹게 느껴졌다.
넉넉하지만은 않은, 어찌보면 다소 빈약하기까지 한 물건들이 그다지 초라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이런 북경 시장의 여유와 고향에 온 것 같은 친근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중국의 수도 북경의 시장이 대규모라면 서안의 시장은 우리 경주의 성동시장이나 중앙시장 규모였다.
서안 야채도매시장. 마치 우리나라의 시·군단위 상설농산물 시장과 비슷하였는데 농산물을 판매하는 방식도 유사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농산물들은 서안으로부터 남방으로 20km 떨어진 함양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싣고 와서 판매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시장에 출하되는 주요 농산물은 호박, 마늘, 파, 양파, 부추, 양배추, 토마토, 오이, 감자, 고추, 생강, 옥수수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농산물과 비교한다면 대과형으로 모두 큰 사이즈였다. 고추는 15cm 정도로 길면서도 꼬불꼬불한 모양이었으며 감자는 굵고 품질이 좋아 보였다. 호박은 수박보다 크고 부추도 억센 풀 같아 보였다.
서안 시장의 특징이라면 북경 시장과는 달리 12구멍의 소형연탄, 삼륜차 스타일의 채소운반차, 연자맷돌 형태의 고춧가루 분쇄 방아, 국수를 썰고있는 아주머니의 모습 등 농촌 시장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일행 중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호두와 고추 등 몇 가지 농산물을 직접 구입했는데 품질도 품질이지만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교조차 할 수가 없었다.
대파 한 단에 우리나라 돈으로 400원, 호박 한개 500원, 호두 5kg에 5천원 정도 판매되고 있었다. 정말 싼 가격에 우리 농민들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중국의 값싼 농산물들이 수입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농산물 관세가 철폐되고 물밀듯이 밀려오는 날이면 우리 농업은 현 시점에서 붕괴되고 말 것만 같은 위압감이 마음속에 가득했다.
이강훈기자
618호 10면
이강훈기자의 중국 농업 취재기 (북경에서 계림까지) - ③세계화를 대비하는 중국 농업
급변하는 중국 농업, 우리나라 농업인 숨통 조인다
한국농업 - 안정된 유통 구조, 국산 농산물 이용, 농업인들의 강력한 의지만이 살길
정부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가 합의도출에 실패했지만, 농업부문의 개방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개방에 따른 국내농업의 피해를 줄이는데 주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칸쿤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힘의 논리가 지배한 회의였고 미국과 EU가 중심이 돼온 과거와는 달리, 브라질과 인도, 중국 등 수출 개도국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컸던 협상이었다.
앞으로 농업개방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대세"라고 전제한 뒤 "국제화 시대를 대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농가는 퇴출시켜 생활보호를 받는 안전망 형태로 보호하기로 하고 연기금 확대를 통한 지원에 나서는 한편 경쟁력있는 전업농을 집중육성하기 위해 개방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분을 WTO가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직접소득을 보전해주는 직접지불제 등을 확대실시하고 이를 통해 선진국의 농산물과 경쟁할 수 있는 고품질의 기술 집약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농업은 사면초과에 빠져있고 농민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이다.
우리나라 농업, 정말 불안하고 갈수록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의 농업은 이제 세계 진출을 위해 씨앗을 뿌리고 있는 준비 상태.
농업에 있어 가장 큰 적이고 가장 무서운 적이다.
◆중국 농업의 형태=중국은 서고동저의 지형·지세와 위도상의 위치, 계절풍의 영향, 기온, 강수량 등 각종 기후조건에 따라 4대 농업구로 구분되고 있다.
동부지역은 인구가 많고 토지, 기후 등 영농조건이 양호하여 전국 경지의 대부분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어 농업생산의 중요성이 매우 큰 지역이다. 반면, 서부지역은 소수민족 거주지가 많아 인구가 적고 영농조건이 그리 좋지 못하여 주로 목축업분야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동·서부 지역은 또 각각 남·북으로 나눌 수 있다. 동부의 주령-회하를 연결하는 선 이북은 전작농업지대로서 ① 화북동북전작농업구라고 부르고 그 이남은 수도 및 아열대·열대경제작물의 주산지인 답작 농업지대로 ② 동남답작농업구라 한다. 서부지역에서는 기련산맥을 경계로 그 이남을 ③ 서북내륙농업구라고 하며 건조한 기후, 토양조건 등으로 목축업이 발달되어 있고 그 이남은 청장고원이 주요지가 되므로 ④청장고원농업구라고 부르며 고지·한랭지의 특성을 갖고 있다.
먼저 동남답작농업구는 농업생산수준이 가장 높은 곳이다. 주요작물 생산량의 비중이 매우 높아 농업인구의 60%, 경지면적의 40%, 쌀 생산량의 90%, 면화의 45%, 유채의 70%, 땅콩의 50%, 차의 100%, 누에의 90%, 돼지사육두수의 60%, 중·대형가축 사육두수의 4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장강중하유농업구는 1년 2모작내지 3모작이 가능한 곳으로 농업생산에 매우 유리하여 쌀, 면화, 유채, 차, 모시, 견사 등의 주산지이고 전국 주요농산물의 생산기지라고 말할 수 있으며, 집약도가 높아 단위 생산량이 제일 높은 곳이다.
이밖에 황회해농업구는 농업의 역사가 길고 토지의 개간 비율이 제일 높은 곳으로 2년3모작, 1년 2모작이 가능하며 소맥, 면화, 땅콩, 고무 잎담배의 재배면적이 제일 많고 쌀, 수수, 대두 등의 재배면적은 동북농업구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온대과실 특히 사과, 배, 매실의 생산량이 전국 1위이다. 동 농업구중 황회해평원은 5성, 2시에 걸쳐 있는 34만㎢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데 관개수리시설이 제일 잘 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 지구의 지형, 기후, 수리 등 자연조건이 농업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아 여름에는 홍수, 겨울에는 가뭄의 피해가 자주 발생되는 지역이다.
◆중국의 대표 작물=중국 농업이라 하면 거의 모든 농축산물이 생산되고 재배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곡식 위주의 기본 작물외에도 각종 많은 잉여 생산물과 부산물 그 무엇하나 필요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단위당 생산량은 점점 높아지며 과잉 생산되는 것이 해외 시장으로 나갈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벼의 경우 곡물 중 재배면적, 단위 생산량, 총생산량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물로 물과 기후조건이 좋은 남부지방에 95%의 논이 집중되고 있고 관개시설이 좋은 북부지방에도 재배되고 있다.
잡교벼 생산기술의 개발보급 등으로 생산량이 많이 늘어나 2억만t 이상을 생산하여 식량 중 38.7%를 차지하고 있다.
쌀 다음으로 밀의 재배가 많다.
생산량의 88%가 가을밀로서 장성남부, 육반산동부, 주령·회하북부에서 재배되는데 전국생산량의 70%가 여기에서 생산된다.
재배면적은 2,961만ha로서 식량작물 중 26.3%정도이며 생산량은 1억 1,057만톤으로서 식량 중 21.9%를 차지하고 있다.
옥수수는 곡물중 세 번째로 중요한 곡물로서 북방 여름파종지, 황회해 평원 여름파종지, 남방 산지·구릉지 등 생산지로 구분되어 각각 30%, 40%, 30%의 면적을 갖고 있고 생산량도 35%, 50%, 15%를 차지한다.
두류의 경우는 고온에 적합하여 북부 온대지역에서 재배된다. 흑룡강 송료고원이 최대 대두산지로서 품질이 제일 좋다고 한다.
유지작물은 땅콩, 유채, 참깨, 해바라기씨 등이 주종을 이루는데 장기간의 재배과정을 거쳐 각 종류마다 집산지를 형성하였다. 땅콩은 60%이상이 하북, 산동, 하남, 강소북부, 유채는 90%이상이 장강유역 10개 성(시·구)에서 재배된다. 해바라기는 동북, 서북, 하북지역의 건조지구에서 참깨는 장강 중하유 및 황회해지역에서 집중 생산되고 있다.
78-84년 7년간이 유채생산 황금시기로 파종면적이 2배, 생산량이 3배나 늘어 연평균 151만톤이나 증산되었다. 최근 2-3년간 유지생산이 더욱 늘어 `94, `95년도 파종면적이 각각 12,081천ha, 13,101천ha, 생산량은 각각 1,990만톤, 2,250만톤이 되었으나 `96년도에는 12,555천ha, 2,210만톤으로 다소 감소되었다.
과수 작목은 300여종의 과수 중 사과, 감, 귤, 배, 포도, 복숭아, 오얏, 살구, 산사자, 양다래, 앵두, 딸기, 매실, 바나나, 파인애플, 여지, 용안, 망과, 야자, 파파야 등 30여종이 많이 생산되는 것들이다. 개혁개방 후 과실시장의 개방으로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고취시켜 생산량이 많이 늘어나 농촌경제를 살리는 주요품목 중 하나가 되었다. `96년도 과실생산량은 4,653만톤으로써 `78년에 비해 7배가량 늘어났다. 그 중 사과는 1,704만톤으로 7.5배 증가되었다. 귤의 경우 846만톤으로써 22배나 늘었다. 현재의 과실 생산량으로만 봐도 세계 제2대 과실생산국이 되며 특히 사과, 배, 귤의 생산이 많고 과실 수출량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원산지가 중국인 차잎은 주로 장강유역과 그 이남의 18개 성(시·구)에서 재배되고 있다. 차원면적이 1,103천ha로서 세계 1위이다. `94년도에 59만톤을 생산하여 20만톤을 수출하였다. 자연조건이 차잎재배에 매우 알맞고 품종도 많으며 가공기술도 잘 발달되어 있다.
남부 넓은 산간지에서 중요 경제작물로 재배되고 있는데 지역농민의 소득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고급차잎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 국외시장에 대한 진출전망도 좋아 차잎 생산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축목업은 지형 및 기후조건의 차이로 동남부지역의 농업지대 축산업과 서북부지역의 목축지대 축산업으로 구분된다. 동남부는 농업지대 축산업지구로서 주로 돼지, 가금류와 닭, 소, 말, 당나귀, 노새 등 역축의 사육이 이뤄진다. 이에 반해 서북부 지역은 초식성 가축인 소, 양, 말, 낙타 등이 사육되는 목축지대 축산업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농업의 문제점= 중국 농업도 문제점은 분명히 있다.
사실 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은 식량공급부족 현상이 근절되지 못한 상태였다. 91년부터 93년까지 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많은 지역에서는 농업을 소홀히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경작지, 노동력, 자금 등이 대량으로 유실되었으며, 특히 남방의 벼 경작지가 뚜렷이 감소되었다. 뒤이어 94년 중국은 식량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크게 인상되기도 하였다. 95년 식량 수입량은 2,079만 톤으로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병폐를 막기 위해 90년대 중반부터 중국정부는 식량생산을 촉진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주로 농민의 경작지 수주기간을 연장, 정부 구매가격을 대폭 인상(94년 40%, 96년 42% 인상), 농민들을 대상으로 우량품종과 선진 재배기술을 제공하는 것들이었다.
정책 실시 후 중국 양식 생산량은 95년부터 4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연속 5년간 풍작을 거두었다. 98년 중국 일부 지역이 심각한 홍수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총생산량은 5.123억 톤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99년에는 중국 북방 대부분 지역이 가물었지만 여전히 5.08억 톤을 유지했다.
현재 중국의 식량문제는 공급부족이 아니라 공급의 상품구조 및 품질 등의 수준이 시장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데 있다. 따라서 시장에는 상품공급 부족/과잉의 2가지 현상이 공존하고 있다.
과잉상품은 시장수요가 많지 않은 저품질 품종의 상품이며, 공급부족 상품은 국민들의 소득수준증가에 따라 신속히 보급되고 있는 우량 품종이다. 이런 구조적 모순은 현재 중국 식량생산 및 농업이 직면한 새로운 문제인 것이다. 또한 이것은 중국농업이 단순히 생산량을 중시하던 것에서 점차 품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한다.
◆취재 후기=거대 중국의 농업이 이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분명 우리나라 농업이 시장 개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한 사실로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는 없는 상황. 거대 중국을 비롯해 농업 강대국과 맞서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농업이 품질을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 농업과학기술공급, 농민들의 전통관념 및 생산기술 등 다방면에서 모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런 변화의 핵심문제는 바로 어떻게 농업분야의 시장경제를 빨리 실현하는 가에 있다. 소비자가 농산품의 최종품질에 대해 판단하는 시장제도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농민들도 단순한 생산보다는 이제 가공업에 눈을 돌려 잉여 생산물들을 개발하고 신세대 입맛을 겨냥할 수 있는 농산품 가공 산업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번 중국 농업 연수 취재를 통해 많은 것으로 배우고 느낄 수 가있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광활한 대지 위에 많은 농산물들이 생산되고 안정된 시장속에 상거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 중국의 그늘에 덮여 우리나라 농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농업의 살길은 오로지 농업인들의 의지와 함께 국민들 스스로가 우리나라 농업을 살려야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중국 농산물이 값싸다 하여 마냥 선호 할 것이 아니라 중국 농산물을 하나 구입할 때마다 농촌 들녘에 있는 우리네 부모·형제들의 부채는 늘어만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