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59) 감귤나무 요즘은 계절에 관계 없이 온갖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특히 겨울에 많이 먹는 것이 감귤이다. 사과나 배와 같이 맛있는 과일들이 많지만 때마다 일일이 껍질을 칼로 깎아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데, 밀감은 칼 없이도 쉽게 껍질을 벗겨 먹을 수 있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정에서나 혹은 차 안에서, 등산하면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섭취를 위한 식품으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추운 겨울 밤에 따끈한 감귤차나 유자차를 한잔 마시면 새콤한 향기와 함께 혀 끝에 닿는 감칠맛은 어느 차에도 비할 수 없다. 추위에 떨었던 몸이 풀리고 감기 기운마저도 사라져 버린다. 감귤의 껍질을 벗길 때 나는 향기는 너무나 상큼하고 좋다. 감귤은 꽃에서부터 열매에 이르기 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나무이다. 감귤꽃이 피기 시작하는 오월 중순에서 하순까지는 온통 감귤 꽃 향기로 가득하게 된다. 꽃에는 달콤한 향료인 네롤리(Neroli)유가 들어 있어서 이것을 추출하여 향수로 사용하고, 껍질은 말려서 한약재로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재배되고 있는 감귤나무는 식물 분류학으로는 쥐손이풀목 운향과에 속한다. 운향과에 속하는 감귤류는 감귤속, 금감속, 탱자나무속 으로 다시 나뉘고, 감귤속에는 온주밀감, 하귤, 이예감, 병귤, 당유자, 문단, 네불 오렌지, 레몬, 라임 등이 있다. 금감은 일본말로ꡐ낑깡ꡑ이라 부르는 큰 포도알만한 크기의 감귤류이다. 감귤의 원생지는 인도, 미얀마, 말레이반도, 인도차이나, 중국, 한국, 일본에 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으로 우리 나라 제주도는 세계 감귤 재배지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동안 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제주도 일원과 기후가 따뜻한 남해의 통영, 고흥, 완도, 거제, 남해, 금산 등지에서도 감귤류가 재배되고 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재래종 감귤나무는 열 몇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며, 거기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 제주도 애월읍 상가리에 있는 350년쯤 묵은 감귤나무이다. 감귤나무는 추위에는 약하지만 물에는 강하며,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제주도에서는 일본에서 들어온 온주밀감이 감귤 전체 재배 면적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오뉴월에 꽃이 피어 열매가 맺히더라도 온주밀감은 씨가 없다. 씨가 없는 감귤류는 탱자나무에 접을 붙여서 번식을 시키고, 또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낸다. 유자나무는 가지에 길고 뾰족한 가시가 있으며, 열매는 껍질이 얽어서 울룩불룩하고 중심이 비어 있다. 신맛이 나며 열매를 조미료나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다른 감귤류와는 달리 추위에 강해서 전라남도, 경상남도 남해안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감귤은 재배 역사가 길고 귀한 과실로 여겨졌으며, 탐라에서 한양까지 진상품으로 올라 갔다. 감귤은 오랜 기간 모든 고난을 겪고 자라온 우리의 과일나무인데ꡐ신식ꡑ과일들에 밀려 수지가 맞지 않아서 나무를 베어 버리는 농가가 늘어난다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감귤은 식용․약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나무는 따뜻한 지방의 조경수로 식재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