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호주 수입 생우 경주 입성에 지역 한우 농가 술렁 “현 유통체제에서는 수입 생우 입식을 강력하게 제지하겠다” 경주지역 한우 사육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최고 한우 사육두수를 자랑하는 경주에 오는 4월∼5월경 호주산 수입 생우 850여마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역 한우 농가들이 진상 규명과 함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호주산 수입 생우는 1차로 2002년 4월 663두가 수입됐지만 검역 과정에서 블루텅병으로 반출, 2차 2002년 5월 655두가 수입돼 경주와 전라도에 입식될 예정이었지만 농가들의 반대로 농협에서 전량 매입, 현대 서산목장에 입식했다. 또 2002년 10월 22일과 23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동 소재 태평농장 앞에서 펼쳐진 한우 농민들의 `수입생우 입식 저지 투쟁’에도 불구하고 563두가 입식된 이후 지난 1월 전라북도 진안에서 무진농장을 운영하는 전모씨가 호주산 생우 851마리를 인천항(563마리)과 부산항(288마리)을 통해 수입하겠다는 검역계류장 사용계획서 수의과학검역원에 제출했다. 현재 검역소에 있는 수입 생우는 아직까지 농가에 입식이 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4∼5월경에 들어올 5차 호주산 수입 생우가 경주지역에 입식 된다는 예상. 아직 정확한 날짜와 마리 수는 불확실하지만 수입 대상인 호주산 헤어포드(교잡종)를 건천 출신인 한 수입 업자가 고향인 경주에 수입 생우를 입식하겠다며 경주에 수입생우협회를 구성, 농가들에게 수익성을 보장 한다며 회원들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국한우협회 경북(대구)도지회 남호경 지회장은 “수입 생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소고기 유통 구조상 수입 생우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수입 생우 협회에서 농가들에게 마리당 10여만원의 이익금을 남겨주겠다고 주장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수입 생우가 국산 한우로 둔갑 판매되지 않는 한 수입 생우는 사육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남 회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에서 유통 구조를 확립시키고 이에 소비자들과 유통, 판매 업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농가들도 한우 생산에 자긍심을 가지고 한우의 품질 개선과 함께 우리 한우를 반드시 지켜나가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지역 한우 농가들은 5차 수입 생우 경주 입식에 앞서 전남 진안의 무진농장의 수입 생우 입식을 완전 저지하고 이미 입식된 경기도 태평농장에 대해서는 수입 생우에 사료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B축협사료에 대해 그 의도를 파악하고 분석한 후 사료불매운동을 전개하고 향후 수입 생우에 공급되는 사료나 동물약품 등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에 들어가는 등 집단행동을 불사한다고 밝혔다. ■ 향후 생우도입 전망과 파급효과 =생우 수입의 경제성이 명확치 않아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없지만 일단 생우 수입의 물꼬가 트인 만큼 수입 생우수는 전국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말 현재 경주지역의 소 사육두수는 한우 5천909 농가에 3만8천227두, 육우(젖소 수소) 120 농가에 1천924두, 젖소 255 농가에 1만1천943두. 현재 한우협회에서는 수입 생우의 경우 수입 원가가 400kg 기준 마리당 200만원대로 계산하여 국산 한우 400kg 기준에 300만원대로 비교 할 경우 약 100만원의 생산 원가가 적게 들어가지만 1년 사육한 후 생우를 판매했을 경우 수입 생우에 대해서는 타산성이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는 수입 생우의 가격이 국내산 홀스타인종과 비슷하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WTO 규약에 따라 수입 6개월 후 생우의 원산지는 국내산 육우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 농림부는 수입 생우의 원산지가 국내산으로 변경되더라도 한우로 둔갑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6개월 이상 사육된 소의 경우 유통과정에서 한우 대신 국내산 육우로 표시돼 사실상 한우취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소의 부산물인 뼈와 머리 등이 대형 음식점에서 원산지와 생산지 표시 없이 가공돼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면 소비자들은 한우를 먹은 것이지 호주산 수입 생을 먹은 것인지를 모르게 된다. 수입 생우 입식에 따른 유통 구조도 문제이지만 경주지역으로서는 한우의 기반 전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지금은 수입 생우가 한우 농가들의 눈치를 보며 800여마리씩 수입되지만 6개월 후 국내산 육우로 판매되고 이 판매가 늘어가면 대형 음식점에서는 경영의 이익을 고려, 값싼 수입 생우를 원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수입 생우가 늘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경주지역의 한우 농가들도 하나, 둘씩 한우 사육에 등을 돌려 결국 경주 지역에서는 한우를 보지 못할 불상사도 발생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우산업발전 대책 =농림부는 소고기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한우발전 10개년 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의 모델은 일본의 화우산업이다. 10년전인 91년에 시장을 개방한 일본이 어떻게 화우를 특화해 국내 시장을 지켜냈는지를 밀착연구, 그 결과를 담은 것이 한우대책이다. 농림부는 우선 2010년까지 2조4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돈은 한우 송아지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한우를 개량해 우수혈통을 관리하는 한편 , 한우브랜드 개발과 유통시설 및 제도를 선진국수준으로 고치는 데 사용된다. 구체적으로 농림부는 현재 1백47만두에 불과한 한우사육두수를 2백25만두로 확대, 한우공급물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한우 자급률은 일본 화우(35%)보다 높은 36%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제주도에 1백11개소에 송아지 생산목장을 조성, 제주도를 명실상부한 “한우개량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화우와 같은 품질고급화를 위해 한우를 입증하는 등록제를 실시하고 제주도와 대관령에 한우전문연구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농가들의 불안한 마음을 잠식시키는 어렵고 농가들도 정부의 대책만을 믿고 기다려야 할 시점이 아니다. 현재 경주에는 토함산 버섯 한우를 비롯해 고급 비육우들이 생산되고 있어 희망의 불씨가 보이고 있다. 아직 경영이 영세한 소농가들의 의식 부족으로 확대되지는 못했지만 농가마다 한우 생산의 자긍심을 가지고 거세한우를 점차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버섯한우 사육 농가가 늘어나야 할 것이다. 또 우리 농민 스스로가 우리 한우를 반드시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경주에 입식될 것으로 보여지는 헤어포드= 기후 풍토가 양호하며 방목에 적당한 영국서남부의 헤어포드(hereford) 지방이 원산지로 수 백년 전부터 있었던 재래종을 18세기 후반부터 조숙조비종으로 개량한 오래된 품종이다. 1790년도에 품종으로 공인되어 세계 3대 육우품종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는 1955년 축산시험장에 9두, 1958년도 제주 송당목장에 12두. 1972년도에 이시돌 목장에 985두가 도입되었고, 1980년대는 샤로레종과 더불어 많은 두수가 도입됐다. 털색은 적갈색이지만 목, 머리 가슴, 배, 다리 등에 흰무늬가 있는 얼룩소인데, 특히 얼굴에 있는 흰색은 다른 품종과의 교배시에 자손이 나타나는 우성이다. 주로 돌연변이에서 유래한 무각종이지만 유각종도 있다. 피부는 좀 두꺼우나 부드럽고 굵은 꼽슬털로 덮여 있다. 체구는 짧으나 체폭이 넓고 성장이 빠르며 기후 풍토에 적응력이 강하고 방목에도 알맞다. 체중은 생시가 33∼36㎏ 이며 큰소는 암소가 650∼670㎏이고, 수소는 850㎏ 내외로서 앵거스종보다는 다소 크고 산육능력도 높아 도체율이 65∼70%이다. 이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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