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의 대표적 원인, 간염
△기간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간염이다. 간염이란 간세포가 손상을 입고 망가져 염증이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 간염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바이러스간염이 75~90%이고 술로 인한 알코올간염이 15~20%, 최근에는 비만과 관련된 비알코올성지방간, 자가면 역간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바이러스간염의 대표적 원인인 B형간염 바이러스가 60~70%, C형간염 바이러스가 15~20%를 차지한다. 6개월 이상 특정 간질환이 지속될 때 만성 간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만성 B형간염은 현재까지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만성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하다. 최근 만성 B형간염의 대표적인 치료약제로는 엔테카비어(바라크루드), 테노포비어(비리어드, 베믈리디), 베시포비어(베시보) 등이 있다. 이 약제들은 각각의 효능, 부작용,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다를 수 있어 약제를 선정할 때는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 모든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가 약물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6개월마다 혈액검사, 초음파검사를 실시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해야 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에서 증식할 때 세포질뿐 아니라 핵 안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현재 B형간염 치료제는 핵 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B형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간경변증,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완치가 가능한 C형간염은 한번 걸리면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70~80%로 상당히 높다. 최근 부작용은 적고 완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경구용 C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제가 개발되어 대부분의 환자가 2~3개월 치료를 받으면 특별한 부작용 없이 높은 성공률로 C형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C형간염 검사는 현재 국내 국가검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를 국가검진에 포함해 아직 진단되지 못한 C형간염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
비알코올지방간은 최근 대상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명명이 변화하는 추세이다. 주당 알코올 음주량이 남성은 420g, 여성 350g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알코올 관련 간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주당 남성 210g, 여성 140g 이하이면서 대사이상(비만, 당뇨, 혈압, 중성지방, 이상지질혈증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이 동반된 경우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성 간질환(MASLD), 음주량이 그 중간에 해당하는 경우는 대사이상 지방성 간질환과 알코올 섭취 증가(MASLD and increased alcohol intake·MetALD)로 정의한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일으킬 수 있기에 적절한 진단과 예방,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경우 일반 인구의 25~30%에서 발견될 정도로 매우 흔하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향후 심혈관 합병증이나 당뇨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인 체중의 5%를 감량하면 지방증이 호전되고 10%를 빼면 간섬유화 정도가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어 생활습관 변화 를 통한 체중감량이 중요하다.
최근 레스메티롬(Resmetirom)이 라는 약제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지방간염 환자들의 치료에 획기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레스메티롬은 thyroid hormone receptor(THR)-β agonist(갑상선호르몬 수용체-beta 선택적 길항제)로, 간의 지방증을 완화하고 간효소수치를 호전시키며 간섬유화와 관련된 비침습적 마커들을 개선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실제 처방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아직까지는 식이습관 변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감소가 지방간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아시아인은 서구인에 비해 정상체중 지방간질환이 많은데 이 환자들 역시 체중감소가 지방증의 개선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코올지방은 금주가 최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미 알코올중독에 이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절주를 권하게 된다. 하지만 술을 조금씩 마신다고 해도 매일같이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간의 재생능력이 약해지고 간세포가 손상된다. 따라서 최소 2~3일에 한 번은 간을 쉬게 해주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섭취도 간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간경변증
만성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간섬유화 과정을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간이 나빠지면 일반적으로 피로감,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복통, 황달, 붉은색 소변, 다리 부종, 복수, 코나 잇몸 출혈, 위장관 출혈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일반 간염과 마찬가지로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간경변증이 진행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면 정상 간으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간경변증 초기인 대상성 간경변증일 경우 10년 넘게 생존할 확률이 90% 이상으로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들의 경우 말기가 되면 생존할 확률이 30% 수준으로 낮아진다. 특히 간성혼수나 복수 등 합병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1~2년 사이에 사망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간경변증은 혈액검사, 영상검사(초음파검사, CT, MRI 등) 결과를 종합하여 진단하게 되고 최근에는 간섬유화스캔검사를 이용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초음파 기계의 원리를 이용하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은 간조직검사와 달리 비침습적이고 간편한 검사법이다. 간경변증의 치료는 병의 원인을 찾아 원인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진단을 받은 후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해 변화된 상태와 진행 속도 등을 체크해야 한다. 간경변증은 간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약물요법, 식사요법으로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간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하다. 병든 간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간이식이다. 간이식은 병든 간을 떼어내고 건강한 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식하는 수술이다.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조직형이 맞지 않아도 간이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범위가 넓고 기증자도 함께 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지속적인 면역억제 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상태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시기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글 :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부교수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