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최대명절인 설날이다. 조상님들께 경건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친지와 이웃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또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덕담을 들려주며 즐겁게 한해를 여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전래되어오는 고유한 전통명절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산업화에 밀려 양력설을 강요당하면서 설날의 의미가 퇴색되었고 최근의 가족제도의 변화와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수천년을 이어온 고유한 전통문화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설날에 행해지는 세배라는 독특한 문화는 친지와 이웃어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음식을 나누던 인간적인 교류는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인본주의적 사상의 실천이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다함께 하는 대동놀이는 생각만 해도 절로 흥이 나는 정말 멋진 놀이문화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아름답고 멋진 우리들의 전통문화들이 차츰 그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옛것이라고 다 좋은 것일 수만은 없고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문화는 변화할 수밖에 없음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지키고 계승 보전해야할 인간미가 살아나는 아름답고 가치 있는 문화와 풍습은 더 잘 가꾸고 발전시켜나가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인 소명이기도 하다.
또한 철저하게 인간중심의 문화와 풍습을 간직한 우리들의 오랜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실천하는 일은 단순한 시대적인 소명의 차원을 넘어 현대문명의 이기가 가져온 개인화와 인간성 상실, 인간소외의 사회적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도 마땅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올 설날에는 가족은 물론 주위의 가까운 이웃과도 세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또 친지와 이웃이 모여 윷놀이라도 한 판 벌이며 신명을 돋우고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설날의 기분을 즐겨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