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접어들며 많은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위해 제2의, 제3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으며 즐기고 있다. 보통 제2의 인생은 50~60대 직장인이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을 한 후 직장인이기에 하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실천하기도 하며, 또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곡면 하구리에 자리 잡고 있는 ‘지니공방’ 김기용(54) 대표는 조금은 빠른 나이에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일명 ‘남자의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목공품 제작과 악기 연주, 바리스타를 40대 때부터 하나씩 배워가며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다. 과거 직장인으로서, 자영업자로의 삶보다 무엇인가 만들고 때로는 악기 연주를 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김기용 대표의 제2의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제2의 인생, 새로운 직업 ‘목공’ 2000년 이전 세대를 살아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어린 시절 한 번쯤 나무를 이용해 톱질과 못질로 무언가를 만든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비록 어른들이나 전문가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물건일 수도 있지만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렇듯 공구를 이용해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은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김기용 대표도 막연히 목공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목공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14년 전 현재의 지니공방 자리에서 공방을 운영하던 지인의 요청으로 목공 작업을 도와주며 일을 조금씩 배우게 된 그는 황성동에 자신만의 작은 공방을 차리며 본격적으로 목공에 매진했다. 이후 지인의 공방을 인수해 하구리에서 ‘지니공방’을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다. “남자라면 목공 작업을 한 번쯤 해봤고 재밌어 했을 겁니다. 저도 목공을 좋아했고 성인이 돼서도 관심이 있었지만 생업을 위해 잊고 지냈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지인을 통해 배우게 된 목공이 제2의 인생의 직업이 된 것입니다. ‘지니공방’은 두 딸의 이름에 포함된 ‘진’에서 따온 상호입니다” 숱한 상처, 힘들지만 재밌는 목공 작업 김기용 대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목재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의 기조는 공구를 최대한 활용해 쉽고 편하게 작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결국 자신의 손을 이용해 작업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손가락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이에 김 대표의 손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상처들이 있고 관절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몸을 써서 작업을 하기에 힘든 점도 많지만 이 모든 것은 ‘재미’로 해결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잠깐의 작업으로 반나절이 지날 만큼 집중하는 것이 목공이라는 것. “얼마 전에도 엄지 손가락을 다쳤어요. 목공 작업을 하면 손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손가락에 많은 힘을 주며 작업을 하기에 손가락 관절에도 좋지 않긴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육체 노동이 포함돼 힘든 일이긴 하지만 좋아하고, 재밌기에 그 모든 것을 감내 할 수 있습니다. 작업을 시작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되고, 집중하게 됩니다” 다양한 목공 제품들, 어린이 체험도 제공 ‘지니공방’에는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많은 것들을 나무로 제작하고 있다. 주방용 도마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원목 냄비받침대도 단체 주문이 들어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원목 의자와 테이블, 책상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이외에도 김기용 대표는 단순 목공 제품 제작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접하기 힘든 목공 체험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이나 클레이 공예 체험은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공 체험은 접하기 힘들어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전상 아이들이 위험한 작업들은 못하지만 짧게나마 망치질을 해보거나 목재를 붙이는 등 실질적인 목공 체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 자신이 만든 목공품은 집에 가져가 추억으로 남길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저희 딸아이들에게 선물한 책상처럼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거기에 담겨있는 추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을 만큼 소중하기 때문이죠” 또 다른 활력소, 음악&바리스타 제2의 인생이라고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다고 김기용 대표는 말했다. 다만 급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 마음의 여유가 많은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것. 김 대표는 평일은 공방에서 목공 작업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이 운영하는 키즈카페에서 바리스타로서 활약하고 있다. 목공 작업을 하다 지치면 10여년간 다뤄온 기타를 치고 노래 부르며 지친 심신을 달래거나 최근 배우기 시작한 드럼 연주를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다는 것. 특히 가족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키즈카페는 또 다른 재미를 그에게 전해준다고 한다. “평일 목공 작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은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며 힐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키즈카페를 운영하며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라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이 핑계 저 핑계로 가족들에게 잘해주지 못했기에 더욱 가족들과의 시간이 소중합니다” 제2의 인생을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시작한 ‘지니공방’의 김기용 대표. 목공과 음악, 바리스타는 그에게 ‘친구’이다. “목공, 음악, 바리스타, 이 세가지는 제게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얼마되지 않았지만 제2의 인생의 시작과 함께 했었고 앞으로 계속 곁에 두고 싶은 친구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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