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면관음보살상(十一面觀音菩薩像) 感想法 2월1일까지 열리는 경주박물관 일본미술특별전의 `십일면관음보살입상`은 머리 위쪽의 작은 얼굴들이나 장신구 등의 세부까지 재료의 특징등을 잘 살린 정교한 조각이지만,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중국 당나라(7세기)의 木材 십일면관음보살입상과 너무 흡사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석불(石佛)로서 십일면관음상은 중국에 10例, 한국에 3例(圓刻像으로는 경주 낭산에서 발견된 십일면관음상, 線刻像으로는 경주 굴불사지 사면석불 중 북면의 팔이 여섯 개의 팔을 가진 십일면관음보살상, 浮彫로는 석굴암의 십일면관음보살상)가 있을 뿐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는 재질이 석회암과 사암이며, 일본의 경우는 목재여서 十一面 의 미세한 표현이 가능하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화강암이어서 입자가 크므로 세부의 표현이 거의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석굴암의 십일면관음은 화려한 장엄으로 東洋 佛敎彫刻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십일면(十一面)일까? 이것은 “십일면신주심경(十一面神呪心經)”이라는 불경의 造像法에 따른 것이다. 관음보살상 머리부분에 11개의 얼굴상을 만드는데, 정면3面은 자상(慈相)인데 선한 중생을 보고 자비심을 일으켜 찬양함을 나타내고, 좌측3面는 진상(瞋相)으로 악한 중생을 보고 비심(悲心)을 일으켜 그를 고통에서 구하려 함을 나타내고, 우측3面은 백아상출상(白牙上出相, 흰 이를 드러내어 미소짓는 모습)으로 이는 정업(淨業)을 행하고 있는 자를 보고는 더욱 불도를 정진하도록 권장함을 나타내고, 뒤의 1面은 폭대소상(暴大笑相)으로서 착한자, 악한 자 모든 부류의 중생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모두 포섭하는 대도량을 보이는 것이며, 정상의 1面은 불면상(佛面相)으로 대승근기(大乘根機)를 가진 자들에 대한 불도(佛道)의 구경(究竟)을 설(說)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좌,우,앞 3方面으로 각 3面을 나타낸 까닭은 욕(欲), 색(色), 무색(無色)의 3계(界)을 화(化)하기 위함이며, 이 11면을 본면과 합하면 12면이 되는데, 그 11면은 방편면이요, 본면은 진실면이라고 한다. 즉, 십일면관음보살은 자비와 진노, 폭소와 분노로서 모든 중생들을 구제함을 나타내고, 그 상단에 그 모든 것을 여의어 모든 불꽃을 꺼버린 열반에 든 부처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韓.中.日의 십일면관음상들은 머리부분에 11面이 아닌 10面의 相을 가진 것이 많다. 정면3면 중 1面을 맨 꼭대기에 배치하되 조금 크게 만들어 정상의 佛面相과 겸하기도 하고, 석굴암 십일면관음상처럼 浮彫인 경우는 뒷면의 暴大笑相을 표현할 수 없어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도쿄박물관에 있는 중국 당나라 십일면관음보살상(7세기)과 浮彫十一面觀音龕(8세기초)등을 참조하면 일본과 한국의 십일면관음상은 처음엔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후에 각각 목재와 화강암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독창적인 조각기법으로 발전시켜 결코 중국에 뒤지지 않는 예술적 조각품 만들었다. 도쿄 박물관에 소장중인 당나라 浮彫십일면관음龕은 중국 唯一無二의 여황제였던 측천무후가 長安城안에 만든 光宅寺에 안치되었던 것이다. 아쉽게도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은 원형과 약간 다르다. 조선총독부가 펴낸 ‘석굴암과 불국사’의 설명에는 頂上面과 左側의 一面이 缺失되고 揷入孔만 남아있다고 적혀있다. 현재의 것은 후대에 보완했으며 실제로 자세히 보면 색깔도 약간 다름을 금방 알 수가 있다. 十一面觀音菩薩像을 감상할 때, 평소 선한 일 많이 하는 사람은 정면3面(慈相)의 부처님을 바라보고 칭찬과 격려를 받고, 혹시라도 나쁜 일를 많이 했으면 좌측3面(瞋相)의 부처님을 바라보면서 꾸중을 듣고 반성하며, 평상시 마음을 잘 닦으면 우측3面(白牙上出相)의 부처님 미소를 보며 더욱 정진할 격려를 얻으면 된다. 韓.中.日 어느나라 十一面관음보살상이든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속에 숨어있는 “十一面神呪心經” 불경의 깊은 뜻을 헤아려가며 천천히 감상하길 권하고 싶다. 사진: 왼쪽부터 일본 나라박물관 소장 십일면관음보살상(木材), 도쿄박물관에 있는 중국 당나라(7세기) 십일면관음보살상(木材)과 중국 측천무후 시절 浮彫十一面觀音龕(石灰巖),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花崗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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