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안강읍 육통리는 전국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로 시끄러웠다”는 한 마을 주민은 “살다가 별일 다생기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금번 조류독감 발생으로 안강읍 육통리는 아픈 기억을 남기게 됐다.
원당, 능골, 거리동, 못밑, 존당, 학지 등 6개 자연 부락이 모여 육통이라 불리우며 육통리 중심에는 신라 제42대 흥덕왕의 능(사적 제30호)이 있다.
이 흥덕왕릉은 안강에서 처음으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씨의 농장과는 직선 거리로 불과 500m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흥덕왕은 비록 10년의 짧은 재위 였지만 장보고를 청해진대사로 삼아 해적의 출몰을 막게 했고 당에서 차를 들여와 전국에 보급했으며 재위 첫해에 왕비인 장화부인(章和夫人)이 죽자 11년 동안 죽은 장화부인만 생각하다가 세상을 떠났고 왕이 장화부인의 무덤에 합장하기를 유언하여 흥덕왕릉에 합장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능골 마을 안에 같이 위치한 흥덕왕릉과 이씨의 농장.
이번 조류독감 발생에 육통리에는 이씨 농장을 비롯해 6개 농가 20만 수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돼 매몰됐다.
주민들은 마을의 아픈 일들을 모두 씻고 갑신년 새해부터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했다.
한 주민은 “비록 어쩔 수 없이 마을에서 키운 닭과 오리가 모두 매몰됐지만 마을을 지켜주고 있는 흥덕왕이 비참하게 죽어간 닭과 오리의 영혼을 달래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과거 흥덕왕의 업적을 기리며 “흥덕왕이시여 왕릉 주위에 매몰된 닭과 오리를 드시고 제발 두 번 다시는 이런일이 우리 마을에 일어나지 않도록 마을 지켜주소서”라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