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대 조유현 경주소방서장이 취임한지 반년이 지났다. 조유현 서장은 임기중 경주지역 소방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역 소방 네트워크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해를 맞이해 2024년 경주소방서가 추진하는 방향에 대해서 인터뷰 했다. 다음은 조유현 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하고 해가 바뀌었다. 경주소방서에 있으면서 느낀 점이나 파악한 점이 있다면?
7월 1일자로 경주소방서장으로 취임해 벌써 반년이 넘어 해가 바뀌었다. 경주소방서는 나에게는 첫 근무지로 아무런 연고도 없어,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경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 특히 목조건물이 많아 작은 화재가 대형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는 도시다.
목조건물 특성상, 화재가 일어나면 복구가 불가능하고 영구소실 된다는 점이 그 어느 도시보다 화재안전이 요구되는 곳이다. 과거 숭례문이 화재로 인해 소실되고, 복구는 했지만 과거를 그대로 품고 있었던 그 모습이 아닌 것처럼, 경주지역의 문화재는 절대 화재로 인해 소실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인 만큼, 한 사람의 소방관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하는 도시가 바로 경주다. 또, 관광도시의 특성상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인 만큼, 관광명소에 대한 소방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느때보다도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하는 도시이지만, 또 다른 마음으로는 퇴직하고 나서도 살고 싶을 정도로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싶은 경주라는 도시를 더 안전하게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임기 중 최선을 다하겠다.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현장 또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6년 11월달에 서장으로 승진해서,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장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2017년도 포항에 지진이 일어나서, 포항에서 10일 정도 활동을 했었는데, 특수구조단이다 보니, 학교 실험실에서 발생 된 독성물질을 처리하는 활동을 했다. 지진피해가 심한 곳곳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중에도 여진이 계속 와서 구조 활동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구조 활동이 끝나고서도 지진에 대한 공포를 많이 느끼게 됐다. 그 이후 지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위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을 구해야 하는 소방관들도 지진의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인데, 일반 시민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간다.
또, 고령에 근무할 때다 2019년도 2월즈음 이었는데, 같은 날 동시에 3곳에서 연쇄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가 기억이 남는 이유가 강을 따라 화재가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방화로 추정되지만 당시 고령에 CCTV가 많지 않아 화재현장의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때문에 원인을 밝히고 싶었지만 화재원인을 미상으로 처리했다.
당시 화재는 현장이 모두 떨어져 있어, 3곳의 화재를 동시에 지휘하기가 힘들었다. 이 현장을 겪으면서 ‘소방인력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경주 역시 고령처럼 지역이 광범위하지만, 경주의 경우 시내권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크게 문제는 없다. 문제는 공장이 가장 많은 곳이 외동인데, 외동과 가장 가까운곳이 불국사 안전센터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 울산북구 안전센터와 협업관계에 있다.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화재발생 건수가 전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한 화재원인 대부분이 부주의와 전기적 요인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는 전국적으로 화재가 많이 감소 했다. 이렇게 화재가 감소가 된 것은 화재예방에 대한 교육이 시민들에게 많이 이루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부주의와 전기적요인이 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경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일하다. 부주의는 쉽게 생각하면 주의만 한다면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시골에서 마당이나 부엌에서 쓰레기나 짚을 태우는 경우 그 불씨가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소하게 생각하고 하는 행위가 대형화재로 번지는 것이다. 이런 화재들은 시민들이 신경을 조금만 써준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산업시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용접이나, 전기 과부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다. 특히 문어발식 전기사용이 가장 큰 원인인데, 허용용량만 사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거와는 다르게 전기안전 장치의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산업시설 종사자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대형사고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결국 화재예방대책의 기본은 화재의 위험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속적인 안전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주소방서는 화재발생을 줄이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화재예방안전 교육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최근 지역에 고층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경주소방서에서 고층건물 화재발생시 대응이 가능한지를 걱정하고 있다. 현재 경주소방서의 고층건물 화재대응 능력은?
경주소방서의 사다리차로 고층건물 화재진압이 가능한지를 시민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것 같다.
경주소방서가 대응하지 못하는 화재현장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린다. 경주소방서의 전력은 현재 53m 사다리차(최대 전개시 16~17층), 35m 굴절사다리(11~12층), 다목적 사다리차(6~7층)을 보유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긴 사다리차가 70m인데 이 사다리차가 22~23층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데 아주 소수의 수량만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차만 가지고 간다고 해서 사용할 수 있지 않다. 소방차의 특성상 높이가 높아질수록 차를 지탱할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공간을 확보하기가 화재현장에서는 쉽지가 않다.
아파트 화재의 경우는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공간이 늘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요즘 아파트들은 너무 아름다운 공간을 강조해 지어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이 많다. 때문에 결국 모든 화재현장은 소방대원들이 직접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진압해야 한다. 아파트를 포함한 고층건물들은 각층 또는 3층마다 소화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고층건물 화재발생하면 이 소화시설을 소방대원들이 직접 연결해 현장에서 즉시 화재를 진압한다. 그러기 위해서 소방대원들은 늘 훈련을 하고 긴장을 놓지 않는 생활을 한다.
화재현장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구조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뛰어든다. 우리 경주소방서 대원들은 ‘경주소방서가 불가능하면 다른 곳도 불가능하다. 다른 곳이 못해도 우리 경주소방서는 해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자면, 대피공간을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피공간에 짐을 두더라도 최소한 가족 구성원 전원이 대피공간에 다 들어갈 수 있을 공간은 확보가 되어야 한다.
경주소방서장 임기중 완수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가장 기본은 시민들의 안전이다. 소방에 종사하는 모든 대원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1번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화재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 받지 않도록 소방 사각지대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임기중 목표다.
소방서 안전센터가 지역에 곳곳에 있어서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로 예전에 폐쇄됐던 내남면 119지역대가 올해 부활한다. 과거 소방인력 부족으로 의용소방대에서 운영하다가 결국 폐쇄됐던 내남면 119지역대가 올해 인원이 확보되면서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또, 충효동과 신경주역세권을 커버할 수 있도록 충효동에 119안전센터를 계획 중에 있다. 지난해 연말 충효동에서 빌라, 원룸 화재가 많이 발생했다. 충효동의 경우 시내의 동부안전센터가 가장 가까운데 애매하게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신경주역세권까지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충효동에 119안전센터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경주지역 문화재에 대한 안전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 부분은 단기간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주소방서 대원들이 늘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 진행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말씀
소방서뿐만 아니라 시청, 경찰서 등 모든 공공기관이 있는 이유는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의 기초는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안전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가 없다. 소방서는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때문에 현장에서 항상 대원들에게 안전을 강조한다.
안전은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불편해야지 안전이 확보된다. 소방대원들도 현장에서 무겁고 불편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뛰어든다. 그 불편한 장비가 바로 소방대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소한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주시민들도 안전에 대해서 어느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줘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경주소방서 대원들은 오늘도 내일도 경주시민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나가겠다. 경주소방서를 믿고 모두가 안전한 그날을 위해 함께 노력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