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글씨로 전하다 하얗게 펼쳐진 종이 위에 먹을 듬뿍 담은 붓을 내려 첫 획을 긋는 순간 무대에서 춤을 추던 버선발을 생각한다. 몸의 힘을 중심으로 모으고 동작에 맞는 발디딤과 보폭의 크기를 정하고 다음 공간으로 넘어갈 때에 끊김없이 이어주던 디딤의 기억을 붓에 적용한다. 이렇게 집중하다보면 늘 외부로만 머물던 시선이 내면으로 향한다. 글을 쓰는 작업은 오롯이 혼자만의 일이지만 그 속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훅 들어오는 문장들을 만난다. 삶에 대한 사유가 깊은 글, 지혜가 쌓이는 글,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글, 힘을 북돋우는 글. 이런 글들을 읽고 반복해서 쓰다보면 마치 마음의 결이 맞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듯한 다정한 느낌이 든다. 원하는 작품을 내기 위해 쓰고 또 쓰는 과정은 온몸에 힘을 뺄수록 수월하게 떠오르는 물 속 처럼 평화롭다. 머리에 쏠려 있던 피가 가슴으로 내려오는 시간이며 내가 회복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써내려간 글로써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위로하고 동행하는 것,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캘리그라퍼 권문경 / 010-9363-6882 / @irion_calli 필명 여산, 이리온디자인대표, 아인캘리그라피정회원 한국디지털아트워크협회KDAS회원,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 활용팀장, 문화예술교육사 2023 아인의 사계 회원전, 통일명인미술대전 금상 및 다수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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