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세계의 애견문화를 선도하는 국가이며, 요크셔테리어, 골든리트리버, 보더콜리 등 51종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반려견 국가이다.
1873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애견협회인 영국 켄넬 클럽(The Kennel Club, KC)과 1891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크라프츠 독쇼(Crufts dog show), 1824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동물복지자선단체인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있다.
영국은 반려동물 애호가들의 나라다. 영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내 반려동물 수는 약 3240만 마리이다. 같은 해 영국 전체 가구 수는 약 2800만이다. 가구당 평균 1마리의 이상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영국의 반려동물은 개 1300만 마리, 고양이 1200만 마리 정도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영국 전체 6733만 명의 62%를 차지한다. 영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으면 전문 자격을 지니고 있는 ‘브리더’(breeder)에게 분양받거나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만 가능하다. 브리더는 분양하려는 강아지가 태어난 곳에서 어미와 함께 지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영국은 2018년 8월부터 펫샵 등에서 반려견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처럼 애견샵에서 개나 고양이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펫샵은 동물사료나 용품을 팔고 동물은 개, 고양이를 제외한 소동물 관상어류나 설치류 등을 판매할 수 있고, 분양 금액은 1000파운드(약 160만원)에서 3~4000파운드(500~600만원)가 소요되기 때문에 유기견을 입양하는 가정이 많다. 브리더들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자견을 관리하여야 하며, 대부분이 켄넬클럽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수료한 후 자격을 가져야 한다. 브리더들은 근친교배를 철저히 배제하여야 하고 브리딩 할 개들은 전문 검사기관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하여 유전병 발생 확률이 낮은 개들만 선택적으로 교배한다.
또 애견을 키우는 사람은 애견을 키우기 위한 자격이 있어야 공동주거단지에서 키울 수 있다. Kennel Club의 Good Citizen 훈련 자격교육 과정에는 브론즈, 실버, 골드 등으로 자격이 차등되어 있고, 등급에 따라 출입장소에 부여되는 권한이 다르다. 대부분의 식당, 상점 등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 많다.
병원이나 학교, 도서관, 관공서 등을 제외한다면 동반 가능한 곳이 안 되는 곳보다 훨씬 더 많다. ‘반려견 환영, 품행 단정한 주인 동반 가능하다’라는 영국식 유머는 생활의 반려문화를 알 수 있다.
외출 때에는 반려인의 연락처와 등록번호가 새겨진 인식표를 반드시 착용하여야 하며, 개가 태어나면 8주 안에 의무적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영국은 길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영국에서 반려견을 만지고자 할 때는 반려견 주인에게 물어보고 허락을 받고 만지는 것이 반려견 에티켓이다. 안전을 위해서도 견주에게 먼저 물어보고 허락을 얻은 후에 만지는 게 기본이다.
영국을 원산으로 하는 대표적 반려견은 펨브로크 웰시코기, 골든리트리버, 보더콜리, 요크셔테리어, 라브라도리트리브 등 수십의 품종이다. 오늘날 강아지 공장에서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량된 개들이 생산되고, 판매 분양을 목적으로 하는 번식은 엄하게 정책적으로 점검되어야 한다. 선호하는 반려견의 품종이 상품처럼 유행 따라 생산되는 것은 유기견 양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려견은 사람의 결정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반려자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꼭 인지해야 한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