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고, 도 한해를 맞는 마음
한해를 보내고 도 한해를 맞는 마음은 늘 설렌다. 지난 한해를 얼마나 알차게 후회없이 보냈느냐, 다가오는 한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한해를 반성하고, 한해를 설계하는 시간은 그만큼 귀중하고 긴장된다.
올해 양띠 해에는 다들 양처럼 순하게 지내왔다. 대구의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시민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 지하철 화재사고 등 끔직한 사건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가고 있다. 우리 대구 동기회도 대가없이 무난히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김세웅 동문을 잃는 아픔도 겪었다. 아직은 저 세상ㅇ로 갈 나이가 아닌데, 일찍 동기생을 보내는 마음이 아프고 착잡하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남아 있는 동기생들이 그의 못다한 인생까지 맡아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내년은 잔나비띠의 해이다. 잔나비는 사람의 체질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류이다. 진화론적으로 인간의 전 단계 동물이라 한다. 따라서 모든 동물 중에 잔나비는 가장 똑똑하고 기민하다. 양띠해 한해를 반성하면서 다가오는 잔나비띠의 해에는 더 똑똑하고 민첩하고 슬기롭게 세상을 헤쳐 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서라벌 화랑의 후예인 우리 경주중고등하교 출신들은 수봉선생의 민족정신과 애민정신을 잘 이어받은 동문들이다. 분열보다는 화합과 결속을, 서로 비난하기보다는 서로 칭찬하기 좋아했던 화랑의 정신을 지키고, 나라와 지역사회가 곤경에 처해있을 때 모든 사심을 버리고 힘을 모았던 ‘서라벌 수봉정신’을 지켜왔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이와 같이 화랑정신과 수봉정신을 변함없이 견지해야 하겠다. 달구벌에 터 잡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대구동문회는 지난 한해 ‘순한 양’으로 지내왔고, 다가오는 한해는 잔나비처럼 지혜롭고 민첩하게 난관을 타개해 나가리라 믿는다.
동문은 피를 나눈 형제와 같다는 ‘동문선언문’의 구절처럼 우리 대구동문회원들은 형제의 정을 변함없이 지니고, 어려움에 처한 동문이나, 마음이 아픈 동문이나, 몸이 괴로운 동문들은 내 형제처럼 돌보며 염려하는 그런 아름다운 동문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새해에는 모두들 물질적 축복과 마음의 평화가 충만하고, 마음 아픈 일이 업기를 기원하면서..
경주중고 대구총동창회 회장 최명환
(재)한국산업경제개발원 연수원장
서라벌대학 인터넷 비즈니스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