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한국문학의 두 거목을 배출한 곳이다. 바로 동리와 목월로 이들은 한국문단의 큰 별과 같은 존재다. 시와 소설 두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문단을 좌우했다.
동리 선생은 경주 지역을 소재로 한 소설 ‘무녀도’와 ‘화랑의 후예’를 비롯해 ‘등신불’, ‘까치소리’, ‘을화’ 등의 작품을 남겨 노벨문학상 후보까지 오르기도 했다.
목월 선생은 ‘경상도가랑잎’, ‘난, 기타’, ‘산도화’ 등의 시집을 통해 후배 문인들에게 문학적 유산을 이어줬다.
현대문학의 두 거목을 기념해 2006년 동리목월문학관이 건립돼 동리관과 목월관, 신라를 빛낸 인물관으로 나눠 오늘날까지 전시·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기리는 동리목월문학상은 전국 최고의 상금과 권위를 지닌 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리목월문학상을 주관하는 동리목월기념사업회의 개인과 시스템 문제로 동리목월문학상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동리목월 기념사업회 A 회장이 공식절차인 운영위원회의 개최 없이 독단적으로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작품공모 및 수상자 선정으로 이어졌다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감사에서 지적된 회계 문제를 보완 요구에도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동리목월문학상을 후원하는 한수원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후원 재개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자칫 미봉책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경우 문학상 위상과 권위는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 지게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행이란 이름으로 이어온 문제들은 과감히 개선하고 누구나 공감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완비해 모두에게 사랑받는 동리목월문학관, 문학상이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