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오전 4시 55분께 경주시 문무대왕면(양북면) 동남동쪽 19km지점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월성원자력 발전소와 10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많은 경주시민들은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과 함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안한 마음으로 여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제는 2016년 9월 12일 규모5.8 경주강진, 2016년 10월 태풍 ‘차바’, 2017년 11월 15일 규모5.4 포항 강진, 2018년 10월 6일 태풍 ‘콩레이’, 2022년 태풍 ‘힌남노’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지진, 집중호우, 이상기후에 대한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작년 태풍 ‘힌남노’로 인해서 원전 인근지역인 문무대왕면(대종천, 토함산 인근, 기림사 인근지역)의 피해가 컸는데 아직 복구도 되기 전에 이번에 지진까지 겹쳐 동경주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진이 날 때마다 종편 방송과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면서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정부의 대책을 내 놓고 있지만 2016년 9월 경주 강진 이후에 지난 7년 동안 정부의 지진대책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단층검토위원회’를 신설하고 단층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한다고 한다. 특히 내년부터 추진하는 ‘제3차 지진방재종합계획’(2024~2028년)에는 각 부처별 협업체계를 강화해 단층조사의 통합적 관리와 공공시설물 내진보강을 신속히 추진하고, 민간건축물의 내진보강 활성화, 현장에서 작동하는 지진대비 역량을 강화한다고 한다. 정부의 단층에 대한 정확한 기술적 검증과 단층조사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지진과 재난에 대해서 국민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홍보하며, 실질적인 대피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이 공개되어야 한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월성원전과 중저준위방폐장의 지진안전성은 어떠한지 다시금 점검해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원전 시설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내진성능과 내진설계기준을 0.3g(규모 6.5~7.0)이상으로 상향하여 확보된 것으로 안다. 이번 4.0 지진은 월성원전과 방폐장과의 거리가 10km 이내라 앞으로 지진에 대한 주민 불안감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우리 경주는 역사적으로도 삼국사기에 나와 있는 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의 지진 기록도 있고, 많은 지진전문가들이 경주는 활성단층대의 지진발생지역으로 분류한다. 경주지역은 김해-양산-경주-영해를 잇는 길이 170km, 너비 1km의 양산단층에 인접해 있다. 월성원전으로부터 5km 인근의 양남면에 ‘수렴단층’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임이 밝혀졌고, 월성원전으로부터 2km의 읍천단층과 왕산단층(인근 25km) 등 대규모 단층들이 발견되고 있고, 토함산 자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외동읍 ‘말방리 단층’이 월성원전에서 12Km밖에 안 된다. 아직도 국내 약450개 활성단층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땅 밑에서 일어날 위험에 대해서 과학적 조사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한반도에 잦은 지진과 태풍, 폭염, 집중호우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고 안전성에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자연재해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몇 가지 안전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특히 토함산 일대는 지금도 화산석이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동해안 일대에 지진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자연재해를 통한 복합재난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잦은 지진, 집중호우에 대한 월성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의 경사면은 과연 안전한지, 원전이 규모 6.5이상의 지진에도 안전하다고 하지만 경사면의 내진성능은 과연 규모 6.5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 소외전력상실이나 철탑이 붕괴되는 끔직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를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살펴봐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와 경주시 차원에서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을 위해서 지진, 해일, 기상, 토양, 지질, 생태, 환경 전문가와 경주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경주재난안전방재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지진과 2023년 11월 30일 규모 4.0지진으로 인해서 우리 경주는 관광, 숙박, 부동산 등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사실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km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이상 지진이 이번까지 총 418번 발생했다고 한다. 올해만 해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현재까지 규모 2.0이상 지진이 99번 발생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으로 인한 지역경제 피해 예방대책(언론홍보)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다섯째, 더 높은 강진이 올 것을 대비하고 살아야 한다. 어떻게 피해야 하고, 어디로 대피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철저한 실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지난 정부(박근혜, 문재인)가 추진했던 ‘지진방재 종합개선대책’(선진사례와 법·제도, 조직·예산 등 지진관련 전 분야를 재검토해 대국민 신속 전파체계 개선, 지진매뉴얼 정비 및 교육·훈련 강화, 시설물 내진보강 등)을 점검하고 지금 정부(윤석열)가 실효성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제는 실질적인 지진 대비 훈련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진대피훈련과 대피장소가 중요하고 지속적인 반복 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경주시민 눈높이에 맞는 실천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진방재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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