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적인 불안과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일자리감소와 신규채용 감소, 경력자 중심의 선발 등은 심각한 실업사태를 유발하고 있고 청년실업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또 기업체들의 꾸준한 인원감축은 직장인들이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이다. 누군가가 최근의 이러한 사회현상을 빗대어 만들어낸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등의 은어들이 급속하게 확산,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태백은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으로 대졸실업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표현한 말이란다. 삼팔선은 ‘38세까지 직장에 잘 다니면 선방’했다는 뜻으로 사회 초년생에 불과한 30대도 구조조정에 안전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말, 사오정은 ‘45세 정년’을 의미, 오륙도는 ‘56세까지 직장을 다니면 도둑놈’이라는 뜻이란다.
실제로 우리주변을 돌아보면 이태백이라는 말이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최근들어 청년실업이 너무 많다.
이런 말들이 일반에 크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염병처럼 번져나가 빠른 시간에 상식처럼 통용된다는 것은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이 이 은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에 다름없을 것이다. 그저 술자리에서 친한 사이에 주고받는 가벼운 우스개 소리로 흘리기에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공감되어지는 부분이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것을 억지로 갖다 붙인 장난기에서 출발한 말들이겠지만 그러나 웃고 넘기기엔 그 의미가 너무도 아프고 큰 애환으로 느껴지는 비록 지어낸 말이지만 참으로 기가 막힌다. 서글픈 우리네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왠지 씁쓰레한 입맛이 든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올 한해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이웃간의 화합과 우애로써 이 춥고 서글픈 시기를 따뜻하게 극복하도록 노력하자.
겨울을 지나면 반드시 봄은 오기 마련이다.